정책이슈
지난해 기준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10년 전보다 평균 소비성향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소비성향이란 가계 가처분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60대 이상은 주거 및 노후 문제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와 40대는 가처분소득 자체가 감소하면서 소비액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2024년 평균 소비성향은 70.3%로 10년 전 73.6%보다 3.3%포인트(P) 감소했다. 세대 중에서는 60대의 소비성향이 가장 크게 낮아졌다. 60대는 69.3%에서 62.4%로 6.9%P 하락했다. 주요 소비계층인 30대 이하도 소비성향이 73.7%에서 71.6%로 2.1%P 줄었다.신동한 산업연구원 박사는 보고서에서 "주택 구입으로 인한 이자, 각종 세금 등과 같은 비소비지출을 모두 제외한 가처분소득 중 소비지출로 사용되는 비중이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각 세대가 소비를 덜 하는 주된 이유로 고령화, 소득문제 등을 들 수 있지만 ‘돈을 덜 쓰는 습관의 변화’도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보고서는 30대 이하 및 40대 연령그룹에 대해서 가처분소득 증가율 개선을 위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그룹이 지난 10년 사이 상대소득변화 효과가 음(-)의 기여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들 그룹은 생애주기상 가장 빠른 소득증가율을 경험해야하는데, 오히려 상대소득의 증감 측면에서 증가폭이 충분히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지난 10년간 소비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출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항목은 보건(2.6%P) 오락·문화(2.4%P) 음식(외식)·숙박(0.7%P) 주거·수도(0.7%P)순으로 조사됐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와 함께 여가·취미 지출 확대, 외식·여행 등 가치소비 보편화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건 항목은 건강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웰에이징(Well-aging)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식료품·음료(-2.3%P), 의류·신발(-1.6%P), 교육(-0.9%P) 등 전통적인 생필품과 교육 항목의 소비 비중은 감소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 가정 간편식 보편화, 고령화에 따른 의류 소비 감소,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 중고 및 공유 경제 활성화, 저출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대한민국의 소비부진은 단순한 불황 때문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의 인구·소득·심리 등 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단기 부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세대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활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