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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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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 OTT 궁스궁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콘텐츠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기 OTT 콘텐츠를 보며 독자가 알고 싶은 ‘궁금한 스토리(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넷플릭스가 기존과 다른 새 형태의 시스템을 본격 도입한다. 바로 '일일 예능제'. 이 제도는 기존과 두 가지 사항이 다르다. 가장 먼저 다른 점으로는 각 콘텐츠를 독립적으로 기획해 제작에 도입하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이번 일일 예능제 작품들은 '일주일 간 매일 다른 예능 콘텐츠를 보여주겠다'는 목표 아래 함께 기획됐다. 화요일과 금요일을 제외한 월요일,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 일요일에 각각 다른 예능 오리지널 콘텐츠가 공개된다. 매일 다른 예능 콘텐츠이지만 각 요일마다 오후 5시에 그주의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한다는 것도 맞춰서 운영된다. 또 다른 점으로는 기존에 넷플릭스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모두 한번에 공개하는 '일괄 공개' 방식을 고수했다면, 이번 일일 예능제에서는 일반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처럼 해당 요일에 매주 한 콘텐츠씩만 공개한다. 이는 예능 특성상 한번에 몰아보는 것보다 매번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비교적 오랜 기간 지속하게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내서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예능 콘텐츠, 솔로지옥 역시 이처럼 일괄 공개 대신 한 콘텐츠씩 시간을 두고 공개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새로운 도전인 일일 예능제는 2월 말부터 본격 시작한다. 먼저 22일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2를 우승하고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셰프 최강록과 유튜브 채널에서 웃음을 주는 문상훈이 정해진 메뉴 없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주관식 요리를 만드는 요리 토크쇼 '주관식당'이 일일 예능제의 포문을 연다. 또 이어서는 '홍김동전'에서 연출을 맡은 박인석 PD가 연출하고 김숙, 홍진경,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 등이 등장하는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가 23일에 첫 공개된다. 24일에는 동호회에 빠진 새내기 데프콘이 매주 새로운 동호회의 고인물들을 만나는 동호회 체험 프로젝트 '동미새: 동아리에 미친 새내기'가 올라온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스템 도입은 지난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가 연달아 인기를 끌자, 이에 본격적인 예능 집중 제작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피지컬: 100'부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앞서서 넷플릭스는 올해 새로운 콘텐츠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일일 예능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유기환 넷플릭스 논픽션 부문 디렉터는 “예능 팬들의 다양한 취향을 적극 반영해 매일매일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일일 예능을 새롭게 시도하고 그와 더불어 대세감이 있는 굵직한 예능 시리즈들을 균형감 있고, 이븐하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업계 기대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포맷 변화가 어려워 정체기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넷플릭스가 거대한 자본을 투자해 예능을 만들면, 한국 예능 역시 세계에서 인기를 얻는 K-드라마, K-영화처럼 크게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22 06:02

3분 소요
트럼프, 美 여성스포츠에 ‘트랜스젠더 출전 금지’ 서명

국제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트랜스젠더(성전환자)들의 여성 스포츠 참가를 금지하라고 명령했다.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우리는 여성 운동선수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보호하고 남성들이 여성과 소녀들을 폭행하며 다치게하고 속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부터 여성 스포츠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다"고 선언했다.이어 "앞으로 여성 스포츠에는 여성만 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여성 스포츠에 대한 전쟁은 끝났다"라고 말했다. 그간 행정명령 서명식은 대체로 집무실에서 이뤄졌으나, 이날은 여성 스포츠 선수들로 가득 채워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행정명령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면서 자신의 독단이 아닌 스포츠업계의 목소리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트랜스젠더의 여자 경기 참가 금지는 미국 시민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논쟁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가 트랜스젠더 선수는 여자 스포츠 경기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또 민주당 지지 성향 응답자에서조차 67%의 찬성이 나오기도 했다.

2025.02.06 15:43

1분 소요
“브라운♥코니, 달달한 로맨스”...中서 의외로 인기 끄는 이 캐릭터들

산업 일반

K-캐릭터 중 하나인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웹툰이 중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PX(구 라인프렌즈)에 따르면 라인프렌즈 캐릭터인 브라운(BROWN)과 코니(CONY)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청춘 캠퍼스 드라마 장르의 웹툰 ‘워차이부휘시환니(我才不會喜歡你, Falling For You)'가 현재까지 누적 3억8000만의 조회수를 달성했다.이 작품은 IPX가 지난 2022년 중국의 최대 웹툰 플랫폼인 ‘콰이칸(快看)’과 손잡고 만든 웹툰이다. 이 웹툰은 콰이칸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인 캠퍼스 생활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로 처음 주목받으며, 평점 8.9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웹툰의 인기는 중국 현지에서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인기를 끈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IPX의 자사 IP 관련 글로벌 총 거래량은 2016년 캐릭터 IP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래 연평균 약 28% 성장률을 보이며, 2016년 2700억원을 기록했던 IP 거래량은 최근 1조원을 넘어섰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시장으로는 중국이 꼽힌다. 중국의 경우 IPX의 IP 관련 총 거래량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연평균 33%씩 성장하고 있다. 캐릭터 상품이 중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하자, 중국 현지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정규 매장 및 팝업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기도 했다. 실제 IPX는 현재까지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청두, 충칭 등에서 57개의 매장을 오픈한 바 있다.만두랑 닮은 캐릭터 '문'...中 현지서 호감 여기서 주목할 점으로는 중국에서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채팅 앱 '라인(LINE)' 사용이 불가한데도 이례적으로 캐릭터가 사랑을 받고 있는 점이다. 일본과 미국 등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인기 있는 나라의 경우 라인 채팅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앱 내에서 캐릭터 이모티콘을 사용하다, 캐릭터 상품을 찾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국 내 라인프렌즈 캐릭터 매출은 앱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 순수히 '캐릭터'만으로 승부를 본 것이다.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 시장 규모가 2219억 위안, 약 43조원 규모를 지닌 중국 현지에서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마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처럼 여겨지면서 주목받은 것이다. 특히 현지에서는 라인프렌즈의 최초 캐릭터 중 하나인 '문'이 사업 초창기때부터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둥근 달처럼 생긴 하얀 캐릭터 문은 현지에서 마치 음식 '만두'와 닮았다고 화제를 끌며 호평을 받았다. 만두는 중국에서 대중적으로 먹는 음식으로 캐릭터 문이 친근한 현지 음식을 연상시키며 인기를 얻는 셈이다. 또 IPX가 중국 현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캐릭터 사업을 알리는 행사 'IPX SUMMIT'을 꾸준히 연 것도 성공에 한몫했다. IPX는 2019년부터 매년 현지 라이센시 및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IPX SUMMIT’을 직접 주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중국 상해에서 ‘FURTHER TOGETHER’라는 주제로 IP 엔터테인먼트와 IP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했는데, ‘알리페이(Alipay)’ ‘안타(ANTA)’ ‘오가와(OGAWA)’ ‘나인봇(Ninebot)’ ‘왓슨스(Watsons)’ ‘케이스티파이(CASETiFY)’ 등 600여명의 유명 현지 파트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IPX는 중국 현지를 공략하는 IP 사업에 더 매진할 전망이다. IPX는 지난해 말 텐센트 비디오와 인기 애니메이션 '투라대륙(鬥羅大陸)' IP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2D 캐릭터로 재해석한 새 IP ‘투라바오베이(鬥羅寶唄)’를 제작하고 관련 IP 비즈니스를 전개할 예정이다.

2025.01.30 13:00

3분 소요
트와이스 지효, 연애관 묻자…

정책이슈

그룹 트와이스 지효가 자신만의 연애관을 밝혔다.4일 유튜브 채널 ‘나래식’에는 12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게스트로는 지효가 출연했다.이날 박나래는 지효가 출연했던 유튜브 예능 ‘세입자’를 언급하며 “요즘 게하(게스트 하우스)가 정글이라더라. 그래서 연애할 때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게하 간다고 하면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지효는 “어차피 바람 필 놈은 바람 피는 것. 그냥 그대로 버리면 된다”고 단호하게 받아쳤다.박나래는 “너는 남자가 좀 실수했다고 하면 바로 가차 없이 (버리냐). 한 번 봐주고 그러지 않느냐”고 물었고, 지효는 “정떨어지지 않을까. 어차피 필 놈은 핀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돼도 필 거니까 차라리 더 정들기 전에 빨리 피고 빨리 헤어지자는 느낌”이라고 답했다.지효는 “상처는 받겠지만 뭐 어쩌겠느냐”며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일간스포츠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05 09:03

1분 소요
사우디도 반한 네이버 ‘디지털 트윈’…서비스 곳곳 녹아 ‘일상 침투’ [기승전-플랫폼]

IT 일반

‘사람 모인 곳에 돈이 돈다.’ 예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시장 원칙’ 중 하나입니다. 숱한 사례와 경험으로 증명된 이 명료한 문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지금에도 유효한 듯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스마트폰 등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현실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갔고, 여전히 돈을 돌게하고 있죠.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을 의미하는 ‘플랫폼’은 ICT 시대를 마주하며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도달하는 ‘종착역’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매력을 높여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플랫폼 기업의 생리를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당신이 머무는 종착역을 연재합니다. 네이버는 PC 보급·인터넷 대중화·스마트폰 등장 등 다양한 시대 변화에 대응하며 ‘한국 최대 플랫폼 기업’이란 지위를 거머쥐었다. 네이버가 기술 변화에도 꾸준히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으론 적극적인 연구개발(R&D) 개발이 꼽힌다.네이버는 IT업계에서 R&D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기업 운영 기조를 지닌 곳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총 13조447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R&D 비용으로 썼다. 이는 국내에서만 월마다 400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회사는 이런 영향력을 발판 삼아 사업을 금융·모빌리티·콘텐츠·커머스 등으로 순차 확대했다.이런 네이버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기술은 단연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을 가상에 옮기는’ 기술을 말한다. 실제 세계를 디지털 공간에 정밀하게 구현,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하는 개념이다. 현실을 가상 공간에서 옮기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을 통한 분석이 수월해진다. 사업 진행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서비스·기기 등의 성능을 높일 방안을 찾는 식으로 활용된다.네이버가 R&D 자회사 네이버랩스 등을 통해 디지털 트윈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 배경으론 ‘생활 플랫폼 구축’ 전략과 무관치 않다. 네이버는 ‘온라인의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해 사람이 생활하는 일상 공간 자체가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만들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비전을 실현할 분야로는 ‘로봇’을 꼽고 있다. 로봇에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해 ‘사람의 공간’에 침투하겠단 전략이다.네이버의 이런 전략을 최근 세계 최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주목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네이버를 ‘글로벌 대표 로봇 기업’으로 선정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로봇 기술을 뒷받침하는 반도체·배터리 등의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여럿 포함됐지만 ‘휴머노이드 기술 제공자’(enabler)로 이름을 올린 곳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디지털 트윈은 ‘로봇이 이해하는 위한 지도’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제2사옥 ‘1784’의 모든 공간을 이 기술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 고스란히 옮겼다. 이는 1784에 도입된 100여 대의 클라우드 기반 로봇들이 원활히 작동하는 기술적 배경이 됐다. 디지털 트윈으로 본뜬 지도가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구조다.네이버는 이런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중동 수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국가 차원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5년간 클라우드 기반의 3차원(3D) 모델링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게 당시 사업 계약의 핵심 골자다. 네이버는 이에 따라 현재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제다·담맘·메카 5개 도시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1억 달러(약 1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사우디 사업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사우디에서 진행된 3회차 ‘글로벌 AI 서밋 2024’(Global AI Summit·GAIN 2024)에 이 GI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등이 총출동해 사우디 현지 사업 확대 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네이버는 특히 이 행사를 계기로 AI 관련 주요 정부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IT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공장 등 산업현장에서 도입이 활발했던 디지털 트윈이 최근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자향(B2C) 서비스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공간정보는 특히 데이터 주권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분야다. 이 중에서도 디지털 트윈은 파급효과가 높은 기술인 만큼, 국내 관련 산업의 육성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스며든 ‘디지털 트윈’네이버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사우디 사업뿐 아니라 자사 서비스 강화에도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 ‘현실을 디지털로 옮기는’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편의 서비스가 구축되고 있는 모습이다.네이버페이가 운영하는 부동산 서비스에 도입된 ‘가상현실(VR) 매물 투어’와 ‘VR 단지 투어’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서비스 이용자는 원하는 단지 전체를 조망하는 걸 넘어 특정 매물의 방·거실·화장실 등 내부 곳곳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공간의 가로·세로 크기를 3D 모델에서 직접 측정해 볼 수도 있는 기능도 강점으로 꼽힌다.네이버랩스는 네이버페이가 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하도록 실제 아파트 단지를 그대로 디지털 공간에 복제한 3D 지도를 만들었다. 네이버랩스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구축 기술을 집대성한 솔루션 ‘어라이크’(ALIKE)가 VR 투어 서비스 밑단에서 돌아가는 구조다. 이 솔루션은 빌딩부터 도시 전체를 정밀 공간 데이터로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네이버 관계자는 “미래 기술 연구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로보틱스 및 자율주행 분야를 집중하며 만들어 낸 기술”이라며 “어라이크 솔루션으로 업그레이드된 네이버 부동산 VR 투어 서비스는 드론·파노라마 카메라 등으로 직접 촬영한 사진을 AI로 3차원 복원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품을 팔지 않더라도 ‘손품’만으로 특정 단지와 단지 내 특정 매물에 대한 보다 생동감 있고 구체적인 ‘임장 투어’가 가능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그간 부동산 서비스는 통상 건축평면도를 단순 3차원 그래픽으로 변환하는 수준에 그쳤다.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 외에도 지도 거리뷰 서비스에도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접목된 상태다. 그간 지도 서비스 내 거리뷰 기능은 파노라마 사진을 이어 붙인 형태에 가까웠다. 네이버는 지난 4월 디지털트윈 기술로 네이버 지도 거리 서비스를 보다 생생한 고화질로 재탄생시켰다. 빌딩 이름은 물론 카페나 병원 등 상호와 같은 3차원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는 이를 구축하기 위해 신규 디지털 트윈 장비 P1을 활용했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강남역과 북촌 일대에 적용돼 있다. 연내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네이버는 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 범위를 엔터테인먼트 분야로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네이버웹툰 원작의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에도 이 기술이 활용됐다. 스위트홈 시즌2에서는 무너진 잠실야구장에서 생존자들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의 배경은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을 기반의 시각특수효과(VFX)로 제작됐다.네이버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 분야는 아직 제대로 된 활용 사례나 대중화가 되지 않은 얼리-테크(초기 기술) 시장에 가까운 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특히 도심 단위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은 네이버가 세계적으로 독보적이며, 이를 글로벌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R&D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활용 사례를 발굴해 가며 비즈니스 경쟁력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9.18 20:00

6분 소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췌장암’ 앞세우는 이유

헬스케어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조사된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5.9%에 그친다.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서다. 기존의 치료 방법으로는 전체 췌장암 환자 10명 중 1명만 암을 치료할 수 있다. 나머지 9명의 환자는 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돼, 항암제를 쓰거나 수술을 받아도 암을 치료하기 어렵다.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 회장이 ‘췌장암’ 신약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현재 항체 기반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 PBP1510을 개발하고 있다. 췌장암 환자 80%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파우프’(PAUF)가 신약 개발의 열쇠다.파우프는 면역체계를 교란해 항암제가 암세포를 잘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단백질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췌장에서는 파우프가 잘 관찰되지 않지만, 췌장의 관, 이른바 췌관선암종 환자의 췌장에서는 파우프가 잘 발현된다.물론 파우프가 췌장암 환자의 췌장에서 무조건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췌장암 환자 중 파우프가 많이 발현되지 않는 환자는 항암 치료 반응이 좋기도 하다. 쉽게 말해 췌장암 환자의 파우프 발현 정도를 낮추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박 회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PBP1510은 파우프를 억제하는 ‘안티(anti)-파우프’로, 췌장암 환자의 예후를 좋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임상시험도 단독 투여와 병용 투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PBP1510의 임상시험을 스페인,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임상 단계는 1·2a상으로, 임상 1상 이후 결과에 따라 2a상을 바로 진행한다. 췌장암 환자는 30여 명을 모집한다. 이들은 모두 여러 치료 방법을 쓰고도 암을 치료하지 못한 말기 환자다.박 회장은 PBP1510의 임상시험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스페인에서 16명의 환자를 모집, 일부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했더니 용량을 조금 올린 단계에서도 복막과 췌장에서 발견되는 암의 크기가 줄었다.박 회장은 “PBP1510을 췌장암 환자에게 단독 투여했을 때 병변의 성장이 억제되고, 일부 중단되는 점이 관찰됐다”며 “췌장암 치료제로 많이 쓰이는 젬시타빈과 PBP1510을 병용 투여했더니 최저 용량을 투여하고서 암이 사라진 사례도 나왔다”고 설명했다.이어 “임상 1상은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지만, 임상 2a상에서는 치료를 막 시작한 환자들만 모집할 계획”이라며 “환자의 상태가 임상 1상(말기 환자)보다 좋기 때문에, 치료 반응도 임상 1상보다 더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진단부터 치료·예방까지국내 췌장암 환자의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은 2020년 한 해 841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암 중에서는 3.4%를 차지하고, 순위로는 8위다. 췌장암의 발생률 추이를 보면 1999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6%씩 증가했다.췌장암은 발병 초기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에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이 낮다. 현재 췌장암의 발병 여부를 조기진단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방법은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췌장암은 위와 간의 뒤쪽에 있어 초음파를 통한 진단도 어렵다.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파우프를 통해 췌장암 진단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과 췌장암 환자의 혈액 속을 떠다니는 파우프를 확인했더니 다소 차이를 보여서다. 암 진단 시장은 50조~60조원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췌장암 진단 시장의 잠재력을 노리겠다는 것이 박 회장의 구상이다.박 회장은 “건강한 사람의 파우프 혈중 농도는 1.4, 췌장암 환자는 2.7의 수치를 나타냈다”며 “이 수치가 2 이상이면 추적검사가 필요한 환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는 매년 진행하는 건강검진을 통해 췌장암 발병 여부를 80%의 확률로 진단할 수 있는 셈”이라며 “조기진단 키트와 치료제로 진단, 치료, 예방 등 췌장암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난소암 등 적응증 확대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PBP1510의 임상 2a상을 마친 이후 이 후보물질을 난소암과 전립선암 환자도 쓸 수 있는 약물로 개발할 계획이다. 난소암이 파우프의 발현율과 연관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회장은 “난소암은 파우프와의 연관성이 30% 정도”라며 “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좋은 치료 반응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이르면 2026년 시작한다는 목표다.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현재 연구를 진행 중이다.박 회장은 이날 기술이전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PBP1510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한다면 조 단위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박 회장은 “췌장암 치료제의 희귀성 등을 고려하면 3조원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이 기대된다”며 “향후 PBP1510을 시장에 출시한다면 3%의 점유율을 잡아도 2030년에 시총 3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4.08.21 09:37

4분 소요
자동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뉴 모빌리티 시대 왔다[스페셜리스트 뷰]

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4를 통해 ‘소프트웨어로 통합되는 모든 것’(SDx)이라는 비전을 공유했다.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첫 단계로 오는 2025년까지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SDV사업은 이용자들이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이다. 자동차를 ‘바퀴 달린 컴퓨터’로 만들어 줄 스마트카 시대의 필수 불가결한 미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자동차가 스마트폰이 되는 시대모빌리티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SDV는 언제부터 주목받았을까. 2008년 가트너가 발표한 ‘하이퍼 커넥티드’(Hyper Connected)는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됐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도 적용돼 ‘하이퍼 커넥티드 모빌리티’라는 개념을 완성시켰다. 차량에 첨단 센서·통신 장비·데이터 처리 능력들이 탑재되고 스마트 시티와도 연계된다. 자동차 초연결의 핵심이자 향후 자동차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창출할 ‘자율주행’에 대한 가속화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레벨 5로 칭하는 ‘완전 자율주행’ 시기에 대한 이견이 많지만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하는 레벨 3는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서울시가 운영한 심야 자율주행 버스는 8000명 이상의 승객이 경험했다. 심야 자율주행 버스는 이제 유료화가 된다. 이제 차량을 제어하는 사람이 ‘운전자’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 테슬라다. 기존 자동차 산업을 모빌리티 산업으로 혁신했다고 평가받는다. 단순히 전기차 또는 자율주행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 때문이 아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기반 위에서 작동할 수 있게 해서다. 더 이상 운전이 필요 없어진 탑승자가 SDV 기반으로 새로운 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일으킨 것이다. 테슬라는 중앙 집중화 전기/전자(E/E) 아키텍처를 구현했다. 자체 운영체제 개발·무선업데이트(OTA) 보편화·반도체·소프트웨어·클라우드까지 모두 개발한 상태다. 완성차 업계는 테슬라가 경쟁사 대비 최소 10년을 앞섰다고 평가한다. 말 그대로 SDV의 표본이다. 신도시 개발 수준의 비용·시간 필요SDV는 하루아침에 뚝딱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신도시를 개발하는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2022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예로 들어보자. 이 드라마 6회차 반영 분에는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새천년 신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DMC 개발은 1990년대 ‘난지도’라 불리던 상암동 일대를 최첨단 종합 미디어 산업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며 추진된 거대 프로젝트였다. 현재 상암동은 드라마에서처럼 첨단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메카가 됐다.완성차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기술의 발달 속도가 저하되고 업체 간 상품성 격차가 축소함에 따라 마치 ‘DMC’ 개발 사례처럼 SDV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량 내 결제·인테리어 개인화·자율주행·차량 공유·대단위 차량 관제 시스템(FMS)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거대한 신도시 개발 사업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중구난방인 하드웨어부터 재정립하며 전자제어장치(ECU)를 구조화하고 도메인 컨트롤 유닛(DCU)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네트워크 컨트롤을 변화시켜 차량 무게에 대한 변화도 꾀한다. SDV를 위한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에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고려 요인이 존재한다. 차량 소프트웨어는 여러 레이어가 결합된 스택 구조다. 운영체제(OS)·애플리케이션·미들웨어(Middleware)가 필요하다. 여기서 또 범용 OS인지 임베디드(Embeded) OS인지를 따진다. 차량 내 데이터·통신·보안·OTA·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 등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인들은 차고 넘친다.SDV, 제조사가 주목하는 이유SDV는 크게 ▲OTA 업데이트와 통합 ECU·차량용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등으로 구성된 E/E 아키텍처 ▲모빌리티 및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통합하고 제 3의 사업자까지 고려한 서비스 플랫폼 등으로 나뉜다. 산업 자체를 놓고 보면 SDV의 뼈대라 할 수 있는 백엔드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풀어내면 우리는 SDV에 대한 체감이 쉽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즉각 체감하고 효용 가치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다. IVI는 차량 주행과 관련된 정보를 표시하는 계기판·인포메이션·미디어 콘텐츠 등을 통틀어 표현하는 말이다. IVI의 개념은 최소 90년 전에 나왔다. 1930년도에 AM 라디오 탑재가 시작됐다. 1950년대 크라이슬러는 FM 라디오와 레코드 플레이어를 도입했다. 1980년 후반에는 최초의 차량용 CD 플레이어가 탑재되기도 했다. 1990년부터는 GPS를 탑재해 내비게이션이 제공됐다. 2000년부터는 LCD 패널의 보급화로 물리적 버튼이 디스플레이에 통합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에서 경험한 직관적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애플리케이션 등이 차량에 탑재됐다. 차 안에서 결제를 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보거나 웹서핑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자동차 제조사들이 SDV로 시선을 돌리면서 IVI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요소가 디지털 콕픽으로 진화했다. 이를 기점으로 집에서 TV나 스마트폰을 즐기듯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운전자 주행 습관 기반 서비스·운전자 헬스케어·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얼굴인식 교감형 기술인 ‘페이스 커넥트’·카페이 서비스 등 풍부한 서비스들의 제공이 가능해진 요즘이다. 앞으로도 관련 시장은 커질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앤마켓스 리포트에 따르면 IVI 시장 가치는 2028년까지 약 4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 형성SDV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위한 핵심 요소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업이 만든 플랫폼이 얼마나 잘 활성화될 수 있느냐다. 앞서 언급했던 <재벌집 막내아들>을 다시 한 번 예시로 들어본다. 드라마 속 주인공 진도준은 DMC 성장의 핵심 원동력으로 E-스포츠와 애니메이션 방송국을 꼽았다. 이런 초기 입주 기업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DMC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으로 여겨지는 아이폰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시초가 아니다. 그럼에도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시작으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아이폰이 피처폰 시대의 막을 내리고 스마트폰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남들이 하지 않은 앱 생태계 구축과 앱마켓 활성화에 집중했다는 것이다.아이폰이 실현한 새로운 앱 생태계는 개발자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는 생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수많은 앱들을 본인의 취향에 따라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선례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생태계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스텔란티스는 데이터 API를 총 152개 오픈하며 확장성을 넓히고 있다. 현재 차량용 앱스토어를 자체적으로 구축할 것인지, 외주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하나의 브랜드에 종속된 앱은 시장 규모도 작고 자동차 회사에 종속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안드로이드 오토는 260개 이상의 앱을, 포레시아(Faurecia)의 앱스토어는 250개 이상의 앱을 제공한다. 독립이 중요한 기능과 개방이 중요한 기능으로 나눠어 접근이 이뤄진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구글과 클라우드 협력은 하되 OS는 자체 개발한다. 반면 앱스토어는 포레시아에 의존하는 등 기능에 맞춰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량용 앱마켓의 성공 전략은국내에는 차량용 앱마켓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뛰어난 기술력의 기술 제공자들이 존재한다. 자체 브라우저·앱 프레임워크·개발 툴킷·앱 스토어까지 모두 보유한 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다양한 제조사들과 관련 시장에 대한 준비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SDV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과 고객 만족을 제공하고자 하는 주요 글로벌 제조사들은 자체적으로 역량을 강화하며 기술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OTA 기반으로 구독형 옵션(FoD) 상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것도 이 일환이다. 말 그대로 앱을 사듯이 자동차 기능을 사게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내 차에 대한 자부심이 디자인이나 트림이 아닌 게임 아이템처럼 얼마나 많은 기능을 구독하고 있느냐에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EV9을 통해 본격적인 F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라이팅 패턴 ▲스트리밍 플러스과 같은 기능을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 FoD 서비스는 SDV 체계에서 구현될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상품’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하지만 이런 기능 중심의 구독형 서비스만으로는 SDV가 지향하는 바를 충족할 수 없다.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스마트폰 생태계가 연결돼 다양한 응용 앱이 제작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점차 차 안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앱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서두에서 언급했던 현대차그룹의 SDx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IVI 시스템 강화의 일환으로 차량용 앱마켓 구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참여해 킬러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유한다.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의 음성 어시스턴트와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사용자가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차량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UX)도 구현할 계획이라고 한다. 결국 앞으로 현대차그룹과 같은 글로벌 OEM들이 직접 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역량있는 서드 파티(제 3의 협력자)들이 얼마나 이 마켓을 구성하는지가 초기 성공 전략이 될 것이다.SDV 사업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애플과 구글이 그랬던 것처럼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다만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제3의 협력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및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병희 차봇모빌리티 부대표(COO)는_현재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 ‘차봇모빌리티’의 사업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MBA)과정을 졸업했으며,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인 나인후르츠미디어의 광고 사업부 팀장을 거쳐 제일기획 커넥션 비즈니스팀 셀장으로서 삼성전자, KT, 쉐보레, 재규어랜드로버 등의 브랜드 디지털 마케팅 및 IMC 캠페인을 실행하며 스파익스 아시아, 웨비 어워드, 대한민국 광고 대상 등 국내외 유수 광고제에서 굵직한 수상 이력을 쌓았다.

2024.06.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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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의 재미 압도적”…현대차 ‘아이오닉 5 N’, 獨·英 전문지 평가서 호평

자동차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최근 유럽에서 진행된 비교 평가에서 ‘최고의 고성능 전기차’로 인정받았다.19일 현대차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의 자동차 전문 잡지 ‘아우토 자이퉁’과 ‘카 매거진’은 공동으로 고성능 전기차 비교 평가를 실시했다. 장소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과 그 주변 도로로 3일간 진행됐다.아우통 자이퉁 및 카 매거진의 기자들은 ▲현대차 아이오닉 5 N ▲테슬라 모델S 플레이드 ▲BMW i5 M60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 ▲로터스 엘레트라 R ▲피닌파리나 바티스타 니노 파리나 ▲루시드 에어드림 퍼포먼스 등 총 7대의 고성능 전기차를 시승한 뒤 평가했다.이 중 아이오닉 5 N은 이 두 매체로부터 공통적으로 “고성능차가 제공해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인 ‘운전의 재미’가 다른 모델들보다 압도적인 차”라고 평가받았다. 고가의 고성능 전기차들을 뛰어넘는 최고의 차로 인정받은 셈이다.특히 비교 대상이 아이오닉 5 N 가격(약 1억1084만원)의 30배가 넘는 가격의 피닌파리나 바티스타(한화 약 38억7420만원)를 비롯해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약 3억 5512만원), 루시드 에어 드림 퍼포먼스(한화 약 3억2259만원)이었던 점을 미뤄봤을 때 괄목할 만한 평가다.아우토 자이퉁은 “스티어링, 힘의 배분, 가속 반응, 제동 등 주행에 관련한 모든 것이 완벽했다”며 “아이오닉 5 N의 강력한 힘과 균형 잡힌 섀시에 감탄했다”고 전했다.카 매거진 역시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탑재한 아이오닉 5 N이 달리는 기능에 충실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시승 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며 “아이오닉 5의 차체 구조와 구동축을 개선하고 모터와 배터리 마운트를 보강해 고성능을 자랑하는 완벽한 전기차로 탄생했다”고 전했다.두 매체는 아이오닉 5 N의 고성능 특화사양들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자연스러운 드리프트를 돕는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가속 페달만 밟으면 누구나 쉽게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게하는 기능”으로 “진정성 있고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게한다”고 덧붙였다.이외에도 두 매체는 고성능 내연기관차의 감성을 그대로 구현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와 가상 변속 시스템인 ‘N e-시프트’ 기능에 집중했다.아우토 자이퉁은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에 대해 “아이오닉 5 N에서 가장 큰 놀라움은 단연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라며 “스포츠카의 묵직한 배기음을 들려주면서도 변속 시 미세한 소리까지 완벽히 재현했다”고 언급했다.카 매거진은 “아이오닉 5 N에서 가장 높게 평가하는 기능은 N e-시프트”라며 “전기차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운전의 몰입감을 확실히 더해주는 굉장한 기능”이라고 평가했다.고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카 매거진이 업로드한 비교 평가 유튜브 콘텐츠에는 “아이오닉 5 N을 한 달 넘게 타는 동안 차고에서 포르쉐 911은 꺼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이오닉 5 N은 패밀리카와 핫해치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차량으로 이렇게 기능과 가격을 동시에 잡은 전기차는 흔치 않다” 등 아이오닉 5 N을 향한 긍정적인 댓글들이 이어졌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아이오닉 5 N 현대차의 핵심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의 실행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로, 주행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다.고성능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후륜 모터 합산 478kW(650마력, 부스트 모드 기준)의 최고 출력과 770Nm(78.5kgf·m, 부스트 모드 기준)의 최대 토크를 낸다. 84kWh의 고출력 배터리와 고성능 EV 특화 열관리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고성능 전기차 N 전용 기술들도 적용됐다.

2024.06.19 14:14

3분 소요
누가 파괴자고 누가 수호자인가[아트 갤러리]

전시

선악의 대결을 소재로 한 콘텐츠에서 주인공은 주로 평범한 인간이지만 아름답고 강인한 모습으로, 검은 속내를 가진 악은 흉측한 괴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남진우 작가의 작품 ‘괴물들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괴물의 모습은 낯설게 보입니다. 대왕오징어를 닮은 괴물의 커다란 눈에서는 악의 잔혹함과는 다른 결의 감정이 비쳐지기 때문입니다.해외에서 오랜시간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의 고독한 정서는 그가 좋아한 만화에서조차도 주인공보다 악당에게, 그리고 대왕오징어와 같은 낯선 생명체에게 더 관심을 갖게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질적인 존재는 악당이 되고 결국 인간을 닮은 영웅에게 패배한다는 이 당연한 공식이 작가에게는 다른 의미로 비쳐졌습니다. 작가가 경험하는 현실은 선과 악이 만화처럼 분명히 구별되지 않고 실제로는 쉽게 그 위치가 전복되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남진우 작가가 써내려 가는 서사시에서도 우리는 등장인물 중 누가 파괴자고 수호자인지 밝혀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미소년의 모습으로 괴물을 뜯어 먹는 영웅보다 홀로 적과 맞서는 괴물이 신화나 성경에서 볼법한 영웅의 모습에 더 근접해 보입니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남진우 작가는 광목천으로 만든 입체 작업부터 콜라주, 성당의 부조 장식처럼 화면을 이루는 각 요소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등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고전적인 종교화 양식, 오페라 무대의 연출 방식 등에서 영향을 받은 남진우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괴물의 모습은 극적이고 숭고하게 표현됩니다. 도산대로에 위치한 송은에서 2월 24일까지 진행하는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 남진우 작가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2024.01.28 07:00

1분 소요
‘승차 거부’ 택시 손댔다 무너질 위기…카카오T 편익 사라지나 [기승전-플랫폼]

IT 일반

‘사람 모인 곳에 돈이 돈다.’ 예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시장 원칙’ 중 하나입니다. 숱한 사례와 경험으로 증명된 이 명료한 문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지금에도 유효한 듯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스마트폰 등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현실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갔고, 여전히 돈을 돌게하고 있죠.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을 의미하는 ‘플랫폼’은 ICT 시대를 마주하며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도달하는 ‘종착역’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매력을 높여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플랫폼 기업의 생리를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당신이 머무는 종착역을 연재합니다. #2014년 3월 서울 신촌 늦은 밤거리. 회식을 마친 A씨는 길거리에서 연신 손을 흔든다. 택시를 잡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엔 ‘보고 싶다’는 아내의 연락이 쌓여있다. 빨리 집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택시는 좀처럼 서질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한 택시가 멈춰 섰다. 기사는 창문을 내리고 얼굴을 빼꼼 내밀어 목적지를 묻는다. “연희동이요.” A씨의 답변을 듣자마자 기사는 가던 길을 갔다. 뒷모습이 야속하다.#2015년 12월 밤 서울 광화문 카페 안. 송년회를 마친 A씨는 따뜻한 커피를 거의 다 마셨을 때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빨리 오라는 아내에 카카오톡 메시지에 ‘카카오 택시가 있으니까 금방 갈 거야’라고 답한다. 답장을 보낸 손은 카카오 T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향한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2분, 화면에 택시 도착시간이 떴다. 예정 시간에 맞춰 탄 택시 안에선 목적지를 두고 실랑이하는 일도 없다.10년 전 길거리는 지금과 달랐다. 한참을 기다려도 좀처럼 보이질 않는 택시, 겨우 잡아도 승차를 거부하는 택시, 먼 길을 돌아 목적지로 향하는 택시가 즐비했다. 택시를 타고 귀가 중인 가족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전화 외엔 방법이 없었다.현재 택시 기사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공공의 적’으로 부르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런 풍경을 단 1년 만에 바꿔냈다. 2015년 4월 택시 호출 사업에 진출하자마자 편의성을 무기로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카카오 T가 시장이 등장하고 9년이 지난 현재에는 ‘길에서 잡는 택시’는 찾아보기 힘들다. 택시 이용이 ‘앱 호출’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됐기 때문이다. “승차 거부는 확실히 줄었고 대기 시간 역시 짧아졌다”는 식의 소비자 평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통해 이룬 성과다.이런 기업이 현재 사업 영속성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실질적 규제로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한 해 동안 주요 규제기관의 집중 조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제재가 이뤄졌고, 일부 조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구체적으로 2023년에만 ▲알고리즘 조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제재로 271억2000만원 과징금 부과 결정(2월) ▲가맹 택시 자회사와 맺은 계약에 따른 분식회계 의혹의 금융감독원(금감원) 조사 시작(10월) ▲카카오모빌리티를 대상으로 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치정보법 준수 여부 집중 조사 시작(11월) ▲경쟁사 일반 호출 차단 사안에 대한 공정위 제재 수위 논의 착수(12월) 등을 겪었다.ICT 업계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플랫폼’과 ‘가맹 택시’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분명 도의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건 맞다”라면서도 “택시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까지 모두 무시하는 처사는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대외 비판과 규제기관 제재로 카카오모빌리티 사업이 무너진다면 그간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10년간 이룬 성과는 물론 여전히 남아있는 불친절·승차 거부 등 택시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할 기회가 영영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도 ‘긍정적 변화에는 완전히 눈을 감았다’는 식의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라는 말인가’, ‘회사가 망해야 끝날 것 같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카카오모빌리티는 규제기관의 제재를 받게 된 대다수 원인이 ‘해석의 차이’이거나 ‘일부 내용을 과대 적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알고리즘 배차 의혹에 대해선 ‘기술 개발 과정에서 도입한 몇 가지 사례를 규제기관이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회사는 알고리즘 조작에 따른 가맹 택시 유입도 없었다며 공정위 제재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카카오모빌리티의 세심한 접근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은 이용자 편익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택시 탑승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 플랫폼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아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2015년 ‘카카오 T 택시’의 등장으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시대가 시작됐다”며 “이후로 택시 서비스의 고도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ICT업계에서도 전통적 오프라인 산업인 택시가 카카오모빌리티 등장으로 플랫폼 기반의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 영역으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택시 출시 후 다양한 기록을 써내기도 했다. ▲앱미터기 ▲멀티콜 ▲자동결제 등 신규 기능을 ‘최초’로 도입한 점이 대표적이다. 앱미터기는 기계식 미터기와 달리 위성항법장치(GPS)를 기반으로 시간·거리·속도를 계산해 택시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요금제 변경 ▲탄력요금제 ▲사전 확정 요금제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찍이 도입한 ‘자동결제’ 서비스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 빛을 발했다. 필수 비대면 서비스로 주목을 받으면서 사용량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첫 주 자동결제 호출 이용자 비율은 56%로,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카카오모빌리티는 ‘앱 호출’에 더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꾸준히 출시해 왔다. 현재 월평균 25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은 카카오 T 택시 ‘대신 불러주기’가 대표적이다. 호출한 이용자와 탑승자가 달라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모님이 병원에 가거나 자녀가 학원에 가야 하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개발한 기능”이라며 “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하면서 볼일을 볼 수 있는 기능도 이런 ‘이용자 마음’을 생각해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일회용 안심 번호 ▲안심 메시지 등의 기능도 ‘소비자 우선’ 가치가 반영돼 있다. 택시 탑승 정보를 지인이나 가족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 늦은 시각·낯선 곳에서 안심하고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이다. 회사 측은 “서비스를 도입한 2015년부터 3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약 1억8000건의 안심 메시지가 발송됐다”며 “이용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도운 것”이라고 전했다.카카오모빌리티가 바꾼 풍경…기반은 ‘기술력’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출근-퇴근-심야 시간’에는 이용하기 힘든 점부터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택시 서비스의 가장 큰 우선순위를 ‘배차 품질’로 설정하고 기술을 꾸준히 개발했다”며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매칭이 되는 플랫폼’이란 가치를 전달코자 했다”고 말했다.ICT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핵심 경쟁력으로 ‘배차 시스템’을 가장 앞에 둔다. 국내 호출 앱 대다수는 여전히 특정 반경 내 불특정 다수의 택시에 콜을 발송한다. 먼저 콜을 수락하는 기사에게 운행 기회가 돌아가는 식이다. 이런 방식의 문제점은 ‘이용자가 불편’하다는 데에 있다. 주변에 택시가 많아도 콜 수락이 없으면 배차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거절을 당한 뒤에야 배차가 성사되는 이유다.카카오모빌리티는 다르다. 2015년 서비스 출시 후 지금까지 배차시스템에 막대한 투자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직선거리 기반 배차 ▲도로 경로 기반 배차 ▲예상 도착시간 기반 배차로 시스템을 ‘순차 고도화’했다. 이는 승객의 대기 시간 최소화로 이어졌다.특히 2020년에는 ‘인공지능(AI) 배차시스템’을 전면 도입해 승객 편의성에 방점을 찍었다. 당시 회사는 이 기술을 “기사들의 골라잡기를 줄이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소개했다.AI 배차 시스템은 호출이 발생한 요일·시간대·출발지·도착지·택시 수요공급 현황·운행 패턴 등 약 30가지 변수를 머신 러닝으로 분석한다. ▲승객에게 빠르게 도착 가능한 기사 ▲해당 콜의 수락 확률도 높은 기사를 예측해 낸다. 그 결과 카카오 택시의 평균 배차 대기 시간은 2019년 14.1초에서 2021년 8.6초로 39% 감소했다. AI 기술이 이용자 편의로 이어졌단 방증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AI 배차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승객 탑승까지의 ‘적정 시간’을 상황별로 산출, 택시와 매칭률을 높이는 기술도 적용했다. 이는 카카오그룹 내 AI 기술 개발 전문 기업 카카오브레인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마련한 성과다. 택시 호출이 발생하는 지역과 시간대를 예측하는 딥러닝 기반의 모델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예측 기술을 통해 ‘택시 수요-공급 불일치’를 해결하겠단 취지다.카카오모빌리티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구축한 이 배차 시스템을 ‘일반 호출’ 사용 택시 기사에게 사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이용자 역시 ‘일반 호출’ 사용에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는다. 카카오 T 전체 호출의 약 90%가 무료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필요하면 투자호출 앱을 사용하더라도 ‘내 위치’가 부정확하다면 택시와 길이 엇갈리기 마련이다. 기사와 이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하는 ‘측위’ 기술력이 서비스 편의성에 직결되는 이유다.측위 기술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GPS 신호의 정확도는 높다. 그러나 ▲고층 건물 사이 ▲고가도로 ▲터널 ▲지하도 등은 신호가 통과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명확하다. 정확한 위치 산출이 어려워지는 음영지역이 존재한다는 의미다.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GPS 신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맵매칭 기술'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GPS 정보는 물론 ▲도로 네트워크 배치 ▲길 안내 정보 등을 종합해 운전자와 승객의 현재 위치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찾는다. 변수를 계산해 가장 높은 확률을 보인 경우로 현재 위치를 특정하는 방식이다.회사 관계자는 “대형 건물에서 카카오 택시를 호출할 때 이용자가 별도로 위치를 설정하지 않아도 앱이 알아서 기사와 승객이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출입구를 안내할 수 있다”며 “맵 매칭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 개발한 성과”라고 설명했다.카카오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기술 내재화에도 신경을 썼다. 택시 서비스 출시 2개월 뒤인 2015년 5월 ‘국민내비 김기사’를 인수해 ‘카카오내비’로 탈바꿈시켰다. 2009년 설립된 우버가 2016년에 마련한 인프라를 2개월 만에 구축한 셈이다. 2012년에 설립된 리프트도 2022년에야 자체 지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버·리프트·그랩 등 글로벌 사업자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단 방증이다. 택시 문화 ‘긍정적’ 변화 앞장택시 사업은 그 구조상 가사가 자발적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요인이 크지 않다. 요금은 규격화돼 있고 단골의 개념도 희미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블루·블랙·벤티 등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택시’를 통해 이를 개선코자 했다. ‘냄새나고 불친절한 택시’라는 고질적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회사가 시그니처 향기 브랜드 ‘슬로우 그린’을 선보이고 카카오 T 벤티 차량에 적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회사는 택시 문화 개선을 위해 서비스 품질 관리 체계화도 진행했다. 2020년부터 서비스 품질 시스템을 고도화, 기사와 이용자의 상호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정보는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핵심 데이터로 활용된다. 평점과 함께 서비스에 대한 태그를 복수 선택하도록 기능 개편도 진행했다. 이용자가 쉽게 의견을 보낼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셈이다. 또 승객이 평점 5점을 남기는 경우에만 활성화되는 ‘이 기사님 또 만나기’ 기능은 자발적인 서비스 개선을 독려하는 선순환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문화 캠페인도 전방위로 진행하고 있다. 친절한 응대·불필요한 대화 자제·차량 내외부 청결 등을 골자로 하는 ‘블루라이트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또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한 브랜드 택시 기사를 선정해 시상하는 ‘브랜드 택시 마스터어워즈’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카카오모빌리티는 파트너 상생과 사회공헌을 위해 다양한 소셜임팩트 캠페인도 전개해 왔다. 파트너 동반 성장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질병이나 사고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택시 기사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는 ‘의료생계 안심지원’ ▲사회 곳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 모빌리티 종사자를 찾아 알리고 시상하는 ‘도로 위 히어로즈’ ▲택시 기사 자녀의 꿈과 미래를 지원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주니어랩’ ▲초보 대리 기사의 직무교육과 건강관리를 돕는 ‘슬기로운 대리생활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3년 9월에는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소셜임팩트 브랜드 ‘201 캠페인’을 선포한 바 있다. ▲2는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프로젝트 투) ▲0은 소외 없는 사회적 가치 창출(프로젝트 제로) ▲1은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친환경 행동 실천(프로젝트 원)을 뜻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 캠페인’ 선포를 기점으로 여러 기관 및 기업들과 협업을 도모,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프로젝트들을 적극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런 노력에도 현재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혀 있다. 시장에선 ▲택시 기사의 정치 세력화 ▲카카오 브랜드의 유명세가 이런 이미지를 만든 요인이라고 본다. IC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한 다양한 변화는 소비자 입장에선 반길 일이지만, 택시 기사 입장에선 불편한 일”이라며 “소비자 편의 서비스를 강제하는 기업이란 인식이 이미 정치 세력화돼 있는 택시 기사 사이에서 번지며 ‘착취’란 꼬리표가 붙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카카오 T의 호출 시장 점유율은 90% 정도로 집계된다. 부정적 인식이 빨리 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전국 택시 기사는 약 23만명 정도다. 정치권 역시 집단화된 택시 기사의 목소리를 무시하긴 어려운 구조라서 사실 파악보단 규제의 칼을 빼 든 것”이라고 꼬집었다.또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는 규모에 비해 너무 유명한 기업”이라며 “규제기관이 성과로 삼는 조사가 이뤄지기 좋은 구조라 표적이 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4.0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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