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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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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와 새로, 이제 우리도 효자’...주류업체 메인 넘보는 서브 브랜드의 반란

유통

국내 주류시장에서 서브 브랜드들이 메인 브랜드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오비맥주의 ‘한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낮은 도수 ▲MZ세대 감성 공략 ▲뉴트로 마케팅 등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키우는 추세다. 나아가 저(低)칼로리와 무(無)알코올 라인으로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서브 브랜드의 반격, MZ 입맛을 사로잡다지난 2019년 출시된 진로는 1970~1980년대 사용되던 오래된 상표와 병 디자인을 부활시켜 ‘뉴트로’ 열풍을 선도했다. 20도 안팎이던 소주의 도수를 16도대로 낮춰 부드러운 맛을 구현하고, 회사 마스코트였던 두꺼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MZ세대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두꺼비 굿즈 판매 팝업스토어인 ‘두껍상회’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140여 종의 협업 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실제 진로의 누적 판매량 추이는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4월 출시된 진로는 같은 해 7월 1000만병, 11월에는 1억병을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2021년 4월 6억5000만병, 2022년 12월 14억병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7월에는 누적 20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비슷한 기간 ‘참이슬’이 2018년 9월 300억병에서 작년 7월 400억병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 측면에서는 진로가 압도적인 셈이다. 새로는 기존 메인 브랜드인 ‘처음처럼’과 더욱 차별화를 꾀한 신규 브랜드다. 16도의 낮은 알코올 도수와 당류 무첨가(Zero Sugar)를 앞세워 지난 2022년 출시됐다. 특히 새로는 과당을 빼 산뜻한 맛을 내는 제품 콘셉트가 최근의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전통 설화 속 구미호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광고 캠페인 ‘새로구미’로 화제를 모은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그간 톱스타를 내세우던 소주 광고와 달리, 이 캠페인은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다. 현재 새로구미 광고는 온라인 조회수 1100만회를 넘겼으며, 지난해 신제품인 ‘새로 살구’ 광고 또한 1000만 조회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출시 당시인 2022년 180억원 수준이던 새로 매출은 2023년 1256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은 1600억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점유율 또한 2022년 0.9%에서 2023년 7.9%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인 1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처음처럼을 포함한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시장 전체의 시장 점유율(2024년 추정치 기준 23%)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맥은 국내 맥주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오비맥주가 수입맥주 공세와 경쟁사의 신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새롭게 선보인 라거 브랜드다. 한맥은 100% 국내산 쌀로 만들어 목넘김이 부드럽고 거품 지속력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이름 자체에도 ‘한국의 맥주’라는 정체성을 담았다. 실제 한맥의 맛과 관련해서는 “부드럽고 구수한 보리차의 느낌”, “맥주 특유의 텁텁한 뒷맛이 없어 깔끔하다” 등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적합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그런데 출시 직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대대적인 판촉이 어려웠고, 초반 인지도 확보에도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제품 맛과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하고 마케팅 전략을 전면 개편했다. 초기 강조했던 ‘쌀 맥주’ 이미지보다는 거품과 부드러운 맛이라는 경험적 요소에 집중했다. 또한 광고 모델을 중견배우 이병헌에서 젊은 이미지의 배수지로 교체해 대중 친화력을 높였다.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메인 브랜드가 만족시키지 못하는 취향을 서브 브랜드가 채워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 판매 저변이 넓어지는 긍정적 시너지가 있다”고 설명했다.‘빼고 줄이고’…무알코올·저칼로리 시장도 ‘후끈’주류업계 서브 브랜드의 한 축으로 무알코올·저칼로리 제품의 약진도 주목된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4년 81억원 규모에서 2024년 704억원 규모로 10년 만에 10배가량 성장했다. 2027년에는 946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월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 포멜로’를 출시했다. 동남아시아의 자몽 계열 열대과일인 포멜로의 달콤하고 상큼한 풍미를 첨가했다. 국내 최초로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2년 하이트제로0.00를 출시한 이후, 13년 만에 신제품 무알코올 맥주를 선보인 것이다.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초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논알콜릭’을 선보이며 관련 트렌드에 합류했다. 이 제품은 2017년에 출시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2023년 출시된 ‘클라우드 클리어’를 하나로 통합한 형태다.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시장에서는 비교적 후발주자지만, 음료업계에서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온 만큼 무알코올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오비맥주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병 제품 형태의 논알코올 음료 ‘카스 0.0’과 레몬 과즙이 더해진 ‘카스 레몬 스퀴즈 0.0’을 출시하며 논알코올 시장 확대에 속도를 냈다. 병 제품 출시를 통해 유흥 업계에서도 논알코올 음료의 선택 폭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카스 라이트’ 또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인 ‘카스 프레시’ 대비 칼로리를 33% 낮춘 것이 특징이다.주류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에선 무알코올·저칼로리 주류 시장이 크게 주목받지 않았으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건강을 추구하는 동시에 즐거움을 잃지 않음)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하나의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025.04.05 08:00

4분 소요
“의료비 많을수록 보험금 많다?”…‘암·뇌’ 비례형 보험 판매 중단된 사연은 [보험톡톡]

보험

보험시장에서 치료비를 계단식으로 정액 보장하는 비례형 치료비 담보가 새해를 시작으로 모두 판매 중단됐다. 보험 가입자의 급여 또는 비급여 의료비 지출을 비례형 구조로 고액 보장하는 담보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의료체계의 왜곡을 유발하는 등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비례형 담보는 과잉진료 우려가 큰 상품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는 판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해율이 낮지만, 시간이 지나 보험금 청구 건수가 많아지면 적자가 불가피한 상품이다. 일각에선 과잉진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실손보험과 비슷한 상품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말 그대로 의료비가 높아질수록 한 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늘어나는 상품이다. 3대(암·뇌·심장질환) 주요 치료비와 순환계 치료지원금, 상해·질병 치료지원금 관련 상품이 많다. 이들 상품은 보험 가입자 입장에선 가입한 상품의 연간 한도 내에서는 더 많이 치료할수록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유인이 많다. 대표적으로 비례형 주요치료비는 1년 동안 발생한 치료비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지불한 치료비가 많을수록 받는 보험금도 늘어나는 구조다. 보험금은 1000만원씩 구간별로 지급된다. 치료비가 1000만~2000만원 사이면 보험금 1000만원을 받고, 2000만~3000만원 사이면 2000만원을 받는 식이다. 치료비가 900만원이라면 보험금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치료 100만원을 더 받으려는 한다는 게 문제다.특히 고액 의료비 지출에 대한 대가로 고액 보험금을 수령하는 구조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의료체계의 왜곡을 유발하는 등 사회적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의료비 지출을 보험금 지급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연간 의료비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기준 충족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들은 정액형과 비례형으로 나뉘는데, 정액형은 의료비 관계없이 조건을 충족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며, 비례형은 1년간 소비자가 쓴 의료비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일각에선 당국의 제동이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상품 판매 중단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도한 당국의 규제로 보험사들의 먹거리가 사라지고 있단 지적이다.당국은 지난해부터 독감보험을 비롯해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보장 특약,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해 과당경쟁을 지적하고, 판매 제지에 나선 바 있다.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한동안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놨던 건 소비자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찾는 상품을 왜 이렇게 (중단)하는지 불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1억5000만원씩 10년 동안 15억원 보장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2025.01.04 07:00

2분 소요
“방심 불가” 지방은행 ‘텃밭’ 시금고도 시중은행과 경쟁 치열

은행

지방은행 독점해온 지자체 시금고 입찰에서 더 이상 방심할 수 없게 됐다. 시중은행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높은 협력사업비를 약속하며 해당 입찰건을 따내기 위해 노력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지역 자금유출, 지방은행 소멸 등을 우려하고 있다.국민은행, 광주시 주금고 노려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 9월 26일 시금고 선정을 위해 금고 지정 신청 공고를 냈다. 공모 절차를 마감한 결과 1금고에 광주·국민은행이 접수했고, 2금고는 국민·농협·우리·기업은행이 공모에 참여했다. 광주시는 10월 중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금고를 지정하고 11월 금고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총 8조2100억원 규모의 광주 시금고 선정에서 1금고 차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은행은 1969년부터 1금고 자리를 지켜왔지만, 올해는 시중은행인 국민은행 자리를 넘보고 있다.평가기준 중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 ▲광주시 대출 및 예금 금리 ▲시민이용 편의성 ▲금고관리 능력은 광주은행과 국민은행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 이에 ‘협력사업비’에서 순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사업비는 금고를 운영하는 동안 은행이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돈이다. 현재 1금고인 광주은행은 지난 2021년 협력사업비로 40억원을 책정했다. 현재 2금고인 국민은행의 협력사업비는 20억원이다.앞서 광주은행의 협력사업비는 의회 행정감사에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문제가 제기됐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이 지방은행 대비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협력사업비 부분에서 경쟁력 있는 금액을 써낼 경우, 광주은행이 이번 입찰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은행, 부산시금고 방어 ‘일단 성공’부산은행 또한 최근 부산시금고 입찰에서 지방‧국책은행의 공세를 막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해당 입찰에는 1금고에 부산·국민·기업은행, 2금고에 국민·기업은행이 참여했다. 최종 선정 결과 1969년 이후 55년간 주금고 자리를 지켜온 부산은행이 다시한번 1금고에 뽑혔다. 2금고에는 국민은행이 선정됐다. 결과적으로 현재 1·2금고를 관리하는 두 은행은 나란히 자리를 지켰고, 첫 도전장을 낸 기업은행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올해 약 16조원 규모의 부산시금고 입찰이 주목받은 것은 24년 만의 경쟁 입찰, 전례 없는 ‘3파전’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부산은행이 금고지기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 입찰을 통해 시중·국책은행의 지방금고를 향한 관심이 고조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지역 금고 도전기는 몇 년 전부터 가시화됐다. 작년에는 경남은행이 울산시금고 입찰을 놓고 국민은행과 경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경남은행이 1금고지기 명맥을 이어갔지만, 시중은행의 공세로 지방은행이 위협을 느낀 사례로 남는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지자체 시금고의 유치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중은행의 시장잠식이 심화됐다”며 “지점 접근성, 지자체 기여도 등 지방은행에게 유리한 평가 항목에도 불구하고 출연금, 전산 역량 등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은행은 공격적 영업으로 비수도권 확대 추세”라고 평가했다. 지방은행 전유물 ‘옛말’…지역자금 유출 우려비수도권 시금고가 지방은행의 전유물이라는 것은 ‘옛말’이 됐다. 시중은행은 최근 지방 금고 입찰에서 공세를 펼치며,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지난 2021~2023년 시중은행이 참여한 비수도권 지자체 금고 입찰은 총 156건이다. 이 가운데 낙찰은 147건으로, 낙찰률은 94.2%에 달한다. 반면 지방은행은 같은 기간 51건의 비수도권 지자체 금고 입찰에 참여해 24건을 낙찰받는 데에 그쳤다. 낙찰률은 47%에 불과하다.시금고 프로젝트는 지방은행에게는 지켜야할 사업, 시중‧국책은행에겐 새롭게 개척해야할 사업인 셈이다. 이를 통해 은행들은 대규모 저원가성 자금과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방은행이 시금고를 뺏길 경우, 지역자금 유출과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부담이 전가된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에겐 시금고를 맡는다는 것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받아 지역 중소기업에 낮은 금리로 여신을 공급하는 자원이 된다”며 “저원가성 자금이 줄어들면 조달금리가 올라가 지역 기업에게 영향이 전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 또한 성명을 내고 “시중은행의 지역 시금고 유치 공세는 지역자금 역외 유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금력만을 앞세워 지역 시금고 유치를 노리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과당경쟁을 멈추고 지역소멸 위기극복과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4.09.30 07:00

3분 소요
21년 해묵은 방카슈랑스 규제에 손보사들 ‘속 터지네’

보험

삼성화재가 올 들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철수하는 등 국내 방카슈랑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방카슈랑스에 참여하고 있는 손해보험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율 규제로 은행과 보험사들이 영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판매 상품 제한, 모집 방법 제한 등 방카슈랑스를 둘러싼 큼지막한 규제들이 있어 금융권에서는 이를 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부터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2003년 방카슈랑스 영업을 시작한 지 21년 만의 결정이다. 현재 삼성화재는 방카슈랑스 업무를 신규 상품 판매 없이 기존 상품에 대한 관리만 진행하고 있다.삼성화재의 방카슈랑스 시장 철수는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인 만큼 저축성 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IFRS17에서는 저축성 보험을 매출에서 제외하고 부채로 간주한다. 보험사의 장기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선 보장성 보험을 파는 게 유리하다. 손보업계 “25%룰, 시장 위축 악순환 낳는다”삼성화재처럼 일부 손보사들이 방카슈랑스 철수 혹은 판매 중지 등을 결정해 오면서 현재 손보업계의 방카슈랑스는 실질적으로 은행별로 4개사 정도만 참여하고 있다. 은행들이 20개 안팎의 생명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이런 배경에 은행들은 ‘25%룰’이라 불리는 방카슈랑스 판매 비율 준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5%룰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이 2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제다. 특정 보험사의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해 2003년 도입됐다. 특히 시중은행 계열 보험사의 경우 은행의 밀어주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5%룰은 그동안 유지돼 왔다.그러나 갈수록 방카슈랑스 참여 보험사가 감소하면서 은행들은 연말마다 판매 비율 준수를 위해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판매 중단→재개’라는 번복 과정을 반복해 왔다. 이처럼 25%룰로 발생하는 아이러니에 은행권과 손보업계는 방카슈랑스 시장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토로하고 있다.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보험 판매채널로서 방카슈랑스가 금융소비자 편익과 금융산업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면서 “하지만 지금 추세대로 25%룰이 개정되지 않으면 손보사들의 방카슈랑스 철수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올해부터 카드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카드슈랑스의 경우 판매 비중 규제 완화 조치가 시행됐다. 카드사에서 보험상품을 제공하는 보험사가 4개 미만으로 떨어지자 25%룰을 더 이상 준수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지난해 보험업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25%룰을 50%로 완화했다.은행권 관계자는 “카드슈랑스처럼 방카슈랑스도 판매 비중 규제를 33% 수준으로 완화하거나, 25%룰을 유지한다면 손보사와 생보사를 통합해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손보업계와 생보업계는 25%룰을 각자 적용하고 있다. 상품·모집 제한 등 규제도 걸림돌방카슈랑스를 둘러싼 규제는 판매 비중 규제 외에도 크게 네 가지가 더 있다. 보험업법 제91조와 시행령 제40조에 근거한 방카슈랑스 5대 핵심규제는 ▲판매 비율 제한 ▲판매 상품 제한 ▲판매 인원 제한 ▲취급 업무 제한 ▲모집 방법 제한이다.이 중에서도 금융소비자의 상품 선택권을 제한하는 제약사항인 판매 상품 제한은 판매 상품 비중 제한 못지않게 개정이 시급하다고 은행업계와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금융소비자들이 가장 가입의 필요성을 느끼는 실손보험, 종신보험, 자동차보험 등을 판매할 수 없다. 이는 삼성화재가 보장성 보험 판매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방카슈랑스 철수를 결정한 또 다른 이유기도 하다.또한 은행 영업점당 보험 판매 인원은 2명으로 제한돼 있다. 고객 대기 시간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방카슈랑스 판매 인원이 여신 업무를 겸할 수도 없어 종합금융서비스 기회 제공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전화·우편·통신 모집행위도 금지하고 있어 디지털 추세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권에서는 방카슈랑스 규제가 개선되면 ▲보험료 수수료 절감 ▲소비자 만족도 제고 ▲불완전 판매 비율 개선 등 금융소비자 편익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원을 다각화해 비이자 수익을 확대·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확대로 야기되는 고시책, 설계사 이탈, 부당승환 등 과당경쟁을 안정화시키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 핀테크사의 온라인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으로 보험업계에 건전한 경쟁이 붙고 있다”며 “하지만 방카슈랑스 영역에서는 20년도 더 된 낡은 규제로 역차별을 받고 있어 디지털 추세와 판매채널 다양화와 함께 소비자 편익을 증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7.23 07:00

4분 소요
코인거래소에 아닌 밤중 홍두깨?…예치금 이용료율 ‘실시간 난투극’

재테크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원화 예치금 이용료율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어 때아닌 과당경쟁 논란이 예상된다.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19일 오후 10시 9분 업비트는 이용자 예치금에 대해 연 1.3%의 요율을 적용한다고 공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 이용료 지급은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것으로, 업비트보다 앞서 코인원(연 1.0%)과 고팍스(연 1.3%)가 발표했다. 이후 19일 오후 11시 20분 2위 거래소 빗썸도 예치금 이용료율을 연 2.0%로 적용해 고객들에게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문제는 업비트가 빗썸의 발표가 채 30분도 지나지 않은 오후 11시 59분에 돌연 연 2.1%의 이용료율을 지급하겠다고 재공지한 점이다.이에 빗썸도 20일 자정(0시) 넘어 다시 “이용료율을 2.2%로 상향 조정한다”고 재공지했다. 업비트의 재공지가 나온 지 30분도 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점입가경으로 업계 4위 거래소인 코빗이 20일 오전 1시 예치금 이자율을 연 2.5%로 상향 조정했다고 재공지했다. 상향 이전에는 연 1.5%였으므로 무려 1%포인트(p)나 올랐다.이들 거래소의 예치금 이용료율은 현재 시중은행의 파킹통장 이자율이 연 2%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다. 고객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거래소를 찾아가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으나, 자체 정책을 손쉽게 바꾸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가상자산업감독규정 제5조(예치금이용료)은 “가상자산사업자는 예치금이용료 산정기준 및 지급 절차를 마련하고, 이에 따라 이용자에게 예치금의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이 경우 예치금이용료는 운용수익, 발생비용 등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거래소들이 자율적으로 이용료율을 설정할 수 있는 근거다.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이 담합까지는 아니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치금 이용료율을 맞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빗나간 것”이라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게 사태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07.20 01:36

2분 소요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의 핵, CSM이 뭐길래 [보험톡톡]

보험

보험계약마진(Contractual Service Margin·CSM)이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논란이다. 금융당국은 제도를 개선해 CSM에 따른 보험사들의 과당경쟁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외부 전문가와 협의해 방법론을 구축하는 등 CSM을 최선으로 추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분기 결산이 나오는 8월 이전에 CSM 인식 관련 제도개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새 회계기준(IFRS17) 아래서 CSM이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서다.CSM은 보험계약으로부터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미실현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지난해 도입된 IFRS17에서 가장 주목받는 핵심 지표로, 최근 보험사의 장기 수익성을 보여주는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구체적으로 CSM은 일단 부채로 계상한 뒤 매년 상각하면 이를 이익으로 인식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를 통해 현재 보유 중인 보험계약 포트폴리오에서 앞으로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계약을 얼마나 가졌는지를 추산이 가능하다.문제는 보험사마다 CSM 산출 기준이 달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IFRS17은 계리적 가정 산출의 기본원칙만 제시한다. 보험사들이 자의적인 계리적 가정을 적용하는 가운데, CSM을 단기에 확보하기 위해 장기인(人)보험 판매 등 과당경쟁이 발생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논지다. 보험사들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재무 건전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얘기다.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회계기준이 바뀐 것을 틈타 자의적으로 가정을 적용해 미래에 생길 이익을 앞으로 끌어 쓰는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2분기 결산이 이뤄지는 8월 전에 회계인식과 관련한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해 연말 결산 전까지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반면 보험업계는 이 같은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지난 3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보험사는 IFRS17 준비와 시행 과정 전반에 걸쳐 회계·계리법인 등 외부 전문가 등과 충분히 협의해 IFRS17 회계기준서에 입각한 결산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구축했다”며 “보험사의 재무제표는 독립된 감사인의 엄격한 확인을 거쳐 공개되는 정보로 인위적인 조작은 어렵다”고 밝혔다.협회는 “구축한 방법론에 따라 최선 추정을 통해 CSM을 산출하고 있다”며 “예상보험금·사업비 대비 실제보험금·사업비에 대한 차이(예실차)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이어 “예실차가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감독상 페널티가 있는 만큼 다수의 보험사가 적정 수준의 범위 내에서 예실차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요한 회계 이슈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적시에 해소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실차가 많이 벌어지면 결국 보험사의 회계정책 신뢰성이 무너지는 것인데 과도하게 유리한 계리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일각에서는 보험사의 과당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보험상품군을 보다 세분화해 미래보험료가 현가 대비로 수익성 요소를 제시해야 한다”며 “CSM 조정도 유지율 상승으로 인한 금액을 별도로 공시하는 등 그 원인을 세분화해 공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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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전’…‘100년 기업’ 하이트진로, 100년 청사진 그린다

유통

올해 주류업계 최초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자사의 역사를 돌아보며 향후 100년을 위한 마케팅 계획을 밝혔다. 주류 라인업 확장 및 개별 브랜드 전략을 통해 증류주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단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하이트진로, 100년의 전쟁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하이트진로는 1924년 ‘진로’ 모태기업인 진천양조상회와 1933년 ‘하이트’의 전신인 조선맥주에서 출발했다.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소주를 인수하며 출범한 것이 하이트진로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개별 브랜드 전략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왔다. 소주는 1998년 ‘소주=25도’라는 공식을 깨며 알코올 도수 23도의 ‘참이슬’을 내놨고, 2019년에는 진로 소주에 뉴트로 콘셉트를 입혀 새롭게 재출시했다. 2017년 국내 최초로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한 바 있다. 맥주는 2019년 청정 지역의 맥아를 엄선한 맥주 ‘테라’를 선보였고, 지난해 출시한 더블 숙성 라거 ‘켈리’를 출시했다. 올해는 지난 3월 출시한 소주 신제품 ‘진로골드’와 이달 말 출시할 증류주 신제품 ‘일품진로 오크 25’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진로골드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슈거’ 소주로, 쌀 100% 증류원액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이달 말에는 일품진로 신제품 일품진로 오크25를 내놓으며 증류주 시장 공략에 나선다.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 메인 제품인 알코올 도수 25도에 맞춘 제품으로 오크25는 목통 숙성 원액 블렌딩으로 색과 풍미가 다른 프리미엄 소주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목통숙성실에서 100년 노하우로 관리되는 최고급 원액을 사용한 점도 특징이다. 새로운 광고 모델로 가수 이효리를 발탁하고 소비자 홍보, 유튜브 영상 광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콘텐츠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개별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진로골드는 기존 진로의 확장 브랜드로, 진로와 진로골드 각각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며 “제품 단종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외면할 때 자연스럽게 밟는 수순이지만 진로는 여전히 충성 고객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길고 길었던 주류시장 100년 전쟁 속에서도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대한민국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왔다”며 “앞으로 새로운 100년에도 혁신적인 도전을 계속하며 대한민국의 희로애락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5.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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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본업·신성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피플&피플]

CEO

경제 관료와 국제기구를 두루 거친 김철주가 생명보험업계의 방향을 좌우하는 조타수가 됐다. 그는 수십 년간 단단히 쌓아온 경제·금융 경험을 살려 저출산·고령화 등 위기에 처한 생보업계를 다시금 도약시키겠다는 열의를 밝혔다. 제3보험 상품 등을 강화해 생보업 본업의 힘을 키우는 동시에 신사업 및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도 함께 찾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공직·국제기구 경험 풍부…최상목 부총리와 인연 '눈길'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 제36대 생보협회장에 취임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당시 김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으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12월 8일까지인 만 3년이다.김 회장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과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과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내고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부소장을 역임한 뒤 2021년부터는 금융채권자조정위원장으로 일해왔다. 이런 김 회장의 30여 년의 풍부한 경험은 업계에서 생보업의 도약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근거다. 취임 당시 김 회장은 “공직과 국제기구에서 축적해 온 경험과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산적해 있는 업계 현안을 속도감 있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생각으로 협회 구성원들과 고민하고 행동하며 생보업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또한 김 회장이 관료 출신이라는 점은 생보업계 규제 완화를 위해 정부와 소통하는 데 있어 큰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당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공직에 있을 때 맺었던 관계 등을 통해 정부와 협의도 원만히 진행할 수 있어서다. 공직에 있을 때는 기획재정부 서기관급 이하 직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3번에나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인연도 주목된다. 김 회장과 최 부총리는 학과는 다르지만, 서울대 82학번 동기이자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동시에 합격했다. 두 사람 모두 총무처 수습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함께 오랜 시간 일해 왔다. 김 회장은 최 부총리에 뒤를 이어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앞으로 두 사람의 연으로 생보업계의 여러 현안을 이전보다 부드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생보업 위기…제3보험으로 돌파할 것”김 회장은 지난 3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며 저출산·고령화 심화, 1인 가구 확대 같은 생보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생보업 재도약을 위한 성장전략을 밝혔다. 그가 발표한 전략들은 ▲제3보험 상품경쟁력 강화 및 시장 건전화 지원 ▲연금시장에서 생명보험 역할 강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신사업 진출 확대 ▲신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진출 확대 등 4가지다. 기존 본업경쟁력을 강화함은 물론, 신성장동력까지 마련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김 회장은 “손보업권의 제3보험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업권간 불균형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생보협회는 효율적인 위험률 산출을 위한 생명보험 기초 통계 관리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질병 예방이나 건강관리를 위한 신규 담보 개발을 지원하고 단기실적 중심의 과당경쟁을 지양하기 위한 환경 조성도 추진하기로 했다.김 회장은 연금시장에서 생명보험 역할도 강화도 약속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사적연금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금융업권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생보업계 입지는 점차 위축되고 있어서다. 연금시장에서 생명보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및 상품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신사업 진출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생보업권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 보험상품과 시니어케어 서비스 연계, 해외 금융당국 교류 지원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초고령화와 베이비부머 노인 세대 진입 등 거시적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생보협회는 토탈라이프케어 서비스 제공을 위해 헬스케어, 실버주택, 요양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다각적 사업모델 발굴 지원할 계획이다.아울러 김 회장은 생보업의 성장 정체를 극복할 돌파구로 해외 진출도 두드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베트남 등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당국과의 네트워크 확충에 힘쓸 예정이다. 업계 공통적으로 필요한 규제 개선 사항을 정리해, 국내외 금융당국에도 건의할 계획이다.김 회장은 “본업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생보산업의 장기적, 안정적 수익 창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고객들과의 상생 노력을 더욱 확충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제고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2024.05.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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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못 막은 투자잔혹사”…홍콩 ELS 사태, 커지는 '금융당국 책임론'

은행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홍콩 ELS) 사태를 둘러싸고 ‘금융당국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거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를 금지해 놓고도,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다시 판매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판매 허용 이후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6조원 손실 눈앞…금융사 발등에 불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이다. 이 중 15조1000억원이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연말까지 누적 손실액은 5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홍콩H지수는 2021년 초 1만2000선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5000선에 머물면서 원금 손실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이같은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11일 분쟁조정안을 내놨다. 당국의 기준안에 따르면 홍콩 ELS 판매 금융사가 배상해야 하는 비율은 최저 0%, 최대 100%다. 이에 각 판매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판매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은행들은 기본 배상비율, 홍콩 ELS 가입 사례별 고려요소 등을 면밀히 분석해 법률검토를 진행중이다.판매사의 배상 기준안을 내놓은 뒤 금융당국은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감독 태만이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금융당국은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직후 원금 20% 이상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에 대한 은행권의 판매 중단 방침을 내렸다. 하지만 은행의 지속된 요구에 ELS 신탁 판매를 재허용했다. 이후 홍콩 주식 급락에 ELS 원금 손실 경고등이 켜졌지만 금융당국에선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 2022년 11월 이복현 금감원장은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홍콩지수 연계 ELS의 낙인 규모가 증가했으나 대부분 내후년부터 만기가 도래해 단기간 내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금융정의연대·금융노조 등 “당국 책임” 한 목소리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2월 15일 은행의 ELS 판매 허용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 청구에는 ▲금융위가 은행의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를 허용하는 과정 ▲금융위의 감독·검사 부실 ▲금감원의 상시 감시·감독업무 태만 등의 문제점을 살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금융당국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각 관련 단체뿐 아니라 전문가들 또한 의견이 일치한다”면서 “감사 청구 이후 보통 1~2달 사이에 결과가 나오는데, 긍정적 결과를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금융노조 또한 최근 성명서를 통해 이번 홍콩 ELS 사태는 당국의 은행 비이자수익 확대에 대한 압박이 초래한 결과라고 밝히기도 했다.금융노조는 “지난 십수 년간 키코, DLF, 라임·옵티머스, 그리고 ELS 사태까지 파생금융상품 투자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금융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를 압박하며 은행을 성과주의의 첨병으로 삼고 은행원들을 과당경쟁 속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노조는 “또 한 번 금융소비자들은 금융당국의 관리 소홀과 투기적 금융 장려의 희생양이 됐다”면서 “금융당국은 금번 사태의 방관자가 아닌 원인제공자이며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개숙인 이복현 “성과평가 제도 개선”금융당국에 대한 책임 여론이 커지자 이복현 원장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 원장은 3월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개최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 이후 취재진과 만나 “홍콩H지수 연계 ELS 등 고난도 상품 판매와 관련해 당국이 면밀한 감독 행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일차적으로는 손실을 본 피해자분들, 그리고 지켜보신 많은 국민께 고통과 불편을 드린 점, 은행·증권사 근무자분들에게도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업계 신뢰가 훼손된 점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 감독 당국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송구하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홍콩 ELS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들의 성과평가를 고객의 이익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경쟁을 부추기는 금융사의 핵심성과지표(KPI)가 홍콩 ELS 사태의 발생 원인이 됐다는 지적에 따라 이 원장이 이같은 대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가능하면 3월 중에라도 당국, 업계, 학계, 협회 및 소비자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이라며 “가시적 성과가 연내에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3.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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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주 생보협회장 “생보산업 위기…제3보험 경쟁력 강화할 것”

보험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생명보험산업이 위기 상황”이라며 “연금 상품의 생명보험 역할 강화와 제3보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협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명보험 산업이 시장 포화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구조적으로 고성장을 하거나 수익을 많이 내기 어렵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해외 연금보험 운영현황을 벤치마킹해 연금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 “제3보험 위험률 산출과 관리체계 개편방안, 상품구성 합리화 방안을 검토해 보험시장 내에서 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제3보험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모두 취급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다.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사람의 질병·상해 또는 간병에 대해 금전과 그 밖의 급여를 지급할 것으로 약속하고 대가를 수수하는 계약을 말한다. 제3보험시장은 연평균 7.0%씩 고성장하고 있지만, 손해보험업권의 시장점유율이 70% 이상인 상황이다. 또한 김 협회장은 “포화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국내 생보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데 매진하겠다”면서 “해외 주요국의 법규와 제도, 감독체계를 조사하고 해외 금융당국과 네트워킹을 강화해 규제개선사항을 발굴, 건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현재 국내 생보사 중 한화생명은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에, 삼성생명은 태국, 중국에, 신한라이프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베트남에 각각 진출해있다.이들 신흥국 시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비중(보험침투율)이 3.6%로 우리나라(11.1%)에 비해 매우 낮고, 젊은 인구구조와 높은 경제성장률, 한국과 활발한 교역으로 상대적으로 진출이 용이하고 성장 기회가 큰 상황이다.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보험사들도 해외 진출 전략을 통해 성숙단계에 이른 자국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한 바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글로벌 보험사의 수입보험료 해외 비중을 보면 알리안츠는 76%, AXA는 71%, 푸르덴셜은 36%, 메트라이프는 35%, 일본 다이이치생명은 18%에 달하지만, 우리나라 생보사의 수입보험료 해외 비중은 3%에 불과하다.김 협회장은 생보사의 실버산업 진출 활성화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헬스케어 사업을 활성화하고, 시니어 전 주기별 진출전략을 수립, 지원하는 한편, 보험상품과 시니어케어 서비스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그는 생보사의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자회사 및 부수업무 관련 등 남아있는 규제 개선과, 생보업권에 적용되는 예금보호제도 개선에 대해 당국과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김 협회장은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과 같이 일부 상품의 판매 과당경쟁, 절판 마케팅으로 민원발생 우려가 있는 만큼 업계는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소비자 보호가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03.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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