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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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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파크부터 특급호텔까지" 포항시, 코스타밸리 조성 박차

여행

포항시가 체류형 관광단지 '코스타밸리'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장기·구룡포·호미곶 일대를 아우르는 '호미반도 명품 관광특구 조성사업'의 일환이다.이강덕 시장은 16일 서울 용평리조트를 찾아 코스타밸리모나용평 임학운 대표 등과 면담을 갖고, '코스타밸리 관광휴양지구' 조성을 위한 개발방향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코스타밸리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일원 165만㎡ 부지에 조성되는 고급 관광복합단지다. 200실 규모의 프리미엄 관광호텔, 170실 콘도미니엄, 18홀 대중제 골프장, 국내 최대 규모의 펫파크, 기업 연수원, 스마트레이싱 및 딥다이브 체험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임학운 대표이사는 "모나용평이 보유한 관광리조트 운영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코스타밸리를 영남권을 대표하는 체류형 리조트로 육성하겠다"며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성공적인 사업 추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강덕 시장은 "2026년 준공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를 중심으로 영일대, 송도, 호미곶 등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벨트 구축이 시급하다"며 "코스타밸리는 포항이 동해안 관광 메가허브로 도약하는 데 핵심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4.17 17:25

1분 소요
[단독] 서울시청 앞 프레지던트호텔 팔린다…‘조선호텔’이 위탁 운영 유력

유통

서울시청 앞 프레지던트호텔이 새 주인을 찾는다. 한양대의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케펠자산운용이 프레지던트호텔 매입을 희망해 이달 초 현장 실사를 거쳤는데, 프레지던트호텔 매입 이후 조선호텔앤드리조트가 위탁 운영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관광호텔 관련 기업 백남관광을 통해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추진한다. 백남관광은 한양학원이 지난해 기준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한양학원이 백남관광을 통해 프레지던트호텔을 소유, 운영하는 셈이다. 한양학원이 지분을 보유한 한양산업개발(현 HYD한양)이 50여 년 전 백남빌딩을 건설하며, 이 건물 내 프레지던트호텔이 들어섰다.백남관광의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희망가격은 3000억원대로, 시세 대비 높은 편이다. 프레지던트호텔 매입을 희망하는 곳으로는 케펠자산운용이 나섰다. 국내 자산운용사인 블루코브자산운용도 매입을 희망한다고 알려졌다. 현재 현장 실사를 마친 케펠자산운용은 매입 희망가격으로 2000억원대를 제시했다. 백남관광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격과 1000억원가량 차이 난다. 프레지던트호텔이 무리 없이 새 주인을 찾으려면 이들이 가격 측면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위탁 운영 기업으로 조선호텔앤드리조트가 거론되고 있다. 위탁 운영은 소유 기업이 호텔을 경영한 경험이 풍부한 제3자에게 운영을 맡기는 것이다. 매입 희망 기업이 프레지던트호텔을 사들이고, 위탁 운영 기업이 자사 브랜드로 호텔을 운영하는 형태다. 호텔 기업은 위탁 운영을 통해 호텔을 직접 짓지 않고도 브랜드를 판매해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메리어트, 힐튼 등 해외 브랜드는 물론 조선, 신라 등 국내 브랜드도 위탁 운영 사업을 영위한다.프레지던트호텔은 매각과 함께 새 단장도 진행할 예정이다. 1973년 문을 연 프레지던트호텔은 건물 곳곳이 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호텔을 운영하며 객실과 엘리베이터, 배관 등을 보수해 온 만큼 매각 이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 프레지던트호텔을 매입하려는 케펠자산운용이 ‘밸류애드’로 성과를 쌓은 자산운용사인만큼 호텔 매입 후 대공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애드는 부동산을 인수한 이후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입점시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PF 부실부터 호텔 매각까지한양학원이 프레지던트호텔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백남빌딩을 건설한 HYD한양의 유동성 위기가 꼽힌다. HYD한양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2023년 말 기준 당기순손실 49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HYD한양의 부채가 백남관광은 물론 한양학원과 산하 기업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백남관광이 HYD한양의 지분을, 한양학원이 백남관광의 지분을 보유해 연쇄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백남관광은 이미 HYD한양의 부동산 PF 대출 등에 여럿 지급 보증을 서기도 했다.실제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실적이 악화하자 들고 있던 HYD한양의 지분을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지분을 2022년 79.0%에서 2023년 34.8%로 크게 감소했다. HYD한양의 부채로 타격을 입은 백남관광이 추가 타격을 줄이기 위해 지분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대금도 HYD한양의 부채 여파를 줄이는 데 사용할 공산이 크다. 앞서 한양학원은 자금 마련을 위해 알짜 회사인 한양증권도 매각한 바 있다.

2025.01.21 11:30

2분 소요
"사생활이라..." 경찰 '문다혜' 파출소 동행 후 귀가

정책이슈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41)씨가 사고 당일 현장에서 바로 음주 측정을 하고, 인근 파출소로 임의 동행해 신원 확인을 한 뒤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전날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문씨의 신원은 운전 면허증을 통해 확인했다. 특별한 진술은 없었다"며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음주 사고 발생 시 통상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과 신분 확인을 하고 귀가시킨 뒤 나중에 기일을 잡아 다시 불러 조사한다"며 문씨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그는 문씨가 누구와 어떻게 귀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생활이라 공개하기 곤란하다. 본인이 운전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경찰은 사고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문씨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문씨가 이날 출석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경찰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경찰은 문씨가 음주 사고를 내기 전 신호를 위반한 정황이 CCTV 등에 포착된 것과 관련해 다른 법규 위반 여부도 조사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조사 전이라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구체적인 음주량은 진술받은 것이 아직 없고 약물 검사의 경우 강제로 시행할 근거가 없어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문씨의 공개 소환 여부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다. 이제껏 해온 대로 일반적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상황이 이런데도 일부 야권 극렬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다혜씨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가 이해해주고 감싸줘야 한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음주운전까지 했을까. 너무 딱하다"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앞서 문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51분쯤 서울 용산구 해밀톤관광호텔 앞에서 술에 취한 채 몰던 현대 캐스퍼 차량으로 차로를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닥쳤다. 택시 기사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문씨의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2024.10.08 07:21

2분 소요
“고정관념 갇히면 돈 안 돼” 체이슨M, 대학가 원룸건물을 호텔로

부동산 일반

1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정차하는 회기역 주변은 대학가로 유명하다. 경희대와 외국어대, 서울시립대 등 당장 생각나는 인근 유명대학만 3곳이다. 호텔이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대학가 전철역 앞에 체이슨그룹의 컨설팅을 통해 탄생한 첫 번째 ‘체이슨엠(Chason M)’ 호텔이 자리하고 있었다. “체이슨엠은 애초에 원룸으로 지어졌던 건물을 아예 호텔로 리노베이션(renovation)해 완성했다. 대학가에서 건물주가 원룸 월세를 많이 받기도 어렵지만 공실 없이 유지하기도 어려워 숙박업으로 등록해 일별 요금을 받아 수익을 높일 계획이었다.” 3월의 막바지에 달하던 어느 오후 와 체이슨엠 건물 2층 라운지에서 만난 정세호 체이슨그룹 대표가 말했다. 정 대표는 2017년부터 제주도 서귀포에서 자사 호텔체인인 ‘체이슨호텔 더스마일’과 ‘체이슨호텔 더리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뒤를 이어 라이센스 납품 형태로 완성시킨 체이슨엠의 성공에 힘입어 체이슨그룹은 해당 브랜드를 자사의 지적재산(IP)으로 성장시킬 야심을 품고 있다. ━ 대학가 맞춤형 호텔…역발상이 통했다 서귀포에서 4년간 호텔사업을 해오던 어느 날, 정세호 대표는 원룸으로 지어진 건물을 매수해 호텔로 업종 변경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건물주는 호텔스닷컴·부킹닷컴 등 OTA(온라인 숙박예약 플랫폼)에서 10점 만점에 9점대 평점을 기록한 체이슨호텔의 평판을 조회한 상태였고 체이슨그룹 측에 경영 매니지먼트를 부탁해왔다. 정 대표는 “호텔 위치가 생경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회기역이 대학들이 모인 중심역이다보니 입시철에 수시 면접을 보러오는 학생들 숙박수요가 제법 많고 한국외대에 외국인 비율이 높아 장기숙박으로 호텔에 묵으며 통학을 하려는 학생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체이슨그룹은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호텔’ 디자인에 나섰다. 제주도에선 현지 음식을 체험하고 싶은 관광수요에 맞춰 지역 유명 빵집의 베이커리로 조식을 특화했다면, 회기역 체이슨엠에선 조식 서비스 대신 고객이 스스로 간단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라운지를 마련했다. 라운지엔 전자레인지와 개수대를 갖춘 싱크대 등이 비치돼 있었다. 정 대표는 “외국학생들은 ‘원룸이되 관리 되는 원룸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장기투숙을 하다 보니 조식을 먹기보다 필요하면 간편식품을 조리해 먹거나 나가서 사먹는 걸 선호한다”면서 “그래서 조식 대신 공용키친을 제공하도록 건물주께 제안했다”고 밝혔다. 체이슨엠은 이밖에도 외국인 학생을 겨냥해 장기숙박 고객에 한해 공항에 벤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 호실 안을 들여다보면 심플한 붙박이장을 설치해 깔끔한 분위기를 내는 한편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책상 및 테이블로 쓸 수 있는 다용도 가구가 비치됐다. 건물 자체 디자인은 전담 디자이너와 협업해 기존 원룸의 특성을 줄이고 레지던스 느낌이 부각되는 데 중점을 뒀다. 체이슨엠 심볼을 비롯한 주요 색상은 경의중앙선과 같은 짙은 하늘색이 쓰였고 외국인 취향에 맞게 서울 랜드마크를 담은 그림도 호텔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 비수기 없이 365일 호황, 수익률 껑충 이 같은 맞춤형 디자인 덕에 현재 이 건물은 비수기 없이 365일 낮은 공실률을 자랑한다. 정 대표는 “실제 운영되는 걸 보니 3개 집단의 주요 고객이 투숙하면서 각 호실이 쉼 없이 굴러가고 있다”면서 “학기 중에는 외국인 학생들이 장기투숙을 하고 이들이 방학 때 본국으로 돌아가면 수시시즌이 와서 입시생들이 방을 채워주며 봄이나 가을철엔 경의중앙선을 이용하는 산행수요가 폭발해 등산인들이 숙박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시를 보는 시기도 대학마다 달라 20여개 객실이 빈방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건물주는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고 있다. 원룸을 공실 없이 운영해도 매달 기대 수익은 1000만원이었으나 업종 변경 후 현재 월평균 1600만원, 최대 1750만원까지 매출이 나온다. 같은 규모의 주변 건물보다 수익률이 높다. 원룸 월세보다 숙박으로 일일요금을 받는 것이 객당가가 높은 데다 공실이 적어 가능한 일이다. 건물주가 예약을 직접 관리하고 객실 청소이외에 인력을 쓰지 않아 비용 또한 적다. 정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인력을 파견할 수도 있지만 객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주가 직접 예약사이트에 접속하고 프로그램만 다룰 줄 알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고객께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이미 온양관광호텔과 평창 아이원 리조트에 브랜딩 및 MRO(유지·보수·운영) 컨설팅을 진행했던 체이슨그룹은 이번 체이슨엠 사업을 통해 ‘직영 브랜드 호텔’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체이슨엠 브랜드 자체를 하나의 지적재산으로 구축하고 직영점에 브랜드와 디자인, 운영에 대한 자사의 전반적인 철학을 전수하는 방식이다. 체이슨그룹의 영문 CI(기업이미지)와 BI(브랜드이미지), 폰트 등은 상표권 등록이 된 상태다. 이밖에도 체이슨그룹은 고객에게 각 호텔만의 특화된 디자인 사용에 대한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과 소통을 통해 붙박이장이나 기타시설 유지보수를 할 수 있도록 사후 서비스도 지속할 계획이다. 정세호 대표는 “컨설팅 비용은 건물 연면적과 용역 예상기간을 감안해 합리적인 선상에서 맞춤형으로 책정하며 상표권 등록이 된 심볼 사용에 대해서도 용역비만 받을 뿐 따로 사용기간은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체이슨그룹은 지난 3월 국회 기획재정위로부터 ‘2022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대상’ 산업발전부문을 수상했다. 정 대표는 “체이슨그룹은 국회 기획재정위로부터 수상한 기업답게 고객 예산의 효율적 운용과 부동산 가치 상승의 가도를 누구보다 특별하게 기획해내는 기업이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대학가뿐 아니라 신도시에도 원룸촌이 많아 임대인들은 건물 노후화와 공실, 보유세 같은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고충을 가진 건물을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2022.04.25 16:38

4분 소요
13년 만에 팔리는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이건희 기증관' 속도 내나

산업 일반

경복궁 옆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가 13년 만에 팔린다. 대한항공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48-3번지 외 21필지의 송현동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5578억원이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대한항공은 5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하면서 자금난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 대한항공은 2018년 56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각각 1760억원, 108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수요가 줄었고 전 세계 항공사들과 여행업계로 불어닥친 한파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화물 운송에 대응하면서 위기를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자금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인천 영종도의 레저 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인 왕산레저개발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 LH 매입 뒤 서울시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맞교환 송현동 부지 매각이 순조롭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다. 2008년 대한항공이 삼성생명으로부터 약 2900억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할 당시 대한항공은 이 땅에 7성급 호텔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학교 반경 200m 안에는 관광호텔을 세울 수 없다는 법에 가로막혔다. 풍문여고, 덕성여중·고 등이 인접해 있기 때문이었다. 호텔 건립이 무산되고 회사의 자금 사정도 나빠지면서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려 했지만,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매각은 또다시 무산됐다. 공원이 조성되면 이익을 남길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입찰에 참여한 15개 업체가 모두 입찰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가 매입하겠다며 4670억원의 보상금액을 제시했지만, 대한항공은 시세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권익위원회 중재까지 간 끝에 올해 3월 대한항공과 서울시, LH가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에 합의하며 갈등이 봉합됐다.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사들이면 서울시가 보유한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맞교환하는 조건이었다. 송현동 부지가 새 주인을 찾으면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이 명예회장이 모았던 2만3000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나라에 기증하자 국보급 예술품 등 이건희 컬렉션을 따로 보관하고 전시할 미술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서울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도 이건희 기증관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는데, 서울 송현동 부지에 짓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지난 1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지로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 9787㎡를 확정하는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송현동 부지 전체 면적 3만7141㎡ 가운데 기증관이 들어서는 면적 이외 부분은 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국제설계 공모 절차를 실시하고 설계·공사에 들어가 2027년 완공·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이건희 기증관' 건립 속도…시민단체는 '졸속 추진' 비판 송현동 부지 인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을 비롯해 60여개 갤러리가 있고 5대 고궁과 북촌한옥마을 등 문화·관광 인프라도 풍부하다. 서울시는 서울공예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 시립시설을 포함해 광화문과 송현동 일대 문화자원을 연계해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몰, 독일 베를린의 박물관 섬(Museum Island) 같은 문화·관광 지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문화연대,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해 원칙도 절차도 명분도 없는 방식으로 기증관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1년도 지나지 않은 기간에 기증관 구상, 추진 계획 수립, 관계부처 협의, 부지 확정이 충분한 논의 없이 이뤄졌다”며 “대규모 국가 예산이 예상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 문화정책과 연계성, 기증품 검증, 기증관의 지속가능성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1.12.24 14:16

3분 소요
“분양가 높아졌으면 개발회사도 그 수준 맞추어야” 정세호 체이슨그룹 대표

부동산 일반

“서울의 경제 규모가 해외 주요 도시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고분양가로 가고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분양가 수준에 걸맞게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최근 부동산 개발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선언한 체이슨호텔의 정세호 체이슨그룹 대표는 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자신만의 호텔 서비스 데이터와 도시 계획학 지식이 앞서가는 부동산 상품 개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정제된 언어로 설명했다. 그리고 차분하지만 분명하게 신세대 디벨로퍼(developer)로서 자신만의 개발 컨설팅 철학을 밝혔다.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그는 시행사업과 인연이 된 이후 문화예술경영 석사를 딴 뒤 현재 홍익대학교 도시계획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뿔테 안경에 검은 니트 차림을 한 청년의 모습은 언뜻 보면 일찍 출세한 교수나 대학 강사를 떠올리게 했다. ━ 갈대밭을 랜드마크로…선구안이 낳은 성공 경험 지금의 ‘체이슨’이란 이름값을 만든 프로젝트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2017년 개점한 체이슨호텔 더스마일과 체이슨호텔 더리드였다. 체이슨그룹이 2015년 기획 당시부터 호실 분양, 완공 후 운영까지 맡았던 두 프로젝트는 여러모로 정 대표의 기획력과 선구안이 돋보인 작품이다. 정 대표는 전공지식과 호텔·레저산업에 대한 자신만의 분석을 바탕으로 저렴한 부지를 선점했다. 통상 제주도 호텔은 바닷가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그는 서귀포혁신도시라는 도심 속 입지의 가능성에 집중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온종일 숙소에 있기보다 한라산·성산 일출봉·천지연폭포 등 대표 관광지를 방문한 뒤 교통이 좋고 깔끔한 침구가 잘 갖춰진 숙소에서 머물고자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정 대표는 도로계획 상 버스정류장이 들어설 위치를 알아보고 체이슨호텔 더리드 부지를 매입했다. 실제로 해당 호텔 앞엔 현재 공항리무진과 시내버스가 서는 버스정류장이 자리하고 있다. 분양 당시인 2015년 11월에는 제주도 신공항 계획이 발표되며 체이슨호텔 더 스마일과 함께 단숨에 ‘완판(완전판매)’됐다. 정 대표는 “토지를 매입할 당시 호텔 부지는 풀밭에 불과했지만 정말 미래가치를 보고 개발에 들어간 것”이라며 “디벨로퍼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다 보면 먼저 들어가야 할 곳이 보인다”고 말했다. ━ 호텔에서 ‘파워하우스’까지, 체이슨의 야심은? 호텔 준공 이후 운영에서도 처음 기획했던 방식이 적중했다. 키오스크(KIOSK)를 이용한 무인 체크인과 룸서비스·밀 박스 형태의 조식 서비스 등 체이슨호텔에서 시도한 방식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언텍트(untact) 시대를 예견한 선구안이다. 정 대표는 당시 한반도를 스쳐 지나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허투루 보지 않았다. 그는 “하얏트나 메리어트도 질병에 대한 매뉴얼이 없던 상태에서 근로 인원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채택해 전염병 예방이나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효과를 봤다”며 “기계가 체크인하는 동안 직원이 고객의 짐을 들어드리고 위생을 더 철저히 하는 등 적은 직원으로 5성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 운용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체이슨 호텔 각 지점은 호텔스닷컴·부킹닷컴 등 OTA(온라인 숙박예약 플랫폼)에서 10점 만점에 9점대 평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세호 대표의 비전은 더 멀리 있었다. 지금까지 체이슨은 호텔개발·운영사업을 통해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동시에 까다로운 방문객들에 대한 접객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체이슨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평창 아이원 리조트 위탁운영 및 온양관광호텔의 리브랜딩 등 MRO(유지·보수·운영)사업도 시작했다. 서울 회기역 앞 체이슨엠 호텔은 라이센스 납품 형태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정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PM(Project Management) 컨설팅을 통한 ‘파워하우스(power house)’ 개발을 기획하고 있다. 파워하우스란 단지 비싸고 선도적인 상품이란 차원을 넘어 제한된 소비층에만 공급되며 그만큼 고품질을 보장하는 형태의 브랜드를 뜻한다. 유럽에서 브랜드 분류를 할 때 흔히 하이앤드보다 파워하우스를 더 위급으로 본다. 그 첫 작업은 유명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설계한 고급빌라가 될 예정이다. 이 고급빌라는 층별로 다른 일조량에 맞춘 독특한 디자인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런 특화 설계를 통해 체이슨이 기획하는 주거상품은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된다. 호텔사업을 통해 축적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노하우·데이터도 한몫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비트코인이나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과 앞선 정보를 통해 고소득을 올리는 스마트컨슈머(Smart Consumer)가 늘고 있다”면서 “그들은 ‘내가 이 정도 금액을 주고 사면 이 정도의 가치를 살 수 있다’는 부분이 납득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개발사 스스로 접객에 대한 빅데이터가 자체적으로 수립이 돼 있어야만 호텔식 주거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 논리적인 상품 개발이 가능한데 우리는 체이슨호텔을 포트폴리오로 실제 호텔 서비스에 성공한 바 있다고 내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제주도민을 많이 고용했다는 측면에서 인정을 받아 호텔 운영사가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수상을 했다”면서 “우리 본사는 서울이지만 제주도에서 사업을 하면 제주도에 돈이 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호텔에서 제공하는 크로아상 역시 콘레드 출신 현지 파티쉐가 운영하는 빵집에서 독점 발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이슨그룹은 앞으로 기획하는 주거상품에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자재를 사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2021.11.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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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추억의 신혼여행지’…서울 관광호텔도 사상 첫 감소세

유통

온천관광산업의 상징이었던 충남 아산 온양관광호텔이 연말 폐업을 검토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온양관광호텔 측은 최근 아산시에 폐업할 뜻을 전했다. 호텔 부지 내 존재하는 지방문화재로 인해 추가적인 시설투자가 어려운데다 코로나19로 인해 투숙객이 크게 줄면서 경영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온양관광호텔은 175개 객실과 한번에 700여 명을 동시수용할 수 있는 대온천장을 갖춘 3성급 호텔이다. 1966년 9월 개관 후 1970~80년대 ‘신혼여행 1번지’로 꼽히며 연간 이용객이 4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 등의 문제로 관광객이 점차 줄어 평일 투숙률이 10%를 밑도는데다 주말 투숙률 역시 평균 15%를 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매년 20억원의 적자를 내 최근 3년 간 누적 적자만 70억원에 달한다.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간 온양관광호텔을 지난해 7월 한 건설사가 인수하며 부활의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인수자가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비롯해 한옥호텔 신축 등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호텔 부지 내 3기의 지방문화재로 인해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신규 투자가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매월 1억5000여 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들어선 직원 월급조차 제때 주기 어려울 만큼 고사 위기”라고 말했다. 지방 호텔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내 호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전국 관광숙박업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서울 관광호텔은 331개로 1년 전보다 2개 줄었다. 서울 관광호텔 수가 줄어든 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 관광호텔(연말 기준)은 2008년 125개에서 2012년 151개, 2014년 211개, 2017년 308개, 2018년 330개, 2019년 333개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5성급 관광호텔 1곳을 비롯해 4성급 6개, 3성급 14개, 2성급 7개 감소했다. 반면 1성급은 변화가 없었고, 등급이 없는 관광호텔은 26개 증가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호텔은 대부분 비즈니스 방문객을 비롯한 외국인 수요가 80% 이상”이라며 “일부 특급호텔이 내국인을 상대로 각종 호캉스 상품을 내놓고 객실 판매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중소형 관광호텔은 투숙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국호텔업협회가 조사한 ‘전국 5대 권역 호텔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호텔 객실 판매율은 45.1%에 그쳤다. 객실 100개 중 55개 객실이 비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이전 정상영업 시기인 2019년 연간 객실 판매율은 평균 71%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 경남관광호텔이 문을 닫았고, 서울 종로구 센터마크호텔은 휴업에 들어갔다. 올 들어서는 쉐라톤 서울 팔래스 호텔과 르메르디앙 호텔 등 서울 강남권 5성급 특급호텔이 잇따라 문을 닫거나 매물로 나왔다. 주인이 바뀐 호텔의 경우 호텔이 아닌 오피스텔 등 상업용 빌딩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매각이 쉽지 않은 중소형 호텔의 경우엔 장기 투숙객 수요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인 한 3성급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라며 “객실 내부에 취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는 공사가 한창”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된 밀레니엄 힐튼 서울의 경우 폐업을 전제로 한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힐튼 호텔의 경우 남산을 끼고 있고, 인근에 대기업이 많아 오피스용 부동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인수자 입장에선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많이 드는 호텔에 비해 오피스텔이나 고급 주거단지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밀레니엄 힐튼 서울의 소유주인 CDL 호텔 관계자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과의 장기 경영위탁 계약에 따라 호텔 영업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호텔 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허정연

2021.07.0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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