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청 앞 프레지던트호텔 팔린다…‘조선호텔’이 위탁 운영 유력
백남관광,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추진
매각 희망가격 3000억대…협의 관건
조선호텔앤드리조트 위탁 운영 거론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서울시청 앞 프레지던트호텔이 새 주인을 찾는다. 한양대의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케펠자산운용이 프레지던트호텔 매입을 희망해 이달 초 현장 실사를 거쳤는데, 프레지던트호텔 매입 이후 조선호텔앤드리조트가 위탁 운영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관광호텔 관련 기업 백남관광을 통해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추진한다. 백남관광은 한양학원이 지난해 기준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한양학원이 백남관광을 통해 프레지던트호텔을 소유, 운영하는 셈이다. 한양학원이 지분을 보유한 한양산업개발(현 HYD한양)이 50여 년 전 백남빌딩을 건설하며, 이 건물 내 프레지던트호텔이 들어섰다.
백남관광의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희망가격은 3000억원대로, 시세 대비 높은 편이다. 프레지던트호텔 매입을 희망하는 곳으로는 케펠자산운용이 나섰다. 국내 자산운용사인 블루코브자산운용도 매입을 희망한다고 알려졌다. 현재 현장 실사를 마친 케펠자산운용은 매입 희망가격으로 2000억원대를 제시했다. 백남관광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격과 1000억원가량 차이 난다. 프레지던트호텔이 무리 없이 새 주인을 찾으려면 이들이 가격 측면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위탁 운영 기업으로 조선호텔앤드리조트가 거론되고 있다. 위탁 운영은 소유 기업이 호텔을 경영한 경험이 풍부한 제3자에게 운영을 맡기는 것이다. 매입 희망 기업이 프레지던트호텔을 사들이고, 위탁 운영 기업이 자사 브랜드로 호텔을 운영하는 형태다. 호텔 기업은 위탁 운영을 통해 호텔을 직접 짓지 않고도 브랜드를 판매해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메리어트, 힐튼 등 해외 브랜드는 물론 조선, 신라 등 국내 브랜드도 위탁 운영 사업을 영위한다.
프레지던트호텔은 매각과 함께 새 단장도 진행할 예정이다. 1973년 문을 연 프레지던트호텔은 건물 곳곳이 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호텔을 운영하며 객실과 엘리베이터, 배관 등을 보수해 온 만큼 매각 이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 프레지던트호텔을 매입하려는 케펠자산운용이 ‘밸류애드’로 성과를 쌓은 자산운용사인만큼 호텔 매입 후 대공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애드는 부동산을 인수한 이후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입점시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PF 부실부터 호텔 매각까지
한양학원이 프레지던트호텔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백남빌딩을 건설한 HYD한양의 유동성 위기가 꼽힌다. HYD한양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2023년 말 기준 당기순손실 49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HYD한양의 부채가 백남관광은 물론 한양학원과 산하 기업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백남관광이 HYD한양의 지분을, 한양학원이 백남관광의 지분을 보유해 연쇄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백남관광은 이미 HYD한양의 부동산 PF 대출 등에 여럿 지급 보증을 서기도 했다.
실제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실적이 악화하자 들고 있던 HYD한양의 지분을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지분을 2022년 79.0%에서 2023년 34.8%로 크게 감소했다. HYD한양의 부채로 타격을 입은 백남관광이 추가 타격을 줄이기 위해 지분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대금도 HYD한양의 부채 여파를 줄이는 데 사용할 공산이 크다. 앞서 한양학원은 자금 마련을 위해 알짜 회사인 한양증권도 매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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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관광호텔 관련 기업 백남관광을 통해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추진한다. 백남관광은 한양학원이 지난해 기준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한양학원이 백남관광을 통해 프레지던트호텔을 소유, 운영하는 셈이다. 한양학원이 지분을 보유한 한양산업개발(현 HYD한양)이 50여 년 전 백남빌딩을 건설하며, 이 건물 내 프레지던트호텔이 들어섰다.
백남관광의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희망가격은 3000억원대로, 시세 대비 높은 편이다. 프레지던트호텔 매입을 희망하는 곳으로는 케펠자산운용이 나섰다. 국내 자산운용사인 블루코브자산운용도 매입을 희망한다고 알려졌다. 현재 현장 실사를 마친 케펠자산운용은 매입 희망가격으로 2000억원대를 제시했다. 백남관광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격과 1000억원가량 차이 난다. 프레지던트호텔이 무리 없이 새 주인을 찾으려면 이들이 가격 측면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위탁 운영 기업으로 조선호텔앤드리조트가 거론되고 있다. 위탁 운영은 소유 기업이 호텔을 경영한 경험이 풍부한 제3자에게 운영을 맡기는 것이다. 매입 희망 기업이 프레지던트호텔을 사들이고, 위탁 운영 기업이 자사 브랜드로 호텔을 운영하는 형태다. 호텔 기업은 위탁 운영을 통해 호텔을 직접 짓지 않고도 브랜드를 판매해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메리어트, 힐튼 등 해외 브랜드는 물론 조선, 신라 등 국내 브랜드도 위탁 운영 사업을 영위한다.
프레지던트호텔은 매각과 함께 새 단장도 진행할 예정이다. 1973년 문을 연 프레지던트호텔은 건물 곳곳이 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호텔을 운영하며 객실과 엘리베이터, 배관 등을 보수해 온 만큼 매각 이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 프레지던트호텔을 매입하려는 케펠자산운용이 ‘밸류애드’로 성과를 쌓은 자산운용사인만큼 호텔 매입 후 대공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애드는 부동산을 인수한 이후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입점시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PF 부실부터 호텔 매각까지
한양학원이 프레지던트호텔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백남빌딩을 건설한 HYD한양의 유동성 위기가 꼽힌다. HYD한양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2023년 말 기준 당기순손실 49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HYD한양의 부채가 백남관광은 물론 한양학원과 산하 기업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백남관광이 HYD한양의 지분을, 한양학원이 백남관광의 지분을 보유해 연쇄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백남관광은 이미 HYD한양의 부동산 PF 대출 등에 여럿 지급 보증을 서기도 했다.
실제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실적이 악화하자 들고 있던 HYD한양의 지분을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지분을 2022년 79.0%에서 2023년 34.8%로 크게 감소했다. HYD한양의 부채로 타격을 입은 백남관광이 추가 타격을 줄이기 위해 지분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대금도 HYD한양의 부채 여파를 줄이는 데 사용할 공산이 크다. 앞서 한양학원은 자금 마련을 위해 알짜 회사인 한양증권도 매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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