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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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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영토 포기 없다"…트럼프 종전안 압박에도 완강한 거부

국제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종전안을 수용하라고 공개 압박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핵심 쟁점인 '영토 양보 요구'를 단호히 거부했다.9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남 밤 기자들과 왓츠앱 음성 메시지를 통한 문답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러시아는 우리에게 영토를 포기하라고 요구한다"며 "우리는 분명히 어떤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그는 "우리(우크라이나) 법으로든, 국제법으로든, 도덕률로든 우리는 무엇도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도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헌법을 들어 종전 협상의 일부로서 영토를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 왔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뺏지 못한 약 30%의 영토까지 포함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라고 요구한다.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하는 종전안에도 이 부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고 있으며, 유럽 주요국도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를 강제로 요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4∼6일 사흘간 종전안을 논의하고 나서 협상안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다만,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최신안에서 영토 및 자포리자 원전 통제와 관한 조항은 더 강경해졌고 안전보장에 대한 핵심 의문은 여전히 미응답 상태라고 전했다.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이 중재하는 종전안을 수용하도록 압박했다.그는 미국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우위에 있는 건 러시아"라며 "그(젤렌스키)가 그걸(미국의 최신 종전안) 읽으면 좋을 것이다. 그의 부관들, 그의 최고위층 사람들도 그걸 좋아했다"고 말했다.최근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맞지 않지만, 꼭 틀리지도 않았다"며 "그들은 협조(play ball)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합의를 거부하면 어떻게 할지 질문에도 "그는 상황 파악을 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그는 지고 있으니까"라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많은 땅을 차지했다", "러시아가 우위에 있다", "러시아가 더 강한 위치에 있다"며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거듭해서 언급했다.우크라이나와 함께 유럽의 태도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유럽)은 말만 하고 해내지는 않는다. 전쟁이 계속되기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오랫동안 선거를 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더는 민주주의가 않은 지점에 이르렀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했다.젤렌스키는 지난해 5월 대통령 5년 임기가 끝났으나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임기를 연장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젤렌스키 정부에 법적 정당성이 없다고 본다.이틀간 유럽을 돌며 지지 결집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종전을 위한) 구성 요소는 더 발전했고, 이를 미국 측에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그는 "모든 것은 러시아가 유혈사태를 멈추고 전쟁을 재점화하지 않도록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자세가 돼 있는지 여부"라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다듬은 문건을 미국에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영국 런던에서 영국·프랑스·독일 정상과 만나고 벨기에 브뤼셀로 건너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이날 이탈리아 로마로 건너가 레오 14세 교황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도 회동했다.이같은 36시간에 걸친 유럽 순방에서 전통적인 기자회견을 열 시간이 없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과 온라인 메신저로 음성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했다.AP 통신은 이런 즉흥적인 방식은 전 세계 정상 사이에서 드문 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어떤 방식으로든 실시간 소통 의지를 보여 왔다고 짚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직후 키이우가 포위되자 "우리 모두 여기에 있다"는 휴대전화 영상 연설을 내보내 주목받았고, 이후에도 심야 영상 연설을 이어가고 서방 의회나 회의에서 원격 연설을 하는 등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았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2025.12.10 07:55

3분 소요
미·우크라 종전안 협상 '부분 진전'…핵심 쟁점은 여전히 평행선

국제 경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두 번째 종전안 협상을 진행했으나, 영토 양보와 안보 보장 등 핵심 쟁점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CNN, 가디언, AP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 홀렌데일 비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맞았다.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세르히 키슬리차 외무차관, 안드리 흐나토우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 등으로 구성됐다. 양측은 약 4시간 동안 회담을 이어갔다.루비오 장관은 협상 종료 후 우메로우 서기와 함께 취재진 앞에 서서 "매우 생산적이고 유익한 세션이었고 추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는 "전투를 종식하기 위한 조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번영을 위한 조건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오늘 지난주 제네바에서 구축한 기초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노력했지만, 여전히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또 러시아를 가리켜 "방정식의 일부가 돼야 할 '또다른 당사자가 분명히 있다"며 "미국은 여러 수준에서 러시아와 접촉해왔으며, 그들의 견해도 꽤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우크라이나 대표 우메로우 서기는 구체적 언급 없이 "생산적이고 성공적인 회담"이라는 긍정적 총평을 내놨다.그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명예로운 평화를 진전시키고 미국 측과의 입장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며 "우리의 핵심 목표인 안보, 주권,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에는 변함이 없고, 미국 측도 이를 공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이날 양국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대면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한 영토 문제 등 핵심 사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CNN은 회담 도중 "전쟁 해결을 위한 가장 민감한 문제들을 논의했고, 지금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 소식통 전언을 보도했다.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상에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양도 문제·안보 보장 문제를 제외한 조항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한 미국 고위 관료는 액시오스에 "백악관은 일요일(30일) 마지막 두 가지 문제(영토·안보 보장)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자 하며,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미국은 이날 '경제적 번영'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영토 관련 일부 양보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견이 남았다는 뉘앙스의 양측 브리핑으로 미뤄볼 때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평화 협상 타결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 후임자를 뽑는 대선 실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CNN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1일 곧바로 모스크바로 출발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러시아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쿠슈너가 동행할지는 불분명하다고 한다.다만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는 길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뿐이며, 철수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달성할 것"이라며 돈바스 전역 양도가 아닌 수정안은 거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한 상황이어서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이 벌어지는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유럽연합(EU) 수장과 연대를 과시하며 협상력 제고에 나섰다.그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통화한 뒤 "우리와 파트너들의 공통된 입장은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에도 "우리는 핵심 문제에 공통된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인프라 공격 속에서 우리의 회복력 강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프랑스 파리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종전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2025.12.01 09:15

3분 소요
트럼프 "러·우크라 종전 합의 임박"…푸틴·젤렌스키 회동도 시사

국제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 합의가 "매우 가까워졌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27일)을 앞두고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나는 우리가 (종전안) 합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나는 9개월 동안 8개의 전쟁을 끝냈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거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는 "지난 1주일간 내 팀은 전쟁 종식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또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기존 28개 조항 평화구상은 양측의 추가 의견을 넣어 세밀하게 조정됐으며, 이견은 몇개 조항만 남아있다"고 말했다.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협상을 통해 기존 종전안의 28개 항목을 19개 항목으로 줄인 새 초안을 도출했으며, 이는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6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변경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추가 확장 제한과 관련한 표현도 완화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도됐다.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 평화구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라고 지시했으며, 동시에 댄 드리스컬 육군 장관은 우크라이나 측을 만날 것"이라고 적었다.그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모든 진전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라면서 "조만간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를 희망적으로 고대하지만, 종전 합의가 마무리되거나 최종 단계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전통에 따라 칠면조 두 마리를 '사면'했다. 그는 이들이 도축돼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완전하고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인" 대통령의 사면권을 행사한다고 선언했다.백악관은 온라인 국민 투표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사육된 이들 칠면조를 '고블'과 '웨들'로 명명했다. 고블(Gobble)은 '게걸스럽게 먹다'라는 뜻으로 칠면조가 내는 소리를 뜻하기도 한다. 웨들(Waddle)은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칠면조의 이름을 "'척'과 '낸시'로 부를까 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선 내가 절대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적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같은 당 여성 거물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겨냥한 것이다.또 지난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사면한 칠면조 '피치(Peach)'와 '블러썸(Blossom)'을 거론하며 "작년 사면은 무효"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졸린 조 바이든"이 "사면에 오토펜(자동 서명기)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졸린 조 바이든'과 '오토펜'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체력과 인지력 저하를 공격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트럼프 대통령은 고블과 웨들을 가리켜 "이들은 미국 대통령에게 헌정된 칠면조들 중 가장 큰 두 마리"라며 "각각 50파운드(약 22.7kg)가 넘는다"고 소개했다.그러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와 폭력이 만연하다'는 이유로 주방위군을 투입하려 하는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거론하며 "시장은 무능하고, 주지사는 크고 뚱뚱한 게으름뱅이(big fat slob)"라고 비난했다.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와 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이들은 시카고에 대한 주방위군 투입을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몇 파운드 정도는 빼고 싶다"면서도 "추수감사절에는 절대 빼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칠면조 고기를 먹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농담했다.

2025.11.26 08:20

3분 소요
트래블월렛, 추석 연휴 결제 1위 지역 공개…2위는 미국

스타트업

글로벌 외환 결제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이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3일부터 9일 동안 서비스 출시 이후, 하루 기준 역대 최대 결제액과 거래 승인 수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연휴 기간 최대 일 결제액은 약 146억원(1020 달러), 거래 수는 33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초 황금연휴 당시의 일 결제액(한화 약 111억 원, 778만 달러) 대비 약 30%, 전년 추석 때의 거래 수(약 23만 건) 대비 약 42% 증가한 수치다.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가별 결제 비중은 ▲일본 ▲미국 ▲베트남 ▲중국 ▲호주 ▲이탈리아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단거리 여행지인 ▲일본 ▲베트남 ▲중국은 전월 대비 평균 약 3%p 감소한 반면 ▲미국 ▲호주 ▲이탈리아 등 장거리 여행지는 증가세를 보였다. 7일간 이어진 연휴의 영향으로 장거리 여행 수요가 확대되며, 결제 지역 역시 특정 국가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국가로 분산되는 양상을 보였다.자동충전액 또한 해당 주간 일평균 2억원을 넘어서며 직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이용자 신뢰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기반으로 사용이 확대되며, 트래블월렛은 2025년 10월 말 기준 누적 거래액 7조원, 누적 카드 발급 850만 장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이러한 성과는 트래블월렛의 사용자 중심 결제 환경이 뒷받침했다. 트래블월렛은 ▲45개 외화 결제 수수료 0원 ▲실시간 환율 적용 ▲펌뱅킹 자동 충전 ▲스마트 ATM 카드 발급 ▲N빵결제 등 이용 편의를 극대화한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외화 관리와 결제 과정을 단순화한 구조가 사용자 경험의 편의성과 신뢰를 높이며 재이용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트래블월렛은 신뢰성 높은 외환·결제 기술력과 안정적인 디지털 금융 시스템을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암호화폐 플랫폼 크립토닷컴과 공동 브랜드 선불카드 및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차세대 글로벌 결제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거래 증가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트래블월렛의 결제 안정성과 기술력을 신뢰하고 선택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복잡한 외환 결제 과정을 기술로 단순화해 전 세계 어디서나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결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5.10.30 18:01

2분 소요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중국의 급부상 [스페셜리스트 뷰]

국제 경제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트럼프발 관세 불안이 소멸된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신흥국 증시가 상호관세 부과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특히 미국 증시는 보란 듯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패권국가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당초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에 유화책을 쓰지 않고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등 맞불 작전으로 치킨게임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이후 미-중은 제네바(5.11일)와 런던 협상(6.10)을 통해 상호 관세를 115%포인트(p) 인하하고 반도체와 희토류 수출 규제도 완화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미-중 양국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인 것처럼 희토류,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힘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국 중국 견제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국제 정부 회의에서 미국만 발언하고 그 발언 내용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우리 당국자의 언급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세계는 미국을 다시 본다최근 트럼프의 글로벌 관세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귀결되는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에서 리딩국가 미국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미국의 여론 조사기관 Morning Consult의 2025년 6월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44개 국가 중 38개국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하락했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34개국에서 중국의 호감도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이다.이러한 정서 변화가 반영된 조사 결과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덴마크 DPI(Democracy Perception Index)가 96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76개국(약 79%)이 미국보다 중국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로 인해 반중 감정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인 셈이다.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자국 이익을 위해 동맹국 등 여타국과 갈등도 마다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된데 따른 일종의 부작용이다. 이러한 반미 감정은 특히 네덜란드·독일·캐나다·프랑스 등 전통적 미국 우방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정책 외에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분담금 압박, 글로벌 기후협약 탈퇴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인 일본도 관세 협상의 대가로 제시한 5500억달러 투자와 관련해 불공정성에 대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특히 중동 지역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인질 교환 협정 등으로 마무리 되고 있는 것 같은 상환인데 중국이 뜻밖에 큰 혜택을 보고 있다. 아랍 바로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선호도가 크게 하락한 반면 중국의 선호도는 상승했다. 그 결과 미-중간 선호도 격차는 2배로 확대됐다.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시아파, 수니파 등 종파를 불문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을 동일시하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중동에 대한 원유 수입 확대, 인프라 투자 등 경제 협력 증가가 호감도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즈(FT)는 트럼프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인도, 대만 등 중국 주변국에 대해서도 고율의 관세 부과(인도 25%, 대만 20%) 등 자국 이익을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지속하면서 미국의 미래를 위협하고 중국에는 유리한 선물을 준다고 분석했다. 가장 주목할 국가는 인도다. 인도는 최근 미국과 관세 및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갈등을 겪으면서 중국으로 외교의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모디 인도 총리는 미국과의 관세 갈등 이후 트럼프의 전화를 4차례나 거부한 반면 지난 9월 중국 주도의 상해협력기구(SOC)에는 7년 만에 참석했다. 참고로 인도는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장기간 중국과의 갈등을 지속하면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핵심 카드로 인식돼 왔다. 앞서 언급한 최근의 글로벌 정세 변화는 기존 미국 중심 국제질서의 균열 신호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부상하는 글로벌 사우스, 중국의 새로운 무대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약 120여 개 개발도상국을 아우르며 전세계 인구의 85%, 국내총생산(GDP)의 40%,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의 65%를 차지하는 거대한 지역 경제 블록이다. 이들 국가는 지정학적으로는 분산돼 있으나, 경제 개발이라는 공동 목표, 탈서방 중심의 국제질서 재편이라는 인식을 일정 수준 공유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글로벌 사우스를 전략적 우군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속해 있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국가(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는 기존 5개국에서 인도네시아·이란·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에티오피아 등을 포함한 10개국으로 확대됐다. 이들 BRICS의 GDP는 PPP(구매력평가) 기준 82조달러로 선진국 G7 GDP의 합계 59조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아울러 중동에서도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원유의 안정적 확보와 일대일로(중국의 新실크로드 전략) 해상 루트 구축을 목적으로 사우디·UAE·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위안화 결제 협정, 네옴시티 투자, 이란과의 중재 외교 등은 미국의 공백을 메우는 중국의 행보를 잘 보여준다. 미국이 셰일오일 덕에 중동에 대한 관심을 줄인 사이, 중국은 조용히 판을 뒤집고 있는 셈이다.아프리카에서는 미-중의 영향력 격차가 더욱 분명해지면서 이미 ‘중국의 뒷마당’이 됐다. 중국의 대 아프리카 FDI(외국인직접투자)는 미국의 35배, 무역 규모는 4배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갈륨 등 희귀광물의 주요 생산국으로서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와 장기적 협약을 맺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전략원자재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큰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2006년부터 아프리카 각국과 3년마다 정상급 회담을 정례화하여 정치·외교·경제 전반에서 파트너십을 다지고 있는데 이는 1973년 마오쩌둥이 아프리카 등을 제3세계로 강조하면서 시작된 외교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이러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연대는 중국에게 있어 미국의 대중 견제를 완충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향후 국제기구 개편, 무역결제 체계 전환 등에서도 기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브릭스 등 신흥국과의 경제협력을 넘어서 금융 및 공동결제 시스템 구축 등 자국 중심의 국제금융질서 마저 주도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중국, 커진 위상과 함께 높아지는 경계감이처럼 중국의 외연은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에 힘입어 확대되고 있지만, 그림자도 길어지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 내에서도 중국의 팽창주의적 행보, 불투명한 정책 결정구조, 그리고 국가자본주의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미국은 이러한 국제 정서를 활용해 반도체·전기차 배터리·핵심 소재 등 전략물자에서 탈중국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중국의 과도한 국유기업 보조금과 시장개방의 비대칭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반보조금 조사, 공급망 다변화 전략 등을 통해 대응 중이다. 특히, 미국발 관세 풍선효과로 중국의 대유럽 수출이 증가하면서 EU의 경계감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생산의 메카이자 EU의 핵심 국가인 독일의 경우 중국산 전기차로 인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위기감마저 커지고 있다. 또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일부 개도국들조차 채무의존·기술 이전 미흡·환경 파괴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 참여국 중 일부는 과도한 부채를 떠안게 되었으며, 자국 경제주권이 위협받는다고 인식하는 중이다. 참고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대출금리는 최대 9%에 달하며 만기 또한 4~5년에 그치는 등 원조가 아닌 상업적 성격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 더욱이 일대일로 대출국들은 신용등급이 낮거나 등급 자체가 없어 부실 위험이 큰 상황이다. 아울러 남중국해·대만 문제·국경 분쟁 등 중국의 강경 외교는 주변국과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필리핀·베트남·인도 등은 지정학적 압박을 받는 동시에, 중국의 내정간섭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고 역대급 밀월 관계인 중국과 러시아도 실상은 균열 여지가 상당하다. ▲우수리강 국경분쟁 충돌(1969년) 경험 ▲러시아의 과도한 중국경제 의존에 대한 경계감 ▲러시아-북한과의 관계 개선 등 중-러간 내재 불안요인이 최근 트럼프의 친러시아 정책과 맞물려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늘방석 위에 실리외교: 한국의 갈 길은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외교 무대는 바늘방석이다. 중장기적으로 미-중 패권 전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중을 둘러싼 국제 환경의 복잡성을 인식해 보다 정교한 대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2기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하에 인도·EU 등 여타 국가의 실익 추구 사례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과 사이가 나쁜 인도의 경우, 미국 주도의 쿼드(QUAD)에 참여하는 동시에, 경제적 이익 확보를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확대하고 중국 중심의 브릭스 및 상하이협력기구(SCO)에도 적극 참여(2025년 9월)하고 중국과의 항공편을 5년 만에 재개키로 합의(2025년 10월)하는 등 극명한 이중 외교를 펼치고 있다. 유럽의 경우 EU 집행위원회가 중국과 갈등하는 반면 주력 회원국인 독일·프랑스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미-중사이에서 실익을 추구하는 신중립국이 최소 100여개로 아시아·중동 및 남미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하는 등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갖고 실익을 추구하면서 다극체제 전환에 대응해 다자외교체제 참여, 중견국 협의체 주도, 국제기구에서의 역할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전략적 외교지평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대미투자 3500억달러의 현금 투자 요구와 조지아주 근로자 구금 사태 등에 대한 국내 불만을 미국 언론에 적극 알려 대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필요가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경제적 효과가 큰 중국인 관광객의 단체 방문 재개에 맞춰 진행되는 반중 시위는 정치·경제적 측면 모두 실익이 거의 없어 보인다.마지막으로 외교적 협상력 제고와 실익 확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산업경쟁력 및 기술자립도를 제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탄소중립·디지털 전환·생명과학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의 기술우위를 기반으로 국제표준도 주도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필자는_1997년 북경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며 중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중국 경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금융 구조 변화를 주제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고, 저서 <중국 경제와 금융의 변화 그리고 시사점>을 통해 깊이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2006년부터는 국제금융센터에서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의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는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2025.10.26 09:00

7분 소요
"미국보다 '탱크' 많이 판 한국, 신흥 무기수출 강국"

산업 일반

한국이 탱크에 있어서는 미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수출하는 등 신흥 무기 수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3월 발간한 '국제무기거래 동향, 202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5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무기를 두 번째로 많이 수출한 나라인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은 2020∼2024년 나토 회원국에 대한 무기 수출에서 프랑스와 함께 나란히 6.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1위는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인 미국(64%)이 차지했다.한국은 이 기간 무기 수출이 이전 5년보다 4.9% 늘어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무기를 많이 수출했다. 전 세계 무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에서 2.2%로 증가했다.특히 탱크와 야포는 대수 기준으로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기 부문에서는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한국은 2022년 폴란드와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K2 전차, K-9 자주포 등의 무기를 현재까지 220억달러(한화 30조6000억원) 수출했다.루마니아에는 K-9 자주포 등을 10억달러(1조4000억원) 수출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32억 달러(4조5000억원) 규모의 천궁-Ⅱ(국산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를 수출했다.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과거 세계 무기 시장을 주무르던 러시아와 유럽이 주춤하는 사이, 한국과 튀르키예가 그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한국 방위산업의 강점으로 신속한 납기, 경쟁력 있는 가격을 꼽으며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처럼 신속한 전력 증강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긴밀한 민관 협력, 뛰어난 조선업 경쟁력, 첨단 기술력 등도 K-방산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내년 말에 선보일 KF-21 전투기는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기 F-35 전투기와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보여준다"며 "이는 아직 일본이나 이스라엘조차 해내지 못한 일"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서방 기업들로 숙련된 기술 인력이 빠져나가는 '두뇌 유출' 현상 등은 해결 과제로 꼽혔다.한편 튀르키예 역시 2020년 20억 달러(2조8000억원)였던 무기 수출액을 2024년에는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급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2025.09.01 16:56

2분 소요
푸틴의 유혹, 트럼프의 동조, 서방의 불안 [특파원 리포트]

국제 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회담을 통해 외교적 고립을 벗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임 미국 대통령들로부터 ‘살인범’으로 낙인찍히며 제재와 고립 속에 몰렸던 인물이,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카펫 환대와 갈채 속에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때 외교적 ‘이단아’였던 푸틴은 순식간에 유럽 안보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고, 모스크바 관영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러시아는 여전히 초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푸틴이 손에 넣은 건 전장에서의 성과가 아니라 외교 무대에서의 정치적 상징이었다. 이는 단순한 회담 참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는 국제 정상회의에서 배제되고 서방 지도자들의 악수조차 받지 못하는 처지였지만,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이를 ‘대국의 귀환’으로 선전하며 민심 결집에 활용하고 있다.이 화려한 복귀의 배경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이 결정적으로 깔려 있다. 이번 알래스카 회담은 푸틴에게 승리를 안겼지만, 동시에 트럼프의 외교적 시험대이기도 했다. 푸틴은 여전히 전쟁과 외교를 병행하며 힘을 얻었지만, 트럼프는 흔들렸다. 그의 선택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운명과 서방의 단결이 갈린다. 지금까지의 행보만 놓고 보면, 트럼프는 푸틴의 언어와 유혹에 지나치게 쉽게 끌려가고 있다.푸틴의 유혹에 끌려간 트럼프 8월 1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EU) 정상들과의 후속 회담에서 트럼프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속삭였다. “푸틴이 나를 위해 거래하려는 것 같아. 미친 얘기 같지만….”전쟁을 끝내기 위해 강력한 제재나 압박을 요구해야 할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푸틴의 언사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실제 트럼프는 이미 제재를 포기했고, 휴전도 평화협상의 조건에서 뺐다. 유럽 정상들과 만나는 중에도 푸틴과 직접 통화하며 “러시아와 상의 없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결정하지 않겠다”고 안심을 줬다. 이는 미국이 전쟁 종식의 주도권을 쥘 기회를 스스로 내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푸틴은 알래스카 회담을 국내 정치용 무대로 삼았다. 트럼프의 환대를 대대적으로 중계하며 러시아 국민에게 “우리는 고립되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실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70%는 전장에서의 성과를 믿고 있지만, 동시에 60%는 평화를 원한다. 어느 쪽이든 전쟁만 끝내면 푸틴은 이를 ‘무엇이든 승리’로 포장할 수 있다.그러나 이 같은 선전 효과는 미국의 방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푸틴은 전장에서 얻지 못한 영토까지 협상장에서 요구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이를 저지할 의지가 없다.영토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넘기긴 했지만, 그 사이 유럽의 단결은 흔들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고립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푸틴이 외부적으로는 이런 ‘승리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 러시아 경제는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올해 7개월 동안 재정적자는 이미 연간 목표를 초과했고, 정부 지출의 5% 이상이 계약군 유지비로 투입되고 있다. 민간 산업은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선 역시 3년째 돌파구 없이 교착 상태다. 이처럼 안팎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푸틴은 외부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실제로 회담에서 그는 경제적 이익까지 챙겨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푸틴에게 ▲알래스카 천연자원 개발 기회 ▲베링해 협력 ▲러시아 항공기 산업 제재 해제 ▲우크라이나 점령지 희토류 광물 접근권까지 제시했다고 보도했다.푸틴의 목표는 분명하다. 냉전 이후 구축된 안보 질서를 무너뜨리고,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러시아의 경제 재건을 함께 이루는 것이다. 그는 전장에서 이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트럼프의 태도는 그 길을 열어주고 있다. 유럽, 위기 속 단결 재확인했지만… 푸틴은 늘 미국과 유럽 간의 균열을 최대한 활용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서방 내부의 갈등’으로 전환시키려 했다.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포기하는 순간, 유럽의 결속은 흔들리며 각국의 이해관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독일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대러 제재 강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프랑스는 자국 주도의 외교적 중재 역할을 노리며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데 신중하다.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위협을 직접 마주하고 있어 강경 노선을 주장하지만, 서유럽과의 시각 차이가 벌어지며 균열이 생긴다. 이처럼 유럽 각국이 서로 다른 계산법에 매달리는 순간, 푸틴은 전장에서 직접 얻지 못한 전략적 우위를 협상장에서 확보하게 된다. 다시 말해 트럼프의 소극적 태도는 단순한 외교적 선택을 넘어, 서방의 단일 대응 구조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구조적약점으로 작용한다.현재까지 서방의 모습은 균열보다는 오히려 결속 강화에 가까웠다. 독일·프랑스·영국 등 주요국은 워싱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명문화하려 했고, 동유럽국가는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하며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 내부에서도 논쟁은 있지만, 공통된 메시지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지 않는다’는 것이다.트럼프가 푸틴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비판은 존재하지만, 그럴수록 유럽은 단합을 재확인하며 러시아에 맞서는 연합 전선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협상이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각국의 이해에 따라 ‘연대 강화’라는 기조가 언제든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알래스카 회담은 푸틴에게 외교 무대의 화려한 복귀를 안겼다. 전장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그는 트럼프의 방조와 환대를 발판 삼아 협상장에서 승리를 연출했다. 그러나 그 대가로 미국의 신뢰는 흔들리고, 유럽은 불안 속에 놓여 있다. 푸틴이 전쟁을 이어가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동안, 트럼프는 서방의 단일대응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산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회담은 ‘푸틴의 유혹과 트럼프의 방조’가 맞물려 국제 질서의 균형을 시험대에 올려놓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2025.08.24 15:00

4분 소요
트럼프·젤렌스키·유럽 정상들, 백악관서 종전 논의 다자회담…푸틴과도 40분 통화

국제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주요 정상들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다자회담을 마무리했다.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약 40분간 통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3자 협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회담 참석자들을 일일이 언급한 뒤 "매우 좋은 회담을 가졌다"며 "오벌 오피스에서의 추가 회담도 끝났다"고 전했다.이들 정상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52분께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다자회담을 시작했다.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앞서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다.이날 다자회담엔 트럼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 외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드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 7명의 주요 유럽 정상 및 정상급 인사가 참여했다.이 회담엔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 주요국의 참모들도 함께 참여했고, 통역을 위한 부스도 설치됐다.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회담들이 종료됐을 때 나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적은 것을 봐서 정상들은 이스트룸에서 오벌 오피스로 옮겨서 추가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오벌 오피스 회담에는 각국 참모들 없이 정상들만 참여했다고 NBC, CNN 등 미국 언론이 젤렌스키 대통령 대변인을 인용해 전했다.오벌오피스 추가 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소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러시아 크렘린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40분간 통화했다고 전했다.

2025.08.19 07:38

2분 소요
트럼프, 젤렌스키와 1시간 통화…푸틴 회담 결과 설명

경제일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1시간 넘게 통화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EU 집행위원회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 이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도 연쇄 통화를 진행했다.백악관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먼저 통화한 뒤 유럽 정상들과 대화를 이어갔다고 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의 미·러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환영하면서도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며 트럼프-푸틴-젤렌스키 3자 정상회담을 다시 촉구했다. 또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현재의 전선이 협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며 군사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러시아 국영 TV 베스티는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미·러 정상회담에서 3자 회담 개최 논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약 3시간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여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2025.08.16 16:45

1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