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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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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최근 몇해간 디지털 마케팅에서 벌어진 젠더 갈등이 이번에는 LG생활건강에서 발생했다. 젠더 이슈성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지 않았지만, 관련 인플루언서와 광고를 펼치면서 해당 사안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사건은 LG생활건강이 SNS 인플루언서 '진수'와 자사 제품 '발을 씻자' 광고를 진행하면서 시작했다. '진수'는 '발을 씻자' 제품 사진을 올리고 홍보용 글을 올리며 광고임을 알리는 해시태그 '#광고'를 나타냈는데, '진수'가 과거 남성 혐오 논란이 있었던 인플루언서였기에 이 글을 본 남성들이 광고를 진행한 LG생활건강을 비판한 것이다. '진수'는 과거 “키 160대 남자는 인간적으로 여소(여자 소개) 받지 말자’는 발언을 하며 온라인상에서 젠더 갈등을 나타낸바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해당 인플루언서 광고글 빠르게 삭제했는데 이 또한 갈등의 씨앗이 됐다. 남성 혐오 글을 삭제한 것은 여성을 무시한 것이라는 반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LG생활건강 제품의 주요 고객층은 여성으로, 주요 고객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SNS 상에서는 불매 운동까지 펼쳐졌다. 또 이번 사태를 씨앗으로, LG생활건강의 또 다른 제품 '퐁퐁' 관련 젠더 이슈도 함께 불거졌다. 과거 네이버 웹툰 ‘이 세계 퐁퐁남’ 논란이 일던 당시, 일부 여성들이 LG생활건강에 제품 ‘퐁퐁’이 웹툰을 통해 여성 혐오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에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냐고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사실이 함께 퍼지면서, 더욱 이번 갈등에 불을 붙였다. LG생활건강이 여성 소비자 문의에는 답 하지 않았으면서, 남성 소비자 비판에는 빠르게 대응했다는 것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LG생활건강 측은 “당사는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적 혐오, 편견, 차별로 갈등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이후 SNS를 통해 “놀란 마음에 해당 계정과 협의한 후 광고를 삭제했다”는 형태의 사과문을 올리며 이번 사안에 대해 설명했다.이번 갈등은 SNS인 X(옛 트위터)로부터 퍼져, LG생활건강의 ‘발을 씻자’ 공식 X에는 비난글이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또 팔로우도 급격하게 줄었다. 팔루오 7만명 이상을 보유하던 이 계정은 14일 오후 기준으로 4만여명 대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2025.02.14 18:01

2분 소요
[단독] 반복되는 'ㄷ' 남혐 논란에...현대로템 직원

산업 일반

“도대체 저 상황에 ‘ㄷ’ 손 모양이 왜 들어가야 합니까” 철도차량 제조기업 현대로템 산업 현장에서 ‘남성 혐오’ 표현이 담긴 포스터가 발견돼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회사 측은 즉각 삭제 조치를 내린 상황이다.1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대로템 의왕 전장품 공장에서 남성 혐오를 뜻하는 ‘ㄷ’ 자 손모양이 담긴 안전 관리 포스터가 발견됐다. 논란이 된 포스터는 ▲‘지게차 충돌주의’ ▲‘낙하물 주의’ ▲‘협착, 끼임 주의’ 세 가지로 제작됐다. 해당 포스터 속에 그려진 인부는 사고와 동시에 안전모 옆에 ‘ㄷ’ 손짓을 취하고 있다.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ㄷ’ 자 모양을 만드는 집게손동작은 남성 혐오 표현으로 통한다. 해당 손동작은 급진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주로 사용됐는데,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된다.이를 확인한 현대로템 소속 직원들은 안전과 전혀 관계없는 ‘손모양’이 포스터에 삽입됐다는 사실이 전혀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이다.현대로템 소속 직원 A 씨는 “안전 관리 포스터에 저 손모양이 들어가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최근 르노코리아 사태를 기사로 접했는데, 이와 유사한 일이 회사에서 벌어진 게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이를 살펴본 또 다른 현대로템 직원 B씨는 해당 손짓은 업무 시 수신호로도 사용 하지 않는 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손짓이라고 설명했다.B씨는 “해당 손짓은 업무 시 수신호로도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조롱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실을 파악한 현대로템 관계자는 “문제가 된 포스터는 외주 제작 업체에서 전달 받았다. 해당 포스터를 제공한 외주 업체도 해당 손짓의 의미를 몰랐다고 설명했다”며 “문제가 된 포스터는 즉시 삭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2024.07.17 09:55

2분 소요
[단독] HD현대중공업 안전 광고 포스터에 또 다시 등장한 ‘ㄷ’자 집게손

산업 일반

최근 ‘남혐’(남성 혐오) 논란에 홍역을 앓은 르노코리아에 이어 HD현대중공업에서도 ‘집게손’ 홍보 포스터가 발견됐다. HD현대중공업 조합원은 이를 발견한 즉시 회사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 한 것으로 파악됐다.1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울산 공장 서부문에서 정문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패널 공장에는 남성혐오 표현을 뜻하는 ‘집게손’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해당 위치는 작업장으로 향하는 직원들이 많은 장소 중 하나다.HD현대중공업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안전 관련 포스터들이 붙어있다. 그중 문제가 된 포스터에 나타난 손동작은 ‘극단적 페미니즘’ 진영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된다.HD현대중공업 소속 노동자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에 부착된 대다수의 안전 광고 포스터에는 문제가 없으나 해당 포스터만 유독 ‘집게손’ 모양으로 제작됐다고 전했다.HD현대중공업 근로자는 “다른 포스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해당 포스터의 경우 노골적으로 집게손 모양으로 제작돼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며 “이를 인지한 즉시 HD현대중공업 측에 제거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제작된 다른 포스터들은 누가 봐도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포스터처럼 느껴진다”며 “다만 문제가 된 해당 포스터에는 왜 집게손이 존재하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해당 포스터는 지난 2023년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터가 붙은 장소를 오고 가던 조합원의 신고로 발견돼 현재 HD현대중공업에 제거를 요청해 둔 상태다. HD현대 중공업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외주 제작 여부에 대해서는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다.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노조가 왜 이런 왜곡 주장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검토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7.12 09:21

2분 소요
‘ㄷ’ 손짓 한 번에 흔들리는 르노코리아...영업사원들 “우리는 무슨 죄”

자동차

4년 만에 신차를 공개한 르노코리아가 ‘남혐’(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신차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한 직원이 영상의 맥락과 전혀 관계없는 ‘집게 손’을 반복해 노출한 까닭이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일부 영업 대리점에서는 신차 계약 취소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르노코리아는 공식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최근 발생한 당사의 사내 홍보용 콘텐츠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사는 최근 발생한 사내 홍보 콘텐츠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지난달 29일 르노코리아 홍보용 영상들에 등장한 한 여성 직원은 자신의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집게 손'을 취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시켰다. 해당 모습이 여러 커뮤니티로 확산되면서 르노코리아는 남혐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영상 속 직원은 집게와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ㄷ’자 모양의 손동작을 보였다. 해당 손동작은 ‘극단적 페미니즘’ 진영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영상 속 직원은 과거 영상에서도 같은 손동작을 노출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논란 직후 영상 속 당사자는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 “이는 저의 부주의였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 앞으로 더 주의 깊게 행동하겠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신공격을 멈추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파장은 르노코리아 영업소, 대리점에도 닿았다. 실제 신차 계약 취소 사례까지 발생했다. 아직 신차 계약 취소가 발생하지 않은 영업소, 대리점 직원들도 해당 사안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까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서울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A 대리점 직원은 “개인의 일탈로 인해 실제 신차 계약 취소까지 발생했다”며 “정확히 몇 대 취소가 됐는지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해당 사건 이후 취소 건이 많이 발생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부터 오랜 시간 버텨왔다. 르노코리아의 신차가 4년 만에 나오면서 거는 기대가 컸다. 시작과 동시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뼈아프다. 우리가 도대체 무슨 죄가 있어 이런 피해를 입어야 하는가”라며 호소했다.또 다른 르노코리아 B 대리점 직원은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신차 계약 취소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계약 취소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번 논란의 파장이 큰 만큼 해당 사안을 예의 주시 중”이라며 우려를 표했다.이번 논란이 영업대리소의 실제 피해로 이어지자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한 엄중함을 인지하고 있다”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사실관계를 빠르게 파악해 대처하고, 이 기간 동안 해당 직원은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해당 영상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홍보용 영상”이라며 “영상 제작 및 게시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한 대책도 현재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르노코리아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르노코리아의 대처가 미흡하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일부 네티즌들은 “신차 출시 전부터 이런 이미지가 생겼는데 누가 사고 싶겠냐”, “겨우 이러려고 1조 5000억원을 투자한건가”, “사전 예약 취소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한편 르노코리아는 지난 28일 공식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를 처음 공개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출시 이후 4년 만의 신차다. 또 1조5000억원이 투입된 하이브리드 신차 프로젝트 ‘오로라’의 첫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해당 차량의 고객 인도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예정돼 있다.

2024.07.01 14:59

3분 소요
‘빙그레우스’ 광고 영상에 집게손?…빙그레도 덮친 ‘남혐’ 논란

산업 일반

식품업체 빙그레가 ‘집게손’ 모양의 이미지를 영상에 사용했다는 항의를 받고 해당 영상 시리즈를 전부 비공개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넥슨이 최근 공개한 게임 홍보 영상이 ‘집게손’ 이른바 남혐 손가락으로 공격받은 데 이어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 이제는 식품업체로 번진 모습이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 빙그레 공식 유튜브 채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짐’에 올라온 3분짜리 영상을 두고 ‘남혐’이라는 주장이 불거졌다. 이는 해당 영상 1분 42초쯤 빙그레 자체 캐릭터인 ‘빙그레우스’가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3초 가량 등장한 손가락 이미지 때문이다.해당 손가락 이미지는 한국 남성 성기 크기를 가리키는 손동작으로 알려진 ‘집게손’ 모양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월 29일부터 논란이 일자 빙그레는 영상을 즉각 비공개 처리했다. 또 10월 후속작으로 공개된 ‘빙그레 메2커를 위하여’라는 유튜브 영상도 비공개 전환했다. 빙그레우스는 빙그레에서 선보인 세계관 마케팅으로 뮤지컬 형식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M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대한민국 광고대상’과 ‘온라인 광고대상’ 등 광고 마케팅 시상식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영상 비공개 처리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저건 남혐 조장 영상 아니냐”. “이건 억지 아니냐” 등의 반응이 일고 있다.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이유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논란이 있어 비공개 처리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달 25일에는 게임업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홍보 애니메이션에 남혐 표현이 숨겨져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 영상을 제작한 넥슨의 외주업체 ‘스튜디오 뿌리’에 소속된 애니메이터가 과거에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던 글이 재조명되며, “거래업체에서 외주 받은 제작물에 의도적으로 남혐 표현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2023.12.04 06:00

2분 소요
선 넘은 맘스터치 “‘엄마’가 ‘애미’라고?”…또 불거진 마케팅 논란

유통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 맘스터치가 최근 진행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케팅으로 진통을 앓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 8월 31일 맘스터치가 자사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한 ‘마이애미 프로필 사진전’ 이벤트다. 맘스터치는 기업 이름과 연계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으로 엄마 사진을 올려놓으면 선착순 900명에게 무료로 스낵볼 제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하지만 이벤트 이름에 엄마를 ‘애미’라고 표현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맘스터치는 이벤트 안내 하단에 ‘애미는 경남지방에서 사용되는 어미의 사투리를 활용한 표현’이라고 표기하며 단어 ‘애미’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지만, 소비자들은 ‘엄마’ 사진을 올리라면서 엄마를 ‘애미’로 낮춰 부르는 태도에 불만을 표출했다. 실제 애미는 국어사전에 ‘어미’의 방언으로 표현돼 있는데, 이때 어미는 ‘어머니’의 낮춤말, 시부모가 아들에게 아내인 며느리를 이르는 말, 결혼해 자식을 둔 딸을 이르는 말 등으로 설명돼 있다. 즉 낮춤말이자, 손윗사람이 어린 사람을 부르는 말인 셈이다. 또 ‘애미’라는 표현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10대들 사이에서 상대방을 낮추고, 비난하는 비속어처럼 사용되는 요즘 상황 속에서 논란은 더 가열되고 있다. 이벤트 포스터가 공개되자마자 순식간에 ‘애미’ 논란이 일고, 맘스터치는 공식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맘스터치 측은 자사 SNS를 통해 “일부 단어 사용으로 고객님들께 불편함을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추후 이벤트 진행 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8월 31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진행하기로 계획한 마이애미 프로필 사진전 이벤트는 현재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디지털 마케팅 논란 이번 맘스터치 논란과 같은 유통업계 디지털 마케팅 논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이어 일고 있다. 지난해 GS25에서 공개한 포스터 ‘캠핑가자’는 소시지를 집는 집게손가락 그림과 영문 알파벳 ‘MEGAL’을 조합한 글자로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F&F가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MLB는 인스타그램 사진을 올리며 여성 차별적인 글을 게재해 여성혐오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외에도 올해는 롯데리아가 남혐 관련 문제가 제기된 작가를 고용해 SNS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계속해서 불거지는 디지털 마케팅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 정서를 읽을 수 있는 전문가 부족’ 및 ‘검증부서 부재’ 등을 이유로 꼽았다. 기업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 마케팅을 운영하지만, 디지털 콘텐츠 선발 및 표현에 있어서 진통을 겪는 셈이다. 허태윤 한신대 교수(IT영상콘텐츠학과)는 “디지털 마케팅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콘텐츠 관련 의사소통, 최종 결정 등이 간소화되고 빨라지면서 이와 같은 논란 이슈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라며 “전통 미디어 광고는 노출 전에 광고자율 심의기구 등을 통해 윤리적, 사회규범 문제를 확인받지만,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는 중간 검증처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어서 허 교수는 “반응이 즉각적이고 퍼짐 속도가 빠른 디지털 마케팅 특성상 현 시대 흐름에 반하지 않고 소비자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논란은 재미 요소만 생각하고 온라인상에서 애미라는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위트적인 요소로 단어를 사용한 것이었다”며 “이벤트를 기획하며 문제 단어를 세심하고 민감하게 조사하지 않고 사용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같은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09.01 20:00

3분 소요
“롯데리아도 남혐논란”…디지털 마케팅의 젠더갈등 비화, 왜?

유통

유통업계 디지털 마케팅이 ‘젠더갈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일환으로 자사 소셜미디어 네트워트 서비스(SNS)에 올린 몇몇 게시물들이 남성혐오, 여성혐오 등을 의미하는 일명 ‘남혐 ‘ ‘여혐’ 논란을 일으키면서다. 최근에는 롯데리아가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일 롯데리아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햄깅 캐릭터 작가와 협업한 디지털 마케팅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게시물 공개 후, 햄깅 작가의 2년 전 남성혐오 관련 그림들이 문제 제기되면서, 온라인상에서 롯데리아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롯데리아 측은 바로 관련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며 논란 수습에 나섰다. 이 같은 논란은 앞서 GS25, 무신사 등에서도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GS25는 소시지를 집는 집게손가락 그림과 극단주의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의미하는 영문 알파벳 ‘MEGAL’을 조합한 이벤트 포스터를 SNS 게시물에 올리면서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커지면서 GS25 불매운동까지 펼쳐지기도 했다. 결국 GS25는 “캠핑 경품 이벤트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에게 불편을 줄 여지가 있는 이미지라고 판단해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다”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남혐 반대 경우, 여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유통기업도 있다. 지난해 F&F가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MLB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십장의 여성 모델 사진을 올리며, ‘모자로 쌩얼(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을 사수하자(가리자)’ 등의 문구를 올려 비판을 받았다. 당시 ‘여성은 집 근처를 가볍게 외출할 때조차도 화장해야 하냐’는 항의 글이 빗발쳤다. ━ 빠른 속도 중시하면서 ’검증 시스템’은 부재 잊을 만하면 또다시 불거지는 젠더 갈등은 왜 일어나는 걸까. 전문가들은 마케팅, 홍보의 디지털 전환시대에 겪는 고충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에 대한 성숙한 전문가가 많지 않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검증부서 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논란 속 기업들은 관련 게시물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은 “디자인 요소에서 사회적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GS25의 논란 게시물을 제작한 디자이너를 인사 발령하는 등 징계를 내렸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 측 역시 같은 주장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관해 묻자 “햄깅 작가의 2년 전 남혐 논란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롯데리아가 올린 햄깅 작가의 그림에는 남혐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논란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문제 소지를 파악하자마자 게시물을 빠르게 삭제했고, 작가와의 협업 역시 모두 무산시켰다”고 해명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 마케팅을 운영하지만, 콘텐츠 선발에 있어서 진통을 앓는 셈이다. 허태윤 한신대 교수(IT영상콘텐츠학과)는 “디지털 마케팅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콘텐츠 관련 의사소통, 최종 결정 등이 간소화되고 빨라지면서 이와 같은 논란 이슈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라며 “전통 미디어 광고는 노출 전에 광고자율 심의기구 등을 통해 윤리적, 사회규범 문제를 확인받지만,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는 중간 검증처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06.18 09:30

2분 소요
‘남혐 논란’ 조윤성 GS리테일 사장 물러날 듯…태광行에 무게

CEO

'한 지붕 두 가족'. GS홈쇼핑과 합병한 GS리테일이 통합 법인으로 새 시작을 알린 지 4개월여. 합병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전에 희망퇴직 시행과 구조조정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연말 인사 시즌이 도래하면서 주요 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입길에 많이 오르내리는 주인공은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이다. 올해 특히 다사다난한 해를 보낸 조 사장은 연말 인사에서 물러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전망이 나온다. ━ 조 사장 물러나고…오 부사장 체제에 무게 11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GS리테일 2022년 주요 임원인사에서 물러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플랫폼 BU장으로 GS리테일의 편의점사업부, 수퍼사업부 등 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해왔다. 후임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지난 6월 조 사장으로부터 편의점사업부장직을 물려받은 오진석 전략부문장(부사장)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정비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오 부사장에게 실질적 권한과 무게 중심이 많이 이동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GS리테일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 사장이 외형상으로는 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역할과 실무 업무 전반은 이미 많이 내려놓은 것으로 안다”면서 “본인이 합병 전에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그렇게 되면 외부 모양새가 좋지 않고 조 사장이 GS안에서 일궈낸 공적도 많다보니 회사에서도 예우를 갖춰 용퇴를 만들어 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퇴임’하는 모양새를 갖추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질성 인사’에 가깝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 전문경영인 중 핵심인물…오너 일가 신뢰 두터워 조 사장은 GS리테일 내에서 승승장구하던 핵심 인물이다. 1958년생인 그는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경영기획팀에 입사했다. 동경지사와 재경부서에서 근무한 후 2003년 LG유통(현 GS리테일)으로 옮겨 대형마트 점장, 물류 부문장, 생식품 상품구매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LG상사와 LG유통을 거치며 GS 오너일가 조력자 역할도 톡톡히 했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과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신임을 쌓았다. 특히 허승조 전 부회장은 조 사장에 대한 신뢰감이 유독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허연수 부회장과는 ‘동문 파워’를 자랑한다. 조 사장이 고려대 78학번, 허 부회장이 80학번이다. 이런 탄탄한 입지를 배경으로 조 사장은 비오너 전문경영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의 GS리테일 경영구도를 LG유통 시절부터 구축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GS리테일에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도입하는 등 물류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점포별로 나눠진 서버를 중앙으로 통합한 것도 조 사장의 아이디어다. 2011년 GS리테일 기업공개(IPO)에서도 흥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2000년 초반부터 급성장한 편의점 시장에서 GS25를 2위권에 안착시키며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공적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 남혐 논란이 발목…실적 악화에 권한도 축소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조 사장에게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 5월. 편의점 GS25가 때아닌 남혐(남성혐오)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당시 사태가 악화되면서 편의점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고, 사태 수습에 미흡했던 조 사장은 다음달 겸직하던 편의점사업부장직을 내려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조 사장의 퇴임 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남혐 논란 이후 GS25의 2분기 실적이 악화되고 그 여파가 계속되면서 조 사장의 권한도 대폭 축소돼 왔다. 지난 7월1일 합병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 BU장을 계속해서 이끄는 그림이 그려졌지만 당시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퇴임설이 다시 힘을 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4월 등기임원으로 재선임된 지 3개월 만에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남혐논란으로 책임자가 면직되고 조 사장은 부장직에서 물러나 플랫폼 BU장직을 유지하는 선에서 마무리 되는 듯 했다”며 “하지만 이사회에서 빠진 것을 두고는 사실상 회사 퇴임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 허승조 따라 태광그룹?…GS리테일 “인사 문제, 알 수 없다” 조 사장의 향후 거취는 태광그룹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연결고리는 허승조 전 부회장이다. 허 전 부회장은 GS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GS그룹을 떠나 처가인 태광그룹에서 직을 맡고 있다. 허 전 부회장은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의 큰 매형이다. 허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허연수 부회장에게 GS리테일을 넘겨준 뒤 태광그룹에 둥지를 틀었고 그룹 내 핵심계열사인 태광산업 고문으로 미등기 비상근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공식적으론 자문 역할이지만 사실상 그룹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조 사장을 중용한 허 전 부회장이 그를 추천했고, 조 사장 역시 그 뜻을 받아들여 대표직으로 이동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면서 “조 사장이 다방면에서 경영능력을 쌓은데다 특히 통계 전문가인만큼 숫자에도 능해 태광그룹 재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GS리테일 측은 조 사장의 사임과 향후 거취에 대해 “인사 얘기인 만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조 사장의 사임과 태광행 관련 이야기는 업계에서 자주 나오던 얘기였다”면서 “올해는 남혐논란 등의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더 주목받는 것일뿐 새로울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GS리테일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연말 사업계획 보고도 안했고, 계열사 보고도 안한 상황이다. 인사 관련해서 결정 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조 사장 역시 매일 출근 하고 있다”면서 “몇가지 정황만으로 속단할 것도 아니고, (떠날지 머무를지) 인사란 건 확답을 내릴 수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 관계자는 예정대로라면 11월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는 3주정도 빨랐지만 이번에는 기존대로 11월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11.11 09:00

4분 소요
[서소문 인사이트] 유니콘 '무신사'의 연이은 거짓 대응

유통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사실무근입니다”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게서 가장 많이 전달받은 공식 입장이다. 물론 취재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닐 때,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공식입장이다. 하지만 사실이 확인된 내용임에도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것은 금방 들통나는 거짓말일 뿐이다. 최근 무신사 관련 이슈를 취재하며 기자는 무신사의 거짓말을 연속으로 보았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6월 3일 사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는 조만호 대표에 이어 무신사를 이끌 차기 대표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 결과, 무신사가 조만호 대표 단일체제에서 2인 공동대표 체제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그 중 한 명으로 한문일 무신사 성장전략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음을 전달받았다. 무신사측에게는 신임 대표에 대한 물음에 대해 "아직 공개할 수 없고, 빠른 시일 내에 차기 대표를 공개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6월 4일 는 업계 및 무신사 내부 인력 취재를 바탕으로, 단독 기사 ‘조만호 무신사 대표 후임자는 한문일 본부장’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그리고 기사가 올라간 지 5분도 안 돼 무신사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기사를 내려주세요.” 그러나 10분 후 또 다른 무신사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사실 맞습니다. 아직 공개 전이니 한문일 본부장 이름 뒤에 ‘유력’을 붙여줄 수 있나요?” 단 10분 만에 입장이 정반대로 뒤집힌 것이다. 10분 전 무신사 측이 전달한 ‘사실무근’은 거짓말이었다. 그로부터 2시간 후인 4일 오후 5시, 무신사는 조만호 대표 후임으로 '강정구∙한문일 공동 대표이사가 선임한다'는 보도자료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매체 50여 곳에서 이를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는 무신사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 ‘29CM’를 인수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투자업계로부터 알아냈다. 무신사의 앞선 ‘W컨셉’ 인수 건이 불발하면서 다음 타깃으로 ‘29CM’를 인수하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때도 무신사 측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절대 아니다, 29CM를 인수할 가능성은 0%다.” 기자는 투자업계와 패션업계를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4월 19일 기사 ‘W컨셉 인수 불발한 무신사, 29CM에 눈독 들이나’를 작성했다. 무신사 측의 “타 플랫폼 인수 계획이 없다”는 답변도 함께 실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거짓말이었다. 보도 한 달 뒤인 5월 17일, 무신사는 ‘29CM과 29CM를 운영하는 스타일쉐어까지 모두 인수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대대적으로 냈다. 한 달 전에는 0%였던 인수 가능성이 인수 100%로 바뀐 것이다. 무신사가 29CM와 스타일쉐어를 인수하는 규모는 300억원. 한 달 만에 속전속결로 결정 내리기엔 비교적 큰 규모의 투자다. 물론 인수가 확정 나기 전까지 투자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이 무신사 입장에서는 위험요소일 수 있었다. 그래도 ‘거짓’ 대답이 아닌 다른 정보로 상황을 설명할 순 없었을까. ━ 남혐·갑질 논란에도 ‘급한 불 끄기’ 급급 최근 무신사는 남녀차별 쿠폰 지급 문제, 입점 디자이너들에게 무료배송 정책을 강제한다는 갑질 논란 등으로 진통을 앓았다. 이때마다 무신사는 나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문제를 축소, 아니 일축하고자 했다. 기자 한 명이 던진 질문과 사실 확인에도 거짓말을 일삼는 무신사가 과연 350여만명의 무신사 이용자와 100여곳의 입점사에게는 얼마나 진실될까. 무신사는 국내 열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사)’이다. 지난 3월에는 기업 가치 2조5000억원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매출 규모에 비해 내부 정책이나 운영방안은 아직까지 타인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6월 4일 의 한문일 본부장 신임 대표 기사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부분에 대해 “당일 시점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대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요청한 부분이었다”고 해명했다. 유니콘 기업은 날개를 달고 더욱 훨훨 날기를 꿈꾼다. 하지만 무신사가 이처럼 내부 운영 측면에서 거짓과 해명을 되풀이하는 ‘병아리’ 회사에 머문다면, 덩치만 크고 정작 세계 시장으로는 날지 못하는 ‘닭’으로 남기 마련이다. 성장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수많은 대중이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유니콘다운 탄탄한 날갯짓을 고민해야 할 때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6.08 14:44

3분 소요
무신사‧MLB‧GS25도 욕 먹었다… ‘젠더갈등’ 커지는 이유

유통

패션‧유통기업들의 광고 게시물이 ‘남성 혐오(남혐)’, ‘여성 혐오(여혐)’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들 기업들이 남혐을 내포하는 광고를 게시했다는 데 분노했고,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 또는 ‘불편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사과를 표했다. 논란이 된 광고에 대해 의도가 없었고, 우연의 일치 일 뿐이라는 게 기업들의 공통된 해명이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건 편의점 GS25의 ‘감성 캠핑 이벤트’다. GS25가 한 달간 ‘캠핑가자’ 이벤트를 진행한다며 공개한 포스터에 있는 손 모양과 소시지 일러스트가 남혐 표현이라는 게 논란의 시작.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손모양이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남성을 혐오할 때 표현하는 손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감성 캠핑 필수 아이템 영문의 마지막 글자를 거꾸로 읽으면 ‘메갈(megal)’이라는 해석도 이어졌다. 메갈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자’를 뜻한다. 끝에는 소시지 일러스트가 있어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 손 모양과 소시지는 왜 남성을 저격하나 GS25는 부랴부랴 수정된 포스터를 내놨지만 이마저도 비난을 샀다. 포스터 하단에 그려진 달과 별 3개 모양이 서울대학교 내 여성주의 학회인 ‘관악 여성주의 학회’ 마크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수정 포스터에 대해서도 항의가 빗발치자 GS25는 관련 모양과 표현을 모두 삭제했다. GS25는 결국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캠핑 경품 이벤트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에게 불편을 줄 여지가 있는 이미지라고 판단해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 문구는 포털사이트 번역 결과를 바탕으로 표기했으며, 이미지 또한 검증된 유료 사이트에서 ‘힐링 캠핑’ ‘캠핑’이 키워드인 디자인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해명글이 올라갔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반성의 기미가 없다”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식의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성차별 논란에 휩싸인 건 GS25만이 아니다. 패션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가 현대카드와 최근 진행한 이벤트를 알리는 포스터 사진에도 일부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역시 카드를 잡은 손 모양이 GS25의 포스터와 같이 메갈리아 로고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무신사는 올 초 여성고객 유치를 위해 여성에게만 쿠폰을 지급하면서 남성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무신사는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남성 고객 계정을 60일 이용 정지하면서 문제가 더 확산됐다. 비난 여론이 일자 무신사 측은 한 차례 입장문을 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F&F의 MLB는 여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모자로 쌩얼(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을 사수하자(가리자)”는 취지의 광고 화보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성차별 논란을 빚은 것. 이미지는 단순 MLB 의류와 모자를 착용한 여성 모델 모습이었지만 문제는 MLB가 올린 광고 문구였다. MLB 측은 화보를 올리면서 “런드리샵 가기 좋은 오후, 쌩얼은 좀 그렇잖아?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 “해지는 저녁이라고 방심하지 마! 쌩얼 사수!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광고 의도는 MLB 대표 제품인 볼캡으로 맨 얼굴을 가릴 수 있다는 콘셉트였지만 여성은 집 근처를 가볍게 외출할 때조차 화장을 해야한다는, 화장을 하지 않으면 얼굴을 잘 가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항의가 빗발쳤다. ━ 여자만 쿠폰 지급? 쌩얼 사수?…끝없는 논란 업계에선 잇따른 성차별 논란에 대해 ‘MZ세대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꼽았다. 과거 세대들은 이런 광고에 노출된 것을 크게 불쾌해하지도, 불편하더라도 문제 삼아오지 않았지만 큰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은 다르다는 것이다. MZ세대는 ▲젠더 감수성 ▲역사 왜곡 ▲약자 비하 등의 이슈에 크게 분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업이 이런 내용을 광고 문구 등에 게재했을 경우 불매운동을 넘어선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20대 남성은 “이번 포스터는 그간 쌓였던게 점점 폭발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불평등하게 차별받아온 건 4050 부모님 세대다. 정작 차별받았다고 외치는 건 딱히 어느 한쪽이 차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젊은 사람들”이라고 짚었다. 이 남성은 20대에게 이런 상황은 조금 더 현실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취업과 결혼·육아 등 모든 삶에서 작용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런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세상이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 젠더 감수성에 분노하는 MZ세대…취업 등 현실 탓 전문가들도 최근 몇 년 사이 MZ세대의 소비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고객 항의로 기업이 중단시킨 광고도 대략 40건이 넘는다. 유니클로의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광고와 무신사의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는 역사왜곡 광고가 대표적이다. 오세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경영학과)는 “MZ세대는 성별이나 나이 등 전통적인 가치관에 젖어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수평적이고 다양성 있게 바꿔나가려는 가치관이 강하다”며 “젠더 문제에 대한 이슈를 끄집어내서 알리고 새로운 판을 짜는 데 더 큰 문제의식과 의미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05.0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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