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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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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한미정상회담 사진에 '트럼프 머그샷 티셔츠' 노출

국제 경제

미국 백악관이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관련 사진을 공식 SNS에 게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머그샷'(피의자 식별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백악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사진 여러 장을 올리면서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트럼프 굿즈'들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모자와 사진집, 성경,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저서 한글 번역본 등 다양한 '트럼프 굿즈'가 사진의 배경에 등장한다.백악관은 여러 아이템 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에 주목한 듯했다.사진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티셔츠 쪽을 가리키며 무엇인가 말을 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티셔츠 속 자신의 사진을 응시하고 있다.티셔츠 속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3년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찰에 출두했을 당시 찍은 머그샷이다.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귀를 다친 뒤 성조기 아래에서 주먹을 치켜든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롤러코스터' 정치 인생에서 '이정표'격인 사진으로 통한다.이 머그샷을 사용한 수많은 '트럼프 굿즈'가 생산돼 작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팔렸다.

2025.10.31 07:51

1분 소요
"부산을 세계 e스포츠 산업의 메카로"…한국AI스마트체육미래포럼 공식 출범

정책이슈

국내 첫 '인공지능(AI) 스마트체육 미래포럼'이 공식 출범한다.한국AI스마트체육미래포럼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부산교육대학교 참빛극장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고 17일 밝혔다.한국AI스마트체육미래포럼은 세계 최초로 생활체육과 e스포츠(전자체육)의 유기적 결합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전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 스마트체육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AI 기술을 학교체육·생활체육·스포츠 전반에 접목해 신체와 정신의 동시 성장을 도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한다. 포럼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e스포츠 진흥재단 및 박물관 부산 설립을 구체화하며, 부산과 대한민국을 글로벌 e스포츠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고 설명했다.포럼은 이재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전 제21대 대선 이재명 후보 직속 AI강국위원장)과 전제철 부산교육대학교 총장 후보자가 공동대표를 맡아 이끌 예정이다. 출범식에는 두 공동대표를 비롯해 김용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 회장 등 학계와 산업계 주요 인사, 관계자 약 2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이재성 공동대표는 “e스포츠 진흥재단 및 박물관 설립은 단순한 공약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라며 “부산을 글로벌 최초의 K-스마트체육 수도이자 세계 e스포츠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전제철 공동대표는 “부산교대와 산업계의 산학 협력을 통해 국민 e스포츠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해외 수출까지 이어지는 중장기 로드맵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025.09.17 11:28

1분 소요
백악관, 틱톡 공식 계정 개설…트럼프 "나는 여러분의 목소리" 첫 게시물

국제 경제

미국 백악관이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틱톡 계정에 "나는 여러분의 목소리입니다"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동영상에는 "미국이 돌아왔다. 안녕, 틱톡"이라는 자막도 삽입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젊은 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개인 틱톡 계정을 이용했지만, 지금껏 백악관 공식 계정을 만들지는 않았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틱톡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어떤 행정부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 소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틱톡 계정에 15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을 위해 이룬 역사적인 성과들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인 지난 2020년 틱톡에 대해 사업체 매각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틱톡 퇴출 여론에 불을 붙인 인물이다.1억7천만 명의 미국인이 사용하는 틱톡이 수집한 사용자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흘러갈 경우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이후 연방 의회는 '틱톡 강제 매각법'까지 제정됐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틱톡을 금지하면 젊은 층이 분노할 것"이라며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틱톡 금지법 시행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틱톡의 강제 매각은 보류된 상태다.현재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에게 절반 이상 넘기는 방향으로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여파로 중국 정부가 틱톡 매각에 대한 승인을 하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08.20 09:40

2분 소요
中 비트메인, 美 첫 공장 설립 추진…트럼프發 ‘자국 생산’ 흐름 편승

가상화폐

세계 최대 가상자산 채굴 장비 제조업체인 비트메인(Bitmain)이 미국에 첫 현지 생산시설을 설립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함께 부상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기조에 발맞춘 전략적 전환이다.외신은 29일(현지시간) 비트메인이 올 3분기 말까지 텍사스 혹은 플로리다에 본사 및 조립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초기 생산은 2026년 초 개시되며, 연내 점진적 확대가 예정돼 있다. 비트메인은 1단계에서 현지 인력 250명을 채용하고 장비 조립과 유지보수 부문에 투입할 계획이다.아이린 가오 비트메인 글로벌 비즈니스 총괄은 “높은 인건비 부담은 있지만 물류 속도 개선과 미국 내 고객 대응 효율화를 고려하면 상업적으로 타당한 판단”이라며 “비트코인 산업의 지정학적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이번 발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비트메인이 미국 공장 설립 계획을 공식화한 데 이어 구체적 실행에 나선 조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대선 유세 과정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미국 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중국 정부의 채굴 금지 이후 미국이 글로벌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비트메인은 그간 동남아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운영해왔으나, 미 상무부가 올해 1월 비트메인의 AI 계열사를 수출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고 세관 검색이 강화되는 등 미·중 간 기술 갈등이 가속화되자 현지 생산 필요성이 부각됐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캐나다계 채굴업체 헛8(Hut 8)과 함께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 Corp)’이라는 합작 채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헛8은 지난해 11월 비트메인 장비 3만여 대를 구매해 올해 초 인도받을 계획이다.

2025.07.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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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스타트업이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방법 [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영화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누구도 믿지 마라.’태국이 정치인의 통화 내역의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패통탄 친나왓(Paetongtan Shinawatra) 태국 총리가 자국 군 간부를 험담하는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취임 10개월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 통화 상대이면서 음성 파일 유출 당사자는 다름 아닌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한 뒤 2023년 퇴임한 훈 센(73) 전 캄보디아 총리다.패통탄 총리는 6월 15일 통화에서 지난 5월 28일 발생한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과 관련하여 태국군 지휘관을 반대편이라고 지칭하면서 비판했다. 또한 그 사령관이 국경 문제에 대해 ‘반정부적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훈센 전 총리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만 해라. 내가 처리하겠다”라고도 한 내용의 전체 녹음파일을 훈센 전 총리가 6월 18일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 태국이 발칵 뒤집어졌다.그 이후 태국의 수도인 방콕에서는 대규모의 집회가 열렸다. 7월 1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패통탄 태국 총리에 대해 직무 정지 명령을 내렸다. 헌재의 결정 직전의 당일 아침, 태국 국왕이 새 내각 구성안을 승인했는데 여기에 패통탄 총리는 스스로 문화부 장관 겸직으로 이름을 올려 문화부 장관 자격으로 내각에 참가해 여전히 국정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태국 총리로 인한 정치 불안, 경제성장률 2% 아래로 태국 연립정부 제2당이 상기 통화 유출 이후 연정 탈퇴를 발표했지만 간신히 과반수를 유지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9%까지 떨어졌고, 군부의 쿠데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이러한 정치적 불확실로 인하여 태국은 주요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고, 최초 36%의 상호 관세를 통보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2024년 2.5%의 경제성장률로 동남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태국은 올해에는 2%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은 현재 폐쇄됐고, 이로 인해 두 나라 모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태국에서 육로로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까지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이 도로를 통해 태국은 상대적으로 싼 원자재를 캄보디아와 베트남으로부터 가져오고 이를 가공해 제품으로 만들어 다시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이 막혀 버린 것이다. 만약 다시 국경이 열리지 않는다면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통화의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패통탄 총리는 통화에서 훈센 전 총리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보면 공적 대화라기 보다는 사적 통화에 가까운 것이다. 패통탄의 아버지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을 때 훈센은 2009년 탁신을 캄보디아 경제고문으로 임명하며 도피처를 제공하는 등 두 가문은 약 30년간 친하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훈센은 게다가 지난 6월 27일 TV 연설에서 ‘주변국, 특히 캄보디아와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 총리가 태국에 나타나기 바란다’라고 말했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의 딸 때문에 탁신과의 30년 우정이 깨졌다’라는 글까지 남기며 사실상 두 가문이 결별했음을 시사했다. 인도네시아 전·현직 대통령의 갈등 불거져 두 가문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대부분 5월 28일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인해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것을 원인으로 삼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탁신 가문을 계속 비판하고 있는 훈센과는 달리 패통탄 총리는 ‘훈센과의 통화는 사적 대화였으며, 공개 되어선 안 되는 내용’이라면서 ‘(훈센에게)충성을 맹세한 것이 아니라 협상을 위한 전략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패통탄의 말을 빌리자면 믿었던 삼촌에게 배신을 당한 것이다.지금 표면화되진 않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도 조용히 두 가문의 결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0%의 지지율을 가지고 정치 왕조 구축을 꿈꾸던 조코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치적 경쟁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현 대통령과 손잡고 2024년 대선에서 선거법까지 바꿔가며 큰아들인 기브란을 부통령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인도네시아 퇴역 장성들이 기브란 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탄핵 이유는 기브란 부통령이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헌법재판소 부정이 있었고, 과거 그가 소셜미디어에서 프라보워 대통령을 비하한 의혹이 있다는 점, 국정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전·현직 대통령 간 권력 다툼이 시작되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지난해 선거 당시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를 담당하고 나머지는 부통령이 관장할 것이라고 두 가문 간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대통령 당선부터 취임까지 실제 그러한 모습도 보였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 부통령에 대한 소식은 거의 언론에 나오지 않고 있다. 아들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 정치 왕조를 이어가려던 조코위 전 대통령의 꿈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권력은 비정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는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사례로 충분할 듯하다.

2025.07.13 10:00

4분 소요
토스·두나무·빗썸 '기대감에 훨훨'…소외된 야놀자, IPO 안갯속

증권 일반

최근 대선 이후 증시 훈풍과 맞물려 비상장 주식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지만, 비상장 유니콘 기업들의 주가는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두나무, 빗썸,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각각의 호재성 이슈로 장외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야놀자는 유일하게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10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6월 2일부터 7월 10일까지 두나무의 주가는 15만5000원에서 25만원으로 6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빗썸은 9만8000원에서 22만3000원으로 127.6% 올랐다. 토스 주가 역시 4만9000원대에서 5만8500원으로 19%가량 상승했다. 반면 야놀자는 3만4500원에서 3만3500원으로 2.9% 하락하며 3년 내 최저 수준의 주가를 기록했다.상승세를 보인 기업들은 모두 뚜렷한 호재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두나무와 빗썸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허용 논의 등 가상자산 규제 정비가 본격화되면서 제도권 편입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특히 업계 1위인 두나무는 제도 변화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상승세는 자회사 토스뱅크의 흑자 전환과 함께 카드, 보험 등 신규 금융사업 확대 기대가 맞물린 결과다. 플랫폼 기반 수익 모델이 가시화되면서, 실적 개선이 곧바로 기업가치로 연결될 것이란 기대가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빗썸의 경우 제도권 편입 기대에 더해 최근 발표된 물적분할 계획이 주가 급등에 추가적인 불씨가 됐다. 특히 기존 주주에게 1주당 약 33만 원이 지급될 수 있다는 ‘청산 프리미엄’ 기대가 형성되면서, 기업 성장성보다 당장의 보상 가능성에 주목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반면 야놀자는 유일하게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의 장외 주가는 비전펀드 투자 당시 기대됐던 기업가치가 10조원대에서 최근 4조원대로 크게 하락하며 3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가장 큰 원인은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IPO 일정이다. 당초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글로벌 증시 침체 등을 이유로 사실상 중단됐고, 이후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이어지고 있는 까닭이다.특히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의 주춤한 흐름은 야놀자 기업가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야놀자는 OTA 중심의 플랫폼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7년부터 클라우드 기술 확보에 나섰고, 이를 미국 IPO 명분으로 내세우며 사업 전환을 추진해 왔다. 실제로 2020년 전체 매출의 8%에 불과했던 클라우드 부문 비중은 2024년 30%까지 확대됐고, 같은 기간 플랫폼 사업 비중은 70%에서 49%로 낮아졌다. 그러나 2025년 1분기 들어 클라우드 부문 비중이 다소 정체되면서, IPO 일정을 앞당기기에는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이 밖에 야놀자를 둘러싼 법적 리스크도 상장을 둘러싼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인터파크트리플과의 합병 과정에서는 합병 비율을 두고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며 무효 소송 등을 예고한 바 있고, 판교 신사옥 내 공간 제공을 둘러싸고는 벤처기업협회와의 소유권 분쟁으로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환불 약관의 불공정성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이같은 연쇄적 분쟁이 상장 일정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다만 일각에서는 야놀자의 최근 행보를 두고 미국 상장을 향한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3월 이수진 총괄대표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임직원에게 야놀자 주식 100주를 무상 증여했다. 이어 4월 초 열린 공식 행사에서는 나스닥 CEO의 축하 영상이 공개됐고, 타임스퀘어 전광판에는 야놀자 광고가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일련의 행보를 두고 야놀자의 나스닥 입성 시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두나무나 빗썸,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들어 각각 제도 변화나 실적 개선, 사업 확장 등 뚜렷한 재료가 시장에 읽히면서 장외 주가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며 “야놀자는 여전히 시장 관심이 높은 종목이지만, 상장 일정이나 핵심 사업부의 실적 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만큼 투자자들도 방향을 쉽게 잡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25.07.10 18:07

3분 소요
카리나, 정치색 논란 입 열었다…"감당해야 할 일" 왜?

정책이슈

그룹 에스파 카리나가 대선 당시 휩싸였던 정치색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6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드디어 왔구나. 최연소 게스트 카리나..!’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해당 영상에서 카리나는 꿈이 뭐냐는 정재형의 질문에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무탈한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정재형이 “요즘 무탈이 유행이냐. 다들 그렇게 답한다”고 하자, 카리나는 “난 최근에 이슈가 있기도 했다. 그래서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 다 무탈한 생활을 보냈으면 좋겠다 싶다”고 말했다.카리나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도 아예 그런 (정치적) 의도가 없어서 얘기하고 싶었다”며 “팬들은 너무 걱정을 하니까 너무 미안했다. 팬분들과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사과했다.이어 “나도 스태프분들과 나가서 쌀쌀한 날씨에 그냥 겉옷을 사 입고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게시물을 올렸다가 (소속사에서) 연락을 받아서 지웠다”며 “내가 무지했다. 아무리 해외에 있어도 알아야 하는 부분이었다”고 반성했다. 카리나는 또 “진짜 더 인지하고 공부를 해야겠구나 싶더라. 내가 너무 무지했던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 “어쨌든 내가 이야깃거리를 던진 것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에스파) 멤버들까지 피해를 보니 그게 너무 힘들더라”고 털어놨다.앞서 카리나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근황 사진을 업로드했다. 문제는 사진 속 카리나의 의상. 해당 의상은 숫자 ‘2’가 크게 적힌 붉은색 점퍼로, 일부 누리꾼들은 이것이 국민의힘 지지와 장미대선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논란이 커지자 카리나는 팬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난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계속 오해가 커지고 마이(팬덤명)가 많이 걱정해서 직접 이야기해 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사과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카리나의 게시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카리나는 일상적인 내용을 SNS에 게시한 것일 뿐 다른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일간스포츠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07 09:54

2분 소요
트럼프, 머스크 신당 창당 비판…"제3 정당은 혼란 가중시키는 터무니없는 일"

국제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한 데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기 전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3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3의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할 뿐"이라며 "그는 그게 재미있을 수 있지만, 나는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지원해온 머스크는 대선 후 그의 최측근으로 부상했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의제를 실현할 핵심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입법에 강하게 반대하며 등을 돌렸다.머스크는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서명하면서 공식 법률로 제정하자 신당 창당과 관련한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그는 특히 전날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아메리카당'이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히면서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이번 주에 휴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협상은 상당수의 인질이 풀려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7일에는 백악관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주의 폭우 및 홍수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와 관련, 오는 11일 현장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7.07 08:36

2분 소요
실리콘밸리의 VC는 왜 AI에만 돈을 쓸까 [실리콘밸리의 사람들]

전문가 칼럼

2024년 글로벌 벤처투자 중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이 차지한 비중은 약 33%, 투자액은 1100억 달러(약 150조원)에 달했다. 특히 2025년 1분기에는 미국 벤처캐피탈(VC) 전체 투자 중 최대 77%가 AI에 몰렸다. 오픈AI·앤스로픽·엑스AI 등 몇몇 대형 플레이어에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이런 ‘몰빵’ 투자는 역사상 유례없는 현상이다. 닷컴 버블 당시에도 인터넷 기업 투자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지 않았는데, AI는 그 두 배에 가까운 집중도를 보인다. 심지어 전통적 강세 분야였던 바이오테크, 핀테크, 이커머스 투자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왜 VC들은 AI에 열광하는가?첫째,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생성형 AI는 ▲콘텐츠 제작 ▲법률 분석 ▲의료 영상 판독 ▲산업 설비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나의 모델로 여러 시장을 목표로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VC는 단일 투자로 다수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멀티레버리지 구조'를 가장 선호한다.둘째, AI는 전통 스타트업과는 다른 자본 구조를 요구한다. 기초 AI 모델은 수천억 원 규모의 GPU 클러스터와 데이터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때문에 AI 생태계는 VC 주도형 '대형 R&D 프로젝트'로 진화하고 있다.셋째, AI는 플랫폼 구조다. 초기 우위를 점한 기업은 ▲데이터 축적 ▲생태계 확장 ▲네트워크 효과로 후발주자를 압도한다. 이는 인터넷 1세대 플랫폼과 유사한 특징이며, VC는 장기적 독점력을 기대하며 베팅한다.넷째, AI는 '규모의 경제'가 극명하다. 큰 모델일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 따라서 초기 막대한 투자가 가능한 기업만이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이는 VC에게 '올인 아니면 아웃' 구조를 만든다.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 에이전트형 AI, 즉 사람이 직접 명령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AI가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오픈AI의 오토GPT ▲앤스로픽의 클로드 ▲구글 딥마인드의 제미나이 등이 대표적이다. ▲백오피스 자동화 ▲법률 문서 정리 ▲코드 생성 등에서 실질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고 있다.또 바이오·기후·국방 산업에 특화된 AI는 유망하다. 예컨대 AI 기반 ▲신약 개발 ▲탄소 포집 예측 ▲위성 운용 시스템은 장기 투자에 적합하며, 대형 VC가 선호하는 구조는 여기에 있다.한편, 팔란티어(Palantir)는 실리콘밸리 VC들이 AI에 집중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미국 국방부와 연방기관 중심의 ‘고담’(Gotham), 기업용 플랫폼 ‘파운드리’(Foundry), 2023년 출시된 생성형 AI 플랫폼 'AIP'를 통해 상업용 판로를 개척했다. 2025년 1분기 팔란티어는 방위 산업 관련 매출이 40%, 상업용 매출이 31% 증가하며 성과를 입증했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팔란티어는 경량화된 'Forward Deployed Engineer'(FDE) 모델을 통해 고객사와 현장 맞춤형 협업을 이뤘다. 이는 AI 솔루션을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전파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이 사례는 몇 가지 실리콘밸리 특유의 원칙을 보여준다. ▲기술 중심 플랫폼 ▲인프라 기반 확장 ▲현장 중심 실험, 즉 창업자와 엔지니어가 함께 세계 현장에 뛰어드는 방식이다. 한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한국은 아직 '패스트 팔로워' 수준이다. 이재명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민관 공동 투자를 통해 미국, 중국에 이은 AI 3강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고,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한다. "AI 3강이 되려면 경쟁력 있는 프론티어 모델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고 인프라 구축이 선결과제"라는 지적처럼, 실행력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펀드 또한 내수 중심의 시드 투자에 집중되어 있고, 글로벌 VC와의 연결 구조는 약한 편이다.한국 AI 투자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1조8000억 원으로, 미국의 80분의 1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투자 방식의 차이다. 미국은 몇 개 기업에 수천억 원씩 몰아주는 '메가 라운드' 구조인 반면, 한국은 수십 개 기업에 수십억 원씩 나눠주는 '소액 분산' 구조다. 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결정적 약점이 된다.이 와중에 실리콘밸리로 이전한 몇몇 한국 스타트업들은 흥미로운 사례다. 퓨리오사AI는 미국 VC 투자와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보했고, 메타로부터 약 8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사례인 업스테이지는 오픈AI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LLM(대규모 언어모델) 개발로 주목받고 있으며, 미국 진출 이후 더 많은 고객을 확보 중이다. 이들은 'AI 기술력 + 실리콘밸리 자본 네트워크'의 조합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준다.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다. 우수한 AI 인재와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국내 생태계는 공동화(空洞化)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카이스트, 서울대 등 국내 최고 연구진들이 구글· 오픈AI·앤스로픽 등으로 이동하는 '브레인 드레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키운 인재가 해외에서 꽃피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반면, 국내 시장은 이미지 생성 앱, 학습 요약 서비스, 챗봇 등 단기 수익형 AI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장기 플랫폼 성장보다는 '빠른 다운로드 수'를 목표로 하는 구조로, 글로벌 생태계와는 결이 다르다.이제 한국은 단순히 빠르게 따라가는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성공 공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첫째, GPU·클라우드 같은 인프라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정부·대기업·투자사·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둘째,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여 ▲생성형 AI ▲의료 AI ▲국방 AI처럼 신속한 실증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팔란티어처럼 현장 밀착형 엔지니어(FDE) 모델을 도입해 정부·대기업·스타트업이 협업하는 'AI 플랫폼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셋째, '전략적 집중'이다. AI는 범용 기술이지만, 모든 분야에 분산 투자하면 아무 분야도 못 잡는다. 한국은 ▲국방 ▲스마트 카 ▲헬스케어 ▲기후 테크 등 전략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팔란티어가 그랬던 것처럼, 방위·국방 AI에서 선제적 시장 진입을 노릴 수 있다. K-바이오· 조선해양·반도체 등 기존 강점 산업과 AI를 결합한 '버티컬 AI' 전략이 현실적이다.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말했다. "AI는 단순한 혁신이 아니다. AI는 세상을 다시 설계하는 기술이다."VC들이 AI에만 돈을 쓰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단지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 기술이 세상의 구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나아갈 길은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구조를 설계할 것인가'다. 지금은 플랫폼 설계자로 변신할 때다. 시간은 많지 않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톱 액셀러레이터·VC 2080벤처스의 공동대표다. 글로벌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문가이며 '실패하는 Vs 성공하는 기업'의 공동저자다. 실리콘밸리·일본·사우디아라빙 등에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M&A ▲글로벌 진출 전략을 지원하고 있으며, SpaceX 등의 투자자로도 활동 중이다. 해외 스타트업 두 곳에서 실무를 맡아 성공적인 엑시트를 이끌어낸 바 있다.

2025.06.29 10:00

5분 소요
‘최악’이라던 한·중 관계, 개선될 일만 남았다?[특파원 리포트]

국제 경제

이데일리 미국과 중국 특파원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생생한 경제·산업 분야의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한다. 조기 대선의 여운(?)이 사라지지 않았던 6월 6일 상하이의 한 관광지, 여행객 대상으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한 가게 벽면에 안경을 쓴 모습의 익숙한 한국인 그림이 보였다. “저 사람은 누구를 그린 것인가”하고 물으니 가게 주인은 멋쩍게 웃으며 “리짜이밍(이재명)”이라고 답했다. 그림 옆에는 바로 전날인 5일 그림을 그렸다는 도장이 찍혀있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로 발 빠르게 이재명 대통령의 얼굴을 그려 넣은 것이다. 상하이 작은 가게까지 퍼진 한국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던 일화다.시진핑 “양국 협력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중국인들은 자국 정치에 무심한 편(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이지만, 외국 정치 상황엔 관심이 많다. 처음 베이징에 왔을 때 만났던 한 택시 기사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교도소에 있나”라고 대뜸 물어보기도 할 만큼 이웃나라인 한국 대통령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거쳐 이번 대선까지 약 6개월간 계속된 정쟁은 중국에서도 화제였다. 만나는 중국인들은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한국의 정치 사회 상황에 궁금해 했고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될지도 묻는 일도 많았다.중국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다른 나라 내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으로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발언을 삼갔으나 친중 성향을 지닌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를 내심 바라는 모습이었다. 비상계엄 당시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엔 ‘이재명’이란 키워드가 화제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탄핵 위기를 맞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중국을 정치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한층 커졌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지난 2월 “한국 극우 보수 세력이 ‘중국의 (내정) 간섭’ 루머를 날조하고 있다”며 “값싼 정치적 묘기”라며 이례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국내에서 사실상 ‘국민의힘=반중’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면서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중국과 관계 개선이 요원해 보이기도 했다. 결국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4일부터 즉시 대통령으로 업무에 들어가면서 중국 측의 움직임도 기민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4일 오후 “한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 중·한 양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축전을 보냈다. 시 주석이 항상 한국 대통령 당선 당일 바로 축전을 보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3월 9일 열렸던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을 때는 이틀 뒤인 11일에야 축전을 전달했다. 2022년 당시 윤석열 당선인과 시 주석의 전화 통화는 대선이 보름 정도 지난 3월 24일에야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엔 일주일여만인 6월 10일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전화가 연결됐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한·중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으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한국과 중국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양국 우호 협력을 더욱 심화한다”고 화답하면서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용’ 내세운 이재명, 미·중 속 줄다리기 어떻게중국 관영 매체들은 윤 전 대통령 재임 시기 동안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이 대통령 체제에서는 균형 있는 외교 정책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중국 정부가 내내 강조했던 대중 외교 정책의 조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한국의 중국 외면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외교는 물론 정무 경험이 없는 윤 전 대통령의 서울대 동창인 정재호 서울대 교수를 중국 대사로 임명하면서 현지 불통 논란도 있었다. 장·차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급 인사와 재계 총수들은 공식적인 중국 방문을 최대한 삼갔으며 혹여나 불가피한 일정이 있으면 외부에 소식을 알리지 않고 조용히 다녀가는 게 관례가 됐다. 그럴수록 사실상 중국 내 외교 및 교류 활동은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게 됐다.중국이 이 대통령 취임을 내심 반기는 이유는 현재 중국을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와 관련 깊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한국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한·미·일 동맹 체제를 강화하는 데 노력했고 이는 중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중 관세 전쟁을 촉발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중국의 고민은 더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전 세계 무역 대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중국에는 100%대 관세를 물리면서 미·중 갈등이 폭발했다.중국은 미국의 광범위한 도발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한편 반(反)미국 노선을 구축할 우호국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시 주석이 동남아시아 국가를 연이어 순방하고 중국과 중동·아프리카 국가 등과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이런 가운데 미국과 밀접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은 중국에 중요한 일로 해석된다. 이미 한국 대상 비자 면제 정책을 실시하고 한·중 문화 교류 재개를 검토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한국과 관계 증진을 고민하고 있다는 신호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본격화하면 한·중 교류는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우리 입장에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은 경제 안보 등 측면에서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중국과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19.5%(1330억달러)로 미국(18.7%·1278억달러)을 앞선 1위다. 그만큼 한국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중국은 최근 이슈인 희토류를 비롯해 니켈이나 비료 등 핵심 자원 생산국이어서 산업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요하다.중국의 무비자 정책 후 상하이 등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여행객은 국내 관광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중 교류도 현안이다. 문화 예술 분야에서도 한한령(중국의 한류 제한령) 해제 여부가 큰 관심이기도 하다.이 대통령은 취임 일성을 통해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외교 정책에도 이런 기조가 반영될 것임을 시사했다. 앞으로 있을 미국과 관세 협상이나 10월말 한국에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이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가늠할 무대는 계속 마련된다. 미·중 패권 경쟁에 놓인 한국이 이런 이벤트에서 얼마나 실리를 취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2025.06.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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