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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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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국제 해양플랜트 전시회 참가…해양설비 4종 선봬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해양플랜트 전시회 ‘오프쇼어 코리아 2024’(Offshore Korea 2024)에 참가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 설비 관련 기술력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오프쇼어 코리아는 격년제로 1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 산업 대표 전시회다. 전 세계 20여개국 약 200개 기업에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다. 한화오션은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국제 해양플랜트 전시회에서 총 4종의 해양 제품을 선보인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LNG-FPSO) ▲해상 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드릴십 등이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해양 설비들은 한화오션의 최첨단 기술력이 적용돼 있다.한화오션은 현재까지 모두 8기의 FPSO(LNG-FPSO 포함)를 수주해 7기를 성공적으로 인도하고 1기를 현재 건조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FPSO는 하루 최대 22만 배럴의 원유와 44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FPSO다. LNG-FPSO의 경우는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해양 설비다.한화오션의 WTIV는 15MW급 또는 20MW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를 싣고 운항할 수 있으며, 수심 65m까지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4척의 WTIV를 수주해 2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현재 2척을 건조하고 있다.드릴십은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최대 수심 3.6km 심해에서 최대 12k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특히 2개의 시추 타워가 적용돼 시추 타워가 1개일 때보다 작업시간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 안정된 선체 고정을 위한 다이나믹 포지셔닝 시스템, 안전한 시추 작업을 위한 2개의 폭발 차단 안전장치 등이 적용돼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충족하는 드릴십이다.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통해 글로벌 해양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15 11:00

2분 소요
암울한 분위기에 더 돋보이는 '긍정적' 기업은

증권 일반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에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긍정적’ 전망을 부여받았다. 업황 및 실적 개선과 시장지위 개선이 예상되면서 ▲민자발전 ▲조선 ▲자동차 ▲2차전지 등의 업종에서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높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지난해 민자발전 기업인 GS EPS의 신용등급을 ‘AA-(긍정적)’으로 평가했다. NICE신평은 평택에너지서비스, 포천파워 등에도 ‘긍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민자발전산업은 지난 2022년부터 업황 호조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실적 개선까지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이 이뤄졌다. 견조한 실적을 시현함에 따라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주요 민자발전사의 경우 매출 확대와 전력도매가격(SMP)에서 발전단가를 뺀 인프라 마진 증가, 고정비 부담 감소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NICE신평은 “전력 판매단가가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형성함으로써 당분간 양호한 영업실적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잉여현금흐름 확대를 기반으로 차입금 감축 등 재무부담 완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방 경직성이 높아진 유가 전망에 맞물려 하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각 발전사별 연료도입경쟁력(원가경쟁력) 수준, 정책 및 제도 변화 영향, 사업 다각화 투자추이, 탈탄소정책 대응 부담 등 개별요인에 따른 영향은 상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종 실적도 신용등급 전망도 ‘긍정적’신용평가 3사는 조선업종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HD현대중공업 ‘A-’→‘A’ ▲현대삼호중공업 ‘BBB+’→‘A-’ ▲#삼성중공업 ‘BBB’→‘BBB+’ ▲#한화오션 ‘BBB-’→‘BBB+’ 등 조선 4사의 신용등급은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조선산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규수주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수주잔고 규모를 감안하면 충분히 안정적인 영업활동 영위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평사들은 선가 상승 이후 수분의 실적 인식 비중이 확대되고, 강재가격 하향 안정화 추세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한신평은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선수금 유입 등으로 개선된 재무여력을 통해 운전자본 부담 확대에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중공업에 대해선 미인도 드릴십 매각 후 개선된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운전자본 부담 확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반면 한화오션은 실적 개선이 상대적으로 늦은 상황이다. 한신평은 “한화오션이 유상증자(약 1.5조원)를 통해 시설자금 및 지분 투자에 활용할 예정으로 향후 신규투자 및 재무부담 추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필요하다”고 밝혔다.자동차·2차전지 업종도 ‘청신호’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올해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한신평은 2024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5% 증가한 총 1200만대로 예측했다. 다만 성장세는 이어지지만 성장률은 2022년(69.9%), 2023년(28.4%)보다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 ▲화신 ▲모베이스전자 ▲경창산업 등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업종에 ‘긍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완성차 판매물량이 증가하고,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들의 우수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업황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누적된 대기수요로 인해 자동차 판매물량의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는 설명이다.신평사들은 자동차 업종은 올해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기술개발 및 미국의 현지 투자 유도 등에 따른 투자 부담이 존재하나, 국내 완성차 OEM들은 차입금을 크게 상회하는 풍부한 유동성과 내부 창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 소요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단 평가다. 마지막으로 이차전지 업종은 자본적지출(CAPEX) 소요 집중에 따라 재무부담이 증가할 수는 있으나 생산능력 증가와 이익 규모 확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2차전지 산업의 경우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으로 판매량과 매출 규모가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평은 “규모의 경제 확대외 국내외 생산지 안정화 등으로 이익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이나, 광물 시세 등락에 따른 판가 변동 수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경쟁 심화, IRA 세액공제 혜택 유무 등에 따라 업체별 수익성은 차별화되고 있다”며 “에코프로비엠은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 구조 보강과 이익창출 규모의 가파른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ICE신평은 “이차전지 기업들은 합작법인(JV)으로부터 자본 납입과 유상증자,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을 통해 순투자부담을 경감해 차입금 증가를 완화해 왔다며, 점진적인 재무안정성 개선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01.22 08:25

4분 소요
‘수주 부진했는데’…드릴십 매각에 반전 노리는 삼성重

산업 일반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이른바 ‘악성 재고’로 꼽힌 드릴십 매각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삼성중공업이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날 현재까지 올해 수주 목표의 30%를 채우지 못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국내 대형 조선업체가 수주 목표의 50% 안팎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표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이 올해를 끝으로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란 기대감이 많다. 수천억원의 재고손실로 집계돼온 드릴십 매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드릴십 4척 매각을 위해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PEF)에 59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PEF는 삼성중공업과 국내 다수의 투자기관이 참여하는 펀드로, 총 1조7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5월 중 출범 예정이다. PEF가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을 매입하고 시장에 재매각해 매각 수익을 출자 비율 및 약정된 투자수익률에 따라 투자자들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현재 보유 중인 드릴십은 총 5척인데 이 가운데 이탈리아 사이펨 측이 용선(매각 옵션 포함) 중인 1척을 제외한 4척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유럽 지역 시추 선사와 조건부 매각 계약을 체결한 드릴십 1척에 대한 권리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흑자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드릴십을 사실상 모두 매각한 것이다. ━ ‘올해는 다르다’…실적 개선 시동 거는 삼성重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째 적자 행진 중인 삼성중공업이 내년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분야 역시 분위기가 좋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발표한 해외 경제 포커스에서 주요 기관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매장돼 있는 석유‧가스 등의 자원을 발굴‧시추‧생산하는 설비를 말하는데, 저유가 시절에 명맥이 끊겼던 분야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그간 중단됐던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재개되는 것은 물론 신규 발주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도 위기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이 2016년, 2018년, 2021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조 단위 유상증자를 단행할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이 삼성전자의 평택반도체 건설 공사 일부를1901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물론 악재도 있다. 철강업계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은 변수다. 조선용 후판 가격에 따라 선박 건조의 수익성이 결정되는 구조라, 올해 상반기에도 후판 가격이 오를 경우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후판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삼성중공업은 372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떠안은 바 있다. 여기에 조선업 호황으로 선박 건조 현장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2.04.26 07:00

3분 소요
삼성중공업, ‘애물단지’ 드릴십 4척 매각

산업 일반

삼성중공업이 이른바 ‘악성 재고’인 드릴십 4척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한다. 매각 대금은 1조400억원으로 예상된다. 22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드릴십 4척 매각을 위한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PEF)에 59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PEF는 삼성중공업과 국내 다수의 투자기관이 참여하는 펀드다. 총 1조700억원 규모로 조성돼 5월 중에 출범한다. PEF가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을 매입하고 시장에 재매각해 매각 수익을 출자 비율 및 약정된 투자수익률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보유 중인 드릴십은 총 5척인데 이 가운데 이탈리아 사이펨 측이 용선(매각 옵션 포함) 중인 1척을 제외한 4척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유럽 지역 시추 선사와 조건부 매각 계약을 체결한 드릴십 1척에 대한 권리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매각으로 약 4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이 개선 될 뿐 아니라 향후 리세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며 “국제유가의 강세로 드릴십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고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2.04.22 07:52

1분 소요
[CEO DOWN] 배진한 삼성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

산업 일반

CFO가 불 지핀 삼성중공업 위기론 배진한 삼성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내년 2분기 자본 잠식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삼성중공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선 “시가총액 5조원의 기업이 3개월 단기사채로 연명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드릴십 악몽에 단기사채 ‘고육지책’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1년간 3개월 만기의 일반단기사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300억원의 단기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시작으로 6월 700억원, 7월 300억원, 9월 500억원, 10월 700억원, 12월 500억원, 올해 1월 500억원, 4월 300억원 등 총 3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시가총액이 약 5조원에 달하는 회사가 3개월 만기의 단기사채를 통해 빚을 빚으로 갚는 상황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조선업계 등에선 삼성중공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해양플랜트 사업이 유가 하락으로 고꾸라진 여파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많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올해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황 자체로 보면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해양플랜트에 집중해왔던 삼성중공업의 경우 현대중공업 등과 비교하면 더욱 불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여기에 삼성중공업이 선주사 측의 계약 파기 등으로 드릴십(원유 시추선) 5척을 떠안은 것도 여전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들의 총 계약가는 29억9000만 달러지만, 이들 계약으로 받은 선수금은 10억1000만 달러 수준이다. 2조원이 넘는 금액을 돌려받지 못한 채 드릴십 5척을 재매각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설상가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드릴십의 재고자산 가치도 하락 중이다. 2019년 말 드릴십 5척의 장부가치는 15억9000만 달러였는데, 지난해 말 12억8000만 달러로 약 20% 하락했다. 약 3465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증권업계에서 “드릴십 5척에 대한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삼성중공업의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올해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의 이른바 ‘저가 수주’ 우려도 끊이질 않고 있다. 통상 조선소 일감이 채워져야 선가(船價)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데,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조선소들이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 조선사들의 경우 일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가 수주를 무릅쓰고 수주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이들과 경쟁하는 한국의 조선사들도 출혈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선박용 후판 가격 인상도 부담이다. 철강 업계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이들 업계는 선박용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하는데 합의한 분위기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선가 상승 등으로 조선업계 시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실제 선가 상승폭은 후판 가격 인상을 보전하기도 빠듯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삼성重 CFO는 왜 자본잠식을 언급했을까 재계 등에선 배 부사장이 내년 2분기 자본잠식과 워크아웃 등을 거론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에선 “삼성중공업의 재무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내몰린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삼성중공업이 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강조해 인력 구조조정의 판을 깔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재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실제로 극단적 상황에 내몰린 것이 아니라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명분으로 자본잠식 등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의 위기를 강조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사측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측은 “회사가 고정비 절감 등을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한다면 전사적으로 대응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일각에선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자금 수혈을 위해 유상증자 등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거론되기도 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등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해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당시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참여로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단기사채 발행은 회사 운영자금, 차환(借換) 등의 목적으로 발행한 것”이라며 “자본잠식 등의 언급은 회사 위기 상황을 극복하자는 독려 차원의 발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창훈 기자·김채영 인턴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1.04.17 11:33

3분 소요
CEO DOWN 배진한 삼성중공업 CFO

산업 일반

배진한 삼성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내년 2분기 자본잠식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삼성중공업을 둘러싼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선 “시가총액 5조원의 기업이 3개월 단기사채로 연명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016년과 2018년처럼 조 단위 유상증자 추진도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유상증자 흥행을 위해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1년간 3개월 만기의 일반단기사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300억원의 단기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시작으로 6월 700억원, 7월 300억원, 9월 500억원, 10월 700억원, 12월 500억원, 올해 1월 500억원, 4월 300억원 등 총 3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시가총액이 약 5조원에 달하는 회사가 3개월 만기의 단기사채를 통해 빚을 빚으로 갚는 상황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 끝나지 않은 드릴십 악몽에 단기사채 ‘고육지책’ 조선업계 등에선 삼성중공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해양플랜트 사업이 유가 하락으로 고꾸라진 여파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많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올해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황 자체로 보면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해양플랜트에 집중해왔던 삼성중공업의 경우 현대중공업 등과 비교하면 더욱 불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이 선주사 측의 계약 파기 등으로 드릴십(원유 시추선) 5척을 떠안은 것도 여전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들의 총 계약가는 29억9000만 달러지만, 이들 계약으로 받은 선수금은 10억1000만 달러 수준이다. 2조원이 넘는 금액을 돌려받지 못한 채 드릴십 5척을 재매각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드릴십의 재고자산 가치도 하락 중이다. 2019년 말 드릴십 5척의 장부가치는 15억9000만 달러였는데, 지난해 말 12억8000만 달러로 약 20% 하락했다. 약 3465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증권업계에서 “드릴십 5척에 대한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삼성중공업의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의 이른바 ‘저가 수주’ 우려도 끊이질 않고 있다. 통상 조선소 일감이 채워져야 선가(船價)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데,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조선소들이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 조선사들의 경우 일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가 수주를 무릅쓰고 수주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이들과 경쟁하는 한국의 조선사들도 출혈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선박용 후판 가격 인상도 부담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이들 업계는 선박용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하는데 합의한 분위기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선가 상승 등으로 조선업계 시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실제 선가 상승폭은 후판 가격 인상을 보전하기도 빠듯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 재고자산 드릴십 현황 척수 계약가 기 수취선수금2020년 말 장부가치 529억9000만 달러10억1000만 달러12억8000만 달러자료=삼성중공업 ━ 삼성重 CFO는 왜 자본잠식을 언급했을까 재계 등에선 배 부사장이 내년 2분기 자본잠식과 워크아웃 등을 거론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한편에선 “삼성중공업의 재무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내몰린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삼성중공업이 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강조해 인력 구조조정의 판을 깔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실제로 극단적 상황에 내몰린 것이 아니라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명분으로 자본잠식 등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의 위기를 강조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사측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측은 “회사가 고정비 절감 등을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한다면 전사적으로 대응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자금 수혈을 위해 유상증자 등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거론되기도 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등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해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당시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참여로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단기사채 발행은 회사 운영 자금, 차환(借換) 등의 목적으로 발행한 것”이라며 “자본잠식 등의 언급은 회사 위기 상황을 극복하자는 독려 차원의 발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창훈 기자·김채영 인턴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1.04.16 11:29

3분 소요
[중형 조선사 매각 나선 국책은행] 수주 급감, 고사 위기에도 “일단 털고 보자”

은행

한진중공업 수주 0, 대선조선은 목표치 미달… “매각, 조선업 위기로 이어질 것” 지적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중형 조선사 매각 추진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을, 한국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을 각각 매물로 내놓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히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매각을 시작으로 중형 조선사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은 물론 대선조선의 선박 수주가 메말랐고,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하락까지 겹쳐 있어 매각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바빠진 국책은행이 중형 조선사 털기에 나선 것”이라며 “매각보다 경쟁력 강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산업은행이 중형 조선사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22일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국내 채권 금융기관)가 보유한 출자 전환 주식에 대해 공동매각 추진 방침을 정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국내 주주협의회와 필리핀은행 등이 가진 한진중공업 보통주 6949만3949주로 총 지분율은 83.45%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매도자 실사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한진중공업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 출자 전환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 지 1년여 만에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 선박 수주 말랐지만, 실적 좋으니 매각? 수출입은행은 중형 조선사 대선조선 매각을 이미 구체화했다.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 매각 주관사로 회계법인 삼일PwC를 선정, 지난 4월 초부터 매각 정보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조선업 유관업종 전략적투자자(SI)에 보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5월 중 매각 관련 입찰공고를 내고 입찰 제안서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말 성동조선해양 매각을 마무리한 만큼 대선조선 매각을 통해 중형 조선사 구조조정을 끝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IB) 관계자는 “외국 업체로의 매각도 열어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의 실적 개선이 국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근거가 됐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771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660억원 영업손실을 낸 지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 수출입은행이 관리해 온 대선조선은 2017년 279억원 영업적자에서 2018년 41억원, 2019년 113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룬 것으로 집계됐다. 국책은행 내 기업 구조조정 관계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어 매각을 추진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면서 “언제까지고 국책은행 아래 둘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시장에선 국책은행의 중형 조선사 매각 추진 뒤에 중형 조선사 털어내기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 개선에 따른 매각 추진이라는 국책은행의 설명과 달리 실제 상황은 다르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은 2018년 3897억원 적자를 냈고 지난해 재차 18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향후 매출 기반이 되는 선박 수주는 더 심각하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중형 조선사 물량으로 잡히는 길이 100m 이상이나 10000DWT(재화중량톤수, 선박이 실을 수 있는 화물 중량)급 이상 또는 이에 상응하는 강선 수주를 따내지 못했고, 해군 고속상륙정 등 특수선 수주에 머물렀다.대선조선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선조선은 수출입은행 관리 8년 만인 2018년에야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신규 수주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대선조선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조선은 목표 수주량(12척)에 못 미치는 5척 수주에 그쳤다. 대선조선 노동조합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은 선박을 수주할 때 특정 금액 이하로는 받지 못하게 해 수주 자체를 어렵게 했다”면서 “최소 10척 이상은 수주해야 운영이 가능한 데 당장 숫자가 좋아졌다는 이유만으로 매각을 추진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전문가들은 국책은행의 중형 조선사 매각에 따른 조선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선박 수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중형 조선사 인수가 선박 건조 지속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예컨대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매각을 공식화하자 시장 관심은 보유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 과거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 부지 매각을 검토하기도 했다. 김영훈 경남대 교수(조선해양IT공학과)는 “영도조선소 개발 논의는 꾸준했다”면서 “현 상황에서의 매각은 부동산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최근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도 조선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가 하락까지 겹치며 수주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위원은 “지난해 전세계 중형 선박 발주량이 전년대비 46.7% 감소한 속에서 중형 조선사를 인수해 선박 건조만을 바라볼 곳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배의 화물 총중량에 여러 가지 선종별 계수를 곱하여 선박 건조량을 나타내는 톤수)로 전년의 810만 CGT 대비 70%가 줄었다. ━ 경쟁력 악화 우려 속 정부와 엇박자까지 국책은행의 중형 조선사 매각에 참여해 조선업을 지속할 수 있는 선박 건조 주력 업체도 거의 없는 상태다. 국내 빅3 조선사 중 2곳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합병에 집중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코로나19로 불거진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와 원유·가스를 시추하는 드릴십(원유시추선) 등의 발주가 줄어든다. 실제 지난 2015년 저유가 기조로 연평균 330억 달러 규모였던 해양플랜트 시장이 52억 달러로 대폭 줄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재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한편 국책은행의 이번 매각 추진은 정부와 조율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부터 중형 조선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금융 지원 등을 담은 연구용역 결과는 올해 상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용역에 참여하고 있는 한 조선업계 전문가는 “정부 차원의 중형 조선사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정부가 소유한 국책은행은 매각을 추진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중형 조선사는 국내 조선산업 허리로 중형 조선사 붕괴는 조선산업 전체 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2020.05.02 14:59

4분 소요
[한국 조선업의 ‘해양플랜트 딜레마’] 수주절벽에 ‘구조조정이냐 버티느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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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빅3 기업 해양플랜트 수주 1건 불과 … 가격 경쟁 격화 등으로 어려움 직면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업이 오랜 침체 끝에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예로 2018년 글로벌 발주된 액화천연가스(LNG)선 중 국내 조선 업체 ‘빅3’가 86%인 53척을 수주할 만큼 선전했다. 현대중공업이 25척, 대우조선해양이 15척, 삼성중공업이 13척이었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벌크선(산적 화물선) 부문과 달리, 품질과 기술력이 중시되는 LNG선은 한국이 우위를 점한 측면이 컸다. 국내 조선 업체들은 지난 11월까지 누적 기준 글로벌 선박 발주량 약 2600만 CGT(표준 화물선 환산t수) 중 42%인 1090만CGT를 수주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그럼에도 ‘2019년엔 과연?’이라는 물음표가 붙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해양플랜트(Off-shore Plant) 딜레마’ 때문이다. 해양플랜트는 깊은 해저에 매장된 석유나 가스 등의 해양 자원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장비다. 대표적으로 부유식 생산저장 하역설비인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 심해 원유가스 시추선인 드릴십 등이 있다. 전체적인 선방에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한국 조선업은 올해 뚜렷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한 건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그쳤다. 이 때문에 올해 조선 분야 수주 목표치를 12월 6일 기준 95%가량 달성하고도 전체 목표치는 87.5%만 달성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겨 있다. ━ LNG선 수주는 싹슬이 했지만… 이를 단순히 ‘일부 분야 부진’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해양플랜트가 지금껏 조선 업계에서 큰 기대 속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분야여서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들어가는 부품마다 특수성이 있어 제각기 다른 설계도로 제조할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라며 “예컨대 유정(油井)마다 원유 또는 가스의 매장량과 성분이 모두 다르고, 수심이나 지반 종류 등도 달라서 염두에 둘 부분이 수없이 많다”고 설명했다. 세계 조선 업황이 급속도로 나빠진 시점인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부터 지금껏, 기술력 하나로 버텨야 하는 한국 조선업에 있어 해양플랜트는 ‘고수익 창출 수단’과 ‘세계에 기술력 건재를 알릴, 조선 강국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함께 가졌다.그런데 수주절벽이 이어지면서 기업들로선 그간의 투자가 오히려 전반적인 실적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해양 분야 인건비만 해도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없던 일’처럼 여겨 투자를 최소화하기도 쉽지 않다. 눈앞의 실적을 위해 미래 경쟁력을 포기하면 미래 실적을 저당잡히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어서다. 해양플랜트 딜레마의 주요 내용이다. 국내 조선 업체들이 최근 해양플랜트 일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이유는 경기 침체에 휘청거린 글로벌 발주사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바뀌어서다. 너나할 것 없이 비상경영 중인 가운데 해양플랜트는 단 한 건 계약하더라도 금액 규모가 워낙 크니 이들로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수주 경쟁국들 간 가격 경쟁이 격화된 것도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마찬가지로 일감 확보에 혈안이 된 싱가포르와 중국이 가격 경쟁력으로 발주 기업들을 유혹하면서 해양플랜트에서마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 석유 업체 쉐브론이 발주해 올해 한창 진행됐던 ‘로즈뱅크 프로젝트’엔 국내 빅3가 모두 입찰했지만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이미 고배를 마시고 싱가포르 업체 셈코프 마린과 대우조선해양만 남았다. 2조원 규모 FPSO 수주가 걸린 큰 프로젝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대한 가격을 낮춰 쓴다고 썼는데도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쉐브론이 이 프로젝트 지분 40%를 노르웨이 석유업체 에퀴노르에 매각하면서 사업자 발표가 미뤄져 대우조선해양도 내년에나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셈코프마린은 2017년에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조선 업계에 충격을 안겼던 기업이다. 당초 빅3 중 한 곳의 수주가 유력하다고 봤던, 노르웨이 업체 스타토일이 발주한 ‘요한카스트버그 프로젝트’에서 FPSO 수주를 이 회사에 내줘야 했다. 영국 업체 로열더치셸의 ‘비토 프로젝트’에서도 부유식 해양생산설비인 FPU(Floating Production Unit)를 이 회사가 수주했다. 여기에 2018년 초 발주됐던, 2조원 규모의 FPSO 수주가 걸렸던 ‘토르투 프로젝트’는 프랑스 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손잡은 중국 업체 코스코에 내줘야 했다.문제는 이처럼 일감 고갈 현상이 장기화했을 때 사내 인력의 상당수가 유휴 노동력으로 전락한다는 데 있다. 빅3 하나당 해양플랜트 사업부 인력과 해당 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만 수천 명에 달한다. 기업으로선 이들의 임금은 계속 지급하는데 해당 분야의 수익은 나지 않는,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손실만 입는 상황이 된다. 조선 부문으로 일부 근무를 돌리더라도 이쪽 일감 또한 넉넉하지 않아 한계가 따른다. 최근의 국제 유가 폭락세(두 달 사이 40%가량 급락)도 수주절벽을 부추기는 악재일 수 있다. 계속 수익성이 떨어지면 발주사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버텨 반전을 노리느냐, 사업을 축소하느냐. 조선 업계가 해양플랜트 딜레마에 빠진 배경이다.업계는 일부 구조조정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숙현 전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대표는 지난 8월 임직원 담화문에서 “신규 수주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상상황 선언이 불가피하다”며 “조직 대폭 축소와 희망퇴직 실시 등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대중공업은 같은 달 해양플랜트 모듈 등을 제작하던 울산의 온산공장 부지 매각도 결정했다. 과거 해양플랜트 일감이 넘쳐나면서 기존 울산공장만으로 소화를 못해 2011년 문을 연 이곳은 한때 1000여 명이 근무할 만큼 북적였지만, 어느덧 유휴 생산 부지로 전락해 고민거리가 됐다. 최근 에쓰오일이 이 부지를 사들이면서 석유화학 사업 확대에 나섰다.반면 3사 중 전체 매출 대비 해양플랜트 분야 의존도가 높은 편인 삼성중공업은 최소 수백 명의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일부 분석에도 섣불리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대신 해양플랜트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상선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2017년 순손실은 3407억원. 2018년에는 이 규모가 약 3870억원으로 늘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이성근 부사장이 최근 경기도 시흥 연구·개발(R&D) 센터 개소식에서 “혹독한 구조조정 중에도 미래 경쟁력인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진행은 흔들릴 수 없다”며 해양 플랜트 딜레마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에둘러 표현했다. ━ 구조조정 나선 현대중공업, 여력 강조한 대우조선해양 이 회사는 2017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했고, 해양플랜트 일감도 2020년까지는 확보해(1건의 프로젝트 맡아 진행 중)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로즈뱅크 프로젝트에서 밀리는 등 2019년 상반기까지도 추가 수주에 실패할 경우 2000명가량의 유휴 인력이 발생하게 돼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려 반 기대 반’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조선 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은 해양플랜트와 구조조정에 달렸다”면서도 “드릴십 업황 개선이 지연됐고 저유가 기조로 해양생산설비 수주 기대감이 크지 않아진 상황”이라며 쉽지 않은 2019년을 예상했다. 반면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해양플랜트 수주는 2018년보다 2019년에 다소 확대돼 한국의 5조~6조원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양플랜트 딜레마를 딛고 한국 조선업은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18.12.29 16:00

5분 소요
[나홀로 부진한 삼성중공업] 조선업황 개선에도 실적·주가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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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3년 연속 적자에 내년 전망도 불투명…구조조정 마무리 되는 내년 말 수익성 개선 기대 -39%. 11월 13일 종가(7430원) 기준 삼성중공업의 전년 동기 대비 주가 하락률이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은 10.4% 하락했고, 대우조선해양은 74.9% 급등했다. 국내 조선 산업을 이끄는 삼두마차 중 삼성중공업의 주가 하락율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 2~3년 간 부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조선사들의 주가가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주가는 13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90거래일 전 대비 34% 급등했고, 대우조선해양도 3만3500원으로 같은 기간 31% 상승했다. 10월 초 고점을 기록한 후 현대중공업은 11만원대, 대우조선해양은 2만6000원대까지 밀렸지만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글로벌 수주 1위를 기록할 전망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다시 반등했다.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올 1~10월 224척, 102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해 중국(710만CGT)을 큰 폭으로 앞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업이 중국을 제친 것은 2012년 이후 7년 만이다. 중소형 조선사는 여전히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발주량과 선가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해 조선업 전체가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년에도 한국 조선사가 강한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날 전망이라 당분간 먹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업황 개선의 수혜를 크게 누리지 못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최근 90거래일 간 30%대 상승하는 동안 삼성중공업은 5.8%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중공업 주가가 맥을 못 추는 것은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86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 부진과 구조조정 비용 등이 발목을 잡았다. 2016년 10조4000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올해 5조40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올해 1~10월 49억 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를 끌어냈지만, 연간 목표인 82억 달러에는 한참 못 미친다. 신규 수주 등의 영향으로 내년 매출은 6조원대로 늘겠지만 9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비용 부담으로 내년에도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매출 증가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수익성은 개선되겠지만 흑자 전환이 가능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선박 발주 늘고 선가 올라 또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시추설비의 재가동 문제도 주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퍼시픽드릴링(PDC)으로부터 수주한 한 척과 씨드릴(Seadrill)로부터 수주한 두 척 등 총 3척의 시추선을 계약 취소로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유휴 상태인 시추선을 매각하려면 설비를 다시 가동해야 하며 이에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연구원은 “2016~18년 수주 부진으로 내년 하반기에야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반등을 논하기 아직 일러 2019년 하반기까지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한다”라고 말했다.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것은 국내 조선 3사의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3개월 동안 주가가 적지 않게 올랐다. 현대중공업 매출은 2015년 46조원에서 올해 12조원대로 쪼그라들고, 올해 3600억원대 영업적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로봇 등 신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금융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 중이던 현대중공업 지분을 인수하고 현대삼호중공업을 인적분할, 투자법인을 현대중공업과 합병하는 등 경영권 강화 및 경영승계 작업에 나선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수익성 좋고 배당성향이 높은 현대미포조선을 자회사로 직접 거느리게 돼 재무상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대중공업은 수주 경쟁력이 높아 선박 발주 증가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건전성이 좋아지고 수주 잔고도 많다”고 평가했다.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도 주가 부진의 한 원인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1조4088억원을 유상증자했다. 주식수는 2억4000만주. 극심한 수주난과 금융권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경색되면서 재정난을 극복할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삼성중공업은 회사채 5000억원을 포함해 올해 만기를 맞은 시장성 자금 규모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로 주가가 희석된 데다 차입금 상환, 자금 조달 등 재무 문제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셈이다.다만 현재 주가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라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경우 반등의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난 2~3년 간 어려움을 겪은 것은 ‘헤비테일’ 계약 관행 때문이다. 선박 대금의 60~80%를 마지막 인도 단계에서 받기 때문에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않았다. 통상 선박 건조부터 인도까지는 2~3년이 소요된다. 수주 규모가 2016년을 저점으로 2017년 반등했기 때문에 2019~20년에는 실적이 안정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적자에 시달리는 삼성중공업으로서는 숨통을 틜 수 있게 된다.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보다 재무적 압박을 먼저 받기 시작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7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8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인 등 정상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 연매출 7조원대로 기업을 운영하며 규모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지난해 거래정지가 풀린 이후 1만380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올 10월 3만8450원까지 뛴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처럼 삼성중공업도 구조조정이 종료되면 주가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구조조정 거친 대우조선은 수익성에 초점 또 시추 서비스 세계 1위인 스위스 트랜스오션이 오션리그를 인수하는 등 시추 서비스 산업에 지각변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일부 대형사만 남은 채 시추 서비스 산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최근 유가 상승으로 시추설비 이용률과 용선료가 오르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이 3척의 시추선 매각에 성공하면 1조원 가량의 현금을 쥐게 된다. 최근 대우조선해양도 매각이 불발된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2척의 인도 협상을 원래 발주처인 소낭골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건조대금 미수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흑자 전환 시점이 늦을 수는 있지만 반등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간 해양플랜트 비중이 크다는 점이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꼽혔는데, 상선 비중을 늘리며 사업 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8.11.1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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