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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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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 ‘상고하저’ 경향 뚜렷…옥석가리기 심화

증권 일반

2024년 IPO 시장은 상반기 강세를 보였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분위기가 급격히 식으며 전형적인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냈다. 공모규모는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상장 철회와 심사 미승인 사례가 늘고 기관투자자의 단기차익 실현 성향이 강화되는 등 시장 내 변동성이 두드러졌다.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4년 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총 77개사로, 2023년(84개사) 대비 약 7% 감소했다.반면 총 공모규모는 3조9050억원으로 2023년(3조5982억원)에 비해 8.2% 늘었다. 유가증권(코스피) 상장사 수는 2023년과 동일한 7개사(리츠포함)였으나, 공모규모 1000억원 이상의 ‘대어’급 IPO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코스피 상장사 공모 총액은 2024년 기준 1조5887억원으로, 2023년(1조3329억원)에 비해 약 2500억원 증가했다.규모가 가장 컸던 IPO딜은 KB증권‧UBS‧JP모건 등이 주관한 HD현대마린솔루션(7422억원)이었다. 그 뒤를 시프트업(4350억원), 산일전기(2660억원), 엠앤씨솔루션(1560억원), 더본코리아(1020억원) 등이 이었다.2024년 IPO 시장은 전형적인 상저하고 형태를 띠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밴드 상단 이상을 기록한 사례는 84%로, 상장기업 77개사 중 65개사가 상단 이상으로 공모가를 결정하는 등 전반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투심이 악화되며 공모가 밴드 이하를 기록하는 기업들이 증가했다.상반기까지 상장한 29개 기업 중 그리드위즈를 제외하면 기관투자자들은 모든 기업에 대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뱅크웨어글로벌을 시작으로 공모가격을 하단 이하로 책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더니, 4분기에는 공모가격을 밴드 하단 미만으로 제시하는 기업이 7곳이나 등장했다.상장 직후 주가가 100% 이상 상승한 기업도 대부분 상반기 상장 기업들에 몰렸다. 지난해 상장기업 중 시초가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기업은 21개사(27%)였는데, 이 중 16곳(76%)이 상반기 상장사였다. 상승률 순으로는 ‘따따상’을 기록한 우진엔텍(300%)이 가장 높았고, 현대힘스(296%), 이닉스(232%) 등이 뒤를 이었다.기관경쟁률 및 일반청약 경쟁률은 2023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허수성 청약 방지’ 제도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상장사 기준 기관예측 평균 경쟁률은 2023년 899대 1에서 2024년 597대 1로,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2023년 890대 1에서 2024년 791대 1로 줄어들었다.이 밖에 기관들의 단기차익실현 경향은 더욱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2023년 상장한 84개 기업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약 11.64%에 달했으나, 2024년 77개사 평균 6.58%로 하락했다. 특히 1% 미만 확약 비율을 기록한 기업이 27곳으로, 2023년(10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거래소‧당국의 상장 기준이 강화되며 상장 철회 및 미승인 사례가 늘어난 점은 주목할만하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2023년 상장 철회 및 공모 철회를 진행한 기업은 총 35개사였으나, 2024년에는 47개사로으로 12곳 증가했다. 특히, 2022년에는 단 1건, 2023년에는 없었던 상장예심 미승인 사례가 2024년에는 6건에 달하며, 강화된 심사 기준이 체감되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투심이 최악으로 치달은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지며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에 대한 당국의 심사가 깐깐해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는데, 올해 역시도 상장사들에 대한 검증이 꼼꼼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025.01.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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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상장 대박…백종원 '4000억대 주식 부호' 등극

증권 일반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50% 이상 상승하며 화려하게 데뷔에 성공했다. 더본코리아가 ‘따상’(더블 상한가·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이날 상장으로 백 대표는 4000억원대 주식 자산가 반열에 올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공모가(3만4000원) 대비 1만7400원(51.18%) 오른 5만1700원에 장을 마쳤다. 더본코리아는 4만63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한때 6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더본코리아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7436억원을 기록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식 879만2850주(60.7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백 대표의 보유 주식 가치는 4519억5249만원에 이른다.강석원 더본코리아 공동 대표는 주식 207만6660주(공모 이후 지분율 14.36%)를 보유해 종가 기준으로 1067억4032만원의 주식 부자가 됐다. 강 대표는 백 대표와 함께 40여년 전 인연을 맺어 더본코리아의 전신인 다인인더스트리얼을 설립했다. 더본코리아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한 차례 연기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상장 재도전에 나선 더본코리아는 지난 9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특히 백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넷플리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인기에 힘입어 상장 전 화제몰이에도 성공했다. 실제 더본코리아는 앞서 진행된 공모 과정에서 연달아 흥행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달 18~24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734.67대 1을 기록, 공모가는 희망 공모밴드(2만3000~2만8000원)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확정했다. 이어 지난달 28~29일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도 77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1조8200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다만 더본코리아는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는 미달에 따른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은 1년간 보호예수가 걸려있어 1년 안에 매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 성장성에 대한 내부 의구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우리사주 청약 결과 청약률은 35.4%(경쟁률 0.35대 1)에 그쳤다. 침체된 공모주 시장 대비 성공적 ‘입성’하지만 이날 더본코리아가 공모가 대비 5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최근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의 수익률이 전멸한 것과는 비교되는 수준이다. 지난 9월 이후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 17곳(스팩 제외) 가운데 16곳이 공모가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전날 코스닥에 데뷔한 에이치엠파마의 경우 첫날부터 28% 넘게 급락했다. 이밖에 ▲에이럭스(-38.25%) ▲웨이비스(-27.40%) ▲탑런토탈솔루션(-23.67%) ▲씨메스(-23.00%) ▲에이치엔에스하이텍(-22.64%) ▲클로봇(-22.54%) ▲성우(-12.50%) 등이 상장 첫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상장을 기점으로 침체된 공모주 시장이 온기를 되찾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디찬 한국 음식료 기업공개(IPO) 시장에서의 성공 사례다"며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2%로 경쟁업체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 사업의 경우 수익성 개선보다는 외형 성장을 통한 절대 이익 규모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성장성으로 ▲해외 사업 확대 ▲유통 매출 확대, ▲지역개발 사업 확대 등을 꼽았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의 국내 프랜차이즈는 멀티브랜드 전략과 가성비 강점, 신메뉴 개발 및 리뉴얼로 안정적 가맹사업을 영위하며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이다“며 ”해외는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활용해 본가,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한식 브랜드를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빠르게 확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역전우동 등 25개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이다. 또 해당 브랜드 기반의 가정간편식(HMR), 가공식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통사업, 제주도의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을 영위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3881억원, 193억원을 기록했다.

2024.11.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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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훈풍에 비상장 주식 투자로…‘포모’ 개미 몰렸다

증권 일반

최근 비상장주식 투자 열풍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조 단위’ 대어들이 등판하는 등 훈풍이 불면서, 비상장주식에 미리 투자하는 ‘선학개미’들의 눈치 싸움도 치열해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1분기 거래건수는 지난해 4분기 대비 206%로 증가했으며, 거래금액도 190%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1분기 처음으로 계좌를 연동한 투자자는 전년 동기 대비 2.2배 이상 늘었으며, 첫 거래를 시작한 회원 수 또한 약 2.8배 증가했다. 종목 주목도를 반영하는 인기 거래 및 조회 순위에는 IPO를 준비하고 있거나, IPO 관련 소식이 있는 기업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비상장주식 시장의 뜨거운 열기는 올해 IPO 시장이 활황임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상장 첫날 가격변동 폭 상한이 2배, 4배로 높아지는 이른바 ‘따상’, ‘따따상’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공모 청약 경쟁률 또한 높아졌다. 유진투자증권이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실제 1분기 신규 상장 기업 14곳의 공모 규모는 4557억원으로,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168%나 상승하며 투심에 불을 지폈다. 비상장주식 시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선제적인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날로 치열해지는 공모주 전쟁에 지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증거금과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공모 청약 대신, 남들보다 앞서 유망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 증거금으로 수조원이 몰리며 치열한 경쟁 속에 투자자들의 포모(FOMO·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것 같은 두려움)를 자극했고, 이는 공모시장을 벗어나 비상장주식 시장 열풍으로 이어지는 풍선효과를 낳게 된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관계자는 “기업공개 시장이 활황인 데다, 공모주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투자가 쉽지 않다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빨리 비상장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비상장주식 플랫폼에서 거래량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장 기업 사전 발굴…불법 거래는 ‘주의’ 성공적인 비상장주식 투자를 위해선 한발 앞서 미래 가능성을 지닌 ‘떡잎’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첫 번째다. 해당 기업이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고 건강하게 성장했을 때 적절한 시점에서 그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포인트로 꼽힌다. 비상장주식 거래의 차익실현 시점이 꼭 기업의 상장 시점과 같을 필요는 없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관계자는 “초기부터 기업의 가능성을 보고 주식을 사고 기업에 긍정 이슈가 있어 가격이 오를 때 파는 경우도 있다”며 “정말 IPO 이슈가 있어서 그때까지 기다렸다 수익을 실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장되기 전에 수익 실현 시점을 개인이 판단, 비상장주식 시장 안에서 계속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비상장주식에 대한 정보 부족, 높은 가격 변동 폭 등으로 선학개미들이 무작정 거래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시선도 나온다. 비상장주식이 상장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고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이용 시 허위 매물과 깜깜이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증권사 안전 거래 여부와 종목 관리 프로세스 등도 체크해야 한다.비인가 업체를 통한 비상장주식 거래는 특히 주의가 당부된다. 온라인 주식 카페, 인가 되지 않은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 다양한 SNS 창구를 통해 불법 비상장주식 거래가 성행하면서 투자 피해도 늘고 있다. 출처 없는 소문, 루머로 인한 피해를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앉게 되는 것이다.금융당국은 제도권 밖 비상장주식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인가 없이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자는 자본시장법 제11조(무인가 영업행위 금지)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여된다. 인가 업체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 안에 있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 비상장과 금융투자협회에서 관리하는 한국장외시장(KOTC)이 대표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설 게시판 혹은 블로그 같은 데서 주식 거래할 사람을 찾는 경우나 스팸 메시지 등에 연루되는 분들도 있다”며 “결국 문제는 정말 비상장주식 투자 방법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가를 받지 않은 비상장 관련 커뮤니케이션 같은 경우 증권사 안전거래 시스템이 없고, 주식 거래 내역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 곳들은 사기 같은 경우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증권사 안전거래 시스템이 연계된 신뢰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2024.08.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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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상 찾기’ 혈안인데…깐깐해진 IPO 심사, 업계 반응은?

증권 일반

올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증권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명 ‘뻥튀기 상장’ 논란을 빚었던 파두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주관사의 실사 업무 책임을 강화하면서 IPO 주관 업무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진 까닭이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IPO 주관 업무 제도를 개선한다. 이를 위해 먼저 주관계약의 수수료 구조를 손볼 계획이다. 주관계약 시 주관사는 계약 해지 시점까지의 주관사 업무 대가를 수취하도록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토록 한다. 수수료 구조 개선을 통해 주관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상장 실패 시 주관사가 발행사로부터 대가를 전혀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기업실사에 대한 주관사의 법적 책임도 강화된다. 기업 실사 시 주관사의 기업실사 항목‧방법‧검증 절차 등을 규정화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부실 실사에 대해 주관사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기존에 주관사는 발행사의 제시 자료에 대해 외부 자료 등을 토대로 검증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형식적인 실사에 그치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가치평가의 경우 주관사에서 일관된 기준이 없다 보니 담당 팀별로 평가 기준에 차이가 있고 과도한 추정치 사용, 부적절한 비교기업 선정 등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과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앞으로는 추정치나 비교기업 등 주요 평가 요소의 적용 기준과 내부 검증 절차 등을 주관사 자체적으로 마련하되,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하는 공모가 기준과 절차 예시를 마련해 각 증권사들의 내부 기준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지배구조·내부통제와 관련된 법률위험 등 거래소·주관사 심사 시 파악된 핵심 투자 정보의 공시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주관사의 자문 및 실사,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중요한 투자 위험 요소가 투자자에게 충분히 공시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 아울러 내부통제 측면에서 대부분의 증권사가 최소한의 내부절차와 지침만 마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 마련을 위한 필수 항목을 협회 규정에 구체화하기로 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중요 위험요인 기재누락, 공모가 고평가 등 일련의 논란으로 주관사 역량과 책임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며 “시장전문가, 금융투자업계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파두사태 후폭풍, 기술 특례 상장 '찬바람' 또한 증권가는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 중 기술성장특례를 적용한 기업에 대해 금융당국의 심사가 깐깐해졌다는 평가다. 상장 전 예상 실적에 비해 실제 실적이 크게 못 미치면서 ‘뻥튀기 공모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팹리스 스타트업 파두의 사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파두와 상장 주관사는 IPO 절차 당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회사 매출이 2023년도에도 지속해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도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203억원에 달할 것이다’ 등의 내용을 기재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파두의 2023년도 2분기 및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파두의 주가는 공모가 기준으로 40% 이상 하락했다. 현재 파두의 주가는 2만원 아래로 떨어져 공모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과거 분기·반기 보고서 제출 뒤 3개월 공백 기간에 발생한 실적도 증권신고서에 월 단위로 반영해 정정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논란으로 실추된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관사의 독립성 제고, 기업실사의 책임성 강화,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 제고, 충실한 공시, 내부통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라며 “금감원은 주관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시장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경우 엄정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IPO 심사 강화가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고, 투자자 신뢰를 증진시킬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두 이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술 특례 기업은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라며 “그런 종목들의 상장 시기가 겹치며 지연되는 사례가 많았을 것이고 그러면서 6월 청약 일정이 몰리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깐깐해진 심사를 거뜬히 통과하는 기업들에게는 어려운 심사를 이겨낸 만큼 ‘가산점 효과’도 기대된다”라며 “현재보다 미래가치를 놓고 말하는 ‘특례상장사’ 보다 장기간에 걸쳐 실적을 증명해 온 ‘실적 위주 기업’에게 기회가 왔다”라고 덧붙였다.

2024.07.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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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엔알시스템 흥행에…‘로봇 IPO’ 열기 잇는다

증권 일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로봇 관련 업체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다. 유압로봇 시스템 전문기업 이엔알시스템이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배 시초가+상한가)’에 성공하면서 시장 열기는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로봇기업들은 향후 시장 성장세가 점쳐지는 만큼, 연구개발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엔알시스템은 지난 7일 코스닥시장에서 공모가(1만3500원) 대비 100.37% 오른 2만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공모가의 2.8배 수준인 3만83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장중 상승폭을 줄였다.케이엔알시스템은 액추에이터, 컨트롤러 등 유압을 동력원으로 하는 다양한 로봇 기술을 개발해온 전문 기업이다.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8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9000∼1만1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3500원으로 확정됐다. 이어진 공모주 청약에서는 22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론 약 8조480억원의 뭉칫돈을 모아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증명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의 상장 첫날 주가 급등은 엔젤로보틱스의 공모가는 당초 예상보다 한층 더 높게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엔젤로비틱스는 오는 12일까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엔젤로보틱스는 2017년 2월 로봇공학자 공경철 대표 등이 설립한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으로 보행재활·산업안전·일상보조 등에 쓰이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LG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LG전자는 엔젤로보틱스 지분 7.22%(96만주)를 가지고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공모주식 160만주를 전량 신주발행한다. 희망공모가범위는 1만1000~1만5000원이다. 공모가기준 공모금액은 176억~240억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541억~2102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 외에도 클로봇, 씨메스, 나우로보틱스, 시냅스이미징, 브릴스, 피앤에스미캐틱스등도 올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로봇 기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1년 2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상장 때부터다. 공모가 1만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레인로우로보틱스는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뒤 상승세를 거듭했다. 2일엔 1.18% 오른 15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어 2022년 유일로보틱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 등도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평가다.시장에선 충분한 시장 흥행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다른 로봇 기업 IPO 도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로봇산업 성장세와는 달리 부진한 실적은 변수다. 이에 로봇 관련 종목 주가는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로봇 대장주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됐고,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 7일 기준 각각 전일대비 1.61%, 2.97%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자금 수요가 많아질수록 상장 니즈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03.08 13:44

2분 소요
훈풍 불었던 ‘K-뷰티’ IPO…엇갈리는 후발주자 향방

증권 일반

올해 상반기 마녀공장(439090)과 뷰티스킨(406820) 등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K-뷰티’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음 후보자로 ‘김희선 뷰티기기’로 유명한 에이피알(APR)과 달바의 운영사 비모뉴먼트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미 상장한 기업들 중 공모가를 밑도는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어 향후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상반기 모처럼 IPO 시장에 등장한 뷰티기업인 마녀공장은 지난 6월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형성된 후 상한가)을 달성하고 18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상장한 뷰티스킨도 기관 수요 예측에서 1819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보이고 상장 첫날 종가 기준 공모가를 25% 이상 상회했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증시 불황으로 침체됐던 국내 화장품 공모주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다.‘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상장 재수생 에이피알도 내년 상반기 코스피 신규 상장을 대기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 2020년 상장예심청구서를 제출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지배 구조 보완 지적으로 자진 상장철회 후 3년만의 재도전이다. 에이피알은 뷰티 및 피부미용기기(메디큐브·에이프릴스킨·포맨트·글램디바이오), 패션(널디), 엔터테인먼트(포토그레이) 부문에서 6개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테크’기업으로 지난 6월 CJ ENM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1조 11억원을 인정받았다. 뷰티 및 패션 관련 기업으로 1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반면 에이피알과 함께 기대감을 모았던 뷰티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는 연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버드뷰에 대한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저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버드뷰는 상장을 위해 최근 2년간 채용을 늘린 탓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이들의 향방을 가른 것은 ‘수익성’이다. 고금리 등으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내년에도 증시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익성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에이피알은 최근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3718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9%, 277.6% 씩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매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한 561억원을 기록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마녀공장 역시 해외 매출 다각화에 성공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반면 버드뷰는 2020년 12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21년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엔 187억원까지 적자폭을 키웠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정보기술(IT) 인력 충원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버드뷰는 적자 구조를 탈피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등 재정비 후 다시 IPO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비모뉴먼트와 코스알엑스 등 뷰티업계 대어들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명 ‘파두 사태’가 IPO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에이피알의 증시 입성 여부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것 보인다”고 말했다.

2023.11.2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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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만 문제가 아니다”…반토막 주가에 공모주 개미 눈물 [허지은의 주스통]

증권 일반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지금 파두만 문제가 아닙니다. 하반기 청약 넣은 공모주 대부분이 파란불인데 어떡하죠?”하반기 IPO(기업공개) 기업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장 후 공모가의 절반 수준으로 주가가 급락한 곳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대어로 불리던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마저 불거지면서인데요. 금융당국이 하반기 중 내놓은 IPO 제도 개편이 오히려 가격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규 상장한 38개 기업 중 21곳(스팩 및 합병상장 제외)의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절반 이상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건데요. 어닝 쇼크를 기록한 파두(-37.19%) 외에도 시지트로닉스(-50.56%), 필에너지(-49.91%), 버넥트(-49.81), 에스엘에스바이오(-40.21%) 등은 공모가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확장현실(XR) 기업으로 주목받은 빅텐츠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34.39% 하락했고, 인스웨이브시스템즈(-30.75), 에이엘티(-28.56%), 밀리의서재(-26.09%), 뷰티스킨(-25.04%), 넥스틸(-21.91%), 컨텍(-16.67%) 등도 부진한 주가를 기록 중입니다. 공모주 시장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따상(공모가가 시초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첫날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소형주를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하반기 들어선 파두,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상장으로 흥행을 이어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끝없이 하락하면서 상장 직전의 열기는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가격 제한폭이 확대된 점이 주가 뻥튀기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26일부터 공모주 가격 제한폭을 기존 90~200%에서 60~400%로 확대 적용했는데요. 가격 발견이라는 순기능을 찾겠다는 취지였지만, 정작 상장 첫날 급등세만 노리고 초단타 매매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는 고점에 물리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실제 필에너지는 상장 첫날 공모가(3만4000원) 보다 237.06% 급등한 11만4600원(무상증자 적용 기준)에 거래를 마쳤지만 전날 종가는 1만7030원에 그쳤습니다. 버넥트 역시 상장 당일(2만4800원)을 끝으로 주가가 우하향했습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에이엘티, 밀리의서재, 뷰티스킨, 넥스틸 등 대부분의 새내기주는 상장일 주가가 가장 높았습니다. 공모주 투자자 A씨는 “공모주는 장기투자하면 바보라는 소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장기투자하면 바보천치라는 소리로 업그레이드됐을 정도”라며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손실만 보는게 공모주”라고 토로했습니다. 또다른 투자자 B씨는 “상장 첫날 초단기 매매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 시초가 근방에서 매수하면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연말까지 공모 일정을 앞둔 기업들이 많지만 주가 흐름을 낙관하긴 어렵습니다. 통상 공모시장은 연내 상장을 마무리하려는 기업들이 몰리면서 연말로 갈수록 일정이 늘어나는데요. 당장 내일(17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을 앞두고 있고 스톰테크, 동인기연, 그린리소스, 한선엔지니어링, 에이에스텍, 에이텀, LS머티리얼즈 등이 이달 중 상장할 예정입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6월말부터 가격 제한폭이 확대 시행되면서 7월 이후로는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높아졌다”며 “다만 상장 첫날에 유통 가능 물량이 출하되면서 대부분의 종목이 시간이 갈수록 높은 시초가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3.11.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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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미리 찍은 비상장 기업은…상장 주관해 ‘잭팟’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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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비상장 기업과 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찍이 발굴해 수익 다각화에 나서는 것이다. 상장 전 기업에 투자하고 그 기업의 상장 주관까지 맡는 식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교육‧바이오‧2차전지‧우주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은 비상장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증권사의 타법인 출자 현황을 살펴보면 10개 증권사가 비상장 투자(일반 투자, 단순 투자)에 나선 총합은 2519개였다.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366개), 한국투자증권(343개), NH투자증권(335개), KB증권(320개) 순이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281개), 키움증권(252개), 하나증권(208개) 등도 세 자릿수를 나타냈다. 증권사들은 증권사 보유 자금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비상장 기업에 직접 투자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2차전지와 바이오처럼 꾸준히 인기 있는 산업은 물론 에듀테크와 우주 등 각광받는 사업에 투자한 증권사들이 많았다. 주식과 채권 장점 가진 RCPS로 투자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은 대부분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활용됐다.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붙은 우선주로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비상장 기업은 자금 조달을 위해 RCPS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을 요구하거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거래가 수월한 보통주로 전환해 매각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인 것이다. 증권사들이 RCPS 방식으로 투자한 스타트업 중 교육업계가 돋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2월 공부선배(20억원), KB증권은 프리월린(1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호두랩스(9억원) 등 모두 교육 기업에 투자했다. 교육업계는 생성형 AI(인공지능)과의 결합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힌다. 교육에 기술을 접목한 에듀테크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바이오와 메타버스 역시 증권사들이 꾸준히 눈여겨 보고 있는 산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바이오벤처기업 레드엔비아에 올해 3월 10억원을 출자했다. 레드엔비아는 동아에스티와 바이오엔비아의 합작법인으로 심혈관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KB증권도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피노바이오에 올해 3월 13억원을 투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4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에 20억원을, 하나증권은 확장현실(XR) 메타버스 콘텐츠 업체인 케이쓰리아이에 10억원 각각 투자했다.주식 시장 열풍을 몰고 온 2차전지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4월 2차전지 소재 기업 보백씨엔에스(보백CNS) 지분 1.14%를 20억원에 사들였다. 보백씨엔에스는 2차전지용 절연재와 셀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2차전지 분야에서 제 2의 에코프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증권사, 벤처캐피탈(VC) 등의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보백씨엔에스는 향후 2~3년 안에 IPO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일찍이 투자한 만큼 향후 IPO 주관사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IPO도 관계성…상장 전 지분 투자하고 주관까지 증권사가 투자한 비상장사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상장 전 유망한 기업에 투자해 상장 주관까지 담당하는 식이다. 상장 주관 수수료는 물론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좋다면 주식을 팔아 ‘잭팟’을 터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담당 기업의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다는 고평가 논란도 있지만 반대로 증권사가 그만큼 성장성을 보장하는 기업이라는 설명이기도 하다.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장한 오브젠, 나노팀, 마녀공장에 상장 전 각각 15억원, 81억원, 30억원을 투자했다. 마녀공장이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 성공했고 두 기업도 안정적인 주가를 유지하면서 수백억대의 평가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모가 1만6000원의 마녀공장을 상장 전 5000원에 사들였다.다른 증권사들도 투자한 기업의 상장 주관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다. 대신증권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우주 스타트업 컨텍에 지난해 1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4월 금속 소재 표면처리 전문 기업 대영엔지니어링에 10억원을 투자했다.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컨텍과 대영엔지니어링의 상장 주관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2월 퍼스널모빌리티(PM) 공유 플랫폼인 ‘지쿠’를 운영하는 지바이크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지바이크는 지난해 2월 미래에셋증권과 상장 대표 주관 계약을 맺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주관도 결국 관계성”이라면서 “상장 전부터 투자를 해 오면 기업 사정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고 경영진들과 신뢰가 쌓이면서 상장 이후에도 유상증자나 자문 등 인연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IPO 담당 임원은 “하우스마다 투자하는 크기와 방식이 다르지만 상장 전 지분 투자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프리 단계에서부터 투자하면 상장까지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시리즈 B~C 투자 유치를 마친 기업에 투자하는 증권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3.09.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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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장 선 7월 IPO…하반기 더 뜨거워질까

증권 일반

하반기 첫 달인 7월부터 공모청약에 돌입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대기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하반기에 열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월에 공모주 청약을 추진 중인 기업은 필에너지·센서뷰·와이랩·뷰티스킨·틸론·버넥트 등 (스팩 제외)다. 최근 3개월 동안 월평균 청약 기업 수 6건 보다 2배가 넘는 수준으로 그야말로 IPO 큰 장이 서게 됐다. 우선 가장 먼저 청약에 나선 2차전지 장비 제조업체인 ‘필에너지’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필에너지는 지난 6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청약액의 절반을 납부하는 증거금이 총 15조7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신규 상장사 중 최대 규모다. 최종 통합 경쟁률은 1318 대 1을 기록했다. 코스닥 IPO 시장에서 청약 증거금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7월 20조1431억원의 증거금을 모은 성일하이텍 이후 약 1년 만이다. 올 상반기 최대어였던 기가비스와 알멕은 각각 9조 8215억원, 8조4725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앞서 필에너지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181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공모가범위(2만6300~3만원)를 초과한 3만4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필에너지의 총 공모금액은 956억원으로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3198억원이 될 예정이다.둘째주(10∼14일)에는 와이랩·센서뷰·뷰티스킨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공모 청약을 받는다. 특히 셋째 주(17~21일)엔 버넥트·에이엘티·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파로스아이바이오 등 4개사가 같은 날(17일)에 일제히 공모주 청약을 시작한다. 넷째 주(24∼28일)엔 시지트로닉스·틸론·스마트레이더시스템·엠아이큐브솔루션·파두·시큐레터 등 6개의 청약이 예정돼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곳 중 하나는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스타트업 파두다. 파두의 시장 예상 몸값은 1조원대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파두의 희망 공모가(2만6000∼3만1000원)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1조4898억원에 달한다. 이는 기가비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약 5500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파두는 오는 24~2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7~28일 일반청약을 거쳐 8월 중 코스닥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파두가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넥스틸·에코프로머티리얼즈·두산로보틱스·서울보증보험 등 추가 대어급의 공모주 청약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 시장의 불안함이 지속되고 있지만, 7월 국내 IPO 시장은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일부 대어급 기업의 IPO 심사 청구를 기점으로 점차 IPO 청구 기업이 확대되면서 공모금액이나 시가총액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7월 IPO 성공적 마무리 이후 하반기 훈풍 예상 공모주 청약 일정이 7월에 몰린 이유는 기업들이 8월 중순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 전에 공모 청약을 마무리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본시장법령에 따르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청약일 개시 전에 최근 사업연도의 분기·반기보고서가 확정된 경우, 반드시 금감원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이를 반영해야 한다.다만 공모 청약에 앞서 진행되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또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하는 경우에도 청약 일정은 연기될 수 있다. 실제로 청약 예정 기업 14곳 가운데 틸론의 증권신고서 제출은 이번에만 세 번째다. 금융감독원이 중요사항이 기재되지 않았다며 정정신고서 제출을 두 차례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틸론의 청약 일정은 기존 13∼14일에서 24∼25일로 미뤄졌다.7월 IPO 시장이 뜨거워진 또 다른 이유로 지난달 26일부터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가격제한폭 상한선이 기존 260%에서 400%로 확대되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주 투자자 기대수익률이 ‘따상’(기준가 2배 형성 후 상한가 달성)에서 ‘따따블’(공모가의 4배로 상승)로 높아지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변경된 IPO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첫 타자였던 시큐센, 알멕, 오픈놀, 이노시뮬레이션 등이 실제 주목을 받았고, 투자자들은 높은 투자 수익률을 달성했다. 시큐센은 지난달 29일 상장 당일 공모가(3000원) 대비 205.0% 상승한 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만1800원까지 오르면서 공모가 대비 293.3%까지 상승하며 국내 증시 역사상 최고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변경된 기준의 변동폭 상단인 공모가의 4배이자, 최대 수익률 300%에 근접한 수준이다. 다만 실제 제도 변경 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인 만큼 시장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큐센뿐만 아니라 알멕의 경우 상장 첫날 고점은 18만원이었지만 종가는 9만9500원이었다. 오픈놀도 상장 첫날 최고가는 3만950원이었지만 종가는 절반 수준이었다.IB 업계 전문가들은 IPO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청약 일정이 겹치다 보면 알짜 공모주 위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정안의 목적은 기존의 제한된 가격제한폭에 연달아 상승한 후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일 변동폭을 확대하고 단기간에 균형 가격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대수익률이 높아짐으로써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될 수 있지만, 장중 높은 변동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07.1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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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내기株 수익률 ‘대박’…‘따따블’ 못 가도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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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변경 후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승)에 도전한 새내기주들이 400% 수익률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강세다. 가격제한폭이 넓어지면서 알맞은 가격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주가가 쉽게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변동성에 주의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내기주 제도 변경 이후 상장한 #알멕, #오픈놀은 상장 이후 강세를 이어갔다. 알멕은 전 거래일 대비 29.92%(3만1600원) 오른 13만7200원에 장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174% 올랐다. 오픈놀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7.79%(3020원) 오른 2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시큐센은 전 거래일 대비 1.65%(120원) 소폭 하락한 7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은 모두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6일부터 상장 당일에 한해 가격변동폭을 공모가의 400%로 확대하는 제도 개선 이후 상장했다. 상장 과정에서부터 공모가 4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제도 변경으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손실률은 기존 최대 37%에서 40%로 커지고 수익률은 160%에서 300%로 확대됐다. 시장에서 기대한 만큼 따따블에 성공한 종목은 없었지만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장 당일 종가 기준 시큐센은 공모가(3000원) 대비 205% 올랐고, 알멕(5만원)과 오픈놀(1만원)은 각각 99%, 57.5% 상승 마감했다.시장에선 제도 도입으로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을 넘어서 공모가 대비 400% 상승이 가능해지면서 투자 과열을 우려해 왔다. 그러나 변동폭이 160%에서 300%로 커지면서 가격 발견 기능이 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새내기주 종목에 관심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6월 29일부터 이날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멕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알멕을 134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어 3위는 오픈놀(379억원), 8위는 시큐센(170억원)이 각각 차지했다. 수익률이 높아졌고 하반기에도 상장이 몰려 있어 공모주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7월 셋째주는 ‘공모주 슈퍼 위크’라고 불릴 만큼 5개의 기업이 동시에 청약을 앞두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기관수요예측을 거친 31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72.4%로 역대 최대 수익률”이라면서 “지난 6월 26일부터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폭이 넓어진 만큼 단타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도 있어서다. 실제 제도 변경 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큐센은 상장 첫날 894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가 7600원까지 밀렸다가 다시 1만1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큐센 주가는 제도 개편 전 기준으로 ‘따상’ 주가인 7800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알멕도 9만9500원에서 18만원, 오픈놀은 1만2900원에서 3만950원까지 변동폭이 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도 변경으로 전보다 높아진 수익률이 눈에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문의도 참여도 늘어났다”면서 “제도 도입 초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순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고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7.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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