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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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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베트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 전 세계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해외여행 후 발열이나 발진 등의 증상에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당부했다.질병관리청은 베트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 홍역 유행 국가를 방문한 뒤 귀국 3주 이내 발열이나 발진 등이 있다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달라고 7일 밝혔다.병원 방문 시 해외여행 이력을 의료진에 알리고 진료받아야 하며, 의료진은 의심 환자로 판단될 경우 즉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홍역은 공기 전파가 가능한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으로, 주되 증상은 발열·발진과 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다. 잠복기는 7∼21일이고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홍역은 전염성이 높지만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생후 12∼15개월과 4∼6세에 총 2회 홍역 백신을 맞도록 하고 있다.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 안정을 취하면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나아지지만 면역체계가 취약한 12개월 미만 영아가 홍역에 걸리면 폐렴, 중이염,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홍역 유행 국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고, 불가피하게 방문해야 할 경우 출국 전에 생후 6∼11개월 영아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권장된다.질병청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국내 홍역 환자는 52명으로, 지난해 동기 39명 대비 1.3배 규모다.해외여행 중 감염돼 국내 입국 후 확진된 해외 유입 사례는 69.2%(36명)였다.해외 유입 사례 중 33명은 베트남이었고, 우즈베키스탄·태국·이탈리아에서 각 1명이 감염됐다. 이들을 통해 가정과 의료기관에서 추가 전파된 해외 유입 관련 사례가 16명이다.환자 중 73.1%(38명)는 성인이었고, 61.5%(32명)는 홍역 백신 접종 이력이 없거나 모르는 경우였다.

2025.05.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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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포아, PRRS 생백신 첫 수출…태국·캄보디아 시장 진출

증권 일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돼지 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생백신이 세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바이오포아는 자체 개발한 ‘포아백 PRRS 생백신’을 지난 4일과 18일 태국과 캄보디아에 첫 수출했다고 19일 밝혔다.포아백 PRRS 생백신은 농림축산검역본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국내에서 검출된 북미형 PRRS 바이러스 2종을 결합하고, 세계 최초로 역유전학 SAVE(Synthetic Attenuated Virus Engineering)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2021년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이후 글로벌 동물용 의약품 기업인 세바 상떼 아니말(CEVA Santé Animale)과 협력해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바이오포아에 따르면, 포아백 PRRS 생백신은 SAVE 기술 중 ‘코돈쌍 최적화 저해(Codon Pair Deoptimization)’ 기법을 활용해 바이러스 증식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고 면역 유발 능력을 강화했다.또한 접종 후 면역반응이 형성되기 전 바이러스의 과도한 증식을 억제해 면역체계가 대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터페론-감마 증가를 통해 강력한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바이러스 배출을 최소화해 농장 내 순환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회사는 올해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남아 시장에 이어 중남미 진출을 위한 품목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조선희 바이오포아 대표는 “기존 백신은 접종한 돼지에서 바이러스가 장기간 배출되거나 야외 바이러스와 재조합해 독성이 높아지는 사례가 있었다”며 “포아백 PRRS 생백신은 이러한 위험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바이오포아는 독자적인 역유전학 기술을 기반으로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을 신속히 개발할 수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에도 빠르게 대응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2025.02.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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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 25만 시대…탈모 치료 시장 대표 주자는

바이오

나이가 들수록 모발이 가늘어지는 증상은 남녀노소 모두 겪는다. 특히 남성은 앞머리와 정수리의 모발이 빠지는 ‘탈모’로 고민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탈모를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은 많지 않다. 제품은 많지만, 탈모 치료 자체에 효능을 보이는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으로 제한적이다.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개발하려는 기업 경쟁이 아직 치열한 이유다.안드로젠성 탈모 많아탈모는 모발이 자라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통상 두피의 머리털이 빠지는 현상을 탈모라고 부른다. 머리털은 매일 50~70개가 빠지지만, 100개 이상의 머리털이 빠진다면 탈모일 가능성이 크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노화로 인해 모발 건강이 악화하면 머리털이 얇아지며 쉽게 빠지게 된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신체적·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숱이 적어지기도 한다.자연적으로 모발이 빠지는 경우를 제외하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의 영향으로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남성형 탈모로 불리는 안드로젠성 탈모는 흔한 탈모 질환으로, 국내 50대 남성 3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머리털이 가늘어지고, 머리털이 잘 빠지지 않는 뒤통수의 모발과 비교해 정수리나 앞머리의 머리털의 굵기가 가는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젠성 탈모는 남성 외 여성에서도 ‘여성형 탈모’로 나타난다.국내 탈모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탈모 환자의 수는 2018년 22만4840명에서 2022년 24만7915명으로 2만명 이상 늘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를 합해 국내 1000명의 탈모 환자가 있다고 추산한다. 실제 국내 최대 탈모 커뮤니티 ‘대다모’(대한민국 사람들 다 모발 부자 되세요)의 2024년 방문자 수는 624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78만명 늘었다. 탈모, 두피 관리, 모발 이식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이 늘어서다.실제 탈모는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로 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2022년을 기준으로 22.5%를 차지한 40대다. 하지만 30대 탈모 진료 환자도 전체 환자의 21.5%를 차지하며 40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또, 20대인 탈모 진료 환자 비중은 18.6%로, 탈모 환자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50대의 비중 18.2%를 앞지른다. 여성 환자의 비중도 44.6%로, 전체 환자 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탈모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탈모 방지 샴푸’ 시장도 성장세다.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처방받거나 모발을 이식하기보다, 탈모 샴푸로 쉽게 탈모를 관리하려는 수요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에 3072억원이었던 국내 탈모 관리 시장 규모는 2025년 499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샴푸 시장에서 탈모 방지 샴푸의 비중도 2015년 31.2%에서 2020년 42.7%로 증가했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양분문제는 탈모를 향한 관심이 커지는 반면 새로운 탈모 치료 성분 개발은 더디다는 점이다. 국내 탈모 치료 시장은 피나스테리드 성분과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물이 양분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는 오가논의 ‘프로페시아’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보다트’가 대표적이다. 두 약물 모두 국내 특허가 만료돼 여러 복제약(제네릭)이 출시돼 있다. 안드로젠성 탈모의 경우 미녹시딜 성분의 약물을 바르기도 한다.이 중 미국에서 가장 먼저 허가받은 약물은 미녹시딜 성분의 치료제다. 화이자는 1970년대 미녹시딜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약물이 탈모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미녹시딜 성분의 약물은 이후 탈모 치료제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허가받았다. 국내에서는 여성형 탈모의 경우 미녹시딜 성분의 약물이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물보다 먼저 탈모 치료제로 쓰인다.미녹시딜 외 탈모 치료제로 대중적으로 쓰이는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다. 세계적으로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보다 폭넓게 쓰인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물이 탈모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받은 시기는 1990년대다. 이 약물은 당시 먹는 약(경구용) 형태의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허가받아 빠르게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다.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는 앞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이후 탈모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뒤늦게 탈모 치료 시장에 진입했다. 피나스테리드처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해 탈모가 악화하지 않게 돕는다. 특히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로 알려진 아보다트는 여러 나라 중 한국에서 처음 승인된 약물이다.최근에는 화이자가 개발한 원형탈모 치료제가 국내에서 허가돼 주목받았다.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 리트풀로(성분명 리틀레시티닙토실산염) 이야기다. 리트풀로는 12세 이상인 중증 원형탈모 환자가 탈모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는 치료제다. 미국에서는 2023년, 국내에서는 2024년 허가됐다.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달리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라 면역 활성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원형탈모를 치료한다.

2025.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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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타발리스' 국내 허가

바이오

JW중외제약은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타발리스'(성분명 포스타마티닙)가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만성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타발리스는 보험 약가 등재 절차를 마친 후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타발리스는 생물학적 기능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단백질 '비장 티로신 인산화효소'를 억제해 혈소판이 파괴되지 않도록 막는다.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은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Fc 감마(γ) 수용체가 활성화할 때 비장 티로신 인산화 효소를 통해 면역세포가 반응하며 발생한다. 타발리스는 이 과정을 차단한다.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은 체내 면역체계가 혈소판을 바이러스로 잘못 판단해 공격하면, 혈소판 수치가 정상 범위 이하로 감소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질환은 멍이나 출혈이 쉽게 발생하고, 심한 경우 뇌출혈이나 위장 출혈을 일으킨다.대한혈액학회에 따르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은 스테로이드와 면역글로불린이 1차 치료제로 권장된다. 질환이 치료되지 않으면 비장절제술이나 혈소판 작용체 수용제가 2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타발리스는 혈소판 작용체 수용제에 해당한다.타발리스는 미국 제약사 라이젤 파마슈티컬이 개발했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미국, 일본, 한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같은 해 일본 제약사 킷세이제약이 라이젤 파마슈티컬로부터 타발리스의 한국, 대만, 일본에서의 개발,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JW중외제약은 2021년 킷세이제약과 국내 개발, 판매 권한 계약을 체결했다.JW중외제약 관계자는 "타발리스는 혈소판 파괴를 효과적으로 억제해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신약 개발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해외에서 임상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 판매하는 기술 도입(라이선스-인·License-in)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등이다.

2025.01.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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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반려견도 환절기에 면역력 관리가 필요하다. 면역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강아지와 노령견, 기저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급변하는 날씨에 영향을 받아서다.부족한 활동량, 놀잇거리로 대체해야실내외 온도 차가 크면 반려견은 체온 조절이 어려워져 호흡기 질환을 앓는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 산책하지 않으면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늘고 면역력은 떨어진다. 기온이 영하 5도 이상이면 반려견의 신체활동과 배변을 위해 10~15분 정도 짧은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즐기는 공놀이, 숨바꼭질, 노즈 워크로 활동량을 채워도 된다. 다만 반려견은 건조한 곳에서 피부와 점막이 메마르기 때문에 난방기기는 적당히 사용해야 한다.반려견 증상 잘 관찰해야반려견의 면역력이 떨어진 점을 잘 알아차려 대처하기도 중요하다. 반려견이 발진이나 염증 등 피부질환을 앓는다면 수의사의 진단을 받고 청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염증의 경우 건조한 공간에서 피부 상태가 악화할 수 있어 보습제를 바르면 좋다. 감기 증상을 보이는 반려견은 식욕 감소, 무기력한 행동 양상을 보이기도 해 반려견의 변화를 관찰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장기간 지속되면 수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반려견 면역 관리 돕는 성분은반려견도 균형 잡힌 영양을 통해 '면역 장벽'을 세울 수 있다. 반려견 영양제는 견종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질환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된 제품이 많다. 면역 관리를 위해선 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동아제약은 펫 영양제 브랜드 벳플의 모든 품목에 이뮤노힐을 적용했다. 이뮤노힐은 면역 건강에 도움이 되는 커큐민(강황), 글리시리진(감초추출물), 리놀렌산(대마종자유를) 조합한 물질이다. 커큐민은 항산화, 항염에 효과적이며,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인자의 활동을 억제해 면역 체계를 균형 있게 유지한다. 글리시리진은 항바이러스, 항균 효과가 있고, 리놀렌산은 염증 반응을 조절해 면역 체계를 안정화한다.

2024.11.2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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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죽어서 자라?”…‘수면’ 필요한 건 ‘지금’ [이코노 헬스]

헬스케어

넷플릭스의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화제다. 많은 내담자가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입에 올린 것은 ‘오징어게임’ 이후 처음이다. 직업병 탓인지, 흑백요리사를 정주행하며 ‘요리’가 가장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다만 한 참가자의 말이 비수처럼 꽂혔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요리사 ‘트리플 스타’가 레스토랑 과제를 수행하며 언급한 “자면 뭐 해요. 죽으면 평생 자는데”다. 저녁 없이 일하는 삶, 잠 없는 사회의 단상을 보는 것 같아 마냥 개운치는 않다. 내담자를 상담하면 저녁을 온전히, 그리고 편안히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을 실감한다. 이른바 ‘K-직장인’이라면 저녁 없는 삶이 당연한듯하다. ‘고학력 전문직’ 직종으로 분류되는 직업의 A씨가 특히 그랬다. A씨는 불면증 탓에 병원을 찾았다. 업무 특성상 ‘시즌’에는 잠을 거의 자지 못하는 A씨는 시즌이 끝나도 관성 탓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래서인지 흑백요리사를 시청한 이후 A씨의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A씨는 “저녁이 있는 삶은 바라지도 않는다”라며 “수면이 있는 삶이라도 누렸으면 좋겠다”라고 한탄했다.잠이 ‘뇌’ 청소…노폐물 씻어통상 한국 사람 3명 중 1명은 잠으로 고생한다. 한국 사람 10명 중 1명은 질병으로서의 불면증을 겪은 것으로 추산된다. 불면증 자체가 한국에서 흔한 질병인 셈이다. 실제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20년 100만명을 돌파했다. 불면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24만명에 달했다. 전체 인구가 지난해 5132만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0명 중 1명은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셈이다.‘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있다. 불면은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고, ‘뇌’의 기능이 기준이라면 수면은 보약이고 불면은 독약이다. 실제 잠을 자면 안정 상태에 접어든 신체는 빠르게 회복한다. 또, 잠은 호르몬을 일정하게 분비하게 만들고 면역체계를 공고히 해준다. 잠은 뇌에 ‘물청소’ 시간이기도 하다. 낮에는 우리 몸의 혈액이 돌며 신경세포에 산소를 공급하지만, 밤에는 뇌척수액이 맥박의 리듬을 타고 들어와 노폐물을 씻어내서다.앞서 미국 보스턴대 로라 루이스 생물의학공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2019년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수면 교란과 연관된 알츠하이머병과 자폐증 등 질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뇌의 노폐물로 잘 알려진 것이 베타 아밀로이드(Amyloid-β)이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이면 중합체인 올리고머(oligomer)를 형성하는데, 독성이 한층 강한 올리고머는 알츠하이머병, 이른바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잘 자야 행복한 기억 늘어잠은 정신건강에도 특히 중요하다. 자는 동안 뇌의 해마에서 ‘기억 응고’(memory consolidation)가 일어나서다. 기억 응고는 사람이 낮에 학습한 정보를 재구성하고 기억으로 저장하는 일이다. 유념해야 할 점은 뇌가 모든 정보를 기억으로 저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기억에 감정이 묻어있을 때 더 잘 기억하곤 한다. 감정이 묻은 기억 중에서는 ‘부정적인’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한다. 만약 잠을 자지 못한다면 이 ‘부정적 편향’이 심해질 수 있다. 미국 UC버클리대 매튜 워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부정·중립·긍정의 정서를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고 38시간이 지난 뒤 기억 검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일부 참가자는 평소대로 잠을 잤고 나머지는 잠을 자지 않도록 조치했다. 그러자 잠을 자지 않고 기억 검사를 수행한 집단은 긍정 정서를 담은 사진에 대해 기억 저하가 발생했다. 잠을 잘 자야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억들 사이에 행복한 추억들을 끼워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잠들기 전 스마트폰 멀리 둬야치료를 꾸준히 받은 A씨는 현재 불면증에서 상당히 벗어났다. A씨는 일차성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일차성 불면증은 별다른 원인 없이 나타나는 불면증이나 심리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불면증을 말한다. A씨는 꾸준함으로 불면증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약물 치료, 인지행동 치료와 더불어 수면 습관을 개선하려고 지속해서 노력했다. ‘스마트폰’으로부터 ‘도피’ 혹은 ‘탈출’한 점도 A씨가 불면증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 A씨는 업무 탓에 스마트폰을 항상 켜뒀고 잠들기 직전까지 유튜브 등을 즐겨봤다. 항상 불면 혹은 각성 상태에 있던 셈이다.A씨는 스마트폰에서 멀어지기 위해 침대를 잠만 자는 장소로 만들었다. 약물 치료도 병행해 침대에 누워 곧바로 잠들 수 있게 했다. A씨 나름의 경험도 이런 치료에 도움이 됐다. A씨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침대에서 먼 곳에서 충전했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활용해 시사교양 영상을 최소 음량으로 라디오처럼 들었다. 또, 영상을 연속으로 재생하지 않고 방송이 1시간 이상 이어지지 않도록 했다. 침대의 위치 옮긴 점도 효과가 있었다고 A씨는 이야기했다.제대로 잠을 자야 뇌를 말끔히 청소할 수 있다. 그래야 맑은 정신도 유지할 수 있다. 수면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잘 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죽으면 잔다’지만 죽은 사람은 잠을 잘 수 없다. 죽은 사람의 뇌에는 뇌척수액이 돌지 못한다. 뇌의 입장에서 수면과 죽음은 전혀 다르다. 우리 사회가 ‘충분한 잠을 권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죽어서야 잘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2024.10.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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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췌장암’ 앞세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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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조사된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5.9%에 그친다.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서다. 기존의 치료 방법으로는 전체 췌장암 환자 10명 중 1명만 암을 치료할 수 있다. 나머지 9명의 환자는 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돼, 항암제를 쓰거나 수술을 받아도 암을 치료하기 어렵다.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 회장이 ‘췌장암’ 신약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현재 항체 기반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 PBP1510을 개발하고 있다. 췌장암 환자 80%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파우프’(PAUF)가 신약 개발의 열쇠다.파우프는 면역체계를 교란해 항암제가 암세포를 잘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단백질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췌장에서는 파우프가 잘 관찰되지 않지만, 췌장의 관, 이른바 췌관선암종 환자의 췌장에서는 파우프가 잘 발현된다.물론 파우프가 췌장암 환자의 췌장에서 무조건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췌장암 환자 중 파우프가 많이 발현되지 않는 환자는 항암 치료 반응이 좋기도 하다. 쉽게 말해 췌장암 환자의 파우프 발현 정도를 낮추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박 회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PBP1510은 파우프를 억제하는 ‘안티(anti)-파우프’로, 췌장암 환자의 예후를 좋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임상시험도 단독 투여와 병용 투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PBP1510의 임상시험을 스페인,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임상 단계는 1·2a상으로, 임상 1상 이후 결과에 따라 2a상을 바로 진행한다. 췌장암 환자는 30여 명을 모집한다. 이들은 모두 여러 치료 방법을 쓰고도 암을 치료하지 못한 말기 환자다.박 회장은 PBP1510의 임상시험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스페인에서 16명의 환자를 모집, 일부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했더니 용량을 조금 올린 단계에서도 복막과 췌장에서 발견되는 암의 크기가 줄었다.박 회장은 “PBP1510을 췌장암 환자에게 단독 투여했을 때 병변의 성장이 억제되고, 일부 중단되는 점이 관찰됐다”며 “췌장암 치료제로 많이 쓰이는 젬시타빈과 PBP1510을 병용 투여했더니 최저 용량을 투여하고서 암이 사라진 사례도 나왔다”고 설명했다.이어 “임상 1상은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지만, 임상 2a상에서는 치료를 막 시작한 환자들만 모집할 계획”이라며 “환자의 상태가 임상 1상(말기 환자)보다 좋기 때문에, 치료 반응도 임상 1상보다 더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진단부터 치료·예방까지국내 췌장암 환자의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은 2020년 한 해 841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암 중에서는 3.4%를 차지하고, 순위로는 8위다. 췌장암의 발생률 추이를 보면 1999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6%씩 증가했다.췌장암은 발병 초기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에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이 낮다. 현재 췌장암의 발병 여부를 조기진단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방법은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췌장암은 위와 간의 뒤쪽에 있어 초음파를 통한 진단도 어렵다.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파우프를 통해 췌장암 진단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과 췌장암 환자의 혈액 속을 떠다니는 파우프를 확인했더니 다소 차이를 보여서다. 암 진단 시장은 50조~60조원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췌장암 진단 시장의 잠재력을 노리겠다는 것이 박 회장의 구상이다.박 회장은 “건강한 사람의 파우프 혈중 농도는 1.4, 췌장암 환자는 2.7의 수치를 나타냈다”며 “이 수치가 2 이상이면 추적검사가 필요한 환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는 매년 진행하는 건강검진을 통해 췌장암 발병 여부를 80%의 확률로 진단할 수 있는 셈”이라며 “조기진단 키트와 치료제로 진단, 치료, 예방 등 췌장암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난소암 등 적응증 확대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PBP1510의 임상 2a상을 마친 이후 이 후보물질을 난소암과 전립선암 환자도 쓸 수 있는 약물로 개발할 계획이다. 난소암이 파우프의 발현율과 연관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회장은 “난소암은 파우프와의 연관성이 30% 정도”라며 “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좋은 치료 반응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이르면 2026년 시작한다는 목표다.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현재 연구를 진행 중이다.박 회장은 이날 기술이전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PBP1510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한다면 조 단위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박 회장은 “췌장암 치료제의 희귀성 등을 고려하면 3조원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이 기대된다”며 “향후 PBP1510을 시장에 출시한다면 3%의 점유율을 잡아도 2030년에 시총 3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4.08.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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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짐펜트라 美 류마티스 관절염 3상 IND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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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쓰기 위한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짐펜트라는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로 피하주사(SC) 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미국에서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셀트리온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짐펜트라의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가 건강한 관절 조직을 공격해 관절의 통증, 부기, 뻣뻣함, 기능 상실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전 세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424억3500만 달러(약 55조1655억원)다. 미국 시장 규모는 전체 시장의 72%에 해당하는 305억8600만 달러(약 39조7618억원)다.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급여 등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짐펜트라는 현재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SI)를 포함해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처방집에 등재 계약이 체결돼 있다.

2024.08.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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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기회 노리는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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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은 현재 해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일찍이 제품을 출시, 시장 지위를 다지기 위해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이렇게 일찍이 시장에 뛰어든 기업이 시장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수 있고, 개발 역량도 있는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어서다.세계 각국에서 바이오의약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에는 호재다. 바이오시밀러의 평균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20~30%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를 교체해 처방하려면 미리 허가받아야 하는 제도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사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앞서 보고서를 통해 “의료비용 절감은 바이오시밀러의 수요를 견인한다”며 “가격 부담이 큰 오리지널 의약품의 비용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수요는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실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기업의 상당수는 막대한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라니비주맙) 등이 대표적이다. 애브비에 따르면 휴미라의 매출은 지난 한 해 144억 달러(약 20조원)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2년 212억 달러(약 29조원)보다 32%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 규모는 막대하다. 아일리아를 개발한 리제네론도 아일리아의 지난 한 해 매출이 93억8060만 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면역관문억제제인 블록버스터 의약품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도 마찬가지다. 키트루다는 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으로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다. 항암 치료에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올라간다는 연구도 발표돼 키트루다의 활용 범위는 넓어지는 추세다. 이런 흐름은 고스란히 키트루다의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MSD가 지난 한 해 키트루다로 세계 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만 25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한다. 키트루다는 매출 증가 추세에 힘입어 휴미라를 제치고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바이오의약품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려는 기업도 많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1상과 3상을 함께 진행하는 전략으로 상업화를 향해 잰걸음 중이다. 셀트리온도 미국에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스위스의 빅파마 산도스와 미국의 암젠 등도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데 뛰어들었다.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도 상당하다.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으로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을 치료할 때 쓴다. 매출 규모는 108억5800만 달러(약 15조원) 수준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찍이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인 피즈치바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동아에스티도 스텔라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국내 기업 외 해외 기업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의 팽창 속도는 남다르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세계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규모가 2020년 2900만 달러(약 323억원)에서 연평균 139.4% 성장해 2026년에는 54억6000만 달러(약 6조1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부터 2026년까지 특허가 만료됐거나 만료될 바이오의약품의 잠재 가치를 고려한 수치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의 매출은 줄기 마련이다. 일부에서는 빅파마인 로슈의 매출이 아일리아와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트주맙 엠탄신), 퍼제타(성분명 페르투주맙),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의 특허 만료 이후 최대 50억 달러(약 7조원)가 줄어들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2024.07.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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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의약품’된 키트루다…기업들 ‘병용 임상’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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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은 미국 머크(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다.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면역관문억제제로,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피하지 못하게 만들어 치료 효과를 낸다. MSD에 따르면 키트루다의 매출은 지난해 250억 달러(약 35조원)를 기록했다. 10여 년 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키트루다의 매출은 400만 달러(약 56억원)에 불과했다. 매출 규모를 계속 키워 제품 출시 이후 몇 년 새 막대한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됐다.MSD는 키트루다를 다양한 암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지속했다. 더 많은 암 환자가 키트루다를 사용해 이 의약품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키트루다가 수많은 기업에 키트루다를 제공해 병용 임상을 추진하도록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자사의 약물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해 해외 여러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는다면 이는 모두 키트루다의 매출로 연결된다. 특히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피하지 못하도록 해 다른 항암제와 병용 투여할 때 치료 효과가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빅파마도 바이오텍도 병용 추진올해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에서도 여러 기업이 키트루다와의 병용 요법을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라는 새로운 약물 개발 방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마찬가지다. 모더나는 현재 mRNA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항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모더나는 올해 열린 ASCO에서 키트루다와 항암 백신을 함께 투여한 흑색종 환자의 재발 및 사망 위험이 키트루다만 투여했을 때보다 49% 줄었다는 임상 분석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항암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도 키트루다와 자사의 약물을 병용 투여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티움바이오는 현재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자사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물질은 면역항암제의 활성을 방해한다고 알려진 형질전환성장인자(TGF-ß)와 혈관내피생성인자(VEGF)의 경로를 차단한다. 티움바이오는 두 약물을 함께 투여했을 때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키트루다를 사용할 수 없던 암 환자도 이를 활용할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뜻이다. 한미약품과 지아이이노베이션, 큐리언트 등도 자사의 약물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MSD와 협력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진행성이나 전이성인 고형암 환자가 자사의 약물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할 수 있는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큐리언트는 2021년과 2022년 MSD와 계약을 맺고 선택적 CDK7 억제제인 Q901와 Axl·Mer·CSF1R 키나아제 억제제인 Q702를 키트루다와 각각 병용하는 임상을 추진 중이다. 최근 면역항암제에 R&D 역량을 결집 중인 지놈앤컴퍼니도 자사의 후보물질 GEN-001을 키트루다와 병용해 담도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네오이뮨텍도 자사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단독 요법으로 개발하면서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이 임상의 결과 일부를 ASCO에서도 공개했다. 이 물질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를 늘려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하게 한다. 네오이뮨텍도 기존에 키트루다가 치료 효과를 보이지 않는 암종을 대상으로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췌장암과 전이성 대장암이 대표적이다. 네오이뮨텍의 약물로 T세포의 수를 늘리고 키트루다로 T세포가 면역세포로 기능하게 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원리다.단독 요법 효과가 중요많은 기업이 자사의 약물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모든 약물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키트루다의 치료 효과가 뛰어나도 기업의 자체 물질이 치료 효과가 없다면 병용 임상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병용 요법은 약물을 여럿 사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만큼 부작용도 커진다. 국내 한 임상 컨설팅 회사 임원은 “키트루다와 함께 투여하는 기업의 물질이 그 자체로도 항암 효과가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서로 다른 두 약물을 썼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야지, 단순히 약물 효과가 산술적으로 늘어나선 안 된다”고 했다.MSD와 협의를 통해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공급받는 기업도 사실상 소수다. 많은 기업이 키트루다와의 병용 요법을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지만 MSD가 약물의 가능성을 세부적으로 살핀 파이프라인은 적다는 뜻이다. 실제 키트루다 병용 임상을 추진하는 기업 상당수는 MSD로부터 키트루다를 구매해 임상을 진행한다. 키트루다를 무상 공급받지 못해 별도의 방법을 찾아 임상을 진행하는 기업도 많다.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공급받은 국내 기업도 한미약품과 큐리언트·티움바이오·지놈앤컴퍼니·지아이이노베이션·메드팩토 등 10여 곳뿐이다.

2024.06.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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