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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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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親특허’ 정책…바이오시밀러 기업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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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아래 강력한 무역과 규제 정책을 신속하게 시행하고 있다. 특허 정책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는 분야로 꼽힌다.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특허 정책과 관련한 변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식재산’(IP) 정책은 특허 침해 금지 명령의 강화 ▲의료 제약 분야의 라이선스 규제 완화 ▲특허적격성의 확대를 비롯해 ‘미국 중심의 강력한 특허권 보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허 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미국 특허의 무효율은 낮아질 것이며 라이선스 비용이 커질 공산이 크다.바이오시밀러 기업의 美 특허 소송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생물학적 복제약’을 뜻하는 단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보호 기간이 만료되면 같은 성분의 복제약이 시장에 출시된다.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바이오시밀러는 주로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호하는 특허는 물질 특허뿐만이 아니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 기업은 물질 외 제형 기술 등 여러 특허로 의약품의 상품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선도자’(First Mover·퍼스트 무버)전략을 펼치려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물질 특허 외에 후속으로 만료되는 추가 특허(제형 특허, 별개 적응증 특허, 제조 공정 특허 등)에 대해 특허 무효를 진행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야 한다. 선도자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하고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는 사람이나 기업, 사업자를 말한다. 선도자의 지위를 추구하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이라면 세계 최대의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의 특허 소송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바이오의약품 가격 경쟁 및 혁신법(Biologics Price Competition and Innovation Act·BPCIA) 절차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 기업과 특허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 소송을 통해 특정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거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으면 해당 특허가 만료되지 않아도 제품을 출시할 기회를 얻는다.특허 소송은 기업의 ‘합의’를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 기업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소송을 진행하다 빠르게 합의하면, 특허권의 남은 기간 단독 판매(exclusivity) 권한을 확보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소송에서는 최종 판결 없이 합의로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합의를 통해 기업은 시장에서 독점권을 확보할 수 있고, 높은 점유율과 수익성도 담보할 수 있다.‘親특허’ 정책 강화 시 기업 전략은특허 소송은 국가와 시장 상황에 따라 진행되는 양상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특허 소송은 시장 진입 대상 국가별로 이뤄진다. 국가마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관련한 특허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또 국가마다 특허와 관련한 법안이 상이하고 법원의 해석과 소송의 절차도 다를 수 있어 소송의 결과에서 차이를 보인다.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특허 소송을 예로 들 수 있다. 최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리제네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제기한 아일리아의 특허 침해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의 특허 침해 결정을 유지했다. 리제네론은 아일리아의 특허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현지 규제기관에 승인을 신청하자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해당 항소심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리제네론의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특허는 ‘865 특허’로 불리는 아일리아의 제형 특허(US 11084865)이며 미국에서 2027년 만료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특허가 명백한 중복 특허(Obviousness-type Double Patenting)이며 발명의 상세한 설명이 기재불비(記載不備)하다는 이유로 ‘특허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865 특허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언급한 기존의 특허(US 9340594)와 구별되기 때문에 중복 특허가 아니라고 봤다. 또 기재불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이는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아일리아와 관련한 특허 소송과 결과가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리제네론은 우리나라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아일리아의 제형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를 들며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은 리제네론의 청구를 기각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 시장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데 부담을 덜게 됐다. 다만 리제네론은 현재 이 판결과 관련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항소심을 제기한 상황이다.국가마다 소송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일리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블록버스터 의약품 ‘엔브렐’도 국가마다 특허 상황이 다르다. 원천 특허가 2012년 만료된 엔브렐은 추가 특허(US 8063182, US 8163522)가 미국에서 2029년까지 유효하고, 이에 대응하는 유럽 특허는 2015년 만료됐다. 미국과 유럽의 특허 보호 기간 연장 제도의 차이 때문이다.이런 차이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출시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도스가 개발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에렐지는 2016년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산도스는 제품 승인 이후 바로 시장에 에렐지를 출시할 수 없었다. 엔브렐의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 기업이 산도스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판매를 저지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 산도스 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수월히 유럽 전역에 자사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국가마다 특허 여건 달라…각각 고려해야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친(親)특허’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미국에 출시하려는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외 유럽, 아시아 지역 내 국가에서는 특허 소송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 국가마다 제도가 다르고, 특허 유무에서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운 기업이라면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친화적인 국가를 찾아 이들에 우선 진입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다른 국가에서 진행한 특허 소송을 통해 소송의 증거와 결과를 미국 시장 진입 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바이오시밀러와 관련한 특허 정책과 법안을 분석해 주요 시장인 유럽 내 국가에서부터 특허 소송을 진행하거나 시장 진입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소송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결과를 미국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다른 국가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한 실적과 그동안의 임상 및 처방 자료는 제품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2025.03.15 09:03

4분 소요
아일리아 특허 소송에 기업 골머리…美 진출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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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의 특허 소송에서 잇달아 패소하며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리제네론은 블록버스터 황반변성 치료제인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를 개발한 기업이다. 아일리아는 환자들을 실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돕는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끈 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아일리아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으며,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출시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인 만큼 특허를 피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같은 성분이나 방식으로 만들려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돼야 판매할 수 있다.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아일리아의 물질 특허가 만료돼 몇몇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 물질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라, 곧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특허 문제가 다소 복잡하다. 아일리아는 미국에서 일찍이 물질 특허가 만료됐지만, 추가 특허가 남아있다. 이 특허는 2027년 만료된다. 추가 특허는 종류가 다양해한데 국내 기업이 이 문제까지 해결해야 미국 진출이 수월할 전망이다.삼성에피스·셀트리온, 항소 모두 기각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최근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출시하지 말라는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항소를 각각 기각했다. 리제네론은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며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는데, 미국의 한 법원은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예비금지명령을 내렸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오는 항소했고, 항소심을 진행한 법원은 다시 리제네론의 손을 들어줬다.이번 결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특허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미국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지 못하게 됐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세계 제약·제약바이오 시장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일리아도 마찬가지다. 아일리아는 2023년 기준 연간 13조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인데, 매출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아시아 시장에만 이들 기업이 진출할 경우 글로벌 시장의 절반만 공략하는 셈이다.미국 시장을 뚫기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아일리아와 관련한 특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가 된 특허는 ‘865 특허’로 알려진 제형 특허다. 제형은 의약품을 목적과 용도에 맞게 만든 ‘형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865 특허에는 아일리아가 ‘혈관 내피 성장 인자(VEGF) 길항제(특정 물질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억제하는 물질)와 유기 보조 용매(organic co-solvent)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리체 내 투여에 적합한 안과용 제제를 포함하는 바이알’이라는 점이 명시돼 있다. 이런 부분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특허 무효’ 가능할까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모두 항소가 기각된 상황이다. 미국에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려면 별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허 소송을 다시 제기하거나, 특허 무효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는 방식이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미국 특허심판원에 아일리아의 제형 특허와 관련한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리제네론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시장 진입을 막으니, 아예 해당 특허가 무효하다고 주장해 특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문제는 미국 특허심판원의 특허 무효 심판이 잘 개시될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먼저 미국에서는 특허권자를 제외한 누구나 특허와 관련해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특허가 ‘신규성’과 ‘진보성’이 없었을 때만 무효가 된다. 단순히 해당 특허가 출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적격하지 않다는 이유는 특허 무효 사유가 아니다. 이럴 경우 특허 무효 심판이 아예 개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항소에서 모두 기각된 점이 특허 무효 심판의 개시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다국적 제약사의 특허 소송을 주로 담당한 미국의 한 변호사는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1심 법원의 판단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린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신청한 특허 무효 심판은 개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특허 무효 소송이 다른 소송과 병행되고 있다면, 미국 특허심판원은 다른 요건이 충족됐더라도 소송의 재판(trial) 날짜와 소송의 내용 중복 여부, 당사자의 동일성을 검토해 특허 무효 심판의 개시를 기각(discretionary denial decision)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2023년 10월부터 2024년 8월까지의 자료를 살펴봤을 때 제약·바이오 분야의 심판 개시 비율은 70% 정도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리제네론과 특허 무효 소송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 마일란과 아일리아의 투여 방법과 관련한 ‘338 특허’, ‘069 특허’의 무효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아일리아의 제조 방법과 관련한 특허인 ‘226 특허’에 대해서는 소송을 통해 리제네론과 합의한 경험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앞서 아일리아의 투여 요법과 관련해 ‘601 특허’, ‘681 특허’에 대해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리제네론이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출시하지 못하도록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 리제네론은 ▲암젠 ▲마일란 ▲바이오콘 ▲포미콘 등을 상대로도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바이오시밀러의 진입을 늦추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이들의 소송 결과가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당시 법원은 대다수의 기업들이 미국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지 못한다는 판결을 내렸는데, 암젠만 이를 벗어나 현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암젠의 바이오시밀러만 다른 기업과 달리 별도의 완충제(buffer)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약물의 구성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아일리아의 제형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2025.03.15 09:01

4분 소요
세포치료 위해 일본으로…첨생법 개정안이 해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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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첨생법) 개정안이 올해 2월 시행된다. 줄기세포치료나 면역세포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해외 원정을 나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해당 치료를 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들은 첨생법이 개정돼 기존보다 더 다양한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약물 개발에 필요한 세포를 제조·공급하는 허가 기준도 완화돼, 국내 기업은 사업을 활발히 추진할 동력을 얻게될 전망이다.첨생법, 희귀·난치 환자 위해 시행첨단재생의료는 사람의 신체 구조나 기능을 ▲재생 ▲회복 ▲형성하거나 질병을 치료·예방하기 위해 실시하는 치료의 한 종류다. 크게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로 나뉜다. 세포치료는 사람이나 동물로부터 유래한 세포를 활용해 사람에게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전자치료는 유전물질 자체나 사람·동물의 세포를 우리 몸에 전달하는 치료다. 조직공학치료는 우리 몸의 조직을 재생·복원·대체하기 위해 사람이나 동물로부터 유래한 세포·조직에 공학기술을 적용해 사람에게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첨생법은 희귀·난치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세포치료와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 등 새로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20년 시행됐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 세포치료나 유전자치료 등이 분별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에서는 치료 대상을 최소한으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첨생법 시행 이후에도 관련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은 일본 등 별도의 허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해외에 방문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환자들이 편하게 해당 치료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것은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희귀·난치질환 환자만 해당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가뜩이나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수가 적은 상황에서 기존 치료 방법으로 질환을 치료하지 못한 환자만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한정하니 제도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졌다.특히 첨생법 시행 이후 기존에 허가받은 세포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을 다시 허가받도록 조치한 점도 국내 기업의 사업을 어렵게 했다. 정부는 첨생법 도입 당시 세포 채취부터 최종 사용까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주기 모두에 대한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에 허가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성과 품질기준 등을 다시 검증하기로 했다. 기존에 큰 문제 없이 판매된 치료제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품목허가 당시 제출했던 자료를 다시 평가하고, 위해성 관리 계획을 받아 검토한다는 뜻이다. 일부 기업은 품목허가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 많게는 수억원의 비용을 들였다.이처럼 첨생법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관련 기업들도 약물 또는 기술 개발을 활발하게 하지 못했다. 재생의료진흥재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첨단재생의료 분야의 임상 승인 건수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했지만, 전체적인 건수는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 특히 세포치료 외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는 신규 임상 건수가 적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세포치료 임상의 69%는 1상(1·2상, 1·3상 포함) 등 초기 단계이지만, 유전자치료는 임상 2상(2·3상 포함), 3상이 50%, 조직공학치료는 임상 3상의 비율이 32%였다.첨생법이 한국에서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한 가운데, 일본과 대만 등 해외에서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재생의료시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국내 환자들이 수백만원을 쏟으며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치료받는 이유다. 특히 일본에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면 줄기세포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제재하는 규제가 적다. 의료기관이 해당 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환자는 해당 치료가 가능하다고 인증받은 의료기관을 찾으면 의료진의 판단으로 필요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재생치료, 규제 확대 등 갈 길 멀어이번에 첨생법이 개정되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의 대상이 확대된 점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중대한 희귀·난치질환 환자만 임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기준만 충족하면 일반 환자도 임상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면 기업이 임상을 더욱 빠르게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첨단재생치료의 경우 희귀·난치질환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기도 가능해진다. 치료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가 수월해진 셈이다.다만 개정된 첨생법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첨단재생의료 분야에 아직 제도가 다루지 못하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체 내(in vivo·인비보) 유전자치료는 첨생법의 대상인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의 기술 개발과 임상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별도의 법률이나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첨생법의 대상이 되는 첨단재생의료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국가지원과 관리 체계가 이원화됐다는 점도 해소해야 한다. ▲정부 ▲연구기관 ▲의료기관 ▲기업이 연계해 환자를 치료·약물을 연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2025.0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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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등장에 바이오 긴장…美 최대 투자 행사 키워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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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오는 13일(현지시각)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자금 유치와 기업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주요 발표를 통해 올해를 관통할 제약·바이오 시장의 핵심 키워드를 살펴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트럼프’가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가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 미칠 여파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핵심 키워드로 등장한 ‘트럼프’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이 매년 1월 개최하는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다. 올해 43회차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에는 550여 개 기업과 8000여 명의 투자자,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는 여러 행사장에서 만나 기업이 추진하거나 구상하는 연구개발(R&D) 현황을 나누고 투자 유치를 논의한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주최 측이 초청한 주요 기업이 자사의 전략을 발표하는 ‘메인 트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메인 트랙이 진행되는 주요 행사장 인근에서는 200여 개 부대 행사가 진행돼 참여자들은 공식·비공식 미팅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주로 다뤄질 키워드도 참여자들의 관심사다. JP모건은 지난해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핵심 키워드로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을 꼽았다. 두 키워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2024년 가장 활발하게 연구한 신약 개발 분야였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제약·바이오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당시 발표한 여러 행정명령과 유사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 분석이다. 이외 다양한 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제약·바이오 기업과 관련한 정책도 급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삼성바이오·셀트리온, JP모건으로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로 향한다. 올해 메인 트랙에서 발표하는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년 연속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해 브랜드를 알렸다. 예년과 같이 올해도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발표자로 나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소개한다. 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ADC 생산시설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ADC 생산시설을 짓고 있으며 올해 3월 본격적으로 ADC CDMO 사업을 추진한다.셀트리온도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 트랙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개한다. 이번 행사에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발표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서 회장과 서 대표 모두 연단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미국에서 피하주사(SC) 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신약으로 허가받으며 최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ADC 신약 3종과 다중항체 신약 3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9년 미국에서 제품 일부를 상업화하는 것이 목표다.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올해 처음으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메인 트랙에 선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의 R&D 현황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이 넘는 금액에 넘겼다 반환받은 후보물질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이후 R&D를 추가적으로 진행해 BBT-877의 임상 2상을 추진했다. 올해 4월에는 BBT-877의 탑라인 데이터를 공개한다. 탑라인 데이터는 기업이 후보물질의 최종 임상 결과를 공개하기 전 먼저 발표하는 주요 지표를 말한다. 이 대표는 메인 트랙 발표를 발판 삼아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BBT-877의 기술 수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국내 바이오 기업인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아리바이오는 메인 트랙에서 발표하지 않지만, JP모건의 공식 초청을 받았다. 먼저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국산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를 개발한 기업이다. 앞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20여 개 국가에 자큐보를 기술 수출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현재 합성치사 항암제 후보물질 네수파립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네수파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췌장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물이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AR1001’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시험 단계는 3상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아리바이오는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제약사, 투자사 관계자와 자사의 주요 파이프라인과 관련해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5.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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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2년 만 수장 교체…신임 대표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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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설립 2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다. 신임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전문가로 내달 11일 영입된다.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역량을 키울 적임자를 확보해 바이오사업을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롯데그룹은 28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표 자리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전문가를 앉힌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롯데그룹이 바이오의약품 CDMO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외부 인재를 영입할 공산이 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신임 대표는 수주 확대를 주도해 바이오사업을 안착시킬 적임자”라며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의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회사의 사업 역량을 키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설립 이전부터 사업을 이끈 이원직 대표는 사임한다. 이 대표는 2021년 롯데지주에 합류해 ESG경영혁신실 신성장2팀장을 맡아 롯데그룹의 신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롯데그룹은 이듬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켰고, 이 대표에게 회사의 조타를 맡겼다.이 대표의 향후 거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대표의 자리는 당분간 임태형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업지원부문장(CHRO) 상무가 맡는다. 임 상무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재무학과를 졸업했고,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번 인사에선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을 목표로 2022년 설립됐다. 기업 출범과 동시에 1억6000만 달러(약 2020억원)를 투입해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공장을 인수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후발주자였지만,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빠르게 확보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후 롯데그룹의 투자를 등에 업고 바이오의약품 CDMO 생산공장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고, 2027년 이곳에서 바이오의약품을 상업 생산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신유열 부사장 승진…바이오사업 쇄신할까롯데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가 주축인 바이오·헬스케어사업을 쇄신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수장을 교체한 데 앞서, 롯데헬스케어는 핵심 사업인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의 서비스를 종료했다.쇄신의 열쇠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이 쥐고 있다. 신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롯데지주에서 미래성장실장을,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전략실장을 맡고 있어, 앞으로 신 부사장이 바이오·헬스케어사업에서 활발한 경영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024.11.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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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 '바이오프린팅 인공장기 상용화 지원센터' 개소

정책이슈

인공장기를 상용화할 첨단바이오 산업의 핵심거점이 경북 포항에서 문을 열었다. 경북도는 28일 포항지식산업센터에서 '바이오프린팅 인공장기 상용화 지원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이날 개소식에는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 환영사, 축사, 테이프 커팅, 현장 투어 등이 진행됐다.센터는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서 선정된 '바이오프린팅 활용 동물대체시험평가 플랫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총사업비 165억 원 중 62억 원이 투입됐으며, 포항지식산업센터 내 1,400.8㎡ 규모의 시설로 구축됐다. 바이오프린팅 인공장기 제조 시설(GMP)과 세포·유전자치료제 및 조직공학제제 품질분석·효능연구실로 구성돼 있으며, 관련 분야 기업 제품 개발을 위한 전용 인프라를 구축했다.경북도는 이번에 조성되는 센터를 적극 활용해 세포유전자치료제와 조직공학제제로 대표되는 첨단재생바이오 분야의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을 통해 미래 첨단바이오 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안동·포항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연계해 기존의 백신·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첨단재생의료와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한편, 전체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은 2030년까지 1,27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연평균 18.3% 성장해 2033년 973억달러 규모, 인공장기는 연평균 7% 성장해 2033년 445억달러 규모로 예상된다.양금희 경제부지사는 "국내 장기기증 대기자가 5만 명을 넘어섰으나, 장기기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공장기 산업화를 통해 국가 첨단재생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4.11.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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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고 넓게...제약·바이오 공장 증설에 몸집 키우는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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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과 롯데그룹, SK그룹 등 제약·바이오 기업을 보유한 국내 그룹이 인천 송도에 터를 잡고 대규모의 의약품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 기업이 추진하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생산역량(CAPA·캐파)이 중요한 만큼 공장 규모를 넓히는 데 자금을 쏟는 모습이다.인천 송도 역시 주요 그룹을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주요 산업집적단지(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둥지를 튼 제약·바이오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과 싸토리우스, 독일 머크 등의 다국적 기업으로 다양하다.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천 송도에 신축하는 글로벌 R&PD 센터(Global 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Center) 건립 현장에서 상량식을 진행했다. 상량식은 목조 건물의 마룻대(상량)를 올리며 새로운 건물에 재난이 없도록 비는 행사다. 오늘날에는 골조 공사의 마무리를 알리고 남은 공사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진행한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인천 송도에 3257억원의 자금을 쏟아 3만413.8㎡의 부지를 마련했다.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질환에 대응하기 위한 R&PD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까지 R&PD 센터를 완성해 경기 성남의 본사와 연구소를 이곳으로 이전한다.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세계를 연결할 혁신적 연구개발(R&D) 허브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긴 시간 준비한 송도 시대가 한층 가까워졌음을 느낀다"며 "송도 입주와 함께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SK바이오사이언스의 행보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4월 공장을 가동한다는 목표로 인천 송도에 5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5공장은 18만ℓ 규모의 항체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이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8만4000ℓ 규모의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 7, 8공장도 증설할 계획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고객사의 신규 계약과 기존 계약 물량이 늘고 있어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6월 기자들과 만나 "수주가 확대돼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20대 제약사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4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 인천 송도에 의약품 생산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20만2300㎡ 부지에 각각 12만ℓ 규모의 세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1공장은 2027년, 2공장은 2028년, 3공장은 2030년에 가동한다는 목표다. 공장의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전문 인력도 송도에 파견할 계획이다.주요 기업이 잇따라 거처를 옮기며 인천 송도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핵심 클러스터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은 올해 기준 86만ℓ로, 2027년 116만ℓ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터를 잡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인천 송도로 거처를 옮긴 덕이다.이들 기업에 앞서 인천 송도를 개척한 셀트리온의 힘도 크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창업 당시 허허벌판인 인천 송도에 5만ℓ 규모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GE 헬스케어, 싸토리우스 등 의약품을 개발·생산·유통하는 수십개 기업이 인천 송도로 모여 이 지역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거점으로 만들었다.인천 송도는 제약·바이오산업의 핵심 클러스터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인천이 대전, 강원, 전남, 경북 등과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점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이들 지역에는 2040년까지 민간 기업이 36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바이오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인천시는 바이오산업 혁신을 이끄는, 바이오 강국 도약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24.09.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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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 찾아라”…바이오 진출하는 식품 공룡

바이오

식품 분야의 강자들이 바이오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 방법은 다양하다. 이들 기업이 바이오 시장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저출생과 고령화 등으로 인구 감소가 우려돼 기존의 사업을 고집해서는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다. 식품은 의약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이 다른 분야의 기업들보다 바이오 시장에 뛰어들기 좋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일부 바이오 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점도 유통과 식품 분야의 기업들이 바이오 시장에 눈을 돌리게 했다.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주요 기업으로는 롯데그룹과 CJ그룹, 오리온그룹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오랜 기간 유통과 식품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기업이라는 점이다. 최근 바이오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은 뒤늦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뛰어들었고 CJ그룹과 오리온그룹은 신약 개발 기업을 사들였다. 대상그룹은 대체육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신세계그룹은 투자를 통해 바이오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오리온은 수천억원대의 M&A를 발표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알짜배기 신약 개발 기업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사들이면서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다국적 제약사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항체-약물 중합체(ADC)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온 기업이다. ADC는 약물에 유도탄을 달아 암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약물 형태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이전을 성공시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기도 하다. ‘신약 개발 기업은 적자’라는 설명에 벗어나는 기업이라는 뜻이다.오리온이 갑작스레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 오리온은 2020년 세 분야의 신사업을 제시하며 바이오 사업을 그 중 하나로 꼽았다. 관련해 진단기업 수젠텍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또 다른 진단기업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닦아온 터를 활용하기 위해 중국의 산동루캉제약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백신 개발 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하이센스바이오와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치과 질환 치료 효과가 있는 치약 제품의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롯데그룹도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를 통해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시러큐스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의약품 CDMO 사업의 허들을 고려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기존의 공장을 사들이는 형태로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롯데바이로직스는 인천 송도에도 4조원 이상을 쏟아 공장과 부속 건물을 짓는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기업 설립 이후 매년 국제 무대에서 브랜드 알리기에 힘쓰기도 했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바이오로직스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올해 7월 열린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착공식에서 신 회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기도 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올해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점도 롯데그룹이 바이오사업에 쏟는 관심의 척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CDMO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쫓는다는 구상이다. 특히 신 전무가 향후 롯데그룹 경영권을 이어받는 데 있어 이번 바이오 사업 성과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사, 왜 바이오인가CJ그룹은 CJ제일제당이 1000억원가량을 투입해 인수한 CJ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내년까지 두 건 이상의 기술수출을 내기가 목표다. 이를 위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과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인 4D파마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을 사들이며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은 고형암과 소화기 질환, 뇌 질환, 면역 질환 등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신약 외 의료기기에 진출한 기업도 있다. 한국야쿠르트(hy)는 건강 사회 건설이라는 창립 이념에 따라 종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 로봇 기업 큐렉소를 인수했다. hy의 모회사는 비빔면으로 유명한 팔도다. hy가 큐렉소를 인수한 2011년까지만 해도 국내 의료 로봇 연구는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큐렉소는 hy 품에 안긴 이후 인공관절 수술 로봇 분야에서 국산화를 이뤘고 정형외과 수술 로봇인 ‘큐비스 조인트’와 척추 수술 로봇인 ‘큐비스 스파인’, 재활 치료 로봇 ‘모닝워크’ 등의 수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식품 기업이 바이오 시장에 여럿 진출한 이유는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산업 대비 높아서다. 식품 기업과 바이오 기업은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지침을 따르고 있으므로 같은 규제기관의 인허가 절차를 경험했다는 장점도 있다. 바이오 기술 개발 시 식품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일거양득이다. 실제 수많은 바이오 기업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신약 개발 기술을 활용, 건강기능식품 또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같은 기술로 이른바 ‘역진입’이 가능한 셈이다.

2024.08.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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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美 허가 획득

바이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에피스클리'(성분명 에쿨리주맙)를 품목허가했다고 23일 밝혔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이 적응증이다.에피스클리는 미국의 알렉시온이 개발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다. 솔리리스는 희귀질환 치료제로, 약값이 비싸다. 미국에서 솔리리스를 투약하려면 연평균 60만 달러(약 7억8000만원)를 써야 한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허가로 미국 시장에 8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승인받았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안과질환 치료제에 이어 혈액·신장질환 치료제 분야로 치료 영역을 확대했다.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미국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를 승인받아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에피스클리의 가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7월 에피스클리를 유럽에 출시했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에피스클리의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은 1위다. 프랑스 최대 구매조합(UniHA)과 네덜란드 주정부 입찰 수주 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한국에서는 지난 4월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에피스클리를 판매하고 있다. 솔리리스보다 약값이 절반 수준이다. 이를 통해 환자가 고가인 바이오의약품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국가 재정 경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2024.07.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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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코스닥 입성' 아이빔테크놀로지, 혁신 생체현미경 '글로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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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생체현미경 플랫폼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해 나가겠다.”생체현미경 개발 전문 생명공학 기업 아이빔테크놀로지가 10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에 따른 향후 전략과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이날 간담회에서 는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혁신 장비를 개발함으로써 의료·바이오 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인류 복지 향상에 기여하겠다”면서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 우수 인재 확보, 생산능력 및 글로벌 시장 확대에 매진해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김필한 대표이사가 개발한 혁신적인 생체현미경(IntraVital Microscopy: IVM) 원천기술을 토대로 2017년 교원창업기업으로 설립됐다. 세계 최초로 올인원(All-in-One) 생체현미경 장비의 상용화에 성공한 생명공학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생체현미경 및 영상분석 솔루션 개발·공급, 기초연구 및 신약개발 부문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서비스, 인공지능(AI)진단 의료기기 사업 등이다.회사는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 및 장비 개발 노하우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All-in-One 생체현미경 기술 경쟁력 ▲첨단 의생명 연구·바이오 신약 개발·의료기기 개발 등 원천기술의 높은 사업 확장성 ▲광범위한 글로벌 기술협력·유통 네트워크 ▲AI 진단 의료기기 신사업 역량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고 사업을 확대·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초 올인원 생체현미경…하버드대·존스홉킨스대 등 공급아이빔테크놀로지의 대표 제품인 '생체현미경'은 살아있는 생체 내부의 미세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첨단 레이저광학현미경 장비다. MRI보다 100배 높은 해상도로 다양한 세포, 단백질, 약물의 실시간 영상 촬영 및 3차원 영상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영상기술의 한계를 넘어 표적세포 및 약물의 움직임을 생체 내 미세환경에서 직접 추적 분석할 수 있다.또한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및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인간 질환의 생체 내 발생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신약후보물질들의 생체 내 전달 및 효능 평가에 활용돼 새로운 치료제의 효과적인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첨단 장비 플랫폼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최상위 연구기관인 서울대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구기관으로 공급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최상위 연구기관인 하버드 대학을 비롯해 존스홉킨스 대학, 매사추세츠주립대학에 이어 글로벌 탑10 제약사인 사노피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이 외에도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스페인 국립암연구소, 중국 우한대학교 등에도 설치가 돼 협력 연구를 진행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생체현미경의 효용성이 상승하고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련 장비의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사이 리서치(TechSci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조직진단 시장 규모는 2022년 51억1000달러에서 연평균성장률 7.37%를 기록해 2028년 78억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아이빔테크놀로지의 총 공모주식수는 223만4000주로, 100% 신주 모집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7300원부터 8500원이다. 이에 따라 총 공모 예정 금액은 희망가 밴드 상단 기준 약 189억원이다.공모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운영자금을 비롯해 연구개발, 해외진출, 시설확충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생체현미경 원천기술 고도화와 신제품 개발 ▲AI 의료장비 연구개발·사업화 ▲글로벌 고객사 추가 확보를 위한 시장 개척 ▲향후 기대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기술경쟁력과 시장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회사는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5영업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해 23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25일과 26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오는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 1272억원 규모이다. 상장 주관회사는 삼성증권이다.한편 김필한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2010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로 재직하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레이저 기술을 이용한 생체현미경 분야의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2024.07.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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