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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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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2Q 영업익 전년 대비 726.2%↑…“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

산업 일반

LG이노텍이 고부가 제품 공급량을 늘리며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실적을 써냈다.LG이노텍은 2024년 2분기에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매출 4조5553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6%, 영업이익은 726.2% 증가했다.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방 IT 수요가 개선되면서 광학솔루션 및 기판소재사업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 요인으론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와 내부 원가 개선 활동을 꼽았다.박지환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과 생산 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을 강화해 수익 기반 성장을 꾸준히 이어 나갈 것”이라며 “센싱·통신·조명 모듈 등 전장 핵심부품과 FC-BGA와 같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앞세워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광학솔루션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3조68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통상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카메라 모듈 공급 확대로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기판소재사업에선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7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는 15% 증가했다. 회사 측은 “스마트폰 전방 수요가 개선되면서 무선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등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 공급이 늘어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RF-SiP는 사물인터넷(IoT) 및 모바일 통신용 기판을 말한다.전장부품사업에선 4967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전년 동기 대비 2%, 전 분기 대비 1% 증가했다. 자율주행·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DAS)용 차량 통신 부품의 매출이 증가했다.회사 측은 전장부품사업에 대해선 “제품 구조의 정예화·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2024.07.24 19:35

2분 소요
우리은행, ‘위비트래블 체크카드’ 광고모델에 배우 박지환

은행

우리은행은 배우 박지환이 지난 10일 출시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의 새로운 광고 모델로 나섰다고 14일 밝혔다. 박지환은 많은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흥행 치트키다. 그는 ‘우리 해외여행의 A to Z’ 광고에서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오프로(5%)’라는 이름의 여행객으로 등장한다.‘위비트래블 체크카드’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해외 가맹점 5% 캐시백을 누리고, 일상생활 속 대중교통, 배달 주문 등에서 국내 5% 캐시백을 받는 등 국내외 5% 캐시백 혜택을 보여준다.또한 광고에서 ▲국제브랜드 수수료 ▲해외ATM 출금 수수료 ▲전 세계 1300여개 공항 라운지 연 2회 이용 등의 무료 혜택도 소개한다. 이에 대해 박지환은 “이건 심지어 오 프리(Oh~ Free)”라고 외치며 해외여행에 특화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우리은행 관계자는 “배우 박지환의 유쾌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의 다채로운 장점을 광고에서 보여줬다”며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 박지환의 영화처럼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도 천만 카드를 돌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6.14 09:27

1분 소요
범죄도시4, 개봉 22일 만에 1000만명…韓영화 첫 ‘트리플 천만’

산업 일반

‘범죄도시4’가 개봉 22일 만에 천만 고지를 넘고, 시리즈 ‘트리플 천만’을 달성했다.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개봉 22일째인 이날 오전 7시 30분 누적 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 ‘파묘’에 이어 올해 두번째 천만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범죄도시4’는 개봉 2일째 100만, 개봉 4일째 오전 200만, 같은 날 오후 300만, 개봉 5일째 400만, 개봉 7일째 500만, 개봉 9일째 600만, 개봉 11일째 700만, 개봉 13일째 800만, 개봉 17일째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압도적 흥행 기록을 써왔다. 2편과 3편에 이어 ‘트리플 천만’ 달성에 성공하며 대박 3연타를 이뤄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1편이 688만명, 2편이 1269만명, 3편이 1068만명이 봤다.외국 영화로는 ‘어벤져스’ 시리즈가 국내에서 3편의 천만 영화를 냈지만, 한국 영화 중 천만 영화 3편을 낸 시리즈는 아직 없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유일하다. 이번 4편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범죄도시4’의 손익분기점은 약 350만. 제작자 겸 주연 배우 마동석이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던 바, 5편도 만날 수 있게 됐다. 현재 이 시리즈는 8편까지 구성돼 있는 상태다.한편, 흥행과 별개로 질주 내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그렇다 치더라도, 스크린 독점 논란이 거세게 일은 것. 실제로 ‘범죄도시4’ 개봉 후 최근까지 한국 상업영화는 한 편도 나오질 않았고, 개봉 이후 상영점유율 80%를 웃돌면서 (최고 85.9%) 사실상 독무대였다.최근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제작사 하하필름스의 이하영 대표는 ‘범죄도시4’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해도 해도 너무하다. 극장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려고 한 결과”라며 “왜 영화계를 망가뜨리고 있냐”고 비판했다.

2024.05.15 09:36

2분 소요
'하루 만에 121만명 K.O', ‘범죄도시4’ 또 마석도 한방 통했다

정책이슈

마동석이 마석도를 열연하고 김무열, 이동휘가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한 '범죄도시4'가 토요일 단 하루 동안 무려 121만명을 동원하며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갔다 토요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27일 121만 9040명이 찾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수요일이었던 24일 개봉해 누적 320만 5209명을 돌파했고, 마석도의 시원한 한방처럼 관객 누적수도 200만명에 이어 300만명을 가뿐히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범죄도시4’는 개봉 4일째 3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이러한 성적은 ‘파묘’가 2024년 세웠던 최단 기간 흥행 기록 7일째 3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침체된 극장가에 여름 흥행 돌풍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뿐만 아니라 시리즈 최단기간 3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편 ‘범죄도시3’(2023)와 동일한 속도로 3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범죄도시'의 적은 '범죄도시'뿐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범죄도시4’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8일 일요일 오후 4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노동절과 어린이날 대체 공휴일 등이 이어지는 5월 첫째 주 누적 800만명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돼 큰 변수가 없는 한 무리없이 천만 고지를 향해 순항 할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이러한 흥행과 겹경사로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장이수 역할로 인기를 모은 배우 박지환이 27일 ‘지각’ 결혼식을 올린다. 소속사에 따르면 이번 결혼식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뤄진 예식으로, 양가 가족들과 친인척,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비공개로 치러딘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중 11살 연하의 아내와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 부부가 됐지만. 아직 예식을 치르지 못했던 박지환 부부의 소식에 네티즌들은 영화 흥행과 결혼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장이수라며 축하의 말을 건냈다. 범죄도시4’는 개봉 2일째 100만 관객, 개봉 4일째 200만 돌파에 이어 단 10시간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전편들에 이어 트리플 천만 행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2024.04.28 08:31

2분 소요
‘범죄도시’가 보여준 韓 블록버스터 브랜딩의 성공 사례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영화는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예술 장르다. 다른 어떤 장르보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리스크도 적지 않다. 그런데 아무리 유명한 감독의 연출도, 연기를 잘하는 배우도 흥행을 보장 못 하는 것이 영화산업이다. 이런 관점에서 영화계를 들여다보면 어떤 산업보다 팬덤(Fandom·집단 팬)을 만드는 브랜딩이 필요하다. 영화산업을 브랜딩 관점에서 만들어 내는 곳이 바로 할리우드(Hollywood)고, 프랜차이즈 영화가 바로 그 비즈니스 모델이다. 할리우드에서 배트맨, 스타워즈, 분노의 질주, 그리고 스파이더맨을 필두로 한 마블 슈퍼히어로 시리즈 등 셀 수 없는 프랜차이즈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이다.한국영화 중에서도 이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식 영화 브랜딩을 시도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범죄도시’ 시리즈다.최근 세 번의 시리즈를 통해 3000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던 ‘범죄도시’가 네 번째 시리즈 개봉(4월 24일)을 앞뒀다.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 받아, 유럽에서 극찬을 받은 ‘범죄도시’는 이미 사전 예매율에서 역대급 흥행을 예고 중이다. 세계 164개국에서 이뤄진 선판매로 인해 손익분기점 허들도 낮아져 글로벌 흥행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단순·무식 ‘마석도 펀치’에 관객은 열광‘범죄도시’ 첫 편이 나온 것은 2017년이다.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주연인 배우 마동석이 평소 알고 지내던 금천경찰서 한 형사의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던 것이 시작이다. 가리봉동 조선족 타운을 관할하면서 조선족 폭력조직을 소탕했던 이야기는 마석도라는 근육질의 권투선수 출신에, 다소 촌스런 정의감을 가진, 단순, 무식, 통쾌한 괴물형사 케릭터로 재탄생하며 당시 제작비 50억원의 저예산 영화 임에도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사상 역대 흥행 3위(688만명)라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었다. ‘범죄도시’의 프랜차이즈 계획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후 마동석은 1편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직접 구성한 ‘팀고릴라’라는 창작집단을 투입해 형사들의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 50여개를 만들어냈다. 이 중에서 뽑은 7개의 각본을 사전 기획하며 한국영화 사상 최대의 프랜차이즈 영화가 설계되기 시작했다. 대개 ‘본편 만한 속편은 없다’라는 얘기가 있지만 후속편은 1269만명이라는 엄청난 흥행 성적을 냈다. 3편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극복하고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뻔한 스토리와 단순한 주인공 캐릭터, 배경과 방식만 다를 뿐, 매회 더 나쁜 빌런(villain·악당)을 만들어 내야 하는 이 영화의 스토리적 한계, 비슷한 B급 유머코드 등 이 영화의 단점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팬덤을 만드는 이 영화의 브랜딩 비결은 불공정한 공권력에 대한 분노와 저항이라는 시대정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마석도는 복잡하고 피곤한 상황을 단순, 무식하지만, 통쾌하게 한방의 주먹으로 해결한다. 빌런들의 폭력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보통사람들 사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유일한 영웅 마석도는 거룩하지도, 숭고하지도 않다. 오로지 맨주먹 하나로 나쁜 놈들을 때려잡고 선량한 사람들을 지킨다. 그래서 마석도라는 브랜드가 가진 이념은 단순하고 쉽다. “나쁜 놈들은 잡아야 돼!”, “법이 사람들을 못 지키면 우리라도 지켜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한다. 복잡한 세상 속 단순한 마석도의 이념에 열광하는 이유다.특히 1편의 성공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시도였지만, 2편부터는 할리우드식 프랜차이즈 마케팅이 큰 힘을 발휘했다. 팀고릴라는 50개가 넘는 각본을 구성한 뒤 이 중에서 뽑은 7개의 시리즈를 사전 기획했다. 여기에 2~3개 정도의 ‘스핀오프’ 영화까지 염두하고 있다는 마동석의 발언을 참고하면 ‘분노의 질주’나 배트맨시리즈에 버금가는 밑그림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철저한 사전기획에 따라 3편과 4편의 촬영은 동시 작업에 들어갔다. 3편이 개봉하기도 전에 4편의 촬영이 완성됐을 정도다. 엄청난 제작비 절감은 물론이고, 50세를 넘긴 주인공 마동석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전성기의 액션을 보여주겠다는 발상이다. 또한 아주 촘촘하지는 않지만, 전체 시리즈를 연결시키는 세계관도 만들었다.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이해가 어렵지 않은 수준의 세계관은, 전편의 팬덤을 다음 편으로 유도하는 일종의 미끼 역할을 한다. ‘청불’과 ‘15세 관람가’의 경계를 절묘히 넘나드는 기획도 성공 요인이다. 1편이 ‘청불’이였음에도 관객 688만을 돌파하자 제작자인 마동석은 2편부터 ‘15세 관람가’를 목표로 제작을 했다. 또한 122분이었던 러닝타임을 105분으로 과감히 줄여 극장 상영 회전률도 높였다. 1편 대비 2편 관객이 2배가량 증가한 배경이다. 한국영화 새로운 대안 사례 만들까액션과 유머코드도 범죄도시 성공의 또 다른 이유다. 영화 속 빌런은 분노 유발자다. 영화는 5분도 지나지 않아 마석도의 통쾌한 펀치로 이들 빌런을 응징한다. 시원한 해결책이 없는 답답한 현실 속 관객들에게 던지는 해결책은 단순하다. 펀치 한방이다. 사람들은 그가 통렬하게 날리는 펀치를 통해 쾌감을 느낀다. 실제로 마석도의 펀치에는 더 크고 정교한 효과음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상황에 맞는 자연스런 유머코드는 감초의 역할을 넘어서 15세 관람가 영화가 가지는 폭력성을 상쇄하고, 영화의 잔혹성을 가리며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이를테면 1편에서 빌런 장첸과의 김포공항 화장실 격투신에 앞서 장첸이 “혼자냐?”고 묻자, 마석도가 “아직 싱글이다”고 답하는 장면은 긴장된 순간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SUV’ 자동차를 ‘USB’ 자동차라고 하는가 하면, 3편에서는 야쿠자에게 “아가리토 고자이마쓰”라고 국적 불명의 일본어를 둘러대며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4월 24일 개봉되는 ‘범죄도시4’는 전작에 비해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는 평이다. 어떤 예술장르보다 브랜딩이 필요한 영화산업에서 ‘범죄도시’ 브랜딩의 성공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싸우고 있는 한국 영화산업의 새로운 대안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2024.04.22 10:33

4분 소요
‘아이폰 효과’ 빼면 글쎄…LG이노텍, 연간 영업익 35% ‘뚝’

산업 일반

LG이노텍의 2023년 연간 매출이 2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0% 넘게 상승했다. 외연과 내실 모두 챙긴 성적표를 써낸 듯 보이지만,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가까이 하락했다. 아이폰 신제품 성적이 반영될 때에만 실적 반등을 이루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 효과’에만 의존해 온 결과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주춤하게 만들었단 해석이 나온다.LG이노텍은 2023년 실적에서도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LG이노텍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카메라 모듈 사업을 제외한 부문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LG이노텍은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2023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5586억원, 영업이익 483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4%, 영업이익은 184.6%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8.7%, 영업이익은 163.7%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부가 카메라·3D센싱 모듈과 반도체용 기판 등 스마트폰 신모델용 부품 공급이 본격화돼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LG이노텍의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 20조6053억원, 8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5.2% 증가하며 20조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이 기간 34.7% 줄었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방 IT 수요 부진을 꼽았다.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조7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연간 매출은 17조2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기판소재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27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0.4% 감소한 수치다. 디스플레이 부품군의 수요 회복 지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3년 연간 매출은 1조3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전장부품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 직전 분기 대비 7% 감소한 384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1조5676억원으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특히 2023년 기준 전장부품 수주잔고(차량 카메라 제외)가 10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회사 측은 전장부품사업에 대해 “제품 구조의 정예화와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등을 추진 중”이라며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박지환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올해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LG이노텍은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을 통해 품질·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 기반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센싱·통신·조명모듈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부품 및 FC-BGA와 같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필두로 견고한 사업구조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25 17:27

2분 소요
“영화 ‘한산’ 개봉 5일 만에 200만”…극장가 매출 살아난다

유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영화관이 영화 ‘범죄도시2’ 흥행 이후, 지속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7월 27일에 개봉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개봉 이후 첫 주말인 7월 31~30일에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누적 관객수 227만207명을 기록했다.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수 200만명 돌파는 영화 ‘국제시장’(2014) 8일, ‘7번방의 선물’(2013) 6일,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8일, ‘변호인’(2013) 6일 등 보다 빠른 속도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힘을 합친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영화로 배우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박훈, 박재민 등이 출연한다. 감독은 영화 ‘한산’을 비롯해 지난 8년간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로 불리는 ‘명량’ ‘노량: 죽음의 바다’을 완성한 김한민 감독이 맡았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활기를 되찾은 극장가는 매출액 역시 회복하고 있다. 지난달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관 전체 매출액은 452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3.1%(2666억원)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9307억원)의 48.7%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관객수는 4494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4.4%(2492만 명) 늘어났다. 지방선거일이었던 6월 1일에는 145만7018명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2020년 이후 최고 일일 관객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08.0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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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 새로운 먹거리 디지털 헬스케어 승자는?

IT 일반

국내 IT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 중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성공하는 기업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은 이미 디지털헬스케어에 뛰어들었다. 국내 기업들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보건·의료 분야와 융합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궤도에 오른 상황은 아니다. 다만 향후 사업이 구체화 되고 어떻게 커질지가 주목받고 있다. 양사는 헬스케어 관련 벤처 발굴, 대학병원 및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협업, 그리고 자회사를 통한 투자 등 관련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 카카오, 조인트벤처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 우선 카카오는 자회사를 통한 자금 투자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CVC(대기업이 출자한 벤처캐피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8년 8월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조인트벤처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합작사 설립에 각각 50억원을 출자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12월엔 연세의료원과 조인트 벤처 ‘파이디지털헬스케어’을 설립했다. 당시 연세의료원은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650만 환자의 의료 데이터 사용권과 의료 정보 시스템의 관리 노하우를 제공하기로 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의료 빅데이터 분석 및 플랫폼 제작 등의 기술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박지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당시 “카카오의 ICT 기술과 연세의료원의 양질의 의료 데이터를 결합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국내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데이터의 전문성을 살리고 의료 빅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향후 두 법인의 합병 가능성도 나왔다.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움직임은 또 있다. 카카오의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인 김치원 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장을 전담 파트너로 영입했다. 김치원 파트너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의료계 전체에 큰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디지털 헬스케어를 보고 있다”며 “비즈니스와 의료를 넘나드는 경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구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돕고자 한다”고 전했다. ━ 네이버, 국내 제한 원격의료 서비스 해외서 시도 네이버의 CVC 'D2SF'(D2 Startup Factory)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에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올 1월에는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4곳에 투자했으며, 지난해 투자한 8개의 스타트업 중 헬스케어 관련 회사가 5개에 달한다. 네이버도 이미 2017년부터 대형병원, 제약사, 바이오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헬스케어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헬스케어 분야 기반을 닦아왔다. 지난 2018년 말 대웅제약과 조인트벤처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한 바 있다. 2019년 2월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대웅제약과 의료·보건 빅데이터 활용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나아데이터는 의료·보건 분야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처리 등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2019년 초 일본의 라인을 통해 소니 자회사와 조인트벤처 ‘라인 헬스케어’도 설립했다. 라인 헬스케어는 2019년 2월부터 라인으로 직접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건강 상담 서비스’를 선보였다. 많은 사용자가 병원 방문 전 느끼는 불안 해소나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셀프케어 등을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상담 요청 수가 누계 30만 건 (2020년 8월 기준)을 돌파했다. 또 라인은 ‘라인 닥터’라는 영상통화를 이용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신규 온라인 진료 서비스도 선보였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병원 검색 및 예약부터 진료와 결제까지 모두 라인 앱으로 마칠 수 있게 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원격의료를 전면 도입했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했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온라인 초진까지 허용하면서 원격 의료 관련 서비스 이용량이 2~3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제도·법규 개선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숨통 트일까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은 규제였다. 코로나19는 이런 분위기를 바꿨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도 한시적이나마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규제를 풀면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전화나 화상 등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고 처방전을 발급하면 환자가 직접 약을 수령하는 서비스 등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누적 원격진료 건수는 200만 건에 달했다. 최근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가 규제 샌드박스 임시 허가를 받으면서 정치권과 관련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좀 더 나아갈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규제에 막혀 사용에 제한이 있었던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을 통해 비대면 활성화가 추세가 됐다”며 “개인정보가 어차피 활용될 수밖에 없으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의료분야라든지 다른 쪽에서 반대하는 것을 국가가 잘 합의점을 찾아 조율하고 사업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06.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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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횡령 혐의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 흔들리는 스포츠마케팅 성공 신화

CEO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를 운영하는 서울히어로즈의 이장석 대표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8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20억원대 사기, 40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장석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피의자심문을 진행한 한정석 부장 판사는 “사기 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봤을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조사1부(이진동 부장검사)는 8월 11일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8일 이 대표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그가 2008년 서울 히어로즈 지분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재미교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에게 20억원을 받고 지분 양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분쟁을 겪고 있는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은 충북 청원 출신으로 미국 시애틀에서 성공한 재미교포 실업인이다. 레이니어 그룹은 부동산을 관리하는 회사로 미국에서 골프장과 사우나 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숨 돌렸지만… 2008년 당시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이 대표는 당시 메인 스폰서였던 우리담배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자금난을 겪어 KBO에 가입금 120억원을 내지 못할 위기에 몰렸다. 그런 이 대표는 2008년 7월과 8월 홍 회장으로부터 10억원씩 총 20억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 돈으로 KBO 가입비 120억원 중 일부를 냈다. 그런데 20억원의 성격을 두고 이 대표와 홍 회장의 주장이 엇갈렸다. 이 대표는 홍 회장으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했고, 홍 회장은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40%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주식 양도 대신 이자를 포함해 28억원을 갚겠다고 했지만 홍 회장은 지분의 40%인 16만4000주를 요구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넘기라고 판정했다. 이 대표가 이에 불복해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2014년 1월 15일 서울중앙지법도 주식 40% 양도 집행 판결을 내렸다. 대한상사중재원과 법원 모두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이 대표가 계속 주식 양도를 미루자 홍 회장이 지난 5월 검찰에 그를 고소했다. 이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애초 20억원은 투자금이 아니라 단순 대여금이며 지분 양도 계약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8월 8일 검찰 소환조사에서는 ‘홍 회장에게 받은 20억원은 투자금이 맞다’며 주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야구단 직영 매점의 보증금, 광고비 등을 타인 계좌를 거쳐 자신의 개인 계좌로 건네 받는 방식으로 회삿돈 50억여원을 빼돌린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나마 구속을 피한 이장석 대표는 고척돔구장 사무실에 출근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단 경영은 물론, 선수단 구성에도 적극 참여해 넥센 히어로즈를 강팀으로 만든 그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렵게 되면서 구단도 위기를 맞게 됐다. 현대 유니콘스를 해체 후 창단하는 형식으로 인수한 이 대표는 다른 구단과 달리 대기업의 지원 없이도 구단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선례를 남겼다. 출범 초기에는 운영 자금이 부족해 주축 선수를 현금 트레이드해서 비난도 받았지만 KBO 리그에서 유일하게 네이밍스폰서를 판매하는 등 프로야구 경영에 새 바람을 일으켜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 박병호·강정호 등 스타를 키워내고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올려놓는 등 야구 자체에서도 성과를 일궜다. 넥센은 올해 박병호·유한준·손승락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 꼴찌 후보로 꼽혔지만 젊은 유망주들이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우면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넥센의 이런 호성적 뒤에는 이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선수 스카우트와 육성에 집중해 팀을 키웠다. 대다수 트레이드도 이 대표의 손을 거쳤다. 이런 이 대표가 처벌을 받는다면 넥센 히어로즈 경영에도 공백이 생길 게 뻔하다.KBO 정관 제13조(임원의 해임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임원 간의 분쟁·회계부정 또는 현저한 부당행위’를 근거로 총회의 의결을 거쳐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에도 임원의 자격을 잃을 수 있다. 검찰 수사에 따라 이 대표의 거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현재로선 대표이사직보다는 지분 방어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넘겨준다면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이 그동안 넥센의 증자에 참여한 적이 없고 기존 주주 간의 지분 조정 방법 등이 단순하진 않아 셈법은 좀 복잡하다. 현재 넥센의 지분 구조는 총 41만주 가운데 이 대표가 69.27%인 28만4000주를 보유하고 있고, 투자가 박지환씨가 24.39%인 1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남궁종환 단장이 2만주(4.88%), 조태룡 전 단장이 6000주(1.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현재 전체 지분의 40%에 해당하는 16만4000주를 홍 회장에게 넘겨준다면 홍 회장이 최대주주가 된다. 2대 주주로 내려앉게 되는 이 대표가 경영권을 방어하려면 현재 2대 주주인 박지환씨와 손을 잡아야 한다. 이 대표와 박씨의 지분을 합치면 22만4000주(53.66%)로 홍 회장의 지분을 뛰어넘을 수 있다. ━ 이미지 훼손으로 스폰서 유치 어려워질 수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넥센 히어로즈의 이미지가 훼손되면 네이밍 스폰서를 유지·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네이밍 스폰서인 넥센타이어의 상호를 딴 구단 이름이다. 넥센타이어는 2010년부터 네이밍스폰서를 맡았다. 두 회사의 결합은 한국 스포츠마케팅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10년 1조원 규모던 넥센타이어의 매출은 올해 2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도 자금 확보로 구단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됐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11월 넥센 히어로즈와 2018년까지 스폰서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이장석 대표의 혐의가 확정되면 형사 처벌은 물론이고 KBO의 징계도 불가피하다. 넥센타이어 입장에선 스폰서십이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넥센타이어 측은 이번 사건을 두고 별다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히어로즈 구단은 이미 2008년 우리담배 스폰서 계약 파기 경험을 했다. 이장석 대표가 KBO 가입비 2차 분납금을 지급하지 않자 우리담배 측은 ‘후원 기업의 명예가 훼손되고 있다’며 계약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2012년 우리담배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는 부당하다며 구단에 후원금 일부(24억70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2016.08.20 07:11

4분 소요
브라운대학교 / 재계 2, 3세 경영인 유독 많아

산업 일반

▶ 정용진 신세꼐 부회장 브라운대는 침례교인들이 설립했다. 그래서 이 대학의 모토 역시“하나님 안에서 우리는 소망한다”다. 1764년, 당시 미국에서 일곱 번째로 세워진 대학이다. 영국 식민지 의회의 인가를 받아 ‘로드아일랜드대학’이란 이름으로 개교했다. 1804년 이 학교에 거액을 기증한 니컬러스 브라운(Nicholas Brown)의 이름을 따 브라운대로 이름을 바꿨다. 1971년 펨브로크대학과 합쳐 남녀공학이 됐다.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대학이며 유럽식 전통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백인계가 주류인 로드아일랜드에 위치하고 있어 유명인사의 자녀들이 대거 재학하고 있다는 것이 브라운대의 특징으로 꼽힌다. 미국 동부 보스턴 남쪽 ‘프로비던스’라는 작은 도시에 자리 잡은 이 대학은 한마디로 ‘전통 속에 자유와 변화’를 추구하는 대학이라 할 수 있다. 브라운대학교 구분: 사립대 개교연도: 1764년 소재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교수 1인당 학생수: 10명 장서: 300여만 권 학교 특징: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학교정신이다. 다양한 국가와 배경의 학생들이 인종적, 종교적 편견 없이 어울리는 풍토다. 제도적으로도 학생이 원하면 전공분야를 창의적으로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된다. 한국 동문: 현재 한국에 등록된 동문회원은 200여 명, 동문회에 가입하지 않은 회원은 5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재계 인맥 중 유독 2~3세 경영인이 많다. 신세계그룹 2세인 정용진 부회장, SK그룹 차남인 최재원 SK E&S 부회장, 효성그룹 3남인 조현상 전무, 경방그룹 장남인 김준 부사장, 쌍용그룹 고 김성곤 회장의 3남인 김석동 전 잇츠티비 대표(옛 굿모닝신한증권 대표)가 그들이다. 학부 과정 재학생 5700여 명 중 백인이 55%를 넘고 아시아계는 14% 정도로 프린스턴, 다트머스 등과 함께 소수계 재학생 수가 아이비리그 중에서는 가장 적다. 브라운대는 1927년 이후로 대학원 과정도 개설돼 있지만 대학원보다는 학부과정에 치중하는 대학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의과대학과 공과대학이 있지만 경영대나 법대 등의 전문대학원은 없다. 브라운대 학생들은 2학년 과정을 끝마쳐 갈 때 각기 전공 분야를 결정한다. 이 학교가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영어작문 외에 필수과목들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제각기 선택하고 싶은 과목을 주임교수와 상의하면서 스스로 선택한다. 과목 선택에 대해 상당한 융통성과 자유가 부여되는 것이다. 브라운대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매기는 방법은 특이하다. 과목마다 성적이 A, B, C로 주어지지 않고 S(Satisfied)와 N(Non-Satisfied)으로 부여된다. 만족한다는 뜻의 S와 학점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N으로, 과목에서 낙제 여부만 나타난다. 브라운대에서는 그러나 비록 과목 낙제를 했어도 성적표에 낙제한 과목의 성적을 기록하지 않는다. 따라서 브라운대 학생들은 성적표에 낙제 점수가 없다. 만일 학생이 A, B의 성적을 원하면 교수는 크레딧, 또는 노 크레딧 대신 그 같은 성적을 준다. 또 학생이 원하면 A, B로 된 성적이 아니고 그 학생의 학업성적을 글로 표현해 성적(Course Performance Report)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S, N 방식의 성적 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교수는 2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전통적인 연구 분야 외에도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짜서 공부할 수 있다. 이 대학의 학부 학생들은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독자적인 연구나 실험·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 대 교수의 비율이 9 대 1 정도에 불과해 노벨상, 퓰리처상 수상 교수와도 수시 접촉이 가능하다. 브라운대 학생들은 2학년 과정을 끝마쳐갈 때 각기 전공 분야를 결정한다. 이들은 약 70개 분야에서 학사학위를 목표로 공부한다. 이 학교에는 특이한 학위과정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학사학위와 석사학위 과정을 4년에 동시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분야가 대단히 훌륭한데 특히 그래픽 아트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다. 응용수학, 역사, 지질학 등도 잘 알려진 전공 분야다. 브라운대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의과대학(재학생 수 500명 정도)과 공과대학은 있지만 경영대나 법대 등의 전문대학원은 없다. 현재 응용수학, 생물학, 생태학·진화생물학, 고고학,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생화학, 분자미생물·면역학, 분자약리학·생리학·생물공학, 신경과학, 병리생물학, 화학, 인식·언어과학, 컴퓨터과학, 교육학, 공학 등의 학과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 뇌 과학, 문예창작, 국제관계학, 도시연구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2001년 가을부터 루스 시몬스(Ruth Simmons)라는 하버드대 불문학 박사 출신의 흑인 여성 총장이 취임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취임 사실 하나만 가지고도 전통을 강조하는 미국 아이비리그 중 브라운대가 얼마나 자유로운 학풍을 가지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 백낙청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흑인 여성 총장이 학교 이끌어 존 D 록펠러 도서관을 비롯한 6개 도서관에 300여만 권의 도서와 100여만 종의 마이크로필름 자료 및 2만6000여 종의 시청각 자료, 1만5000여 종의 정기간행물이 비치돼 있다. 소장 자료는 연간 평균 10만 점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대학부설 시설로는 학습자료센터, 미술관, 플라넷타리움,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 고고학박물관 등이 있다. 보스턴에서 남쪽으로 72km 떨어진 프로비던스 동쪽 칼리지 힐이라고 불리는 캠퍼스에 기숙사를 포함해 238동의 건물이 있다. 기숙사 시설이 충분해 누구나 원하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다. 신입생 기숙사에는 대개 20∼30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데 신입생을 도와주기 위해 교수나 상급생이 같이 살고 있다. 브라운대는 매년 1450명 정도의 신입생을 받고 있다. 합격률은 17%로 프린스턴, 하버드, 예일에 이어 동부에서는 경쟁률이 매우 높은 대학 중 하나다. 하버드와 함께 ‘Early Action’ 프로그램(해당 대학에만 지원서를 제출하는 방법)을 운영하고 있으나 ‘Early Decision’ 프로그램과는 달리 합격해도 등록의 의무는 주어지지 않는다. 1980년대 중반 이 대학에서 중국 고대사상사를 전공했던 이지현씨(방송인, 유학기 참조)는 모교의 학풍을 이렇게 설명했다. “브라운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학문적·문화적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학교정신이다. 다양한 국가와 배경의 학생들이 인종적·종교적 편견 없이 어울리는 풍토임은 물론, 제도적으로도 학생이 원하면 전공 분야를 창의적으로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된다.” 브라운대는 IBM의 토머스 왓슨, CNN의 테드 터너, 석유왕 존 록펠러 등 자수성가한 기업인을 다수 배출했다. 1999년 사망한 존 F 케네디 주니어 역시 브라운대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 최재원 SK E&S 부회장 지영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담당 전무는 “브라운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Why be same?’이라는 질문을 학창시절 내내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브라운대가 배출한 인재 중에는 자주적 정신과 개척정신이 강한 졸업생이 많다는 것이다. 지 전무는 브라운대에서 학사와 석사(기계공학), 박사학위(응용수학)를 딴 전형적인 ‘브라운 패밀리’다. 브라운대는 학생 스스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전공 디자인 제도’와 유연한 학점 제도를 도입해 학부 생활 중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지 전무 역시 1983년부터 87년까지 4년 동안 학사와 석사학위 코스를 밟았다. 브라운대 한인유학 역사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 졸업생은 1905년 졸업한 백상규 선생이다. 2대 국회의원을 지낸 백 선생은 광복직후 건국준비위의 대표 자격으로 인천에 들어온 미군들을 만나 그들을 경악케 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출중한 영어실력, 무엇보다 그가 명문 브라운대 출신이라는 점이 미군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 브라운대 한국 동창회장은 백상규 선생의 손녀인 백명선 회장. 백 회장 가족은 4대가 브라운대를 졸업한 미국에서도 보기 드문 ‘4대 동문 가족’이기도 하다. 광복 후 첫 유학생은 박준규 전 국회의장, 첫 박사학위 수여자는 전 원자력연구소 소장이었던 윤용구 박사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박 전 의장은 1951년 브라운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윤용구 박사는 1957년 물리화학 전공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백명선씨가 한국 동창회장 맡아 현재 등록된 동문회원은 200여 명, 동문회에 가입하지 않은 회원은 5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브라운대 출신 재계 인맥 중에는 유독 2~3세 경영인이 많다. 신세계그룹 2세인 정용진 부회장, SK그룹 차남인 최재원 SK E&S 부회장, 효성그룹 3남인 조현상 전무, 경방그룹 장남인 김준 부사장, 쌍용그룹 고 김성곤 회장의 3남인 김석동 전 잇츠티비 대표(옛 굿모닝신한증권 대표)가 그들이다. 조현상 전무는 졸업 후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베인&컴퍼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기도 했으며, 일본 NTT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면서 NTT도코모의 한국지사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아버지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주식 37만7400주를 상속받으면서 200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주식으로 현물 납부하며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지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두 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르며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리고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 (위에서 좌로)김관 서울대 화학과 교수, 이명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 김준 경방그룹 부사장, 윤용구 전 원자력연구소 소장 , 박지환 아시아애볼루션 회장 경복고를 나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정 부회장은 폭넓은 교류를 통해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브라운대 동문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브라운대 동문 중 자주 만나는 인사로는 전 옥션 대표이사를 지내고 현재 이베이 부사장을 맡고 있는 이재현씨와 김석동 전 잇츠티비 회장 등이 있다. 이 밖에 박지환 아시아에볼루션 회장, 백명선 씨네서울 대표, 김중민 MPC 회장, 남석우 남영L&F 회장, 박세훈 현대캐피탈 상무, 이인옥 조선내화 부회장, 한홍섭 단암전자통신 회장 등이 브라운대 출신이다. 브라운대 출신 학계 인사로는 ‘창작과 비평사’ 대표를 역임한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백낙청씨(시민의 방송 이사장)가 대표적이다. 그는 1950년대 후반 이 대학에서 영문학과 독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그는 하버드대에서 영문학 석사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던 이명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도 브라운대에서 분석철학을 연구,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환위기가 한창이었던 1997년 말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이 교수는 평북 신의주 출신으로 월남해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입신양명한 교수로 유명하다.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학계에서의 활동도 매우 활발한 편이다. 우크라이나 대사이자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허승철 교수는 ‘러시아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허 대사는 외교부가 도입한 대사개방제의 대표적 인사로 우크라이나 ‘올해의 인물 재단’이 선정한 외교분야 ‘2006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브라운대 동문 교수들은 특히 이공계 출신이 많다. 정영근 서울대 교수(화학과), 김민성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부), 노승탁 서울대 교수(기계공학과), 박중찬 한국외대 교수(생명공학과), 장수경 연세대 교수(물리학과), 김관 서울대 교수(화학과), 김정선 이화여대 교수(사회학과), 하현준 한국외대 교수(화학과), 박남규 서울대 부교수(전기컴퓨터공학부) 등 60여 명이 넘는 브라운대 동문들이 학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김성훈 서울대 약학대학 제약학과 교수는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 해외 저명한 학술저널에 그의 논문이 대거 실렸고 상금 3억원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까지 받았다. 암 억제 단백질과 혈관 생성상처 치료 신물질을 개발한 공로가 그를 이런 영예로 인도했다. 법조계에서는 국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임석진 법무법인 한승 변호사, 김동언 변호사가 브라운대를 나왔다. 소형 로펌으로는 보기 드물게 기업자문의 중요성을 간파한 한승은 5개 국어에 능통한 임석진 미국 변호사를 법무법인 세종에서 스카우트했다. 잊을 수 없는 나의 모교 “캠퍼스 댄스의 낭만적 공간이 그리워” 이지현 아리랑TV ‘Korea Now’ 진행자 ▶ 약력 1968년생, 브라운대 학사, 하버드대 석사, SBS 기자 및 뉴스 앵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 현 아리랑TV ‘Korea Now’ 진행자 내가 브라운대에 지원하고 입학했던 1980년대 중반은 브라운대가 지적으로 자유로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미국의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때다. 나 역시 학문적으로 높은 수준을 요구하면서도 개방적이고, 학생들을 제도에 얽어 매지 않는 브라운대의 매력 때문에 이 학교를 택했다. 브라운대에서의 전공은 ‘East Asian Studies’ 중 중국 고대사상사. 중국을 모르면 안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당시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선택한 전공이었다. 나는 학문적으로 파고드는 학생이었다기보다는 수업 시간마다 펼쳐지는 교수와 학생들 간의 열띤 토론, 우수한 학생들의 번득이는 재치, 유명한 교수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 등 매일 캠퍼스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에너지에 취해 학교를 다녔던 것 같다. 저녁 시간이면 마호가니 빛깔의 고풍스럽지만 작은 펨브로크 도서관(Pembroke Library)에서 숙제를 하고, 틈틈이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며 이 책 저 책 펼쳐보면서 행복감에 젖곤 했던 기억이 난다. 브라운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유롭고, 열려있는 학교정신이다. 다양한 국가와 배경의 학생들이 인종적·종교적 편견 없이 어울리는 풍토임은 물론, 제도적으로도 학생이 원하면 전공 분야를 창의적으로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된다. 특히 내가 존경했던 많은 교수의 ‘office hour’ (연구실 개방시간)를 백분 활용했는데,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친절하게 조언을 해줬던 그분들이 지금도 고맙게 느껴진다. 졸업을 며칠 앞두고 오페라 아리아가 흐르는 지도교수의 집에서 교수가 직접 만든 중국요리를 먹으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눴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소중하게 남아 있다. 수업이 없는 시간엔 집과 건물 구경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학교 주변을 얼마나 걸어 다녔던지…. 브라운대가 위치한 프로비던스(Providence)시의 칼리지 힐(College Hill) 언덕 주변에는 고풍스러운 벽돌 건물들이 많았는데, 안개라도 약간 낀 날이면 옛날 가스램프 가로등이 남아 있는 거리들이 마치 히치콕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늦은 밤에 열리는 세일즈홀(Sayles Hall)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빠뜨릴 수 없는 브라운대의 명물. 친구들과 베개를 들고 가서 바닥에 누워 연주에 빠져드는 경험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추억거리다. 브라운대와 관련해 내 머릿속에 가장 상징적으로 남아있는 기억은 뭐니뭐니해도 캠퍼스 댄스(Campus Dance)가 아닐까. 기말고사가 모두 끝나고 졸업식을 앞둔 5월 말 어느 날 밤이 되면 학교의 메인 캠퍼스가 무도장으로 바뀐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은은한 불빛의 등이 걸리고, 푸른 잔디 위에는 하얀 테이블보를 씌운 식탁들과 의자들이 펼쳐진다. 이 테이블들은 사전에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예약할 수 있어 졸업생들과 졸업식에 참여하기 위해 온 가족들로 가득 찬다. 캠퍼스 곳곳에 여러 무대가 설치되는데 한 곳에서는 흘러간 댄스음악, 한 곳에서는 재즈,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는 젊은이들을 위한 록(Rock) 음악이 연주돼 원하는 장르별로 흥겹게 춤을 출 수 있다. 이날만큼은 브라운대 캠퍼스가 시대와 나이를 초월하는 낭만적인 공간이 된다. 70~80세를 훨씬 넘긴 선배들이 역시나 대를 이어 브라운대를 졸업한 아들, 딸, 며느리, 손자들과 함께 테이블에 둘러앉아 싱그러운 밤을 즐기는 모습은 미국 문화가 가진 평화로움과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 할아버지·아버지·자식까지 대를 이어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이에 대해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며 학교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엘리트들의 가치관과 힘 같은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대학생이었을 때는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해 너무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삶에 대해 심각했던 것 같다. 지금 브라운대에 진학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현실적인 고민보다는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어 인맥을 넓히고, 교수 연구실에 열심히 찾아가 그들의 지혜를 흡수하고, 학교 활동에 최대한 많이 참여해 좋은 추억과 낭만을 남기라고 말하고 싶다.

2007.07.1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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