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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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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호 관세 발효, 韓 25%…한덕수‧트럼프 통화로 협상 시작

정책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하겠다고 밝힌 국가별 상호 관세가 9일(현지시간) 발효돼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관세와 관련해 대립했던 중국에는 총 104%의 관세를 매겨 사실상 전면전이 벌어졌다는 평가다.우리나라에 부과된 관세율은 25%, 이밖에 ▲베트남 46% ▲대만 32% ▲인도 26% ▲일본 24% ▲유럽연합(EU) 20% 등이다.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가 적용되는 물품은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도체·의약품 추가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물품에도 상호 관세가 제외 됐지만, 향후 어느 정도의 관세가 매겨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주목할 점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100%를 웃돈다는 것이다. 당초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관세 34%를 부과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에 반발한 중국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같은 수준(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후 12시까지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관세율을 50% 더 늘리겠다고 위협했고, 중국이 반응하지 않자, 중국에 대한 상호 관세율을 84%로 수정했다. 미국이 이미 중국에 2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율은 104%에 이른다.미국의 글로벌 ‘관세 폭탄’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세계 각국이 민감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통화하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우리 정부 인사가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거대하고 지속 불가능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관세‧조선‧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량 구매‧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사업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 역시 양측이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무역균형을 포함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건설적인 장관급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상호 관세와 자동차를 비롯한 품목별 관세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최소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 대우를 받도록 협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20%에 육박하는데, 미국이 일본이나 유럽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경우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미 행정부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긴밀한 동맹이자 교역 파트너 중 일본과 한국 두 국가를 분명히 우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그들이 확실한 제안서를 갖고 협상 테이블에 오면 좋은 거래를 성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도 상원 청문회에서 “(다른 나라들이) 상호주의를 달성하고 우리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관세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기에는 면제나 예외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당분간 관세 정책이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2025.04.09 14:21

3분 소요
이재용 베트남 R&D센터 준공식 참석…‘민간 외교관’ 역할 톡톡

산업 일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 삼성 연구개발(R&D) 센터 준공식에 참석하며 글로벌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삼성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관계 증진을 돕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3일 이재용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베트남을 찾아 R&D 센터 신축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주석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은 “베트남 삼성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로 앞으로 2200여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됐으며 ▶최첨단 연구시설 외에 ▶피트니스 센터 ▶구내 식당 ▶옥상 정원 ▶동호회 공간 등 임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찐 반 썬 베트남 총리실 주임장관, 휭 타잉 닷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미국·영국·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글로벌 R&D센터 임직원들은 베트남 R&D센터 준공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삼성은 현재 글로벌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은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R&D 센터 준공식을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 베트남서 다양한 CSR 활동 펼쳐 삼성은 1989년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1995년 호치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는 호치민, 박닌, 타이응웬 등에서 ▶스마트폰·모바일 기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에서 ▶청소년들의 방과 후 교육을 돕는 삼성희망학교 ▶현지 기업 대상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훈련 지원 등 다양한 CSR 활동도 펼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 내 외국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매년 두 차례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고 있으며 베트남 청년들에게 S/W 및 취업 스킬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 주요 대학들과의 산학 협력 프로그램인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Samsung Talent Program)'을 통해 베트남 IT 인재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12.23 11:01

3분 소요
윤종원 기업은행장, 3박5일 베트남 출장…중기금융 협력 논의

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이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3박 5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출장에 나선다. 현지진출 국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현황을 점검하고, 베트남 정부기관 및 금융기관과 중기금융 협력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약 5600여개의 국내기업이 진출해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국가다. 신규 진출기업 수 기준으로는 이미 2016년부터 중국을 제치고 최대 진출국가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진출기업 중 제조업의 비중이 60%가 넘고, 약 84%가 중소기업으로 기업은행의 역할이 어느 곳보다 필요한 지역이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총 2개의 지점을 운영하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 인가를 베트남중앙은행에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윤 행장은 베트남중앙은행과 베트남 총리실 관계자를 만나 기업은행의 베트남 법인설립 인가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법인설립을 통해 한국기업의 진출이 많은 주요 공단지역에 지점을 추가로 개설하고 증가하는 금융수요에 맞춰 지원체계를 갖추는 사업계획을 설명한다. 또 기업은행의 중기금융 노하우를 베트남 정부 및 금융기관과 공유하고 스타트업 육성 지원을 위한 혁신금융, 중소기업의 녹색전환 지원 등에 대한 협력사업도 제안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베트남 현지 벤처캐피탈사와 모험자본투자와 관련된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윤 행장은 지난 22일과 23일 응웬 부 뚱 주한 베트남대사와 박노완 베트남 대한민국대사를 만나 기업은행의 베트남 사업계획과 현지 기여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6.26 10:16

1분 소요
[‘권력의 균형자’ 푸미폰 국왕 사후 태국은 어디로]  왕위 승계 과정에서 정국 혼란 불가피

산업 일반

왕세자 즉위 때 탁신 세력 입지 강화... 프렘 섭정 기간 동안 군부 움직임도 주목 태국 정치의 구심점이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1927~2016년)이 10월 13일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46년 6월 9일 국왕에 올랐으니 재위 기간만 70년 126일에 이른다. 생전에 ‘살아있는 최장수 군주’ 기록을 세웠다. 국왕의 서거는 태국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푸미폰 국왕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국왕 서거 소식이 알려지자 수많은 태국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통곡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것과 마찬가지로 오열하며 진심으로 애도했다. 태국 국민의 군주에 대한 존경심은 유별나다. 공무원이 일하는 공적 시설이나 지폐에 초상화를 새긴 것은 군주제 국가에선 통상 볼 수 있는 장면이긴 하다. 하지만 크고 작은 호텔이나 식당, 가게 등에도 푸미폰 국왕과 왕비의 사진이 걸려 있다. ━ 살아있는 최장수 군주 기록 국민이 보여주는 뜨거운 국왕 사랑은 단지 군주라는 이유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푸미폰 국왕은 실천의 국왕이었다. 국왕은 항상 국민 곁에 다가가는 군주였다. 가난한 농촌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국민과 가까이 했다. 저소득층 복지와 농촌개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국왕은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에는 거의 매년 한 해 200일 넘게 ‘현장’을 다녔다. 왕궁이 있는 수도 방콕 주변의 멋진 장소, 성대한 행사에만 참석한 게 아니다.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고산지대를 비롯한 오지까지 다니며 국민이 어떻게 사는지를 직접 체험하며 고충을 청취했다. 직접 자동차를 몰고 농촌과 산촌을 누비거나 도보 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헬리콥터로 지방을 시찰할 경우에도 손에서 지도를 내려놓지 않은 채 꼼꼼히 지형을 살피곤 했다. 부친의 지방 시찰에 자주 동행한 둘째 딸 마하 차크리 시린돈 공주가 한 인터뷰에서 밝힌 후일담은 푸미폰 국왕의 성품을 짐작하게 한다. 푸미폰 국왕은 시린돈 공주가 헬리콥터를 함께 타고 가다 졸기라도 하면 “국민의 혈세로 기름을 넣은 헬리콥터를 타는 것은 특전이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하는 데 엔진 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자면 되겠느냐”고 야단을 쳤다는 것이다.농촌의 가난에 가슴 아파했던 국왕은 1950년대부터 태국판 새마을 운동이라 할 수 있는 ‘로열 프로젝트(국왕 개발 계획)’를 제창해 30여개 농촌 지역에서 성공시켰다. 로열 프로젝트는 자급자족형 농업개발계획이다. 책상머리로 국가개발계획을 짜지 않았다. 직접 지도와 카메라·필기구 등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철저한 현장 경험을 쌓아 이를 개발계획으로 활용하는 실사구시의 자세를 보였다. 푸미폰 국왕은 가뭄이 들어도 벼농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개시설을 완비하도록 하는 한편 상습 가뭄지역에 대해서는 인공강우로 가뭄을 해소토록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북부 치앙마이 등의 고산지대에서 화전을 일궈 연명해온 소수민족들에게는 고냉지 채소와 포도와 딸기 등 황금작물 재배로 안정적인 생계를 도모토록 하는 한편 이를 통해 환경도 보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국왕은 그 자신이 세계적인 인공강우 전문가다. 1970년대 초부터 자체 개발한 인공강우 기술로 가뭄 해소에 직접 나섰다. 푸미폰 국왕은 태국 전역에 가뭄이 계속되면 별궁이 있는 휴양지 후허힌에 ‘인공 강우 지휘센터’를 설치해 ‘구름씨 뿌리기’ 작전을 직접 진두지휘해왔다. 국왕의 인공강우기술은 유럽 특허사무소(EPO)로부터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기술의 독보적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EPO가 발급한 특허는 이후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스위스, 영국, 독일을 비롯한 30개국에서 공인됐다. 푸미폰 국왕은 또 크고 작은 부정부패 스캔들에 어떤 형태로든 연루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최고의 도덕성을 갖춘 군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푸미폰 국왕을 알현한 외국 정부 고위인사는 푸미폰 국왕이 낡고 오래된 양복을 입고 있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 세계적인 인공강우 전문가로 가뭄 해소에 직접 나서 태국 헌법에는 ‘국왕은 불교도로서 종교의 수호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불교국가 태국에선 불교가 제시하는 진리인 담마(法)를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여겼다. 군주는 이 담마를 따르고 실천하며 구현해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한다고 믿어왔다. 이를 따르는 군주를 탐마라차(法王)라고 부른다. 불법과 통치를 하나로 구현한 불교국가의 이상적인 통치자다. 푸미폰 국왕은 일평생 탐마라차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헌신의 결과 푸미폰 국왕을 생불(生佛), 즉 살아있는 부처님으로 여기는 국민이 상당수다.태국은 1932년 입헌군주제를 채택했다. 헌법에 따라 국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다만 헌법 제7조에 ‘어려운 국면에 처했을 때 국가 상징으로서 국왕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애매모호한 조항이 있다. 이는 태국에서 군주가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가 되어 왔다. 푸미폰 국왕은 공식적인 정치 관여는 자제하지만 헌법 제7조를 활용한 실질적인 정치적 위력은 막강하다. 국왕은 태국 역사상 중요한 시기마다 정치에 관여했다. 크게 세 차례 현실정치에 개입해 정권을 교체했다.첫째는 1973년이다. 당시 군부독재 정권에 대항하는 민주화 시위자를 향해 군부가 발포하면서 4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인심이 흉흉했다. 푸미폰 국왕은 타놈 군부정권에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며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군부정권은 국왕을 위협했지만 국왕은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해서”라며 버텼다. 결국 타놈 정권은 무너졌다. 서슬 퍼런 군부도 국왕의 권위를 이길 수 없었다.둘째는 1992년이다. 쿠데타 세력에 대항한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었다. 당시 국왕은 시위대 대표였던 잠롱 당시 방콕시장과 쿠데타 세력의 지도자였던 수친다 장군을 집무실로 불렀다. 국왕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이들에게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해야 한다”라고 질책했다. 국왕의 한마디에 수친다는 스웨덴으로 망명을 떠났고, 태국은 민주주의를 지켰다. 당시 이 두 사람이 국왕을 알현하기 위해 왕궁 응접실에 들어가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는데, 이들은 국왕으로부터 거의 100m나 떨어진 곳부터 무릎을 꿇고 바닥을 기면서 접근해갔다. 국왕을 알현할 때의 태국 전통 예절이라고 한다. 이 장면은 세계에 방송돼 태국에서 국왕이 갖는 높은 위상을 생생하게 보여줬다.셋째가 2006년 9월 4일이다. 이번에는 쿠데타 지도자가 아니라 선거로 뽑힌 총리였다. 이날 오후 방콕의 왕국에서 푸미폰 국왕을 알현하고 나온 탁신 친나왓 총리의 얼굴은 어두웠다. 탁신은 이날 밤 “차기 정부에서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시위로 나라가 시끄러웠지만 바로 전날까지 물러나길 거부하던 탁신이 푸미폰 국왕의 요구 앞에 마음을 돌렸다. 태국 역대 총리 가운데 가장 강력한 지도력을 가졌다는 탁신도 국왕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계기로 힘을 잃은 탁신은 9월 19일 유엔총회에 참석하던 중 발생한 군부쿠데타로 망명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2006년 당시 국왕은 두 달여 동안 계속된 탁신 총리 사퇴 요구 시위에도 선뜻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총선 결과 절반가량의 국민이 현 정권에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나자 그 대변인 역할을 자처했다. 결국 국민의 평화시위에 국왕이 마음을 움직여 탁신 총리의 사퇴를 이끌어낸 것이다. 군부도 국왕이 탁신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을 확인하고 군대를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총칼로 쿠데타를 일으킨 서슬 퍼런 장군은 물론 국민이 선거를 통해 권력을 부여한 탁신 총리까지 단 몇 분 간의 설득으로 물러나게 하는 국왕의 권위와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국왕이 몸소 보여준 행동을 통해 그 힘의 원천을 짐작할 수 있다. 사례를 하나 보자. 2005년 3월 태국 동북부 전역은 수개월째 계속된 가뭄으로 땅이 말라갔다. 곡물 값이 치솟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끼니를 걸렀다. 민심이 갈수록 흉흉해갔다. 푸미폰 국왕은 가뭄에 고통 받는 국민을 걱정하며 1주일 간 식음을 전폐했다. 결국 가뭄 대책 책임자를 자처한 후 내각에 인공강우를 시도하도록 지시하고 방콕의 왕궁을 떠나 가뭄 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재민들과 함께 지내며 고난을 함께한 국왕은 단비가 내린 후에야 왕궁으로 귀환했다.푸미폰 국왕은 태국 화합과 의지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상징적인 역할만 한 게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력도 발휘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7년 12월 5일 80회 생일을 앞두고 보여준 모습이다. 푸미폰 국왕은 생일 하루 전인 4일 저녁 총리와 내각 각료 전원, 그리고 사회 각계 지도층 인사들을 왕궁으로 불렀다. 태국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이들 앞에서 국왕은 이렇게 대국민 연설을 하면서 화합을 강조했다. “나의 두 다리는 병이 들어 똑같이 걷지 못합니다. 그러니 몸이 제대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지요.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화합하고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면 똑바로 나아가지 못하는 법입니다. 군과 민간이 지금처럼 반목하며 화합하지 못하면 반드시 국가 위기가 닥칩니다.”이 연설은 2006년 9월 군부의 쿠데타로 탁신 총리가 물러나고 군부와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민정 이양이 자꾸 미뤄지고 있는 현실을 치유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담았다. 더구나 그해 12월 23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온갖 유언비어와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에 국왕으로서 경종을 울린 것이다. 국왕의 준엄한 연설을 들은 수라윳출라논 당시 과도정부 총리는 그 자리에서 “국민화합을 이루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인들도 고개를 조아렸다. 국왕 생일 전야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왕국 밖에 모였던 시민들도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을 듣고 ‘화합’을 외쳤다.군림하되 통치하지 않지만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실질적인 태국 최고 통치자 역할을 한 푸미폰의 리더십은 80회 생일을 맞아 더욱 빛났다. 국왕의 생일인 5일 방콕 시내 왕궁 주변은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 색으로 넘쳐났다. 전국에서 찾아온 1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노란 셔츠를 입고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국왕의 장수를 기원했다. 이날의 연설과 국민의 반응은 태국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 국왕이 세상을 떠난 지금 태국 국민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하나로 기억하는 장면이다. ━ 스캔들 없었지만 즉위 기간 중 벌어진 쿠데타 대부분 추인 국왕은 일평생 단 한번의 부정이나 스캔들도 없었다. 그만큼 자신을 경계해왔다. 푸미폰 국왕의 전기를 쓴 미국 언론인 폴 핸드리는 “국왕의 삶은 부처님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최고의 절제와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푸미폰 국왕은 재위 기간 동안 검소하고 절제된 생활을 하면서 국민의 모범이 돼 온 것으로 평가받아왔다.어두운 면도 없지는 않다. 태국은 1912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21차례의 성공하거나 실패한 쿠데타가 반복돼왔다. 그가운데 15차례가 푸미폰 국왕 재위 중 벌어졌다. 국왕은 임기 중 벌어진 쿠데타의 대부분을 사실상 추인해왔다. 국왕이 군부와 기득권층을 등에 업고 영향력과 권위를 유지하면서 민주주의를 왜곡했다는 비판도 있다. 빈곤층의 지지를 받았던 탁신 전 총리를 몰아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탁신 치나왓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거세지는 등 정치 혼란이 심화하자 탁신의 사임 발표를 유도해 극적으로 사태 해결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군부와 부유층, 중산층과 지식인이 싫어하는 탁신을 끌어냈다는 외신의 관측도 있다. 푸미폰 국왕은 이미 2003년 12월 5일 자신의 76회 생일 때 만난 탁신 총리에게 “자만하지 말고 비판의 소리를 경청하라”고 따끔하게 야단쳤다.태국에서 국왕에 대한 비판은 법으로 금지돼있다. 형법 제 112조에 왕실모독 처벌에 관한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탁신 전 총리의 측근인 작라폽 펜카이르 전 총리실장관은 외신기자클럽에서 한 발언이 왕실모독죄에 해당한다며 기소됐다. 외국인도 예외가 없다. 입헌군주제에 대한 토론회 사회를 본 영국 BBC방송 기자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 이 법에 따르면 모욕 내용을 공표하는 것도 금지돼 있어 그 내용조차 알 수 없다. 태국 곳곳에 수없이 게시된 국왕 사진을 훼손하거나 심지어 손가락으로 가리켜도 혼이 날 수 있다. 유죄 판결을 받고 반성문을 제출해 국왕의 사면을 받아 추방된 외국인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푸미폰 국왕은 생전에 국왕에 대한 비판이 헌법상 금지돼 있어 잘잘못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총리보다 더 힘든 위치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왕은 “나에게 (잘못을) 이야기 해 줄 사람은 어머니뿐인데 이미 이 세상에 안 계신다”라고 말하며 슬퍼하기도 했다.이런 국왕이 세상을 떠나면서 태국은 ‘권력의 균형자’를 잃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왕 후임으로 외아들 마하 와찌랄롱꼰 왕세자가 계승하게 되는데 부왕만큼의 권위를 얻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세 차례의 이혼에다 문란한 사생활로 국민의 신망이 두텁지 못하다. 탁신 전 총리의 자금 지원을 받아 도박에 빠졌다는 위키리크스의 자료도 있다.이와 달리 여동생인 마하 짜끄리 시린톤 공주는 구호활동 등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1년 간 섭정을 맡은 프렘틴술라논다 전 총리가 왕세자보다 시린톤 공주를 더 신뢰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왕위 승계 과정에서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왕세자를 뛰어넘어 그의 어린 아들이 왕위를 계승하길 원하는 세력도 있다. 이처럼 결점투성이인 왕세자가 국왕이 되면 태국이 진정한 입헌군주제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인품이 뛰어난 푸미폰은 국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지만 도덕적으로 흠집이 있는 왕세자는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 시린톤 공주에 대한 국민의 신뢰 두터워 왕세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1년의 애도기간이 끝나고 즉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군 장성 출신의 프렘 섭정이 군부와 손잡고 어떤 정국을 구상할지에 관심이 몰린다. 군부가 세력을 확대하고 후계자 교체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탁신 진영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왕세자가 즉위하면 정치 관여와 무관하게 탁신 진영이 세력을 집결해 정국에 격변이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태국은 가난한 나라다. 인구 6800만 명에 명목금액 기준 국내 총생산(GDP)이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 예상치로 3905억 달러로 세계 28위다. 1인당 GDP는 5742달러로 87위다. 동남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3362달러)·필리핀(2962달러)·베트남(2088)보다는 높지만 말레이시아(9501)보다는 한참 낮다. 태국의 입헌군주제와 민주주의, 경제발전이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푸미폰 국왕은 1927년 12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마히돌 아둔야뎃 왕자(왕이 되지는 못했다)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하버드 대학에서 보건학을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듬해 부모를 따라 귀국한 그는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6세가 되던 해 스위스로 떠나 초·중·고교를 마쳤다. 하지만 숙부의 뒤를 이어 국왕이 된 형 아난타 마히돌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자 1946년 6월 귀국해 국왕에 올랐다. 하지만 대관식을 하지 않고 다시 스위스로 떠나 로잔 대학에서 과학과 법학·정치학을 전공한 후 졸업했다. 대학을 마친 후 귀국해 비로소 대관식을 치렀다. 작곡가이며 작가이기도 하다.

2016.10.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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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0시대 (11) 식품업계] 경영 일선에 나선 식품업계 2·3세들

산업 일반

어느 업계보다 시장에 민감한 곳이 식품산업이다. 맛과 가격, 영양 등 상품으로서 경쟁력뿐 아니라 위생과 안전의 역풍에 늘 노심초사해야 한다. 최근 경영 일선에 나선 오너 2·3세들은 사업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M&A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한 이유다. 국내 시장에선 크게 늘어난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그야말로 쿡방(cook+방송) 전성시대다. 지상파3사를 비롯해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 등 TV만 틀면 ‘음식’이라는 코드가 황금시간대를 완전히 점령했다. 단순히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나와 삶거나 볶거나 지지며 진짜로 요리를 한다. 특히 방송에 소개되는 레시피를 집에서 적용하는 열풍이 일면서 식품업계엔 호재가 되고 있다.1인 가구 증가는 간편 요리 시장을 키우고 있다. 최근엔 파우치 양념장(원터치 양념장)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원터치 양념장이 나오면서 ‘집밥’이 유행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투상품(따라하기 상품)도 파이를 키운다. 올해 초 시작된 허니버터칩 열풍은 수많은 아류작에도 불구하고 원조와 미투상품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낳으면서 제과업계의 매출을 껑충 올려놓았다. 최근엔 짜장라면과 짬뽕라면에서 미투상품 경쟁이 치열하다.그러나 식품업계는 부침이 강한 곳이다. 식품 안전이나 위생 문제로 시장이 싸늘하게 냉각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10월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 연구소가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 제품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루 만에 국내 햄·소시지 매출이 20%까지 급락했다. 소비자들이 육가공품을 외면하자 CJ와 롯데, 대상, 목우촌, 사조, 진주햄 등 식품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육가공제품 매출은 한해 2조원 규모다. 상반기엔 ‘가짜 백수오 사태’로 천호식품, 국순당 등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고, 건강식품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엔 동서식품과 크라운제과에서 생산한 일부 스낵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이 때문에 식품업계 오너들은 사업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M&A를 통해 다품종을 출시하거나 이종 사업에 진출하고, K푸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핵심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오르며 경영일선에 나선 식품업계 2·3세들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외식사업은 식품업체의 오랜 ‘사이드 잡’이다.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있어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2009년 커피 사업 브랜드 ‘폴바셋’을 론칭하고 커피시장에 진출한 매일유업은 2013년 이를 독립법인으로 만들어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폴바셋의 법인 엠즈씨드의 지난해 매출은 285억원으로 전년보다 141.8%나 성장했다. 올해 매장 수를 7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정완 회장은 지난 9월 ‘신 가치관 선포식’을 열고 매일유업을 유제품회사에 머물지 않고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조용한 행보를 보이던 김 회장이 공격 경영에 나선 것은 국내외 유가공 업계의 불황 탓이다. 매일유업의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탓이다. 달, 부첼라, 크리스탈 제이드 등 그동안 펼쳐온 외식사업의 성과가 변변치 못하자 커피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남양유업도 아이스크림 카페 백미당으로 틈새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입점한 매장의 경우 하루 1000~1200개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가업을 물려받은 장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최근 3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장남 진석씨는 남양유업 경영기획 본부 상무로, 차남 범석씨는 생산전략부문장으로 실무를 익히고 있다.삼양식품도 라면 외식브랜드 ‘라멘에스(LAMEN;S)’의 가맹사업에 나섰다. 지금까지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해왔지만 외식 프랜차이즈는 처음이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직영하고 있는 호면당, 간접 투자한 크라제버거의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업 부진으로 좀처럼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2세 경영자 전인장 회장이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부활’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신사업·M&A 나선 중견기업 2·3세 ‘천하장사’ 소시지로 유명한 육가공업체 진주햄도 외식사업 진출을 위해 내년 1월 테스트 매장 성격의 안테나숍을 열 계획이다. 지난 2월 인수한 수제맥주 제조업체 카브루의 수제맥주와 진주햄의 프리미엄 육가공제품을 한데 즐길 수 있는 다이닝 펍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재복 회장이 2010년 10월 작고하면서 회사를 물려받은 형제 박정진 사장과 박경진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외식사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함께 올드한 기업 이미지를 벗겠다는 목표다.‘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위기의식은 이종산업과 결합으로 이어진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한진피앤씨 등 포장재 기업, 온라인 축산물 유통전문기업 금천 등 6개 회사를 사들였다. 인수 금액만 5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포장재 관련 회사가 5곳으로, M&A를 통해 글로벌 종합 포장재회사로 본격 나선 셈이다. 주력으로 삼아온 수산식품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잇단 M&A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있다. 2013년 부회장에 오른 그는 확실하게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그룹에서 금융부문이 떨어져 나오며 그룹과 이미 결별한 상황이다.한국야쿠루트 창업주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인 윤호중 전무도 그룹의 외연 확대를 이끌고 있다. 윤 전무는 2000년대 후반 한국야쿠르트가 추진했던 교육, 건강기능 식품, 의료기기 등 사업 다각화에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2009년 능률교육 인수에 이어 한솔교육의 주니어랩스쿨, 베네세코리아를 차례로 인수하며 교육사업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교육사업은 경영사정이 호전됐지만 커피전문점 ‘코코브루니, 의료기기 ‘큐렉소’ 사업은 수년째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엔 모바일게임 및 콘텐츠 개발업체인 투빗에 40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인수하기도 했다.‘미원’ ‘청정원’ ‘종가집’ ‘순창’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은 올해 백광산업으로부터 라이신(사료용 필수아미노산)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17년 만에 라이신 사업 부활을 선언했다. 임창욱 명예회장은 두 딸을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했다. 장녀 임세령 상무는 대상 사업전략담당중역을, 차녀 임상민 상무는 대상 기획관리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은 동생 임상민 상무(36.71%)가 임세령 상무(20.41%)보다 많다. 임세령 상무도 지난해 초록마을 개인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오는 12월 금융전문가와 결혼하는 임상민 상무는 미국 뉴욕 지사에서 근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지난 3분기 음식료업종은 지속적인 약세를 뚫고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쿡방 열풍과 더불어 K푸드의 해외시장 진출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매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성이 높은 할랄식품, 최근 쌀 김치 삼계탕 수입이 허용된 중국시장 등이 향후 식품산업의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다. ━ K푸드 수출로 내수 부진 뚫는다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는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식품계열사인 CJ푸드빌은 최근 ‘2020년 매출 8조원, 해외 매출 비중 44% 이상의 글로벌 외식 탑 10’이라는 비전을 정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CJ그룹은 4세인 장남 선호씨와 장녀 경후씨가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2013년 CJ제일제당의 한 영업지점에 사원으로 입사한 선호씨는 지난해 말 출범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요주주(지분 11.3%)로 올랐다. 장녀인 경후씨는 CJ에듀케이션즈에서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로 자리를 옮겨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두 남매가 20대 인만큼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아직 이르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경영 승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세계 1만2000개 매장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선포한 SPC그룹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미국·베트남·싱가포르·프랑스에서 파리바게뜨 19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20여 개국으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SPC의 모태인 삼립식품은 지난 3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와 차남인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를 비상근 등기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번 등기이사 선임으로 두 형제는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됐다. <116쪽 기사 참조>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 시장 개척으로 삼은 오뚜기도 함영준 회장이 스포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함 회장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함 회장은 부친인 창업자 함태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00년 오뚜기 사장에 올랐고 2010년부터는 회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라면시장에서 삼양을 제쳤고, 가정 간편식 시장에서도 주력제품의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식품산업은 업력이 긴 까닭에 오너가 2·3세 경영인이 혼재되어 있다. 역사가 긴 기업에선 이미 3세 경영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인스턴트커피와 시리얼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은 3세인 김종희 동서 사장의 지분을 늘리면서 3세 승계를 가속화하고 있다. 동서의 지분은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동서 회장이 20.61%, 차남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20.08%, 김상헌 회장의 아들인 김종희 동서 사장이 10.28%를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경영지원 상무로 일하다 퇴사한 지 1년 6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복귀하면서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크라운해태제과 역시 3세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창업자 고(故) 윤태현 회장의 손자이자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제과 상무를 지난 2010년 대표이사로 승진 발령했다. 스낵 허니버터칩의 단맛 감자칩 아이디어부터 브랜드 네이밍까지 개발을 주도한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는 윤 회장의 사위다. 그는 만년 꼴찌 해태제과를 일약 최강자로 변모시켰다.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도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정성수 회장의 장남 정연호씨가 지난해 4월 오쎄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 오쎄는 화장품제조, 온라인쇼핑몰, 광고대행을 하는 업체로, 최근 매출이 부진하다. 그의 위기극복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3남2녀를 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달리 일찌감치 후계 구도 틀을 마련했다. 현재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의 지분을 36.88% 보유해 최대주주다. 쌍둥이 동생인 신동윤 부회장의 지분은 19.69%로 절반 수준이다.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지분이 없다. 계열사는 농심을 신동원 부회장이, 율촌화학은 신동윤 부회장,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 R&D 투자로 독창적인 상품 개발 사조그룹은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사조대림 등 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2006년 사조 인터내셔날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해 사조해표 기획실장, 사조해표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그가 상장계열사 등기이사 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경영 승계 밑작업이 시작됐다고 평가한다.재계에서는 한국 식품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니와 왕교자, 짜장, 과일믹스에 이어 최근 짬뽕까지 식품업계의 인기 제품 베끼기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함께 발표한 ‘식품산업 연구개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식품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69%(2012년)로, 전체 제조업(3.09%)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식품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최근 3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미투, 짝퉁 제품이 쏟아지는 것은 기업들이 위험 부담이 큰 신제품 개발보다는 성공 사례를 보고 따라 하는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나 IT 등에 비해 식품산업은 제품 개발에 엄청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제품을 대부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다수 업체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길을 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새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시장 파이를 키우고 해외 수출 등에 힘써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안정적으로 쉽게 돈 벌려는 버릇에 젖어 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경영학)의 말이 식품업계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 노익장 발휘하는 식품업계 창업자들 대부분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고령임에도 여전히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식품업계 창업자 중 최고령은 1917년도에 태어난 정재원 정식품 명예 회장이다. 우리 나이로 99세. 이를 기념해 올 1월 ‘백수연’을 치렀다. 그는 현재 ‘콩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 경북 영주 ‘콩세계과학관’에 2억원을 후원하고, 올 4월에는 직접 개관식에 참석했다. 반신욕과 산책으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한다.1922년생인 박승복(93) 샘표식품 명예회장은 대외활동이 활발하다. 2004년 9월부터 ‘바른 사회, 바른 기업을 위한 경영인 포럼’을 이끌고 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경영자총협회 부회장으로 재임 중이고, 국무총리실 출신 친목모임인 ‘국총회’ 회장을 1993년 출범 당시부터 맡고 있다. 요즘에도 서울 충무로 사옥에 종종 들러 회의를 주재하고 제품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낸다.1927년생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은 올해로 미수(88세)를 맞았다. 윤 회장은 매일 오전 10시 서울 잠원동 본사로 출근한 뒤 오후 4시 퇴근한다. 소식과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한 덕분에 그 흔한 성인병 하나 없다고 한다. 매월 한두 차례 본사 강당이나 계단 등을 순회하며 안전 여부까지 꼼꼼히 점검하는 남다른 열정도 과시하고 있다.1930년생인 함태호(85) 오뚜기 명예회장도 서울 대치동 본사뿐 아니라 안양, 음성 등 생산공장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갑내기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 역시 매일 회사로 출근한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막내딸을 후계자로 선택했지만 회사 안팎에서 잡음이 나오자 최근 본부장직에서 경질시켰다.1932년생 신춘호(83) 농심 회장은 요즘도 주 3회 이상 서울 신대방동 본사로 나온다. 신 회장은 주요 임원 인사나 신사업, 신제품 개발, 해외사업 등 주요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2015.11.25 16:03

9분 소요
미국의 어긋난 모험 - 전쟁의 명분과 진실 사이에서

산업 일반

부시의 ‘악의 축’ 연설문을 작성한 데이비드 프럼의 항변과 아쉬움 2001년 12월 막내딸을 얻었다. 이른바 ‘워 베이비(war baby)’다. 아내는 한밤중에 딸에게 젖을 먹이면서 워싱턴 상공을 경계하는 F16기 소음을 들었다. 그 몇 주 전엔 한 저격수가 워싱턴 교외 지역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또 탄저균 공격으로 5명이 숨졌고 17명이 감염됐다. 그 다음은 또 어떤 일이 터질까?그해 10월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했다. 경호 책임자가 생물무기 공격에서 백악관을 보호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안심이 되지 않았다. 공격을 당하면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듯했다. 신임 국토안보 보좌관에게 참모들 한 브리핑은 더 불길했다. 그들은 전략적 지점에서 동시 다발 차량폭탄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관리가 아침 신문을 가지러 현관에 나갈 때 암살을 당하거나 지하철 역에 독가스가 살포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당시의 모든 워싱턴 주민처럼 아내와 나도 지하실에 비상 물품을 준비했다. 통조림, 생수, 전등, 배터리 등. 피난 계획도 세웠다. 워싱턴에서 2시간 떨어진 곳에 만날 장소를 정했고, 몇 시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으면 내가 사상한 것으로 간주하라는 약속도 했다.지금 생각하면 그런 불안과 염려가 지나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을 감행하는 운명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정부는 불안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반드시 두려움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를 공격하기로 결정한 건 아니었다. 새로운 중동을 만들려는 열정도 컸다.이라크전 발발 1~2년 전 영국 출신 작가이자 언론인이었던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아파트에서 아메드 찰라비를 처음 만났다. 찰라비는 이라크 망명인사 지도자로 미국의 이라크 침공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사담 후세인이 타도된 뒤 이라크 부총리를 지냈다. 그는 거실 한쪽 끝에 근엄하게 자리 잡고 앉았다.그 반대편에는 불안해 하는 이라크인들 몇 명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한 명씩 차례로 나와 찰라비에게 아랍어로 질문을 하거나 민원을 이야기하고는 정중히 물러나 앉았다. 이라크인들이 떠난 뒤 찰라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와 함께 이라크의 향후 민주화 가능성을 논의했다.이라크전 발발 직전 찰라비의 런던 아파트에서 그를 마지막으로 만났다. 우리 일행은 자정이 넘어서 도착했다. 찰라비는 이슬람 신비주의파 수피교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는 1940년대 옷을 입은 7명의 흑백 사진을 보여줬다. 그의 부친이 창업한 회사의 이사들이었다.수니파, 시아파, 기독교인, 심지어 유대인도 있었다. 찰라비는 그 사진을 찍은 시점이 유럽이 집단학살로 갈갈이 찢어질 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이라크 전쟁 직후 찍은 사진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나치 독일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가 영국에 반란을 일으키자 영국군이 진압한 전쟁이다. 하지만 바그다드의 유대인 학살은 막지 못했다.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찰라비를 높이 평가했지만 난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그를 칭찬한 인사 중 한 명이 딕 체니 부통령이었기 때문에 내 생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02년 찰라비는 콜로라도주 베일 부근에서 열린 미국 신보수주의(네오콘, neocon)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하계 연수에 참가했다. 그와 체니는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서방 지향적인 이라크를 만들 수 있는지 논의했다. 불안해 보이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이라크의 석유에 의존하려는 생각이었다.자의적인 전쟁을 치르려는 행정부는 명분을 두고 신중한 토론을 벌여야 마땅하다. 이라크전은 사실 문제가 많았다. 우선 1991년 제1차 걸프전과 달리 긴급 대응을 요구하는 임박한 위기가 없었고, 베트남과 달리 미국은 처음부터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공격을 감행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런 신중한 논의는 없었다. 이라크전은 부시 행정부 안에서 오랫동안 언젠가 결정해야 할 문제로 논의돼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미 오래 전에 내려진 결정처럼 이야기됐다.2002년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이라크 부분을 작성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때 ‘악의 축(axis of evil)’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그 연설은 테러 후원국이 테러단을 지원했다는 주장으로, 또 이라크·이란·북한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려고 무장을 한다는 경고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비판자들은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이 수니파인 하마스를 지원하는 것이나 이슬람 국가인 이란이 스탈린주의를 지향하는 북한과 기술을 공유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든 일이 사실이라는 점을 우리가 안다. 실제로 파키스탄 핵 프로그램의 설계자가 알카에다에게 폭탄제조 기술을 팔아 넘기려 했다. 또 북한은 시리아에 핵시설 부품을 팔았다(2007년 이스라엘이 그 시설을 파괴했다).일부 비판자들은 그 연설이 미국의 이란 정책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2009년 이후 미국의 이란 정책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보고 난 뒤에는 특히 그렇다. 당시 미국이 직면한 전략적 도전을 묘사한 ‘악의 축’ 연설은 그후 실제 일어난 사건들로 입증됐다. 그 부분에서는 내가 사과할 일이 없다.물론 행정부 안에서 논의가 몇 달간 더 계속됐지만 그 연설은 이라크전으로 가는 길에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이 됐다. 2002 7월까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정부도 미국의 의도를 반신반의했다는 점이 그 유명한 영국 총리실 메모에서 드러났다.미국 의회와 국민이 부시의 이라크전 결정을 지지하도록 하려면 상당한 홍보가 필요했다. 몇몇 행정부 관리는 사담 후세인이 9·11 음모에 직접 연루됐을지 모른다는 모호한 증거에 매달렸다. 특히 체니 부통령은 모하메드 아타가 이라크 정보 장교들과 프라하에서 만났을지 모른다는 점에 집착했다. 곧바로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밝혀졌지만 체니가 그런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믿기는 어렵다.폴 울포위츠 국방차관은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 국민을 대상으로 자행하는 끔찍한 범죄를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를 위해 그토록 비싼 전쟁을 치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관건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를 확보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 증거가 얼마나 믿을 만했을까? 보안 등급이 낮은 우리 같은사람으로서는 진실을 알 길이 없었다.우리는 믿을 만한 사람에게 기대야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그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2003년 1월 10일 이렇게 경고했다.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를 얼마나 빨리 손에 넣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총구에서 나오는 연기가 버섯구름이 되는 일을 우린 원치 않는다.”부시 행정부 주요 인사들의 그런 확신에 찬 언급은 미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보수파만이 아니라 의회와 언론계의 ‘진보적 매파’도 지지했다. 또 미국만이 아니라 거의 전세계도 한마음이 됐다. 이라크전은 미국의 단독 전쟁이 아니었다. 적용 기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49개국이 이라크에 파병했다. 폴란드, 한국, 덴마크,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그루지야 등이 지상군을 보냈고, 캐나다는 교관을 파견했으며, 독일은 자금을 지원했다. 물론 영국이 가장 많은 병력을 보냈다. 영국에서 이라크전 논쟁은 미국보다 더 뜨거웠다.블레어 총리는 시에라리온과 코소보에 인도적 차원에서 파병한 적이 있었다. 그는 대량살상무기보다 이라크 국민의 해방을 더 강조했다. 사실 블레어의 논거가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마땅했다.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블레어가 말한 인도적 차원의 전쟁 주장이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보 차원의 전쟁 주장을 강화해주었다.영국인들은 이라크전 개시에서 블레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가끔 의문을 갖는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국 의회의 민주당과 언론의 진보적 매파를 움직인 것은 부시가 아니라 블레어였다. 블레어가 없었다면 이라크전은 미국 의회에서 민주당의원들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을 듯하다.부시는 전쟁을 둘러싼 논쟁의 막바지에 가서야 마지못한 듯이 블레어의 논거를 채택했다. 2002년 2월 26일 AEI 연설에서 부시는 이렇게 말했다. “이라크의 현 정권은 폭정의 힘을 과시해 중동 전체에 불화와 폭력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해방된 이라크는 자유의 힘을 과시해 수많은 중동 사람들에게 희망과 발전을 가져다 줌으로써 그 중요한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은 안보를 중시하고 자유를 믿습니다. 그 두 가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라크를 말합니다.”민주주의 전파를 바탕으로 한 원대한 외교정책은 국가안보를 위해 전쟁을 한다는 명분이 무색해진 뒤에 나왔다. 부시는 2005년이 돼서야 이렇게 말했다. “모든 나라와 문화에서 민주화 운동과 민주적 제도의 성장을 추진하고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입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 세계에서 독재를 종식시키는 것입니다.”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다. 원래 이라크전은 번개작전으로 구상됐다. 독재자를 몰아내고 그의 무기를 파괴한 다음 곧바로 빠져나온 뒤 이라크인들이 국가를 재건하고 유럽인들이 그 비용을 대도록 한다는 전략이었다. 전쟁의 명분을 대량살상무기에서 민주주의로 바꾸었을 땐 이미 이라크 국가재건을 무시한 전략이 한참 추진된 상태였다.이라크전의 가장 암울한 시점(2005년께였던 듯하다)에 스위스의 한 언론인이 나를 찾아와 이라크에서 잘못된 모든 일을 두고 반 시간이 넘도록 성토했다. 그는 스위스에서 이라크전을 적극 지지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전쟁이 제대로 진

2013.04.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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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포브스 사회공헌 대상] ‘나눔 경영’으로 세상을 밝히다

ESG

포브스코리아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해 올해 두 번째를 맞은 포브스 사회공헌 대상(Forbes CSR Award)에 KB금융그룹, 이랜드그룹, 포스코건설 등 19개 기업이 선정됐다. 지역사회공헌, 국제협력, 다문화가정지원 등 분야별로 사회공헌활동이 두드러진 기업이 뽑혔다. 모두 꾸준한 나눔 경영으로 사회에서 존경 받는 기업·기관이다.삼성전자·신한카드·하나은행·하나투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우리 사회가 인정할 만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뜻이다.사회공헌활동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를 피하는 수단, 사회적 기대에 맞추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 정도로 인식했다. 그러나 최근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적 책임과 함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전략적 수단이 되고 있다. 사회공헌이 ‘기업시민활동(Corporate Citizenship)’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사회공헌활동은 기업과 사회가 윈윈(win win)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회와 고객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기업은 이제 설 땅이 없어졌다.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지역사회 지원은 물론이고 투명한 기업 경영, 친환경 제품·서비스 제공, 직원의 인권·복지 향상 등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단순 기부 방식에서 벗어나 임직원은 물론 고객도 자연스럽게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도록 해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기관은 이런 점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사회공헌활동은 소비자에게 기업의 신뢰를 높여준다. 기업의 신뢰도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다. 지속적으로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나눔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이번에 선정된 19개 기업·기관은 어느 곳보다 나눔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어떤 곳은 몽골, 캄보디아, 베트남 등까지 사랑의 손길을 뻗쳤다. 어느 기업은 휴일도 잊은 채 임직원 모두가 현장에서 봉사의 구슬땀을 흘렸다.19개 기업·기관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학계·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위원장 박태진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가 사회적 책임·사회공헌활동·사회공헌 성과 등 세 가지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엄격하게 심사했다. 지식경제부·보건복지부·중앙일보가 후원했다. 시상식은 10월 24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렸다. 박태진 심사위원장은 “수상한 기업들은 이윤추구와 함께 나눔경영에도 적극적인 면이 큰 평가를 받았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사회공헌 - 경남은행지역민과 함께 행복 키운다경남은행은 경남과 울산을 대표하는 향토은행이다. 이 은행은 그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쳐왔다. 연간 100여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역민 구호와 지원을 위해 내놨다. 연간 영업이익의 1%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 셈이다. 사회공헌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5년 전 지방은행 중 최초로 공익재단인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을 출범시켰다. 아동・청소년, 노인・소외계층, 체육, 환경개선, 문화・예술 등에 대한 지원을 골자로 한 ‘5대 목적사업’을 전개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지난 4월엔 지역발전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 중 지역공헌부는 경남・울산・부산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사업을 펼친다. 경남은행봉사단은 전국 지역별로 총 28개 봉사대가 활동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구성된 지역별 봉사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구호, 지역 농가를 위한 봉사, 자연보호활동에 힘쓰고 있다.경남은행은 특히 박영빈 은행장(사진 가운데) 취임 이후 사회공헌사업이 보다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지원과 후원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과 6월 경남・울산 지역에서 ‘울지마 톤즈’ 무료관람 행사를 가져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지난 9월에는 연극 ‘용띠 위에 개띠’를 무료 공연했다. 지역민의 문화・예술 욕구 충족은 물론 지역 가정의 화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경남은행은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 증가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직접 지원을 확대하고,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금융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사회공익 - 농수산물유통공사사랑 나눠 농어촌에 희망 준다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농어업인의 소득증진과 농수산물 수급 안정을 주로 하는 준정부기관이다. 농축수산물 유통을 개선하고, 우리 농산물의 수출을 늘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2005년 8월 사회공헌 전담조직인 ‘aT사랑나눔단’을 설립해 임직원 참여형 나눔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재수 사장을 단장으로 한 ‘aT사랑나눔 실행위원회’는 ‘농어촌에 희망을, 이웃에는 사랑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체계적인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농어촌 중심의 3대 분야 22개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특히 다문화가정 지원, 그린환경실천, 임직원 사랑나눔 등을 선정해 ‘사회공헌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전 임직원이 사회공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공사는 다문화가정 지원에 열심이다.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다문화 사랑 나누미’를 파견해 돌봄 서비스를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교육용 교재도 보급한다. 임직원이 직접 전래동화를 녹음해 MP3 플레이어와 함께 나눠준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지구촌사랑 나눔 무료 급식봉사’도 실시한다.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1사1거리 가꾸기, 농업용 폐자재 수거 등 환경보호에도 적극적이다. 사내 재활용센터 설치·운영 및 사랑의 책자 수집 기증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는 생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재정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임직원이 이들 가정을 방문해 애로를 듣고 그에 맞는 지원을 한다.봉사 동아리 풍물패의 사회복지시설 위로 행사, 혈액암 환우 돕기 및 헌혈증서 기증, 명절 소외계층 방문을 통한 위로 및 후원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다. ‘aT사랑나눔기금’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든든한 밑천이다. ■글로벌공헌·국제협력 - 삼성전자전 세계 어린이에게 꿈을 쏜다삼성전자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삶과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어린이에게 희망을(Samsung Hope for Children)’ 캠페인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그동안 지역별로 이뤄지던 사회공헌활동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인류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하는 데 힘쓰겠다는 것이다.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북미에서 ‘희망의 사계절’ 캠페인을 펼쳤다. 이를 통해 430개 이상의 학교·단체에 3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중국에서는 2005년부터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학교를 건립하는 ‘애니콜 희망 소학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희망의 손길은 우크라이나까지 뻗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아동 암 예방과 퇴치 사업을 위해 쓰고 있는 것이다.여세를 몰아 ‘어린이에게 희망을’ 캠페인을 각 법인과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청소년 교육 지원, 저소득 청소년 의료 혜택, 취업 교육 등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2013 년까지 인도, 케냐, 이란, 독일, 러시아 등 55개국으로 확대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천은 혁신과 기술이다. 이를 통해 인류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의미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인재 계발(Innovation to Support the development of people)’을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의 비전으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기술과 제품을 통해 임직원은 물론, 고객과 함께 하는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나눔봉사 - 삼정 KPMG더불어 사는 게 즐거운 삶이다삼정KPMG그룹은 한국의 2대 종합회계컨설팅 법인 중 하나다. 공인회계사, 컨설턴트, 변호사 등 3000여 명이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2000년부터 컨설팅 법인으로는 드물게 사회공헌에 힘쓰고 있다. 임직원 개개인의 나눔과 봉사활동 실적을 고과 평가에 반영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곳은 회사 안에 사회복지위원회(SWSG: Social Welfare Steering Group)와 사단법인 ‘삼정사랑나눔’을 두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뜻이다.2006년 9월부터 매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사랑의 밥상 차리기’가 대표적인 활동이다. 매달 삼정 임직원이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방문해 무료 신장 투석을 받는 환자들의 무료 급식을 돕는다. 한 달에 한 번씩 임직원이 제빵사가 돼 직접 빵을 구워 인근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 가정에 배달하기도 한다. 바로 ‘사랑의 제빵봉사’다. 불우한 청소년들을 찾아가는 ‘난향지역 아동센터’ 프로그램도 있다. 매달 임직원이 학생들과 영화 관람, 박물관 견학, 동물원 나들이 등을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해마다 봄·가을에는 상록보육원 아동, 중복 장애우들과 함께 사랑의 걷기 대회도 갖는다.삼정KPMG그룹 임직원은 ‘생명 지킴이’로도 나선다. 임직원은 6개월마다 두 차례씩 ‘사랑의 헌혈운동’에 참여한다. 몇 해 전에는 임직원 130명과 가족이 사후 각막 기증 서약을 해 주목 받았다. 골수를 기증해 생명나눔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이도 많다. 이 같은 나눔 실천은 윤영각 회장(사진 오른쪽)의 인생철학에서 출발한다. 그는 삼정사랑나눔 이사장을 맡아 자신의 급여에서 매년 5000 만원을 기부금으로 내고 있다. 더불어 사는 게 즐거운 삶이라는 게 윤 회장의 생각이다. ■사회책임 - 신한카드30억 들여 ‘아름人 도서관’ 만들다‘아름人 도서관’은 신한카드가 사회적 이슈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준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아름人 도서관 사업은 2010년부터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와 함께 하고 있다.서울 관악구에 있는 ‘참좋은지역아동센터’에서 2010년 12월 15일 첫 번째 도서관 개관식을 가졌다. 이후 지난 8월까지 서울·인천·강원 지역 45곳, 경기 43곳, 충북·충남·대전 33곳, 경북·경남·대구·울산·부산 51곳, 전북·전남·광주 53곳, 제주 5곳 등 학습환경이 열악하고 도서 지원이 필요한 총 230곳의 지역아동센터를 선정해 도서관을 만들었다.신한카드는 아름人 도서관에 30억원을 들여 한 곳당 1000권 이상의 아동·청소년 권장도서를 보급하고 있다. 낙후된 시설을 개선해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쾌적한 친환경 학습 공간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아름人 도서관은 상대적으로 교육기회가 부족한 아동들에게 미래의 밑거름이 되는 양질의 도서를 제공하고 전인적 자아 성장을 돕는다. 읽을거리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도서와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도서관은 친환경 학습공간으로 꾸몄다. 이재우 대표(사진)는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려고 아름人 도서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다양한 테마를 선정해 모금활동을 수시로 펼치고 있다. 고객이 관심을 갖는 기부처를 조회해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도 있다. 국내 유일의 기부전용 카드인 ‘아름다운 카드’를 통해 이용액의 0.5~0.8%를 기부전용 ‘아름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것도 눈에 띈다. 이 포인트는 기부 용도로만 쓸 수 있다.■사회복지 - 아모레퍼시픽세상을 예쁘게 메이크업한다화장품 업계 1위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립 이후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풍요롭게’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나눔경영에 주력한다.특히 2007년 11월 29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가입했다. 이는 UNGC가 추구하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등에 관한 10대 원칙을 기업활동의 전 부분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이다.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은 세 가지다. ‘핑크리본 캠페인’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운 나눔활동’ 등이 바로 그것이다.지난 10월 9일엔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핑크리본사랑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 등 5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된 행사에는 무려 3만여 명이 참가했다.2001년부터 시작된 마라톤대회는 유방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날 참가비와 아모레퍼시픽 기부금을 합쳐 2억6000만원이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됐다.‘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은 여성 암 환우들을 돕는 활동이다. 암 치료를 하다 보면 머리가 빠지고 피부에 변화가 온다. 그들의 울적한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메이크업, 피부관리, 헤어 연출법 등을 전수하는 캠페인이다.‘아리따움 나눔활동’은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이다. 전국 300여 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화장품, 생활용품, 녹차 등을 전달한다. ■의료봉사 - 연세 세브란스仁術 펼치는 데 국경은 없다지난 8월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철 연세대 의료원장은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가 ‘세브란스 10% 나눔운동’이다. 그는 8월말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는 기독의료기관으로서 세브란스 정신과 전통을 계승하고 사회의 나눔 분위기 확산을 위해 세브란스 10% 나눔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이 캠페인은 자금과 기술·재능 그리고 시간의 나눔을 아우를 예정이다. 저소득층 환자 진료비와 치료 지원, 해외 선교사 건강관리 지원은 물론, 우수한 의료진을 활용해 저개발국 의료진 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직원 자원봉사 활성화, 해외 의료봉사 확대, 국제적 재난 대비 봉사팀 구성, 세브란스 나눔가게, 이주 노동자 진료지원팀 운영 등에도 적극적이다.연세의료원은 이미 의료선교센터와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을 통해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연세친선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10명 안팎의 몽골 의료진을 포함해 외국 의료진 130여 명을 6개월 이상 초청해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의료원 설립 125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글로벌 자선단체를 기획해 지난 2월부터 마다가스카르, 케냐,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5개국 7명의 해외 빈곤 환자를 초청해 수술한 바 있다.연세의료원은 1885년 선교의사 알렌에 의해 설립된 광혜원을 모태로 이 땅에 현대의학의 불씨를 밝혔다. 이후 126년간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 의과대학, 치과대학, 간호대학, 보건대학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글로벌공헌·사회복지 - 이랜드 그룹지구촌 소외된 이웃의 ‘빛과 소금’‘기업은 정직하게 이익을 내야 하며 그 이익을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이랜드그룹은 이 같은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2002년부터 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국내 법인은 물론 해외 법인도 해당 지역에 수익의 10%를 돌려준다.이뿐이 아니다. 이미 1997년부터 이랜드재단, 이랜드복지재단을 통해 국내는 물론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특히 이랜드는 지구촌의 굶주리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긴급구호활동, 제3세계 지원사업 등 다양한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엔 중국에서 중화 자선상 수상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94년 중국 진출 이후 힘써온 이랜드의 사회공헌활동이 중국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셈이다. 중화 자선상은 중국 정부가 주관하는 사회공헌분야 상 가운데 권위가 높다.이랜드 중국 사업부는 2000년부터 11년 동안 상하이에 있는 나병원을 찾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2002년 이후엔 장애인 의족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1000여 명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했다. 2005년 이후 120명이 넘는 백혈병 환자에게 치료비를 지원했고 지진, 홍수 등의 재난 지역에 지금까지 3만 개의 긴급구호키트를 보냈다. 올해는 5000명의 빈곤층 자녀를 뽑아 고등학교 3년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장학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97년 베트남 장학사업을 시작으로 2006년 스리랑카 장학사업도 펼쳤다. 현재까지 925명(베트남 795명, 스리랑카 127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사업은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학술교육 - 인텔미래의 ‘스티브 잡스’ 키운다‘지역사회의 발전이 곧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다.’ 인텔코리아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 부문에서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인재 양성에 주력해 왔다.인텔이 1996년부터 메인 스폰서로 활동한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SEF)는 미래 과학자를 발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학생 과학경진대회다. 매년 전 세계에서 16~19세 학생 1600여 명이 참가하고 400만 달러가 넘는 장학금이 지원된다. 539개국에서 예선 대회를 여는데, 한국은 국제청소년과학창의대전(KISEF)에서 9팀의 ISEF 참가자를 뽑는다. 인텔코리아는 KISEF로 가는 관문인 한국정보올림피아드와 한국과학기술경진대회를 후원한다.‘e-그린 환경 지킴이’는 초등학생을 위한 환경과학교육 프로그램으로 환경과학캠프, 해외견학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환경의 중요성과 친환경 가치관을 가르치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탐구력을 증진한다. 2011년까지 400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미래로 가는 교육인’이라는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능력, 협동 능력을 길러 실제 수업에 적용한다.대학생을 위한 교육활동도 활발하다. 인텔은 34개국 150여 개 대학에 연구 지도력, 기술력을 향상시킬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인텔코리아는 2010년부터 서울대, 고려대, 중앙대 등에서 정규 강좌를 운영했다. 회사는 커리큘럼 제공 대학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어린이복지 - 일동제약직원들이 앞장서지역사회 어루만져 일동제약 이정치 회장(사진 왼쪽)은 지난 5월 창립 70주년을 맞아 1억원을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아동청소년 복지증진기금으로 내놨다. 직원들이 70주년 기념식 비용을 아껴 자발적으로 만든 돈이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의 유산균제인 비오비타와 종합비타민제 아로나민, 위장약 큐란, 항생제 후루마린 등을 개발하며 한국 약업의 역사를 써왔다. 유아식 전문업체 일동후디스 출범(1996년), 헬스케어 분야 진출(2000년대) 등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나눔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1994년 창업주인 고(故) 윤용구 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한 송파장학재단은 매년 20여 명의 고등학생·대학생에게 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난해까지 336명에게 13억원을 전달했다.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도 눈에 띈다. 임직원의 96%가 월급의 0.1%를 적립해 화상환자후원회,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등에 기부하고 있다.본사와 공장이 있는 서울 서초구, 안성, 청주 지역의 보육원과 양로원에도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일동 나누미 자원봉사단’은 회사 내 사회봉사활동 조직으로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도우미 활동과 소모품 지원사업을 해왔다.창립 70주년을 기념한 공익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4월에는 마케팅 담당 임직원들이 기부금 1000만원을 모아 어린이재단에 전달했고, 5월에는 비오비타 광고모델인 가수 김윤아씨와 함께 아동복지시설에 지원품을 기증했다. 얼마 전에는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 무료공연, 자선공연을 여는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장애인 복지시설인 성모자애복지관에 장애인용 체육교재도 전달했다. ■청소년지원 - KB 금융그룹고졸에게 취업길 열어주는 ‘KB굿잡’KB금융그룹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KB금융그룹’이라는 모토 아래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인 KB굿잡, KB금융공익재단을 출범했다. 어윤대 회장(사진)을 중심으로 꿈나무마을 어린이와 사랑 만들기 행사 등 다양한 사회기여활동을 펼치고 있다.지난 1월 탄생한 ‘KB굿잡’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범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과 청년 구직자를 이어주는 일자리 연결 기획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4월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 8명을 금융업계 처음으로 채용했다. 8월부터는 중견·중소기업의 구인활동 지원과 청년 구직자 취업기회 확대를 위해 ‘KB굿잡 채용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고교 졸업자 취업 활성화를 주도하는 셈이다.KB금융그룹은 특히 청소년 지원에 적극적이다. 지난 5월 12일엔 경제·금융교육 및 학술·장학사업 등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지원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 전반에 나눔과 봉사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공익 법인인 ‘KB금융공익재단’을 공식 출범했다.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투자증권 등 KB금융그룹 모든 계열사가 공동 출연해 200억원 규모로 출범했다. 이 회사는 2007년부터 매년 5월 서울 응암동 소재 알로이시오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가수 이승기씨가 어린이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 8월 23일에는 저소득 가정 장애 어린이의 재활 및 자립을 지원하는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건립기금으로 1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KB금융그룹은 매년 이익의 1% 안팎을 추가 출연해 재단기금을 1000억원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문화공헌 - kt 금호렌터카10년 동안 5만 명에게 공연 선물렌터카 업계 국내 1위인 KT금호렌터카는 지난 10년 동안 문화예술활동 취약계층 5만 명에게 연극 관람기회를 제공했다. 2002년부터 10년간 극단 ‘버섯’과 함께 대학로 정기공연과 전국 주요 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평소 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이웃에게 볼거리를 만들어준 것이다. 지난 9월 16일부터 열흘간 대학로 소극장 ‘알과 핵’에서 열린 ‘병실에 불을 켜라’ 공연에는 독거노인 및 장애인, 학생단체, 일반관객 등 3500명을 무료로 초대했다.기업의 특성을 살려 거동이 불편한 관객의 공연장 이동과 안전을 위해 차량 지원과 자원봉사에 나선 것도 업계의 화제가 됐다. 전국 130여 개 영업망과 6만여 대의 차량을 보유한 렌터카 업계 최강자 인프라를 십분 활용한 것이다. 이 행사에서 관객들에게 캠핑카 이용권 등 다양한 선물과 간식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KT금호렌터카는 문화활동 지원 외에도 여러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1사1촌 결연을 통한 농촌 나눔활동,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하는 봉사활동, 자선 연주회 음악공연 협찬, 임직원 나눔기금 조성 등이 그것이다.KT금호렌터카는 KT와의 통합 이후 ‘Rent A Smart Life’라는 슬로건 아래 와이파이 단말기 무료대여 서비스, 통신형 스마트 내비게이션 등 IT와 통신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희수 사장(사진 뒷줄 오른쪽에서 셋째)은 SNS서비스, 모바일 앱 예약서비스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차량 내 비흡연 고객 할인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Cleen Car’ 만들기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글로벌공헌·지역발전 - 포스코건설해외에 유치원 지어교육격차 줄인다전 세계 10여 개국에 지사와 법인을 둔 포스코건설은 2009년 국제협력단(KOICA)의 ‘대외무상원조 홍보단’에 가입했다. 이곳에서 세계를 무대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해외원조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나간 임직원이 현지에서 공헌활동을 벌이며 민간 사절 역할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에서는 빈민가 아동을 위한 교육지원활동을 펼쳤다.캄보디아 컨달 프렉타프링 지역에는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치원을 2월에 준공했다. 3년 동안 운영비 3만600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같은 시기에 베트남 빈푹성 낌롱 지역에서는 160명 아동을 수용할 수 있는 유치원을 지었다. 4월에는 캄보디아 빈민 지역 22개 고등학교에 캄보디아어로 번역한 세계위인전 5000권을 전달했다. 이어 6월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이와 관련한 독후감 대회를 열었다. 사내 사회공헌 정보사이트인 ‘나눔채널’을 통해 자연재해를 입은 국가에 구호성금과 물품도 전하고 있다. 3000여 명의 직원들은 활동내역이나 후기도 공유한다. 8월에는 포스코건설의 대학생 봉사단 ‘해피빌더’ 1기가 베트남 빈푹성 투도 마을에서 9박10일 동안 유치원 건립 공사에 참여했다. 11월에는 인도에서 인하대병원과 함께 의료봉사·문화교류활동을 벌일 계획이다.포스코건설은 시공능력 평가 4위(2011년 기준)의 건설사로 주력 사업인 철강플랜트 외에 에너지, 물환경, 도시개발, 토목, 주택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왔다. 회사는 올해 매출의 47%가량인 6조6980억원을 해외사업에서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다문화가정지원 - 하나은행김수환 추기경의 나눔정신 잇는다국내 거주 외국인이 120만 명을 넘어섰다. 다문화 시대가 열렸지만 아직 이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일 사회적 준비는 부족한 편이다. 하나금융이 다문화와 관련한 여러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게 된 계기다. 나누며 아껴주는 문화는 서로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보람은행·충청은행·서울은행·대한투자신탁 등 여러 금융회사가 합해져 만들어졌다. 구조적 특성 때문에 하나금융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어느 곳보다 두드러진다.하나금융은 다문화 시대를 맞아 이와 관련된 여러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용 동화책과 다문화 이해 도서 5만5000권을 제작해 무료로 나눠줬다. 지난 5월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 그림 그리기, 글짓기 대회도 개최했다. 수상 어린이 30명과 그 가족들을 용인 에버랜드로 초청해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줬다.지난 6월에는 하나다문화센터 ‘다린’의 문을 열었다. 다린은 하나은행 서울 삼선교지점 3층에 마련됐다. 다문화가정과 이주 외국인을 위한 문화공유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레인보우’는 다문화가정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된 사내 동아리다.하나금융은 ‘바보의 나눔’이라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정신’을 계승한 사회공헌 상품을 출시해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또 ‘어린이경제교육뮤지컬’과 ‘청소년금융교실’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하고 올바른 경제관념 형성을 돕고 있다. 하나금융은 국내 기업 처음으로 노인요양복지시설을 건립했고, 역시 최초로 국공립 보육시설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문화예술 - 하나투어고객과 함께 만드는 ‘희망 여행’하나투어는 국내 여행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답게 ‘여행’의 특성을 살린 문화적 사회공헌을 통해 소외 계층이 희망과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2010년 7월 ‘하나되는 지구세상’ 이라는 슬로건 아래 업계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매년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적립해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대표적 사회공헌활동인 ‘희망 여행 프로젝트’는 체험 기회가 부족한 이웃들에게 특화된 여행을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 고객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고객 참여형 희망 여행’을 선보이고 있다. ‘아주 특별한 허니문’ 사업을 통해 허니문 상품의 수익금 중 일부를 고객 이름으로 적립해 어려운 형편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저소득층 부부들에게 허니문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65쌍의 부부가 제주도와 필리핀 세부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지난 8월에는 해외 빈곤지역 지원을 위해 몽골 울란바토르에 복지 커뮤니티 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을 통해 몽골 여행 일정 중 고객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볼런투어(Voluntour)’ 상품을 출시했다. 고객과 함께 여행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캄보디아 수상 빈민촌 조선소 건립 및 배 지원 사업과 임직원 모금 캠페인 ‘미얀마 보갈레이 지역 학교 지원사업 후원’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투어의 ‘희망 여행 프로젝트’는 올 9월까지 전국 75개 단체 1800여 명의 소외 이웃과 희망 여행을 함께 했다. 임직원 및 고객 참여 속에서 여행 상품과 연계한 ‘국경 없는’ 사회공헌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지역사회발전 - 한국광해관리공단폐광 지역서 몽골까지 사랑의 손길한국광해관리공단은 광산 개발에 따른 자연환경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폐광 지역의 대체산업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한다. 몇 년 전부터 소외계층을 위한 이들의 특별한 행보가 돋보인다.대표적인 게 2007년부터 시작 된 ‘1사 1광촌’ 활동이다. 강원도 영월군, 삼척시 하장면 등 국내 5개 폐광지역 마을과 자매결연을 했다. 이 지역의 농번기에 공단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일손을 돕는다.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구입해 경제적 지원과 돈독한 이웃사랑의 정을 나눈다.올해부터는 폐광 지역의 예술 영재를 발굴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지역아동센터, 다문화센터 등에서 추천한 5명의 중·고교생을 선발했다. 이들은 예술학과 교수, 전문가들로부터 1 대 1 교육을 받는 기회를 얻는다. 장학금 혜택도 있다. 공단은 도서 전달, 벽화 그리기 재능 기부, 무료 한방 진료 봉사도 한다.이러한 나눔의 무대는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해외로 확장 중이다. 공단은 국제구호개발 비정부단체인 굿네이버스와 연계해 해외 불우아동을 후원한다. 현재 52명의 공단 직원이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서울 재한몽골학교의 겨울 캠프와 몽동나담축제 행사비도 지원한다. 몽골 국립대학에는 컴퓨터를 기증했다. 2008년부터 3년 연속 고객만족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국적을 가리지 않은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 덕분이다.권혁인 공단 이사장은 “광산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약계층지원 - KDB 산업은행백혈병 어린이에게 용기를 심다한국산업은행 임직원은 매년 명절, 가정의 달, 연말이 되면 분주해진다. 업무 때문이 아니다. 인근 복지시설을 방문해 소외계층을 위한 자원봉사, 위문품 전달을 하는 까닭이다.올해 추석을 앞두고 9월 8일에도 산업은행 임직원 50여 명이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에 모여 송편을 빚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무의탁 독거노인 100명의 가정도 방문했다. 송편과 쌀, 김치를 전달했다.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어깨도 주물러드렸다. 이들은 올해 추석 전후로 총 4개 복지시설을 방문해 사랑을 전파했다.산업은행 임직원이 특별한 날에만 자원봉사를 하는 건 아니다. 1996년에 결성된 ‘산은가족자원봉사단’은 매달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한다. 삼성농아원, 주몽재활원, 성로원 아기집 등을 방문해 소외계층과 정을 나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산은가족 헌혈 캠페인’도 눈길을 끈다. 어린이 백혈병 환자를 돕기 위해 시작했다. 임직원이 헌혈을 통해 받은 헌혈증서와 기부금을 한국 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한다. 이들은 특별한 기부도 한다. 일부 임직원이 매달 1만원 미만의 돈을 갹출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지원한다. 이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까지 총 502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고 있다. 혼자는 어렵지만 여럿이 힘을 합하면 나눔이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산업은행 대다수 임직원은 나눔을 실천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자발적으로 헌혈, 기부를 하는 문화가 사내에 형성된 탓이다. 이는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밝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됐다는 게 산업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공익서비스 - 한국전기안전공사‘사랑의 울타리’는 늘 안전해요 올여름엔 유난히 비가 많이 왔다. 전국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도 컸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임직원은 집중호우 피해복구 작업의 선두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567명의 인력이 신속히 투입돼 복구활동을 펼친 것이다. 본사를 비롯해 재경 사업소 직원들이 전기 설비를 신속히 정상화해 2차 피해를 줄였다. 평소 최대한 빠른 시간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강조하는 ‘1초 경영’이 현장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2005년부터 시작한 ‘그린홈·그린타운 운동’도 돋보인다. 전국 60개 사업장에서 전기안전 취약 가구나 마을을 지정해 전기안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속적인 전기설비 안전 점검과 노후설비 개선 활동을 통해 재해 없는 마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210가구, 80개 마을을 선정해 임직원 4000여 명이 봉사활동을 벌였다.지난해부터 ‘사랑의 울타리’도 시작했다. 지역 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안전점검 및 보수작업을 지원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전기 고장 응급조치 서비스인 ‘스피드콜’은 전기 사고가 발생하면 24시간 이내에 무료로 수리해 준다.사랑의 손길은 해외까지 뻗치고 있다. 임직원들은 비영리 국제 NGO 단체인 ‘해비탯’과 함께 저소득 가정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와 집 고치기 봉사활동을 한다. 농어촌 독거노인들을 찾아 전기 시설을 개선하는 활동도 벌였다. 이외에도 사랑의 밥퍼, 연탄 나르기, 재래시장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국민을 부모 형제와 똑같은 마음으로 대하자’는 박철곤 사장의 경영 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박 사장은 친화력이 뛰어나며, 뛰어난 문제해결 능력을 자랑하는 CEO다. 취임 전 20여 년간 국무총리실에서 일해 왔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앞으로도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소외계층지원 - 한국지역난방공사따뜻한 ‘에너지 복지’ 전파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글로벌 기후변화협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절약 및 환경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국민 생활 편익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1985년 11월 설립됐다. ‘행복을 전하는 에너지 기업’을 모토로 효율과 성과 중심의 녹색경영에 나서고 있다. 2019년까지 전국 200만 가구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세계 최고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최근에는 지역 냉·난방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 성장 정책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축적된 집단 에너지 분야 전문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지역 냉방 및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정승일 사장(사진 왼쪽)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가를 절감해 냉·난방 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및 저소득 계층에 대한 냉·난방 요금 감면을 통해 에너지 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 시설이나 저소득 계층에 대해 요금을 줄여줌으로써 ‘에너지 복지’를 실천한다. 환경보호 활동과 도·농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소외계층 및 도시와 농촌 간 교육·문화·취업률 등 ‘삶의 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는 지구를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그래서 공사는 소각열, 태양광, 고형연료, 매립가스, 우드칩, 하수열 같은 신재생 에너지 연료로 대체하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가 대세라는 걸 알고 미래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2011.10.2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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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대원강업 허재철 회장 | 글로벌 R&D경영1946년에 출범한 대원강업은 차량용 스프링과 시트 전문 기업으로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72년 이 회사에 입사한 허재철 회장은 자재이사, 영업본부장, 사장을 거쳐 2006년 회장에 올랐다.허 회장은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정책에 발맞춰 중국, 미국, 인도, 폴란드, 러시아 등에 현지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또 꾸준한 기술 개발 투자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왔다. 이 회사는 이런 덕에 지난해 말 매출 4739억 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64년 자동차 부품업체 최초로 베트남에 자동차 스프링을 수출했고, 최근엔 제너럴 모터스(GM)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듀폰코리아 원철우 대표 | 글로벌 인재양성경영 원철우 대표는 기업 성장의 핵심 요소는 직원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듀폰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인 직원 존중을 철저히 실천하고 발전시켜 왔다. 모든 직원은 경력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자신의 커리어 플랜을 매니저와 만들어 간다.또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해 실무에서 직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했다. 특히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기는 우수한 여성 인력을 적극 발굴하고 활용해 중간관리자뿐만 아니라 임원진에도 고루 배치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그리고 유럽과 미국 등의 지역에서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직원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비씨카드 장형덕 사장 | 글로벌 브랜드경영 은행과 생명보험회사 등을 두루 거친 장형덕 사장은 세계적 수준의 지불결제 서비스 회사가 신용카드 강국인 한국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박한 금융 지식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Global Payment Service Provider’란 비전을 제시한 그는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지난해엔 중국 베이징(北京)에 현지 법인을 세워 국내 카드사 최초의 해외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그는 ‘비씨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고객이 많이 찾는 해외 국가에서 비자나 마스터가 아닌 비씨카드 브랜드로 편하고 저렴하게 카드를 쓸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신한금융지주 신상훈 사장 | 글로벌 혁신경영 1982년 출범한 신한은행의 창립 멤버인 신상훈 사장은 통합 신한은행을 만든 주역 중 한 사람이다. 영업, 여신, 국제, 자금 등 은행 업무를 두루 거쳤다. 특히 기업분석과 여신심사 업무에 밝아 기업금융 섭외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2001년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설립 멤버로 참여해 자회사관리, 재무, 업무지원 등 핵심 업무를 담당했다.통합 신한은행의 초대 은행장 시절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로 신한·조흥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냈다. 2009년 3월 신한금융지주회사 사장을 맡아 무한히 변하는 상황에 맞춰 조직을 계속 변화시켜야 한다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의 정신을 강조하며 혁신 전도사로 자리매김했다.올림푸스한국 방일석 사장 | 글로벌 디자인경영 방일석 사장은 2000년 올림푸스한국 설립 무렵 2%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3년 만에 30%대로 끌어올렸다. 단순히 카메라를 파는 광학 전문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디자인과 브랜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바꿔놨다. 특히 디지털카메라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인식시켰다.2004년 일본 올림푸스의 등기이사에 오른 그는 세계 시장의 마케팅과 아시아 지역 영업을 총괄하며 마케팅, 상품 기획, 디자인센터, 신규사업 등을 주도했다. 2002년 설립한 자회사 ODNK의 이름을 비첸으로 바꾼 그는 일본의 광학기술과 한국의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홍준기 사장 | 글로벌 서비스경영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웅진코웨이는 위기 때마다 렌털 마케팅, 코디 시스템 등 기발한 서비스 아이디어로 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매출 1조4558억 원, 영업이익 2123억 원이 목표다.2006년 회사를 맡은 홍준기 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1997년 외환위기 못지않은 위기 상황을 맞자 렌털료 부담을 줄여주는 ‘페이프리’라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내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홍 사장이 강조하는 대목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스피디한 업무, 개개인의 자기계발을 통한 조직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다. 평사원에서 CEO가 되기까지 비결은 늘 깨어있는 말랑말랑한 사고와 과감한 실천이다.카길애그리퓨리나 김기용 회장 | 글로벌 사회공헌경영김기용 회장은 국내 축산사료 업계의 대표적인 경영자다. 1971년 8월 애그리브랜드 퓨리나코리아에 입사한 후 38년 동안 일하며 한국 축산업의 선진화에 공헌해 왔다.2001년 카길과 애그리브랜드 퓨리나코리아가 합병하면서 카길애그리퓨리나의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이익은 가진 것을 사회와 함께 나누면서 배가된다’는 회사의 창립정신을 살려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한국 축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97년 재단법인 카길애그리퓨리나 문화재단을 세워 축산과 사료 분야의 학술연구와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코라오그룹 오세영 회장 | 글로벌 사회책임경영코라오그룹의 오세영 회장은 ‘라오스의 정주영’으로 불린다. 1997년 라오스에서 사업을 시작한 그는 99년 자동차, 오토바이 조립·생산 라인을 갖췄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업으로 구축한 신뢰를 바탕으로 2006년에는 자트로파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사업도 벌였고, 2008년에는 ‘K-Plaza’라는 가전 양판점도 열었다.라오스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오 회장은 라오스 국민기업으로 사랑 받고 있다. 학교를 세워 문맹 퇴치에 앞장섰고 각급 학교에 컴퓨터도 기증했다. 또 기부문화재단을 설립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외국인에게 수여된 최고의 훈장인 ‘발전공로 최고훈장’을 받았다.타타대우상용차 채광옥 사장 | 글로벌 품질경영대우자동차 출신의 채광옥 사장이 이끌고 있는 타타대우상용차의 모태는 대우자동차다. 2002년 11월 대우자동차에서 분리됐고, 인도 타타모터스가 지분 100%를 인수해 2004년 3월 출범했다. 이 회사는 출범 이후 해마다 40%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카고, 덤프, 트랙터, 믹서, 특장차 등 중·대형 트럭까지 만들고 있다.꾸준한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로 2008년에 내놓은 유로4 트랙터와 카고트럭 전 차종이 저공해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 트럭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존의 저공해 CNG 트럭 양산에 이어 LNG, LPG 저공해 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트럭도 개발했다.하나은행 김정태 은행장 | 글로벌 금융경영하나은행 창립 멤버인 김정태 은행장은 은행의 기본 자산은 사람과 IT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에게 신용이라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금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며, 이들이 고객에게 최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IT시스템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직원들의 자질과 마케팅 능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다. 또 영업점을 수시로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다. 지난 5월에는 2년 7개월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은행 계정 부문과 정보계, 인터넷뱅킹 부문 전체에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개발부서에 수시로 들러 시스템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하이트맥주 김지현 사장 | 글로벌 마케팅경영1993년 새로운 브랜드 맥주 시대를 열었던 하이트맥주는 3년 만에 40여 년간 이어온 맥주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현재 58%의 시장점유율로 14년째 1위를 지키며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 입지를 굳혔다.국내 최초로 암반천연수와 비열처리 기술을 사용해 맥주의 살아있는 맛을 찾아낸 제품력에다 기업 이익을 고객과 나누고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경영철학 덕분이었다.이런 이유로 하이트는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특히 98년에는 회사 이름을 하이트로 바꿔 새로움을 더했다. 음용 권장기한 표시제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맥주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주제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펼쳤다.홈플러스그룹 이승한 회장 | 글로벌 환경경영대통령 직속의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녹색생활지속발전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승한 회장은 다양한 환경경영을 펼치고 있다. 환경경영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리는 경영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또 적극적으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게 기업의 역할이라고 믿는다.이를 위해 국내 최초 2006년 대비 탄소 발생량을 50% 줄이고 에너지도 4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그린스토어를 열었다. 또 물류 효율의 극대화로 탄소발생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친환경 물류체계도 구축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정부, 학계, 기관 등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환경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다이아텍코리아 박계신 회장 | 글로벌 의료경영의료정보 컨설팅 전문업체인 다이아텍코리아는 신약 개발, 시약 제조겿퓔? 의료기기 개발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혈중 내 독소 진단 키트인 엔도 첵(Endo-Chek)을 개발해 보급했다. 기존의 복잡한 측정 방법을 간편하게 만들어 병원이나 종합검진센터, 연구소 등에서 쉽고 간편하게 내독소를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엔도 첵은 활용도와 효율성이 떨어지는 외국산 고가장비를 대체해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국내 최대의 당뇨 종합 포털인 ‘당119닷컴(dang119.com)’을 구축해 당뇨 환자에게 필요한 건강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디엠티앤피비 윤동선 | 글로벌 인재양성경영디엠티앤피비는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을 유통·판매하고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06년 6월 문을 연 이 회사는 2007년 매출액 421억 원, 2008년 500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불황에도 700억 원 매출이 목표다. 미주, 유럽, 아시아 등 30여 나라 바이어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현재 주력 품목으로 화학원료인 바틀칩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부터 고밀도폴리에틸렌, 폴리에틸렌, 저밀도폴리에틸렌 등의 새로운 아이템도 개발해 선보였다. 수출 확대를 위해 중국과 홍콩, 우크라이나에 지사를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씨모텍 이재만 사장 | 글로벌 R&D경영이재만 사장은 최첨단 무선 인터넷 모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32개국의 시장을 개척해 창업 7년 만에 매출 1000억 원대 기업으로 키웠다. 특히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노트북을 비롯한 모든 휴대용 단말기에 쓸 수 있는 USB 타입의 무선 데이터 모뎀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또한 무선 데이터 모뎀의 크기와 무게를 줄임으로써 휴대의 편리성이란 무선 인터넷의 특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세계 36개 통신사업자의 제품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 씨모텍은 매출액 가운데 수출 비중이 85%로 사실상 글로벌 기업이다. 올 들어서는 미국과 서유럽 등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Urban Knowledge Trust 부상훈 사장 | 글로벌 사회공헌경영얼반날리지트러스트는 도시디자인·건축디자인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지식이 수반된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 30년간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자인 한국’의 위상을 높여왔다.지난해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 전체 지역에 대한 종합계획인 하노이 수도 계획 안에서 미국·일본 업체를 제치고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에 따라 단순한 물리적 공간 계획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넘어 한국적 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중국의 주요 도시 디자인 프로젝트도 따낸 이 회사는 가장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가 목표다.영도산업 이광호 사장 | 글로벌 브랜드경영가스 실린더 밸브 전문 제조회사인 영도산업의 이광호 사장은 각종 가스 밸브 국산화와 새 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여왔다. 국내 산업 현장에 가스 용기용 밸브를 안정적으로 공급했고 해외시장 개척으로 수출에도 기여했다. 아직 해외 지사는 없지만 해외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코트라(KOTRA)와 한국무역협회와 협조하고 있다.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현지 대리인을 고용해 직수출 창구를 만드는 노력으로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 무역의 날엔 1000만 불 수출 탑을 수상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자 2004년 기술연구소를 세워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도록 설계·제조 기술력을 한층 강화했다.영림원소프트랩 권영범 사장 | 글로벌 IT경영영림원소프트랩은 1997년 국내 최초 한국형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인 ‘K시스템’을 발표한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4분기 본격화한 경기 침체로 애초 목표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영업익은 두 배, 순익은 네 배 늘어났다.이 회사의 국내 고객사만 500여 개에 이른다. 일본의 유명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KC컨설팅과 일본어 버전을 공동 개발해 지난해 전자부품 회사인 MTT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20여 개 고객사를 확보했는데 다우, 삼진 등 기존 국내 고객사의 중국 지사에 공급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15명 규모의 연구개발 센터도 건립했다.유양디앤유 김상옥 대표 | 글로벌 기술경영유양디앤유는 전자부품 전문업체다. 혼성집적회로 제조, 케이블 제조, 화공약품 도소매 등이 주력 사업이다. 2005년 3월 취임한 김상옥 대표는 저부가가치 사업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단행했다. 액정표시장치(LCD) TV용 전원공급장치(PSU)와 저탄소 녹색성장의 수혜산업인 발광다이오드(LED) 솔루션 사업에 집중 투자해 2007년엔 회사를 흑자로 돌려놨다.지난해에는 1억 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올해도 영업 호조로 반기 순이익(20억 원)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19억 원)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하반기에 LED 조명과 기타 LED솔루션 사업 확대로 이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전북은행 홍성주 은행장 | 글로벌 금융경영2001년 3월 취임한 홍성주 은행장은 겉치레나 외형보다는 내실 중심의 정도경영을 펼쳐왔다. 이런 덕에 외환위기 때 공적 자금을 받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쌓였던 부실을 털어내고 은행의 체질을 개선했다. 홍 행장은 취임 이후 8년 동안 자본기반 확충, 자산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흑자경영 기조 정착, 서민금융 확대, 사회공헌 등에서 업적을 남겼다.평생을 금융인으로 활동한 그는 해외 지점장 시절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세계 금융의 흐름과 문제점도 정확히 짚어 정책에 반영했다. 최근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부동산과 건설 업종 여신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코암인터내셔널 김동옥 회장 | 글로벌 건설경영2004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등록한 코암타운개발이 모태인 코암인터내셔널은 2005년 4월 외국 투자법인으로 설립된 프로젝트 개발회사다. 코암인터내셔널은 2006년 4월 인천광역시 운북 지역 복합레저단지 개발사업에 홍콩의 리포그룹을 주축으로 하는 리포 컨소시엄에 참여해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운북지역 복합레저단지 개발사업은 10조 원의 외국 자본으로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07년 3월에는 리포인천개발주식회사를 세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상암동 DMC랜드마크 빌딩에도 사업자로 참여해 프로젝트 개발사업 회사로 명성을 쌓고 있다.필로스테크그룹 고종호 회장 | 글로벌 R&D경영필로스테크그룹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6개 주에 공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세계적 수준의 티타늄 나노 표면 열처리 기술을 개발해 각종 부품과 금형, 절삭공구 분야에 적용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열처리 분야 대표기업이다.필로스 테크놀로지는 금형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산업과 우주항공 산업에도 기여하고 있다. 창립자인 고종호 회장은 삼보금속을 경영하다 국내 제조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80년 미국으로 떠났다. 고 회장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2004년 PLS 테크코리아를 설립해 국내 열처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경북대 노동일 총장 | 글로벌 교육경영2006년 경북대 16대 총장으로 취임한 노동일 총장은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글로벌 연구력 확보, 경영겚냅?시스템 구축, 수요자 중심 지원체제 강화 등을 3대 전략으로 삼았다. 노 총장은 파격적인 연구 장려정책을 펼쳐 2008년과 2009년에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국제 학술지에 경북대 교수의 논문이 여럿 실리는 성과를 거뒀다.특히 지방대로선 이례적으로 국제화 핵심 지표에 해당하는 외국인 전임교수 18명을 지난해 보강했다. 지난 3월에는 120명 정원의 법학전문대학원을 개원하고, 칠곡 종합 메디컬 타운과 대구 테크노폴리스에 R&D 캠퍼스 29만 7000여m2(9만 평)을 확보했다.광주광역시 박광태 시장 | 글로벌 브랜드경영2선의 박광태 시장은 자동차, 디지털 가전, 광(光) 산업을 시의 3대 주력 산업으로 키웠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에너지, 디자인 등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삼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켰다. 그 결과 수출 100억 달러 금자탑을 쌓아 산업의 불모지에서 수출도시로 변신했다.빛 고을이라는 지명에 걸맞게 광산업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빛의 도시’ 브랜드를 굳히기 위해 10월에 세계 광엑스포를 개최한다. 유서 깊은 미향(味鄕)으로서 10여 년 넘게 김치 축제를 열고, 김치종합센터 건립에 힘쓰고 있다. 5년 전부터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는 등 저탄소 녹색도시를 만드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나사렛대 임승안 총장 | 글로벌 교육경영나사렛대는 재활복지 특성화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임승안 총장의 ‘글로벌 리더 경영철학’에 따라 재활복지 특성화 중심의 탁월한 글로벌 리더를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천안 지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도움 되는 리더를 육성하는 데 힘 쓰고 있는 것. 나사렛대의 탄탄한 국제 네트워크도 자랑거리다.교직원의 학술 교류와 유학, 교환학위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세계 57개 나사렛대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대학 등 29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하고 있으며, 세계 기독교대학협의회인 CCCU의 182개 회원 대학과 교류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김상돈 사장 | 글로벌 서비스경영행정고시(22회) 출신으로 청와대, 국무총리실, 서울시 등을 두루 거친 김상돈 사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서울시 고위 공무원이면 다들 꺼리는 교통국장을 다섯 번이나 역임한 교통 전문가다.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 공기업인 서울메트로 사장에 2007년 취임한 김 사장은 경영과 서비스 진단 작업을 거쳐 지난해 신년사에서 창의혁신의 방향과 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했다.혁신의 목표는 ‘민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공기업으로 변신’과 ‘2010년 고객만족도 1위’였다. 혁신을 거듭한 김 사장은 지하철을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문화적 감수성을 기르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성신여대 심화진 총장 | 글로벌 인재양성경영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학교의 위상 제고는 물론 국내 대학교육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성신학원 이사장 재직 때 사립대 최초로 국립대학인 국립의료원 간호대를 인수해 경쟁력을 키웠다. 2007년 총장 취임 후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컨설팅을 받아 대학 조직 혁신 작업을 주도했다.이와 더불어 교육시설 확충과 개선을 위해 현재 캠퍼스가 있는 서울 돈암동에서 15분 거리에 제2 캠퍼스(운정캠퍼스)를 짓고 있다. 제2 캠퍼스는 친환경 글로벌 캠퍼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국내 여자대학 가운데 1인당 평균 가용 면적이 가장 넓은 대학이 될 전망이다.인천광역시 안상수 시장 | 글로벌 브랜드경영인천광역시는 2002년 안상수 시장이 부임한 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청라레저도시·영종공항도시와 더불어 인천의 3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에는 국내외 기업과 R&D 센터, 세계 유수의 대학, 국제기구 등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 축을 중심으로 도심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검단신도시와 논현택지개발지구 등 계획적인 도시개발로 균형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안상수 시장은 9월 미국의 우드로윌슨 국제센터가 수여하는 우드로윌슨상(공공서비스상)을 받아 ‘인천’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린다.청주대학교 김윤배 총장 | 글로벌 인재양성경영1947년 국내 최초의 신설 4년제 대학으로 출발한 청주대학교는 국제화에 강한 대학, 재정기반이 튼튼한 대학, 장학금이 많은 대학, 조용한 가운데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2002년부터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2000억 원을 투자해 전임교원 확보율을 16% 가까이 끌어올렸다.교수들의 연구성과 증가율도 연평균 30%에 이른다. 김윤배 총장은 취임 후 캠퍼스 국제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교육환경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 동시에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늘리고 외국인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이다. 현재 해마다 300명 이상의 학생이 해외 경험을 쌓고 있다.한국거래소 이정환 이사장 | 글로벌 금융경영이정환 이사장은 행정고시 17회로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 세제, 금융실명제, 국고, 공보 업무를 두루 거쳤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출범 때부터 경영지원본부장과 2대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지난해 증시 폭락 등의 위기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에 대한 결제이행보증과 차입공매도를 금지하는 등 적극 대응해 금융위기 확산을 방지했다.또 아시아 개도국에 한국의 증권 시스템을 수출하고, 선진 거래소와는 시장연계를 통한 24시간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증권시장 세계 10위권, 파생상품시장 세계 2위권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09.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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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철’폐차 하고 공기업 혁신의 모델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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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에서 날고 기던 전문경영인도 공기업의 철옹성 안에서는 기를 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김상돈 사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 2층의 종합관제소에서 지하철 운행 상황을 살피고 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 공기업 서울메트로는 1974년 8월 15일 1호선을 개통해 ‘지하철 시대’를 연 주역이다. 세계 37번째로 지하철을 개통했지만 하루 450만 명을 실어 나르며 도쿄, 모스크바, 뉴욕에 이어 세계 4위의 수송 인원을 자랑하고 있다. 김상돈(59) 사장이 2007년 1월 이 회사에 부임했을 때 대부분 그를 출세한 공무원 정도로 여겼다. 특히 김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경영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진단 작업을 시작하자 ‘그러다 제 풀에 꺾이겠지’라는 냉소적 시각이 많았다. 민간 기업에서 날고 기던 전문경영인도 공기업만 오면 날개가 꺾이는 게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노조의 힘에 밀려 적당히 타협하거나 정치 논리에 휘말려 개혁이 좌초되는 일을 얼마나 많아 봐 왔는가. 행정고시(22회) 출신으로 청와대, 국무총리실, 서울시 등을 두루 거친 김 사장은 특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서울시 고위 공무원이면 다들 꺼리는 교통국장을 다섯 번이나 역임한 교통 전문가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시 완성한 시내버스 교통체계 개편의 밑그림을 97년에 그린 주인공이다. 그런 김 사장도 부임 당시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고객 개념이 희박했고 공기업 특유의 비효율에 기술력이나 전문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노사 관계는 정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김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창의혁신의 방향과 조직 통폐합, 성과에 따른 인사 시스템 구축, 기술 개발과 사업 다각화 등 78개의 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혁신의 목표는 ‘민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공기업으로 변신’과 ‘2010년 고객만족도 1위’였다. 조직에 메스를 들이대자 노조가 반발했다. 노조는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두 차례나 파업을 선언했다. 노사 관계를 바로잡고 정치 논리에 휘말리지 않으면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한 그는 무엇보다 법과 원칙을 엄중하고 일관성 있게 적용했다. 노조와 경영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하려고 노력하되 해고자 복직이나 징계 철회 요구 등은 절대 들어주지 않았다. 그는 “편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자 노조도 달라져 흥정이 아니라 정당한 협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사 관계는 예전과 확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노사가 시민을 위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경영혁신에 힘을 모으기로 협약을 맺었다. 지난 2월에는 노겭?정이 함께 평화 선언을 하고 경제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로 했다. 노조원 비율도 김 사장이 취임하던 2007년 94.2%에서 현재 90.4%로 줄었다. 전체 인력의 11% 수준인 1134명의 정원을 감축(현재 684명 퇴사)한 김 사장은 민간 계약직을 대거 고용해 전문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환경 관리, 고객 서비스, 기술과 신사업 개발 등의 부문에 민간 전문 인력 280명을 보강했다. 유실물센터 운영, 구내 운전, 전동차 경정비, 건축시설과 통신설비 유지보수 등 단순 반복 업무는 모두 민간에 맡겼다. 이를 통해 연간 200억 원 가까운 비용을 줄였다. 승객이 늘어날수록 적자가 쌓이는 이상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현재 승객 1인당 수송 원가는 1008원인데 수입은 845원이다. 한 명 탈 때마다 163원의 적자가 나는데도 공기업이라 요금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처지다. 그래서 군자차량기지 골프 연습장, 사당역 부근의 쇼핑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또 35년 지하철 운영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예컨대 지하철 건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하노이 지하철 5호선 운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를 개혁 목표로 내걸기 전인 2007년 말부터 이미 혁신 성과를 낸 서울메트로는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5회 메트로레일 국제회의’에서 도시철도 수송 효율화 부문 최우수 도시철도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지식경제부로부터는 서비스품질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깔끔하게 매듭지으려고 합니다. 78개 혁신 프로그램 가운데 55개를 완성했습니다. 내년 초 3년 임기가 끝나는데 그 후에는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합니다. 내년 말까지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숫자로 본 서울메트로 35년 올해 35주년을 맞은 서울메트로는 세계에서 37번째로 개통했지만 현재 도쿄, 모스크바, 뉴욕에 이어 세계 4위의 수송 인원을 자랑한다. 300억 명 2007년 5월 현재 서울메트로의 누적 승객 수가 300억 명을 넘어섰다. 지구촌 모든 사람이 평균 5회 메트로 지하철을 탄 셈이다. 현재 하루 이용객 수는 450만 명. 5억 km 서울 지하철 개통 후 33년 10개월 만인 2008년 6월 기록한 운행 거리. 지구와 태양을 두 번 반 왕복한 거리다.

2009.08.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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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시장 만들어주고 돈 번다

산업 일반

▶프놈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캄보디아 증시 설립 국제콘퍼런스’에서 이영탁 전 이사장(왼쪽)과 훈센 총리(오른쪽) 등 캄보디아 국무위원들이 캄보디아 증시 설립 프로젝트의 개시를 선언하는 개막식을 거행하고 있다. 지난 5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KRX)에는 싸이셍리 뗑브리아쯔 라오스 총리실 장관 겸 공기업개혁위원회 위원장 일행이 찾아왔다. 이들은 이정환 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라오스의 한국형 증권시장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싸이셍리 장관은 이 자리에서 라오스 정부의 증권시장 육성 의지를 밝히면서 KRX가 라오스 증권시장 개설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정환 이사장은 KRX의 신흥시장 지원 경험을 강조하고 이번 방문단에 동행한 라오스전력공사와 라오스항공의 한국 증시 상장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라오스는 지난해 9월에도 솜사왓 랭사왓 수석부총리 일행이 찾아와 라오스 중앙은행(BOL)과 라오스 증권거래소를 합작설립하기로 하는 한편, 라오스 주요 공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우리나라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아시아 증권시장을 휩쓸고 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한국형 증권시장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라오스에 앞서 캄보디아와는 2009년 말까지 증권거래소를 함께 만들어 운영하기로 하고 준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KRX의 해외사업은 후진국 증권시장에 대한 단순한 협력이나 지원 차원이 아니라 외국의 증권거래소 설립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거래소 시스템도 만들어주고 운영도 함께 해 이익을 나누는 동업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이 경우인데 라오스에서는 2010년부터 증권거래소를 합작으로 만들어 운영하게 된다. 이정환 이사장은 “아시아 최고의 자본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제화를 주요 전략의 하나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세계 각국 증권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전략이 시급하다”며 지난해 4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유럽 6개국의 유로넥스트(Euronext)가 합병해 세계 최대의 거래소로 떠오른 사례를 들었다. KRX의 해외사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하나는 베트남·말레이시아·몽골처럼 IT(정보기술) 시스템을 단순 수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에서 보듯 증권시장 설립을 지원해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KRX 시스템에 만족해 추가 사업을 KRX에 의뢰하는 등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 홍성희 KRX 해외사업추진단장은 “KRX의 수출사업은 1996년부터 시작돼 이제 열매를 맺는 단계”라며 “IT 강국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증권시장 제도가 아시아 국가들에 적합한 점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단장은 “한국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1997년부터 4년간 베트남 호찌민 증권거래소 개설을 지원한 결과 베트남 증권시장에 한국 증권업계가 활발하게 진출하는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캄보디아 = 캄보디아와는 합작투자 형태로 증권거래소를 설립해 공동 운영한다. 현재 캄보디아 재정경제부와 협력해 증권 전문인력 양성, 관련 법규 제정, 전산 시스템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KRX의 과장급 한 사람이 캄보디아 재경부에 파견돼 거래소 개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내년에는 거래소 개설에 앞서 증권관리위원회 등 감독기구도 설립한다. KRX는 캄보디아 재정경제부 및 중앙은행, 시중은행 관계자를 비롯해 국회의원, 교수, 회계사 등 500여 명을 상대로 이미 9차례의 교육·연수를 실시했다. ◇라오스 = 라오스 역시 캄보디아와 비슷한 합작투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지난해 6월 라오스 정부가 증권시장 설립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 시작되었다. 올 하반기부터 전문인력 양성 교육, 증시제도 자문, 증권시장 IT시스템 구축 등을 서둘러 2010년 말에 증권거래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KRX는 또 라오스 공기업 가운데 민영화되는 기업을 골라 한국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 2006년 5월 말레이시아거래소(BM)의 채권 매매 및 감리시스템 개발 국제입찰에 참여했다. 당시 입찰에는 우리나라 외에 인도 타타(Tata) 그룹 등 세계 유수의 IT업체이 대거 응찰했는데 기술 평가 등을 거쳐 2007년 1월 최종 수출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채권매매, 협상매매, 신고매매, 정보분배, 채권감리 등으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지난 1월 개발이 완료돼 3월 10일부터 가동됐다. 이에 만족한 말레이시아 측은 지난 4월 2차 개발 프로젝트인 ETP시스템도 개발해 달라고 KRX에 요청해 오는 11월을 목표로 개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베트남 = 1996년부터 2002년까지 호찌민 증권거래소 개설을 지원하고 자문한 바 있다. 베트남 증시는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현재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국제입찰을 추진 중이며, 한국은 1차 시스템 지원 실적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주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IT 협력 등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현재 20여 개 입찰 참가 업체 가운데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몽골 = 몽골은 1991년 증권거래소가 설립돼 17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몽골 정부가 증권시장 육성을 통해 경제발전을 꾀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시장은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몽골 정부와 증권거래소는 몽골 증시의 IT 시스템 현대화 및 증권 전문인력 양성 등 증권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KRX는 2005년 6월 몽골 재무부로부터 증권시장 지원 요청을 받아 2006년 6월 몽골 증권거래소(MSE)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어 MSE 이사장과 임원들이 방한해 증권시장 시스템 현대화 사업 참여를 요청하고 올 1월에는 두 거래소가 사업추진의향서(LOI)를 체결했다. 3월에는 MSE 임직원들이 서울에 와서 연수를 받았으며, KRX는 곧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 자문 및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인터뷰 홍성희 KRX 해외사업추진단장 “중앙아시아까지 수출 확대할 것” “앞으로 해외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배당 수익 또는 지분 매각 차익을 통한 자본이득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4월 초 KRX 해외사업추진단장으로 부임한 홍성희(53) 단장은 KRX의 해외사업이 동북아시아에서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이득도 얻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단장은 미국에서 금융을 공부하고 귀국해 1996년부터 KRX 선물·옵션 부문을 거쳐 증권연구실 전문위원, 옵션시장 부장, 제도총괄팀장 등을 지냈다. - 캄보디아 증시 개설 작업은 잘되고 있나.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 법안이나 감독 규정 등도 대부분 마무리된 단계다. 이제 증권거래소 부지만 결정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자문과 연수·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캄보디아는 시장 운영 노하우가 전혀 없기 때문에 과장 한 사람이 아예 파견돼 상주하면서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설립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캄보디아의 경우 이전 말레이시아, 베트남, 몽골 등과는 다른 차원이다. 증권시장에 관련된 모든 인프라를 만드는 데 KRX가 참여한다. 증권 관련 법률에서부터 증권거래소 규정까지 모든 법규 제정에 대해 자문하고 감독기구 설립도 지원한다. 특히 증권거래소 설립에 돈을 대고 지분을 받는 합작투자 방식이어서 거래소가 문을 연 뒤 경영을 함께 하게 된다.” - 어려운 점은 없나. “캄보디아 측의 의사결정이 더딘 것이 애로점이다. 증권거래소 부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빨리 착공해야 내년 말 개장에 맞출 수 있다. 훈센 총리 등 캄보디아 정부가 증권시장 개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잘 추진될 것이다.” - KRX의 해외사업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나. “아시아 대부분 국가는 정부 주도로 증권시장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KRX 시스템이 아시아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우선 동남아 증권시장 개설을 마무리하는 대로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시스템 수출 및 지원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 증권사를 비롯한 업계 전체의 진출에도 든든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08.06.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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