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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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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활약하던 기술 인재들...스타트업 CTO된 이유는

산업 일반

산업의 꽃은 기술이다. 우수한 기술은 시장 경쟁력과 직결된다. 다양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데 있어 기술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토록 중요한 기술의 개발·관리·활용을 총괄하는 사람이 있다.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이들은 기업의 기술 전략과 혁신을 이끄는 선봉장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수한 CTO를 모시기 위해 기업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국내 기업들은 단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활약하던 인재 영입에도 열을 올리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회사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빅테크 출신들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암 진단 AI 플랫폼 루닛이다. 루닛은 최근 유성원 박사를 CTO로 영입했다. 유 신임 CTO는 구글·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 출신으로 소프트웨어 개발·관리를 10년 이상 경험했다. 유 신임 CTO는 업계에서 플랫폼 개발 및 최적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인텔에서 병렬컴퓨팅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구글에서는 클라우드 플랫폼의 성능 최적화 및 IoT 기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프로젝트를 이끈 바 있다.성인교육 플랫폼 스타트업 월급쟁이부자들은 올해 CTO로 임세준 전 하이퍼커넥트 엔지니어링 디렉터(Engineering Director)를 영입했다. 임 CTO는 개발본부장을 겸임한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 조직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임 CTO는 오라클(Oracle)과 LG 등 국내외 대기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경우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MBS) 부문 업계 1위로 알려져 있다.이밖에도 지난 2015년부터 드라마앤컴퍼니(리멤버)와 맘시터 등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서 CTO로 재직하며 각 프로덕트의 빠른 성장세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최근에는 하이퍼커넥트 등에서 대규모 조직을 리딩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장시킨 바 있다.캐롯손해보험도 미국 애플에서 개발자로 활약했던 이진호 박사를 지난해 CTO로 영입했다. 이 CTO는 애플에서는 본사에 근무하면서 국내에도 친숙한 음성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Siri)와 검색 시스템 ‘스포트라이트’(Spotlight)의 웹검색엔진 품질을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아울러 데이터 수집, 분석 및 머신러닝을 사용해 더 나은 결과를 찾을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DRI(직접 책임자)로 활약한 바 있다. 해외 기술 인재, 무엇이 매력인가빅테크 해외 기술 인재를 영입하기 전, 국내 스타트업들은 해당 인물이 가진 ‘경험’과 ‘역량’에 중점을 뒀다. 해외 기술 인재들이 보유한 지적 자산을 사내에 잘 이식 시킬 경우, 추후 사업 이어갈 사업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입 배경이었던 셈이다.유 CTO를 영입한 루닛은 그가 보유한 실무 경험과 글로벌 역량이 루닛의 기술력 강화 및 글로벌 성장 전략을 실현하는 데 있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해 영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루닛 관계자는 “유 CTO는 엔지니어링과 의료 지식을 두루 갖춘 전문가다. 이같은 융합적 전문성은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루닛의 핵심 역량과 직결된다”며 “유 CTO의 현업과 학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력 또한 루닛의 R&D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의료 AI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캐롯손해보험은 국내 최대 디지털 보험사로서 자동차보험 이외에도 기존 보험사들과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이진호 CTO 영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캐롯은 디지털 보험사의 강점인 데이터 기반 상품개발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다양한 상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이진호 CTO를 영입했다”며 “실제 이 CTO는 ‘AI사고케어 서비스’ 및 ‘E-Call 서비스’ 등 신상품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강조했다.투자적인 관점도 있다. 또 다른 스타트업의 해외 인재 영입 배경으로 기업 규모 확장이 지목됐다. 기존 사업에 더해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넓혀나감과 동시에 각 분야 글로벌 전문가 영입을 통해 기업 투자 유치에 집중하겠다는 것. 김만규 유니코써치 스타트업 헤드헌터 매니저는 “국내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를 받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출신 인재를 선호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예를 들어 구글, 메타 등 빅테크 출신 인재를 보유 중 일 경우 투자를 받기 조금 더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빅테크 기업 인재 영입은 채용 브랜딩 구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처럼, 해외 유명 기업 출신과 함께 근무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추후 인재 영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기업의 입장과 달리, 굴지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기술 인재들이 국내 스타트업 CTO로 새로운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빅테크에서 수십년간 활약하던 유성원 CTO는 ‘커리어의 다음 단계’를 위해 국내 스타트업을 선택했다고 답했다.유 CTO는 “의료 AI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던 중, 루닛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됐다”며 “해당 스타트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제가 보유한 해외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국내 의료 기술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검색’이라는 분야로 박사학위를 수여 받은 뒤 애플에서 활약한 이 CTO가 캐롯손해보험을 선택한 이유는 명료하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본인만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이 CTO는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애플처럼 설립 초기부터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해 나가는 캐롯이 인슈어테크(Insurtech)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한 층 더 발전시키는 데 나만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국내 기업으로 복귀하게 됐다”고 밝혔다.

2024.10.14 07:00

4분 소요
출시 반년 남은 보험비교플랫폼...‘데이터 전송’ 두고 여전히 진통

보험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 초 시행되는 가운데 이 서비스에서 활용될 ‘표준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방식을 두고 여전히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참여 핀테크사들 사이에서도 표준API 도입 방식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진통이 예상된다. “API방식 결정해” 지침 준 금융위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다음달 15일까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표준API 방식을 협의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라고 전달했다. API란 데이터를 주고받는 전산망을 말한다. 특정 인터페이스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때 어떻게 데이터를 요청하고, 제공받을 지를 결정하는 방식인 셈이다. 보험 비교·추천을 예로 들면 회사명, 보험료, 보험상품 등에 대한 정의값을 미리 짜놓고 데이터 요청이 들어오면 이 값이 전송된다. 이 API를 통해 소비자들은 비교플랫폼에서 각 보험사의 온라인(CM) 상품 중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 등),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연금제외), 펫보험, 신용보험 등의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손보업계는 지난 6월 통일화한 오픈형 표준API 방식을 금융위에 제안한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오픈형 API를 만들면 중소형 손보사 및 핀테크사들이 따로 개별 API를 구축할 필요없이 이를 바로 활용할 수 있다”며 “회사별로 API를 따로 만들면 각각의 값에 대한 정의를 업체마다 다르게 정리할 수 있어 비교·추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손보업계가 보험 비교추천에 적용될 데이터 전산망을 만들테니 이를 참여 업체들이 활용하라는 얘기다. 이를 두고 금융위는 사실상 조건부 수용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형 핀테크사들이 표준API 방식에 반대를 하는 상황이라 금융위는 다음달 15일까지 협의점을 찾으라고 전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참여 핀테크업체들 사이에서도 API적용 방식을 두고 이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비스 참여 업체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SK플래닛 ▲NHN 페이코 ▲쿠콘 ▲핀다 ▲핀크 ▲해빗팩토리 ▲헥토데이터 등 11곳이다.이른바 빅테크로 불리는 대형 핀테크사들은 개별API를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선보여 보험시장에서 파이를 확대하려 했다. 이들 회사들은 자체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API 구축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표준API가 적용되면 보험사 상품의 한정된 정보만을 활용하게 되고 비교·추천에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비용 절감” VS “길게 보면 손해” 이견 생긴 핀테크업계 반면 중소형 핀테크사들은 손보업계가 제안한 표준API 방식에 찬성하는 쪽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당장 개별API 개발에 투입할 비용과 시간 등의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한 중소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표준API 도입이 회사별 특색을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비교하고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받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중소형 핀테크사들의 표준API 고집은 비용 절감 측면뿐만 아니라 이들이 빅테크사들의 경쟁력 약화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핀테크사 입장에서는 보험 비교·추천이 이들과 대등하게 싸울 기회”라며 “개별API 적용 시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 덩치가 큰 업체들이 서비스 제공에 유리해지니 이를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대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표준API를 도입하는 것이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장은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 있더라도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져 보험 비교·추천이 결국 ‘보험다모아’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다. 대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표준API를 도입하면 지금도 천편일률적인 정보만을 제공해 상품별 차별화 비교가 되지 않아 이용률이 부진한 ‘보험다모아’처럼 유명무실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어 “참여 플랫폼별로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를 발전시켜야 금융당국의 본 취지인 소비자 편익 상승도 따라올 것”이라며 “이러면 단순 보험상품 열거에 그쳐 보험업계 파이를 나눠먹기 싫어하는 보험업계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 초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가 합의해 API 적용방식을 결정하고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손해보험협회가 이달 금융위에 제안한 정보전송대행기구(중계기관) 설립방안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3.07.28 14:27

4분 소요
[단독] 보험 비교·추천 ‘표준API’ 만들자는 대형사들, 배경은?

보험

손해보험업계가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공통된 ‘표준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활용하자는 의견을 당국에 제시했다. 업체별로 다른 API 적용 시 서비스 운영에 있어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오류 가능성도 커질 수 있어 아예 오픈형API를 개발해 참여사 모두 활용하자는 얘기다. 다만 이 사업에 참여한 일부 업체들은 표준API 활용으로 비교·추천을 하면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보여주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표준API 활용 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결국 보험상품을 단순 열거하는 수준에 그쳐 ‘제2의 보험다모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표준API 개발 후 중계기관 도입’ 의견 제출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빅5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최근 협의를 통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시행 예정인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공통된 표준API를 개발해 적용하자’는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API란 데이터를 주고받는 전산망을 말한다. 특정 인터페이스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때 어떻게 데이터를 요청하고, 제공받을 지를 결정하는 방식인 셈이다. 보험 비교·추천을 예로 들면 회사명, 보험료, 보험상품 등에 대한 정의값을 미리 짜놓고 데이터 요청이 들어오면 이 값이 전송된다. 손보업계는 이를 통일화한 오픈형 API를 만들어 다른 회사들도 활용케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손보업계 관계자는 “회사별로 API를 따로 만들어 적용하면 각각의 값에 대한 정의를 업체마다 다르게 정리할 수 있고 비교·추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도 있다”며 “표준API를 활용하는 것이 원활한 보험 비교·추천을 위해 필요하다고 협의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당국에 전달된 손보사들의 협의 내용 중에는 ‘API 중계기관을 두자’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추천을 위해서는 플랫폼사들이 보험사의 보험상품 정보를 API로 받아야 한다. 이때 너무 불필요한 정보까지 플랫폼에 전달될 수 있어 중계기관을 두고 이를 관리하자는 얘기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API 공유 과정에서 회사의 보험료 산출 등 대외비 수준인 회사의 주요 정보까지 유출될 문제가 있다”며 “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공룡 플랫폼사들이 지위를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힘 빠지는 빅테크와 중소형사?표준API 적용은 이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참여 업체별로 다른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자체 구축 기술 인프라 부족 및 비용 등의 문제를 갖고 있는 중소형 손보사나 핀테크 회사들에게는 표준API 적용이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다만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자체 API 활용을 고려했었던 업체들은 동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표준API 적용 시 보험 비교·추천에서 자신들만의 특색을 보여주기 힘들 것으로 보여서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대상인 자동차, 실손, 여행자보험 등 온라인(CM) 상품은 오프라인 상품 대비 보장 내용이 단순한 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가 간편한 자동차보험도 보험 특성상 정책, 보상 범위 등을 획일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각 사별로 정책이나 특약 종류, 가입금액 범위 등이 다른데 표준API로 해당 내용을 다 담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예적금 상품은 금리만 비교하면 되지만 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한 편이라 비교해야 될 부분이 많다”며 “그런부분을 여러가지 정보들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비교해줘야 하는데 표준API로 한정된 정보만을 활용하게 되면 비교·추천에서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빅테크와 다양한 협업을 노렸던 중소형 손보사들도 힘이 빠질 수 있다. 표준API 적용으로 빅테크사들의 비교·추천 강점이 사실상 활용되기 어려워지면 이들과의 협업도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손보사들의 표준API 제시 배경에 대해 ‘자동차보험’과 ‘빅테크 견제’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위기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2000만명이 넘는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이용률이 높을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은 1년 마다 갱신해야 하는 의무보험이라 자연스레 비교에 나서는 고객이 많을 수밖에 없다.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은 대형 손보사 4곳이 점유하고 있다. 온라인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업계 1위 삼성화재가 30~4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사와 빅테크 제휴로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 점유율이 분산될 수 있다. 대형사들이 이 부분을 고려해 표준API 도입을 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또 이번 보험 비교·추천을 통해 자동차보험 상품이 판매되면 보험사는 플랫폼에 4%대 수수료를 내야 한다. 플랫폼을 통해 상품이 많이 판매될수록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도 커진다. 제2의 보험다모아 될까일각에서는 표준API 적용으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사실상 실패한 ‘보험다모아’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다모아는 2015년 11월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함께 주도해 출시한 보험 비교 플랫폼이다. 비대면 가입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이지만 정확성이 떨어지고 단순 상품 열거 수준에 그치며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해왔다.금융당국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으로 보험사와 플랫폼간 자율계약, 제휴 등으로 다양한 혁신적 서비스 방식들이 등장하길 원했다. 하지만 보험 비교·추천이 표준API로 획일화된 정보만을 열거하는 서비스에 그치면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금융위의 도입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는 표준API를 통해 획일화된 정보만을 보여주며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보험 비교·추천이 ‘제2의 보험다모아’처럼 만들어진다면 대형 손보사 외 참여업체들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이 손보업계의 ‘중계기관을 두는 방식의 표준API 활용’ 의견을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다. 다만 공통된 API 적용 시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관리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어 수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표준API 도입 시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 시기는 더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별 전산시스템의 공유 및 프로그램화 등의 작업기간이 필요해서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보험사와 핀테크 업체 25곳이 참여 신청을 한 상태다.

2023.06.21 10:48

5분 소요
악사(AXA)손보, 16년 만에 한국시장 떠날까

보험

최근 매각설이 제기된 악사(AXA)손해보험이 16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지 관심이 쏠린다. 악사손보는 지난해 90억원대 흑자를 내긴했지만 결손금이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고 주력인 자동차보험은 국내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시장에서의 한계를 체감하고 꾸준히 철수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악사손보가 매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을 때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교보 품으로 복귀? 매각가 ‘3500억’ 거론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악사손보 지분 ‘공동인수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최근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며 손해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출범시킨 카카오페이손보의 영업활성화를 위해 자동차보험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자동차보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악사손보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회사다.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 측은 악사손보 인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교보생명 측은 “악사손보를 공동 인수하는 것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도 “현재 보도된 딜 구조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하지만 교보생명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손보사 매물을 노려왔고 2021년에는 악사손보 인수에 나섰다가 무산된 적도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동인수 추진이 아주 근거없는 소문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흥미롭게도 악사손보의 전신은 교보자동차보험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을 출범시켰고 이후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회사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교보생명이 2021년 악사손보 인수를 포기한 것은 당시 거론된 인수가가 3000억원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교보생명이 교보자동차보험을 매각한 가격에 3배 수준이다. 이에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고 양측이 인수가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악사손보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악사손보는 지난 2019년부터 보험업계에서 꾸준히 매물로 거론되는 회사 중 하나다. 악사손보는 2016년 4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실적이 하락하며 2019년에는 37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에도 340억원의 적자를 낸 악사손보는 2021년 60억원, 지난해에는 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쌓인 결손금이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악사그룹은 한국시장 진출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총 2800억원을 악사손보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악사손보 매각가는 약 35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이 정도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금융업 관련 인수자가 나타나기 쉽지 않다”며 “(교보-카카오페이) 공동인수는 악사그룹 입장에서 투입금액을 회수할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밝혔다. 韓시장 한계...다른 회사처럼 떠날수도악사손보의 주력 상품은 자동차보험이지만 국내 시장 점유율은 4% 수준으로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해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단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최근 손보업계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되며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계약서비스마진(CSM) 지표가 매우 중요해지며 장기보장성보험 판매가 중요해졌다.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장기보험 판매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기반 회사인 악사손보가 설계사 중심으로 판매되는 장기보험 사업에서 크게 강점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다만 악사손보는 종합손해보험 라이선스와 함께 자동차보험 사업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매물로 꼽힌다. 이번에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의 공동인수 추진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다른 인수자가 언제든 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악사손보 측은 이번 공동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한편 외국계 보험사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 및 보험시장 포화상태, 강력한 금융규제 등의 이유로 한국시장에서 꾸준히 철수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외국계 보험사는 ING생명(2013년·네덜란드), 우리아비바생명(2014년·영국), 알리안츠생명(2016년·독일), PCA생명(2017년·영국) 등이다. 2021년에도 미국 시그나그룹이 처브그룹에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에는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와 중소회사들이 함께 양립하던 국내 보험시장은 최근 국내 대형 금융그룹사들이 점령하는 분위기”라며 “막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테크사들이 보험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계 회사들의 한국시장 경쟁 의욕을 꺾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05.25 16:30

3분 소요
車보험 6000억 흑자 낸 빅4…이젠 '온라인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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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빅4 손해보험사’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빅4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에서만 약 6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내며 순항했지만, 이 외에 중소형사들은 1000억원대 적자를 내며 격차가 더 벌어진 분위기다.앞으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사업비가 감축될 지도 관심이다. 자동차보험 온라인(CM)채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30%를 돌파한 가운데, 앞으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작되면 이 채널 경쟁력이 심화돼 사업비가 더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빅4 손보사 시장 장악…CM채널 관리 '변수'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판매 손보사 중 삼성화재는 1415억원, 현대해상은 1564억원, DB손보는 2318억원, KB손보는 5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빅4 손보사의 총 영업이익만 5889억원이다. 이는 전년 4929억원 대비 약 1000억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반면 메리츠화재(116억원), 한화손보(152억원), 롯데손보(-36억원), MG손보(-101억원), 흥국화재(-132억원) 등 중소형사 5곳은 상대적으로 부진하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5곳의 총 원수보험료는 1조8500억원으로 전년(1조9067억원) 대비 약 500억원 감소했다. 중소형사들은 효율성 관리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적자 비중이 큰 자동차보험 사업 규모를 줄여왔다. 이에 가입자 규모가 줄어들며 원수보험료도 하락세를 보였지만 치솟던 손해율은 다소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다만 MG손보나 흥국화재는 손해율이 90~100%대를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 3곳은 악사(AXA)손보가 24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디지털 손보사 하나손보의 영업손실이 381억원, 캐롯손보의 영업손실이 751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온라인을 포함한 중소형사들의 영업손실 규모만 1000억원을 넘어선다.특히 주행거리 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히트시킨 캐롯손보는 향후 실적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서비스 시행 3년이 지나며 퍼마일자동차보험은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지도를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는 등 관리가 시급하다. 캐롯손보는 2020년 영업손실이 268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에도 556억원 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700억원대를 넘어서며 확대 중이다. 이처럼 빅4 손보사가 약 6000억원 수준의 흑자를 내는 등 자동차보험 시장은 여전히 상위사들이 점령한 모양새다. 지난해 빅4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캐롯손보 등 온라인사들의 선전에도 전년 대비 0.2%p 오른 84.9%로 더 증가했다. CM채널의 성장 속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사업비가 줄어들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판매채널별 비중을 보면 대면채널이 52.2%, 텔레마케팅(TM)채널이 16.2%를 기록했다. 반면 CM채널은 전년 대비 2.8%p오른 31.6%로 30%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체 판매사들의 평균 손해율은 81.2%로 전년 대비 0.3%p 하락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친 전체 합산비율은 전년 대비 0.4%p 하락한 97.4%를 기록했다. 설계사 판매수수료를 따로 지급하지 않는 CM채널은 대면채널 대비 사업비가 덜 든다. 최근 이 CM채널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손보사들의 사업비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형사들이 이 CM채널을 잘 활용하면 손해율이 오르더라도 사업비율을 관리해 안정적 합산비율을 유지할 수도 있다.네·카·토,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영향 미칠 것다만 향후 CM채널 경쟁 심화는 사업비 관리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대형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에서 각 보험사의 상품이 비교‧추천되는 서비스다. 소비자는 플랫폼에서 내게 맞는 상품을 비교‧추천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빅테크·핀테크 등에서 구축한 개별 비교 플랫폼에서 저렴하고 보장내역이 좋은 상품을 비교한 뒤 해당 보험회사 홈페이지로 넘어가 원하는 상품을 가입하게 된다.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연말부터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성화되면 CM채널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보험료가 싼 순서나, 이용자가 많은 순 등으로 정렬해 고를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사별로 판촉행사 등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 서비스 초기에는 비용지출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작되면 중소형사는 대형사를 따라잡기 위해, 대형사는 중소형사를 따돌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누가 더 효율적인 사업비 관리를 하느냐도 중요해진 셈"이라고 밝혔다.

2023.04.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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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이번주 '보험 비교·추천' 윤곽 발표…수수료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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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윤곽을 확정하고 이번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취급상품에 자동차보험이 포함되고 수수료율은 4~5%대에서 결정될 것이 유력하다. 서비스 참여 업체 심사 및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등의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진통' 겪은 보험 비교·추천, 드디어 출범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5일 7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세부 내용을 확정해 발표한다. 이후 6일 관련 자료 배포를 통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출범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금융위는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이 예금·보험·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금융위의 이번 발표는 당시 시범운영 방안의 후속조치다. 지난 7개월 간 금융위는 플랫폼-보험업계 의견을 청취하며 세부 내용을 다듬어왔다. 양 측은 자동차보험 포함 여부, 판매 건당 수수료율 이견 등으로 의견 합의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 중재로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취급상품에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포함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설계사들 반발을 감안해 자동차보험은 대면채널이 아닌 온라인(CM)채널용 상품만 판매된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CM채널 판매 비중(31.6%)은 전체 채널에서 처음으로 30%를 넘어서는 등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이 포함되면서 CM채널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보장성보험은 대면과 CM, 텔레마케팅(TM)채널용 모두 비교·추천이 허용될 예정이다. 상품 구조가 복잡해 설계사 설명이 필요한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외화보험 등은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제외하기로 했다.양 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판매 건당 수수료율은 4~5%대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당초 보험업계는 판매 건당 수수료율을 2~3%대로 요구해왔고 플랫폼업계는 10%대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업계가 추측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플랫폼업계가 ‘10%대 수수료를 고집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양측의 논의는 진전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플랫폼업계는 4~5%대 수수료율에 ‘동의’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수수료율은 자동차보험의 경우 4%대, 보장성보험은 5%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서 플랫폼사들과 보험사는 개별적으로 수수료율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 삼성화재는 내부적으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플랫폼요율’을 신설해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기존 수수료 요율은 대면, TM, CM까지 3요율이었지만 4요율인 플랫폼요율로 건당 수수료율을 지급하겠다는 얘기다. 각 채널별 사업비용이 다른데 플랫폼에 같은 요율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러면 각 보험사들은 협의체 기준 수수료율인 4~5%를 기준으로 개별 수수료율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시점은 하반기 '유력'금융위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 시 소비자 보호 및 공정경쟁을 위한 보완장치 등을 오는 6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참여업체 신청 및 심사 등의 기간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올 하반기 공식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교·추천 서비스 윤곽이 발표되면 참여 업체 신청을 받을 것이고 이 작업이 2~3개월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며 “서비스 개시가 워낙 지연된 만큼 당국이 심사 작업을 더 빨리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업계는 비교 추천 서비스 윤곽이 나오면서 시름을 덜게 됐다는 분위기다. 특히 염원이던 자동차보험 비교가 가능해져 이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수익성 확대를 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도 발표한 바 있지만 플랫폼업계 관심은 자동차보험이 포함된 보험 비교추천에 더 쏠려 있다. 예금 중개는 수수료율이 거의 제로 수준이라 수익성 부분에서 이점이 없고 플랫폼사들이 당국의 요청에 '참여'만 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2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자동차보험 비교는 훨씬 먹거리가 많은 시장이라 관심의 수준이 다르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보험 비교추천으로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면서도 “자동차보험 참여로 시장이 커진 만큼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2023.04.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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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험 포문 열고 ‘애니카’로 車보험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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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Data Lab)은 지난 2월 '111클럽' 기획을 발표한 바 있다. 데이터랩의 두 번째 기획은 국내 매출 상위 2000대 상장사 중 올해 기준으로 60년 전통을 가진 기업 177곳 중 (2021년 기준) 연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상위 10%의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총 46곳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한국경제의 주역들이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은 이 기업을 '장수(長壽) 기업' 대신 '장신(長新)' 기업이라 이름 붙였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삼성’ 브랜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은행이나 카드, 증권업에서는 여러 회사들이 엎치락 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만 보험업에서는 삼성금융계열사들이 독주하고 있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걷어들인 보험료를 굴려 수익을 내는데 이때 회사가 굴리는 총자산이 곧 회사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87조원,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316조원의 자산을 굴리며 2위권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 보험사 형제’들이 국내 보험시장을 장악한 셈이다. 이 같은 삼성 계열 보험사들의 성장에는 이들 회사들이 지난 수십년간 보여온 노력이 자리한다. 특히 삼성화재는 무려 71년 간 업력을 쌓아오며 국내 손해보험 소비자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애니카’로 대표되는 자동차보험 사업에서는 지난 30년간 차별화된 전략과 경쟁력을 선보이며 국내 최고임을 입증했다. 차별 서비스로 ‘1000만 고객’ 사로잡다삼성화재의 모체는 지난 1952년 세워진 한국안보화재해상재보험이다. 이후 1958년 삼성그룹이 안국화재를 인수했고 안보화재와 합병절차를 거쳐 1963년 안국화재로 상호가 변경됐다. 상호명이 현재의 삼성화재로 바뀐 것은 1993년부터다. 손보업계는 2000년대 이전, 자동차보험과 화재보험, 해상보험 등 ‘물건’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1999년부터 삼성화재가 보험업계 최초로 실손보험과 운전자보험, 통합건강보험 등을 선보이며 장기손해보험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이후 삼성화재는 임신 실손 특약, 인터넷완결형 장기보험, 건강증진형 마이헬스 파트너 등 고객의 건강과 생활에 필요한 혁신적인 보험상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특히 건강증진 서비스 ‘애니핏’, 당뇨관리 서비스 ‘마이헬스노트’, 삼성화재 ‘애니포인트’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수가 크게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고객 수는 2002년 500만명에서 2014년 800만명, 2019년 업계 최초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 5명 중 1명은 삼성화재 보험에 가입한 셈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삼성화재의 ‘고객 편의성 확대’ 전략도 한 몫했다. 삼성화재는 1981년 보험금 지급업무 전산화를 실시한 데 이어 1986년에는 손보업계 최초로 자동차보험 신용카드 납부를 도입했다. 1989년에는 국내 최초로 심야보상 서비스센터를 개설해 24시간 운영체제를 가동했다. 최근에도 삼성화재는 고객패널제도, 고객권익보호위원회 및 소비자보호위원회 운영 등 고객 권익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한 여러 활동을 실시 중이다. 삼성화재 성장 배경의 이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자동차보험이다. 삼성화재는 1995년부터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려오다 2002년 론칭한 자동차보험 브랜드 ‘애니카’(Anycar)로 선두를 굳혔다. 2001년 ‘보험가격 자유화’로 자동차보험 상품 차별화가 진행되자 삼성화재는 ‘애니카’를 통해 세대별 맞춤 상품, 고객 서비스 확충 등을 선보이며 고객에게 ‘삼성화재는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했다. 365일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것도 삼성화재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도 삼성화재는 독주 중이다.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2009년 인터넷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 삼성화재는 오프라인 자동차보험에서 쌓은 경험과 차별화한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업계 진출 5년 만인 2004년, 처음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 가입자 1위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기준, 국내 온라인 자동차보험 가입자 수에서 삼성화재는 최근 8년간 1위를 유지 중이다.‘최대 실적’ 결실...보험업 넘어 미래로삼성화재는 국내시장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여왔다. 1996년 인도네시아 법인을 시작으로 해외진출 포문을 연 삼성화재는 2000년 들어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중국 보험시장에 진출, 2001년에는 상하이에 지점을 열었고 2005년에는 단독 법인 설립에 성공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미국과 유럽에 법인을 내며 시장을 확장 중이다. 특히 2020년에는 텐센트와 손을 잡고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시장 공략과 함께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순항, 고객 서비스 확대 등으로 삼성화재는 실적 면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141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순익 1조원 돌파다. 손보사들 중 순익 ‘1조 클럽’에 가입한 회사는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보험영업손실 감소로 영업이익(1조6721억원)이 전년대비 7.9% 증가했고 원수보험료(매출)는 1.8% 늘어난 20조126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개선과 외형 성장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71년 간 숨가쁘게 달려온 삼성화재의 미래 비전은 ‘보험업을 넘는 것’이다. 올 초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Be the Future, Beyond Insurance’(보험을 넘어, 미래가 되다) 라는 새 비전을 선포했다. 새 비전은 기존 보험업의 테두리를 넘어 미래 지향점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홍 사장은 기존 보험사업별로 탄탄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변화에 적극 대처해 속도감 있는 미래 준비를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이 본격화함에 따라 자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일 방침이다. 이 밖에 중국, 영국 등 해외시장 공략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2023.03.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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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비교' 서비스에 설계사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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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이 임박하며 보험설계사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도입 때처럼 플랫폼의 보험시장 진출로 설계사들이 자리를 잃게될 것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적어도 플랫폼과 같은 조건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이다.서비스 출시 임박...설계사 불안감 '고조'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최근 플랫폼-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수수료율을 두고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루면서 사실상 출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플랫폼업계는 금융당국에 ‘자동차보험 수수료율을 10% 이상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후 양측의 협의가 진전을 보인 것이다.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대형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손쉽게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모든 상품이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에서 비교·추천 서비스되는 것은 아니다. 종신·변액·달러보험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설명이 필요한 상품은 서비스에서 제외됐다. 대신 자동차·여행자·펫보험 등 담보구성이 유사하고 현재도 CM(온라인) 채널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이 주가 된다. 여기에 건강보험도 서비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단계적 규제 완화에 따라 실손의료보험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모든 상품이 플랫폼에서 서비스 되는 것이 아님에도 설계사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장기적으로 보험소비자들이 플랫폼 이용에 익숙해지고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설계사의 중요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영업인 노동조합 연대는 21일 광화문 정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핀테크 기업의 보험영업 진출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행되면 규모가 큰 핀테크 기업들이 특혜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보험사 영업매출 90%는 보험설계사들이 올리고 있다”며 “플랫폼이라는 채널이 활성화될수록 설계사들의 활용도는 떨어지고 이들에 대한 필요성도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0년대 초반, 방카슈랑스 도입 때도 설계사들이 은행에 일자리를 뺏긴다며 강력히 반발했던 적이 있다”며 “플랫폼이 은행보다 강력한 채널이라 볼 순 없지만 파급력은 크다보니 설계사들이 물러설 수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금융당국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규제 완화 발표가 나온 이후 한국보험대리점(GA)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45만 설계사에게 건전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플랫폼의 시장 진출로 비용이 상승해 결국 보험소비자가 인상된 보험료 청구서를 받아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광화문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집회에서 설계사들은 2003년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20년간 설계사 수가 60%나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설계사 측은 빅테크가 보험시장에 들어오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이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면서까지 설계사들을 죽이지 말아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현재 빅테크 3사는 자회사GA로 NF보험서비스(네이버), KP보험서비스(카카오페이), 토스인슈어런스(토스)를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서 수집된 데이터베이스(DB)가 자체 GA에서 활용되면 기본적으로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주장이다.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CM채널에서 자동차보험 판매가 허용된다면 GA설계사들도 이 채널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끔 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며 “당국이 조만간 최종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텐데 설계사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상품 설명, 여전히 필요 VS 목마른 우리에겐 기회” 대부분의 설계사들은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 GA설계사는 “보험은 마트에서 물건 고르듯 고르는 상품이 아니라 설계사들의 제대로 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보험사 전속설계사도 “여전히 설계사 하면 ‘불완전판매 온상’, ‘보험사기 공범’ 등 부정적 인식이 많지만 이는 일부 설계사들의 문제”라며 “어느 업권이나 ‘일부의 문제’는 존재하는 만큼, 성실히 일하는 설계사들의 생존권은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몇몇 설계사들은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강화된 온라인 영업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강조했다. 플랫폼의 시장 진출이 이뤄지면 설계사들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만큼 온라인 규제라도 완화해달라는 얘기다. 한 영업설계사는 “블로그에서 보험 단어를 많이 쓰면 심의에 걸리고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도 심의에만 한달 이상 걸리면 설계사들은 이 기간에 영업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라고 밝혔다.다만 일부 설계사들은 플랫폼의 보험 시장 진출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형 보험사·GA 설계사들 대비 중소형·중소GA 설계사들은 고객DB 확보에 늘 애를 먹는다. 하지만 플랫폼으로 보험소비자들이 모이면 중소형사도 대형사와 비슷한 조건으로 경쟁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다. 한 중소형사 설계사는 “회사로부터 DB를 꾸준히 공급받고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울타리를 확보한 설계사들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당장 영업에 목마른 다른 설계사들 입장에서는 플랫폼 시장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03.21 15:27

4분 소요
정성 들여 만든 ‘보험다모아’…빅테크 앞에 설 자리 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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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상품 비교 플랫폼 ‘보험다모아’가 유명무실해질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는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서도 온라인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보험다모아의 이용 고객이 줄면서 운영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서비스에 들어갈 상품 범위가 아직은 한정적이라 다양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보험다모아의 운영과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다모아, 일평균 이용 고객 1만명 미만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들이 온라인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업계의 관심은 기존 보험다모아에도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보험다모아를 통해 보험 상품들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접근성이 높은 핀테크의 플랫폼 보험 비교 서비스가 시작되면 고객 유입 측면에서 보험다모아가 경쟁력을 잃고 기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2015년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보험다모아는 생명·손해보험협회가 비영리로 운영하는 보험상품 비교 플랫폼이다. 기존에 고객이 각 보험사에 연락하거나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 상품을 모두 비교하던 번거로움을 없애고자 보험다모아가 만들어졌다. 보험다모아 출시 이후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매년 증가했다. 아울러 소개되는 상품도 많아졌다. 금융위원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다모아 이용자는 2019년 일평균 방문자가 3000명을 넘은 뒤 2021년 상반기까지 8000명을 돌파했다. 소개되는 보험 상품도 서비스가 처음 출시된 2015년 당시엔 207건을 기록했고, 이후 매년 증가하면서 지난해 8월에는 400여 건으로 약 두 배 늘었다. 금융위도 소비자가 증가하자 2019년 5월에 홈페이지 디자인을 전면 개편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 개편 당시에 홈페이지에 있는 보험 유형, 가격 지수 등 상품의 구체적인 정보를 추가했고, 소비자가 자주 찾는 어린이 보험 및 암보험 등을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 보장성 보험에는 치아 및 치매 보험을 신설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을 높였다. 빅테크 보험 비교 시대 열려, 보험다모아 유명무실 가능성도 하지만 보험업계는 당국의 관리와 보험다모아의 상품 확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 출시된지 상당 기간이 지나도 일평균 방문자 수가 1만명을 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보기도 한다. 특히 온라인 보험 시장이 커지면서 각 보험사마다 다이렉트 보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보험다모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도 알려졌다. 보험사가 온라인 채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만큼 수수료 절감이나 상담 연계 등 고객 만족도를 더 높이고 있어 보험다모아의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고객이 보험다모아에서 정보를 확인해 상품 가입을 결정했더라도, 계약 과정에서 특약 가입 등으로 기존에 알던 정보와 다를 점을 발견할 수 있고, 보험다모아에서 보험사 홈페이지로 이동해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하는 과정도 고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업계는 보험사들이 자사 온라인 채널을 활성화하고 있고, 현재와 같이 보험다모아의 불편성과 낮은 인지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나오면 기존 보험다모아 서비스에까지 영향을 줄 있다고 보고 있다. “보험다모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보험다모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특히 새로운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자동차보험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다모아의 상품별 검색 현황 중 자동차보험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대면으로 자동차보험을 찾는 수요가 많다. 그만큼 이용 접근성이 높은 포털이 자동차보험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고객을 쉽게 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로 출시될 비교·추천 서비스의 최종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자동차보험을 포함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 보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인기가 있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제외되면 기존에 금융소비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당국의 취지와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외에도 실손의료보험, 저축성보험 등 고객 관심이 높은 상품도 비교·추천 서비스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인기 있는 온라인 보험 상품의 수요를 빼앗기면서 보험다모아가 더욱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다만 보험업계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나온다고 해도 당장 상품 규모가 보험다모아보다 작은 만큼 보험다모아가 당분간 운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에서 다뤄지는 상품 숫자가 더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비스의 필요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보험다모아가 다소 위축될 수는 있지만 대상 보험 상품 범위가 달라 계속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23.03.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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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토서 보험료 비교 시대 '활짝'...'제 2의 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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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영업은 보험설계사 혹은 텔레마케터(TM), 은행 상담원(방카슈랑스)이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받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보험을 먼저 ‘찾는 사람’이 적다보니 찾도록 만들어야 하는 ‘푸쉬(PUSH)영업’이 주를 이룬다. 실제 보험사 수입보험료에서 대면, TM, 방카슈랑스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80~90%에 이른다. 디지털온라인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보험업계에서는 CM(온라인)채널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은 금융상품 중개업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허용했다. 수천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이 운영하는 대형 포털사이트와 플랫폼 내에서도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향후 플랫폼들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어떤식으로 활용할지, 설계사 중심의 현 보험영업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복잡했던 보험 비교, 이제 ‘쉽고 간편하게’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23일 금융위원회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어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이 예금·보험·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심의했다. 이 발표에서 업계가 주목한 것은 보험업이다. 은행, 송금, 증권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종합금융플랫폼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빅테크 입장에서 보험은 사실상 ‘마지막 퍼즐조각’이다. 보수적인 보험산업의 특성상 빅테크는 늘 규제의 벽에 막혀 사업 진전을 이뤄내지 못해왔다. 하지만 이번 규제 허용으로 보험소비자들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포털이나 핀테크 업체들, 또 금융사들이 운영하는 플랫폼 등에서 여러 회사 상품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됐다. 단, 업권간 이견으로 비교·추천 서비스는 아직 최종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는 기본적으로 종신, 변액, 외화보험 등 상품구조가 복잡하거나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는 상품은 비교·추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이 영역에서는 아직 설계사 등 전문가들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신 담보구성이 표준화돼있고 온라인 판매비중이 높은 실손, 저축, 여행자, 펫보험 등을 서비스 대상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업계 반대로 금융당국이 대상 상품으로 고심 중이지만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올 상반기 내에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입장이다.이번 결정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소비자의 ‘보험 접근성’이 눈에 띄게 향상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현재 국내 포털사이트 점유율 1위 업체인 네이버 검색창에 ‘자동차 보험료 비교’를 검색하면 ▲각 손해보험사별 다이렉트 가입사이트 ▲보험대리점 보험료 비교사이트 ▲보험료 비교를 설명한 블로그 및 카페 ▲정부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수퍼마켓 ‘보험다모아’ 사이트 등이 순서대로 표시된다.각 사별 다이렉트 사이트에서는 해당 회사의 보험료만 볼 수 있다. 보험대리점이 운영하는 보험료 비교 사이트는 사실상 자기들에게 유리한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편이다. 블로그 글도 대부분 설계사나 보험대리점의 광고글이라 유용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보험다모아는 여러 회사상품의 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로 공신력을 갖춘 것이 장점이지만 정보 제공은 다소 한정적이다. 보험료 인상 우려도...업계 힘씨름 ‘여전’하지만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도입되면 대형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에서 각 사별 보험료를 손쉽게 비교하고 추천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소비자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상품 찾기 과정으로 온라인 가입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 제도가 다소 껄끄러운 측면이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보험 접근성 측면에서만 보면 플랫폼업체가 비교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관련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배달플랫폼 앱이 생기며 음식값, 배달료 등 소비자 비용 부담이 커졌듯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으로 빅테크, 핀테크에 지급하는 수수료 때문에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보험업계와 플랫폼업계는 수수료 기준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업계는 계약 체결건당 10% 이하, 보험업계는 2%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향후 빅테크가 시장에 ‘참여’하는 수준이 아니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시대 흐름상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을 막을 수 없다면 보험사에 유리한 조건이라도 만들어놔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23.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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