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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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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붉은 가전’...韓 안방 장악하는 ‘레드 테크’

산업 일반

중국이 한국의 안방 깊숙이 들어왔다. ‘싼게 비지 떡’, ‘대륙의 실수’ 등의 말이 무색할 만큼, 중국 테크기업의 행보는 매섭다.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중국 테크기업의 모습을 보며 일각에서는 ‘작정했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 테크기업의 기술 면모를 살펴보기 위해선 집을 주시해야한다. 삶을 영위하는 공간은 집이다. 중국은 이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결과물은 ‘중국의 가전’과 ‘스마트홈’이다. 스마트홈은 종합배선기술과 IT통신, 자동제어시스템 등의 기술을 복합적으로 융합된 공간이다. 쉽게 말해 가정에 있는 가전제품을 연동해 집안일을 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스마트홈이다. 28년 갈고 닦은 중국의 ‘똑똑한 집’1997년. 중국에 스마트홈 산업이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된 시점이다. 이때부터 중국의 스마트홈 산업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을 찾았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 정부와 협력해 중국 내 IT 인프라를 발전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비너스’다. 이를 기점으로 중국 스마트홈 시장은 본격적으로 발전한다.대표적인 예가 중국 가전제품 기업 하이얼이다. 하이얼은 1999년 중국 최초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TV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후 2009년 사물인터넷 연구가 본격화됨에 따라, 스마트홈 관련 기술도 대폭 개선됐다. 또 발전 영역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당시 스마트 웨어러블 장비 관련 개발연구기관 간지중궈(感知中国)가 설립될 만큼, 중국은 기술 개발에 진심이었다.중국의 진심은 지원 정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36Kr-스마트홈산업연구보고 및 첸잔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스마트홈시장 발전을 위한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 다양했다. ▲신규인공지능산업발전3년계획 ▲소비체계완화 및 주민소비잠재력 개발제안 ▲소비촉진정책 ▲소비증가최적화 및 국내시장형성방안 ▲에너지절약보조정책 ▲고화질영상산업발전계획 등이다. 이 밖에도 중국은 스마트홈 산업의 기반 기술인 사물인터넷 및 5G 관련 지원정책도 펼쳤다. ▲사물인터넷(NB-IoT)의 전면적인 발전 고지 ▲공업인터넷발전계획 ▲사물인터넷안전화이트북 ▲5G 가속발전 20개 이상 성급행 정구 관련 정책 등이다. 中 테크가 채워 넣는 한국의 안방중국 정부의 보살핌 아래 성장한 중국 테크기업의 상륙지는 한국이다. 중국 가전 기업 로보락은 한국 시장에 무사히 안착한 대표적인 중국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로보락은 지난 2022년부터 20204년까지 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성장세도 꾸준하다. 로보락의 매출액은 ▲2020년 291억원 ▲2021년 480억원 ▲2022년 1000억원 ▲2023년 2000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왔다. 한국 법인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성장해온 셈이다.이제 로보락은 ‘저가’가 아닌, ‘프리미엄’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로보락은 롯데·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함과 동시에 최신 제품 가격을 180만원으로 책정할 만큼,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다음은 샤오미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던 샤오미는 최근 한국 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TV ▲웨어러블 ▲보조배터리 ▲로봇청소기 등의 제품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특히 샤오미는 매번 실패했던 ‘스마트폰’ 영역에 힘을 싣는다. 샤오미는 최근 AI 스마트폰 ‘레드미 노트 14 프로(Pro) 5G’를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해당 모델은 8GB+256GB 모델을 39만원, 12GB+512GB 모델 49만원으로 출시돼 압도적인 가격우위를 점했다.앞서 샤오미는 지난 2016년 국내 유통업체들과의 총판 계약으로 한국 시장을 노렸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그 원인으로 ‘국내 서비스센터’의 부재가 꼽혔다. 이에 샤오미는 법인 설립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AS 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TCL도 움직인다. TCL은 글로벌 TV 판매량 점유율 2위를 달성한 중국 가전 기업이다. 지난 2023년 한국법인을 설립해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TV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TCL은 쿠팡 등 온라인 판매채널에서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일부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TCL은 별도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직판 체제를 구축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그간 TV 판매에 집중해온 TCL이 올해부터는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 다른 생활 가전을 직접 공급하며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에 상륙한 맏형들 뒤로, 후발주자도 충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유니콘기업은 총 1460개다. 유니콘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일컫는데, 한 국가와 지역의 혁신생태와 경제발전 활력을 가늠하는 징표 중 하나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미국의 유니콘기업 수는 701개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357개의 중국이다. 미국과 중국의 유니콘 기업 분포 상황을 합산하면 약 74.6%에 달한다. 특히 중국의 신규 글로벌 500대 유니콘 기업은 총 32개로 집계됐다. 이는 신규 기업 수 세계 1위다. 신규 기업은 주로 ▲첨단 제조 ▲금융 과학기술 ▲기업 서비스 ▲인공지능 등 분야에 집중됐다.

2025.02.07 06:00

4분 소요
5조원 규모로 성장한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매출

IT 일반

지난해 국내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매출이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4년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이번에는 조사 대상 기업을 기존 500개에서 1000개로 확대했다. 2023년 기준 관련 사업체 수는 1만3천514개로 전년 대비 21.5% 늘었다.분야별로는 영상 제작·제작 지원 1만7개(23.8% 증가·이하 전년 대비), 광고·마케팅 2132개(0.7% 감소), 매니지먼트(MCN) 1232개(49.9% 증가), 온라인 비디오 공유 플랫폼 143개(101.4% 증가)로 조사됐다.산업 전체 매출액은 5조3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9% 성장했다.분야별로는 영상 제작·제작 지원 2조737억원(30.5% 증가), 광고·마케팅 1조7663억원(12.6% 증가), 매니지먼트(MCN) 7531억원(14.1% 증가), 온라인 비디오 공유 플랫폼 7229억원(135.3% 증가) 순으로 파악됐다.업체당 평균 매출은 3.9억원이며, 매출 5억원 미만 업체가 대다수(65.4%)로 나타났다.관련 산업 종사자 수는 4만2378명으로 전년 대비 19.8% 늘었으나, 여전히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가 83.5%를 차지했다. 또 30대 이하 청년이 58.7%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체는 전체의 74%(1만개)로 연평균 58.1편을 제작했다. 콘텐츠 장르는 패션·뷰티 등 라이프스타일(36.5%), 교육·강의 등 정보전달(26.6%), 여행 등 취미(22.7%) 순이었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은 유튜브(68.1%), 인스타그램(10.8%), 네이버TV(7.3%) 순으로 나타났다.

2024.12.26 21:24

2분 소요
은행권, 7000억원 투입해 ‘소상공인 채무·폐업·대출’ 지원한다 [이슈+]

은행

은행권이 연간 6000억~7000억원을 부담해 25만명, 대출액 14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나선다. 기존 정부의 7·3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보강해 빠짐없이 촘촘하게 지원하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방안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사원은행 은행장들은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연체 전 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 ▲폐업자 저금리·장기분할상환 프로그램 ▲상생 보증·대출 ▲컨설팅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한다. 연 6000억~7000억원의 이자부담 경감과 출연으로 연 25만명, 대출액 14조원에 대한 소상공인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맞춤형 채무조정은 정상 차주라도 상환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차주에 대해서는 장기분할상환, 금리감면 등 ‘소상공인 맞춤형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기존 은행권 자체적으로 연체우려차주 등에 대해 만기연장 등 채무조정을 지원해 온 ‘개인사업자대출119’ 프로그램을 119플러스(Plus)로 강화해 장기분할상환, 금리부담 완화 등을 지원한다.기존 개인사업자대출119가 개인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했던 것과 달리 법인 소상공인까지 대상 차주를 확대했다. 대상 규모는 ▲직전년도 매출액이 20억원 미만이고 ▲총자산이 10억원 미만이며 ▲해당 은행 여신이 총 10억원 미만인 곳이다. 은행별 확대 적용이 가능하며 도박기계나 사행성 불건전 오락기구 제조업, 유흥주점 등 업종은 제외된다.요건은 ▲연체우려가 있는 차주 ▲휴업 등 재무적 곤란상황에 처한 차주 ▲연속 연체기간이 90일 미만인 차주 등이면 지원대상에 해당한다. 연체우려차주의 기준을 계량화하고 세분화해 요건에 부합할 경우 심사를 간소화해 지원할 계획이다.신용등급 6등급 이하, 6개월 이내 해당 은행 누적 연체일수가 30일 이상, 대표자가 저소득(연소득 3500만원) 또는 저신용(신용평점 하위 10%)인 개인사업자 등이다. 연체 우려가 있더라도 대출 이용 기회를 지속 제공하되, 부실 가능성을 줄이고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만기연장 뿐 아니라 장기분할상환대환, 금리부담 완화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기존 사업자대출을 최대 10년의 장기 분할상환상품으로 대환하고, 대환·만기연장 과정에서 금리 감면 조치도 병행될 예정이다. 재산출된 금리가 높아지더라도 기존금리 이하로 제한한다. 재산출된 금리가 기존보다 높지 않은 경우에는 일부 금리감면이 가능(시행 이후 3년간 신청자 대상)하다. 은행연 모범규준 개정과 전산작업 등을 거쳐 내년 3~4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은행권은 사업을 더 이상 영위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큰 부담 없이 사업을 정리하고 남은 대출금을 천천히 갚아나갈 수 있도록 ‘폐업자 저금리·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취약 자영업자가 일시상환 요구 등 상환 부담으로 인해 폐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저금리·장기 분할상환 대환대출을 도입하는 내용이다.대상은 정상 상환 중인 개인사업자 대출(신용·담보·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부대출)이다. 연체가 발생한 폐업자의 경우 새출발기금으로 원금감면 등 지원이 가능하다. 이날 이후 신규 대출 건은 대상에서 제외된다.만기는 차주가 원하는 범위 내에서 최장 30년까지 지원한다. 상환유예(최대 1년) 또는 거치(최대 2년)도 가능하다. 잔액 1억원 이내 대출의 경우 3% 수준(현재 조달금리 기준, 5년 변동)의 저금리로 지원한다. 대환에 따른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프로그램을 지원받는 중에 신규 사업자 대출(자행·타행 불문)을 받는 경우에는 지원이 중단된다. 소상공인 특화 취업지원 프로그램, 희망리턴패키지 등 정부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폐업 초기 단계부터 신속한 지원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은행연 모범규준 개정과 전산작업 등을 거쳐 내년 3~4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시행 후 3년간 신청 가능하다. 상생 보증 및 대출 확대, 소상공인 재기 지원은행권은 성실상환자, 경쟁력 제고 가능 소상공인 등 재기 의지가 있는 사업자가 추가 사업자금을 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 상생 보증·대출’도 출시한다. 햇살론119는 은행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이용 중인 취약 개인사업자에게 금융부담 경감과 함께 사업 운영을 위한 신규 운전자금 보증부대출을 공급해 신속 재기를 지원할 계획이다.대상은 은행권의 119플러스 프로그램을 6개월 이상 이행 중인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개인사업자다. 원금 상환 유도를 위해 장기분할상환, 일부 상환 조건부 만기연장 차주는 3개월 이상 이행 시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금리는 연 6~7% 수준(현재 조달금리 기준, 보증료율 0.5% 포함)이다. 한도는 최대 2000만원(신규 1000만원, 복합상담 후 추가 1000만원)이다. 상환방식은 최대 5년 분할상환(1년 거치 포함)이고, 보증비율은 95%다.은행권에서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고, 보증심사를 진행하는 위탁보증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용자는 해당 은행에서 119플러스 프로그램과 보증심사·대출까지 한 번에 받아 신규 자금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전산개발, 업무협약 등을 거쳐 내년 4월 시행할 계획이다.은행권은 ‘소상공인 성장 업(up)’으로 경쟁력 강화가 가능한 소상공인에 대해 추가적인 설비·운전자금 보증부 대출을 공급한다. 이미 사업체를 운영 중이면서, 수익성·매출액 증대 등 경쟁력 강화 계획을 입증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조건은 ▲신용대출 대비 저금리 제공, 보증료율 0.8%(0.2%p 우대) ▲한도 개인사업자 5000만원, 법인 소상공인 1억원 ▲최대 10년 분할상환(최대 3년 거치 포함) ▲보증비율 90% 등이다.은행권에서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출연하고, 보증심사를 진행하는 위탁보증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신용보증재단 및 중앙회와 함께 전산개발, 업무협약 등을 거쳐 내년 7월 중 시행할 계획이다.은행권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거래은행이 상권분석, 금융·경영지원 등 컨설팅과 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창업, 성장, 폐업 등 단계별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창업·채무조정자 등을 우선 지원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은행별로 우선 컨설팅을 시행한 후, 은행연 주관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년 1분기 중 구체적인 컨설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소진공 정책자금 상환연장제도, 소상공인 대환대출, 전환보증 등 ‘금융지원 3종세트’에 대한 홍보와 안내를 협조할 계획이다.은행연과 금융당국 등 관계부처는 연간 6000억~7000억원의 은행권 이자부담 경감과 출연으로 연 25만명, 대출액 14조원에 대한 소상공인 금융지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맞춤형 채무조정 강화는 연 10만명·대출액 5조원 규모가 대상이다. 이자부담이 연 1210억원 경감돼 차주당 121만원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폐업자 저금리(3%)·장기(30년) 분할상환 대환대출은 연 10만명, 7조원 규모가 대상이다. 이자부담이 연 3150억원 경감돼 차주당 103만원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소상공인 신규 자금공급 재원은 ▲햇살론119는 연 3만명·대출액 6000억원, 출연액 약 1000억원 ▲소상공인성장업은 연 2만명·대출액 1조1000억원, 출연액 1000억원 규모다.은행연은 “연체차주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으로 큰 폭의 채무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나, 성실상환 중인 폐업예정자, 연체 우려차주에 대한 지원 등은 다소 부족했다”며 “이에 은행권은 금융당국과 협의해 연체 전 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 폐업자에 대한 저금리·장기분할상환 등 소상공인 상황에 맞는 자금지원과 컨설팅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024.12.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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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최대 경쟁자' 스페셜티 커피는 왜 특별한가[스페셜리스트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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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9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커피 전시회 ‘서울 카페쇼’는 역대 최대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커피업계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특히 올해 열린 서울 카페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스페셜티 커피’였다. ▲커피리브레 ▲모모스커피 ▲펠트커피 등 스페셜티 커피 부스에는 엄청난 규모의 인파가 몰려, 이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커피 3세대’ 스페셜티 커피의 등장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는 용어는 1974년 'Tea and Coffee Trade Journal'에서 Ena Knust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이후 1982년 전미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를 통해서 ‘생산지의 지형적 특성 테루아를 반영해 독특하고 특별한 풍미를 지닌 커피’라는 개념으로 정의됐다. 전문가들은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커피 산업의 새로운 물결’ 혹은 ‘커피 산업의 3세대’라 부르기 시작했다. 커피 산업의 1세대는 한국, 일본과 같이, 미군 주둔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인스턴트 커피를 포함한 커피 산업의 대중화 시대로 볼 수 있다. 커피 산업의 2세대는 역사상 가장 커다란 화제가 된 프랜차이즈 커피업체 스타벅스의 출현에서 시작한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를 기반으로 이국적인 용어와 다양한 옵션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미국 내 3개 지점에서 77개국 2만8000여개의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의 시스템은 전 세계 프랜차이즈로 보급됐고 미국의 ‘시애틀 베스트’, 유럽의 ‘코스타’, 한국의 ‘카페베네’와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구현하며, 편의성을 강조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시스템의 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밀레니엄 이후 현대인들의 미식 발전과 함께, 지금보다 더 고품질의 커피를 원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0년도 전후, 전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를 중심으로 양질의 커피와 생산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원조인 ‘인텔리젠시아’, 미국 서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상징하는 ‘스텀타운’, 동부의 ‘카운터컬쳐’, 샌프란시스코의 ‘블루보틀’은 새로운 커피 시장을 열었다. 또 2010년경, 북유럽의 ‘팀윈들보’와 ‘푸글렌’, 영국의 ‘스퀘어마일’, 일본의 ‘마루야마’와 같은 스페셜티 커피 업체 등이 커피 시장을 더욱 확대시켰다.한국의 경우 2009년, 서울 보헤미안의 헤드 로스터 출신 서필훈씨가 한국 최초로 큐그레이더 자격을 취득하면서,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문을 열었다. 스페셜티로 인정받기까지스페셜티 커피의 품질은 스페셜티 커피 협회 산하인 커피품질연구소(CQI)에서 인증한 큐그레이더(Q grader)들이 향미·맛·산미·질감·후미·일관성·균형감·깔끔함·단맛 등으로 정리해 항목별 점수를 매긴다. 이때 각 항목별 점수(10점 만점)를 더해 총합 80점 이상 점수를 획득한 커피가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로 인정받는다. 참고로 커피 맛을 평가하는 커핑(Cupping) 작업을 진행하는 큐그레이더의 자격 취득을 위해 서는 총 24 과목의 필기와 실기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현재 활동하는 전 세계의 6000여명의 큐그레이더 중 한국인은 약 3000명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의 노력과 성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별된 스페셜티 커피의 맛은 ▲과일 ▲꽃 ▲초콜릿 ▲캐러멜과 같은 맛과 향미 ▲농후한 질감 ▲섬세한 단 맛▲균형감 등으로 표현된다. 또한 과일의 향미는 ▲귤 ▲한라봉 ▲오렌지 ▲자몽과 같은 '시트러스'와 ▲딸기 ▲블랙베리 ▲블루베리 ▲산딸기와 같은 '베리류', 그리고 ▲사과▲배 등으로 나뉜다. 인류가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과일 향미는 딸기와 같은 부드러운 복합성, 자몽과 같은 선명한 산미, 사과의 청량함과 같은 맛과 향의 총합이다. 꽃을 상징하는 향미는 강력한 임팩트의 라일락, 여운이 길고 섬세한 자스민, 복합적이면서 우아함이 돋보이는 장미향이 좋은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다. 초콜릿은 쌉사름하면서 감칠맛과 진득한 질감이 구성됐을때, 좋은 특징이 발현된다. 캐러멜은 단맛의 입체적인 상태에 따라서 품질이 달라진다. 커피의 단맛은 설탕과 같은 임팩트를 준다기보다 전체적으로 맛의 균형을 유지하는 측면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질감의 경우 신선한 우유와 같은 농도감이 가장 좋은 품질을 상징한다. 스페셜티 커피 맛을 기준으로 좋은 커피를 표현하면 ‘아름다운 과일, 꽃, 초콜렛과 캐러멜과 같은 다양한 향미와 맛이 복합적으로 발현되면서 선명한 개성과 우아한 균형감과 함께, 단맛과 질감이 여운있게 이어지는 커피’라고 설명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지고 스페셜티 온다 바리스타들의 챔피언 매장도 있다. 김사홍 바리스타의 ‘커피템플’ ‘사이폰 챔피언’ ‘커피인굿스피릿 챔피언’ ‘KNBC 챔피언’과 신창호 바리스타의 ‘디폴트밸류’, 핸드드립 커피를 상징하는 브루어스컵 국가대표 출신 정형용 바리스타의 ‘코스피어’ 등이 챔피언의 매장을 상징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이 성수, 연남, 망원 등을 상징하는 매장으로 자리를 잡는 추세다. 이 중에서도 성수동의 ‘로우키’, 서울숲의 ‘메쉬’, 망원동의 ‘딥블루레이크’ 등이 지역을 상징하는 업체로 성장했다.이외에도, 해외의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이 한국에 꾸준히 진출했는데, 세계 최대의 블루보틀커피,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원조 인텔리젠시아, 북유럽에서 서울로 진출한 푸글렌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까다로운 한국의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시장 성장성은 매우 긍정적이다. 지난해 기준 스타벅스코리아는 총 1841개 매장에 매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투썸플레이스는 4800억원, 메가커피는 3684억원의 매출을 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커피리브레는 총 3개 매장에 매출은 221억원이다. 이밖에 프릳츠 커피는 150억원, 모모스 커피가 131억원의 매출을 냈다. 또한 원가 개념의 블렌딩 생두 가격은 프랜차이즈 커피의 경우 뉴욕 커피지수 평균 150을 기준으로, 1킬로그램(Kg) 기준 5000원이다. 반면 스페셜티 커피는 지난해 그리니시 위클리 자료를 기준, 블렌딩 생두 평균 가격이 1Kg 기준 1만5000원이다. 이처럼 전체적인 수치만 보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시장규모는 아직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과 큰 격차를 보인다.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업체들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 대비 3배 이상 비싼 생두를 사용하고, 매장당 평균 매출액도 5배(스타벅스 15억4000만원·커피리브레 73억원)이상 차이가 난다.이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열혈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페셜티커피 산업은 커피리브레와 프릳츠, 모모스 커피 등 업계 전체가 균형 있게 성장 중이고 협업 체제도 활발한 편이다. 원두 구매시장의 매출과 이익률이 높다 보니 장기적으로 봐도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된다.반면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은 업계 1위 스타벅스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머지 업체들의 수익성에 물음표가 생긴 상황이다. 또한 메가커피로 대표되는 저가커피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졌다.스페셜티 커피시장의 고민10여년 전만 해도 한국의 건물주들은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을 입점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셜티 커피업체가 입점한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실제로 뉴욕 맨해튼에서 최고의 자산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그라운드 제로 프리덤 타워’ 1층에는 스페셜티 커피 블루보틀이 입점해 있다.한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는 새롭게 완공한 사옥에 스페셜티커피 업체 프릳츠를 입점시켰고, 지금도 수많은 부동산 자본들이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을 꾸준하게 접촉하고 있다. 이익을 중시하는 전통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성장률이 감소하는데 반해, 품질을 기반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업계 선도 기업과 후발주자 간 편차가 크고, 저품질 유사업체들이 증가한다는 점은 스페셜티 커피 산업 내부적으로 고민해볼 만한 지점이다.마지막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과 추천 메뉴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커피리브레 파란점의 카페모카다. 품질 좋은 블렌딩 에스프레소와 발로나 커버처로 만든 초콜릿이 포함된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모카커피다.두 번째 추천 메뉴는 모모스 커피의 싱글오리진 브루잉(핸드드립) 커피다. 싱글오리진은 지형적 요인에서 발현되는 테루아를 반영한 개성있는 단종 커피다. 부산시장 관사를 대중에게 오픈한 모모스 도모헌 내부에서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마지막은 마포에서 시작한 프릳츠가 제주 성산에 새롭게 문을 연 성산 프릳츠의 카페라테다. 양질의 프릳츠 커피와 신선한 제주 우유가 절묘하게 조합된 것이 이 커피의 특징이다. 프릳츠의 빵과 곁들어도 훌륭하다.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2024.12.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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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축소시대, 기업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대형 설계사무소에 다니는 30대 남성 직장인 A씨는 10월 예정인 배우자의 출산을 앞두고 고민이 깊다. 3개월간 육아휴직을 내고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싶지만, 육아휴직은커녕 출산휴가 신청조차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동료가 출산 예정일을 물었을 때, “남자가 애 낳냐?”며 남성의 육아참여를 매우 대수롭지 않게 평가한 직속 상사의 반응이 떠올라 아직 출산휴가에 대한 얘기는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한 상황이다.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노동자에게 보장된 권리이지만, 실제로 이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과감히 육아휴직을 신청하더라도 복직 후 고용 유지 가능성은 미지수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여건은 더욱 열악하다.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각종 저출산 대응 정책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약이 무효한 이유다. 정책이 실행되는 현장, 즉 기업의 운영 시스템과 관리자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기업 인구위기 대응 점수는 낙제점최근 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 주체로서 정부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다수 기업의 인구위기 대응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수준이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지난해 개발한 인구위기 대응 기초평가 지표를 활용해 국내 기업 300곳을 평가한 결과,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 55.5점에 그쳤다. 합격점의 기준이라 볼 수 있는 80점을 넘은 곳은 단 5곳뿐이었다.조사 대상은 제3자 검증이 완료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국내 기업 중 자산 규모가 높은 순으로 선정했다. 평가 체계는 ‘출산·양육 지원’, ‘일·가정 양립 지원’, ‘출산친화 기업문화 조성’, ‘지방소멸 대응’ 4개의 영역으로 구분되며, 9개의 평가항목과 17개 평가지표의 하부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같이 공개된 출처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의 출산·육아 지원 정책 보유 및 제도 운영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최고점은 85.3점, 최저점은 16.2점으로 기업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17개 지표 평가 결과, 삼성전기가 1위를 차지했으며 롯데정밀화학이 83.8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KT&G가 80.9점으로 뒤를 이었다. 17개 평가지표 중 가장 점수가 낮은 지표는 배우자의 출산·양육 지원 관련 지표다.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는 300개 기업 중 211곳이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법적 의무기간인 10일을 보장하고 있다. 반면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하여 운영하는 기업은 16곳에 불과하다.출산·양육 지원의 핵심제도인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각각 1953년 ‘근로기준법’과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면서 처음 도입됐다. 두 제도 모두 도입 당시에는 이용 대상을 여성 근로자에게 한정했다. 그러나 1995년 육아휴직 신청자 대상에 배우자를 포함하도록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됐고 배우자의 출산휴가는 2007년 동법 18조의2에 신설됐다. 육아휴직 제도가 도입된 지 40년 가까이 지나고 있는 시점이지만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절반 수준이며, 전혀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20%에 달한다(고용노동부(2023), 2022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로는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 가중(42.6%)’,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나 문화(24.2%)’,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20.4%)’ 등이 꼽혔다. 즉, 법적으로 보장하는 육아휴직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직장 내 ‘눈치‘인 셈이다. 특히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인한 남성 육아휴직 사용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많은 남성들이 아버지로서의 권리인 육아휴직을 포기하게 만든다.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자는 여성 육아휴직자의 3분의1 수준이다. 계속해서 이 차이는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여성 쪽에 더 많은 육아책임이 쏠려 있는 육아휴직 불균형은 출산율 감소로 이어진다. 배우자의 적극적인 육아참여를 기대하는 젊은 여성들의 가치관과 주양육자로서 참여하고자 하는 젊은 남성들의 인식 변화를 사회가 수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휴직 사용 후 복귀, 산 넘어 산육아휴직은 사용 자체도 걸림돌이 많지만, 육아휴직 후 복귀는 실질적인 어려움의 시작이다. 1년 정도의 업무공백기를 마치고 복귀하는 근로자는 대부분 변화한 근무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빠르게 이전 업무 능률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복귀 온보딩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동료와의 갈등이 깊어지거나 고과평가,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육아휴직 근로자의 업무 공백을 남은 동료가 떠안게 되는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이 개인단위로 파편화되는 것이다. 실제로 2023년 4월부터 10월까지 온라인 모성보호 익명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220건이며 이 중 가장 많이 신고된 내용은 육아휴직(90건)과 관련한 신고다. 위반행위 유형별로 살펴보면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불리한 처우(47건)가 가장 많았고 이어 제도 사용방해(23건), 승인거부(13건)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43만여개의 사업체 중 약 30%만이 육아휴직기간 전체를 승진소요기간에 산입하고 있다.출산을 포기하는 개인에게는 ‘국가소멸 위기’라는 사회적 문제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출산을 선택하는 개인에게 발생하는 불이익은 왜 사회가 책임지지 않는가? 정부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어렵게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후 퇴사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특히 중소·영세기업에서 자주 발생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중소기업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복귀 후 1년 내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육아휴직자 퇴사율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남녀 모두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 필요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의 핵심인 육아휴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동료 또는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육아휴직은 더 이상 여성 근로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현재 여성 근로자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육아휴직 제도를 남성 근로자로 확대 운영하고 남녀 구분 없이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 양육자의 역할을 여성에게 국한하지 않고 남녀 모두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며 특히 인사권을 가진 기업 관리자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장애인인식 개선교육 등과 같이 대응 매뉴얼을 개발하여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육아휴직 사용자에 대한 성과평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법규에서 금지하고 있는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리한 처우’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고 불리한 처우가 있더라도 실제 당사자의 육아휴직으로 인한 것인지 인사권자의 정당한 평가인지 밝히기 어렵다. 따라서 육아휴직 복귀자들에 한해 평가유예기간을 부여하거나 휴직 이전 특정 기간 동안의 평가를 적용하는 등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한편 휴직자의 대체 업무 수행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육아휴직 당사자는 휴직 기간동안 동료에게 업무를 떠넘겼다는 마음의 빚을 지게 되고 동료는 ‘왜 내가 피해를 봐야 하나?’라는 불만이 쌓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육아휴직 중인 직원 업무를 대신해주는 동료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수당 규모는 휴직 사원의 직무와 휴직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 7월 육아휴직 응원수당 제도를 신설한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은 올해 4월까지 약 9천명에게 수당을 지급했다. 우리나라도 올 7월부터 육아기 단축업무 분담 지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사용한 직원의 업무를 분담한 동료 직원에게 사업주가 먼저 금전적 보상을 하고 정부가 월 최대 20만원까지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원금 규모가 제한적이고 중소기업에 한해 시행되고 있으나 육아휴직제도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마지막으로 육아휴직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경직된 기업문화나 주요 업무 배제 등으로 인해 어렵게 업무에 복귀한 육아휴직 사용자가 노동시장에서 비자발적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은 출산율 제고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경력단절은 향후 노동시장에 재진입 시 임금 격차를 가져오기 때문에 출산 대신 경력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안정적인 고용 및 복직 환경은 근로자의 커리어 유지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며 기업 입장에서도 우수 인재를 계속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의 적극적인 육아친화정책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인다 사업주 입장에서 육아휴직을 포함한 관련 지원제도의 확대는 재무적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러한 노력이 기업경영에도 도움이 될까?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육아휴직 활용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제도 활용이 늘어날수록 1인당 매출액에 긍정적인 효과(+5.7~6.9%)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인력이 기업의 육아휴직 제도 활용 여부에 따라 직장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 육아휴직 활용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우수 여성인력 확보에 유리하고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Bennett et al.(2022)은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기업의 생산성이 약 5%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가족친화적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육아휴직이 기업경영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출산·양육 지원제도는 단순한 시혜적 차원의 복지제도다 아니다. 오히려 생산성 제고를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육아휴직제도는 업무 공백과 대체인력 탐색비용 등을 가져오고 대체인력이 기존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 경우 단기적으로 기업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수 인력 확보, 인적 자원 투자 회수 등을 통해 기업 성과를 향상시킨다. 따라서 기업 내 최고인구책임자(CPO)와 같은 인구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하여 적극적으로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만큼 중요한 것은 정책적 일관성이다. 정권과 관계없이 국가가 인구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재정여건이 취약한 중견·중소기업도 인구위기 대응에 동참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보완한다면 동료의 임신과 출산을 마음껏 축하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2024.10.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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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예뻐지고 싶어요”...화장하는 남자들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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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 모 씨(41세·남)는 수년째 잡티를 가려주는 BB크림을 바르고 있다. 이 씨는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예전 같지 않아 BB크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없으면 오히려 어색하다. 직업상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일이 많다 보니 정돈된 피부는 긍정적인 첫인상을 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주말마다 축구를 즐기는 장 모 씨(38·남)는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운동 전에는 무조건 선크림부터 챙긴다. 일상에서도 BB크림이 혼합된 선크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화장품’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남자는 로션만 발라도 충분하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남자들도 여성 못지않게 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어느덧 1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큰 폭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뷰티 업체들이 남성 화장품 라인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나는 소중하니까” 관리남 늘어난다한국 남자들이 ‘외모 관리’에 푹 빠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스킨케어(피부 관리) 소비액(2022년 기준)은 인당 9.6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 다음으로 스킨케어 소비액이 많았던 영국은 인당 4.4달러에 불과했다. 1~2위 간 격차는 2배 이상이다.‘그루밍족’(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도 남성들이 얼마나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영향으로 남성의 외모 관리 콘텐츠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뷰티 유튜버도 다수 생겨났다.남성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맨즈 뷰티(남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4년(2020~2023년)간 지표를 보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700억원에서 2021년 1조760억원, 2022년 1조1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1% 늘어난 1조14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1조5000억원까지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학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사람들의 인정 욕구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 등을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SNS 발달 등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외모를 관리하는 남성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면 이를 접한 사람들이 학습해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이어 “상품이 판매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각인, 교육돼야 한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SNS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끼리 서로 교육을 하면서 효과가 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전체 시장에서 영향력 미미남성 화장품 시장이 성장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놓고 보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의 비중을 전체 시장의 약 4% 수준으로 추산한다. 최근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했다고 하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2%대에 불과하다.뷰티 업체들도 이를 알기에 기존처럼 여성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판매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뷰티 업체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남성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운영해 온 것은 꽤 오래전 일”이라며 “다만 여성 화장품과 비교해 남성 화장품 비중이 크지 않아 적극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일부 업체들은 기존 여성 화장품 브랜드에 남성용 라인업을 추가하는 형태를 취한다. 이는 구색 맞추기용 느낌이 강하다. 실제 마케팅 등에 적극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귀띔했다.그럼에도 뷰티 업계 관계자들은 남성 화장품 시장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뷰티 업체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자사 남성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며 “최근 들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현재보다 미래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실제 올해 들어 남성 화장품 수요가 예년 대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주요 남성 뷰티 브랜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CJ올리브영은 피부 톤보정 로션, 컬러립밤 등 남성 화장품 상품군 판매가 전년 대비 50% 정도 늘었다. 다이소도 올해 1~7월 남성 고객의 화장품 구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4% 증가했다.

2024.10.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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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유니클로' 韓 침투 본격화...

유통

한국 시장을 장악하려는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습이 무섭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이어 쉬인까지 한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쉬인의 가장 큰 강점은 ‘가성비’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빠르게 생산·판매해 ‘중국판 유니클로’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를 움켜쥔 쉬인은 이제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까지 삼키려고 한다.전 세계 삼킨 중국 패션 한국으로알리·테무와 함께 C-커머스 3대장 중 하나로 불리는 SPA브랜드 ‘쉬인’(SHEIN)이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주목받고 있다.아직까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설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런던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쉬인의 기업가치는 500억파운드(약 90조원)로 추정된다.쉬인의 가치가 이처럼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급격한 성장세’에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매출액 450억달러(약 63조원), 영업이익 20억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또 쉬인은 글로벌 SPA 시장 1위 기업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글로벌 SPA 시장에서 18%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인디텍스(17%), H&M(5%)가 그 뒤를 이었다. 쉬인의 창립 시점은 2008년 10월이다. 시장 2, 3위 인디텍스와 H&M은 각각 1985년, 1947년에 설립됐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쉬인이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 패션 시장을 점령한 쉬인은 드디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2022년 12월 한국 법인 설립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한국 법인 설립 후 잠잠했던 쉬인은 이듬해(2023년)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당시에도 쉬인은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지 않은 상태였다.대신 SBS 드라마 ‘마이 데몬’, 넷플릭스 ‘닭강정’ 등으로 주목받던 한국 배우 김유정을 서브 브랜드 데이지(DAYZ)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주목도가 높은 배우를 활용해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려 한 것으로 보인다. 쉬인은 최근까지 유해물질 검출 등 품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면서 “이를 우려해 당장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사전 작업을 하면서 사업 개시 타이밍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온라인 넘어 오프라인까지 진출SNS 마케팅과 유명 배우 발탁 등으로 분위기를 환기한 쉬인은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특히 국내 첫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인 ‘스타일 인 쉬인’을 열며 브랜드 알리기를 본격화했다.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쉬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스타일 인 쉬인의 누적 방문객 수는 1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평일 기준으로 매일 1000명 이상, 주말에는 5000명 이상이 현장을 다녀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내부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보니 리우(Bonnie Liu) 쉬인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한국은 패션 스타일·엔터테인먼트·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쉬인은 고객을 모든 사업의 중심에 두고 고객 요구 파악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업계는 쉬인이 최근 한국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로 온라인 패션 시장 활성화를 꼽는다. 이 시장은 국내 온라인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8조8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패션 부문은 55조2110억원으로 나타났다. 66조1579억원을 기록한 서비스(여행·문화·레저 등) 부문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패션과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3.2%, 29.6%로 나타났다.쉬인은 당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열어둘 생각이다. 디지털 중심의 기존 판매 전략을 유지하되 소통 창구로 오프라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운영을 종료한 스타일 인 쉬인과 같은 팝업 스토어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제품을 실제로 착용하거나 만져볼 수 없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쉬인 관계자는 “디지털 우선 전략을 유지할 것이며, 오프라인 매장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은 없다”면서 “대신 이번 팝업처럼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옴니채널(다양한 경로에서 검색 및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20 08:00

3분 소요
경북도, 경북도, 억대 소상공인 육성 프로젝트 추진

정책이슈

경북도는 22일, '경상북도 억대 소상공인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8대 중점 전략과제를 통해, 현재 매출 1억원 이상 소상공인 사업체 5만 1천 개에서 2030년까지 7만 4천 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8대 중점 전략과제는 각종 지원정책을 홍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소상공인 전용 앱' 구축, 출산 소상공인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아이보듬사업, 산재보험·고용보험 확대, 금리 지원 등을 통해 소상공인 경영자금 부담 경감, I-CORN 창업학교 운영,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성공으로 이끄는 '부자키움 프로젝트', 로컬브랜딩 개발 지원, 대학과 함께하는 소상공인 온라인 역량 강화 등이다. 현재 경북지역 소상공인 사업체는 36만 7천 개로 전체 기업의 96%를 차지하고, 종사자는 52만 9천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55%를 차지하는 등 서민경제의 핵심 주체이지만, 전체 소상공인의 61.6%가 매출액 1억 원 미만 사업체로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프로젝트 추진으로 소상공인 매출액 3조 원 증가와 취업유발 인원 3,455명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최영숙 경제산업국장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더 나은 경영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4.05.21 18:02

1분 소요
AI 경쟁이 불러온 훈풍…가전·스마트폰, 신제품 효과 뚜렷

산업 일반

스마트폰·가전 등 국내 IT 제조 산업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글로벌 가전 시장 불황에도 AI(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이른바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 대표 가전 기업들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제조업에서는 어떤 기업이 더 고장 없는 제품을 만드느냐, 혹은 누가 더 제품을 예쁘게 만드느냐의 싸움이 치열했는데 이제는 경쟁 지점이 바뀌었다는 해석이다.LG전자는 핵심사업인 생활가전(H&A)사업부에서 지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조60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는데,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 매출이 3조3600억원에서 3조4920억원으로 4.2% 늘었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세탁기와 TV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주력 소비시장인 유럽에서 수요가 확대됐고 AI 성능을 강화한 2024년형 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회사 측은 “AI와 에너지 효율·고객 중심 디자인 등을 내세운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하고 라인업과 가격대를 다변화하는 차별적 시장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과 전자 사업부의 탄탄한 실적이 눈에 띈다. 두 사업부는 반도체 시장 불황기에도 회사의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이런 기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1조915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2.82% 증가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흑자전환하며 살아났지만, 큰 틀에서 삼성전자 실적을 뒷받침한 곳은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었다. 이 기간 DX부문 매출액은 47조2900억원으로 2023년 1분기보다 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처음으로 AI 기능을 탑재하면서 매출 실적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는 2024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조사 결과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출하량 기준)로 1위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2위인 애플(17%)을 앞질렀다. 3위는 샤오미(14%), 4위는 오포(8%), 5위는 비보(7%)가 차지했다. 카운트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시리즈의 강력한 성능으로 “이번 분기에 역대 최고 평균판매가격(ASP)을 냈다”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가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AI 기능 탑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도에 나섰다. AI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 칩과 가전 OS를 자체 개발해 관련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서 “인공지능 가전의 시초는 LG전자가 만들어낸 ‘업(UP) 가전’”이라고 했다. ‘업 가전’이란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신제품이 아니어도 최신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월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전 세계 동시에 출시했다. 2분기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하이브리드 냉장고, 물걸레 스팀 살균 로봇청소기 등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가전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해주는 ‘스마트 포워드’ 서비스도 시작했다. ‘AI 플랫폼 생태계’ 확장 경쟁은 기존 제품도 ‘최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는 전면에 달린 32형 대화면에서 스마트폰에 저장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유튜브 앱을 바로 실행하는 기능을 볼 수 있다. 올해 신제품에 적용된 ‘AI 절약 모드’ 기능은 지난해 이후 출시된 제품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 모드를 설정해 건조 코스를 선택하면 에너지를 최대 15%까지 아낄 수 있다.LG전자는 ‘업 가전’을 통해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 오브제 컬렉션에서 ‘스마트 케어’ 기능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이 기능은 날씨나 시간 등에 따라 스타일러가 최적으로 작동한다. 미세 먼지가 많은 날에는 더 강하게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다. 최근까지 총 336개의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 확대까지 내실 다지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3354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5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지만, 올해 성적은 지난해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3년 1분기와 비교하면 10.8%가 감소한 수준이다. TV 사업을 맡는 HE(Home Entertainment) 부문에서는 1년 사이 영업이익이 35.2% 줄었다. 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7.4% 감소한 940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DX부문 1분기 영업이익도 4조700억원으로 1년 전(4조210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황 속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낸 실적을 보면 선방했다고 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 등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05.10 15:56

4분 소요
중국 공습에도...한국 디스플레이 기술력으로 반등 노린다

산업 일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새 아이패드를 공개하는 등 여러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OLED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56% 감소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플렉시블은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시에 적기 대응했고 리지드(Rigid)는 판매 기반 확대로 가동률이 개선됐다. 하지만 판매 경쟁 심화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대형의 경우 비수기 진입으로 시장 수요가 약화됐지만 퀀텀닷(QD)-OLED 모니터 신제품 도입과 고객 기반 강화로 적자 폭이 완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 받아QD-OLED는 기존 OLED의 장점에 고순도의 자발광 재료인 퀀텀닷의 특성이 더해진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풍부한 색 표현력과 어떤 각도에도 왜곡 없는 화질을 구현해 한층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를 탑재한 모니터와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지난 1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이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지만 영업이익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5010만대로, 전년 동기(5540만대)보다 9.6% 줄었다.LG디스플레이 역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조2530억원으로 19% 늘었지만 46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1조984억원)와 비교해 적자 규모는 줄었다.지난해 4분기에는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으나, 통상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탓에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와 강도 높은 비용 감축 활동으로 손실 규모는 축소됐다.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2%, 모니터와 노트북PC 등 IT용 패널 40%,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28%, 차량용 패널 10% 등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IT·모바일·차량용 등 사업 전 영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 활동을 추진해 사업 성과와 경영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두 회사는 2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최근 신형 아이패드 라인업을 공개했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를 내놓는 것은 2022년 10월 이후 18개월여만이다. 아이패드 에어는 고급형, 아이패드 프로는 시리즈 중 최고급형이다.특히 이번 아이패드 프로에는 OLED가 탑재됐다. 아이패드용 OLED를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향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도 예정돼 있다. 오는 9월에는 아이폰16 신제품이 출시 예정이고 삼성전자도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아울러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액이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올해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고금리 기조 등에 따른 수요 위축 영향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한 1179억 달러(약 160조7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모바일 등 고부가 품목에서 수요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OLED 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0.7% 늘어난 424억 달러 규모를 보였다. LCD는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 과잉이 이어진 데다 패널 단가 하락으로 6.5% 감소한 744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 증가 전망지난해 세계 OLED 시장에서 한국은 74.2%, 중국은 25.1%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OLED 시장에선 국내 점유율이 96.1%였다. 모바일 중심의 중소형 OLED 시장에선 한국이 71.6%, 중국이 27.6%를 기록했다. 중국의 추격에도 한국과 중국의 OLED 캐파(생산능력) 차이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양국 간 캐파 격차는 2022년 1432만㎡에서 2023년 1511만㎡로 한국이 격차를 더 벌렸다.스마트폰 OLED 시장은 지난해 345억8000만 달러에서 올해 371억6000만 달러로 확대되고, 태블릿 등 IT 제품도 같은 기간 30억 달러 늘어난 43억2000만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TV용 OLED 시장 역시 37억4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한국은 중·대형 OLED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OLED 사업전환 및 대세화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대형 분야에 대한 꾸준한 기술개발과 투자로 생산능력을 더욱 늘려갈 전망이다. 또 중소형 OLED에서도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IT 제품 사이클 도래 등의 효과로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1333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모바일·TV에서 태블릿·차량용으로 OLED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 비중은 ▲27.4% ▲34.3% ▲35.9% ▲36.6%(예상) 등이다. 국내 기업들이 OLED 생산·기술 우위를 차지한 점을 감안, 실적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속 OLED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고군분투가 이어졌던 해”라며 “한국은 중소형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에 안주하지 않고 중대형·대형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을 리드 중”이라고 밝혔다.

2024.05.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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