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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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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0대 CEO] ‘50주년’ 영원무역, 미래 50년 여정 나선다

유통

영원무역을 스물일곱 살에 설립한 성기학 회장은 아웃도어·스포츠 제품이라는 한 우물만 파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란 평가를 받는다.영원무역은 원래 경기도 성남 공장에서 스키복을 만들어 미국에 납품하던 회사다. 서울대 무역학과 재학 당시 산악부원으로 활동하던 성 회장은 산악용품에 관심이 많았다. 졸업 후 서울통상이라는 회사에 다니던 중 외국인 바이어의 권유로 1974년 의류 제조·수입 판매 기업을 설립한 게 영원무역의 시작이다. 성 회장은 1997년 자회사인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를 통해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처음 들여왔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를 통해 국내 굴지의 아웃도어 업체로 성장했다. 노스페이스 외에도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수출한다. 방글라데시·베트남·중국·엘살바도르 등 세계 4개국에 자체 생산 거점을 뒀고 거느린 현지 직원만 9만명, 연 매출 4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영원무역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성 회장은 올해 악조건 속에서도 신규 공장을 확대하는 등 투자를 확대해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당사는 50주년을 맞아 수직계열화와 자동화, 신규 공장 설립 및 신사업 등 다양한 투자를 바탕으로 해외공장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 악조건 속에서도 체질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영원무역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한다는 목표다. 영원무역은 차기 생산기지로 인도와 케냐에도 생산 거점을 구축, 중남미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과테말라에도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두고 모로코·튀니지·보스니아에도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08.26 16:25

2분 소요
[2022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59세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 주류

증권 일반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출생연도는 1963년, 나이로는 59.3세다. 출생연도별로는 1961년생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출신 지역별로는 서울 출신이 주를 이뤘고, 출신 대학(학부 기준)에선 서울대 출신이 강세를 보였다. 이번 ‘2022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에 선정된 CEO의 평균 값이다. 이들의 성별·출생지·학력·전공 등 인적사항을 조사했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기본으로, 미공개 정보는 기업체 전화 설문 등에서 수집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영학을 전공한 50대 후반이 국내 100대 기업 CEO의 전형이었다. 1947년생인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최고령 CEO로 이름을 올렸다. 1948년생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이 뒤를 이었다. 오너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1951년생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가장 고령이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도 1952년생으로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연령별 분포도를 보면 올해 61세인 1961년생 대표가 가장 많았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등 11명이 포함됐다. 세대별로는 50~60대 CEO가 88명에 달했다. 60대가 49명으로 가장 많고, 50대가 39명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유일한 30대 40대 CEO는 6명, 70대 이상은 5명이었다. 다만 40대 CEO 6명 중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제외한 4명은 모두 오너 2~3세였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광모 LG 회장, 윤근창 휠라홀딩스 사장,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 등이 경영승계형 CEO다. 전문경영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983년생이다. 최 대표는 100대 기업 중 유일한 여성 CEO였다. 30대도 있다. 그 주인공은 1983년생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으로 그의 나이는 39세다. 출신지역으로는 서울 출생이 주를 이뤘다. 전체 32명이 서울생으로 조사됐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권 부회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 있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을 졸업했다. 다음으로 부산·경남(PK)과 대전·충청, 대구·경북(TK) 출신이 뒤를 이었다. PK 출신인 100대 기업 CEO는 10명이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조주환 LG전자 사장이 PK 출신이다. 대전·충청과 TK 출신은 각각 8명, 6명이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구현모 KT 사장이 대전·충청 출신, 강신호 CJ대한통운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TK 출신 CEO다. 광주와 전남·전북 출신 CEO는 5명으로 TK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 인천·경기와 강원 출신 CEO가 각각 3명으로 집계됐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은 강원도 동해 출신이다. 출신 대학(학부 기준)에선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SKY 출신이 강세를 보였다. SKY 출신은 모두 51명으로 100명 중 절반이 넘었다. SKY 51명 중에선 서울대를 졸업한 CEO가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17명, 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SKY 다음으로는 성균관대와 서강대가 각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대는 4명, 경북·영남대는 각 2명을 기록했다. 해외 대학 출신은 20명에 달했다. 전공별로는 예상대로 경영학도가 가장 많았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사람은 27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을 넘는다. 고려대·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대 경영학과(4명)가 뒤를 이었다. 경영학에 이어서는 경제학(11명), 화학(10명) 순으로 많았다. 삼성물산 , 효성티앤씨, SK가스, 효성첨단소재 사장 등에 모두 화학 전공자가 CEO를 맡고 있다. 4번째로 많은 전공은 기계공학(8명)이며, 법학(7명), 전자공학(5명) 순이었다. 김성희 기자

2022.08.27 15:00

3분 소요
대기업 CVC의 숨은 키워드…'오너일가'? [대기업 지주사 CVC 릴레이②]

산업 일반

최근 대기업이 설립하거나 설립을 추진 중인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이 결국 오너 일가와 직간접적인 연결고리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 대기업이 CVC를 통한 투자를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CVC 설립에 오너 자녀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승계 과정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 무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이다. CJ의 경우 씨앤아이레저산업(씨앤아이)으로부터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인수해 CVC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는데, 씨앤아이는 사실상 CJ 오너 일가의 회사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51%의 지분(2021년 감사보고서 기준)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유력한 승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남매인 이경후 CJENM 경영리더는 씨앤아이의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씨앤아이의 100% 자회사로 그동안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지난 2000년 ‘드림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설립해 2003년 CJ창업투자, 2014년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바꿨다. 2011년 금산분리가 시행되면서 씨앤아이에 매각됐다가 다시 CJ그룹에 편입된 것이다. 일각에선 CJ의 이번 인수로 CJ그룹 후계자 개인회사와의 내부거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CJ가 운영하게 될 CVC ‘CJ인베스트먼트’를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도 오너 2세의 CVC 경영이 가시화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를 이끄는 성래은 사장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차녀로 지난달 싱가포르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을 주도했다. 미국, 유럽, 동남아 지역에서 브랜드‧친환경 및 특수 소재‧오토메이션(자동화)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해 전략적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 대표는 “기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노력뿐 아니라, CVC로 미래 비즈니스 기회를 물색해 빠르게 바뀌는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성기학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회사다. 성 회장이 16.77% 지분을, 자신이 최대주주인 와이엠에스에이가 29.09%를 보유하고 있다. 성래은 사장의 지분율은 0.03% 수준이지만, 향후 승계과정에서 어떻게 지분을 늘려갈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CVC 투자 등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할 경우 승계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밖에 LX그룹도 CVC 설립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딸 구연제 씨의 역할론이 언급되고 있다. 구회장의 아들인 구형모 LX홀딩스 상무가 유력한 그룹 후계자로 점쳐지면서 구연제 씨 역시 일정 부분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X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구본준 회장으로 20.3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구형모 상무와 구연제 씨의 지분율은 각각 11.75%, 8.78%로 집계됐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08.22 17:00

2분 소요
[‘꼭꼭 숨은’ 오너가 여성 경영인 성적표는?] 범삼성가 조연주(한솔케미칼) ‘주목’ 이지선(신성이엔지)·최현수(깨끗한나라)는 실적·주가 모두 잡아

산업 일반

태경그룹 김혜련 회장, 지주회사 영업이익 54% 감소에 증시활황도 못 타 '꼭꼭 숨었나?’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오너가 남성 경영인들이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오너가 여성 경영인들의 행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너가 여성 경영인들은 베일에 싸여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2011년 삼성그룹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남매 경영’을 하고 있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을 제외하면 오너가 여성 경영인 현황이나 경영활동은 상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이에 는 경영권을 물려받아 회사 대표로 재직 중인 여성 경영인들의 현황과 실적을 분석했다. 2018년 기준으로 연매출 1500억원 이상 회사 중 오너가 여성 경영인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를 추렸고, 이들 회사의 2018년과 2019년의 영업이익 추이를 집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2020년 실적은 참고용으로 활용했다. 코로나19라는 대악재가 휩쓴 해로 여성 경영인 성적표를 추산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대신 지난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감안해, 여성 경영인 상장회사들의 주가 추이를 분석했다.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연결 실적 없는 회사는 별도기준)이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000만원 단위에서 반올림했다. ━ 떠오르는 조연주…이부진·정유경은 ‘선방’ 오너가 여성 경영인 가운데 최근 주목도가 높은 인물은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이다.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손녀인 조 부회장은 지난 2014년 한솔케미칼 부사장(기획실장)에 오른 후 2019년 한솔케미칼 사장, 2020년 한솔케미칼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고 이인희 고문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녀다. 조 부회장은 아버지인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박원환 한솔케미칼 사장과 합을 맞추며 한솔케미칼 실적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케미칼 실적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한솔케미칼의 영업이익은 282억원 수준이었으나, 2018년 936억원으로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2019년 영업이익은 1114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의 악재에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한솔케미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51억원으로 2019년보다 37% 증가했다. 증권업계 안팎에선 한솔케미칼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한다.석유화학업계에서는 한솔케미칼의 실적 상승은 반도체 호황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과산화수소 등 한솔케미칼 주력 제품이 반도체 생산 과정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연주 부회장 취임 이후 이어진 인수합병이 한솔케미칼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6년 테이팩스 인수, 2020년 하나머티리얼즈 특수가스사업(현 솔머티리얼즈) 양수 등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이팩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2019년 3분기(60억원)보다 82% 증가했다. 한솔케미칼 인수 직전인 2015년 영업이익(111억원)에 근접한 성과를 3분기 만에 거둔 셈이다.국내 대표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실적에서 국내 여성 경영인이 이끄는 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42%)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까지 15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년 만에 적자를 봤다. 다만 시장에선 2011년 이후 호텔신라 성장을 주도해온 이부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여전히 신뢰하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1년간 호텔신라 주가를 보면,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3일 9만5300원에서 올해 1월 27일 8만3700원으로 약 12% 감소했다. 호텔신라 실적 악화 등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정유경 총괄사장 역시 코로나19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신세계는 2019년 사상 첫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2분기에 48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계열 분리한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3분기에 25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 사장이 주도해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구 브랜드 ‘까사미아’ 역시 지난해 목표했던 연매출 16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3일 29만2500원에서 올해 1월 27일 24만3500원으로 17% 감소했다. ━ 실적·주가 다 잡은 이지선·최현수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의 차녀인 이지선 신성이엔지 사장은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여성 경영인으로 꼽힌다. 이지선 사장은 약 19년간 신성이엔지에 몸담았다. 2017년 신성이엔지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 후 2년 뒤 사장으로 승진했다. 에너지업계에선 “재무통인 이지선 사장이 태양광 사업의 부진을 클린환경 사업 등의 실적으로 상쇄하는 등 회사 포트폴리오를 꾸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성이엔지는 2018년 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가 2019년 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 넘었다. 반도체 분야의 설비투자 증가로 반도체 제조 공간인 클린룸을 설치하는 클린환경 사업의 호재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사장의 신성이엔지 지분율도 증가 추세다. 2019년 말 1.06%에서 올초 5.23%로 늘어 신성이엔지 2대 주주가 됐다. 이완근 회장의 장녀인 이정선씨는 신성이엔지 계열회사인 신성씨에스 대표를 맡고 있고, 장남 이정훈씨는 또 다른 계열회사인 우리기술투자 최대주주이자 대표다. 이정훈 대표는 2012년부터 신성이엔지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리다 지난 2016년에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2018년 3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뒤 우리기술투자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장녀인 최현수 깨끗한나라 사장도 실적과 주가를 모두 잡은 여성 경영인 가운데 하나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2017년 이른바 ‘생리대 파동’으로 영업손실을 이어가다 2019년 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탈출한 모양새다. 깨끗한나라의 주가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월 3일 종가 기준으로 2360원이었으나, 올해 1월 27일 종가는 4330원으로 83% 급증했다.아웃도어 의류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홀딩스의 성기학 회장 차녀인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사장은 2018년부터 꾸준히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으나, 주가 반등은 달성하지 못한 분위기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327억원으로, 2019년 3분기(2229억원)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이 회사 주가 흐름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영원무역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1월 3일 4만6650원에서 올해 1월 27일 3만9500원으로 15% 감소했다. 의류 OEM(주문자위탁생산)업체 구조상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아, 원 달러 환율 하락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박은경 세코닉스 사장, 양성아 조광페인트 사장은 2019년부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나 지난해 주가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세코닉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1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7일 1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3일 종가(7230원)와 비교하면 47% 증가한 수치다. 조광페인트 역시 2019년 영업손실 4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7억원 등 고전을 이어가고 있으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3일 5470원에서 올해 1월 27일 6500원으로 19% 증가했다. ━ 실적·주가 반비례 여성 경영인도 업계에선 이들 회사의 실적 악화에도 주가가 상승한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양성아 사장은 실적 부진에도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며 신(新) 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3년 조광페인트에 입사해 지난 2018년 사장에 오른 그는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이노센터(연구개발센터) 신축을 비롯해 촉매 신소재 개발 스타트업 ‘리포마’ 지분 투자 등 신성장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물류 효율화 및 신사업 대비 공장부지 확보를 위해 235억원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조광페인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8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투자다.한편, 지난 2014년 송원그룹(현 태경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김해련 회장은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경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태경산업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196억원, 108억원으로, 2018년보다 8%, 54% 감소했다. 태경산업의 주가 역시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3일 5740원에서 올해 1월 27일 5770원으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1.01.30 16:28

6분 소요
[대한민국 100대 CEO, 그들은 누구인가] 1960년 서울 출생에 명문고·서울대 출신이 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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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보다 학사 출신 많아, 경영학·전자공학 강세… 여성 CEO는 2명에 불과 사회통계는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를 이해하고, 흐름을 파악하는 도구다. 혈액 한 방울로 암·결핵 등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듯, 단편적으로 나열된 숫자를 종횡으로 분석해 우리 사회의 오늘을 읽을 수 있다. 가 매년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통계를 내는 이유다. 어떤 기업들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는지, 전년 통계와의 비교를 통해 경제 흐름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기업의 성과는 거시경제적 흐름과 시장 환경, 기업별 전략·투자 등 수많은 변수의 총합이다. 그러나 이런 독립변수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여기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곧 실력이다.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는 돈을 벌듯. ‘성공’이란 문제지를 잘 풀어내는 것은 결국 선택의 권한과 판단의 책임을 진 CEO의 몫인 셈이다.2018년과 비교해 2019년 뛰어난 성과를 올린 국내 100대 기업의 CEO를 모아 이 시대 CEO의 상을 그려봤다. 이번에 선정된 100대 기업의 CEO는 공동대표를 모두 반영해 총 134명이다. 중앙일보의 인물 데이터베이스(DB), 기업체 전화 설문,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등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의 출생지·학력·전공 등을 조사했다.#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대표 A씨는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학업 성적이 뛰어나 1976년 명문 경복고등학교에, 1979년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1986년 졸업과 함께 곧바로 대기업 B사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기획·영업·해외 주재원 생활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입사 동기 중 일부는 대학원에 다니며 경력 관리를 했지만, A씨는 승진을 위해 일에만 몰두했다. A씨는 회사의 핵심인력인 덕분에 1997년 과장 시절 터진 외환위기 파고를 가까스로 넘어섰다. 2008년 부장 때 글로벌 금융위기도 도전적 순간이었지만 살아남았다. 2014년 상무로 승진해 2~3년간 회사의 황금기를 진두지휘, 주주들의 눈에 들었다. 이때부터는 무게추가 어느 정도 기울어져 A씨는 전무·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러 경쟁자의 수많은 중상모략을 이겨내고 결국 2019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A씨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국내 100대 기업 CEO의 전형적 모습이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김철 SK케미칼 대표, 안현호 한국항공우주 대표, 김영재 대덕전자 대표 등이 평균에 가까운 인물이다.국내 100대 기업 CEO의 평균 출생연도는 1960년, 나이로는 61세로 전년 조사와 같았다. 출생연도별로는 1964년생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최창원 SK가스 대표,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등이다.다음으로 1957·1961년생이 각각 12명으로 많았다. 1957년생으로는 이현 키움증권 대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 차정호 신세계 대표, 김해준 교보증권 등이 있다. 1961년생은 김윤덕 다우기술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 정철동 LG이노텍 대표,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 등이다. ━ 5060이 전체의 76.3%, 70세 이상이 3040보다 많아 1962·1963년생도 각각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52명으로 가장 많고, 50대가 51명으로 뒤를 이었다. 50~60대가 103명으로 전체의 76.3%를 차지했다. 70세 이상은 10명이었고, 30~40대는 9명으로 70세 이상보다 적었다. 70대 이상 CEO는 전년(16명) 조사보다 줄었고, 40대 CEO도 전년(10명) 대비 소폭 감소했다.최고령은 1938년생 정몽구 현대모비스 회장이었고, 1939년생인 강병중 넥센 회장이 뒤를 이었다. 영원무역의 성기학 회장은 1947년생으로 창업자 CEO 중에서 세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오너 일가가 아닌 경영자 중에서는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이 1939년생으로 가장 고령이었다. BNK금융지주 김지완 회장도 1946년생으로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철강·자동차·섬유 등 전통 제조업 CEO에 고령층이 많았고, 정보통신(IT)·바이오 등 신산업은 1970년대생 젊은 CEO가 많다. 전문경영인 정우진 NHN 대표는 1975년생, 조수용 카카오 대표는 1974년생이다.이 두 사람 외에 70년대 이후 출생 CEO들은 모두 오너 2세 출신 대표이사다.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1973년생),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1974년생),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1976년생),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1975년생), 곽정현 KG케미칼 대표(1982년생)가 그 주인공이다. 곽정현 대표는 100대 기업 CEO 중 유일한 30대다. 전체 CEO 중 여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전문경영인인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둘 뿐이다. ━ SKY 졸업자 중 서울 출신 많아, PK·TK 강세 여전 출신 지역별로는 서울이 41명(30.6%)로 가장 많았다. 전년(51명) 조사 때보다는 감소했지만, 서울 출신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출신 CEO 중 서울대 출신이 11명, 연세대와 고려대 각각 6명, 성균관대 4명 등 순이었다. 정몽원 만도 대표, 구자용 E1 대표, 정의선 현대차· 현대모비스 대표, 정몽열 KCC건설 등 오너 후계자들이 서울 출생인 경우가 많다.다음으로는 부산·경남(PK) 27명, 대구·경북(TK) 13명 순이었다. 비율은 각각 20.1%, 9.7%다. 넥센의 후계자인 강호찬 부회장은 경남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고,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도 이 지역 출신이다. TK 출신으로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대표, 강병창 솔브레인 대표, 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 등이 있다.광주·전남·북 출신 CEO는 전년 조사와 같은 12명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 등 금융권에 많이 포진하고 있다. 그 뒤로는 대전·충북·남이 8명, 강원 7명, 인천·경기 5명 등 순이다.출신 고등학교별로는 서울의 경복고와 대구의 경북대사범대부속고가 각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경기·서울고, 경남 마산고가 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차정호 신세계 대표, 정몽열 KCC건설 대표, 김익래 다우데이타 대표, 정몽구 현대모비스 대표가 경복고 출신이다. 경북대사범대부속고 출신은 안병준 한국콜마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김석일 세아제강 대표, 민영기 롯데제과 대표가 있다. 경기고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손경식 CJ제일제당 대표, 이강인 영풍 대표가 나왔다. 정몽원 만도 대표와 구자용 E1 대표, 이장한 종근당 대표는 서울고 동문이다. ━ 경영학 전공 32명, 공학 출신 CEO 약진 출신 대학(학부 기준)에선 서울대(29명)·고려대(16명)·연세대(12명) 등 이른바 SKY 출신이 강세였다. SKY 출신은 57명으로 전체의 42.5%로 절반에 육박했다. 성균관대가 9명으로 전년(5명)과 비교해 약진했고 한양대 8명, 한국외국어대 5명, 경북·부산·영남대가 각 4명을 기록했다. 서울 이외 지역 대학 출신은 26명으로 전체의 19.4%, 해외 대학 출신은 10명으로 7.4%를 차지했다. 해외 대학 출신 중 5명은 오너 일가다.최종 학력별로는 학사가 62명(46.2%)으로 가장 많았다. 경영대학원 MBA를 포함한 석사는 51명이다. 지난해에는 석사 출신 CEO가 학사 출신보다 4%포인트 많았으나, 올해는 역전됐다. 박사를 받은 CEO는 15명으로 전년의 24명에서 크게 줄었다. 이경재 오리온 대표는 전체 CEO 중 유일한 고졸 출신이다. 1977년 배명고 졸업 직후 오리온에 입사해 영업직에서 실력을 닦은 이 대표는 2007년 베트남 법인장으로 발탁된 뒤 2015년 대표이사에 올랐다.전공별로는 경영학과를 나온 CEO가 가장 많았다. 학부 기준 경영학과를 졸업한 사람은 32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상학·회계학 등 경영 관련 전공자를 합하면 37명에 달한다. 대학별로는 서울대와 고려대 경영학과가 각각 7명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 6명, 성균관대 3명 순이다. 전자공학이 8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컴퓨터공학(2명)을 합하면 10명이다. 류도현 탑엔지니어링 대표, 홍원표 삼성SDS 대표, 강병창 솔브레인 대표,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 등이 전자공학을 전공했다.이어 무역·경제학과 출신은 각각 7명, 기계공학 6명 등 순이다. 지난해 8명을 기록했던 법학은 5명으로 감소했다. 인문·사회·언어 전공자는 81명, 공학 전공자는 43명, 예술·디자인 전공자는 2명이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20.05.16 11:13

5분 소요
[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4년 연속 선정 |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젊은층 공략 위해 온라인 유통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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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수주해 해외 현지법인 공장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만드는 ‘영원무역’이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조5850억원의 매출과 19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본지가 선정하는 100대 기업의 CEO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은 2014년과 비교해 27.2%,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지난해 초 증권가에서는 ‘2015년 영원무역이 1조5000억원대 매출과, 2000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적이 거의 같게 나왔다. 그만큼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영원무역이 목표로 내세운 2017년 2조원 매출 진입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영원무역의 성장을 이끄는 이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다. “회사를 설립한 이후 단 하루도 쉰 날이 없다”고 스스로 평가할 정도로 업계에 소문난 워커홀릭이다. 그가 2014년 한 조찬 포럼에서 남긴 “기업인은 공장 아니면 시장에 있어야지, 그 중간은 없다”는 말은 오랫동안 경제계에 회자되기도 했다.성 회장은 1974년 27세의 나이로 영원무역을 설립했다. 지난해까지 40년 넘게 흑자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에서 10년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노스페이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를 키웠다. 세계 노스페이스 제품의 40%를 영원무역이 만든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베트남·중국 등에 20여 개 생산공장을 두고 6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최근 성 회장은 영원무역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의류 OEM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스위스 자전거 회사 ‘스캇’과 독일 자전거 회사 ‘베르가몬트’를 연이어 인수했다. ‘인수에 15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 재무구조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지적에도 망설임 없이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자전거 부문에서 냈다.우려했던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최근 NICE신용평가는 영원무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했다. NICE신용평가 이경화 연구원은 “우수한 재무안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자전거용품 사업도 안정화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노스페이스·파타고니아·폴로 등 세계적 패션 브랜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해 10~20년 동안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신용등급 상향의 요인이 됐다.영원무역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채널을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전환하는 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영원무역은 최근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공동 브랜드 론칭 및 마케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영원무역이 신규 론칭하는 브랜드인 ‘타키’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온라인·모바일 채널에 선보일 예정이다. 아웃도어는 그동안 고객의 연령대가 높다는 이유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판매됐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2016.05.22 14:37

2분 소요
[2015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3년 연속 선정 |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매출 2조원 곧 손에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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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성장 추구 전략으로 매출 2조원 진입 가시화... 4개 해외 생산거점에 직원 6만여명 고용... 아웃도어리서치·스캇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잇따라 인수 경영 이론 중에 ‘펜로즈 효과(Penrose effect)’라는 것이 있다. 기업의 성장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미국 경제학자 에디스 펜로즈가 1959년 발표한 기업성장이론을 말한다. 펜로즈는 유형 자산뿐 아니라 기업의 기술·경영 노하우·브랜드 등 무형의 자산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CEO의 역할에 주목했다. 펜로즈는 기업 성장에는 한계가 없으며, 다만 경영능력의 한계만 존재한다고 했다. 때문에 성장을 위해 회사의 자원을 총동원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성장 추구 전략이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이 이론에 정확히 부합하는 인물이 있다. 성기학(68) 영원무역 회장이다. 성 회장이 27세이던 1974년 설립한 영원무역은 지난해까지 40년 연속 흑자경영을 유지했다. 매출 성장세는 더욱 놀랍다. 1998년 수출 1억불탑을 수상한 영원무역은 2008년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고, 2012년에는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늘어난 1조2463억원,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1855억원이다. 올해 전망은 더 좋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원무역이 매출 1조5000억원대,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2017년 정도면 무난히 매출 2조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주가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2010년 1만원 안팎이던 주가는 지난해 52주 신고가를 연거푸 깨며 최근엔 6만5000원 안팎을 오간다. 성기학 회장은 이코노미스트 선정 100대 CEO 조사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매출·영업이익률·주가 상승률을 합산해 매긴 총점은 446점으로 전체 34위다.성기학 회장은 섬유·패션업계는 물론 재계에서도 일벌레로 정평이 나 있다. “회사를 설립한 이후, 단 하루도 쉰 날이 없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다. 지난해 말 한 조찬 포럼에서 한 말은 경제계에 회자가 되기도 했다. “기업인은 공장 아니면 시장에 있어야 한다. 그 중간은 없다.”영원무역은 세계 유명 브랜드의 아웃도어·의류·신발·백팩 등을 수주받아 해외 현지법인 공장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기업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10년째 국내 아웃도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노스페이스다. 영원무역은 전 세계 노스페이스 제품의 40%를 제조한다. 영원무역이 방글라데시·베트남·중국·엘살바도르에 20여 개 생산공장을 두고 직원 6만명을 고용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성기학 회장의 ‘성장 추구 전략’은 멈출 줄 모른다. 최근에는 글로벌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2013년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프아블랑’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아웃도어업체인 ‘아웃도어리서치’ 지분 8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근에는 스위스 자전거 전문기업 ‘스캇코퍼레이션’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성 회장은 지난해 8월 제13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에 추대됐다.

2015.05.16 12:01

2분 소요
[재계 3.0시대(3) 아웃도어업계] 아웃도어 경영 2·3세들 장르 파괴, 공격적 해외진출로 활로 모색

유통

패션업계는 유통업 중에서 대기업의 영향이 크지 않은 분야다. 창업자 대부분이 지방 섬유회사나 서울 동대문 인근 작은 매장에서 시작해 탄탄한 기업을 일궜다. 최근 아웃도어시장이 팽창하면서 오너가 2·3세들의 경영 참여가 활발하다. 그들이 펼치는 경영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렇다 할 큰 한파 없이 따스했던 지난 겨울. 그러나 아웃도어업계는 근래 들어 가장 지독한 시련을 겪었다. 2011년 4조3500억원, 2013년 6조5500억원 등 몇 년 새 초고속 성장을 이어온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제동이 걸린 것. 업계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아웃도어 시장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 결과 기본급의 1000% 보너스 지급(2012~2013년 블랙야크) 같은 화제는 자취를 감췄다. 아웃도어업체 대부분이 실적 악화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거듭하던 아웃도어업계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데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 상반기 세월호 참사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봄여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단체복 매출이 줄었다. 최대 성수기인 가을철에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하반기 매출 역시 부진했다. 재고는 증가하고, 소비 심리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브랜드마다 올해 매출 목표치를 낮게 잡고 있는 상황이다.업계에서는 시장 자체가 성숙기로 접어든 구조적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브랜드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다른 의류 브랜드도 아웃도어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레드오션을 돌파할 독창적인 영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신소재 개발, 골프웨어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 면세점 단독 매장 오픈과 중국 등 글로벌시장 진출, 해외 브랜드 인수 등이다. 오너 일가 2·3세들이 선두에 서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 창업자 애착 강해 가업승계 선호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주5일제 근무 등으로 레저 활동 인구가 늘면서 크게 성장했다. 또한 아웃도어업계 스스로 시장을 키운 면도 있다. 등산복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캐주얼 패션으로 확장했고, 성인 남성뿐 아니라 여성과 아동 등 다양한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국내외 유명 연예인 모델 기용, 유명 산악인 후원 등의 마케팅도 주효했다. 업계에선 2000년대 들어 시장이 급팽창 한 데에는 아웃도어업계 2·3세들의 마케팅 전략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정영훈 K2코리아 대표, 한철호 밀레 대표, 구본걸 LF 회장 등은 성공한 2·3세 경영자로 꼽힌다. 정동남 K2코리아 창업자의 장남인 정영훈 대표는 2002년 부친이 서울 북한산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갑자기 회사 경영을 맡았다. 그러나 특유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K2’와 ‘아이더’를 빠르게 안착시키며 업계 2위 규모로 성장했다.한철호 밀레 대표도 성공한 2세 경영인이다. 그는 밀레 전신인 한고상사를 이끌었던 고 한용기 회장과 어머니 고순이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2004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밀레’는 지난해 4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순위 5~6위로 뛰어 올랐다. 현재 밀레에서는 한 대표의 장남인 한승우 씨도 경영 수업 중이다.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 대리로 입사해 관리부 과장을 거쳐 현재 회사의 해외 브랜드 개척과 신규 사업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구본걸 LF 회장도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그는 LG그룹 창업자인 고 구인회 회장의 손자로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던 인터스포츠를 지난해 철수시키고 ‘라푸마’를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160쪽 기사 참조>젊은 2세들도 속속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아웃도어 국내 1위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그 뒤를 추격하는 ‘블랙야크’에서 2세들의 경영수업이 한창이다. 이들은 기업 안팎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외아들 강준석 블랙야크 글로벌 사업본부 이사는 지난 1월 입사 6년 만에 대표 명함을 추가로 달았다. 그가 지난해 인수를 주도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의 경영을 맡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블랙야크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한다. 노스페이스 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의 사업가 DNA는 딸들이 잇고 있다. 첫째는 영원무역홀딩스의 대주주인 와이엠에스에이의 성시은 사외이사다. 둘째 성래은 전무는 영원무역홀딩스의 기획, 영원무역의 영업을 맡고 있고 막내 성가은 상무는 영원아웃도어의 마케팅, 경영지원, 뉴비즈니스 업무를 보고 있다. 영원무역의 구체적인 기업 승계 계획은 아직 세워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라이벌인 형지와 세정에서도 2세 경영수업이 한창이다. ‘노스케이프’ ‘와일드로즈’로 아웃도어시장에 진출한 형지에서는 최병오 회장의 딸 최혜원 씨가 경영기획실 이사로, 아들 최준오씨가 계열사인 우성I&C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센터폴’ ‘피버그린’을 론칭한 세정은 박순호 회장의 딸 박이라 씨가 계열사 세정과미래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남편 김경규 세정 상무와 함께 통합유통브랜드 ‘웰메이드’ 사업도 이끌고 있다. 아웃도어 신발 판매 아시아 1위인 ‘트렉스타’ 권동칠 대표의 딸 권근혜씨도 브랜드 매니저로서 트렉스타 인지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빈폴아웃도어’를 운영하는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코오롱스포츠’를 운영하는 이웅렬 코오롱 회장도 아웃도어 업계 3세 경영인으로 꼽힌다. 아웃도어 오너들은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보다는 가업 승계를 선호한다. 자수성가한 탓에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전문 경영인보다는 자녀들을 믿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 승계 방식은 과거와 달리 탄탄한 기본기와 실무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실무형 경영 수업’을 내세우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기획실 임원 발탁 등 처음부터 경영 전반에 나서기보다 영업·마케팅·수출 등 관련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실무경험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신성장 동력이 절실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창업자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브랜드 다각화·M&A로 순위 바꿔라 아웃도어업계 2·3세들은 아버지 세대와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해외유학파가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 경영학·마케팅·디자인 등 관련 분야를 전공했다. 강준석 블랙야크 이사는 한양대학교 신소재 공학부를 다니다 중퇴하고 위스콘신 메디슨에서 유학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MBA과정을 수료했다.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전무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했고, 트렉스타의 권근혜 매니저도 미국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최근 트렉스타 BI의 리뉴얼을 주도했다. 전문지식을 축적한 이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해외시장 진출, 새로운 영역 발굴 등 질적 성장을 위한 고민들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이들은 세컨드 브랜드 발굴에 적극적이다. 올해 신규 브랜드 론칭과 함께 2~3년차에 들어가는 신생 브랜드에 투자를 집중해 국내점유율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블랙야크는 론칭 3년차를 맞는 아웃도어 ‘마모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밀레는 2013년 론칭한 ‘엠리밋’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각각 300억원, 4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영원 아웃도어는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프아블랑’을 곧 론칭한다. K2코리아도 아이더에 이어 내년 독일 아웃도어 ‘살레와’를 추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브랜드가 4000억원대 이상으로 성장했지만 향후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세컨드 브랜드 육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갖추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골프웨어로의 진출도 눈에 띈다. 아웃도어 시장과 다르게 골프 인구와 시장 규모가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2010년 460만명에서 지난해 529만명으로 늘었다. 골프웨어 시장도 2010년 1조5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프를 즐기는 계층이 중장년에서 30·40대로 확산되고, 스크린 골프가 인기를 끈 것이 요인이다. 스타트는 K2코리아가 끊었다. 지난해 하반기 ‘와이드앵글’을 론칭했는데 벌써 월 매출이 2억원을 넘는 매장이 나오는 등 순항 중이다. 세정도 지난해 ‘헤리토리 골프’를 선보였고, 지난 3월엔 밀레가 푸조와 손잡고 만든 ‘밀레-푸조 골프라인’을, 형지가 ‘까스텔바쟉’을 론칭했다. 새로 등장하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젊어진 디자인’과 ‘거품을 뺀 가격’으로 요약된다. 아웃도어업계 경영자들의 장르 허물기는 스포츠, 이너웨어에도 확장되고 있다. 아이더는 올해 처음 이너웨어업체인 좋은사람들과 협업해 기능성 스포츠 이너웨어를 선보인다. 노스페이스는 아예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포츠 의류 부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며 2020년까지 대한민국 선수단에게 스포츠의류와 용품을 제공키로 했다. 아이더 관계자는 “최근 아웃도어와 패션 브랜드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아웃도어 매장에서 스포츠라인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었다”며 “매장에 들어선 고객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영원무역은 최근 스위스 자전거 제조·유통업체인 ‘스캇 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스캇 코퍼레이션은 MTB·로드바이크·헬멧·자전거 의류·신발 등 자전거 관련용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영원무역은 그동안 OEM을 통해 성장했지만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한계로 지적됐다. 업계에선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사 브랜드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 아웃도어기업이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해외 브랜드를 인수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한다. 블랙야크와 K2코리아도 해외 기업 인수를 진행했다. 블랙야크는 올해 초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 지분 100%를 1500만 달러(162억원)에 인수했다. K2코리아는 지난해 말 유럽 하이테크 아웃도어 브랜드인 ‘살레와’ 국내 라이선스를 인수했다. 코오롱, LF, 제일모직 등 대기업은 올해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아웃도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만영 콜핑 회장은 “아웃도어 시장이 2013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성숙기를 준비하기도 전에 냉각기 돌입이 우려된다”면서 “국내 아웃도어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글로벌화 및 시장 맞춤형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기업 체질개선으로 자생력 키워야 업계에서는 2·3세들의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환영하면서도 국내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가격 문제다. 비싼 가격으로 한때 ‘등골브레이커’ 논란이 일 만큼 일부 브랜드들의 비싼 가격은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는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고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고가정책을 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몽클레르 캐나다구스 등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해외 아웃도어 명품 브랜드들이 뛰어들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면 이들 상품은 30~40% 할인 판매하는 시즌오프에 돌입한다. 시즌 내에 물량이 모두 소화될 수 있도록 과도한 판매가격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업의 체질개선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아웃도어산업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사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운 좋아 커진 면이 강하다. 치열한 경쟁과 생존의 과정을 거쳐 자생한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레저 산업 성장에 편승한 면이 크다. 이 때문에 볼륨에 비해 체질이 허약하다. 제 아무리 잘 나가도 한 두 시즌 장사를 망치면 휘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는 “1세대들이 국내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2~3세들의 과제는 해외 시장 개척인 만큼 향후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장기간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그동안 내세웠던 고가정책부터 손보는 등 가격과 품질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3.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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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클럽] 영원무역 - 조부·선친·형제 모두 기업인 ... 사업은 도전적으로, 결제는 깐깐하게

산업 일반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사업가 DNA를 물려 받았다. 대학 졸업 후 관직 대신 기업을 선택했고, 업계 최초로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외환위기 당시 국내에 고가브랜드를 론칭했다. 이 도전정신은 세 딸이 이어받고 있다. 성기학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사업가 DNA를 물려받았다. 조부는 1920년대 마산에서 미곡 수출 사업을 했고, 선친은 경남 창녕에서 대규모로 양파 종자 사업을 했다. 선친은 협성농산을 세우고 국내 최초로 농산물 저온저장사업을 진행했다. 성 회장은 중학생 때부터 방학 때마다 농장 일을 거들었다. 수확철엔 양파를 선별하고 포장해서 시장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 수십 명의 인부들 틈에서 아버지 말씀을 전하고 새참도 날랐다. 상품의 생산, 가공, 판로 개척은 물론 조직 관리까지 자연스레 지켜본 것이다. 현재 친형 성기상 회장과 동생 성기준 사장이 가업을 이어받아 푸드웰로 회사명을 바꾸어 운영하고 있다. ━ 세 딸 영원무역에서 경영수업 중 성 회장은 엄격한 원칙주의자다. 직원을 선발할 때도 ‘담배 피우지 않을 것, 영어를 잘할 것, 정직할 것’이라는 기준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아웃도어제품에 대한 가격 거품 논란이 일었을 때도 그는 “결코 다른 브랜드보다 비싸게 책정하지 않았다”며 적극 반박했다. 옷의 품질에 따라 정직하게 가격을 책정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그는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사업하는 사람이 대범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별로 좋은 거 같지 않다. 지금도 회사에서 단돈 100달러 나가는 클레임까지 내가 사인한다. 직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사업가 DNA는 딸들이 잇고 있다. 성 회장은 서울 동숭동에 있는 목금토갤러리 이선진 관장과의 사이에 세 딸을 두고 있다. 어려서부터 공장을 놀이터 삼던 세 딸이 모두 영원무역에서 근무 중이다. 첫째는 영원무역홀딩스의 대주주인 와이엠에스에이의 성시은(38) 사외이사다. 둘째 성래은(37) 전무는 영원무역홀딩스의 기획, 영원무역의 영업을 맡고 있고 막내 성가은(34) 상무는 영원아웃도어의 마케팅, 경영지원, 뉴비즈니스 업무를 보고 있다. 성가은 상무가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장남 주홍씨와 지난 2006년 결혼해 영원무역은 CJ와 사돈 집안이 됐다. 손 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다. 영원무역의 구체적인 기업 승계 계획은 아직 세워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회장이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성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섬유산업연합 회장에 취임해 국내 섬유패션업계를 이끄는 중책도 맡고 있다. 고(故) 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 거물 기업인이 거친 길이다. 그는 신년사에서 “섬유패션업계의 저력과 내공은 극복 못할 불황도 없다고 본다”며 “업계 모두가 새해에도 강한 신념을 공유하며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전력투구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2.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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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클럽] 영원무역 - 영원무역은 항공사다?

항공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글로벌 경영의 날개를 폈다. 미국 아웃도어브랜드 ‘아웃도어리서치’ 본사 인수에 이어 스위스 자전거브랜드 ‘스캇’도 품에 안았다. 자체 브랜드 확보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한계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구입한 비즈니스제트기 팔콘 7X는 글로벌 경영의 적토마다. 영원무역은 아리랑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연말 팔콘 7X를 들여온 영국령 맨섬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공항, 산업단지 치타공공항에 법인을 설치했다. 맨섬은 노르만족이 영국을 정복하던 11세기부터 조세회피처로 이용된 곳이다. 2013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폭로로 인기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가 낱낱이 노출되자 최근 기업들이 맨섬으로 몰리고 있다. 영원무역 역시 여론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포브스코리아의 취재 과정에서 맨섬 등록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영원무역 측은 “전용기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해 수입이 생기고 이것에 대한 세금을 회피할 목적이라면 여론의 비난이 맞지만 온전하게 자사의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라 조세회피와 연결 짓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업 경영상 전용기가 필요하지만 등록세와 운영비 등을 줄이기 위한 내부 전략으로 보아달라는 주문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를 한달음에 날아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고, 특히 비행기 기체 및 배상책임 보험료가 국내 보험시장 대비 30% 수준으로 저렴하다”며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조종사 등 운영인력도 방글라데시에서 고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한국에서 전용기를 등록하고 운영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국토해양부 인허가에 시일이 걸리고, 기장 등 인건비와 정비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영원무역이 밝힌 중고기종 구매가는 300억원. 보통 팔콘 7X급의 전용기는 조종사와 정비사 인건비, 항공유 구입과 공항 이용료,계류비,부품값 등 한 해 운영비용이 50억원 수준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영원무역이 2013년 국내 광고시장에 쏟은 돈이 200억원 이상인데 이에 비하면 괜찮은 베팅”이라며 “자사의 로고를 새겨 돌아다니는 광고효과도 있고, 바이어 의전으로 계약 성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달리 아리랑항공 방글라데시 법인은 수익사업이 활발하다. 수도 다카공항과 산업단지 치타공공항에 격납고를 두고 2인승 세스나 경비행기에서 9인승 비즈니스 제트기 팔콘 2000EX까지 항공기 8대를 운영중이다. 방글라데시 국내선 항로와 미얀마, 베트남, 상가포르 등을 잇는 국제선 항로에서 비즈니스용으로 임대한다. 주로 세계 곳곳에서 온 바이어들이 방글라데시의 공장을 방문할 때 사용한다. 긴급의료장비를 갖춘 앰뷸런스 항공기, 조종사 교육을 담당하는 플라잉스쿨은 방글라데시에 대한 사회공헌 차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방글라데시는 도로 인프라가 부실해 전용기 임대 수요가 있다”며 “자사의 비즈니스 활동뿐 아니라 글로벌기업 대상의 임대로 운영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 사진 전민규 기자

2015.02.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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