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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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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제조 수장 ‘사장 승진’…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 단행

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 등 4명의 사장 선임을 포함해 총 219명을 승진시키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18일 밝혔다.성과주의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대외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 대응에 기여한 리더를 승진시키고, 전문성 중심의 세대교체를 병행한 것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이번 인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혁신 속도를 높이고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만프레드 하러 R&D본부장(부사장)과 정준철 제조부문장(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임 R&D본부장에 오른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2024년 합류 이후 차량개발담당으로서 제품개발 전반의 기술 전문성을 기반으로 차량 기본성능 향상을 이끌었다. 짧은 기간에도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하러 사장이 연구개발을 총괄하며 소프트웨어 등 유관 조직과의 협업을 강화해 SDV 성공을 위한 R&D 차원의 기술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준철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과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구매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이번 승진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생산체계 구축과 로보틱스 등 그룹의 차세대 생산체계 구축에 주력할 전망이다.현대차그룹은 또한 지난 5일 사임한 송창현 AVP 본부장(사장)의 후임을 조속히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송 전 사장 주도로 마련해 온 SDV 개발 전략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 등 핵심기술 내재화를 토대로, SDV 핵심기술의 양산 전개를 위한 차세대 개발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기아에서는 북미 시장 성과를 반영한 승진이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성과 중심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윤 사장은 미주실장과 미국·캐나다 판매법인장을 거치며 북미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축적한 판매 전문가로 평가된다.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도 동반됐다. 현대제철은 대표이사 체제를 새로 꾸리며, 현대제철 생산본부장 이보룡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은 이 신임 대표가 30년 이상 철강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R&D와 엔지니어링 역량, 철강사업 총괄 운영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2023년부터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맡아 온 서강현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사 간 사업 최적화를 주도하게 된다.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불확실성이라는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 쇄신과 리더십 체질 변화를 과감히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 인사와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5.12.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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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AI 모델·칩 조직 전격 통합…'노바-트레이니엄' 시너지 가속

국제 경제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조직과 자체 AI 칩 개발 조직을 하나로 묶으며 본격적인 '엔드투엔드 AI' 전략에 나섰다.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공개된 사내 공지를 통해 범용인공지능(AGI) 팀을 칩 개발 팀과 통합한다고 밝혔다.아마존의 AGI 팀은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노바'를, 칩 개발팀은 '트레이니엄'을 포함한 자체 AI칩을 각각 개발해왔다.이들 팀의 통합은 아마존이 그간 따로 진행해온 '노바'와 '트레이니엄' 간 최적화에 나서 기업 고객용 AI 모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풀이된다.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기업 고객에 매력적인 AI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통합 팀의 수장도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인프라 부문을 총괄해온 피터 드산티스 부사장이 맡았다. 그는 재시 CEO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아마존이 AWS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의 AI 모델을 제공하기만 하는 유통사를 넘어 자신들이 직접 만든 '자체상표(PB)' AI 모델을 공급하는 개발사로 변신을 꾀하는 셈이다.재시 CEO는 "아마존은 사업이 성장하고 탄력을 받으면 장기적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를 살펴본다"며 "나는 우리가 개발한 일부 신기술이 이와 같은 변곡점에 와 있다고 믿는다"고 이번 조직 개편의 취지를 설명했다.그는 "노바2 모델이 갓 출시되고 우리의 맞춤형 반도체가 급성장을 보이는 지금 모델·칩·클라우드·인프라에 걸친 최적화가 이점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피터가 이 분야에 에너지와 리더십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AI 모델의 무게 중심이 연구·개발에서 실제 사업 적용으로 옮겨감에 따라 기존에 AGI 팀을 이끌며 '노바' 개발을 주도했던 AI 과학자 로히트 프라사드 부사장은 연말 회사를 떠나게 됐다.대신 로봇공학자이자 AI 연구자인 피터 아벨이 AGI 팀 내 프론티어 모델 연구팀을 맡는다.한편, 드산티스 부사장이 총괄하는 조직에는 양자컴퓨팅 팀도 포함됐다.이는 아마존이 현재의 컴퓨팅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연산 능력에 관한 연구를 통해 장기적인 AGI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아마존은 오픈AI에도 100억 달러(약 15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2025.12.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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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으로 향하는 삼성, 미래차 시장서 LG와 정면승부 [전장 넓히는 삼성]②

자동차

삼성과 LG가 '미래차 전장시장'을 두고 정면승부를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 BMW·벤츠 등 완성차와 전장 협력을 강화하며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고, LG는 완성차와 손잡은 시스템 통합 업체로 자리매김하며 각자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두 그룹 모두 배터리·디스플레이·반도체 등 기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출발점이 비슷하지만, 완성차 업계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확장 방식에서는 뚜렷한 방향성 차이가 나타난다는 평가다.반도체 기반의 삼성삼성의 전장 진출은 '반도체 기반 확장'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18년 공개된 자동차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와 아이소셀 오토(ISOCELL Auto)가 그 출발점으로,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차량용으로 확장한 사례다.엑시노스 오토는 차량 인포테인먼트(IVI)·ADAS·텔레매틱스용으로 용도에 따라 제품군이 구분된다. 이들 중 일부 제품은 아우디의 3세대 모듈러 인포테인먼트 플랫폼(MIB3)에 적용돼 양산 레퍼런스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소셀 오토 이미지센서는 자율주행과 운전자 모니터링 등 ‘카메라 기반 인지 영역’에서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야간·악천후 환경에서도 물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HDR(고명암비), LED 플리커 억제 기술, 초소형 픽셀 설계 등을 적용해 차량용 센서의 요구 기준인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하만(Harman) 인수도 전장 전략을 뒷받침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하만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콕핏 ▲텔레매틱스 제어장치(TCU) ▲차량용 오디오 등을 공급해 온 기업이다. 이미 다양한 고객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은 하만을 통해 차량 내부 경험(HMI)과 차량용 통신·OTA(무선 업데이트) 관련 기반을 확보했다. 최근 공개된 5G 기반 통합형 TCU ‘레디 커넥트 5G’(Ready Connect 5G)는 OTA 업데이트와 차량 연결성에 대한 완성차 업체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으로 평가된다.여기에 삼성SDI의 배터리 역량이 더해진다. 삼성SDI는 BMW·폭스바겐 그룹·리비안 등 여러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등 고객·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BMW·솔리드 파워(Solid Power)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또 다른 축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진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 IAA 모빌리티 등에서 차량용 OLED 제품군을 공개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규 성장축 중 하나로 제시했다. 대형 곡면 OLED와 차량 전용 패널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주요 완성차를 대상으로 공급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이처럼 삼성은 AP·이미지센서·디지털 콕핏·커넥티비티·배터리 등 차량 전자화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부품을 제공하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즉, 완성차에 들어가는 ‘두뇌와 눈, 배터리와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핵심 부품 공급자 역할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완성차와 커가는 LGLG의 전장 사업은 완성차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진화한 ‘시스템 기업 모델’에 가깝다. 중심에는 LG전자 VS사업본부(Vehicle Solution Company)가 있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텔레매틱스, 디지털 콕핏 등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맡아 왔으며, 2018년 ZKW 인수를 통해 차량용 조명 시스템까지 전장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문은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통해 공급하면서, LG 계열 전체를 아우르는 ‘전장 3대 축 체제(차량용 인포시스템·조명·파워트레인)’를 완성했다. 최근엔 누적 수주 잔고 80조원대 달성과 함께 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LG가 삼성과 가장 다른 지점은 파워트레인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는 점이다. 2021년 문을 연 합작사 LG마그나 e‑Powertrain은 모터, 인버터, 온보드 차저(OBC), 통합 전동화 구동계(e-axle 등)를 공급하며 전기 구동계 영역을 부품 단위가 아닌 시스템 단위로 공략하고 있다.LG마그나는 유럽·북미 주요 OEM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넓혀가고 있으며, 전기차 전동화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파워트레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율주행·센싱 시장에서는 LG이노텍이 차량용 카메라 모듈, 레이더, LiDAR, V2X 통신 모듈 등을 공급하며, 2030년까지 차량 센싱·통신 사업 매출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여기에 LG디스플레이는 대형 LCD와 OLED, 필러 투 필러(Pillar‑to‑Pillar) 형태의 광폭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차량용 패널을 양산하며 여러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의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엠(GM)·현대차·스텔란티스 등 주요 제조사(OEM)과 합작 공장을 운영하거나 추진하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축에 가까운 구조를 구축했다.전문가들은 전기차 확산과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이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을 바꾸고 있다고 본다. 기존 내연기관차 시대에 핵심이던 엔진·변속기 같은 기계 부품의 비중은 줄어들고, 배터리·센서·통신 모듈·제어 소프트웨어 등 전장 부품이 차량 가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빠르게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모두 전장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전장의 영역에서 둘중 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각자 특화된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차량의 전동화로 인해 내연기관 부품보다 전장 부품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에서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1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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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 개최

IT 일반

삼성전자가 20일 '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Samsung Tech Conference 2025, STC2025)'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이날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을 주제로 ▲AI 에이전트 ▲로봇 AI ▲차세대 보안 ▲통신 등 혁신적인 선행 기술부터 상용화 기술까지 다양한 성과와 비전을 공유했다.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 전경훈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AI는 이미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일상과 업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했다.'인공지능 전환' 시대에 4대 핵심 기술 분야 제시이날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AI 기반 차세대 보안 혁신 ▲지능형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의 진화 ▲AI를 활용한 로봇 기술의 도약 ▲오픈소스 AI의 생태계 확장 등 인공지능 전환 시대의 4가지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또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의 짐 젬린(Jim Zemlin) 의장이 최신 오픈소스 AI 기술 동향을 공유했다.기조연설 이후 진행된 기술 세션에서는 삼성전자 연구원 60여 명이 통신, 헬스케어, 보안, 스마트싱스(SmartThings)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용한 최신 연구 성과 40여 건을 발표했다.▲보이스피싱과 악성 앱 AI 자동 탐지 ▲AI 기반 고전 영상 고화질 복원 ▲30분 만에 갤럭시 XR 콘텐츠 제작하기 ▲온디바이스(On-Device) 오디오 지우개(Audio Eraser) ▲무선 통신 기지국 AI 품질 최적화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8월에 미국 정부 주최로 개최된 글로벌 보안 기술 경진 대회 'AI 사이버 챌린지(AIxCC)' 결승전에서 최종 우승한 삼성리서치의 AI 보안 기술 리더십과 향후 연구 방향도 공유했다.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 성과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개방형 기술 협력과 AI 기술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2025.11.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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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어떻게 혁신기업을 만드는가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혁신기업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강렬한 울림을 준다. 기존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고, 기술의 흐름을 바꾸며, 새로운 인재와 자본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자석 같은 존재다. 우리는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을 보며 ‘혁신’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린다.그들의 성공은 단순히 탁월한 기술력이나 운 좋은 시장 타이밍 때문만은 아니다. 혁신기업은 리더가 만들어낸 방향성과 문화, 실행 시스템, 그리고 리더 자신의 내면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성과와 건강한 조직, 둘 다 가능한가?"와 같은 질문이 놓여 있다.성과 중심 조직과 건강한 조직은 흔히 상충하는 가치로 여겨진다. 강한 압박과 성과 중심 문화가 결국 구성원을 소진시키고 조직을 망가뜨린다는 비판도 많다. 그러나 실제로 혁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업들을 보면 이 둘 간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독특한 조직 역학이 존재한다. 이들은 성과를 내려면 문화를 희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건강과 성과가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를 설계해냈다.조직 건강을 단순히 '좋은 분위기'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맥킨지(McKinsey)는 건강한 조직을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하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발휘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 건강한 조직은 단순히 구성원이 편안한 곳이 아니라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근육이 잘 발달된 상태다.실제로 맥킨지의 전 세계 1000개 기업 분석에 따르면 조직 건강 점수가 상위 25%에 속하는 기업의 총주주수익률(TSR)은 하위 25% 기업보다 평균 3배 이상 높았다. 분위기가 좋아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건강한 것이다.물론 문화에 정답은 없다. 산업의 특성·인재 구성·기업의 역사와 맥락에 따라 조직마다 성공 방정식은 다르다.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과 한국의 반도체 기업, 금융회사와 스타트업이 같은 방식으로 혁신을 이룰 수는 없다. 하지만 산업과 국가, 규모를 불문하고 혁신기업의 리더십에는 공통된 축이 존재한다. 그것은 ▲방향성을 끊임없이 소통하는 리더십 ▲성과와 문화의 균형을 유지하는 감각 ▲조직의 틀과 리더십 기준을 세우는 역량 ▲리더 자신의 내면을 관리하는 힘이다. 방향성을 끊임없이 소통하는 리더혁신기업의 리더는 무엇보다 조직의 나침반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는 그 대표적 사례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게임용 GPU(그래픽처리장치) 전문기업이었다. 하지만 젠슨 황은 10년 넘게 GPU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흔들림 없이 제시해왔다.그의 리더십은 기술에 대한 집착과 선구적 투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그리고 독특한 조직 문화에 기반한다. 초기 GPU 시장의 성공을 넘어 그는 병렬 컴퓨팅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쿠다(CUDA)라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단순한 하드웨어 기업을 넘어 과학자와 개발자들이 GPU를 활용해 병렬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했다. 신경망 기술의 부상 또한 예견하고 GPU를 AI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전환했으며, 이 전략은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독보적 위치에 올려놓았다.그의 리더십 스타일도 주목할 만하다. ‘30년 된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그는 안일함에 젖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조직 정체성을 강조했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솔직히 공유하는 ‘지적 정직성’(Intellectual Honesty)을 중시했으며, ‘T5T 이메일 문화’(Today’s Top 5 Things)를 통해 전 직원이 매일 핵심 업무와 통찰을 공유하는 소통 구조를 만들었다.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소통 문화는 혁신의 속도를 높였다.그는 주주 서한과 사내 미팅, 그리고 언론 인터뷰를 가리지 않고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그의 말은 단순한 기술적 설명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그리는 서사였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전환점마다 조직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AI 가속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이런 ‘방향성의 소통’은 생각보다 어렵다. 최고경영자가 100이라 생각하고 전달한 메시지는 중간관리층에서 약 30%씩 희석돼 최종 현장 구성원에게는 40% 수준만 전달된다. 실제로 다수의 조직 진단에서 경영진의 전략 방향성을 직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반대의 사례도 있다. 최근에 코칭을 수행했던 한 고객사 임원의 경우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주면 모두 이해할 것”이라 믿고 긴 설명을 반복했지만, 구성원들은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배경만 길게 나열하면 메시지는 오히려 흐려진다. 혁신 리더는 방향성을 두괄식으로 명확히 전달하고, 구조화된 스토리텔링으로 끊임없이 반복 소통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성과와 문화의 균형, 자전거 타기처럼혁신 과정에서 성과는 조직의 생명줄이다. 작은 성과가 없다면 구성원들의 열정은 쉽게 식고, 변화에 대한 불안은 증폭된다. 리더는 전략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변화의 성공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는 작은 마일스톤을 만들어내고, 이를 조직 전체가 함께 축하하며 학습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경험은 구성원들에게 “이 길이 실제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SK하이닉스는 이런 방식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 사례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메모리 업황 급랭으로 10여 년 만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감산·투자조정과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제품 믹스로 전환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2025년에는 동적 RAM(DRAM) 매출 기준 분기 1위를 차지하거나 역전이 가시화될 정도로 경쟁구도가 흔들렸고, HBM 시장에선 일부 분기 70% 안팎의 점유율로 AI 메모리 리더십을 굳혔다. 세밀한 실행관리와 현장 리더십이 반복 가능한 ‘작은 승리’를 축적하며 조직의 속도를 끌어올린 결과다. 혁신은 거대한 한 번의 도약이 아니라 리더가 만들어낸 작고 반복되는 성취의 축적이다.물론 문화적 토대 없이 성과만 강조하는 조직은 오래 가지 못한다. 구글의 유명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창의적 문제 해결과 혁신이 가능해진다.하지만 지난 2016년 이후 조직문화를 강조해온 기업들의 사례에서는 최근 반대의 경우도 관찰된다. 심리적 안전감과 수평 문화를 잘못 이해하고 절대선처럼 추구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편안함’을 강조하는 문화에서는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성과 기준이 흐려진다. 'Raising the bar'(더 높은 성과와 품질을 목표로 설정하기)의 문화가 사라지고 조직은 점점 평균에 안주하게 된다.심리적 안전감은 편안함이 아니라 도전이 가능한 환경이다.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의 몰입 이론(flow theory)도 이를 뒷받침한다. 익숙한 영역을 살짝 벗어난 과제가 주어질 때 인간은 몰입하고 성장한다. 조직문화는 전염성이 강하다. 성과 기준이 한 번 낮아지면 회복은 쉽지 않다. 혁신 조직은 심리적 안전감과 성과 압력이라는 두 축의 균형 위에서 유지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자전거가 넘어지듯 조직은 균형을 잃는다. 조직의 틀과 리더십의 기준을 세우는 힘혁신기업의 리더는 자유와 실험만 강조하지 않는다. 조직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틀’을 세운다. 최근 카카오와 네이버의 대비된 상황은 이를 잘 보여준다. 카카오는 성장기에 가장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문화를 자랑했다. 김범수 의장은 젊은 리더들의 성공욕구를 자극하고, 산하 조직들이 자율적으로 실험하도록 독려했다.그러나 그 성공욕구가 조직 공동체의 성취로 전환되는 구조는 부재했다. 명확한 윤리 기준과 리더십의 공통 규범이 없었고, 각 조직은 개인의 성취에 치우치거나 비윤리적 행동을 견제하기 어려웠다. 자유로움은 통합적 리더십의 부재 속에서 혼란의 씨앗이 됐다.반면 네이버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내부 거버넌스와 의사결정 체계를 차근차근 구축했다. 외부에서 다양한 리더를 영입하면서도 네이버의 조직적 바운더리 안에서 움직이도록 했다. 사내독립기업(CIC) 체계 역시 이런 철저한 틀 위에 세워졌다.2015년 도입된 CIC 제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조직에 자율성을 부여하되, 일정 수준에 이르면 독립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델이다. 네이버웹툰과 네이버파이낸셜이 대표적 성공 사례다. 최근 네이버는 5개의 CIC를 12개로 확대하고, AI 중심의 기술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런 변화는 이전의 성공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네이버만의 조직 방정식을 만들어 가고 있는 사례로 보여진다. 리더의 내면이 조직의 한계다혁신 조직은 자율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리더가 불안하거나 확신이 없으면, 본능적으로 사람과 상황을 통제하게 된다. 이런 통제적 분위기는 빠르게 조직 전반에 전이돼 경직된 문화로 변한다.한 고객사 사례에서 새로 부임한 CEO는 조직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고자 했다. 혁신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이해했지만, 조직의 변화는 머리로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단숨에 찾아오지 못했다. CEO는 옳은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구성원과의 정서적 연대와 신뢰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채 변화를 밀어붙였다.CEO의 의견과 대치되거나 거스르는 의견에 대해 질책이 심해지자 구성원들은 침묵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리더는 누구보다 뛰어나기에 리더가 됐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자신과 같은 이해 수준에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면서도, 독단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그것을 통해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가 조직 신뢰의 출발점이다.혁신기업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명확하고 반복적인 방향성의 소통 ▲성과와 문화의 균형 ▲조직의 틀과 기준을 세우는 리더십 ▲리더 자신의 내면 관리라는 네 가지 축이 함께 작동할 때 가능하다. 혁신기업들은 서로 다른 맥락 속에서 이 요소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구현해왔다. 문화에 정답은 없지만, 리더가 이 네 가지 축을 통해 자신만의 방정식을 세울 때 혁신기업은 탄생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 단 한가지만 꼽아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오랫동안 다양한 기업들의 조직 혁신을 지원해온 경험상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CEO의 끊임없고 일관된 방향성 제시와 꾸준한 추진력이다.혁신은 우연히 ‘아래에서’ 솟아오르지 않는다. 강력한 톱-다운(Top-down) 리더십이 명확한 방향성과 ‘어디로 가야 하는지’(Where to go)를 일관되고 건강한 메시지로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그 뜻을 함께하는 리더십이 조직 내에서 재생산될 때 비로소 건강한 보텀-업(Bottom-up) 문화가 자생적으로 형성된다. 리더는 혁신기업의 방향을 제시할 뿐 아니라, 그 조직을 만들어내는 존재다.

2025.11.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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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회동’ 하루 만에…현대차그룹·엔비디아 AI 동맹 고도화

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혁신을 본격화한다.현대차그룹은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NVIDIA Blackwell)을 기반으로 한 AI 팩토리 구축 협력을 강화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자율주행차·스마트 팩토리·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중심 협력을 넘어, 핵심 피지컬 AI(Physical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단계로 협력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양사는 모빌리티 솔루션·차세대 제조 인프라·온디바이스 반도체 분야에서 AI 역량을 강화하고 5만 장의 블랙웰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의 개발·검증·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또한 양사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협력해 관련 생태계 조성에도 참여한다. 이는 약 30억 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수반한다.핵심 추진 사항으로는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데이터센터 국내 설립 등이 포함된다.두 회사는 이를 통해 연구진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차세대 피지컬 AI 전문 인재 양성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이날 협력의 실행 기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현대차그룹·엔비디아 간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피지컬 AI의 진흥은 필수 과제”라며 “한국의 제조 강점과 엔비디아의 최신 AI 인프라가 결합해 제조업 혁신과 산업 경쟁력 제고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AI 기반 모빌리티와 스마트 팩토리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도약”이라며 “첨단 기술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AI 생태계 조성과 인재 육성, 글로벌 리더십 강화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엔비디아 젠슨 황 창립자 겸 CEO는 “AI는 모든 산업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이라며 “현대차그룹과 함께 지능형 자동차와 공장을 구현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새롭게 정의하겠다”고 말했다. AI 팩토리, 현대차그룹 혁신 엔진으로현대차그룹은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AI 팩토리를 통해 자율주행·생산 효율화·로보틱스 등 모든 혁신 단계를 하나의 지능형 생태계로 통합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엔비디아 DGX™’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토르™(DRIVE AGX Thor™)’ 등 세 가지 AI 컴퓨팅 플랫폼을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DGX™’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며, ‘옴니버스™’는 ‘OVX™’ 시스템과 ‘코스모스™(Cosmos™)’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제조 공정 최적화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검증이 정밀하게 이뤄진다.‘드라이브 AGX 토르™’는 차량 및 로봇의 실시간 지능(AI 브레인)을 담당하며,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제어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진화하는 스마트 팩토리현대차그룹은 올해 초부터 엔비디아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활용해 정밀한 공장 디지털 트윈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장을 3차원 가상 공간에 그대로 재현해, 생산라인 제어·예지보전·시뮬레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이를 통해 로봇 통합 속도를 높이고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완전 자율형·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으로의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 옴니버스는 ‘아이작 심™’(Isaac Sim™)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휴머노이드 및 로보틱스 시스템의 가상 테스트 환경을 제공한다.실제 로봇 배치 전에 작업 동선·인체공학적 안정성·동작 계획 등을 검증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확보에 기여한다. 현대차그룹은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플랫폼을 이용해 지역별 도로 환경과 주행 조건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정밀 검증하고 있다.또한 ‘네모트론™(Nemotron™)’ 추론 모델과 ‘네모™(NeMo™)’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차량 전반의 기능을 무선 업데이트(OTA) 방식으로 지속 개선한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개인화된 디지털 어시스턴트·지능형 인포테인먼트·적응형 컴포트 시스템 등 차량 내 AI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드라이브 AGX 토르™’가 제공하는 AI 연산 능력을 통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차세대 안전 기술도 강화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과 공장을 단일한 지능형 네트워크로 통합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의하는 AI 중심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31 15:34

4분 소요
LG전자 “5년 내 차량용 웹OS 2000만대 공급하겠다”

IT 일반

LG전자가 차량용 웹OS를 비롯한 차별화된 솔루션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앞세워 모빌리티 공간을 소프트웨어 기반의 경험 중심 공간으로 바꿔 나가며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시대를 이끈다.LG전자는 현지시간 9일부터 14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IAA Mobility 2025)’에서 ‘차량 내 경험의 재정의: 왜 콘텐츠 생태계가 중요한가(Redefining the In-Cabin Experience: Why the Automotive Content Ecosystem Matters)’라는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연사로 나선 LG전자 VS사업본부장 은석현 부사장은 SDV 시대를 맞이하는 LG전자의 차별화된 강점, 미래 모빌리티 비전 등을 밝히며 콘퍼런스를 시작했다.은 본부장은 “LG전자는 헤드유닛, 디스플레이, 커넥티비티 등을 아우르는 전장 부품 포트폴리오와 약 70년 동안 가전 및 IT 분야에서 쌓아온 고객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SDV 시대를 선도하는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사용자 경험 중심의 ‘바퀴 달린 생활 공간(Living space on wheels)’으로 만들겠다”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이어서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인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ACP, Automotive Content Platform)을 강조했다. 은 본부장은 “전 세계 2억4000만대 이상의 스마트 TV에 적용된 웹OS를 기반으로 한 차량용 독자 플랫폼으로, 집에서 즐기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차량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LG전자는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과 협업을 지속 강화해 풍부하고 확장가능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누적 2000만대에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 공급하며 SDV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독자 플랫폼 차량용 웹OS를 스마트 TV 수준 콘텐츠 즐기는 솔루션으로 차별화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은 전 세계 2억4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LG전자의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웹OS의 다양한 고객경험을 차량 내부로 확장했다.웹OS의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과 검증된 안정성을 통해,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차량 내 여러 디스플레이로 모바일이나 TV로 즐기던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주행 안전 규정에 맞춰 이어서 즐기는 심리스(seamless)한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한다.고객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웹OS에 탑재된 LG전자의 FAST(Free Advertising Streaming TV,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LG채널은 물론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유튜브 ▲티빙 ▲웨이브 ▲아기상어 키즈월드 ▲프리게임즈 바이 플레이웍스 ▲헤이스택 뉴스 등 다양한 인기 콘텐츠를 가입된 자동차용 데이터 요금제에 맞춰 차량에서 즐길 수 있다.LG전자는 연말까지 디지털 아트감상 플랫폼 바사리(Vasari), 유럽 스트리밍 서비스 라쿠텐TV(RakutenTV), 독일 스트리밍 서비스 조인(Joyn), 일본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넥스트(U-NEXT) 등도 추가하며 차량용 콘텐츠를 지속 늘릴 예정이다.Xbox, Zoom과 파트너십 체결 발표, 게임·회의 솔루션도 차량용 웹OS에 합류LG전자는 SDV 시대에는 웹OS만의 차별적인 강점인 풍부한 콘텐츠와 지속 확장 가능한 서비스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 두 곳을 최초로 공개했다.첫 번째 파트너는 차량 내 게임 경험을 거실에서 즐기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엑스박스(Xbox)’다. LG전자는 차량용 webOS 플랫폼에 ‘엑스박스 게임 패스(Xbox Game Pass)’ 서비스를 추가한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Xbox Game Pass Ultimate)’ 구독 고객은 내 차 안에서 ‘둠: 더 다크 에이지스’, ‘포르자 호라이즌 5’ 등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다.이번 협업으로 LG전자는 IVI(In-Vehicle Infotainmen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 엑스박스는 전장과 콘텐츠 플랫폼 영역에서 전문성이 있는 LG전자를 통해 TV에 이어 차량용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두 번째는 자동차 실내를 업무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줌(Zoom)’과의 파트너십이다. 글로벌 탑티어 화상회의 솔루션 줌을 LG전자의 차량용 webOS 플랫폼에 네이티브 앱(Native App) 형태로 추가해 이동 중에도 차량 내에서 화상 회의를 진행하며 업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 차량 환경에 최적화된 UX/UI를 통해 안전규정에 따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LG전자는 줌과의 협력으로 차량용 웹OS 플랫폼의 서비스 영역을 즐길 거리 외에도 업무 협업 영역까지 확대한다. 줌은 다양한 차종에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 전개할 수 있는 강력한 차량용 플랫폼 파트너를 확보하게 된다.안전 지키는 인캐빈 센싱, 텔레매틱스 등 SDV 토탈 솔루션 완비LG전자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 미래 키워드인 SDV 시장에서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 등 인포테인먼트 영역뿐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 인캔빈 센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텔레매틱스 등 SDV 토탈 솔루션을 완비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LG전자는 올해 4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GM(General Motors Co.)으로부터 ‘혁신적인 전장부품 솔루션 공급을 통해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와 연결성을 새롭게 정의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우수 크리에이티비티 팀(Creativity Team Award)’으로 선정됐다. 또 글로벌 자동차 미디어 ‘모터트렌드(MotorTrend)’가 SDV 분야의 혁신을 이끌어 온 기업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인 ‘2025 SDV 이노베이터 어워즈(2025 SDV Innovator Awards)’도 수상하며 SDV 리더십을 공고히 한 바 있다.이러한 수상에는 SDV 전환을 위한 LG전자의 차별화된 토탈 솔루션 ‘LG 알파웨어(LG αWare)’가 중심에 있다. LG 알파웨어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소개한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포함하는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솔루션 ‘플레이웨어(PlayWare)’와 ‘메타웨어(MetaWare)’, ‘비전웨어(VisionWare)’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타웨어는 AR/MR 기술로 길 안내, 도로 위 위험요소 등 운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몰입감 있게 전달하는 솔루션이다. 비전웨어는 AI 알고리즘과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탑승자의 행동을 분석해 사고를 방지하는 인캐빈 센싱과 차선 이탈 방지 등으로 주행을 돕는 솔루션이다.LG전자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SDV에 최적화된 다양한 차세대 IVI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MediaTek)의 차량용 시스템온칩에 구글 OS 기반 ‘동시 다중 사용자(CMU; Concurrent Multi-User)’ 솔루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하나의 운영체제로 차량 내 여러 디스플레이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증가하는 차량용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LG전자는 차량용 통신 모듈인 텔레매틱스를 비롯해 SDV의 필수요소인 통신 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2003년 텔레매틱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세계 최초로 보안 안정성에 대한 국제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획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의 발표를 토대로 한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LG전자는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2025.09.09 18:24

5분 소요
AI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가가 되려면…[스페셜 리포트]

전문가 칼럼

2025년 상반기, 미국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들의 주가 성과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팔란티어(Palantir, +79%)와 중소기업용 재무 소프트웨어 기업인 빌닷컴의 주가 성과 차이는 무려 122% 포인트에 달했다. 더 놀라운 것은 하락한 기업들이 '망해가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 여전히 견고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었다.이런 극명한 차이가 생긴 것은 시장이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평가 기준이었던 ▲Rule of 40(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의 합이 40%를 넘어야 한다는 원칙) ▲연간반복매출(ARR) 성장률 ▲고객 확보 비용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새로운 기준은 ▲AI 시대 필수불가결성 ▲대체 불가능성 ▲실존적 문제 해결 능력이다.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여전히 Rule of 40을 충족하지만 -19% 하락했다. 반면 Palantir는 전통적 지표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Valuation)을 받았다. 평가의 핵심 질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성장하는가?"에서 "AI 시대에 얼마나 필수불가결한가?"로 바뀐 것이다. 인재 전략 대전환이 필수….’비기너 마인드셋’ 찾아라 2025년 4월 토비아스 뤼트게 소피파이(Shopify)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메모를 보냈다. "신규 채용을 요청하기 전에, AI로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먼저 증명하세요." 그런데 몇 달 후 인턴 채용을 75명에서 10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표면적으로는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Shopify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AI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무지가 아니라, '원래 그런 것'이라는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말이다.현재의 인턴들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Shopify는 이들을 ‘AI 켄타우로스’라고 부른다. 신화 속 존재인 켄타우로스가 반은 인간, 반은 말인 것처럼, 이들 인턴이 AI와 자연스럽게 협업한다는 의미다. 파한 타와르(Farhan Thawar) Shopify 엔지니어링 부사장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저는 그들이 게으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최신 도구를 사용하기를 원합니다."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작업을 거부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건강한 게으름이다.인턴들이 가져오는 가장 큰 가치는 바로 '비기너 마인드셋'이다. 이들은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건 불가능해"라고 배운 적도 없다. 그래서 자유롭다. 비기너 마인드셋은 첫 번째 해결책에 안주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더 나은 방법을 찾고, 프로세스 자체를 의심하고, 재발견한다.AI 시대의 인재상이 재정의되고 있다. 전통적인 채용에서는 경험·전문성·검증된 실적을 중시했다. 하지만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에는 다른 자질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학습 능력이 전문성을 압도하고, 호기심이 경험보다 중요하다. 실험 정신이 완성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실험과 학습이 일상인 기업 만들어야 "AI 전문팀을 만들까, 아니면 모든 직원이 AI를 써야 할까?" "자발적으로 하게 둘까, 아니면 강제로라도 시켜야 할까?" 이런 고민들이 지금 여러 기업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호주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인 캔바가 5000명 전 직원에게 업무를 중단시키고 AI 교육에 집중하게 한 실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 캔바는 이미 1년 넘게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여러 AI 도구를 전 직원에게 제공해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풀 포텐셜’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도구 접근권한과 실제 활용 능력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했던 것이다.캔바가 제시한 핵심 철학은 "'AI 퍼스트'가 '휴먼 라스트'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AI 도구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일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체화시키려는 시도였다.가장 인상적인 성공 사례는 영업팀이 자체적으로 만든 ‘챗조지피티’(ChatGeorgePT)다. 이는 영업 플레이북과 교육 자료로 훈련된 맞춤형 GPT로, 영업 담당자들의 업무 시간을 주당 3시간씩 절약해준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위에서 내려온 오더가 아니라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아이디어라는 점이다.AI 도입에서 ‘강요’보다 ‘실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 수백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캔바의 진짜 목적은 업무에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다양한 AI 도구에 대한 체계적 접근, 그리고 역할별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신뢰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 조사에 따르면 90%의 경영진이 AI가 매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AI를 완전히 통합해 실질적 성과를 내는 기업은 단 1%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많은 기업들이 AI를 단순한 기술 도입으로 접근하기 때문일 수 있다.더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조사에 따르면 78%의 지식근로자가 이미 회사에서 제공하지 않은 AI 도구를 업무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직원의 13%가 일일 업무의 30% 이상을 AI로 처리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이 비율을 4%로 추정하고 있다.즉, 직원들은 이미 AI의 가치를 체감하고 있지만 경영진과의 인식에는 격차가 있다. 많은 기업들이 하향식 AI 도입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향식으로 이미 활용되고 있는 AI 사용을 체계화하고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신뢰' 기업의 직원들이 AI 도구 사용에 편안함을 느낄 가능성이 '저신뢰' 기업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리더들이 자신의 AI 실험 과정과 실패 경험을 직원들과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양방향 소통 채널을 만드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 관리 서비스 기업 박스(Box)의 CEO 아론 리비는 자신도 AI를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직원들과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조직 전체의 학습 문화를 조성했다고 한다.레거시 기업의 역설… 기존 강점을 AI 시대 무기로한편 "AI 혁명에서 전통 기업들은 도태되고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47년 역사의 레거시 기업 오라클(Oracle)이 41% 성장으로 시가총액 6580억달러를 달성한 것은 레거시 기업의 AI 시대 생존 전략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Oracle의 클라우드 인프라(Cloud Infrastructure) 매출은 52% 성장했으며, 4분기에만 OpenAI를 포함한 30여 건의 AI 관련 계약을 체결하며 총 125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 독일의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SAP 역시 2024년 클라우드 매출이 27% 성장했으며, 4분기 클라우드 주문의 50%에 AI 컴포넌트가 포함되었다.성공의 핵심은 포지셔닝 전략이다. AI 기업이 되려 하지 않고, AI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Oracle이 하지 않은 것은 AI 스타트업처럼 포지셔닝하거나 트렌디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대신 "AI는 결국 데이터입니다. 우리는 40년간 데이터를 다뤄왔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엔터프라이즈와 소비자 시장의 의사결정 논리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 특히 규모가 큰 기업의 의사결정자일수록 조직적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위험 회피 성향은 검증된 벤더에 대한 신뢰 프리미엄으로 나타난다. ‘최고의 AI’보다 ‘신뢰할 수 있는 AI 통합’을 선호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들첫째, 인재 채용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험보다는 학습 능력을, 완성도보다는 실험 정신을 중시하는 채용 기준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젊은 인재들의 ‘비기너 마인드셋’을 조직 전체로 확산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면접에서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일을 어떻게 접근했는가" 같은 질문을 늘리고, "실패했지만 많이 배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둘째, 상향식 AI 혁신을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직원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AI 도구들을 파악하고, 이를 체계화하여 전사로 확산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강제보다는 자발적 실험을 장려하는 문화가 더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월 1회 ‘AI 실험 공유회’ 같은 자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부서에서 시도해본 AI 도구나 워크플로우를 공유하고, 실패 경험도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가 있으면 조직 전체의 학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셋째, 역할별 맞춤형 AI 교육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모든 직원이 거대 언어 모델(LLM) 의 작동원리를 알 필요는 없다. 대신 자신의 업무에 특화된 AI 활용법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에게는 콘텐츠 제작과 고객 분석에 특화된 AI 도구 활용법을 교육하는 게 좋다. 영업팀에게는 리드 분석과 제안서 작성에 도움이 되는 AI 워크플로우를, 개발팀에게는 코딩 어시스턴트와 디버깅 도구 활용법을 교육하는 방식이다. 또한 단순히 도구 사용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각 역할에서 "어떤 업무를 AI에게 맡기고, 어떤 부분에서 인간의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함께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접근이 일괄적인 AI 개론 교육보다 훨씬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넷째, 기존 강점을 AI 시대의 무기로 재포장하는 접근도 생각해볼 만하다. 완전히 새로운 AI 기업이 되려고 하지 말고,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인 ‘도메인 전문성’(Domain Expertise) 과 고객 관계를 AI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Oracle의 사례처럼 AI를 위한 필수 인프라가 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마지막으로, 신뢰를 기반으로 한 변화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리더가 먼저 AI 실험 과정과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직원들의 우려와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양방향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마케팅 기업 허브스팟(HubSpot)의 CEO 야미니 랜간은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의 인상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단순히 AI 도구 도입을 지시하지 않고, 대신 매주 금요일마다 자신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5분짜리 비디오를 전 직원에게 공유한. 중요한 고객 미팅 전 AI 리서치 활용법, 경쟁 분석에서의 AI 적용 사례 등 어떻게 접목했는지 구체적 사례를 보여준다. 수십 년간 굳어진 워크플로우를 바꾸려면 리더가 먼저 자신의 생산성을 AI에 걸고 실험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런 접근이 직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고, 상향식 혁신을 활성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중요한 것은 단계적 접근이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서 성공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AI 시대 생존의 핵심…기술 아닌 ‘마인드셋’AI 시대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려있다. Shopify의 인턴들, 캔바의 직원들, Oracle의 전략가들이 보여준 것은 결국 같은 메시지이다.기술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마인드셋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원래 그런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매일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조직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만이 AI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기업가 정신,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이다. 필자는 글로벌브레인 한국 대표이자 한일 크로스보더 투자 전문가다. 일본 교토대학 물리공학과를 졸업하고 노무라종합연구소 및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의 크로스보더 전략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후 AI 로봇 스타트업의 CSO를 역임하며 일본에서 제로투원 비즈니스를 담당했다. 현재는 글로벌브레인이라는 일본 주요 VC의한국 대표로 한국과 일본의 우수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채널코퍼레이션·올거나이즈·리얼월드 등 한국의 담당 스타트업들의 일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양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5.08.31 09:00

8분 소요
LG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최고 등급 사이버보안 인증 획득

산업 일반

LG전자의 전장 부품 최대 생산거점인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이 업계 최고 수준의 차량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yber Security Management System, CSMS) 인증을 받았다.LG전자 하이퐁 생산법인은 최근 국제 공인시험인증기관 TUV라인란드(TÜV Rheinland)로부터 CSMS 레벨3 인증을 획득했다.CSMS는 차량 사이버보안 관리체계를 평가하는 제도다. 국제 표준에 근거해 차량 및 전장 부품의 기획부터 개발·생산·운영·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사이버보안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엄격하게 검증한다.특히 이번 인증은 CSMS 레벨2 수준의 보안 역량을 사전에 입증 받아 바로 상위 단계인 레벨3 인증을 획득한 글로벌 첫 사례다. TUV라인란드는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구축 여부에 따라 레벨2 인증을, 이후 이를 실제 제품 양산에 적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레벨3 인증을 부여한다.하이퐁 생산법인은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는 전장 부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LG전자 VS본부 최대 규모 생산거점으로서,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구축과 실적용을 동시에 진행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보안 역량을 입증한 것이다.사이버보안 관리체계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가 빠르게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이 되면서 완성차와 전장부품 기업이 갖춰야 하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지난 21년 사이버보안 관련 법규인 UNECE R-155(UNECE Regulation No.155: Cybersecurity Regulation)를 공식 발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인증을 받은 차량만 유럽연합, 한국·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지역 56개국에 출시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등도 사이버보안 관련 규제를 확대하는 추세다.앞서 LG전자는 지속적으로 전장사업 전 영역에 걸친 보안을 강화했다. 지난 2023년 본사 및 평택 공장에 CSMS 레벨2 인증을 받고 1년 만인 지난해 레벨3 인증도 완료했다. 하이퐁 생산법인을 시작으로 추후 멕시코, 폴란드 등 주요 글로벌 생산시설로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인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유럽 업체들이 전장 부품사의 사이버보안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만든 ‘오토모티브 스파이스 포 사이버 시큐리티(Automotive SPICE for Cybersecurity)’ 인증을 통해 보안 역량을 인정받았다.LG전자 VS본부장 은석현 부사장은 “SDV 시대 핵심 경쟁력인 최고 수준의 차량 사이버보안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장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25.08.20 18:02

2분 소요
정주영·정몽구·정의선 3代...美매체 100주년 기념상 수상

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의 3대 경영진이 세계 자동차 산업사에 남을 인물로 인정받았다.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18일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현대차그룹 창업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을 ‘100주년 기념상’ 수상자로 공동 선정했다.1925년 창간된 ‘오토모티브 뉴스’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에서 발간되는 자동차 전문 매체다. 매체는 올해는 ‘비전·혁신·리더십’을 기준으로 업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과 가문을 선정했다. 현대차그룹 창업주 일가 외에도 디자인 부문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인연이 깊은 조르제토 주지아로,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사장, 피터 슈라이어 전 사장도 함께 수상자 명단에 포함됐다.오토모티브뉴스는 ‘정의선, 가문의 유산을 딛고 현대·기아·제네시스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다’라는 제목으로 현대차그룹 3대 경영진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패스트 팔로워’에서 디자인·품질·기술을 선도하는 리더로 탈바꿈시켰다”며 전기차, 모터스포츠, 안전 분야에서의 성과와 더불어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진출까지 언급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를 아우르는 다각적 파워트레인 전략을 추진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인공지능,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통찰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여기에 더해 오토모티브뉴스는 “정주영 회장은 건설·자동차·조선 등 한국 주력 산업을 일으켜 세웠고, 정몽구 회장은 글로벌 시장 확장과 품질 강화를 통해 그룹을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키웠다. 정의선 회장은 이를 세련되고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로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한편 정의선 회장은 오는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오토모티브 뉴스 콩그레스’에서 직접 수상하며, K.C 크레인 오토모티브 뉴스 대표와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번 수상과 관련해 “혁신은 인류를 지향해야 하며, 진정한 진보는 사람의 삶을 향상시킬 때 의미가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고객중심의 설루션을 통해 인류의 풍요로운 삶과 지구를 위한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5.08.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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