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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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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신용등급 상향흐름 보이나..등급전망 '긍정적' 우위

증권 일반

나이스신용평가의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등급 전망 상향이 하향보다 많은 ‘상향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기업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다만 나신평은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이 커 개별적 업황 변화에 따라 신용등급 방향성이 차별화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신평은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27개 기업의 등급전망을 상향했고, 13개 기업의 등급전망을 하향했다. 지난해 전망 변동(상향 25개/하향 18개) 대비 상향조정 건수가 소폭 증가하며 상향기조를 유지했다. 등급전망 상향된 주요 업종은등급전망 상향은 투자등급(BBB 등급 이상) 16개, 투기등급(BB 등급 이하) 11개, 하향은 투자등급 9개, 투기등급 4개로 상향우위를 보였다. 등급전망이 상향 27건 중 17건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됐다. 등급전망이 상향된 주요 업종은 ▲기계 ▲자동차부품 ▲의류 ▲항공운송 등이다. 기계업종에선 에이치디현대일렉트릭(A-/긍정적)과 에이치디현대인프라코어(A-/긍정적)의 등급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북미 등 선진시장 및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건설장비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전력 인프라 확충 수요 증가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하이호휠(BB/안정적), 경창산업(BB/긍정적), 와이엠(BB-/안정적), 모베이스전자(BB-/긍정적) 등 자동차부품 기업의 등급 전망도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나신평은 “자동차부품산업은 회사별 주력 취급 부품 및 전·후방 교섭력 수준 등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되고 있다”며 “전방 자동차산업의 생산 및 판매 증가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사업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코로나19 이후 줄곧 ‘부정적’ 등급을 받아온 의류업종의 등급전망 상향도 이뤄졌다. 이랜드월드(BBB/긍정적), 팬코(BB+/안정적), 국동(BB-/안정적), 형지아이앤씨(B+/안정적) 등의 등급 전망이 상향됐다. 나신평은 “유통망 구조조정, 운전자금 감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부담 증가에 대응해 2021년 이후 업계 전반의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의 부정적 영향을 받아왔던 대한항공(BBB+/긍정적), 티웨이홀딩스(B-/긍정적)의 전망도 상향됐다. 나신평은 “대한항공은 리오프닝 본격화에 따른 여객부문의 수요 회복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됐다”며 “이러한 요인들은 반영해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을 자회사로 두고있는 티웨이홀딩스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하반기 신용등급 조정 방향은나신평에 따르면 정기평가를 마친 6월 말 기준 ‘긍정적’ 전망이 부여된 기업 수는 25개, 부정적 등급 전망 및 하향 Watch가 부여된 기업 수는 22개다. 2023년 6월 말 기준 P/N배율(긍정적/부정적)은 1.19배로 2022년 말 0.67배 대비 상승하면서 하반기 기업들의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나신평은 2023년 하반기 이후 산업환경은 외부환경 요인에 따라 다양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리 및 인플레이션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이고, 중국의 수출둔화 및 내수부진 부양 정책 등의 영향을 예상하기가 어려워서다. 나신평은 “개별 산업환경에 따라 산업별 신용도 전망은 그 방향성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역학변화에 따른 산업재편 이행과정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산업별 긍정적·부정적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지속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거시환경의 부정적 변화의 영향이 보다 크게 나타나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3.07.04 19:02

3분 소요
금리 과속스캔들…신용등급 강등 쓰나미 오나

증권 일반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국내 기업 신용등급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향조정이 하향조정보다 훨씬 많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에는 하향이 더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작년 한해는 코로나19 시기에 두텁게 마련해 뒀던 재무 완충력 덕에 신용도를 유지했으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는 곳이 속출하는 가운데 실제 등급강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등급이 떨어지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기업 재무구조는 더 악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상향기조 꺾였다…'부정적' 전망이 '긍정적'보다 1.6배 국내 신용평가 3사(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평가 대상 기업 기준(3사 중복 포함) 등급 전망 및 워치리스트가 지난해 말 ‘부정적·하향검토’인 곳은 99곳에 달했다. 이는 ‘긍정적·상향검토’ 61곳을 1.6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지난 2021년 연말 긍정적·상향 검토가 90건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등급 상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등급전망은 신용평가사가 해당 기업의 등급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부정적’이면 실제 등급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신용등급 상향기조는 확연히 꺾였다. 지난해 신용평가 3사(중복 포함)에서 등급과 전망, 워치리스트 상향은 149건, 하향은 122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하향 대비 상향 건수를 의미하는 등급(전망) 상하향배율은 3사 단순 평균을 기준으로 작년 말 1.22배로 산출됐다. 지난 2021년 말 1.52배 대비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상하향배율은 1.66배로 상승기조를 이어갔지만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꺾인 것이다. 크레딧시장에서는 코로나19 시기에 풀린 정책자금과 저금리 효과로 누렸던 ‘신용도 착시’가 끝나간다는 평가다. 기업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유동성 악화와 자금조달 난항에 허덕였다. 신용등급은 재무제표에 드러나는 실적과 재무상황을 기준으로 등급과 전망을 평가하기 때문에 보통 시장과 경기흐름에 후행하는데, 올해부터 본격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적둔화에 재무부담 고조등급 하향기조를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둔화다.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어닝쇼크’를 내놓은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망은 더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78곳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삼성전자는 잠정실적으로 포함)은 189조5490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202조9037억원) 대비 6.6% 줄어든 수치다. 실적 기대치가 계속 낮아지면서 3개월 전(207조6563억원), 1개월 전(195조2493억원)과 비교해서도 전망치가 각각 8.7%, 2.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실제로 내려갈 곳들이 속출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신용등급이 상향 추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유동성이 풀려있던 코로나19 시기에 재무적 기반을 다져뒀던 덕분”이라며 “올해부터 시장 침체가 반영되면서 지난해에 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된 곳들 중에서는 실제 등급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고금리·저성장 파고는 높은데 체력은 바닥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후폭풍도 점차 등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하는 금리인하 시점은 오는 2024년 이후다. 최소 내년까지는 현 수준의 고금리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높은 조달금리와 악화된 시장 투자심리는 당분간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최형욱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현재 연준이 예상하는 금리인하 개시 시점은 2024년 이후”라며 “미국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낮아지거나, 아니면 예상 외로 경기침체가 심각하거나, 금융시장에 쇼크가 와야만 기대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거의 모든 산업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경기침체 우려가 더 깊어지는 가운데 경제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 주요 기관들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획재정부 1.6%, 한국은행 1.7%, 한국개발연구원(KDI)·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등으로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에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실적 악화에 더해 자금조달 난항이 지속되며 신용도가 추락하는 곳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초에 크레딧 시장에 잠시 온기가 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AAA급 초우량물을 제외하고는 그 이하로 자금조달 사정이 다 비슷하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재무완충력이 낮은 곳들부터 신용도가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동산PF 타격 업종에 강등 몰릴 듯특히 선제적 강등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되는 업종은 건설과 증권, 캐피털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신평사 3사 모두 집중적으로 세 업종에 대해 부정적 아웃룩·하향검토를 쏟아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일로를 걷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과중해 유동성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었다. 해당 업종 중 올해부터 가중된 재무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되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김현 한기평 연구원은 “경기 침체 국면, 금리 인상 기조 지속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주택 구매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건설업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분양 증가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재무부담 확대 추세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그 밖에 신용평가사 3사 중 2곳 이상에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업종으로는 의류·자동차부품·석유화학·유통 등이 있다. 반면 자동차, 항공, 음식료, 철강은 등급전망이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 음식료 산업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여행수요, 외식수요가 늘어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자동차, 철강은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주요 회사들은 기존 경쟁력과 보수적 투자에 힘입어 재무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2023.01.16 07:00

4분 소요
상반기 신용등급 양극화...하반기 더욱 심화될 듯

산업 일반

올해 상반기 기업 신용등급을 보면 잘 나가던 기업은 더욱 잘 나갔고 어려웠던 기업은 더욱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등급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리스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서 재무 상황이 열악한 기업의 사업 환경은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우량한 기업들 중 코로나19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 덕에 재무확충을 한 곳이나 올해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경영환경이 개선된 곳 위주로 등급 상향이 이뤄졌다. 앞으로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부의 통화 정책과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와 증시 침체 등 전반적인 금융 환경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은 상황이라 투자등급(AAA~BBB급)과 투기등급(BB급 이하) 기업의 K자형 신용도 양극화 현상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 신용도 상향기조 지속…A등급 중심 상승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 전망(크레딧 아웃룩)과 등급감시대상(워치리스트)을 포함한 장기등급 상하향배율(단순 평균)은 1.66배로 작년 말 1.52배에 비해 높아졌다. 2020년 0.47배까지 떨어졌던 상하향배율은 2021년 이후로는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향배율이 1배를 넘었다는 것은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내려간 회사보다 올라간 회사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신평 3사(중복 포함)에서 등급과 아웃룩, 워치리스트가 상향된 곳은 126건, 하향된 곳은 77건이다. 상반기 신용등급만 보면 상향이 56건, 하향이 41건으로 1.35배 수준이나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상향이 70건, 하향이 36건으로 상향이 2배 가까이 많아지면서 전체 상하향배율도 높아졌다. 조도형 신한BNP파리바 크레딧리서치 팀장은 “상하향배율 상향 기조가 유지된다는 것은 이익 완충력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크레딧 펀더멘탈이 안정적 혹은 개선되는 상태였다”고 해석했다. 주로 A등급 중심으로 등급이 상향됐다. 상반기 장기등급 상향을 보면 한국기업평가는 23건 가운데 16건이 A등급 상향이었고,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상향도 16건 가운데 9건이 A등급이다. 한국신용평가도 장기등급 상향에서 11건 가운데 8건이 NICE신용평가도 22건 가운데 15건이 A등급이다. 이렇게 등급이 상향된 요인 중 하나는 지난해 대기업 계열사의 잇단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 확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작년 3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약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SK바이오사이언스와 모회사 SK케미칼의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고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의 신용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 올해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A-→A), SK디스커버리(A→A+), SK케미칼(A→A+) 3개사의 신용등급이 나란히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올해 4월 3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등급도 A+에서 AA-로 한단계 높아졌다. 삼성파이오에피스 지분 매입과 대규모 증설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이 등급 상승으로 이어졌다. ━ K자형 등급변동 지속 신용등급 상승 기조에서도 투기등급의 하향 기조는 지속됐다.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부담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이 취약한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평 3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웃룩과 워치리스트를 포함한 투자등급의 장기등급 상하향배율은 2.72배인 반면 투기등급은 0.31배에 불과하다. 작년 말 0.2배 대비 상승했으나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다. 같은 기간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투기등급 상하향배율이 0.07배에서 0배로 하락, 투기등급 상향이 1건도 없었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0.15배에서 0.4배로 NICE신용평가는 0.39배에서 0.53배로 각각 소폭 증가했다. 상반기 장기등급 하향을 보면 BB급이 주를 이뤘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등급 하향 13건 가운데 8건이 BB급 이하다. NICE신용평가도 15건 가운데 8건이 한국기업평가는 14건 가운데 4건이 투기등급이다. 조도형 팀장은 “경기 진폭이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커질수록 대기업과 소기업 간의 격차는 벌어진다”며 “AA와 A급 구간과 BB급 구간의 갭은 커지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의류업(OEM, 패션)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업종 중 하나지만, 선도업체와 하위권 업체 간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는 다르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골프붐이 일면서 골프웨어 산업도 호황이었지만, 골프 브랜드 '까스텔바작'을 보유하고 있는 패션그룹형지의 경우 ‘BB’에서 ‘B+’로 하향 조정됐다. 등급 전망도 기존 ‘부정적’을 유지했다. 여성복 브랜드력이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까스텔바작도 경쟁 심화로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속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도 대기업들은 버틸 힘이 있다”며 “투자등급은 견조한 반면 투기등급은 재무적 훼손으로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상반기는 버텼지만...돈줄 마르는 하반기 하반기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은 밝지 않다.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신용등급이 추락할 기업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신평 3사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크레딧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부정적·하향검토’ 건수가 87건으로 ‘긍정적·상향검토’ 73건을 웃돌았다.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상향조정 건수가 많았지만, 절대 수치로 보면 여전히 부정적·하향검토 영역에 있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다. 하반기부터는 시장 유동성 악화와 경기침체 장기화 영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거시경제 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에 육박한 상황.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2.25%로 뛰었다. 이미 지난 4월과 5월 금리를 두 차례 올린 데 이은 추가 인상 행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3%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꺾일 때까지 금리가 공격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연말까지 가면 기준금리가 3% 이상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자금조달 시장에는 상반기부터 적신호가 켜진 상태인데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점점 더 거세지면서 자본비용 증가에 재무상태가 악화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기업이 줄줄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의 신용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등급에서는 긍정적·상향검토 방향이 64건을 기록한 반면 투기등급에서는 9건에 그쳤다. 부정적·하향 검토 건수도 투기등급이 47건으로 투자등급(40건) 대비 높게 나타났다. 신평사들은 시장 여건 악화 속에 투기등급에서 단기간 내에 등급 하향이 이뤄질 위험도가 크게 높아지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경화 NICE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투자등급 기업의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을 일정 수준 통제하거나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투기등급 기업은 사업 환경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환경 악화 대응력이 취약하다. 단기간 내에 급격한 신용도 하방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정수 이데일리 기자 ppjs@edaily.co.kr 지영의 이데일리 기자 yu02@edaily.co.kr

2022.07.28 14:41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