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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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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해돋이 시간은…“옷차림 단단히 해야”

은행

2025년 첫 해돋이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동해안에선 해돋이가 또렷이 보이고 나머지 지역에선 구름 사이로 뜨는 해를 볼 수 있겠다.새해 첫 해돋이 시각은 부산 오전 7시 32분, 대구 오전 7시 36분, 제주 오전 7시 38분, 강릉 오전 7시 40분, 광주 오전 7시 41분, 대전·청주·전주 오전 7시 42분, 서울 오전 7시 47분이다.일출을 볼 계획이라면 옷차림을 단단히 하고 나가야 한다.예년 이맘때보다는 기온이 높겠으나 아침엔 경기 북동부와 강원 내륙·산지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등 꽤 추울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강원과 경북에서는 순간풍속 시속 55㎞(산지는 70㎞) 안팎의 강풍이 추위를 부추긴다.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에서 영상 1도 사이, 낮 최고기온은 0도에서 영상 7도 사이로 예상된다.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 영하 1도와 영상 8도, 인천 0도와 영상 7도, 대전 영하 3도와 영상 10도, 광주 영하 2도와 영상 10도, 대구 영하 4도와 영상 10도, 울산 영하 2도와 영상 10도, 부산 영상 1도와 영상 10도다.새해 첫날 늦은 새벽부터 아침까지 강원 중·북부 산지에 눈이 조금 내리고, 나머지 강원 산지와 강원 내륙에는 눈발이 조금 날리겠다. 이른 시각 산행을 계획한다면 사전에 대비가 필요하다.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경북 북동 산지, 경남 일부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으로 대기가 메말라 큰불이 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동해 먼바다(남부 남쪽 안쪽먼바다 제외)에 새해 첫날까지 바람이 시속 30∼60㎞(초속 9∼16m)로 거세게 불고 물결이 1.5∼4.0m로 높게 일겠다.

2024.12.31 18:40

2분 소요
숙원사업 해결되나?…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재추진

정책이슈

충남도가 30년 간 숙원인 안면도 개발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활용하기로 했다.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획재정부의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활용해 안면도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충남개발공사가 참여해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도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다. 1991년 안면도 관광지 지정에 따라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으나 7차례나 사업이 무산되고 사업시행자가 바뀌는 어려움을 겪었다.2022년 6월 민간 개발사업자(㈜온더웨스트)와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그해 7월 도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건설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상황이다.온더웨스트는 2027년 6월까지 3·4지구에 총 1조3144억원을 투자해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 골프촌(A·B동 293실)과 힐사이드 빌리지(47실), 웰니스 센터 등 모두 340실 규모의 휴양콘도미니엄을 건설할 예정이었다.가장 중요한 사업비는 정부가 지난 7월 시행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를 적용했다. 기획재정부와 충남개발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며 책임성과 신용도를 담보했다고 도는 설명했다.사업을 우선 시행할 4지구 총사업비 8000억원 가운데 10%인 800억원은 온더웨스트와 충남개발공사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이 마련하기로 했다.새로운 특수목적법인에는 온더웨스트만 남고 다른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은 빠진다고 도는 설명했다.이어 지역활성화투자펀드로 800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6400억원은 금융권 PF 대출을 통해 조달하기로 하나금융그룹과 협의를 마쳤다.도는 PF 자금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 특례 보증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역활성화투자펀드 조성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사전 컨설팅 협의도 끝냈다.사업 좌초 위기는 벗어났으나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안면도 개발사업은 당초 2027년 6월까지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도는 계획 변경에 따른 사업 완료 시점을 2030년으로 예상한다.아울러 숙박시설의 경우 일부 규모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 지사는 "지난 3월 4지구 조성계획 및 인허가 변경이 마무리된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비를 확보해 착공할 것"이라며 "수십 년간 표류한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을 임기 내 본격화해 충남 관광 산업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2024.10.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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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향후 10년간 300억 투자, 발달장애인 1500명 고용”

은행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발달장애인 3000명까지도 고용하고 싶다.”우리금융그룹이 16개 그룹사, 우리금융미래재단, 우리다문화장학재단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사회공헌사업을 강화한다고 20일 밝혔다. 향후 10년 동안 300억원을 투자해 총 1500개 발달장애인 일자리도 마련한다. 이날 장광익 우리금융 부사장은 “전국적으로 (발달장애인이) 21만명 있는데 고용된 인원은 전체의 29%정도 된다”며 “3000명까지도 고용해 최대한 취업률을 높이는 게 우리가 도움을 주는 방법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300억원 투자해 1500개 발달장애인 일자리 마련20일 우리금융은 이런 내용을 포함해 사회공헌 ‘4대 핵심분야 및 시그니처사업’을 선정하고 장기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만드는 더 나은 미래(Together, with WOORI)’ 사회공헌 비전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한 4대 핵심분야와 시그니처사업은 ▲발달장애인 분야-굿윌스토어 ▲소상공인 분야-우리동네 선한가게 ▲미래세대 분야-우리루키 프로젝트 ▲다문화가족 분야-우리누리 프로젝트 등이다.우리금융의 사회공헌사업은 16개 그룹사, 우리금융미래재단, 우리다문화장학재단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먼저, 우리은행을 비롯한 16개 그룹사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공동모금회 지정기탁금사업과 ▲자회사별 업(業)의 특성에 맞는 대표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에만 순수기부금기준 520억원, 132건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우리금융미래재단은 그룹의 사회공헌사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전 그룹사가 참여해 2022년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자립과 성장지원 ▲복지서비스 지원 ▲문화활동 지원 ▲생활환경 개선 및 이와 관련된 연구, 교육, 홍보 등 총 22건의 사업에 매년 200억원의 사업비를 집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미래재단은 향후 10년 동안 300억원을 투자해 총 1500개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미래재단은 밀알복지재단과 지난 12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생태계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우리금융은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우리금융미래재단과 밀알복지재단의 생태계 구축사업이 굿윌스토어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굿윌스토어는 장애인 근로사업장으로 개인과 기업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한 수익으로 운영하는 생활용품 매장이다. 현재 밀알복지재단이 전국 26개 굿윌스토어에서 약 360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2012년 설립해 11주년을 맞이한 금융권 최초 다문화가족 특화 장학재단이다.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인재양성 ▲교육지원 ▲복지지원 분야 등 20건 사업에 매년 30억원을 집행하고 있다. 국가숲길 조성 사업 ‘동서트레일’ 참여 우리금융은 이 외에도 산림청 주관 국가숲길 조성 사업 ‘동서트레일’에 참여하고 있다. ‘동서트레일’은 산림청 국가숲길 조성사업으로 서쪽 태안의 안면 소나무숲에서 내포 문화숲길과 속리산 둘레길 등을 거쳐 동쪽 울진 금강소나무숲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849km의 대규모 국가사업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동서트레일 동쪽 첫 구간인 울진군 구간 20km에 이어 11월에는 서쪽 첫 구간인 안면도 구간 사업에도 민간기관 중 유일하게 참여해 ‘우리금융길’을 만들었다. 우리금융은 미래세대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녹색 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보호시설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함께서기’에도 동참하고 있다. 연간 지원액은 가전제품 등 10억원, 저축장려금 2억원(청년 100만원+재단 200만원), 멘토링사업 5억원 등이다. 장 부사장은 “(최근까지 우리금융의 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였기 때문에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며 “대기업이나 다른 금융그룹보다 부족할 수 있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열심히 사회공헌을 하겠다”고 말했다.

2023.12.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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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거리 10분대 도착’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1일 개통

정책이슈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길고, 세계에서 5번째로 긴 보령해저터널이 다음 달 1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충남도에 따르면 보령해저터널은 30일 오후 2시 김부겸 국무총리와 양승조 충청남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식을 열고, 다음 달 1일 통행에 들어간다. 터널은 1일 오전 10시부터 개통해 무료로 통행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주 시공사로 참여한 보령해저터널은 2009년 발주 당시 국내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공사 추정금 3968억1000만원)였다. 현대건설은 해저터널 굴착에 사전 지질 조사를 토대로 ‘발파식 공법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을 채택, 활용했다. NATM은 단단한 암반에 구멍을 내 화약을 장착한 후 폭발시켜 암반을 뚫는 공법이다. 이 밖에도 ‘TSP(Tunnel Seismic Prediction) 탐사’, ‘선진수평 시추’, ‘인텔리전트 멀티 그라우팅 IMG(Intelligent Multi Grouting)’ 공법 등 각종 기술을 적용했다. 신흑동과 원산도를 잇는 6.927㎞의 보령해저터널과, 원산도와 안면도(태안군 고남면 고남리)를 연결하는 원산안면대교(1.75㎞, 2019년 12월 개통)를 이용하면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거리는 75㎞에서 14㎞로 줄어든다. 대천항에서 영목항까지 이동시간도 기존 약 1시간 30분에서 10분대로 주파할 수 있다. 충남도는 보령과 태안이 보령해저터널로 연결되면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권·전라권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2025년 도내 관광객 4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이에 충남도는 대천해수욕장과 안면도, 인근 섬지역 등 서해안 해양 관광자원을 개발해 지역관광산업 발전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2025년 섬 국제 비엔날레 같은 해양 관광 콘텐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충남관광재단을 출범해 안면도 관광지 개발과 해양관광자원을 연계한 상품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특히 원산안면대교와 보령해저터널 중간에 위치한 원산도가 서해안 대표 해양레저관광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7604억 원 규모의 대명리조트 조성 사업, 1000억원대 해양관광케이블카 사업 등 대규모 민간투자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충남도는 원산도·삽시도·고대도·장고도·효자도 등 5개 섬에 내년부터 9년 동안 1조1254억원을 투자, 글로벌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을 추진한다. 원산도에 해양레포츠센터와 헬스케어 복합단지, 복합 마리나항, 아트 아일랜드 등을 조성, 해양레저관광 집약 공간으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보령해저터널과 연계한 교통망 확충에도 나선다. 이번 해저터널을 계기로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2021∼2030)’에 들어있는 태안-서산 고속도로를 ‘제6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도 국가계획에 반영하고, 국도 77호선 고남-창기 4차선 확장과 원청교차로 개선 등은 조기 완공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보령시도 태안군과 국도 77호선 태안~보령 구간 완전 개통을 맞아 ‘보령~태안 교차관광’ 상품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교차관광은 보령과 태안의 버스가 관광객을 태우고 두 지역에서 각각 출발, 보령해저터널과 원산안면대교를 지나 두 지역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보령시 관계자는 “이번 교차관광은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보령시와 태안군이 10분 내외로 닿을 수 있는 가까운 이웃이 됨에 따라 이를 기념하고, 양 시군의 항구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태안군과 협의해 여행상품 운영일정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11.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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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 크다고? 성능까지 끝내준다 - 업그레이드된 럭셔리 SUV

자동차

수입차 시장에서 SUV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브랜드마다 초대형 럭셔리 SUV를 업그레이드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 아우디 ‘Q7’ - 온·오프로드 최강의 거함 ‘ Q7’은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다. 최상위 모델인 Q7 45 TDI 프레스티지를 시승한 결과 4륜구동 콰트로 엔진의 강력한 힘과 함께 SUV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는 주행성과 승차감이 단연 돋보였다. ‘온·오프로드 최강의 거함’이라는 평가가 헛말이 아니었다.5m가 넘는 전장에 3m에 이르는 휠베이스를 갖춘 육중한 몸집에 탄성이 나온다.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신규 싱글프레임 그릴, 쿠페의 특성을 차용한 유려한 루프라인 등 외관은 금방이라도 땅을 박차고 나갈 듯 역동적이다.헤드룸, 숄더룸, 레그룸을 넉넉히 확보한 실내는 안정감을 준다. 2열과 3열 뒷좌석을 모두 수평으로 접으면 최대 2035ℓ의 적재공간이 확보된다. 5인승으로 사용할 경우 3열 시트만 접어도 적재공간은 골프백 2개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다. 시승은 여의도에서 속초에 이르는 코스. 시동을 걸자 차체가 높아서인지 흔들림이 느껴졌지만 이내 소음이 잦아들면서 정숙성을 유지한다. 동승한 이들 모두 ‘디젤차가 맞느냐’고 물을 정도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자 빠르고 강하게 반응한다. 경사길을 치고 올라가는 힘과 코너링에서의 안정감 또한 탁월했다. 아우디의 풀타임 4륜구동 콰트로가 장착된 덕분이다. 최고속도는 240㎞/h에 이른다. 공식연비는 9.5㎞/ℓ로, 덩치를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온·오프로드 차량답게 멀티미디어 컨트롤을 통해 오토·컴포트·다이내믹·오프로드·리프트 모드로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다. 오프로드 모드에선 25㎜, 리프트 모드에선 60㎜까지 차 높이를 올릴 수 있어 쿠페의 다이내믹한 주행감각과 세단의 안락함, 오프로드의 거친 질주를 모두 만끽할 수 있다. 빙판 주행에서 바퀴의 동력 분배가 가능한 트랙션 컨트롤(ASR), 운전석과 동반석은 물론이고 2열 시트용 사이드에 적용된 에어백 시스템 등 안전장치도 눈에 띈다.하지만 내비게이션은 검색이 복잡하고 반응이 느려 옥의 티다. 조그다이얼을 통해 목적지를 검색하는 시스템은 한국 소비자에겐 여전히 낯설다. ━ 폴크스바겐 ‘뉴 투아렉’ - 다이내믹한 고속주행 폴크스바겐의 SUV 모델인 투아렉과 티구안은 형과 아우 격이다. 티구안이 대중적인 모델이라면 투아렉은 폴크스바겐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럭셔리 차종이다. 올 1월 국내에 출시된 뉴 투아렉은 2011년 선보인 2세대 모델을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한 것이다. 뉴 투아렉 3.0 TDI 블루모션의 첫 인상은 정밀한 라인과 수평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폴크스바겐의 디자인 DNA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두 줄이던 라디에이터 그릴의 수평 라인이 네 줄로 촘촘히 채워지면서 도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사다리꼴로 변했다. 국내 출시 모델에는 LED 주간주행등과 동적 코너링 라이트까지 기본 장착돼 웅장한 이미지를 강화했다.‘ 사하라 사막의 유목민’을 뜻하는 투아렉의 강점은 강력한 주행 성능이다. V6 TDI 엔진에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최적 성능을 발휘한다. 최신 에어 서스펜션도 적용돼 온로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에서도 주행 조건에 최적화된 안락함을 보장한다. 차에 올라 엑셀 페달을 밟자 아주 부드럽게 가속된다. 계기판의 속도계가 순식간에 160㎞를 가리킨다. 140㎞를 넘기면서 차고가 자동으로 낮아지자 안정감이 더하는 느낌이었다. 고속주행에서 선사하는 묵직한 균형감은 신형 투아렉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운전자의 안전을 높이기 위한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다양하게 적용됐다. 2차 추돌 자동제어 시스템이 기본 장착됐고,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서스펜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차세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됐다.유로 5 엔진을 단 신형 투아렉은 9월엔 유로 6 엔진을 달게 돼 가격이 더 오른다. 국내 운전자로서는 유로 5나 유로 6 를 굳이 구별한 필요는 없다. 투아렉을 사려면 지금 사는 게 좀 더 저렴하다. 그러나 폴크스바겐 브랜드를 감안할 때 7720만~9750만원의 가격은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 인피니티‘QX60’ - 슈트 차려입은 스마트 카 올 초 인피니티는 그동안 세단의 인기에 가려져 있었던 QX60을 전면에 내세우며 럭셔리 SUV시장에 뛰어들었다. QX60을 처음 본 순간 우선 볼륨감에 시선을 뺏긴다. 더블 아치형 프론트 그릴과 바이제논 헤드라이트, 더블 웨이브 후드 디자인은 인피니티만의 세련된 느낌을 준다. 마치 날쌘 맹수 한 마리가 초원을 뛰어가는 형상이다. QX60 3.5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안면도를 왕복하는 동안 고급 슈트를 차려입은 듯 한 디자인에 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 QX60의 공간 특성은 3열의 기능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보통 7인승의 경우 2열 시트 사용시 3열이 짐칸이 되곤 하는데 이 차량은 3열까지 효율적인 공간으로 마무리했다. 넉넉한 레그룸은 물론이고 등받이 각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QX60은 동급 최대 크기의 트렁크 용량도 자랑한다. 2·3열을 모두 접으면 2166ℓ의 적재공간이 생긴다.서울 도심과 서해안고속도로, 국도를 저속과 고속으로 달렸다. QX60에는 인피니티 최초로 무단변속기(CVT)가 들어가 있는데, 상황에 따라 기어 변속 패턴을 조정해준다. 이 때문에 기어가 바뀔 때마다 충격으로 뚝뚝 끊기는 느낌 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 차량의 강성을 경쟁 모델 대비 35% 높여 노면으로부터 전해지는 진동과 소음을 상당부분 차단했다. 꼼꼼하게 내외를 감싼 흡음재 덕분에 3열 탑승자와 대화를 나누는데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QX60은 크로스오버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포츠·에코·스노우·스탠더드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특히 스포츠 모드는 고속의 경쾌한 주행감을 맛볼 수 있었다. 코너링 역시 세단 못지않은 안정감을 나타냈고, 비포장 길에서는 울렁거림을 최대한 잡아주며 차체의 움직임을 정돈시키는 기능이 돋보였다.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첨단기술은 단연 치켜세울 만하다. 정지 상태에서 차량 앞에 보행자가 나타나면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에서 즉각 경보음이 울리고 영상이 나타난다. 인텔리전트 키는 운전석 위치, 아웃사이드 미러, 스티어링 휠 각도, 오디오 설정 등을 기억하는 자동메모리시스템을 지원한다.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15개의 스피커를 통해 차 안을 마치 콘서트장처럼 만든다.아쉬운 점은 연비와 힘이다. 회사 측이 제시한 복합연비는 8.9㎞/ℓ다. 400㎞ 정도의 거리를 달리며 급가속·급제동을 피하고 연비 운전을 한 결과 9.3㎞/ℓ 로 나타났다. 엔진 배기량이 3500cc 에 달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파워가 느껴지지는 않는 것도 아쉽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6.2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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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얼어붙은 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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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린 충남 안면도 배추밭입니다. 가격 폭락으로 ‘산지 폐기’를 기다리던 농민들은 망연자실입니다. 정부는 올해 과잉 생산으로 배추값이 폭락하자 포기당 약 300원의 보상금을 주고 13만t의 배추를 산지에서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동해를 입어 못쓰게 된 배추는 산지 폐기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보상을 못받게 된 농민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허탈 해 하고 있습니다.

2014.12.1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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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저장소 10년 후면 포화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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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사용 후 핵연료’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16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월성(2018년)·영광(2019년)·울진(2021년)·신월성(2022년) 순으로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꽉 찬다. 사용후 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하고 난 다음 인출한 우라늄 연료다발이다.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처음 가동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국내 원전 23기에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는 총 39만 6884다발이다. 이미 전체 저장고의 수용 용량 52만 1627다발 가운데 76.1%가 채워진 셈이다. 사용 후 핵연료는 현재 한국수력 원자력이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 시설에서 보관·관리하고 있다.2013년에 발생한 사용 후 핵연료가 1만 4140다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8년이면 저장고가 꽉 차게 된다. 임시저장 중인 사용후 핵연료 간 간격을 30cm에서 24cm로 줄이고(조밀랙), 임시저장고의 사용후 핵연료를 아직 공간 여유가 있는 다른 원전 저장소에 옮기는 고육책을 쓰더라도 2024년이면 완전 포화상태가 된다. 앞으로 10년이면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할 자리가 없다.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임시 방편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 수 있는 처리시설”이라며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도 “전력 생산량을 줄이면 기한을 몇 년 연장할 수는 있지만 한국 소비 전력의 27%를 담당하는 원전을 대처할 방안은 지금 없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장 효율 높여도 2024년에 포화상태원전 가동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추가 저장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 위험 시설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다. 경주에 핵폐기물 방폐장 설립을 결정하기까지 전국이 부지 선정을 놓고 홍역을 치른 일도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 탓에 재처리를 임의대로 하기 힘든 현실도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를 어렵게 한다. 재처리 폐기물 양을 줄이면 저장공간 포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하지만 한·미 원자력협정이 발목을 잡는다. 핵물질을 재처리 할 때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협정 개정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핵무기 개발로 이어지는것을 우려해서다. 미국과 함께 핵무기로 전환이 어려운 재처리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하기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상황이 다급해지자 정부는 지난해 10월 민간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올해 말까지 여론을 수렴한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먼저 민간전문가 15명에게 연구를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7월 기존 원전 부지 내에 저장시설을 짓는 것이 가장 실현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서를 공론화위에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술력을 감안했을 때 영구처분·재처리·재활용 중 어떤 방식도 도입하기 어렵다”며 “기존 원전 부지에 추가 저장공간을 확보하면 원전 건설 당시 관련 규정과 절차가 이미 적용돼 별도의 부지 요건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현실적인 방안이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다. 저장시설 추가 건설을 위해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안면도·굴업도·부안에서 극심한 지역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다. 한 원전학계 관계자는 “공론화위원회뿐만 아니라 정책 입안자들이 직접 나서서 사용후 핵연료 처리 시설이 왜 필요한지, 그걸 마련할 경우 어떻게 저장·관리할 것인지 등 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시민·환경단체들도 만일 반대한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제시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용후 핵연료 관리는 원전 선진국에서도 풀기 힘든 문제였다. 미국은 2002년 원자력 폐기물 최종 처리장으로 네바다주의 유카마운틴을 선정했다. 하지만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를 중단시켰다.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대와 네바다 주정부의 거부권 행사가 이유였다. 유카마운틴 처리장이 중단된 이후 미국 사회는 극심한 갈등에 휩싸였다. 영국도 셀라필드 지역에 유치했던 중준위 처분장 건설이 지역의회와 주민의 반대로 1997년 취소된 바 있다. 이들 국가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 들고 나온 방법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공론화였다.지역 주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며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선진국에선 공론화 통해 문제 해결 미국은 2010년 각계각층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블루리본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2년 간 활동하며 관리시설 부지 선정 및 집중식 중간저장시설 건설, 2048년 심지층 영구처분장운영 등을 결과물로 내놨다. 영국 의회도 1999년 주민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2003년 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를 발족해 2년 11개월 간 공론화를 진행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갔다.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의 핵연료 전문가인 켄소렌슨 박사는 “견제와 균형을 갖춘 투명한 규제 절차가 안전한 핵폐기물 처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정부도 사용후 핵연료 처리 시설 건설을 위해 먼저 방사성폐기물관리 전담기관을 먼저 설립했다. 기관 운영 위원회는 원자력, 인문사회,NGO, 갈등관리 전문가 등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2002년부터 3년 동안 공론화를 추진하며 30년간 소내 저장→30년간 중앙집중식중간저장→심지층처분이란 절차를 제시하며 국민공감을 이끌어 냈다.가장 최근 공론화에 성공한 국가는 프랑스다. 유럽의 원자력 강국인 프랑스지만 원전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프랑스는 2012년 사용후 핵연료 영구 처분에 관한 국민토론회의를 열고 공론화 과정을 진행했다. 2년여의 논의 끝에 최종 권고안을 지난 6월 최종 확정했다. 끌로드 베르네 프랑스 공공토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국민토론회를 통해 대중이 요구하는 모든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향후 불미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며 “국민들이 자기 의사를 최대한 표현하는 것이 성공적인 공론화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실제 프랑스의 국민토론회에서는 사용후 핵연료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일례로 18만 가구가 살고 있는 뷰흐 지역의 경우 주민수에 해당하는 18만부의 정보지를 배포했다.이들 국가의 공론화 사례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지역주민, 원전근로자, 환경단체, 종교단체 등 각계각층의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한국에서도 공론화를 추진하며 공론화토론회, 대학생토론회외에 과학기술계, 인문사회계, 원자력계 토론, 국제 심포지엄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나 국민적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그래서 내실 있는 결과를 위해서는 공론화와 국민의 적극적 참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조성경 공론화위 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모은 뒤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결국 한국에서 원전 중단 사태를 막는 해법은 민심을 어떻게 다독일 수 있느냐로 이어진다. 공론화위가 8월 20~27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존 원전의 저장시설 확충에 대해 절반 이상(50.3%)이 찬성했다. 다른 지역의 새 저장시설 마련에 찬성한 의견(39.9%)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사용후 핵연료 건설지역주민에 대한 지원책으로는 공공기관·기업유치(73.8%)를 택한 의견이 가장 많았던 반면 현금 지원(40.8%)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역민의 관심이 당장의 혜택이 아닌 지역발전에 있다는 의미다.현재 공론화위에는 5개 원전부지 지역 대표가 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여론 조사에 대해 경북 울진의 송재원 위원은 “국가적으로 생각할 때는 기존 원전 부지를 확장해 보관하는 게 나을것”이라며 “정부가 먼저 적절한 보상책을 제시한 뒤지자체가 주민 설득에 나서는 단계적 동의 절차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저장시설 건설에 6~7년 걸려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향을 정한 다음에도 시급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현재 사용후 핵연료 관리는 로드맵조차 없는 상황이다. 경주 지역이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로 정해지기 까지 19년이 걸렸다. 지금 당장 부지 후보자를 선정해도 과연 10년 안에 새로운 방폐장을 건설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공론화위 관계자는 “원전 저장시설 건설에 6~7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빨리 기존 부지 확충안과 새 부지 선정안 가운데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세대에서 처리 문제 결론내야"“친핵이던, 반핵이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 둘째는 원자력 발전을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사용후 핵연료가 발생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임시 저장시설공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홍두승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은 2년 가까이 첨예한 갈등의 한복판에 서있었다. 사용 후 핵연료 부지 선정과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최전선에서 방사성 폐기물을 둘러싼 갈등을 목격했다. 그의 임무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검토해 연말까지 산업통상자원부에 최적의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을 찾아 권고안을 내는 일이다. 그는 2005년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시설 부지선정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갈등을 봉합했던 경험이 있다. 홍 위원장은 사용후 핵연료를 포함한 방사성폐기물 처리장건립 과정에서 강한 저항과 반대가 나오는 원인을 소통 부족에서 찾는다. “정부 입장에서 주도하다 보니 저장소 인근에서 살아야 하는 당사자들의 입장을 반영하지 제대로 못했습니다. 이번에 공론화위원회를 만든 것은 정책 민주주의로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최선의 방안을 찾을 생각입니다.”지난 20 년간 한국 사회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과 관련해 커다란 갈등을 겪었다. 여기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이 더욱 커졌다. 홍 위원장은 안전성은 공론화위원회가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안 모색에서 가장 중시하는 절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이야기는 안전이 보장된 다음에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크게 5가지 범주의 현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사용후 핵연료 관리 주체와 저장 용량 초과분, 재처리, 최종 처분, 그리고 안전이다. 어느 것 하나 민감하지 않은 게 없다.홍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는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충분한 논의와 숙고를 통해 균형적인 최선의 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공론화위원회는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논의의 장을 열어 사회적 의견을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홍 위원장은 강조했다.공론화를 마무리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홍 위원장도 이에 공감했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를 뒤로 미루기 힘들다고 대충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사용후 핵연료는 우리 세대가 책임지고 답을 내야할 문제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홍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공론화 기간은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도 있다”며 “시간에 쫓겨 성급한 결론에 이르는 일은 없도록 최대한 균형을 잡아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4.09.21 20:08

7분 소요
레저형 부동산 붐 - 레저+임대수익 ‘휴(休)테크’ 바람

부동산 일반

중소기업 대표인 김모(59·경기도 성남시)씨는 최근 제주도에서 분양 중인 한 수익형 호텔을 분양 받았다. 계약자가 연간 14일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 오피스텔처럼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김씨는 “콘도나 리조트처럼 가족들과 이용할 수 있고 관광지에 들어서 수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이 상품은 일반에 분양 중인 호텔로, 계약자가 호텔 한 실을 아파트처럼 분양 받는 것이다. 완공되면 아파트처럼 소유권도 이전되고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다만 완공되면 이 호텔을 개발한 회사(시행사)가 지정한 관리운영 업체에 임대하고, 이 관리운영 업체는 일반 관광객을 상대로 호텔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호텔 운영으로 얻은 수익을 임차인, 즉 본래 호텔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호텔 계약자는 1년에 14일 등 일정 기간 본인이 쓰기도 하고, 매달 일정한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 이른바 ‘휴(休)테크’인 셈이다.요즘 김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본격적인 레저시즌이 시작된 영향도 있지만 레저형 부동산 시장이 다양화 한 덕분이다. 과거에는 수천만원, 수억원대 회원권이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500만원대 실속형 상품은 물론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급 리조트,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 등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레저형 부동산 시장의 저변이 넓어 진 셈이다. 이 덕에 요즘은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최근의 레저형 부동산 시장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저렴한 실속형 상품의 등장이다. 휘닉스리조트는 10년에 3000만원짜리 회원권을 6인까지 등록할 수 있게 해 부담을 확 낮췄다. 1인당 500만원으로 10년 간 회원 자격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일성리조트는 아예 500만원대 회원권을 내놨다.한화리조트도 기존의 사용일수(기존 30박)를 15~30일로 세분화해 분양가를 1000만원가량 내린 1100만원대 상품을 내놨다. 대개 풀구좌(2명에게 공급)로 나오는 단독 주택형 고급 리조트에서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다구좌(여러 사람에게 공급) 상품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단독 주택형 73채로 이뤄진 롯데아트빌라스는 국내 단독 주택형 리조트로는 처음으로 다구좌(10구좌)로 분양 중이다.롯데아트빌라스는 세계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에 참여해 착공 전부터 부동산 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고급 리조트다. 단독 주택형 리조트 1채를 풀구좌로 분양해 국내외 자산가들이 별장으로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리조트에 한해 풀구좌로 분양 중이다. 이 리조트 김진기 이사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데다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분양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레저와 임대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잇따른다. 한국토지신탁이 분양 중인 제주시 조천읍 제주 함덕 호텔은 1년에 14일을 계약자가 직접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1년간 11%의 임대 수익률을 보장한다. 계약자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문관리 업체가 호텔로 운영해 임대수익을 내는 것이다. 부동산개발회사인 퍼스트민서 서정수 대표는 “분양 호텔은 투자와 레저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어 수요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저변 확대로 투자수요도 늘어수퍼리치를 겨냥한 고가의 별장도 여전히 레저형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다. 자산가들 사이에서 별장은 부와 명예의 상징이다. 자산가들은 강원 용평과 제주에 별장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전직 대통령, 대기업 오너, 성공한 전문경영인 등 많은 수퍼리치들이 이곳에 별장을 두고 있다. 용평의 매력은 무엇보다 수려한 산세와 깨끗한 공기다.사람 몸에 가장 좋다는 해발 700m 고지에 자리잡고 있다. 여름에 시원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제주는 온난한 기후와 이국적인 풍경, 바다 전망, 맑은 공기가 돋보인다. 2000년대 이전 수퍼리치들은 단독 별장을 선호했다. 그러나 관리가 어렵고 치안도 불안해 중간에 처분한 이들이 상당하다. 매수자를 구할 수 없어 손해를 보고 빠져 나온 이들도 더러 있다.이런 단점 탓에 최근 들어선 강원의 알펜시아리조트, 용평리조트 등 사계절 종합리조트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이런 종합리조트 안에 지어지는 고급 콘도를 사들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고급 콘도는 여러 계좌를 매입하면 개인 별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계절 종합리조트의 장점은 보안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비어있을 때의 관리도 리조트 측에서 알아서 해준다. 호텔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다 리조트 안에 특급호텔 명품매장 등도 있어 쇼핑과 서비스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없다.골프장·온천·스키장·워터파크 등을 고루 갖춰 3대가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자식·손자들과 같이 휴식을 즐길 수 있다”며 “손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급 콘도를 매입하는 수퍼리치도 있다”고 소개했다.요즘 레저형 부동산의 또 다른 특징은 ‘협업(collaboration)’이다. 해당 콘도·리조트·호텔뿐 아니라 골프장·워터파크(물놀이장) 이용 혜택을 주는 것이다. 예컨대 제주아트빌라스를 구입하면 인근 롯데스카이힐제주 골프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휘닉스리조트는 계열 리조트·콘도는 물론 한화리조트(전국 12곳)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리솜리조트는 충북 제천의 리솜포레스트 회원이 되면 안면도와 덕산 리솜스파캐슬은 물론 중국 웨이하이의 회원 전용 골프장을 회원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힐데스하임CC, 대호 단양CC, 하이원리조트 등의 할인 혜택도 있다.혜택도 커졌다. 이전까지 회원은 콘도 등을 회원가격으로 이용했지만 최근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이전에는 일정 금액의 보증금(회원가입비)를 맡기고 객실을 이용할 때마다 객실 이용료를 내야 했지만 최근엔 보증금만 맡기면 별도의 객실 이용료를 내지 않는 것이다.휘닉스파크는 회원에게 객실이용료와 워터파크·스키시즌권 및 리프트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여가생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레저시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요즘 리조트는 여름엔 워터파크, 겨울엔 스키, 봄·가을엔 꽃이나 단풍축제 등 계절마다 즐길거리가 많아 자주 여행을 다닌다면 회원권을 장만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입회금 반환 능력, 운영 주체 따져봐야그러나 이 같은 레저형 부동산을 사는 등 투자할 때는 주의해야할 게 적지 않다. 우선 시행사와 운영 주체를 잘 따져봐야 한다. 시행사의 자금력 등이 떨어지면 공사 자체가 멈출 수 있고, 회원제 분양권의 입회금을 돌려받기도 어렵다.회원제의 경우 대개 7년·10년 등 기간 만료 후 입회금을 모두 돌려받는다. 그런데 시행사나 운영 주체의 부실 운영 등이 문제가 되면 입회금, 즉 분양가를 돌려 받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분양형 호텔은 특히 완공 이후가 중요하다. 완공 이후 호텔로 운영해 수익을 내야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호텔 관리·운영회사의 능력이 떨어지면 기대한 만큼 운영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이 경우 투자 가치가 하락해 몸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 신한PB 이남수 PB팀장은 “호텔이나 리조트는 짓는 것보다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투자 성패가 갈린다”며 “완공 후 운영 주체가 어디인지, 믿을 만한지 등을 꼭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4.06.2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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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경비행기 레저스포츠 시대

항공

70미터쯤 달렸을까. 경비행기는 양 날개를 가볍게 흔들더니 충남 태안군 한서대 태안비행장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안면도 상공. 조종간을 좌우로 꺾어 선회할 때마다 사방이 탁 트인 2인승 경비행기 발 밑으로 해안선과 논밭이 나타났다 사라졌다.시속 50노트(약 90㎞)의 비교적 빠른 속도로 날았지만 풍경은 천천히 흘러갔다. 저 멀리 천수만에 모여든 철새들이 보였고, 꽃지해수욕장의 할매·할아비 바위가 작은 돌멩이처럼 느껴졌다. 약 280kg의 ‘작은 새’는 바람을 가르며 자유롭게 날았다. 가끔 구릉을 타고 오른 바람이 기체를 흔들어 운항중임을 알려 주는 듯 했다.“관제탑, 5마일 남쪽에서 접근 중. 착륙 허가를 요청한다.” 한 시간 남짓 비행 후 관제탑에 보고를 하고 속도를 낮추었다. 성인 두 사람을 태웠으니 항공기의 무게는 약 430kg 남짓. 하지만 착륙은 생각보다 가뿐했다. 세 바퀴가 땅에 닿고 약 100미터를 달린 후 10여 개의 계기판 바늘이 모두 멈췄다.기자가 탄 경비행기는 ‘유로스타 베이직’. 날개 길이 8.15미터, 앞뒤 길이 5.98미터, 높이 2.48미터, 최대이륙 중량 472kg의 초경량항공기다. 최대 순항속도는 시간당 110노트(약 200㎞), 최대 항속거리는 1300㎞. 현대H몰이 지난 2월14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경비행기 중 한 모델이다.주문 6개월 후 납품, 맞춤형 디자인 가능홈쇼핑의 경비행기 판매가 특별한 레저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11번가가 경비행기 ‘제니스 스톨 CH-750’을 선보이자 현대H몰이 해외 유명 브랜드 경비행기를 상품으로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제니스 스톨은 이륙 시 최소 30m, 착륙 시 최소 38m의 활주로만 확보되면 이착륙이 가능한 기종이다. 미국에서 유사·동일기종 1000여대가 운용될 만큼 상용성과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고 11번가 관계자는 전했다. 가격은 9900만원. 웬만한 자동차 한대 값이다.현대H몰은 체코의 유로스타, 독일의 자이로플레인·CTLS 등 8900만원짜리 헬리콥터형 경비행기부터 2억4900만원의 최고급 모델까지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추석 독도 상공 비행에 나서 화제가 됐던 산악인 허영호씨의 경비행기도 독일 플라이트 디자인사가 제작한 CTLS 기종이다. 일반적으로 2인승 경비행기는 판매 가격이 9000만원 대에서부터 1억6000만원 대에 이르지만 동체 라인을 유려하게 설계하고 각종 최신 항법 전자 장비를 갖추면 2억원을 넘어선다.두 홈쇼핑 업체에서 선보인 상품은 모두 도원항공에서 제작한다. 도원항공은 비행기 제작에서 교육·정비까지 진행하는 경비행기 전문 업체다. 대통령전용기 조종사 출신인 이강윤 도원항공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옵션 사항을 고려해 해외에서 비행기의 각 파트를 수입하고 이를 조립해 비행기 전체를 완성하게 된다”며 “외부 디자인은 물론이고 수천만 원대의 3D 디지털 계기판 등 주문자의 개성에 따라 옵션 및 세부사항 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품 인도까지는 주문 후 6개월이 소요된다. 이 기간에 경비행기 자격증 취득과정, 등록 안전성 검사와 항공기 등록 대행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격납고는 태안반도에 있는 한서대 태안비행장 격납고를 사용한다. 홈쇼핑에서는 구매 욕구를 높이기 위해 경비행기 체험 상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론 교육 30분과 체험 비행 30분으로 구성된 10만원짜리 패키지다.이번 경비행기 관련 상품을 기획한 이창우 현대홈쇼핑 e가용팀 선임은 “단순히 해외 경비행기를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요구 사항에 맞는 맞춤형 경비행기를 제작하는데 차별화를 두었다”며 “취미 생활까지 남들과 차별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경비행기가 새로운 레저스포츠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경비행기는 최대 이륙중량이 600㎏ 이하, 최대수평비행속도 120노트(시속 220㎞) 이하, 조종사 좌석을 포함한 탑승좌석이 2개 이하인 비행기로 스포츠 에어크래프트(sports aircraft)라고도 부른다. 4인승 이상 항공기는 운송이 기본 목적이지만 2인승 경비행기는 레저스포츠로 만들어진 비행기다. 이 때문에 사양 자체도 심플하게 만들었다. 양쪽에 같은 제동장치가 설치돼 있어 조종과 훈련이 쉽다. 단, 야간비행과 계기비행은 제한된다.이창우 선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수상레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레저 활동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고 최근에는 요트 세일링·경비행기 조종 등 보다 특별한 여가 활동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공식적으로 등록돼 있는 경비행기가 730대를 넘었고, 항공레저스포츠 인구가 12만 명을 넘는 등 선진국형 항공레저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고 말했다.자격증 취득 간소화, 항공레저 시대 온다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은 일반 항공기 조종사에 비해 쉽게 딸 수 있다. 단독 5시간 포함 20시간 이상 조종시간을 채우면 자격증 취득에 도전할 수 있다. 필기시험은 항공법·항공역학·항법·항공기상 등 4과목이며 과목별로 70점 이상 받으면 합격이다. 일반 항공기의 경우 20여 개 검사 등 신체검사가 상당히 까다롭지만 경비행기의 경우 자동차운전면허가 있으면 신체검사를 대신할 수 있다. 주말을 이용해 5개월 정도 준비하면 자격증을 딸 수 있다. 1주일에 2시간 정도 운항을 한다고 했을 경우 관리비는 계류비·연료비·정비검사료 포함 월 70만원 수준이다. 단 아직까지 일반 항공기 보험이 적용돼 2억원 경비행기의 경우 종합보험료가 연 2000만원에 이른다.현대H몰이나 11번가 두 홈쇼핑 모두 실제 판매 사례는 아직 없다. 대신 체험상품을 찾는 사람들은 느는 추세다. 이 대표는 “판매 공고가 나간 후 하루 한 차례 꼴로 체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며 “주로 20~50대 후반으로 수상스키와 요트 같은 해상레저, 스포츠카 등 스피드레저를 거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체험한 사람이 구체적인 상담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20% 정도. 이 대표는 “우선 비행기를 홈쇼핑에서 살 수도 있구나 하는 사실에 사람들이 신기해한다”며 “체험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경비행기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척박한 인프라다. 활주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경비행기 레저스포츠 확대가 쉽지 않다. 이 대표는 “태안비행장의 경우 국내 최고의 시설이지만 서울 등 대도시에서 거리가 멀다는 게 단점”이라며 “마리나 시설 확충이 요트 열풍에 큰 도움이 된 것처럼 활주로, 격납고 시설이 확대되면 항공레저스포츠도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말 국토해양부는 2015년까지 전북 김제 또는 경남 고성에 경비행장, 충북 제천에 수상비행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2인승 경비행기 국산화 개발 사업에 200억원을 투입해 2014년 8월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012.04.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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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영 하영그린 대표 - ‘엄마의 긍정’으로 조경사업 꽃피우다

CEO

‘언제까지 살림만 할 것인가.’ 하현영(49) 하영그린 대표가 12년 전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는 그때까지 직장생활 한번 해보지 않은 전업주부였다. 두 아이가 엄마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자라면 자신의 삶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그때부터 무슨 일이든 상관 없으니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열망이 간절해졌다.“가진 돈도, 기술도 없는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떠올린 게 바로 제 취미인 꽃꽂이였어요.” 학원을 꾸준히 다니며 배운 솜씨가 거의 전문가급이었다. 아파트 1층에 위치한 집 앞 화단을 꽃과 화초로 가꿔 이웃의 부러움 사기도 했다. 고심 끝에 1999년 꽃가게를 열었다. 다행히 가게는 번창했고 직원도 늘었다. 하 대표는 “가장 좋아하는 일, 가장 자신 있는 일을 선택한 덕분”이라고 말한다.그렇게 2년이 지나자 사업을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하 대표가 주목한 건 공간을 꽃과 식물로 꾸미는 조경사업이었다. 기존 업체들이 하고 있는 대규모 실외 조경 분야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 끼어들 틈이 없어 보였다. 그는 전업주부 시절 아파트 베란다와 화단 등 틈새 공간을 활용해 정원을 꾸미던 걸 떠올렸다. 빌딩 옥상이나 건물 내부의 빈 공간에 조경을 한다면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좋아하는, 자신 있는 일을 하다2001년 하영그린을 세워 실내조경이라는 틈새시장에 뛰어들었다. 마침 주상복합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던 시절이었다. 초기에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주문이 밀려들었다. “관급공사를 수주하려면 정식면허를 따야 했기 때문에 법인 설립이 쉽지 않았지만 현실에 그대로 안주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도전했죠.” 회사 설립 이듬해부터 삼청 세계동굴엑스포,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등 유명 행사에서 조경을 담당하고 실외조경까지 영역을 넓히며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성공의 이면에는 하 대표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꽃가게의 꽃꽂이와 조경은 엄연히 다른 분야다. 인테리어부터 건축 설계까지 전문 지식이 필수다. 하 대표는 그야말로 밤을 새워가며 공부했다. 그는 “기술도, 지연·학연도 없어 끊임 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조경 프로젝트를 걸고 실시하는 공모전에 수도 없이 응모했고 실제로 당선 된 것도 여러 번이다. 인맥 없는 하 대표가 회사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본인이 생각해도 참 끈질기게 덤볐다. 프로젝트를 딸 수 있다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제가 가진 힘의 원동력은 ‘엄마의 긍정’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가족이든 엄마는 가족을 챙기며 ‘잘 될 거야’라는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거든요.”조경은 건축시공 프로젝트와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억센 남성들과 현장에서 부딪치는 일도 잦았다. 하영그린에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관계자도 대부분 남성이다. 하 대표는 평소 상냥한 표정에 조곤조곤 하게 말하지만 이런 비즈니스 현장에서 만큼은 더 당당하게 행동해야 했다. 조경설계를 두고 현장의 다른 사람과 부딪치거나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때가 잦기 때문이다. “여성, 특히 주부는 섬세하고 부드럽게 마련이지만 일을 할 때는 강해져야 한다”고 하 대표는 강조한다.하 대표는 여성이 가진 강점도 100% 살렸다. 남성이 많은 업계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승부했다. 유연한 구성과 뚜렷한 색감의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 여성이라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무장해야 했다. 조경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하 대표는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가든스쿨을 열었다.다른 창업 희망자들에게 좀 더 쉬운 길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조경 전문 교육기관인 하영그린아카데미로 발전했다. 아카데미는 20여개 과목으로 세분화한 교육 시스템을 갖춰 조경 전문 기술가를 육성하고 있다. 하영그린은 전국 곳곳의 대규모 관급공사를 비롯해 개인이나 회사가 의뢰하는 옥상, 실내, 야외의 조경사업을 수행해 1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 기술까지 전수해주는 업계 선두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하 대표는 요즘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경 관련 강의를 진행하느라 분주하다. 지자체 등에서 많이 요청한다.최근에는 도시농업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원주에 짓는 도시농업체험교육관의 건축부터 조경까지 하영그린이 맡았다. 그는 “공간을 꾸미는 것을 넘어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는 도시농업이 앞으로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일반인 대상 강의 많아앞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며 더 바쁜 날을 보내고 있지만 하 대표는 주부로서 본분도 잊지 않는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서는 1~2시간 동안 밀린 집안일을 한다. “고된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집이 한결 더 편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경제적인 이윤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존재 가치가 커졌다는 점을 그는 가장 뿌듯하게 여긴다.하영그린아카데미에는 하 대표의 성공담을 듣고 찾아온 학생이 많다. 그들에게는 하 대표가 하나의 롤모델(role model)이다. 늦깎이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하 대표는 “꼭 전문 기술을 배우고 나서 창업을 하라”고 당부한다. 만약 건축과 인테리어라는 생소한 분야를 배우는 게 두려워 포기했더라면 하 대표의 가게는 아직도 작은 꽃가게에 그쳤을 것이다. 전문 기술은 하 대표가 더 높은 단계의 사업가로 도약할 수 있는 힘이 됐다.하 대표는 “일하는 보람을 직접 느껴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단순히 취미활동에만 그치지 말고 경제활동을 하며 사회에 직접 기여하는 즐거움이 각별하다는 것이다. 인내와 끈기 역시 여성 창업자가 갖출 필수 덕목이다. “100명중 1~2명만 성공하는 건 나머지가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능력이 없어서, 취업을 못해서 창업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성공담을 주변의 여성들과 나누고 있다.

2011.12.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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