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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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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 주목 받는 이중항체 ADC…에이비엘·에이비온 개발 박차

바이오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으로 이중항체(이중특이성항체·Bispecific Antibody)가 주목받고 있다. 이중항체는 두 개의 항원에 모두 작용해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형태의 항체를 말한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이런 이중항체를 항체-약물중합체(Antibody-Drug Conjugate·ADC)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중항체 ADC는 단일 항체에 약물(페이로드)을 붙인 기존의 ADC와 달리 이중항체에 페이로드를 붙인 형태다. 기존의 ADC와 비교해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안정성(stability)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게 이중항체 ADC 개발 기업의 숙제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온은 최근 미국 ADC 개발 기업과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텀시트를 작성했다. 텀시트는 계약의 세부 내용이 담겨 있는 계약 이행 문서다. 에이비온은 이 기업과 기술 수출 논의를 진전시켜 에이비온의 단일 항체, 이중항체와 관련한 ADC 후보물질을 해당 기업에 기술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텀시트를 작성한 이유는 여러 기업이 이 후보물질에 관심이 있어 미국 기업이 우선권을 주장하기 위해 에이비온에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조 단위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도 이중항체 ADC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탄탄한 항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중항체 ADC R&D는 에이비엘바이오의 미국 법인 에이비엘바이오USA가 주도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에이비엘바이오USA가 이중항체 ADC R&D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마얀크 간디 최고경영자(CEO)를 신규 선임했다. 간디 CEO는 다국적 제약사 제넨텍에서 면역항암제 '티센트릭' 개발에 참여했다.동아에스티의 ADC 전문 기업 앱티스도 프로젠과 이중항체 ADC 기반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앱티스의 링커 기술과 프로젠의 단백질 반감기 증가 기술을 결합해 이중항체 ADC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링커는 ADC의 구성 요소인 항체와 페이로드를 결합하는 도구다. 앱티스는 별도로 항체를 제작하지 않아도 약물을 원하는 위치에 도입할 수 있는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젠은 앱티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단백질 반감기 증가 기술을 ADC로도 확장할 계획이다.여러 기업이 이중항체 ADC 개발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항체 ADC는 기존의 단일 항체 ADC와 달리 두 항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항체를 약물과 결합한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여러 항체 중 어떤 항체를 조합해야 약물의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이중항체 ADC에 적용할 표적도 다른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과 비교해 적은 편이다. 리제네론은 최근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의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다만 개발이 어려운만큼 신약 개발 기업의 R&D 기술력을 인정 받는다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미국, 중국 등 세계 여러 신약 개발 기업들이 추진하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상당수는 임상시험 단계가 초기이기도 하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를 비롯한 기업들은 약물을 빠르게 개발해 좋은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아벤조는 올해 1월 중국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중항체 ADC 개발에 뛰어들었고, 미국 머크(MSD)도 중국 켈룬의 기술을 도입해 이중항체 ADC 개발에 적용했다.

2025.04.15 06:00

3분 소요
한국아스트라제네카·한국보건산업진흥원, ‘K-바이오 익스프레스웨이’포럼 및 피칭행사 성료

바이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대표이사 사장: 전세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과 함께 진행한 ‘아스트라제네카 K-바이오 익스프레스웨이’포럼과 피칭행사가 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업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그동안 추진해오던 다양한 국내 협력의 연장선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과의 협력을 촉진하고, 해외 시장 진출 등 글로벌 협력 기회를 확대 제공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사전 등록한 80여개의 바이오헬스 기업들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해외 시장 진출 중 특히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높은 니즈를 고려하여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임원진들이 연자로 참여해 중국 내 주요 사업 현황과 시장 진출 전략을 공유했다. 첫번째 발표 세션에서는 해외 사업개발 부문을 담당하는 신디 우(Cindy Wu) 중국아스트라제네카 총괄이 중국 제약 산업의 현황과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에서 추구하는 혁신적 접근법에 대해 발표했다. 두번째 연자로 나선 중국 소재 국제 생명과학 혁신허브 캠퍼스인 iCampus의 책임자 욜란다 한(Yolanda Han) 상무의 iCampus 소개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의 우수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세환 사장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업으로써 차세대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최대 규모의 R&D 투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국내 바이오 헬스 산업 발전과 상생을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공동개발 및 생산기지화, 해외진출 지원은 물론 국내 스타트업들과도 디지털 치료환경 조성 및 A.I 활용 등을 통해 치료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라며 “오늘 자리도 그러한 협력의 일환으로 국내 기업이 바이오헬스 분야 전반에서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또한 보건산업진흥원 차순도 원장은 “바이오헬스 분야의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라며, “수많은 해외 시장 성공 성과를 거둔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협력이 우리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기원하다”고 말했다.특히 이날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오창현 과장도 참석해 “보건복지부도 이러한 협력과 혁신을 적극 장려하여 오픈이노베이션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행사로 새로운 협력모델이 창출되고 국내외 기업들이 상호 발전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업무협약 체결식(MOU)가 진행됐다. 업무협약을 통해 양측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해외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오픈이노베이션에 협력하여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의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또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K-바이오 익스프레스웨이’ 행사를 비롯하여 앞으로도 국내 기업이 더욱 다양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인 A.Catalyst 활용 및 A.Catalyst 헬스케어 혁신 허브의 한국 유치를 위한 노력에도 협력할 예정이다.이날 오후 비공개로 진행된 피칭 행사에서는, 사전 피칭 신청을 한 20여개 기업 중 총 8개 기업이 1차 선정되어 각 사의 유망 기술을 발표했다. 1차에 선정된 8개 기업은 △ 브이에스팜텍 △ 셀라토즈 테라퓨틱스 △셀리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온 △일리아스 바이오로직스 △온코소프트 △티카로스 (회사명 가나다순)이다.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심사위원이 평가에 참석해 최종 우승 2개 기업이 추후 선정될 예정이며, 이들에게는 1차 선정된 기업이 받을 iCampus 견학 기회와 더불어 상금과 해외 판로 개척 컨설팅 등이 특전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2024.11.04 15:54

3분 소요
랩지노믹스, 에이비온에 5억원 투자…미국 진출 협력

바이오

랩지노믹스는 에이비온이 발행한 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손잡은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이번 투자는 에이비온이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에이비온은 동반진단을 중심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ABN401과 방광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ABN201 등을 개발 중이다. ABN401은 미국 등에서 임상 2상 중이다.에이비온은 2021년에도 랩지노믹스 등 제3자배정으로 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최근 ABN401의 임상에 속도를 내며 자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여러 투자자가 에이비온의 기술력에 관심을 보였고 (랩지노믹스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며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를 위해 에이비온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라고 했다.랩지노믹스는 최근 위암 분자진단 기업인 노보믹스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 논의를 해온 노보믹스에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노보믹스는 위암, 대장암, 직장암 등 다양한 암을 연구하고 있어 사업 분야를 확대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2023.04.14 15:39

1분 소요
에이비온, 美 ATS서 호흡기질환 치료제 비임상 결과 발표

바이오

에이비온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흉부학회(ATS·American Thoracic Society)의 학술대회에서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 흡입기 치료제 후보물질인 ‘ABN101’의 비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고 6일 밝혔다.ABN101은 차세대 인터페론 베타다. 에이비온은 ABN101을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질환을 치료하기에 적합한 건조분말 흡입(DPI·Dry Powder Inhaler) 제형으로 제작했다. 이를 통해 물질의 생물학적 활성을 자연형 인터페론 베타보다 3배 이상 높였다는 설명이다. 안정성과 생산수율도 개선해 저렴한 비용으로 여러 제형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에이비온은 현재 ABN101을 항바이러스 예방 치료제(broad-spectrum antiviral drug)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비임상 시험에서는 원숭이 동물 모델에 ABN101을 투약한 후 혈액과 기관지폐포세척액을 모니터링했다.에이비온에 따르면 회사는 비임상 시험을 통해 ABN101의 좋은 약동학 결과와 치료 효과를 도출했다. 낮은 전신 독성과 높은 목표 기관 도달율도 확인했다.회사 측은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에 처방할 수 있는 치료제(prophylactic drug)를 개발하는 일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전략”이라며 “올해 ABN101의 임상에 진입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 수출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올해 ATS 학술대회는 5월 19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에이비온은 여기에서 ABN101의 비임상 시험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2023.03.06 14:09

1분 소요
에이비온,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글로벌 임상 2상 환자 첫 투여

바이오

에이비온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ABN401’의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마쳤다고 18일 밝혔다.이번 임상은 코호트1을 대상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된다. 코호트1은 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c-MET) 변이 환자 중 exon14 유전자 결실군에 대한 단독요법이다. 폐암 분야에서 권위 있는 기관인 미국의 MD앤더슨암센터도 임상 병원으로 참여한다.코호트1에서는 최소 40명의 임상 참여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혈액을 활용한 액체생검인 비말 디지털 PCR(ddPCR)을 사용해 환자를 선별한다는 설명이다. ddPCR 기술은 감도를 높여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환자의 c-MET 돌연변이를 확인한다.에이비온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0%는 고령이거나 수술에 준하는 신체적 부담으로 인해 기존의 조직생검을 시행하기 어렵다”며 “액체생검 방법을 통해 약물 공급이 가능해 경쟁 약물 대비 환자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이번 임상의 목표는 고형암 종양 평가 기준(RECIST 1.1)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을 확인하는 것이다. 회사는 2021년 호주와 한국에서 ABN401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다른 c-MET 치료제에서 나타난 주요 3등급 이상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없었다고 했다. 종양이 50% 이상 감소한 환자의 상태가 1년 반 이상 유지된 사례도 확보했다.에이비온은 EGFR 저해제와의 병용투여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도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글로벌 임상 2상의 개정된 코호트2 계획(프로토콜)을 제출할 예정이다.에이비온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ABN401의 코호트1 중간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간결과에서 유효성을 확보하면 기술 이전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호트2 병용 임상도 빠르게 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3.01.18 15:06

2분 소요
에이비온, JP모건 컨퍼런스 참가…해외 투자자 만난다

증권 일반

코스닥 상장사 에이비온은 ‘2023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해 오는 1월 10일 현지에서 IR 발표를 진행하고 해외 기업 및 투자자들과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에이비온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기간에 개최되는 ‘2023 글로벌 IR @JPM’ 와 ‘2023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발표 기업으로 참가한다. 한국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선정하는 ‘2023 글로벌 IR @JPM’은 오는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2023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부대 행사다.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에게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에이비온은 같은 기간 개최되는 ‘2023 바이오텍 쇼케이스’에도 참가한다. 행사에서 에이비온은 ▲비소폐암 치료제 ‘ABN401’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치료제 ‘ABN101’ ▲최근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클라우딘3 타깃 항체 ‘ABN501’ 기술과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해외 기업 및 투자자들과 미팅을 계획 중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글로벌 IR JPM과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동시 참가해, 글로벌 투자 및 파트너링의 기회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12.15 09:04

1분 소요
특례 상장기업 주가, 코스닥보다 더 떨어졌다[흔들리는 특례 상장기업①]

IT 일반

지난해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추천 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의 숫자는 31개다. 2020년엔 25개 기업이 통과했는데, 2021년엔 부쩍 늘었다. 2005년 국내 증시에 특례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연간 30개가 넘는 기업이 상장했다. 이 제도는 영업 실적이 미미하더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고 있다. 원래 적자 기업은 코스닥 상장이 불가하지만, 기술평가기관이나 상장주관사로부터 성장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신청을 가능하게 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 자금난으로 무너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문제는 증시에 입성한 지 얼마 안 된 이들이 기업가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한 기술상장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 오히려 다들 큰 폭으로 꺾였다. 이들 31개 기업의 올해 주가 수익률 평균은 -39.56%다. ━ 2021년 기술특례 상장 관심 뜨거운 해로 기록 “올해 전 세계 증시가 전쟁, 고물가, 긴축이라는 세 가지 위협에 시달리는 가운데 성장주 하락은 불가피한 일”이라는 항변도 설득력을 잃는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25.54%의 하락률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장이 나빴던 영향도 있지만 이 기업들이 제대로 성장성을 증명하지 못한 탓도 큰 것이다. 특히 지난해 데뷔한 이들의 주가 흐름이 더 나빴다. 같은 기간 코스닥 기술성장기업부는 -36.37%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개별기업으로 따져 봐도 31개 기업 중 23개 기업이 코스닥 등락률에 미치지 못했다. 하락률이 한자리에 그친 기업은 제노코(-9.25%)뿐이다. 나머지 30개 기업은 올해 들어 주가가 두 자릿수 넘게 꺾였다는 얘기다. 특례 상장을 바이오기업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갑게 식은 바이오 업황 탓을 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비(非) 바이오기업의 특례 상장건수가 22건으로 바이오기업의 9건을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비 바이오기업이 바이오기업의 상장 건수를 앞지른 것 역시 특례 제도가 도입된 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례 상장은 한때 ‘바이오 상장’으로 불릴 만큼 바이오 기업들의 주된 IPO 통로로 기능했지만 지난해엔 인공지능(AI),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선전했다. 문제는 비 바이오기업의 주가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비 바이오 기업 22곳의 주가 수익률(-42.18%)은 평균(-39.56%) 보다 더 나빴다. 오히려 바이오기업의 하락률(-33.14%) 보다 조정 폭이 더 컸다는 얘기다. 여러 업종의 기업이 증시에 데뷔해 특례 제도의 저변을 넓혔다는 한국거래소의 자평이 무색해졌다. 하락률이 가장 두드러지는 종목은 메타버스 테마주로 주목받았던 자이언트스텝이다. 올해 초 7만원에 장을 출발한 이 회사의 주가는 6월 20일엔 2만450원에 장을 마쳤다. 무려 70.79%(4만9550원)나 하락했다.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했음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지금은 시초가(2만2000원)를 밑돌고 있다. 나노씨엠에스 주가도 만만치 않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7만6200원에서 2만2700원으로 70.21%(5만3500원)나 하락했다. 이 회사는 나노 소재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통해 증시에 진출했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할 수 있는 램프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지난해 급등했다가, 다시 공모가(2만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면역항암제 전문 기업 네오이뮨텍도 마찬가지다. 상장 당시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공모가 희망 밴드를 넘어선 공모가를 확정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61.79%나 꺾이면서 체면을 구겼다. ━ 주가 반토막 난 기업 ‘수두룩’…시초가보다 떨어진 곳도 있어 이밖에도 와이더플래닛(-59.46%), 뷰노(-58.20%), 딥노이드(-56.56%),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56.15%), 씨이랩(-55.99%), 지오엘리먼트(-52.70%), 마인즈랩(-50.24%) 등 종목의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40%가 넘는 하락률을 보인 기업도 6개나 됐다. 삼영에스앤씨(-47.60%), 에이비온(45.82%), 엔비티(-44.99%), 라이프시맨틱스(-44.47%), 원티드랩(-42.30%), 맥스트(-42.21%) 등이다. 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의 주가 낙폭이 크게 두드러지면서 이들 기업에 베팅한 투자자의 선택은 적중하지 못했다. 투자자 기대치를 충족한 기업이 많지 않은 탓에 상장 문턱이 너무 낮은 게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한국거래소의 심사기조가 깐깐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추천 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의 숫자는 10개뿐이다. 지난해 상장 건수(31개)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는 기술특례 상장 심사 과정의 핵심인 기술성 평가 모델을 업종별 특성을 꼼꼼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해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특례 상장을 검토 중인 성장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벤처투자업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장은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인데, 입성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사업 확장의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기술평가특례를 활용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인 한 IT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지만, 먼저 입성한 기업들의 수익률이 낮다 보니 투자자의 관심이 차갑게 식은 상황”이라면서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제대로 입증하는 사례가 나와야 분위기가 바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2022.06.21 19:00

4분 소요
IPO 1년 미만 바이오 기업 21곳 중 6곳 “공모가도 못미쳐”

증권 일반

지난해 SK바이오팜의 이른바 '따상상상'을 시작으로 바이오주 기업공개(IPO) 시장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주목받는 대형주뿐 아니라 시가총액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형주도 ‘바이오’ 종목에 속하면 투자자들이 모이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런 바이오 공모주가 실제 주가 흐름은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상장한 기업 중 상장 직후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상장한 기업 중 에이비온과 바이젠셀이 모두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8일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한 정밀항암신약 개발기업 에이비온은 상장 첫날 공모가(1만7000원)을 밑도는 1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상장한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바이젠셀도 이날 공모가 5만2700원을 밑도는 5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바이젠셀의 경우 249억원어치의 공모주 청약 당시 증거금이 11조원이 몰릴 정도로 크게 흥행했지만 상장이 이뤄진 뒤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청약 당시에 경쟁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이와 같은 관심이 상장 이후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특히 중소형주의 경우 이런 현상이 많다”고 봤다. 최근 1년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주 21개 가운데 이날 기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 건 바이젠셀과 에이비온을 포함해 6곳이었다. 올해 7월 상장한 진단키트 기업 SD바이오센서도 공모가(5만2000원)를 하회하는 4만2700원으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5월 상장한 진시스템, 지난해 12월 상장한 클리노믹스, 지난해 10월 상장한 미코바이오메드 등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형성된 상태다. 이들을 제외한 기업들은 적어도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를 유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박셀바이오 등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셀바이오의 경우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후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 특히 지난해 말 무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히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특별한 매출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대상활동(IR)이 주가에 절대적”이라며 “일부 바이오 기업들은 상장으로 당장의 자금을 확보한 뒤 IR 활동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아 상장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IR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기업 중 상장 1년이 넘은 기업들은 현시점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비중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2년 차(상장 이후 1년~2년) 바이오 기업들의 현재 주가를 살펴본 결과 16곳 중 6곳의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했다. 2019년 9월~2020년 8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는 16곳. 이 중 올리패스, 녹십자웰빙, 브릿지바이오, 젠큐릭스, 위더스제약, 셀레믹스 등이 공모가를 하회하는 주가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선 상장 후 1년간 대부분의 보호예수가 해소되며 어느 정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상장 당시 무리해 추정했던 실적 성적표도 받으면서 주가 하락으로 연결된다. 국내 중소 바이오 상장사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며 재무적인 성적표를 받게 된다”며 “상장 당시 제시하는 추정치가 목표에 가까운 만큼 이를 달성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IPO 청약이 유망 바이오 기업의 주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충분한 검토를 통해 신약 상업화 가능성이 가까워진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게 성공적인 투자 전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09.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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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3수생’ 에이비온의 보수적 가치 추정법…들어가? 말아? [바이오 기업가치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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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항암신약 개발기업 에이비온이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합니다. 23일 기업공개(IPO)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24일부터 수요예측이 시작됩니다. 업계에선 앞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는 에이비온이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는 평가가 있는데요, 이런 평가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설정한 희망공모가 밴드는 1만4500~1만7000원.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212억~2594억원입니다. 우선 에이비온은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입니다. 코넥스 시장에서 주가와 희망공모가가 얼마나 일치하느냐가 1차적인 평가가 될 겁니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코넥스 시장에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453억원입니다. 공모가밴드의 중간 수준인 셈이죠. 이 회사 증권신고서가 처음 제출된 지난달 12일 이 회사의 시총은 2500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희망 공모밴드 상단 가격 기준 시가총액과 거의 유사합니다. 이전 상장 때 희망 공모가밴드 범위 내에 이전 시장에서의 시가총액이 포함되게 하는 것은 암묵적인 룰입니다. 현재 시장가격과 괴리가 크지 않아야 설득력이 있죠. 에이비온은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과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의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을 거의 일치시켰는데, 이는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주관사들의 희망공모가액 산정방식을 자세히 살펴보면, 큰 틀에서 ‘PER(주가수익비율)을 이용한 상대평가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앞서 살펴봤던 바이젠셀과 같은 방식입니다. 현재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미래 예상되는 당기순이익을 기반으로 산정했다는 점도 같습니다. 바이젠셀과 다른 점은 바로 내년인 2022년의 실적을 토대로 계산했다는 점입니다. 바이젠셀은 2025년 실적을 내세웠었죠. 여기서 에이비온의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추정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주관사들은 2023년까지의 추정손익계산을 했는데요. 2022년엔 2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예상했고, 2023년엔 무려 3148억원의 순이익을 추정했습니다. ‘이익이 본격화되는 시점’인 2023년의 실적을 토대로 공모가를 산정했다면 연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기업가치가 몇 배는 높아질 수 있는 규모입니다. 적용할 PER을 결정하는 ‘피어그룹’ 선정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잣대가 적용됐습니다. 피어그룹을 추릴 때 ‘비경상적 멀티플’을 가진 회사는 제외하는데, 비경상적의 기준을 PER 10배 이하, 혹은 50배 이상으로 한정한 거죠. 앞서 바이젠셀이 15배 이하, 65배 이상으로 정한 것과 비교하면 ‘보수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에이비온의 밸류에이션 측정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잣대들이 활용된 것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기에 연할인율(40%)와 공모 할인율(42.5%~32.5%)도 코스닥 상장사 평균보다 큽니다. 그렇지만 공모단계에서 보수적으로 가치를 매겼다고 해서 투자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우선 바이오업종의 특성상 이익 추정 자체의 불확실성이 크죠. 에이비온 역시 현재로선 이렇다 할 매출이 없습니다. 주관사들이 에이비온의 내년 흑자 전환을 추정한 근거는 ‘기술 수출’입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ABN401의 기술 수출이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기술료 수익 등을 추정해 이익을 예상하는 것이죠. 물론 ABN401이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인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이 파이프라인이 주력으로 연구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4.85%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변이로 인한 표적항암치료제 내성이 생기는데요, ABN401은 바로 이 C-MET을 표적으로 합니다. 이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C-MET 저해제를 갖지 못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이제 임상 1상을 지난 단계라는 점을 고려했을 땐 ‘내년 순이익’이란 계획은 추정과 다를 여지가 큽니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의약품 시장에서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임상 1상-품목허가 승인까지의 성공률(LOA)은 가장 낮습니다. 사업 외적으론, 현재의 주가가 이미 코스닥 이전 상장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점을 알아둬야 할 것 같습니다. 코넥스 시장에서 에이비온 주가는 지난 4월 코스닥 이전상장을 공식화한 뒤로 급등했습니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투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에이비온의 대주주는 에스티-스타셋 헬스케어조합 제1호 펀드(지분율 17.27%)로 상장 후 의무보유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습니다. 6.87% 지분을 가진 텔콘RF제약의 의무보유기간은 3개월입니다. 창업자인 신영기 대표는 3년의 의무보유를 약속했습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08.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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