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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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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뛰어드는 탈모 신약 시장…치료 기전 주목

바이오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 탈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탈모는 ‘50대 중년 남성’의 고민으로 알려졌지만, 여성 환자는 물론 20~30대 젊은 환자도 많다. 그만큼 시장이 크고 신약 개발 시 이를 쓸 수 있는 환자도 많다. 또 탈모 치료제는 오랜 기간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며 사실상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다. 국내 기업이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은 적은 약물을 개발할 동력이 뚜렷한 셈이다.기존 치료제 대비 효과 입증 중요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물과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물이 양분하고 있다. 여성형 탈모의 경우 바르는 약물인 미녹시딜 성분의 약물이 처방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물 중에서는 오가논의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가 주로 쓰인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물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보다트가 대표적이다. 두 약물 모두 해외 기업이 개발한 의약품으로 국산 신약은 없다.JW중외제약과 올릭스 등이 국산 탈모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이들 기업이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 등 기존 탈모 치료제보다 우수한 탈모 치료 효과를 보이는지다. 또한 두 약물보다 부작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페시아는 앞서 이 약물을 1mg을 투여한 환자에게서 우울증이 보고됐다. 일부 환자는 약물 투여 이후 성기능과 관련한 이상 반응도 나타냈다. 아보다트도 투여 환자에게서 발기부전과 성욕 감소 등을 보였다. 프로페시아보다 뒤늦게 탈모 치료제 시장에 진입한 아보다트도 프로페시아보다 좋은 효과를 입증하는 데 공을 들였다. 아보다트를 개발한 GSK가 프로페시아의 주요 성분인 피나스테리드보다 아보다트의 두타스테리드 성분이 탈모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한 비교 연구가 대표적이다. 당시 GSK는 0.5mg의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는 것이 1mg의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는 것보다 모발 수나 머리 굵기가 더 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JW중외제약·올릭스 등 개발 박차JW중외제약은 프로페시아, 아보다트 등과 다른 치료 기전의 탈모 신약을 개발 중이다. JW중외제약의 탈모 신약 후보물질 JW0061 이야기다. JW0061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모유두 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탈모를 치료한다. 모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두 세포를 활성화해 기존 치료제보다 모낭 수를 많이 늘릴 수 있는 것이 이 후보물질의 강점이다.실제 JW중외제약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통해 만들어낸 장기유사체(오가노이드)에 기존 탈모 치료제와 JW0061을 처리한 결과 JW0061이 기존 탈모 치료제와 비교해 처리 10일째 모낭 수가 4배 수준 높았다. 이후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는 JW0061이 머리털의 성장 속도도 촉진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JW0061을 동물에 투여한 실험 결과 저용량과 고용량에서 기존 탈모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각각 18%, 39%의 모발 성장 개선 효과도 보였다.JW중외제약은 이런 연구 결과를 활용해 올해 임상 1·2상을 추진한다. 지난해 JW0061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임상을 더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1상이 아닌 1·2상 IND를 신청하기로 했다. JW중외제약은 임상 1·2상을 추진하기 위해 독성시험 등을 실시했고 올해 하반기 1·2상 IND를 제출한다는 구상이다. 또, 기존 치료제와 JW0061의 효능을 비교하는 연구도 별도로 수행해 임상과 허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올릭스는 호주에서 진행한 탈모 신약 후보물질 OLX72021의 임상 1상을 마쳤다. 이번 임상을 통해 OLX72021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향후 준비를 거쳐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OLX72021은 리보핵산(RNA) 기반의 탈모 신약 후보물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올릭스는 RNA 기반 탈모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이 후보물질에 비대칭 RNA 구조를 화학적으로 변형해 세포의 투과율을 높인 유전자 조절 구조체를 적용했다.올릭스에 따르면 OLX72021은 탈모의 원인으로 알려진 안드로젠 수용체의 발현을 억제한다. 두피에만 국소적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약물이 모낭에만 작용해 전신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적다. 이번 임상도 안드로젠성 탈모가 있는 사람의 정수리에 약물을 주사한 이후 8주간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약물 투여 후 중대한 이상 반응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일부 이상 반응은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낮다고 올릭스는 설명했다.에피바이오텍도 모유두 세포를 이용해 탈모 신약 후보물질 EPI-001을 개발하고 있다. 탈모 환자에게서 얻은 모유두 세포를 배양해 이를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고, 여기에서 분비한 성장인자가 약해진 모낭과 모발을 자극해 모발을 건강한 상태로 바꾸는 원리다. 안드로젠성 탈모가 있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대상이다. 에피바이오텍은 2023년 EPI-001 임상 1·2상을 승인받았고 올해 하반기 이를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에피바이오텍은 이외 모발을 가늘게 만드는 단백질인 CXCL12를 줄이는 항체인 EPI-005도 개발 중이다. 이 항체가 안드로젠 수용체의 발현을 억제해 안드로젠성 탈모를 치료하는 원리다. 에피바이오텍은 이 항체를 1년간 3~4회 투여는 주사제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노민수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의 동물실험을 통해 EPI-005를 투여했을 때 면역 활성 유전자가 크게 억제됐고 모낭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도 줄어든 점을 관찰했다.

2025.0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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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기술도입…다국적 제약사 파이프라인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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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국적 제약사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분야의 세계 최대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존슨앤드존슨(J&J)이 인트라셀룰러 테라피스를 146억달러(약 18조98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개발한 신약이나 기술을 매각해 효과적으로 해외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데, 개발에 성공해도 수익화까지 난관을 헤쳐가야 한다. 그래서 국내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제약사는 기술 이전을 통해 다른 회사가 개발한 기술을 사들이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권리 양도와 공동 연구,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특정 기술을 다른 기업에 넘기는 기술 이전 계약이 이뤄지는 것이 이 때문이다. 막대한 실탄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는 후속 제품을 이어가기 위해 수백만건의 기술 이전 대상을 검토하고 이 중 가장 유망하거나 자사의 연구개발(R&D) 방향에 맞는 물질을 다른 기업으로부터 사들인다. 기술 이전 대상이 되는 물질은 임상 초기 단계의 물질일 수도, 후기 단계의 물질일 수도 있다. 때로 기업 자체를 인수해 해당 기업이 개발하거나 보유한 여러 물질을 단번에 확보하는 사례도 많다.J&J가 인트라셀룰러 테라피스를 인수한 이유는 보유 제품을 확대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인트라셀룰러 테라피스의 조현병 치료제 카플리타(성분명 루마테페론)가 예시다. 카플리타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억8100만달러(약 7030억원)에 이른다. 최근 특허 합의를 통해 독점권도 2036년에서 2040년으로 연장했다. 매출 성장의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J&J는 이 M&A로 카플리타를 확보하고 신경계 질환 치료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인트라셀룰러 테라피스는 카플리타 외 불안장애 치료제와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후보물질은 현재 임상 2상 단계다. 카플리타도 시장 규모가 큰 우울증 치료제로 쓰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호아킨 두아토 J&J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차별화하고 J&J의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일라이 릴리도 바이오 기업 스콜피온 테라퓨틱스를 25억달러(약 3조2500억원)에 인수한다. 일라이 릴리는 스콜피온 테라퓨틱스의 차세대 PI3Kα 억제제인 STX-478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PI3Kα 억제제는 노바티스의 유방암 신약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가 미국에서 허가되며 경쟁이 치열해진 약물이다. 효능은 뛰어나지만 고혈당과 설사, 발진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단점이 문제로 지적되는데 기업들은 이런 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경쟁에 뛰어들 기회를 찾고 있다. 일라이 릴리도 PI3Kα 억제제를 개발해 왔지만 지난해 약물의 효능 문제로 PI3Kα 억제제 후보물질 LOXO-783의 임상을 중단했다. 이후 PI3Kα 억제제 시장에 진입할 방법을 고심했고 이번 M&A를 통해 PI3Kα 억제제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스콜피온 테라퓨틱스의 STX-478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에서 23%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기록했다. ORR은 임상에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등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이다.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올해 초 위장관과 관련한 물질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 IDRx를 11억5000만달러(약 1조6600억원)에 사들인다. GSK는 앞서 중국 기업으로부터 위장관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 도입하는 등 기존에도 위장관과 관련한 물질 확보에 지속해서 투자해 왔다. 이번 M&A도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IDRx는 위장관기질종양 환자가 쓸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다국적 제약사 간 M&A도 활발 이들 기업이 연초부터 잇단 기업 인수 소식을 발표한 이유는 유망 제품과 물질을 확보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신약 개발 사업의 특성상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자금을 만들어 R&D에 투자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의 M&A와 기술 이전은 기업 규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앞서 화이자는 2015년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보톡스’로 유명한 앨러간을 1550억달러(약 223조89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올해 다국적 제약사의 물질 인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제약사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J&J와 화이자, 애브비, 사노피 등 다국적 제약사의 잉여현금흐름이 2023년을 기준으로 1194억8000만달러(약 171조원)라고 집계했다.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집계된 금액만 1272억200만 달러(약 182조원)에 달한다.다국적 제약사의 M&A 또는 기술 도입 대상이 되는 국내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최근 4년간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기업이 체결한 기술 이전 계약 6건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의 규모를 13조원 이상으로 집계했다. 앞서 종근당이 노바티스와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의 기술 이전 계약을 13억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오름테라퓨틱도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9억45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2025.0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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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화가 중요” 에이치이엠파마가 암웨이 손잡은 이유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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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바이오 투자 시장이 활성화되며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고, 이들 기업으로 향했던 투자는 중단됐다. 많은 기업이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몇몇은 생존을 위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에이치이엠파마가 대표적이다. 에이치이엠파마는 다국적 다단계 마케팅 기업 암웨이와 손잡고 매출을 꾸준히 확대했다. 경기도 수원 광교에 있는 에이치이엠파마 연구실에서 지요셉 대표를 만나 차별화에 성공한 이야기를 들었다.왜 복통이…‘미생물’서 답 찾았다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결합한 단어다. 우리 몸의 미생물 군집을 말한다. 특히 장 속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 상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하면, 건강상의 불편을 해소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에이치이엠파마가 주목한 것은 단백질 섭취 후 복통을 앓는 사람들이었다. 단백질이 주성분인 제품을 먹고서 장에 가스가 차 ‘속이 불편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몇몇은 변비나 설사를 비롯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지 대표는 이런 문제를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실제 단백질을 문제없이 섭취하는 사람의 장 속 미생물을 분석했더니, 이들은 복통을 호소하는 사람보다 ‘단백질 분해·흡수율’이 4배 수준 이상 높았다. 지 대표는 “건강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뽑아 특정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이식하면, 이를 높이거나 개선할 수 있다”며 “에이치이엠파마의 단백질 제품도 같은 원리”라고 했다.이어 “운동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며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다”면서도 “제품 섭취 후 속이 불편하다면 장내 미생물을 살펴보면 좋다”고 했다. 단백질을 뷰티르산(세포의 에너지 공급원이자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작용을 돕는 요소)까지 이끌어 잘 흡수되게 하는 미생물이 없다면 배에 가스가 차거나 근육량을 기대한 만큼 높이지 못할 수 있어서다. 에이치이엠파마는 단백질 쉐이크에 단백질 분해·흡수율을 높이는 미생물을 첨가해 제품 ‘바디키 그레인’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곧 암웨이를 통해 해외에서 팔릴 예정이다. 지 대표는 “제품 출시 초기에는 국내에서만 바디키 그레인을 판매하려 했지만, 암웨이의 해외 지사에서 연락이 와 올해 상반기 홍콩과 베트남으로 수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주문서(PO)를 받았고 올해 3월께 선적이 예정돼 있다”고 했다.B2C 파트너 암웨이…매출 확대 박차세계 여러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은 장의 미생물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약물이 우리 몸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증명하기 어려워 개발이 더뎠다.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도 특정 마이크로바이옴이 있는 사람의 분변을 환자의 몸에 넣는 방식이라 신약으로 보기 어려웠다.문제는 최근 2~3년 동안 세계적으로 투자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마이크로바이옴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신약 개발 기업이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에이치이엠파마도 이런 어려움을 맞닥뜨리긴 마찬가지였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연구개발(R&D)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바디키 그레인도 그중 하나다.신약 개발 기업으로 영업 능력이 부족했던 에이치이엠파마는 암웨이와의 협력으로 판매 문제를 해결했다. 암웨이의 ‘다단계’라는 특성은 빨리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노출하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기업 상당수는 소비자 대상 사업(B2C) 경험이 없어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 지 대표는 암웨이가 미국, 일본 등 주요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봤다.지 대표가 처음부터 다단계 마케팅 회사를 영업 파트너로 눈여겨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 은사인 강신익 전 LG전자 사장의 조언이 경영 판단에 지침이 됐다. 강 전 사장은 LG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부문장으로 퇴임한 해외 사업 전문가다. 지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구상해 당시 대학 부총장이던 강 전 사장님을 찾아갔더니,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B2C’가 확실한 다단계업체와 만나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강 전 사장은 암웨이와의 협력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암웨이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 ‘마이랩’을 출시했는데, 분석 서비스의 특성상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DB를 구축·확대하는 데 암웨이의 소비자 망(net)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암웨이와의 협력을 통해 에이치이엠파마의 기술인 피마스(PMAS)를 상업화할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도 지 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피마스는 한 명의 마이크로바이옴을 90개 이상 복제하는 기술이다. 복제된 마이크로바이옴에 다양한 물질을 적용해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마이크로바이옴 서비스를 대량으로 실행해 상업화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인 셈이다. 기존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은 연구 단계에서 주로 사용돼 분석 규모가 작고 작업 과정이 복잡했다.에이치이엠파마는 ‘신생 바이오 기업은 당연히 적자’라는 인식을 깨뜨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앞서 2020년 암웨이와 20년 독점 계약을 맺었고, 이후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2021년 19억원 ▲2022년 37억원 ▲2023년 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적자지만, 2026년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암웨이를 통해 일본 시장에 마이랩을 공식 출시해 외형을 더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금은 R&D로…파트너 물색 중에이치이엠파마는 쌓은 현금을 다시 신약 개발에 쏟을 계획이다. 자금 걱정 없이 본업인 신약 개발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현재도 신약과 관련한 R&D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임상시험에 막대한 자금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임상 2상을 진행해야 하는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 HEMP-001과 저위전방절제 증후군(LARS) 치료제 후보물질 HEMP-002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미국과 호주에서 두 후보물질의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각각 승인받은 바 있다.지 대표는 암웨이를 통해 마이랩 서비스를 확대하면 더 많은 마이크로바이옴 DB를 구축해 피마스를 고도화할 수 있어, 신약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가 곧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1상 IND를 제출할 폐쇄성 폐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지 대표는 “폐쇄성 폐질환 환자와 건강한 사람은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사체의 유형이 다르다”라며 “DB를 더 많이 구축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2025.01.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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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치매 치료제’ 특화 액티브 ETF 나왔다

증권 일반

국내 최초 치매 치료제 특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왔다.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3일 ‘KoAct’의 일곱 번째 ETF로, KoAct 미국뇌질환치료제액티브ETF를 상장한다고 밝혔다. KoAct 미국뇌질환치료제액티브는 치매, 파킨슨, 우울증, 조현병, 뇌전증 등 뇌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첫 ETF다. 전세계 인구의 기대 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뇌질환 치료제 관련 의료 비용 지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우선 치매 등의 퇴행성 뇌질환은 60대부터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는데 85세 이전에는 5명 중에 1명(22%), 85세 이상에서는 3명 중 1명(37%) 이상이 치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관련 신약들이 개발되면서 추가적인 진행을 멈출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젠의 레켐비는 지난 해 미국 FDA허가를 받아서 판매 중이고,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 또한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등 치매 치료제 시장이 새로 형성되고 있다.특히 주요 치매 치료제가 5년 후 지금보다 11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뇌질환 관련 바이오테크 기업들도 향후 신약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서 액티브 스타일의 발빠른 투자 대처가 더 적합한 영역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KoAct 미국뇌질환치료제액티브의 포트폴리오는 ▲일라이 릴리 ▲버텍스 ▲바이오젠 ▲브리스톨 마이어 스큅 ▲재즈 파마슈티컬즈 등 알츠하이머 치매, 정신질환, 뇌전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총 보수는 연 0.5%다.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략솔루션총괄은 “뇌 이미징 기술과 AI가 발전하면서 뇌질환 치료제의 비약적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관련 혁신 기업들을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KoAct미국뇌질환치료제액티브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2024.09.0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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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사랑으로 키운 병원…국내 대표 정형외과로 우뚝 [이코노 인터뷰]

의료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은 2004년 8월 경기도 성남에서 바른세상병원을 개원했다. 올해 8월이 딱 20주년이다. 병원은 그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의료진과 직원이 각각 8명, 150명이던 인력은 현재 29명, 420명으로 늘었다. 바른세상병원을 다녀간 환자의 수도 올해 7월 기준 286만5000명에 달한다. 그렇게 바른세상병원은 국내 대표 정형외과로 성장했다.작은 ‘의원’서 400명 규모 ‘병원’으로서 원장이 처음부터 병원을 크게 키우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먹고 살기’ 위해 개원을 택했다. 서 원장은 “본관 2층에 의원을 열었는데, 다른 정형외과에 100~200명의 환자가 올 동안 우리 의원에는 환자가 30명도 채 오지 않았다”라며 “‘목이 안 좋나’ 싶던 때도 있었다”고 웃었다. 다른 병원과 다른 점은 하나였다. 서 원장의 축구 사랑이다. 1963년생인 서 원장은 아직도 매주 축구를 한다. 축구를 더 잘하기 위해 다른 운동도 병행한다. 직원 복지를 위해 병원 지하에 탁구대를 설치했지만, 사실 풋살장을 더 만들고 싶었다. 최근 서울 양재동의 풋살 경기장도 인수했고 곧 운영할 계획이다.서 원장은 “병원을 키울 수 있던 건 순전히 축구 덕분”이라며 “축구에 대한 열망과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서 원장을 의료현장으로 이끈 공신도 축구다. 서 원장은 “고등학생 때 축구를 하다 십자인대가 끊어졌다”라며 “(내가) 축구를 다시 뛰고 싶어 재활의학과를 선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했다. 서 원장이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 정형외과 전문의에 다시 도전한 것도 축구 때문이다. 축구로 다친 환자를 완벽하게 치료하려면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만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남들보다 두 배 정도 긴 전공의 생활은 환자를 제대로 보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서 원장은 “축구로 다친 환자를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회복시킬지가 목표였다”고 했다.축구 사랑은 서 원장이 “(회복을 위해) 운동하지 말고 쉬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 원장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집에서 쉬라’고 한다면 정형외과가 왜 필요하겠나”라며 “저도 축구를 좋아하니, 치료의 목적은 환자가 부상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다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역설했다.십자인대 재건 ‘자신’…치료제 개발도서 원장은 자신 있는 수술 분야로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꼽았다. 서 원장은 실제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의 권위자로 꼽힌다. 십자인대 손상은 운동선수가 흔히 겪는 질환이다. 서 원장은 파열된 인대의 남은 조직에 이식 건(이식되는 인대)을 부착하는 방법으로 수술한다. 이런 방식의 수술은 고유감각을 살려 인대의 안정성과 재활 속도를 높인다. 서 원장의 다음 목표는 ‘치료제 개발’이다.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하지 않기 때문에 연골 손상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엑소좀을 투여, 연골을 재생하는 무릎관절 연골 재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른세상병원은 앞서 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기초연구(기본연구) 과제와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 대상으로도 선정됐다.서 원장은 “연골에 약물을 주사해 연골을 재생할 수 있다면 수술 없이도 연골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테니스 엘보, 아킬레스건염 등 환자에게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PRP)을 투여한다”며 “다만 PRP는 환자의 혈액만 사용해야 해서 다른 사람의 것도 쓸 수 있는 엑소좀을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세상병원은 연골재생연구소를 통해 연골세포·조직을 재생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도 힘쓰고 있다. 병원과 연구소 소속 의료진이 ‘신규 근위축 유방 매커니즘’에 대해 공동 연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셀즈(Cells)에도 등재됐다. 연골재생연구소가 개발한 연골 재생 치료 기술 특허 두 건은 올해 하반기 등재가 기대된다.“매해 1%씩 성장이 목표”서 원장은 앞으로의 20년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오늘 최선을 다하면 20년 뒤에는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병원 운영도 매해 1%씩 성장하자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매력적인 청사진을 그리기보다 매일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서 원장은 “멋있는 청사진을 그려놓고 직원들을 너무 채찍질하면, 직원도, 환자도 잃는다”며 “지난 20년을 돌아봐도 병원을 이렇게 키우겠다는 꿈을 꾸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목표는 대한민국 최고를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병원을 만들자는 것”이라면서도 “직원 복지에 신경 쓰고, 내 앞의 환자를 어떻게든 치료해서 낫게 한 것이 성장의 힘”이라고 했다.한편 서 원장은 평소 일상에서 ‘걷기 운동’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무릎관절은 평생 체중을 지탱한 만큼 노화가 오면 소모품처럼 제 기능을 못한다. 심한 통증도 환자를 괴롭힌다. 마음대로 다리를 움직일 수 없으니 운동하기도 힘들고 삶의 질도 낮아진다. 무릎관절을 일찍부터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그러면서 서 원장은 걷기를 강조했다. 환자가 정형외과 치료를 받는 목적은 결국 잘 걷기 위해서다. 서 원장은 “자유롭게 걸어야 삶의 만족도가 높다”며 “걸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걷기는 다른 운동보다 부상의 위험이 적은 점도 장점이다. 서 원장은 “걷기를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파워워킹으로 심박수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 “60대 이상 여성이면 평지를 하루 1시간 걷기를 추천한다”라며 “골밀도가 좋아지고 우울증을 개선하는 등 평지 걷기의 장점이 많다”고 했다.

2024.08.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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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킬러’…세계 최초 ‘먹는 치매약’ 개발한 아리바이오 [이코노 인터뷰]

바이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대표적인 질환이기도 하다. 발병의 원인으로 밝혀진 요인은 아직 없고, 뇌 속에 특정 단백질이 뭉치고 쌓이면 신경세포의 작용을 방해해 인지기능을 낮춘다고 알려졌을 뿐이다.7월 31일 경기 성남 분당구에 있는 아리바이오 사옥에서 만난 정재준 대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둘러싼 ‘카더라’가 많은 점이 다중기전을 표적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다중기전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고 지목된 여러 원인을 한꺼번에 고려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이다.최근 미국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은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좋은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한 도나네맙은 모두 하나의 기전을 표적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뭉친 형태(플라크)로 뇌 속에 쌓이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레카네맙은 플라크가 쌓이지 않게 만들고 도나네맙은 뭉친 플라크를 제거한다.하지만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한때 타우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로 주목받았고, 최근에는 염증반응이나 산화 스트레스, 뇌의 혈류, 유전자와 알츠하이머병의 상관관계를 밝히려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정 대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 여러 패스웨이를 동시에 잡는 약물을 개발하면 된다고 판단했다”며 “결국 기업은 환자에게 좋은 치료제를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만큼 레카네맙이나 도나네맙과 달리 다중기전 약물인 AR1001을 개발하게 됐다”고 했다유럽·중국 임상 3상 준비…“연내 추진 목표”아리바이오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다. 영국 정부의 연구소와 케임브리지대 바이오연구소 등을 거친 정 대표가 2010년 설립했다. 정 대표는 아리바이오에서만 10년 이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연구했다. 최근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에 집중하고 있다. 약물을 개발한 지 10년 만에 신약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온 것이다.AR1001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등을 줄이는 데 집중한 레카네맙, 도나네맙과 달리 여러 효과를 내는 약물이다. 신경세포의 신호전달경로(CREB)를 활성화해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막고 자가포식을 일으켜 타우 단백질을 제거한다. 뇌로 향하는 혈류의 양을 늘리고 윈트(Wnt) 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해 시냅스의 가소성을 높이기도 한다. 아리바이오는 AR1001을 먹는 약(경구용)으로 개발해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다. 정맥주사(IV) 제형은 환자가 병원에 가 약물을 주사해야 하지만 AR1001은 매일 약을 먹는 것만으로 인지기능의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대표 또한 “AR1001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는 최초의 약물”이라며 “케미컬 의약품으로 안전성이 높고 부작용도 적다”고 했다.아리바이오는 현재 미국의 60여 개 임상기관에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참여자는 600여 명이며 2022년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지난 6월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도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연내 이를 허가받겠다는 계획이다.정 대표는 “한국과 중국에선 150여 명, 유럽에선 4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약물이 과학적인지, 환자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지, 가격은 적당한지 등을 깐깐하게 따져본다”며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도 유럽에서 승인이 거절됐던 만큼 임상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자문 절차를 거치는 중”이라고 했다.“세계 첫 경구용 치료제 개발할 것”연구개발(R&D) 역량이 부족한 국내 기업은 임상 단계에서 다른 기업에 후보물질을 이전한다. 후기 임상으로 갈수록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만큼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주도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으나 특정 지역에서의 권리를 이전하거나 판매 협력 정도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하면 이들의 임상, 허가 기준에 맞추기 위해 5~6년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환자에게 치료제를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AR1001은 임상을 직접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또한 “AR1001의 임상 3상을 마친 뒤 중등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진행할 것”이라며 “내년 중 임상 2·3상 형태의 추가 임상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없애는) 항체 의약품과 AR1001을 병용 투여하는 임상도 논의하고 있다”며 “여러 기전을 표적하는 기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하고, 혈관성 치매와 우울증을 동반한 치매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아리바이오가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첫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다. 회사는 임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들을 포섭했다.아두카누맙과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에 참여한 데이비드 그릴리 박사가 대표적이다. 미국 지사에는 에자이에서 9년 동안 일하며 레카네맙의 개발과 허가를 경험한 모니카 킴 박사가 메디컬 디렉터로 있다.

2023.08.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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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만명 앓는 ‘내 머릿 속의 지우개’ 이젠 없을까…치매 정복 나선 ‘이 약’

바이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김수진(손예진 분)은 최철수(정우성 분)의 콜라를 뺏어 먹으며 인연을 맺는다. 평소 건망증을 심하게 앓던 터라, 최철수가 마시던 콜라가 자신이 편의점에 두고 나온 콜라라고 착각한 탓이다. 영화 중반부에서는 김수진이 앓는 건망증의 정체가 밝혀진다. 전문가가 진단한 김수진의 질병은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이라는 이름답게 나이 들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대부분 65세 이상인 노인에게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40·50대 환자도 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처음에 건망증을 비롯한 가벼운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인지기능이 더 떨어지면 성격 변화와 우울증, 수면 장애 등을 경험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환자의 수는 5500만명에 달하고, 매년 1000만명의 환자가 생겨난다.그동안 치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쳤다. 치매의 원인을 직접 다루지 않고, 질환으로 인한 증상만 줄이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치매 치료에 새 길이 열릴 전망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최근 미국에서 정식으로 승인되면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월 6일(현지시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를 최종 승인했다. 올해 초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 승인된 지 반년만이다. FDA 산하 약물 평가·연구 센터의 테레사 부라키오 신경과학 부문 사무국장은 “여러 연구를 통해 레켐비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 허가는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실제 효과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플라크 형태로 뇌에 쌓이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레켐비의 성분인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베타 프로토피브릴’ 항체로 플라크가 생기지 않도록 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춘다. 약물을 개발한 일본의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은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레켐비가 이들 단백질을 제거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점을 증명했다.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이 참여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레켐비를 투여한 임상 참여자는 기억력과 판단력, 인지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가짜약(위약)을 투여한 사람들보다 5개월(27%)가량 느렸다. 치매 임상 평가 척도-박스 총점(CDR-SB)에서도 가짜약을 투여하고 18개월이 지난 임상 참여자들은 1.66점 악화했지만, 레켐비를 투여한 환자들은 1.22점 나빠지는 데 그쳤다. CDR-SB는 알츠하이머병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당초 임상 3상 결과가 좋았던 만큼 레켐비가 최종 승인될 가능성은 컸다. FDA의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도 지난 6월 이 약물의 승인을 만장일치로 권고하면서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탄생에 힘을 실었다. 자문위원회는 레켐비가 경증이나 초기 단계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봤다. FDA가 자문위원회의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이 기관의 판정을 받아들여 왔다.초기 단계 환자만 사용 가능…비용 문턱도전문가들은 레켐비가 치매 정복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리처드 오클리 알츠하이머협회 연구부국장은 FDA가 레켐비를 정식으로 승인한 것과 관련해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종말의 시작점(the beginning of the end)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치료 효능은 앞선 치료제보다 높고, 부작용도 다른 약물과 비교하면 적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요인을 치료할 수 있다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레켐비가 세계 첫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것은 아니다. 앞서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지난 2021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아두헬름은 이 약물을 투여한 환자가 사망한 뒤 부작용 논란을 낳으며 시장에서 사라졌다. 당시 환자를 죽음으로 이끈 증상은 아밀로이드와 관련한 영상 이상(ARIA)이다. 이 부작용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표적하는 약물에서 나타나는 중증 이상 반응으로, 뇌가 팽창하거나 미세한 출혈이 발생한다.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아두헬름의 실패를 교훈 삼아 만든 것이 레켐비다. 아두헬름은 임상 참여자 3명 중 1명에게서 ARIA가 발생했지만, 레켐비의 ARIA 발생률은 10%에 그친다. 임현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주제로 한 세션의 연사로 참여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알려진 다른 약물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 조절하는 대증적 요법”이라며 “임상 자료를 보면 레켐비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충분히 제거한다”고 했다.레켐비의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레켐비를 투여한 환자들은 임상 과정에서 3명이 사망했다. 레켐비를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가 일부인 점도 한계다. FDA는 경도 인지 장애나 경증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약물로 레켐비를 승인했다.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만 레켐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증의 알츠하이머병을 앓아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레켐비를 처방받을 수 없다. 2만6500만 달러(약 3450만원)에 달하는 연간 치료 비용도 부담이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인지 능력의 저하 속도를 5개월가량 늦추기 때문에 이른바 ‘가성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의 한 대표는 “레켐비는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에게 처방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때 의미 있는 약물”이라며 “(치료 비용을 고려하면) 환자들이 효과를 체감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에자이와 바이오젠도 이번에 허가받은 미국 외 일본과 중국, 영국 등에 레켐비를 허가 신청했다. 국내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는 지난 6월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허가 과정이 문제없이 진행되면 내년 중 국내 환자도 레켐비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식약처 관계자는 “보완할 자료가 얼마나 추가될지에 따라 최종 허가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2023.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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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질병’이다 VS ‘미용 문제’다…청년층 탈모치료 ‘세금 지원’에 찬반 팽팽

산업 일반

최근 지자체들이 잇따라 청년층 탈모 환자 치료비를 지원하겠단 정책을 내놓는 것을 두고 갑록을박이 일고 있다. ‘이색적인 복지 정책’이라는 의견과 ‘과도한 혈세 낭비’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부산 사하구의회는 지난 3일 부산에서 처음으로 청년들의 탈모 치료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사하구에 1년 이상 거주한 19~34세 청년은 경구용 탈모 치료제 구매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앞서 서울 성동구는 만 39세 이하 구민에게 탈모 치료제 구매 비용의 50%를 연 20만원까지, 충남 보령시는 만 49세 이하 시민에게 탈모 치료비 전체를 연 5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대구시는 관련 예산 편성 작업 등을 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도 청년을 대상으로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자는 조례안을 발의한 상태다.탈모를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재정으로 지원하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미용을 위한 치료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원을 지지하는 측의 주장은 탈모는 취업, 결혼 등 사회생활 전반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라는 논리다. 사하구의회에서 조례를 대표 발의한 강현식 구의원은 “탈모는 학업과 취업 스트레스로 발병하는 사회적 질병”이라며 “이 제도는 청년의 사회, 경제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뿐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과 질병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반면 탈모가 국가가 개입할 정도로 위험한 수준의 질병인지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난치성 질환자에 대한 정부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탈모에 대해 먼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다. 탈모 외에 실업, 주거, 보육 문제 등 청년들의 실질적인 복지를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이와 관련해 부산의 한 기초의원은 “위급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환자를 위한 정책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지 않고 집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선 국가에서 탈모 치료비를 지원할 경우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신청자가 몰릴 것이며, 이는 결국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탈모 증상을 겪는 청년층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3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 탈모 인구수는 33만4723명에서 33만5437명, 34만9797명으로 계속 늘었으며 이 가운데 20~34세 탈모 인구수가 7만5227명에서 7만6625명, 7만8167명으로 증가했다.

2023.05.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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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기기 시장…‘불면증’이 문 열었다

헬스케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이 ‘불면증’으로 첫발을 뗐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받으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월 15일 에임메드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인 ‘솜즈’(Somzz)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됐다고 밝혔다.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는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관리,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등을 잇는 차세대 치료제로 분류된다. 의료기기로 분류되지만 기존 치료 방법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치료 수단이다.솜즈는 불면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을 소프트웨어로 만든 모바일 앱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솜즈를 처방하면, 환자는 솜즈를 활용해 수면 습관 교육이나 행동 중재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디지털화했다고 보면 된다. 솜즈를 활용한 치료는 6주에서 9주까지 진행된다. 환자는 솜즈를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고,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다.‘잠 못 드는 밤’이 문 연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불면증 환자를 치료할 때는 인지행동치료나 약물치료가 쓰인다. 수면제가 약물치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치료제다. 먹는 것으로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어 국내 많은 불면증 환자가 수면제를 처방받고 있다. 다만 이런 환자 중에는 수면제를 오래 복용해 운동성 저하와 기억 장애, 우울증 등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많다. 해외 여러 보건의료 기관들이 약물치료보다 인지행동치료를 권고하는 이유다.인지행동치료는 수면 평가나 습관 교육, 이완 요법 등으로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바로잡는 치료 방법이다. 잠에 들지 못하게 만드는 습관을 고치는 치료로 보면 된다. 인지행동치료는 수면제와 달리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조정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 효과가 6개월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다만 약물치료처럼 효과가 바로 나타나진 않는다.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긴 제약이 있다는 뜻이다. 솜즈와 같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인지행동치료의 단점을 해결할 ‘열쇠’로 꼽힌다.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아도 모바일 앱으로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치료기기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이 들어오면, 환자는 치료 상태나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의료진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오유경 식약처장도 솜즈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받은 것과 관련해 “(솜즈가) 불면증 환자에게 약물치료 이외 새로운 치료 수단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인 대한디지털치료학회 학회장은 “(이번 허가로) 불면증 환자의 치료 기회가 확대되고, 임상 패러다임에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초기 시장 선점하자”…개발 뛰어든 기업들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이 이끌고 있다.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실제 사용되고도 있다. 세계 첫 디지털 치료기기의 타이틀도 미국 기업이 가져갔다. 미국의 페어 테라퓨틱스는 2017년 마약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리셋’(reSET)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얻었다.아킬리와 코그노아 등 해외 기업들도 디지털 치료기기를 출시하며 인지장애, 중독장애 등으로 치료 분야를 확대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2019년 29억 달러(약 3조8299억원)에서 2025년 89억 달러(약 11조7537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0.5%에 달한다.다만 세계 시장을 살펴봤을 때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매우 초기 단계다. 여러 디지털 치료기기가 허가를 받았지만, 상용화에 실패한 제품도 있다. 다른 국가에서도 이제야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 허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 방법을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을 살려 제품을 출시한다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실제 여러 기업이 국내 ‘2호’, ‘3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웰트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필로우Rx’를 개발해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2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될 공산이 큰 제품이다. 뉴냅스는 뇌졸중에 의한 시야 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뉴냅 비전’을, 라이프시맨틱스는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의 재활을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레드필 숨튼’을 개발하고 있다.올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치료기기가 허가받은 만큼, 시장도 관심 속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디지털 치료기기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식약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2020년 발간한 바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현재 디지털 치료기기의 보험급여 등재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3.03.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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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레인, 종근당과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공동 판촉 계약 체결

바이오

전자약 플랫폼 기업 와이브레인은 종근당과 우울증 전자약인 ‘마인드스팀’을 국내 병·의원에 공동 판매하기 위한 판촉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이번 계약에 따라 종근당은 와이브레인으로부터 마인드스팀을 공급받아 국내 정신과 의원에 판매한다. 종근당은 마인드스팀을 판매하기 위해 학술 활동과 제품 교육을 포함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와이브레인은 종근당이 판매한 마인드스팀의 제품 설치와 고객 문의 및 대응, 하자 수리 등을 담당한다.와이브레인과 종근당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종근당 본사에서 계약식을 열었다. 이날 계약식에서는 와이브레인과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우울증 바로 알기 블루밴드 캠페인’도 소개됐다. 종근당도 블루밴드 캠페인에 참여할 예정이다.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종근당과 공동 판촉은 마인드스팀을 국내 의원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우울증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세계 최초로 확증 임상을 통해 원내 사용 허가를 받은 마인드스팀은 뇌과학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만족도가 높은 치료 방법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치료제와 맞춤 의약품 등 새로운 사업을 개척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고 했다.마인드스팀은 지난해 6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후 비급여로 처방돼 현재까지 70개 병원에 도입됐다. 누적 처방 건수는 1만5000건이다.와이브레인에 따르면 국내 대학병원 6곳에서 진행된 다기관 임상에서 6주 동안 매일 30분씩 마인드스팀을 단독 적용해보니 임상 참여자의 절반 이상은 우울 증상이 개선됐다.와이브레인 관계자는 “임상 결과 마인드스팀의 우울 증상 관해율은 62.8%로 나타났다”며 “약 50%의 관해율을 보이는 기존 항우울제와 비교하면 수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2023.01.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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