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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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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생산비 116원 상승에도 원유값 88원 인상 그쳐”

유통

지난 7월 27일, ‘용도별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제11차 회의에서 낙농가·유업계가 올해 원유기본가격을 L당 음용유 88원·가공유 87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우유 가격 인상을 우려하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됐다. 이에 대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사료 가격, 각종 기자재, 장비비용 상승 등에 따라 최근 2년 사이 많은 농가들이 폐업할 정도로 낙농가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면서, “통계상의 수많은 빨간불이 우리 낙농업의 위기를 가리킴에도 불구하고, 낙농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의 시행 첫 해를 맞아 어려움에 직면한 유업계와 소비자와의 고통을 함께 분담하고자 원유 가격 협상에서 충분히 양보했다”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낙농가의 입장을 헤아려줄 것을 촉구했다.낙농가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생산비 상승이다. 젖소용 배합사료 가격은 2021년 대비 2022년 22.9% 상승했고 연간 마리당 평균 순수익은 37.2% 감소한 152만9,000원이었다. 특히 전체 낙농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사육두수 50두 미만 소규모 낙농가의 경우 2022년 마리당 연간 순수익이 무려 99.9%나 감소했는데, 액수로는 1000원으로 사실상 0에 가까워졌다.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올해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행됐다. 소비시장 상황과 생산비를 함께 고려해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적용하면, 생산비가 상승하더라도 우유 소비시장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원유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올해는 ’21년 대비 ’22년 소비시장에 큰 변화가 없어 생산비 상승분의 60~90%만을 원유가격에 반영해 69~104/L원 범위에서 협상이 진행됐으며, 음용유 가격을 리터당 88원 인상하는 것으로 타결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낙농가 생산비 변동분의 90~110%가 원유가격 인상에 영향을 줬을 상황이다.해외와 비교해도 국내 원유가격의 인상폭은 합리적인 수준이다. 생산비나 소비 상황이 원유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해에 이미 원유가격이 각각 55%, 37% 인상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생산비가 1년 늦게 원유 가격에 반영된다. 농가가 1년 이상 생산비 상승분을 감내한 것을 고려하면 원유가격이 리터당 88원 인상된 것은 유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낙농가가 양보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일각에서는 이미 폐지된 ‘원유가격연동제’를 들먹이며 ‘우유가 남아도는데 왜 값을 올리냐’고도 비난한다. 실제로 원유 생산량은 정말 과잉일까. 생명체인 젖소에서 우유를 얻는 낙농업은 공산품과 달리 단기적인 생산조절이 불가능해 농가별 쿼터를 정해 계획생산을 한다. 원유가 과잉될 경우 낙농가와 유업체 간 합의를 통해 쿼터를 감축하며 조절한다. 지난해에도 전국의 쿼터는 220만 톤이었으나 원유 생산량은 198만 톤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젖소관측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유생산량은 전년동기(49만8000톤) 대비 3% 감소한 48만3000톤으로 나타나 우유생산량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023.08.08 11:36

2분 소요
“이러다 다 죽어”…‘실적 악화’ 유업계 위협하는 ‘반값’ 멸균우유

산업 일반

원유 가격 인상으로 올해도 밀크플레이션 현실화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해 원윳값이 49원 오르자 우유업계는 흰 우윳값을 약 10% 인상했고, 우유가 사용되는 빵·아이스크림·치즈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에 소비자들과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국내 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올 상반기 국내 멸균우유 수입액 46% ↑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유 가격 인상에 수입 멸균우유가 주목받고 있다. 멸균우유는 고온에서 가열해 미생물을 없앤 우유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일반 살균 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수입산 멸균우유 가격은 1ℓ당 1000원대 초중반으로 국산 우유보다 저렴해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멸균우유 수입 중량은 1만8379t으로 전년 동기 1만4675t보다 25.2%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멸균우유 수입 중량은 증가세다. 2019년 1만484t이던 멸균우유 수입중량은 2022년 3만1461t으로 3년 만에 3배 넘게 늘었다.한국은 호주·독일·영국·이탈리아·폴란드·프랑스·오스트리아 등에서 멸균우유를 주로 수입하고 있다. 모두 국산 일반 우유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형성돼 있다. 특히 수입 멸균우유 물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폴란드산의 경우 ℓ당 가격대가 1600~1800원대 수준으로 국내 일반 우유(2900원대) 보다 1000원 넘게 저렴하다.이 같은 상황에 멸균우유와 대체 우유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대체 우유는 콩·아몬드·귀리 등 식물성 원료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추출해 우유 맛을 낸 음료다. 대표적으로 두유·아몬드·귀리(오트)·코코넛 등이 있다. 우유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비슷한 맛을 내는 대체 우유를 찾고 있단 분석이다.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 우유 시장 규모는 2015년 3억9000만달러에서 2021년 5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35%를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오는 2026년에는 6억9000만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상온 멸균우유 시장 규모는 1614억원으로 1492억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956억원이었던 2018년보다 68% 증가한 수치다. 실적 악화에 고민 더해지는 유업체 앞으로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국산 원유 가격 협상에 따라 흰 우유 등 음용유에 쓰이는 원유 가격은 ℓ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8.8% 인상된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에서 유통되는 흰 우유 제품은 ℓ당 3000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치즈·분유 등 가공유에 쓰이는 원유 가격은 현행 ℓ당 800원에서 887원으로 87원(10.9%) 오른다.유업체 ‘빅3’라 불리는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과 매일유업, 남양유업도 원유 가격 인상에 흰 우유 가격 조정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업체 빅3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0월 원유 가격이 오르자 올 1분기 우유 가격을 ℓ당 1888원으로 7.7% 올렸다. 우윳값을 올렸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9% 줄어든 607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우유도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원유가격 인상 한 달 뒤 제품 가격을 6%가량 올렸지만 하반기 영업이익은 2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2% 줄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제품 가격을 9.9% 올렸지만, 2020년부터 3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더위에 원유 생산량이 줄어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져 유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젖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원유 생산이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사룟값 상승과 환경 규제 등에 따른 시설 투자 확대 부담으로 올해 1분기 원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49만8000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와 3분기도 각각 3.9%, 4.5% 내외로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6월 젖소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3.6% 내외로 감소한 38만6000마리로 올 하반기까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7~8월이 가장 긴장하는 시즌으로, 날씨가 더워지면 가공유의 원유 함량이 잠깐 낮아진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젖소들 스트레스를 받아 원유 생산 어려워져 미리 확보해놓은 원유를 공급하거나, 탈지분유 함량 높이는 등의 방안으로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08.05 09:00

3분 소요
흰우유 1ℓ ‘3000원’ 시대…아이스크림·치즈 등 유제품 가격 줄인상 예고

유통

오는 10월부터 흰 우유와 발효유 등 음용유(마시는 우유) 원유(原乳)의 기본가격이 ℓ당 88원 오른다. 치즈, 분유 등 가공유 원윳값은 ℓ당 87원 인상된다. 이로써 흰 우유는 물론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우유 함유 제품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지난 27일 열린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이 같은 인상안에 합의했다. 이번 소위원회에서 낙농가와 유업계는 음용유용(흰 우유) 원유 가격은 중간 수준인 88원으로, 가공유 가격은 최저 수준인 87원으로 최종 결정했다.이번 원윳값 인상 결정에 따라 내년 흰 우유 가격은 3000원을 넘길 전망이다. 지난해 원유 가격 인상 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 우유 가격을 6.6%(2800원대 후반), 남양유업업은 8.57%(2880원) 매일유업은 9.57%(2860원) 올린 바 있다.이번 인상 폭은 지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당초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87∼130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 폭을 결정하기로 했다.낙농가와 유업계는 수입산 유제품과의 가격 경쟁을 위해 가공유용 원유 가격을 협상 최저 수준으로 결정했다.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상 시점도 당초 예정됐던 8월 1일에서 10월 1일로 두 달 연기했다. 잠정 합의한 원유 인상안은 내달 10일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원윳값 인상으로 현재 1ℓ짜리 한 팩에 2800여원인 흰 우유 완제품 소비자가격은 3000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에 빵,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원윳값 인상이 과도한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낙농제도 개편과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으로 유업계의 원유 구매 부담이 최대 1100억원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유업계는 음용유가 과잉되는 상황을 고려해 유업계가 구매해야 하는 음용유 물량 축소, 가공유를 현행과 같이 ℓ당 6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건의했다. 현재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절반 수준인 학교우유급식 공급단가 현실화 등도 요구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원유가격 인상이 과도한 흰우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업계가 적극 협조해 달라”며 “유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지원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협상이 타결된 만큼 관련 업계들이 인상을 고려할 계획”이라면서도 “정부가 계속해서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만큼은 쉽사리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고 전했다.

2023.07.29 09:39

2분 소요
우유 원유가격 10월부터 ℓ당 88원 오른다…1084원

산업 일반

우유 원유가격이 오는 10월부터 음용유(마시는 우유) 기준 ℓ당 88원 오른다. 가공유는 ℓ당 87원 인상된다.낙농진흥회는 27일 원유 기본 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이런 인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음용유는 ℓ당 88원 올라 1084원이 된다. 가공유의 경우 ℓ당 87원 올라 887원으로, 음용유와 비교해 더 낮은 가격이 적용된다.통상 8월부터 원유가를 인상해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10월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될 예정이다.

2023.07.27 20:16

1분 소요
흰 우유 1ℓ 3000원 넘을까…팽팽한 입장차에 ‘원유가격’ 협상 또 결렬

산업 일반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에 대한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한 달이 넘도록 논의했지만 낙농가와 유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다음 주로 가격협상시한을 넘기게 됐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원유 가격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달 9일부터 협상이 시작돼 이날 최종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양측은 또다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협상 기한을 24일로 연기했다.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국내 유업체 3사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제품 출고가를 10.2~16.3% 올려 원유 가격 상승분 대비 최대 2배 이상 인상한 사례가 있다”며 “원유 가격 인상을 핑계로 회사의 이익을 강구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유업체는 “원유 가격이 오르는데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이 예정대로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원유 가격은 ℓ당 996원으로, 올해 소위원회는 내년 원유 가격을 69~104원 범위에서 인상할 전망이다. 최소폭인 69원을 올려도 내년도 원윳값이 1000원을 넘어 흰 우유 1ℓ의 소비자 가격이 3000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지난해 원유 가격은 ℓ당 49원 올랐다. 당시 유업계는 흰 우유 소비자 가격을 2600원 대에서 2800원대로 인상했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가 들어간 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라면과 과자, 빵 등 소비자들이 많이 먹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를 권고했고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업체에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며 과도한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07.19 21:56

2분 소요
“우유값 인상 자제 당부한다지만”…1ℓ ‘3000원’ 시대, 아이스크림·커피값도 오르나

유통

낙농가와 유업계가 내년도 원유(原乳·우유의 원재료) 가격 협상에 들어가면서 우유 1리터의 소비자가격 ‘3000원’ 시대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으로 관련 유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수밖에 없어 ‘밀크플레이션(원윳값 상승이 커피, 빵 등의 가격 상승을 이끄는 현상)’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우려에 정부가 가격인상 제동에 나섰는데, 식품기업들은 인건비와 물류비 등 원자재값이 오른데다 여전히 가격 인상 요인이 존재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낙농가·유업계, 원유 가격 협상...8월부터 우유 1ℓ ‘3000원’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달 9일부터 통계청 생산비를 바탕으로 원유가격을 조정하기 위한 협상소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26일 지난해 우유생산비가 리터당 958.71원으로 전년 대비 115.76원(13.7%) 올랐다고 발표했다. 우유생산비 증가액 중 70.1%는 사료비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2년간 생산자, 수요자, 소비자 등 각계와의 논의를 통해 생산비만 반영해 원유가격을 결정하던 기존의 원유가격 결정체계를 생산비와 시장 상황을 반영해 결정하도록 개선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는 원유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이는 제도 개편 전 ℓ당 104∼127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축소됐다. 제도 개편으로 원유 가격을 ℓ당 최대 58원 인하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난해 상승한 생산비를 올해 반영해야하는 상황이므로 원유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와 달리 국내 농가의 생산비가 1년 또는 2년 뒤늦게 원유가격에 반영되는 가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상승한 생산비를 농가가 모두 감내해온 셈인데, 농가의 어려움을 일부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올해 어느 정도의 원유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사료비 인상 등으로 농가의 우유 생산비도 13.7% 상승한 반면, 농가의 젖소 마리당 소득은 23.3% 감소했다.정부, ‘흰 우유’ 인상 자제 당부...“낙농산업 어려움 초래”이러한 이유에도 정부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흰 우유 등 유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간담회를 통해 유업체들과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농식품부 측은 “흰우유 소비가 지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원유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져 낙농산업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자와 수요자는 물가 상황뿐만 아니라 낙농산업의 미래를 고려해 원유가격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식품제조 업종별 원재료의 제조원가 비중도 공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빵류 58.8%, 과자류 59.4%, 면류 61.5%, 커피·코코아 65.1%, 음료류 53.8%, 제분 73.5%, 제당 65.5%, 식용유지 78.4% 등이다. 가공품과 아이스크림류를 제외하면 주요 식품류의 국산 우유 사용률이 낮아, 원유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거란 분석이다. 식품업계, 물가압박 호소...“원가부담에 경영악화”아이스크림, 커피 등 식품업계는 정부의 물가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 및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유를 제외한 제반 비용이 큰 폭으로 올라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는 토로다.실제 지난해 원유 가격이 1L당 49원 인상되자 빙그레는 메로나와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중저가 커피의 대표 주자인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4년 만에 카페라테를 3700원에서 4200원으로 인상했다. 인기 메뉴인 토피넛라테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올렸다. 메가커피는 지난해 카페라테를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올리는 등 일부 메뉴의 가격을 200~300원씩 조정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올해 1월 우유가 포함된 음료의 가격을 200원씩 올린 바 있다. 빙과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주요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긴 했지만, 인건비·물류비 등의 부담은 여전하다”며 “주재료인 원유를 포함해 설탕 값도 1㎏ 기준 2018년에 비해 21.5%나 뛰었는데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오르면 시판 우유 가격도 덩달아 올라 원가 압박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가성비 정책을 내세우며 많이 팔수록 많이 남기는 ‘박리다매 전략’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원가 압박이 커지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2023.06.23 11:00

3분 소요
“새해엔 더 오래 먹고 쓴다”…2023년 유통시장 변화 키워드6

유통

2023년 ‘검은 토끼의 해’에도 유통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표기 기한 변경으로 식품을 더 오랜 기간 보관하고, 영화관람에도 소득공제가 적용되는 등 소비자 생활영역 전반에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예정이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 제도 역시 정부가 개편의 칼을 빼든 상태다. ━ ①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 식품에 기존의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기하는 ‘소비기한 표기제’가 도입 이후 38년 만인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소비기한은 소비자가 식품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준수할 경우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한으로, 통상 유통기한보다 20%가량 길다. 영업자 중심에서 식품을 제조·포장한 후 판매하는 데 초점을 맞춘 유통기한과 달리 소비자 중심으로 사용 기간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다만 업체와 소비자의 혼란을 고려해 2023년 한 해는 계도기간으로 운영된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초 자체 실험·분석을 통해 23개 식품 유형 80개 품목에 대한 소비기한 참고값을 발표했다. 두부는 17일(유통기한)에서 23일(소비기한)로 표시값이 6일(36%)가량 길어진다. 생면은 35일에서 42일로 7일(20%) 늘고, 간편조리세트는 6일에서 8일로 2일(27%) 늘어난다. 발효유에 대해서는 기존 유통기한(18일)보다 72% 늘어난 32일의 소비기한이 설정됐다. 과채음료의 소비기한(20일)도 유통기한(11일)의 2배에 가깝다. ━ ②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새벽·주말 배송 배송 추진 대형마트는 규제완화 본격화에 나선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19일 대형·중소 유통업계와 ‘지역 유통업 발전 및 소비자 편익 향상을 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을 맺어, 올해 1분기 내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평일을 포함한 지자체는 고양, 남양주, 안양 등 51곳이다. 또 정부와 대형마트·중소유통 업계는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중소유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대형마트 등의 영업 제한 시간이나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허용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협의했다. 현재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일요일 의무 휴업과 새벽 시간(자정∼오전 10시) 영업금지 제한을 받고 있다. ━ ③ 일회용품 사용규제 시행, 플라스틱 빨대·비닐봉투 금지 ‘일회용품 사용금지’는 환경부가 사용규제의 계도기간을 1년으로 설정함에 따라 오는 11월 2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환경부가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에 따라 규제 대상 품목을 기존보다 확대하면서다. 음식점, 카페, 그리고 학교나 회사 내의 식당에서도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를 사용할 수 없고,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비닐봉투를 판매 및 구매할 수 없다. 운동장 등 체육시설에서 사용했던 일회용 응원용 막대풍선, 방석 등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 오는 11월 24일부터는 규제를 어길 시 자원재활용법 제41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일회용품 사용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일회용품을 사용한 사람뿐 아니라 무상으로 제공한 자에게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④ 인천공항 면세점 고정 임대료 폐지, ‘여객당’으로 변경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개점 21년 만에 고정 임대료 제도를 폐지하고, 여객당 임대료 제도를 도입한다.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이번 임대료 체계 개편은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않은 변수로 여객 수요가 급감할 때 대응할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월22일까지 입찰제안서를 받아 특허심사 대상 사업자를 복수로 선정한 후, 이를 관세청에 통보한다. 관세청이 공사의 평가 결과를 50% 반영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나면 신규 사업자는 오는 7월께 영업을 개시하게 된다. ━ ⑤ 낙농제도 개편…원유별 ‘용도별 차등가격제’ 적용 1월 1일부터 우유 및 유제품의 주 원료인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누고, 이에 각각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행된다. 2026년 유제품 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산 원유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낙농가와 정부는 지난해 11월초 원유가격을 1ℓ당 947원에서 999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용도별 차등 가격제의 단계적 적용을 결론지었다. 향후 2년간 낙농가 보유 쿼터의 88.6%까지 음용유 가격을 적용하고, 88.6%~93.1%까지 가공유 구간으로 설정한다. 차등가격제는 음용유 195만톤(t), 가공유 10만t에 우선 적용된다. 정부는 젖소의 산차(출산 횟수)를 늘리고 유량·유성분 검정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 ⑥ 문화비 소득공제 확장…‘영화관람료’에도 도입 오는 7월부터 영화관람료도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4일 세제 개선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영화 관람료에 소득공제가 도입되며,사업자 등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내년 7월부터 도입된다고 밝혔다. 기준은 기존의 문화비 소득공제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액의 25%가 넘는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며, 공제율은 30%이다. 공제 한도는 전통시장·대중교통·문화비 사용분에 대한 소득공제를 합해 총 300만원이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2023.01.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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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우유, 1700원으로”...빙그레, 11월 중순 가격 인상

유통

지난 3일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 인상하며, 유제품 소비자 가격이 줄줄이 인상 소식을 알리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오는 17일부터 우유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인상해, 1000mL 제품 가격을 2710원에서 2800원대로 올릴 것을 알린 데 이어 오늘(11일)은 빙그레가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유통채널과 협의를 거쳐 11월 중순 이후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바나나맛우유(240mL)는 기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200원(13.3%) 인상되며, 그 외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굿모닝우유(900mL)는 8%, 요플레 오리지널은 16% 인상될 전망이다. 빙그레는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설탕, 커피 등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 물류비용, 환율 등이 지속해서 상승해 제조원가가 급등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11.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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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 인상은 시작에 불과”...밀크플레이션, 우려 아닌 현실

유통

우유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밀크플레이션’이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전망이다. 시작은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다. 낙농진흥회가 지난 3일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 인상할 것을 알렸다. 다만 올해의 경우 원유 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L당 3원씩을 추가로 지급해 실질적으로는 L당 52원 인상하기로 했다. 급등한 사룟값 등 낙농가의 원재료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자 원유를 공급받아 가공, 포장한 후 판매되는, 즉 원재료 100%가 원유인 ‘우유’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실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오는 17일부터 우유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인상해, 1000mL 제품 가격을 2710원에서 2800원대로 올릴 것을 알렸다. 또 매일유업은 오는 17일부터 900mL 흰 우유 제품 가격을 2610원에서 2860원으로 9.6% 인상하고, 남양유업도 가격을 올리되 900mL 제품 가격을 3000원 이하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 역시 우유 가격을 이달 중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우유 L당 3000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하회했지만, 우유 외에도 각종 가공식품 가격이 덩달아 뛰는 ‘밀크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렸다. 업계는 지난해 8월 원유 가격이 L당 21원 인상했을 당시, 우유 가격이 L당 150~200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흐름으로 소폭이라도 우유가 원재료로 쓰이는 식품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우유는 달걀만큼 식품의 재료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 중 하나”라며 “치즈, 빵, 과자류,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음료 제조에 우유를 넣는 카페업계에서도 소비자 가격 인상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원유가격연동제...서로 다른 시각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을 통해 원유가격연동제에 대한 식품업계 불만은 커진 상황이다. 원유 가격은 원유가격연동제를 통해 정해지는 데, 매년 조정되는 제도로 매해 가격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2013년부터 정부가 시작한 제도로, 전년도 원유 기본가격과 우유 생산비 증감액 등을 바탕으로 협상위원회가 전년비 원유기본가격 변동액의 10% 내에서 협상하는 것이다. 2004년 원유 가격이 14% 급등하고, 2008년 20% 오르는 등 과거 겪었던 큰 폭의 오름세를 막기 위해 고안됐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제도로 매해 가격이 협의되면서 10% 이내이지만, 가격 오름세는 오히려 매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원유는 지난해 8월 L당 21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L당 49원 더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가격의 소폭 인상만으로도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데 매해 오르는 원유 가격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원유 가격 인상은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우유 판매 기업들이 새로운 이익 창출로 건기식, 식물성 우유 등 사업 다각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11.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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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플레이션’ 현실화 되나…우유 원유값 내년부터 L당 49원 인상

산업 일반

낙농진흥회가 우유 원유 기본가격을 L당 49원씩 올리기로 했다.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우유를 비롯해 빵·아이스크림 가격도 줄줄이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9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원윳값 조정은 보통 8월 이뤄지지만, 올해는 낙농제도 개편이 맞물리면서 낙농가와 유업계의 협상이 길어지게 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 원유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L당 3원씩을 추가로 지급해 실질적으로는 L당 52원 인상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9월 16일이 돼서야 첫 이사회를 열었고, 그 후 약 50일간 원유 가격 조정안과 낙농제도 개편의 세부 실행 방안을 논의해 왔다. 농식품부는 2023년부터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원유 가격이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뉘어 다르게 적용된다. 음용유의 경우 L당 996원으로 49원 오른 수준이 된다. 이는 전날 이사회에서 결정한 기본가격 인상분이 반영된 것이고, 가공유의 경우 L당 800원으로 음용유보다 더 낮은 가격이 적용된다. 농식품부는 내년에는 농가의 생산비와 시장 상황을 함께 반영해 음용유용 원유가격을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생산비가 상승하면 원유 기본가격을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에서 인상하도록 했으나, 앞으로는 원유 과잉생산이 심각한 경우에는 생산비가 상승하더라도 원유 기본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윳값 인상에 따라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상승세도 잇따를 전망이다.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음용유를 원료로 하는 흰우유의 경우 L당 400원 안팎 인상이 예상돼 서울우유 기준 2700원대인 1L짜리 흰 우유가 3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11.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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