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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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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단기채권 투자자 손실 현실화되나…책임 공방 본격화

증권 일반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금융채권 변제가 유예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채권 투자자들은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에 직면했다. 신영증권과 MBK파트너스 간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국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사에 착수했다.홈플러스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과 비용 증가로 인해 재무상황이 악화돼 왔다. 주요 수익원인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감소하고,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차입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게 이유였다. 2024년 하반기 들어서는 운영 자금 마련이더욱 어려워지며 현금 유동성 부족 문제가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단기채권을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총 6000억원 규모의 단기채권이 발행됐다. 이 중 ABSTB가 4000억원, CP 및 전자단기사채가 2000억원을 차지했다.그런데 올해 2월 말,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이 A3에서A3-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지속적인 실적 부진과 높은 부채 비율, 현금 유동성 악화를 신용등급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홈플러스가 단기차입금을 계속 늘리면서도 충분한 상환 능력을 증명하지 못한 점이 신용 리스크로 작용했다. 유통업계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이정체된 상황에서, 대규모 채무를 갚기 위한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점도 신용등급 강등에 영향을 미쳤다.신용등급 하락에도 홈플러스는 2월 21일 CP 50억원과 전단채 20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후 3월 4일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기업회생 신청과 함께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은 D로 급락했고, CP와 ABSTB의 변제가 불투명해졌다. 개인 투자자 피해 현실화되나가장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단기채권이 리테일 시장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공급됐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P와 ABSTB의 개인 판매 규모는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를 통해 해당 채권에 대한 재간접 투자를 진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기업회생 신청 이후 CP와 ABSTB의 상환이 불투명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일부 채권은 전액 손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등 원금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융소비자연맹 등 투자자 보호단체들은 금융당국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증권사들의 책임 여부를 따지기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해당 채권을 비교적 안정적인투자상품으로 안내하며 적극적으로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 당시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만큼, 투자자들이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와 관련해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홈플러스 단기채권 발행을 주관한 신영증권과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신청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단기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를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신영증권이 MBK파트너스를 형사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반면 MBK파트너스는 지속적인 영업 적자와 유동성 악화로 인해 기업회생 신청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CP와 ABSTB를 통한 자금 조달도 기존 차입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영증권이 시장 수요를 고려해 발행을 승인한 만큼, 모든 책임을 MBK에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지난 2월 말 홈플러스와 신영증권이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시 양측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 시장 수요를 점검하는 논의를 진행했지만, 기업회생 신청 가능성이 논의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 회동의 내용이 판매 책임에 대한 법적 공방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신영증권 관계자는 “법적 다툼보다는 원만하게 해결할 수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생각하고 있고, 이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주관사인 만큼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특정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거나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ABSTB, 금융채권인가 상거래채권인가개인투자자들은 ABSTB가 금융채권이 아닌 상거래채권으로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금융채권 변제가 유예되면서, ABSTB가 금융채권으로 분류될 경우 변제 우선순위에서 밀려 투자자들의원금 회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상거래채권으로 인정되면 협력사들과 동일한 변제 우선순위를 적용받아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다.다만 ABSTB는 홈플러스의 물품 구매 대금을 기초로 발행됐지만 카드사와 증권사를 거치면서 금융상품으로 유동화되었기 때문에 법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ABSTB가 신용판매 대금을 기반으로 한 금융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회생절차에서 변제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투자자들과 일부 증권사들은 ABSTB가 본질적으로 납품 대금을 유동화한 것이므로 상거래채권으로 간주해야 하며, 이에 따라 변제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결국 ABSTB의 법적 성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투자금 회수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판단은 홈플러스가 법원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는 기한인 6월 3일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금융당국과 국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의 홈플러스 단기채권 판매 내역을 조사하는 동시에 3월 12일까지 홈플러스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국회 정무위원회는 3월 18일 긴급 현안 질의를 열고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전후의 단기채권 발행 과정과 투자자 피해 문제를 살펴볼 예정이다.

2025.03.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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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글로벌 운용사와 금융상품 전략 논의

증권 일반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사장이 글로벌 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만나 올해 금융상품 전략 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4일 밝혔다.한국퉂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만 그룹(Man Group)의 그레고리 본드(Gregory Bond) 대표와 얼라이언스 번스타인(Alliance Bernstein)의 오너 에르잔(Onur Erzan) 대표가 각각 내한해 김성환 사장과 면담했다.이번 방문에서 양측은 국내 금융투자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올해 글로벌 금융상품 전략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이들 운용사와 한국투자증권이 함께 공급하고 있는 월지급식 채권형 펀드의 성과와 향후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한국투자증권은 만 그룹과 AB운용의 상품 가운데 '한국투자 MAN 다이나믹인컴 펀드'와 'AB 글로벌고수익 펀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모두 공모형 채권형 상품이다.한국투자증권은 향후에도 우수한 글로벌 상품 공급을 통해 투자자와 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단 방침이다.김성환 사장은 "올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글로벌 금융상품전략과 국내 투자자를 위한 사모펀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글로벌 상품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2025.03.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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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추진...우선협상자 선정

유통

웅진그룹이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나선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지분 인수를 위한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부여받았다.웅진 측은 전날(17일) 공시를 통해 “(프리드라이프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배타적 우선협상 기간 내 주식매매거래를 위한 주요 조건을 확정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앞서 웅진은 지난해 말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와 프리드라이프 지분 전량 인수에 관한 협상을 벌여왔다. 양측은 인수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 난항을 겪었지만, 최근 가격 조건 등 1차 합의에 성공했다.웅진이 프리드라이프에 대한 실사를 거친 뒤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 및 본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5월게 관련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웅진 측은 “신용등급을 충분히 고려해 현재 재무 상황에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자체 사업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웅진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할 경우 상조업계에 1위로 올라선다. 프리드라이프 상조 서비스와 씽크빅 등 웅진 측 기존 사업 간 시너지 등이 기대된다.

2025.02.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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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맞은 한미家 경영권 분쟁…‘형제연합’에 촉각 [이슈+]

바이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형제 측이자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모녀 측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사실상 경영권의 축이 모녀 측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은 임 이사와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모녀 측은 임 이사가 보유한 지분 5%를 매입해,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거버넌스)를 안정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문경영인을 통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모녀 측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분 3%인 205만1747주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킬링턴유한회사를 통해 지분 2%인 136만7831주를 임 이사로부터 각각 인수한다. 이를 통해 임 이사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기존 11.79%에서 6.79%로 줄어든다. 주당 매각 가격은 3만7000원이며, 거래 종결 예정일은 2025년 1월 27일이다.모녀 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와 협력, 화합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고 한미약품그룹의 거버넌스를 빠르게 안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은 하나의 방향성으로 ‘세계적인 한미’(글로벌 한미)를 향해 지속해서 발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주주가치를 낮춘 오버행(잠재적 주식 대량 매도) 우려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녀 측 우호 지분 확대형제 측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번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이번 지분 매각 공시와 관련해 “형님이 다툼만 해서 안 되겠다는 답답함에 (매각을) 결심했다고 알렸다”라며 “형님과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각이 임 이사의 단독 결정이라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로써 임 이사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사실상 ‘형제연합’에서 이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형제연합이 와해하면 한미약품그룹의 오랜 분쟁도 모녀 측 승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녀 측과 이들에게 우호적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이달 23일 기준 49.42%다. 여기에 임 이사의 매각 지분 5%가 더해지면, 모녀 측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다. 주주총회(주총)에서 특별결의된 안건을 가결할 힘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모녀 측과 형제 측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2025년 3월 정기 주총에서 다시 맞붙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이 대결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미약품은 현재 한미사이언스가 지분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사회 구도는 모녀 측 6명, 형제 측 4명으로 모녀 측이 다소 우세하다. 표 대결에서 모녀 측이 승리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한미家 경영권 분쟁 해 넘길까 다만 임 이사가 지분 매각과 별개로 한미사이언스 이사로서 임 대표와 뜻을 함께하면 경영권 분쟁이 2025년 3월 정기 주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상속세 문제로 촉발한 가족의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의 갈등은 앞서 모녀 측이 화학기업인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며 불거졌다. 모녀 측은 통합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상속세 재원 확보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당시 형제 측은 모녀 측이 사실상 다른 기업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넘긴다고 보고 강하게 반발했다. OCI그룹과의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올해 3월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이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모녀 측이 라데팡스파트너스를 비롯한 제3자와 손잡기 시작하며 이들의 갈등은 더 심화했다.가족의 갈등은 모녀와 형제는 물론 양측 인사를 향한 고소·고발로도 이어졌다. 올해 11월 형제 측이 송 회장을 연달아 고발했다.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은 모두 20여 건에 달한다. 현재도 11건의 고소·고발이 진행되고 있다. 주로 형제 측이 모녀 측을 상대로 제기한 것들이다. 임 대표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회사를 통해서가 아닌, 개인이 직접 고소·고발에 나서기도 했다.‘형제연합’ 향방은임 이사가 모녀 측에 지분 일부를 매각한 만큼 모녀 측과 임 대표 측으로 대결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앞두고 임 이사와 임 대표가 의견을 합치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임 이사는 분쟁이 오래 지속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임시 주총의 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임시 주총이 임박한 시점에선 모녀 측과 접촉해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실제 이달 19일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선 모녀 측이 사실상 형제 측과의 표 대결에서 완승했다. 형제 측은 모녀 측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몰아내기 위해 임시 주총을 소집했으나, 해당 안건은 주주 반대로 모두 부결됐다.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반대표를 던졌고, 의결권 자문사들은 임시 주총에 앞서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을 해임해야 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변수는 임 이사와 임 대표의 형제연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다. 임 이사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임 대표에 힘을 싣는다면 2025년 3월까지는 모녀 측과 형제 측이 지속해서 갈등하게 된다. 이때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모녀 측 이사 3명의 임기가, 한미약품 주총에서 1명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형제 측은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실제 임 대표도 2026년에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이사회를 모두 개편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2024.12.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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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혼란 속 핵심은 ‘성장 동력’

산업 일반

고라아연과 영풍·사모펀드(PEF) 운용사 MBK의 ‘경영권 싸움’에 한국 자본시장이 들썩였다. 분쟁의 중심 고려아연의 주가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9시 29분 기준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은 44조5212억원까지 올라, 시가총액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시가총액 42조8256억원 현대자동차를 넘어선 수치다.영풍·MBK ‘장군’, 고려아연 ‘멍군’오르내리는 주가만큼, 지분 확보를 위한 양측의 싸움도 치열했다. 시작은 영풍·MBK다. 영풍·MBK 측은 지난 9월 13일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공식화했다. 초기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이었으나, 이후 9월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영풍·MBK가 던진 승부수인 셈이다.고려아연도 방어에 나섰다. 지난 10월 2일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 계획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베인 캐피탈과 함께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 매수를 추진한 것. 이는 당시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가 보다 8만원 높은 금액이었다. 고려아연이 움직이자, 영풍·MBK도 쫓아왔다. 영풍·MBK 측도 지난 10월 4일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다시금 매입가격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고려아연이 택한 공개매수가는 89만원이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과감한 배팅으로 인해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쩐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결국 금융감독원까지 나섰다. 지난 10월 8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양측의 분쟁이 과열됨에 따라 공개매수와 관련된 불공정 거래 관련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당시 이 원장은 투자자들의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풍문과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에 대한 단속을 주문했다.그럼에도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유통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또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도 맞물려 비정상적 주가 변동도 발생했다.당초 업계는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전일인 10월 22일 주가 안정을 예상했다. 다만, 해당 날짜에도 주가는 하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공개매수가액인 89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10월 29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154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진화에 나선건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 10월 30일 유동성 제약 및 주가 급등 문제 해결을 위해 신주 발행을 결정했다. 신주 발행 규모는 발행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373만2650주다. 주당 가격은 67만원으로, 일반 공모 형태였다.다만, 시장과 일부 주주들은 일반 공모로 인한 지분 희석으로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지난 11월 13일 이사회 결의로 일반공모 계획을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경쟁력 지표 ‘성장 동력’ 살펴보니고라아연과 영풍·MBK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혼란스러운 주가와 양측의 법적 공방 속에서도 핵심은 결국 ‘성장동력’이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성장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미래 신사업’과 ‘실적’이 대표적이다.먼저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의 성장동력 핵심은 ‘트라이카 드라이브’다.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은 3가지다. 바로 ▲신재생에너지·수소 ▲이차전지▲자원순환 등이다. 고려아연은 이 3가지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친환경을 겨냥한 고려아연의 선택은 적중한 모양새다. 고려아연의 올해 3분기 동(Copper)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37%(280억원)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총 8332톤의 동을 판매해 약 10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려아연은 동 정광 구매 원료가 아닌 아연과 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전자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 등으로 동을 생산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려아연의 동은 지속가능경영(ESG)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영풍이 추진 중인 신사업은 당장은 없다. 영풍은 현재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영풍 제련소가 위태롭다는 점이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연간 아연 생산량이 40만톤(t)에 달해 단일 제련소 중 세계 4위급인 거대 제련소다.지난 10월 24일 장형진 영풍 고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에 불법으로 배출하다 적발되거나 황산 유출 등 각종 환경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또 1997년 이후 석포제련소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 15명이 사망했으며, 최근 9개월간 노동자 3명이 숨져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 등이 구속된 바 있다.가동률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연간 공장 평균 가동률은 100%를 유지중이다. 다만, 영풍의 가동률은 지난 5년간 80% 안팎을 유지하다, 올해 상반기 58.4%까지 급락했다. 실적도 극명하게 갈린다. 고려아연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지난 5년간 6조원 대에서 1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1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이에 반해 영풍은 하락세다. 영풍은 지난해 약 1700억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냈다. 별도 기준으로는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MBK의 ‘경영 능력’은 MBK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MBK는 고려아연 인수 명분으로 ‘기업 구조 개선’을 내세웠는데, 과거 인수 기업들의 실적 악화 및 노사 갈등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금 드러나면서다.먼저 롯데카드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MBK에 인수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62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60억원 대비 79.5% 감소한 수치다. 홈플러스도 문제다. 앞서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약 7조원에 달한다. 인수 이후 8년만에 약 1만명 가량의 직원이 홈플러스를 떠났다.이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홈플러스의 영업손실은 1994억원이다. 지난 2021년의 경우 1335억원, 이후 2022년에는 2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총 59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MBK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분석결과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인수 기업들의 ROE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의 경우 지난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표이사 취임 후 ROE는 8.1%에서 2년후 8.6%로 상승세다. 또, 매출액 증가율에서도 최 회장 취임 첫해 7조5819억원에서 지난해 11조2193억원으로 48.0% 상승했다.

2024.12.20 08:00

4분 소요
고려아연, 대항 공개 매수 위해 회사채 1조원 발행 시동

증권 일반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대항 공개 매수 자금 확보를 위해 자금 조달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달 기업어음(CP)에 이어 조만간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1조원 확보를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달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1조원 조달에 나선다. 이를 위해 회사는 신용등급 평가도 마쳤다.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은 AA+를 부여받았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우량채로 여겨지는 만큼 낮은 금리로 조달할 준비는 마친 상황인 셈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9월 한 달 동안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발행하기도 했다.고려아연이 지난달 발행한 CP는 6개월 물로 이자율은 연 3.59%~3.60% 수준에서 결정됐다. 회사의 단기신용등급은 A1 수준이다. 한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연합에 맞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우선 계열사인 영풍정밀 주식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섰다.앞서 MBK 연합은 고려아연과 더불어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선 바 있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양측 간 시장 내 지분 확보전이 본격화했다는 시각이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제리코파트너스는 지난 1일 주요 경제 신문에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를 냈다. 공개 매수 가격은 3만원으로 제시됐다. 공개 매수 예정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의 25%인 393만7500주다. 기간은 2일부터 21일까지 20일간이다. 앞서 MBK 연합 측은 고려아연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하면서 매수가로 2만5000원을 제시했는데 최 회장 측은 이보다 5000원 높은 3만원을 제시했다.최 회장 측이 본진인 고려아연보다 계열사인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항 공개매수에 먼저 나선 것은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향후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MBK 연합의 희망대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으로부터 고려아연 지분 1.85%를 확보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다.한국 자본시장 역사에서 경영권 갈등과 관련해 공개 대항 매수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10.02 09:26

2분 소요
“영풍정밀 잡아라”…경영권 쟁탈 승부처는

증권 일반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찬탈을 시도하는 가운데 향후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향방이 회사의 주인을 가릴 승부처로 지목된다. 분쟁 당사자인 양측 모두 가장 적은 자금으로 최대 지분 격차를 낼 수 있어 영풍정밀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도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 중이다. 매수 기간은 고려아연과 같이 10월 4일까지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목적은 ‘영풍의 경영권 확보 및 의결권 행사 협조’다.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매수예정수량은 684만801주(발행주식의 약 43.43%)로 유통물량의 대부분에 해당한다. 응모주식수가 매수예정수량을 하회할 경우에도 전량 매수한다. 영풍정밀 공개매수…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연장선1983년 설립된 영풍정밀은 아연제련 공정에 쓰이는 산업용 펌프와 유·기체 이송 배관용 밸브 등을 제조해 고려아연과 외부 기업에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 모두 최씨 일가가 맡고 있다. 영풍정밀의 최대주주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어머니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지분 6.27%를 보유했다. 유씨가 소유한 유미개발의 지분 5.41%, 최윤범 회장 지분 2.75%를 포함해 고려아연 측이 지분의 35.25%를 갖고 있다. 영풍정밀 회장은 최 회장의 숙부인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이다. 고 최기호 창업주 4남인 최창규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MBK‧영풍 측의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영풍정밀은 최 회장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돼 있다. 최 회장 우호 지분에 영풍정밀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다.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 대상으로 영풍정밀을 점찍은 배경이다.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최대 목표 수량을 매수해도 50%에 조금 못 미친다”며 “영풍정밀 지분까지 더하면 안정적으로 고려아연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주식 38만2508주(지분율 1.85%)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최 회장 측의 지분율과 맞먹는 수준이다. 최 회장 측은 장형진 영풍 고문 측과의 분쟁에 대비해 2022년부터 영풍정밀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분을 매입해 현재 1.85%까지 늘었다.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신고서를 공시한 9월 13일 전날 종가(고려아연 66만6000원) 기준 지분가치는 2548억원 규모다. 고려아연이 영풍정밀의 지분에서 앞서 있지만 영풍 측도 장형진 고문 등 장씨 일가의 보유 지분이 21.25%에 달해 상당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시총 약 3200억원인 영풍정밀은 소액주주 지분율이 40%에 육박해 지분 매집이 쉬운 구조다.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기존 장형진 영풍 고문 지분(5.71%)를 더해 최씨 측보다 무조건 앞선다는 계획이다. 장 고문은 MBK와 지분 공동 보유 약정을 맺었다.MBK가 공개매수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해 고려아연 지분 1.85%를 차지하는데 성공한다면, 고려아연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보다 자본을 적게 투입하고도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공개매수 성공 시 현재 장씨 일가의 보유 영풍정밀 지분(21.25%)까지 합쳐 MBK·영풍 측의 영풍정밀 지분은 최대 65%까지 늘어난다. MBK‧영풍 공세에…고려아연, 우호 지분 수성 ‘총력’MBK와 영풍의 공세가 시작되자 고려아연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영풍정밀이 소송전 선봉에 서는 등 고려아연 측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모습이다. 영풍정밀은 지난 20일 ‘영풍의 주식 4.39%를 보유한 주주’라 강조하며 “고려아연 측 대표선수로 나서 장형진과 영풍 사외이사 3인, MBK파트너스와 관계자 5인을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밀실 공모’로 이뤄진 계약으로 인해 영풍은 손해를 보는 반면 MBK와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이득을 취하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라며 “특히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형진 고문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고려아연 측은 “영풍정밀을 비롯해 고려아연과 주주 등은 향후에도 각종 가처분 신청과 민형사 고소 등 법적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향후 고려아연 측에서도 영풍정밀의 지분을 추가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이 자금을 확보해 지분경쟁을 이어 나갈 경우, 가장 적은 자금으로 많은 지분 격차를 방어할 수 있는 부분이 영풍정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영풍정밀을 차지하기 위한 양측의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3자에게는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가치가 보이는 그대로 38만2508주(지분율 1.85%)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양측은 상대로부터 1.85%의 고려아연 지분을 빼앗는 셈이다. 고려아연 3.7%(1.85%), 약 5096억원에 해당하는 지분 격차를 점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분 취득이 아닌 지분 격차가 목적이라면, 고려아연의 유통 물량 매수보다 영풍정밀 주가에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매수할 유인이 발생할 것”이라며 “최씨 일가의 대응방안에 따라 향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영풍정밀의 주가는 MBK‧영풍의 공개매수 발표 직후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25일 기준 주당 2만1400원대인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섰다.

2024.09.27 08:00

4분 소요
경영 패권 가늠자 ‘실적’…고려아연·영풍 살펴보니

산업 일반

75년간 동고동락 해온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이 점입가경에 빠졌다. 양사의 경영권 분쟁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참여하면서 긴장은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주는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분쟁 ‘1차 분수령’으로 점쳐진다.MBK는 고려아연의 ‘실적 악화’를 내세워 공격에 나섰으나, 고려아연은 지난 1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12.8%를 강조하며 맞받아쳤다.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패권 다툼에 ‘실적’이 가늠자로 떠오른 셈이다. 9월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4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532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7%, 50% 늘어난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8.8%에 달한다. 증권업계도 고려아연의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11조8632억원, 9798억원으로 전망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77.2%, 21.7% 증가한 수치다.부채비율도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36.5% 수준이다. 앞서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2020년 19.9% ▲2021년 28.8% ▲2022년 31% ▲2023년 24.9% 이었다. 최근 5년간 부채비율이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일 경우 재무구조 우량기업으로 평가된다. 30%대 부채비율의 경우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고려아연은 98분기 연속 흑자도 기록했다. 최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개별 재무제표 기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58곳을 대상으로 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조사했다.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한 분기도 빠짐없이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모두 10곳이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포함됐다. 올해 2분기까지 98분기간 연속해서 흑자를 기록한 셈이다.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은 지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세계 1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고려아연은 끊임없는 기술 고도화로 평균 영업이익률 12.8%를 달성했다”며 “같은 기간 영풍은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1%지만, 고려아연 배당을 통해 700억~1000억원을 받아가며 적자를 버텨온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놓지 못하는 영풍앞서 지난 8월 19일 MBK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급증과 영업이익 마진율 감소 등을 지적한 바 있다. 다만, 고려아연의 현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MBK의 지적이 모두 설득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작 영풍은 수년간 영업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2021년부터는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별도 기준)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속되는 영업 적자 속에 순손실을 보지 않은 배경에 고려아연이 있다. 고려아연의 호실적이 지분법이익으로 영풍의 재무제표에 계산돼 올려지는 이유다. 지분법이익은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얻은 이익을 뜻한다.영풍의 적자 행진은 최근 3년간 이어지고 있다. 영풍의 경영실적(별도기준)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728억원 ▲2022년 1078억원 ▲2023년 16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은 2205억원 흑자다. 고려아연의 배당금 덕분이다. 고려아연이 영풍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지난 2018년 507억원을 시작으로 최근 5년간 3576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영풍에게 줬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자 알짜 회사인 셈이다.이에 따라 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영풍그룹 28개 계열사 중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약 75%에 달하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영풍그룹 계열사 매출액을 살펴보면 고려아연(9조7045억원)이 압도적이다. 이어 ▲영풍(3조7617억원) ▲코리아써키트(1조3322억원) ▲서린상사(5200억원) ▲인터플렉스(4382억원) ▲켐코(3114억원) ▲영풍문고(1390억원) 순이다.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의 배당금이 영풍의 주요 수익원이라는 점을 고려 했을 때, 고려아연이 경영권 독립에 성공할 경우 영풍의 경영 실적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철강업계 관계자는 “영풍의 입장에서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고려아연을 놓아줄 이유는 전혀 없다”며 “고려아연이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만큼, 양측 모두 이를 잃지 않기 위한 싸움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4.09.27 06:00

3분 소요
한양증권, '강성부 펀드' 품으로…인수가 낮춰 7주만에 본계약

증권 일반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2203억원에 한양증권을 품게 됐다.한양증권은 지난 19일 KCGI가 한양학원과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의 한양증권 보통주 376만6973주(지분율 29.59%)를 2203억6792만5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5만8500원으로 KCGI가 당초 제안한 주당 6만5000원보다 10% 낮아졌다.앞서 KCGI는 인수가격으로 한양증권 주식 1주당 6만5000원을 매매대금으로 제시하며 약 2449억원을 써냈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1주당 5만8500원 수준으로 낮췄다. 이날 한양증권 종가는 1만6670원이다.당초 양측은 지난 6일까지 협상을 완료하기로 했으나 계약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가 길어진 탓에 협상 기한을 두 차례 연장했다. 협상이 길어지자 시장에서는 한양증권 매각 가격을 두고 양측의 견해차가 상당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KCGI가 제시한 당초 희망 가격은 주당 6만5000원으로 한양증권 종가(19일 기준 1만6670원)의 약 4배에 달한다. 그간 시장에서는 KCGI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한양학원 측에 인수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한양학원이 난색을 보인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이에 대해 KCGI 관계자는 "당초 제시했던 인수 희망 가격이 차순위 협상 대상자에 비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니만큼 양측이 원만하게 잘 협의해서 가격을 조정했다"며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협상이 지연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4.09.20 09:10

1분 소요
트럼프 신경 쓰였나…‘親코인 행보’ 보이는 바이든 캠프 [위클리 코인리뷰]

재테크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 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미국 대선 판에 암호화폐가 뜨거운 감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암호화폐를 통해 선거 기부금을 받기로 한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캠프도 암호화폐 업계 거물들을 찾아 관련 정책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더블록이 인용한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분위기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바이든 캠프는 약 2주 전부터 암호화폐 업계 리더들과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이 같은 변화는 바이든 행정부가 ‘은행 등 엄격한 규제를 받는 금융 기업의 암호화폐 커스터디 의무에 대한 회계 지침’(SAB 121)의 폐지를 거부하겠다고 발표한 후 역풍을 맞자 나왔다. 미국 하원은 이 지침이 암호화폐 산업 발달을 저해한다며 무효화에 나섰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 무효화 법안을 거부했다.바이든의 태도 변화가 급작스럽고 늦은 감은 있지만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바이든과 트럼프 어느 쪽이 당선돼도 암호화폐 시장에는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주간 이슈①: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 27조원…그레이스케일 제쳐미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27조원에 달하는 총자산으로 세계 최대 비트코인 펀드 지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에 상장된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현재 196억8000만 달러(약 27조원)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기존의 세계 최대 비트코인 현물 ETF였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조금 못 미치는 196억5000만 달러에 그쳐 2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111억 달러(15조2000억원) 규모로 3위를 기록했다.블랙록과 피델리티 ETF는 지난 1월 11일 다른 7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들과 함께 출시됐다. 이 비트코인 현물 ETF들은 현재 총자산이 585억 달러(약 80조4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날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10년가량 운용해오던 비트코인 펀드(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했다.이들 ETF의 출시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더 쉽게 접근할 길을 열어줬다. 이에 지난 3월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인 7만3798 달러에 이르기도 했다.블랙록의 ETF에는 출시 이후 165억 달러(약 22조7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같은 기간 그레이스케일 ETF에서는 높은 수수료 등을 이유로 177억 달러(역 24조3000억원)가 유출됐다.마이클 소넨샤인 그레이스케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암호화폐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으며, 지금이 안정적인 전환을 위한 시기”라며 “다른 관심사를 추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임하기도 했다. 2014년 그레이스케일에 합류한 소넨샤인은 2021년 CEO직에 올랐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주간 이슈②: 美 SEC,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사들에 “S-1 수정안 내라”미국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던 자산운용사들에 이번주 까지 증권신고서 S-1 수정본 제출을 요청했다.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더블록은 현지 소식통의 증언을 토대로 SEC가 이번주까지 제출된 이더리움 현물 ETF 증권신고서 S-1 수정본에 한해 심사를 거친 후 회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현재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출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록의 소식통은 “SEC가 최소 두 차례의 서류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 증언했다. 더블록 소식통의 증언을 토대로 제임스 셰이파트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S-1 승인에는 최대 몇 달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 23일 SEC의 승인을 받았으나 사실상 반쪽 승인에 그친 상태다. SEC는 지난 5월 23일 ETF 심사요청서인 19b-4만 승인했을 뿐 정식 출시를 위한 증권신고서인 S-1s는 승인하지 않은 상태다.다만 반에크에 이어 블랙록이 SEC에 29일(현지시간) S-1 수정본을 제출하며 이더리움 현물 ETF의 시장 출시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 역시 단기간 내에 완성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맞부딪히고 있다.주간 인물: 권도형, 美 SEC와 민사소송 벌금액 합의했다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 SEC와 환수금 및 벌금 규모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이 공개한 재판기록에 따르면 SEC가 테라폼랩스 및 권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양측 대리인은 벌금 부과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재판부에 알렸다. 다만, 벌금 액수 등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양측은 6월 12일까지 합의 관련 서류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앞서 미 증권 당국인 SEC는 2021년 11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여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혔다면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재판은 권씨를 상대로 제기된 형사재판과는 별도로 제기된 민사재판으로,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재판을 맡은 제드 레이코프 판사는 앞서 지난해 12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가 증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테라폼랩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본 SEC 측 손을 들어줬다. 또한 배심원단도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투자자들을 속인 책임을 인정한다고 평결했다.배심원 평결 이후 SEC는 이후 테라폼랩스와 권씨를 상대로 불법 이익 환수금과 민사상 벌금 등 총 52억6000만 달러(약 7조2000억원)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씨와 테라폼랩스 측은 가상화폐 발행과 매각이 대부분 미국 바깥에서 이뤄졌다며 SEC 측의 환수금 부과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해왔다.권씨는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이후 계속 현지에서 구금돼 있다. 앞서 미 뉴욕 검찰은 지난해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자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이와 별개로 권씨는 한국에서도 형사 기소된 상태다. 미국과 한국은 권씨를 각각 자국으로 송환하고자 줄다리기하고 있다. 권씨의 범죄인 인도 문제를 두고 몬테네그로 사법부의 엇갈린 판단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권씨가 미국 또는 한국 중 최종적으로 어디로 송환될지에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이다.

2024.06.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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