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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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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오면 멈출 수 없어”…‘애주가 성지’ 된 서울국제주류박람회 [가봤어요]

유통

한 번도 안 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2025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를 둘러보고 느낀 점이다. 와인을 비롯해 전통주, 위스키, 맥주, 리큐르 등 국내외 수백 가지 주류를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는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술꾼이라면 놓칠 수 없는 축제다.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막을 올린 2025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1992년 시작해 올해 34회째를 맞은 국내 최장수 주류 산업 대표 전시회다.행사를 주최한 한국국제전시에 따르면 올해 박람회는 이미 지난해 11월 말 참가 부스가 마감됐다. 약 340개사의 440부스 규모로 5000여 브랜드가 참여한다.관람객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 3월과 4월 실시한 1차와 2차 사전예매 모두 조기마감됐고, 입장권은 현장구매가 불가능하다.이날 오후 12시쯤 방문한 행사장은 국내 최대 주류박람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폴딩 카트에 구매한 술병을 담던 30대 회사원 김다영 씨는 “올해가 벌써 네 번째 방문”이라며 “박람회를 위해 연차까지 썼다”고 밝혔다.김 씨는 “보통 주말에 와서 줄을 많이 섰는데 오늘은 평일이라 사람이 적은 편”이라면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최고의 축제라 매년 사전예매를 해서 방문한다”고 했다.친구와 함께 전시회를 찾은 이효경(35) 씨는 “지난해 처음 박람회를 알게 돼서 참여한 뒤 올해도 오게 됐다”며 “작년과 달리 올해는 현장판매를 하지 않아 관람하기가 수월하다”고 전했다.이 씨는 “일단 부스를 돌며 시음하고 마음에 드는 술은 팸플릿을 챙겨둔 뒤 나중에 살 계획”이라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온 만큼 최대한 많은 술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골든블루’와 ‘화요’ 부스였다.골든블루는 올해 자사 위스키 브랜드 ‘골든블루 쿼츠’(GoldenBlue Quartz) 전용 부스를 마련했다. ‘EVERY QUARTZ MOMENTS, 쿼츠가 떠오르는 모든 새.파란 순간들’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파란색 물건을 보여주면 럭키드로우에 참여할 수 있는 ‘드레스코드 이벤트’,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6가지 중 어울리는 하이볼을 추천받아 시음하는 ‘마이 블루 테스트’(MY BLUE TEST), 블루 소다 하이볼에 젤리, 스프링클 등 다양한 토핑을 활용해 나만의 하이볼을 직접 만드는 ‘커스텀 라운지’(CUSTOM LOUNGE) 등 참여형 이벤트가 많았다.골든블루 관계자는 “최근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며 소비 연령층을 확대하기 위해 젊은 관람객이 많이 찾는 박람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10년 만의 신제품 ‘화요19金(금)’을 출시한 화요 부스도 시음을 위해 찾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부스를 둘러싸고 대기줄이 형성될 정도였다. 화요19金은 100% 국내산 쌀을 발효하고 증류한 후 옹기에서 숙성한 원액에 오크통 숙성 원액을 섞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다. 화요 부스에서는 알코올 도수 19도인 화요19金와 41도인 원액을 맛볼 수 있다. 박람회 마지막 날인 오는 28일에는 ‘2025 화요 칵테일 챔피언십’도 개최될 예정이다. 다양한 국가의 부스도 눈에 띄었다. 동유럽 최대 포도 생산지이자 그동안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루마니아 와인이 국가관을 통해 한국 관람객을 만났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일본 국가관도 올해 부스를 꾸렸다.와인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도 맛보는 재미가 있다. 아토양조장의 마루나약주는 전통주 중 유일하게 인천공항 면세점에 납품하는 상품이다. 100% 세종 쌀로 만든 조청을 발효한 프리미엄 증류주 ‘삭’은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관계자는 “최근 주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함께 즐기는 전시회가 트렌드로 자리잡는 추세”라며 “변화하는 주류 시장 동향과 국내외 주류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유익한 전시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25.06.26 19:13

3분 소요
트랜스베버리지, 2024 바앤스피릿쇼 참가

유통

프리미엄 주류 수입 및 유통 전문 기업 트랜스베버리지는 2024 서울 바앤스피릿쇼에 참가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있는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와일드 터키와 러셀 리저브의 다양한 제품 시음 및 판매 행사와 함께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2022년부터 3년 연속 참가하는 트랜스베버리지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최초로 출시된 와일드 터키 101 라이를 비롯해 와일드 터키 101 하이볼을 소개한다. 특히 위스키 애호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러셀 싱글 배럴과 싱글배럴 라이 한정 판매와 희소 수량으로 발매된 러셀 리저브 13년 구매 기회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3일간 열리는 서울 바앤스피릿쇼는 새로운 주류 산업의 문화와 트렌드를 이끄는 하이 클래스 주류 전시회로, 특별히 4일(토요일)에는 2024 캄파리 레드 핸드 대회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트랜스베버리지 이미란 대사의 캄파리 아카데미 프로그램 마스터 클래스와 5일(일요일)에는 주락이 월드 조승원 기자의 와일드 터키 마스터 클래스도 준비되어 있다. 와일드 터키 부스에서는 개인 잔을 가져오면 와일드 터키 81, 와일드 터키 81라이, 와일드 터키 허니, 와일드 터키 롱 브랜치, 와일드 터키 101, 와일드 터키 101 라이 등 와일드 터키 6종의 시음이 가능한 BYOG (Bring Your Own Glass)를 통해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친환경 노력도 기울인다. 또 르챔버, 코블러, 판테라, 스왈로, 제야, 연남마실, 빌라 레코드 등 국내 최고의 믹솔로지 바가 참여한 인피니티 바에서는 국내 최정상급 바텐더들이 만든 와일드 터키, 더 글렌그란트, 캄파리로 만든 최고급 칵테일을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한편, 현장에서는 와일드 터키 101라이,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라이, 마스터스 킵 코너스톤과 잭링크스 비프 스틱, 페리에 플레인이 페어링 된 프리미엄 테이스팅 키트를 특별한 가격에 판매한다. 2024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와일드 터키 12년 디스틸러리 에디션이 세트 패키지로, 와일드 터키 81, 아메리칸 허니, 와일드 터키 라이, 와일드 터키 101 라이, 와일드 터키 101 8년, 마스터스킵 시리즈 4종, 리저브 10년은 낱병으로 각각 준비되어 있다. 특별히 위스키 매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과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라이는 3일간 각각 101병씩 특별 제작물과 함께 선착순 판매되고, 러셀 리저브 13년은 3일간 매일 1병씩 추첨을 통해 판매된다.와일드 터키 하이볼 글라스, 와일드 터키 온더락 글라스, 와일드 터키 유리 하이볼 등과 더불어 스미스 앤 레더 키링, 스미스 앤 레더 카드 지갑, 빅아그네스 와일드 터키 캠핑체어 등 다양한 굿즈 제품과 각인 서비스 등 다양한 소비자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이 외 SNS에 와일드 터키와 하이볼 가이드 코리아 인스타그램 팔로우 후 해시태그와 함께 와일드 터키 부스 사진을 업로드하면 주류 할인 쿠폰, 와일드 터키 101 하이볼, 와일드 터키 키링, 와일드 터키 카드 지갑, 와일드 터키 101 12년 디스틸러리 패키지 등 다양한 상품에 당첨될 수 있는 카드도 제공한다. 트랜스베버리지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3년 연속 서울 바앤스피릿쇼에 참가하게 되었다”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와일드 터키와 러셀 리저브의 다양한 맛과 향의 세계를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2024.05.02 17:10

3분 소요
300만원짜리 위스키도 '오픈런'…접대의 꽃, 화려한 귀환

유통

‘접대의 꽃’으로 대접받다가 뒷방 신세로 내몰렸던 위스키가 불황 속에서 다시 활로를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홈술족’들의 관심사가 와인을 넘어 위스키로 번진 영향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가 프리미엄 위스키’의 선전이다. 우선 비싼 몸값의 위스키가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판매도 내놓기 바쁘기 이뤄지고 있다. 최근 판매에 들어간 A사의 300만원대 한정판 싱글몰트는 ‘오픈런’(매장 문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현상까지 벌어졌다. ━ “불황엔 독주” 속설이 통계로…2030心 잡아라 가 지난 5년간(2017~2021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의 위스키 수입 실적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수입 중량은 줄어든 반면 수입액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4만 달러, 한화로 약 2091억원이다. 이는 전년 1억3246만 달러에서 32.4% 증가한 수치다. 2015년 이후 최대치 이기도하다. 반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1만5661톤으로 1만5922톤을 기록했던 전년 보다 -1.6% 하락했다. 수입량 대비 수입액 증가는 위스키 시장에서 ‘고가 제품’이 많이 팔렸다는 의미다. 불황에 독주가 잘 팔린다는 속설이 통계로 나타난 셈이기도하다. ‘홈술’도 고급스럽게 즐겨보자는 문화가 확산된 영향이 크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홈술이 일상화하면서 21년산 이상의 고가 위스키 판매 신장률이 64%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며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싱글몰트 위스키 역시 같은 기간 59% 더 팔렸다”고 말했다. 2030세대 여성과 같은 신규고객 유입과 다양해진 음용법도 위스키 시장 반등에 한몫했다. 특히 ‘중년의 남성 술’ 이미지를 벗고 저도주·소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 폭을 넓힌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칵테일, 하이볼 등 음용법도 진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수입 위스키는 선물로 구매하거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바에서 마셨다면 지금은 집에서 캐주얼하게 음식과 함께 마시거나 파인 다이닝에서 즐긴다”며 “하이볼이나 칵테일 등 음용 방법이 확장한 것도 위스키의 소비가 많아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위스키 시장이 커지자 위스키업계에선 젊은층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고가의 한정판 위스키를 내놓는다거나 전시회를 통해 위스키의 오감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식이다. 오프라인 전문 위스키 매장을 열거나 캐주얼한 다이닝펍 매장과 콜라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여행길이 막히면서 ‘면세점 필수품’으로 꼽히던 위스키 구매가 어려워졌고, 자연스럽게 내수 시장 확대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로컬 브랜드 중심의 접대 문화가 끝나고, 2030세대를 중심으로 무궁무진한 위스키의 새 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2.01.29 14:00

2분 소요
“MZ세대 만나니 술술술”…위스키 수입액, 7년 만에 뛴 비결은?

산업 일반

지난해까지 고전을 이어오던 위스키 시장이 젊은 ‘홈술족’을 만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세청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수입액이 2014년 이후 7년 만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위스키(스카치 위스키 기준) 수입액은 9321만달러(한화 약 110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1% 늘었다. ━ 젊은 층 사이에서 ‘하이볼’ 트렌드 확산…저도주 위스키도 각광 위스키 수입액은 2007년 2억6457만달러(약 3136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이어왔다. 이 가운데 위스키 시장이 올해 반전 분위기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젊은 층 사이에서 고급화 트렌드가 홈술로까지 넘어와 위스키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특히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볼은 제조방법이 복잡하지 않아 온라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하이볼 레시피에 대한 글이 확산되며 젊은 층의 위스키 수요가 늘고 있다.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층이 기존 중장년층에서 젊은 층까지 확산되자 이들의 취향을 고려해 업계는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저도주 위스키도 선보이고 있다. 스카치 위스키 ‘조니워커’와 로컬 위스키 ‘윈저’로 유명한 주류업체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알코올 도수 32.5도로 낮춘 위스키 ‘더블유 19’와 ‘더블유 허니’를 출시했다. 일반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인 40~43도보다 낮게 만들어 홈술족도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위스키 체험·전시회로 MZ세대 공략 나선 업계 젊은 소비자의 유입을 위해 주류업계는 다양한 위스키 전시회와 행사 등도 개최하고 있다. 앱솔루트, 시바스리갈, 발렌타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 11월 15일 발렌타인 브랜드 체험 스페이스를 운영했다. 체험 스페이스 현장을 가상현실(VR)로 옮긴 3D 전시회를 개최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발렌타인 17년 아티스트 에디션2를 출시하며 용산구 해방촌 내 7개의 레스토랑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트렌디한 경험을 선호하는 MZ세대를 공략한 전략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와 탄산수, 음료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며 “가정뿐만 아니라 이자카야나 고깃집에서도 수요가 높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페르노리카 관계자는 “위스키 브랜드 체험 전시회를 통해 MZ세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MZ세대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위스키의 매력을 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1.11.22 18:59

2분 소요
[진전되는 향기 접목 연구] 셀카에 향기 담아 보낸다

산업 일반

헝클어진 반백의 곱슬 머리에 강렬한 눈빛. 하버드대학 교수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데이비드 에드워즈가 영화 에 나오는 괴짜 초콜릿 제조업자 윌리 웡카에 비유되곤 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광기와 즐거움이 교차하는 캐릭터다. 에드워즈는 요즘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실험적인 레스토랑 벤처 ‘카페 아트사이언스(Cafe ArtScience)’를 운영한다. 점심을 먹으려고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들이 바에서 기화한 스카치위스키 향을 들이마시는 동안 그가 두드려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아이패드용 디지털 북을 자랑스레 보여준다.“여기 골디락스(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나오는 금발머리 소녀)가 있어요. 숲 속에 홀로 남겨져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나와 함께 책장을 넘겨가며 에드워즈가 연극하듯 책을 읽어 내려갔다. 책장에 그려진 나무 꼭대기에 코 모양의 만화 엠블럼이 나타났다. 독자에게 그 자리를 두드려보라고 지시하는 표식이다. 그대로 했더니 코가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오폰(oPhone)을 준비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떴다. 우리 앞에 놓인 탁자 위에 오폰이 있었다. 블루투스로 아이패드에 연결해 사용하는 장난감 배 모양의 향기 재생기구다. 살짝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한 실린더에서 숲의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향기는 몇 초 후에 사라졌다. ━ 숲 속 골디락스 장면에서 숲의 향기가 오폰과 마찬가지로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 향기 버전(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 The Smelly Version)’ 역시 에드워즈와 그의 제자 레이철 필드의 공동 작품이다(두 사람은 2013년 베이퍼 커뮤니케이션스를 창업했다). 이 책은 올 후반기에 멜처 미디어에서 출시될 아이패드용 어린이 고전 디지털 북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뉴욕 무빙이미지 박물관에서 전시됐다. ‘센서리 스토리즈(Sensory Stories: An Exhibition of New Narrative Experiences)’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에서는 전통적인 이야기 전달 체계와 그것이 우리의 감각에 작용하는 방식을 확장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오북(oBook)과 함께 인터랙티브 게임과 영화, 구글 큐브 등이 선보였다.지난해 베이퍼 커뮤니케이션스는 오미디어(oMedia) 플랫폼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향기의 아이튠’이라고 자부하는 이 플랫폼을 이용해 프랑스 파리에서 전화기로 샴페인과 쿠키의 향을 뉴욕에 있는 오폰으로 전송했다. 그 후 사진 공유 앱 오노츠(oNotes, 향기 첨가 기능이 있는 인스타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를 소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출시했다. 향기를 재생하려면 오폰이 있어야 하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물량이 별로 없었다.하지만 곧 사정이 달라질 듯하다. 베이퍼 커뮤니케이션스는 올 가을 오북스와 함께 최대 50가지의 향기를 재생할 수 있는 아이패드 케이스 ‘오케이스(oCase)’를 출시할 계획이다. 에드워즈는 오케이스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향기 기능이 추가된 오게임스(oGames)와 오메뉴스(oMenus), 오뮤직(oMusic) 곡목과 함께 짝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자 마야 샌바와 함께 향기 나는 영화 오필름(oFilm)을 개발 중이다.에드워즈는 2012년 자신이 강의하는 교실에서 필드를 처음 만났다. 그는 후각 관련 사업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 필드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향기를 전송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계기가 됐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쫀득 쫀득한 피칸파이 향이나 땀에 젖은 제이지의 티셔츠 냄새를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다면 어떨까?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냄새가 기억이나 감정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스냅사진을 전송할 때나 포토피드를 스크롤할 때 중요한 감각 정보를 놓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냄새를 캡처하는 기술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드는 그렇게 될 때까지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한다.후각을 오락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1933년 영화 제작자 아서 메이어는 뉴욕 리알토 극장에 향기 분사 기계 ‘스멜리스(Smellies)’를 설치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번 뿜어져 나온 향기를 없앨 방법을 찾지 못해 얼마 안 가 기계를 치웠다. 그로부터 약 30년 뒤에는 라는 범죄 스릴러 영화에서 스멜-오-비전(Smell-O-Vision)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역시 실패로 끝났다. 영화 제작자 마이크 토드 2세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정교한 향기 분사기를 선보인 스위스 발명가 한스 라우베와 손잡고 기계 제작에 들어갔다. 이들은 1969년 미국 3개 도시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원래의 기계보다 기능이 향상된 ‘스멜 브레인(smell brain)’을 선보였다. 와인과 파이프 담배, 기차 배기가스 등의 냄새가 작은 관을 통해 객석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의도했던 감각의 향연은 실현되지 않았다. 뿜어져 나온 냄새 입자가 공기 중에 남아 뒤섞이면서 관객의 옷과 객석 시트에 배어들었다.냄새를 오락에 접목시키려는 이전의 노력이 번번이 실패로 끝났지만 에드워즈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오미디어의 경우 향기 전달 체계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발전됐고 분사된 향기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오폰 속의 냄새 카트리지는 한 번에 아주 적은 양의 냄새 입자를 분사해 약 10초 동안만 냄새가 지속되도록 디자인됐다. “예를 들어 초콜릿 냄새가 완전히 사라진 뒤 삼나무 향을 맡을 수 있다. 두 가지 냄새가 뒤섞이지 않는다.” ━ 냄새를 오락에 접목시키려는 과거 시도는 번번이 실패 자칭 ‘향기 과학자’ 에이버리 길버트는 휴대가 가능한 오케이스의 특성이 이 플랫폼의 성공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오케이스는) 주머니 속의 향기 발생기”라고 그는 말했다. “무드 양초나 아로마 알람 시계, 디지털 뽕뽕 쿠션(위에 앉으면 방귀 소리가 나는 고무 쿠션)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냄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메시지에 단순히 사진이나 비디오를 덧붙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아이러니컬하게도 오미디어의 목표는 스마트폰에 푹 빠진 현대 사회에 물리적 환경을 되돌려주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오미디어가 사람들로 하여금 길을 가다가 멈춰 서서 장미꽃 냄새를 맡게 만들 거라고 말한다. 멜처 미디어의 창업자 찰스 멜처는 그런 아이디어에 이끌려 오북스 사업에 관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라디오와 TV, 넷플릭스가 나오기 전 스토리텔링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등 사람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멜처는 말했다. “이 기술은 우리를 다시 우리의 몸으로 되돌아가게 만들 것이다. 감각을 강조하고 참여를 유도한다. 사람은 외부 세계와 교류할 때 오감을 활용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체감’이라고 부르는 단계로 발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오플랫폼은 우리를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떼어 놓는 또 다른 디지털 기술에 불과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바다 냄새를 맡으면 정말 전화기를 내려놓고 서핑하러 달려가게 될까?- 린드세이 터커 뉴스위크 기자 / 번역=정경희

2015.08.30 11:42

5분 소요
향기도 셀카에 담아 보낸다

산업 일반

헝클어진 반백의 곱슬 머리에 강렬한 눈빛. 하버드대학 교수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데이비드 에드워즈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괴짜 초콜릿 제조업자 윌리 웡카에 비유되곤 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광기와 즐거움이 교차하는 캐릭터다. 에드워즈는 요즘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실험적인 레스토랑 벤처 ‘카페 아트사이언스(Café ArtScience)’를 운영한다. 점심을 먹으려고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들이 바에서 기화한 스카치위스키 향을 들이마시는 동안 그가 두드려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아이패드용 디지털 북을 자랑스레 보여준다.“여기 골디락스(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나오는 금발머리 소녀)가 있어요. 숲 속에 홀로 남겨져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나와 함께 책장을 넘겨가며 에드워즈가 연극하듯 책을 읽어 내려갔다. 책장에 그려진 나무 꼭대기에 코 모양의 만화 엠블럼이 나타났다. 독자에게 그 자리를 두드려보라고 지시하는 표식이다. 그대로 했더니 코가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오폰(oPhone)을 준비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떴다. 우리 앞에 놓인 탁자 위에 오폰이 있었다. 블루투스로 아이패드에 연결해 사용하는 장난감 배 모양의 향기 재생기구다. 살짝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한 실린더에서 숲의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향기는 몇 초 후에 사라졌다.오폰과 마찬가지로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 향기 버전(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 The Smelly Version)’ 역시 에드워즈와 그의 제자 레이철 필드(24)의 공동 작품이다(두 사람은 2013년 베이퍼 커뮤니케이션스를 창업했다). 이 책은 올 후반기에 멜처 미디어에서 출시될 아이패드용 어린이 고전 디지털 북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뉴욕 무빙이미지 박물관에서 전시됐다. ‘센서리 스토리즈(Sensory Stories: An Exhibition of New Narrative Experiences)’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에서는 전통적인 이야기 전달 체계와 그것이 우리의 감각에 작용하는 방식을 확장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오북(oBook)과 함께 인터랙티브 게임과 영화, 구글 큐브 등이 선보였다.지난해 베이퍼 커뮤니케이션스는 오미디어(oMedia) 플랫폼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향기의 아이튠’이라고 자부하는 이 플랫폼을 이용해 프랑스 파리에서 전화기로 샴페인과 쿠키의 향을 뉴욕에 있는 오폰으로 전송했다. 그 후 사진 공유 앱 오노츠(oNotes, 향기 첨가 기능이 있는 인스타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를 소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출시했다. 향기를 재생하려면 오폰이 있어야 하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물량이 별로 없었다.하지만 곧 사정이 달라질 듯하다. 베이퍼 커뮤니케이션스는 올가을 오북스와 함께 최대 50가지의 향기를 재생할 수 있는 아이패드 케이스 를 출시할 계획이다. 에드워즈는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오케이스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향기 기능이 추가된 오게임스(oGames)와 오메뉴스(oMenus), 오뮤직(oMusic) 곡목과 함께 짝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자 마야 샌바와 함께 향기 나는 영화 오필름(oFilm)을 개발 중이다.에드워즈는 2012년 자신이 강의하는 교실에서 필드를 처음 만났다. 그는 후각 관련 사업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 필드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향기를 전송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계기가 됐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쫀득쫀득한 피칸파이 향이나 땀에 젖은 제이지의 티셔츠 냄새를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다면 어떨까?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냄새가 기억이나 감정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스냅사진을 전송할 때나 포토피드를 스크롤할 때 중요한 감각 정보를 놓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냄새를 캡처하는 기술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드는 그렇게 될 때까지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한다.후각을 오락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1933년 영화 제작자 아서 메이어는 뉴욕 리알토 극장에 향기 분사 기계 ‘스멜리스(Smellies)’를 설치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번 뿜어져 나온 향기를 없앨 방법을 찾지 못해 얼마 안 가 기계를 철수했다.그로부터 약 30년 뒤에는 ‘미스터리의 향기’라는 범죄 스릴러 영화에서 스멜-오-비전(Smell-O-Vision)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역시 실패로 끝났다. 영화 제작자 마이크 토드 2세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정교한 향기 분사기를 선보인 스위스 발명가 한스 라우베와 손잡고 기계 제작에 들어갔다. 이들은 1969년 미국 3개 도시에서 열린 ‘미스터리의 향기’ 시사회에서 원래의 기계보다 기능이 향상된 ‘스멜 브레인(smell brain)’을 선보였다. 와인과 파이프 담배, 기차 배기가스 등의 냄새가 작은 관을 통해 객석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의도했던 감각의 향연은 실현되지 않았다. 뿜어져 나온 냄새 입자가 공기 중에 남아 뒤섞이면서 관객의 옷과 객석 시트에 배어들었다.그러고 보니 스멜-오-비전을 변형한 존 워터스 감독의 오도라마(Odorama)도 있었다. 1981년 컬트 영화 ‘폴리에스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입됐던 시스템이다. 스크린에 번호가 뜰 때 관객이 갖고 있던 오도라마 카드의 해당 번호를 문지르면 그 장면에 적합한 냄새가 나도록 고안됐다. 2010년 타임지는 스멜-오-비전을 사상 최악의 발명품 50가지 중 하나로 선정했다.냄새를 오락에 접목시키려는 이전의 노력들이 번번이 실패로 끝났지만 에드워즈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오 미디어의 경우 향기 전달 체계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발전됐고 분사된 향기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오폰 속의 냄새 카트리지는 한번에 아주 적은 양의 냄새 입자를 분사해 약 10초 동안만 냄새가 지속되도록 디자인됐다. “이전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고 에드워즈는 말했다. “예를 들어 초콜릿 냄새가 완전히 사라진 뒤 삼나무 향을 맡을 수 있다. 두 가지 냄새가 뒤섞이지 않는다.”‘왜 그녀는 그의 스킨 냄새에 끌릴까: 후각심리학이 밝히는 세상의 블랙박스(What the Nose Knows: The Science of Scent in Everyday Life)’의 저자인 자칭 ‘향기 과학자’ 에이버리 길버트는 휴대가 가능한 오케이스의 특성이 이 플랫폼의 성공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오케이스는) 주머니 속의 향기 발생기”라고 그는 말했다. “무드 양초나 아로마 알람 시계, 디지털 뽕뽕 쿠션(위에 앉으면 방귀 소리가 나는 고무 쿠션)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길버트는 언제 어디서나 냄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메시지에 단순히 사진이나 비디오를 덧붙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140자 트윗으로 뉴스를 공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10초 간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 메시지의 개념이 딱 들어맞는 시대다.” ━ 스토리텔링 ‘체감’ 단계로 발전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미디어의 목표는 스마트폰에 푹 빠진 현대 사회에 물리적 환경을 되돌려주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오미디어가 사람들로 하여금 길을 가다가 멈춰 서서 장미꽃 냄새를 맡게 만들 거라고 말한다. 멜처 미디어의 창업자 찰스 멜처는 그런 아이디어에 이끌려 오북스 사업에 관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라디오와 TV, 넷플릭스가 나오기 전 스토리텔링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등 사람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멜처는 말했다. “이 기술은 우리를 다시 우리의 몸으로 되돌아가게 만들 것이다. 감각을 강조하고 참여를 유도한다. 사람은 외부 세계와 교류할 때 오감을 활용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은 ‘체감’이라고 부르는 단계로 발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오플랫폼은 우리를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떼어 놓는 또 다른 디지털 기술에 불과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바다 냄새를 맡으면 정말 전화기를 내려놓고 서핑하러 달려가게 될까?길버트는 현재 오노츠에서 사용 가능한 ‘식도락가용’ 냄새가 상업적 측면에서 근시안적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혁신을 통해 이 앱이 특정 목적에 사용될 수 있으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성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체취를 전달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만약 방금 샤워를 마친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비누 향 섞인 체취와 막 감은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를 보낼 수 있다면 강력한 메시지가 되지 않겠는가?”현재 오노츠 앱은 소수의 얼리 어답터들 사이에서만 이용되고 있지만 이미 향기를 덧붙인 셀카들이 홍수를 이룬다. ‘사프란’과 ‘딸기’ 향을 곁들인 십대 소녀의 웃는 얼굴 셀카, ‘비(rain)’ 냄새를 풍기는 20대 멋쟁이 청년의 셀카 등. 필드는 ‘스멜피(smelfies)’가 뜻밖의 반가운 결과라고 말했다. 오미디어의 이런 개성 넘치는 활용이 베이퍼 커뮤니케이션스가 이전에 모두가 실패한 냄새-오락 시장에서 살아남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 확실히 희망적으로 보인다. 셀카에 집착하는 요즘 문화는 미디어에서 아직 손대지 않은 마지막 감각을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 아닐까? 하지만 그 답은 우리의 코만이 알고 있다.- LINDSAY TUCKER NEWSWEEK 기자 / 번역 정경희

2015.08.24 12:05

6분 소요
여행의 ‘버킷리스트’ - 베를린(독일)

전문가 칼럼

휴가라면 꼼꼼하게 즐기고 시간 빠듯한 출장이라면 잠시라도 시간을 내 꼭 찾아가야 할 9개 도시의 90개 명소를 뉴스위크가 엄선했다 -Edited by ROB VERGER매첸슐레베를린의 중심가 미테 구역에서 생기 넘치고 예술적인 거리를 구경하자. 리니엔스트라세와 아우구스트스트라세가 대표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 유대인 여학생 기숙학교였던 매첸슐레가 전형적인 베를린식으로 재단장했다. 진지한 사고를 촉구하는 전시회와 칭찬이 자자한 닭고기 수프가 있는 카페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자.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의 손녀와 그녀의 60년지기 친구가 편찬한 감동적인 요리책 ‘오마와 벨라’를 뒤적여 보자. Auguststrasse 11-13; maedchenschule.org/en/home.html노이에오데사 바베를린은 아이디어로 번뜩인다. 사운드클라우드(온라인 음악 배급 플랫폼), 킨더페(온라인 탁아 서비스) 같은 유럽의 최고 인기 IT업체가 탄생한 곳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자본가들도 눈독을 들인다. 노이에오데사 바에서 모스크바뮬(보드카, 라임 주스, 진저 비어로 만든 칵테일)을 들이키다보면 유럽의 제2 마크 저커버그를 만날지도 모른다. 계산은 그에게 맡기도록! Neue Odessa Bar, Torstrasse 89마우어파크햇살이 좋다면 프렌츠라우어 베르크에 위치한 마우어파크로 가자. 베를린 장벽과 맞붙은 곳으로 경비병이 서독으로 탈출하는 동독인들을 사살한 ‘죽음의 띠’였다. 지금은 매주 벼룩시장이 열리고, 매달 두 번째 일요일엔 야외 가라오케가 펼쳐진다. 이 가라오케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심약한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한번에 500명 이상이 몰린다. U-Bahn station: Bernauer Strasse (U8)독일 연방의사당복구된 독일 연방의사당에 들어가려면 긴 줄에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런 수고를 면하려면 그 안에 있는 케퍼 식당에서 차 한잔을 마셔라. 그러면 옆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전망이 좋다. 슈프레 강변(과거 동-서독 국경이었다)에 베를린의 현대식 건축이 즐비하다. 의사당 꼭대기의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유리돔이 백미다. Bundestag Platz der Republik 1; feinkostkaefer.de/dt_bundestag10크로이츠베르크오라니엔스트라세 아래쪽에 베를린의 터키구역인 크로이츠베르크가 있다. 달콤하고 강한 터키 커피로 혈압을 올리면 백개먼 게임에서 돈을 딸 수 있을지 모른다. 현지인이 즐겨 찾는 스미르나 쿠루예미스도 가볼 만하다. 옛 이발소와 중고서점을 지나면 화려한 베르크만스트라세가 나온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거친 녀석들’을 찍을 때 여기서 케밥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Kuruyemis, Oranienstrasse 27그뤼네발트고속전철 S반(S7)을 타고 베를린 서부의 숲이 우거진 그뤼네발트를 찾아 보자. 위풍당당한 빌라와 회원 전용 테니스 클럽(러시아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이곳에서 테니스를 가르쳤다)을 돌아본 뒤 인근 숲속에서 멧돼지를 구경하자. 유대인 대학살 유적지가 이곳에도 있다. 베를린의 유대인 수천명이 나치 수용소로 출발한 그뤼네발트역 17번 플랫폼이 바로 그곳이다. 고속전철 요금: 2.40유로반제 호수그뤼네발트에서 두 정거장을 더 가면 반제호수가 있다. 호수변의 대저택에는 나치 지도부가 유대인 대학살 음모를 꾸민 곳이 있다. 섬뜩하지만 아름답다. 무료로 개방된다. Am Grossen Wannsee 56-58; www.ghwk.de로가키서베를린의 진수를 맛보려면 로가키 식당을 찾아라. 정부의 고위 관리부터 정부 보조금을 받는 서민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청어 맛을 보려고 길게 줄을 선다. 숙성시킨 고기부터 생고기까지 200종의 육류 중에서 마음대로 골라 배불리 먹을 수도 있다. 폴란드계 독일인 가족이 1928년 개장한 로가키 식당은 한주에 감자 샐러드를 2t이나 만들어낸다. Wilmersdorfer Strasse 145/46; rogacki.de카사 델 아바노쿠르퓌르스텐담 거리 부근의 사보이 호텔에 있는 카사 델 아바노는 베를린에서 최고의 위스키와 시가를 제공한다. 과거 소설가 헨리 밀러, 배우 그레타 가르보, 사진작가 헬무트 뉴튼이 단골 손님이었다. 미국인이 금수조치를 피하려고 도미니카에서 보낸 빈 박스에 쿠바산 시가를 넣어 들여왔다. 부근의 쇠네베르크에는 펑크 음악가 이기팝과 데이비드 보위가 같이 살았던 아파트가 있다. Fasanenstrasse 9; casadelhabano.de둥쉬안 베트남 시장베를린이 너무도 독일적이라고 느낀다면 리히텐베르크에 있는 이 베트남 시장을 찾아가 보라. 보석과 변좌부터 마네킹 머리와 고무닭까지 없는 게 없는 240개의 가게가 들어서 있다. 식당, 미용실, 네일 살롱, 여행사도 즐비하다. 프랑스와 베트남의 퓨전 음식이 당긴다면 바반베가 제격이다. 쌀로 만든 바게트 빵 샌드위치가 일품이다. Herzbergstrasse 128-139; dongxuanberlin.de. Tucholskystrasse 18-20; babanbe.com

2013.02.05 17:19

3분 소요
[travel] GLOBAL 100 - Perfect 100

산업 일반

‘인적 드문 곳’의 여행은 잊어버려라.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쿄까지 뉴스위크가 찾아낸 명소 100. 곧 다가올 여름 휴가를 미리 떠나보자 Edited by ROBERT VERGER 샌프란시스코 SUSAN MACTAVISH BEST금문교(Golden Gate Bridge) 금문교를 건너다 보면 샌프란시스코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다. 아침 일찍 관광객이 몰려들기 전, 걸어서 또는 달려서 다리를 건너거나 소살리토에서 페리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가보자. 다리 아래를 통과하며 올려다 보면 그 놀라운 규모가 감동적이다.임페리얼 스파(Imperial Spa) 주중에 아침 일찍 이 전통 한국식 사우나에 가서 한국 노인들과 함께 목욕을 즐겨보자. 한증막과 황토방을 구비했고, 지압 마사지(등 위를 밟아주는 서비스 포함)와 각질제거는 피로를 한방에 날려준다. 괜한 상상은 마시라. 남녀 스파가 따로 있다.1875 Geary Boulevard; imperialdayspa.com폴라리카(Polarica) 저녁 파티에 훈제 꿩고기, 멧돼지 갈비, 악어 소시지, 송로 버섯, 야생 버섯을 먹고 싶다고? 동물 박제가 가득한 이 가게에 가든지, 온라인으로 주문하라. 주의: 주고객이 식당 업주이기 때문에 대량 구매만 가능하다. 105 Quint Street; polaricausa.com검프스(Gumps) 이곳은 150년 이상 가정용 장식품을 판매해 왔다. 정교한 비취 제품을 비롯해 결혼 선물과 답례품으로 선택할 만한 상품이 많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멋진 눈요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 선물가게에는 매력적인 향기가 은은히 풍긴다.135 Post Street; gumps.com우드하우스 피시 컴퍼니(Woodhouse Fish Co.) 맥니븐 형제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수수한 해물 식당 체인을 운영한다. 훌륭한 메뉴에 착한 가격으로 인기다. 굴, 게, 대합-바다가재 샌드위치,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치오피노(해물탕)가 유명하다. 예약은 받지 않는다. 늘 분주하고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빨리 움직인다.2073 Market Street & 1914 Fillmore Street; woodhousefish.com웨스트 코스트 라이브(West Coast Live) 두 시간짜리 라디오 공개방송이다. 이 버라이어티쇼는 지난 20년 동안 샌프란시스코의 다양한 장소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세지 톰슨이 대본 없이 진행하는 이 방송은 유명 코미디언, 작가, 음악가, 그리고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주말 오전에 진행되는 공개방송을 찾아가 출연자들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wcl.org에딘버러 캐슬 퍼브(Edinburgh Castle Pub) 포크 스트리트 중간에 있는 스코틀랜드식 술집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어빈 웰시, 앨런 블랙, 존 멀리건, 포 브론슨 같은 작가가 이곳에서 낭독회와 토론을 진행하면서 현지 지식인들 사이에 잘 알려졌다. 자주 열리는 문학행사와 토론회는 늘 개방돼 있다. 술값이 그리 비싸지 않고 특히 위스키 종류가 많다. 950 Geary Street; castlenews.com케이블카 클로디어스(Cable Car Clothiers)1939년부터 샌프란시스코 금융가에 자리잡은 전통 영국식 남성복 가게다. 스포츠코트, 와이셔츠, 나비 넥타이, 지팡이, 모자, 액세서리가 너무도 다양하다. 사파리 복장이든 클럽 패션이든 주말의 간편복이든 원하는 모든 옷이 구비돼 있다.200 Bush Street; cablecarclothiers.com미캐닉스 인스티튜트 라이브러리 앤 체스룸(Mechanics Institute Library and Chess Room) 19세기부터 이곳에서 체스 경기가 열렸다. 요즘은 이곳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평온한 쉼터다. 은퇴한 남자들이 신문을 읽으며 졸고, 머리 좋은 젊은이가 체스 게임에서 이기려고 애쓴다. 문학과 영화 행사가 자주 열리며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 하루 이용료 12달러. 57 Post Street; milibrary.org카툰 아트 뮤지엄(Cartoon Art Museum) 근처에 더 큰 미술관(SFMOMA 등)이 많아 현지인이나 관광객이 자주 그냥 지나치지만 만화 컬렉션으로는 미국 최대 규모다. 6000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며 만화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회, 워크숍, 강연이 열린다.655 Mission Street; cartoonart.org뉴욕 CHARLES DUBOW티파니(Tiffany & Co.) 티파니는 지금도 1%(예전엔 그냥 ‘부자’라고 불렀다)가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고 찾는 곳이다. 약혼 반지부터 결혼 선물 식기, 아기 딸랑이 은장난감, 샴페인 플루트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아침’을 제공하지는 않는다.727 Fifth Avenue; tiffany.com센트럴 파크(Central Park) 현대조경의 창시자 프레드릭 옴스티드와 건축가 캘버트 보의 걸작품인 이 공원은 면적이 3.4㎢나 되고 구불구불한 산책로, 웅장한 풍경, 운동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콜롬부스, 셰익스피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의 조각상이 즐비하다. 스케이트도 타고 자전거도 탈 수 있으며, 델라코트 시계탑의 시간 알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맨해튼의 ‘비밀스럽지 않은’ 정원이다.centralparknyc.orgPJ 클라크(P.J. Clarke’s) 3번가에 있는 이 바는 매일 새벽 4시까지 영업한다. 뉴욕에는 더 비싼 버거도 많지만 이곳의 맛이 최고다. 주식당은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다리기 싫다면 위층의 사이드카에 테이블을 예약하라.915 Third Avenue; pjclarkes.com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Peter Luger Steak House) 오래 전부터 대다수 맨해튼 주민이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동네에 가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이 식당 때문이었다. 스테이크가 그만큼 일품이다. 이제는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동네라 다른 좋은 식당도 많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피터 루거를 찾는다. 신용카드도 받지 않고 종업원도 퉁명스럽지만 말이다.178 Broadway, Brooklyn; peterluger.com카네기 홀(Carnegie Hall) 성공한 무용수나 가수만이 카네기 홀 무대에 선다. 비틀스부터 베이시(재즈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까지 여러 세대의 뮤지션들이 이 무대에 오르기를 꿈꿨다. 그리고 이곳에선 거의 매일 밤 그런 꿈이 실현된다.881 Seventh Avenue; carnegiehall.org라오(Rao’s) 단골이나 유명인사가 아니면 테이블을 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스트 할렘 구역에 있는 이 이탈리안 식당은 테이블이 10개뿐이고 각 테이블에 하룻밤 한 차례씩 만 손님을 받는다. 운이 좋은 날이라고 생각되면 잘 갖춰 입고 바에 자리를 차지하라. 구운 지티(속이 빈 파스타)나 레몬 치킨 같은 최고 요리를 약간씩 맛볼 수 있을지 모른다.455 East 114th Street; raos.com프리크 컬렉션(The Frick Collection) 5번가의 마지막 남은 대저택 중 하나를 차지한 이 아담한 미술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소장품에 뒤지지 않는 작품들을 전시하지만 규모는 작다. 철강 사업가 헨리 클레이 프리크의 개인 소장품이었던 작품 중에는 렘브란트, 홀바인, 고야, 터너가 포함된다.1 East 70th Street; frick.org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바(Grand Central Oyster Bar and Restaurant) 그랜드 센트럴 역 중앙의 둥근 타일 천장 아래 자리잡은 이 식당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뉴욕에서 가장 신선한 해물 요리를 제공해 왔다. 대리석 런치 카운터에 가서 오이스터 팬 로스트를 주문하고 김이 무럭무럭 나는 그 요리에 차가운 맥주를 곁들이면 그만이다.89 East 42nd Street; oysterbarny.com21 클럽(21 Club) 젊은 아가씨들이 반할 만한 점잖은 중년 신사처럼 이곳은 예스러운 격조와 스타일을 풍긴다. 과거 주류 밀매점이었던 이곳에서는 마티니가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굴이나 도버 서대기 요리가 뉴욕에서 최고다.21 West 52nd Street; 21club.com칼라일 호텔(The Carlyle Hotel)뉴욕에서 가장 오래되지도 가장 크지도 않지만 가장 세련된 호텔이다. 유명인사들이 최고 수준의 사생활 보호와 서비스를 원할 때 묵는다. 밤에 굳이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다. 아래층의 베멜먼스 바에서 생음악과 멋진 벽화, 최고의 칵테일을 제공한다.35 East 76th Street; rosewoodhotels.com/carlyle리우데자네이루 MAC MARGOLIS콘페이타리아 콜롬보(Confeitaria Colombo) 바닥이 온통 거울이고 자카란다 나무로 만든 의자를 갖춘 아르누보식 식당이다. 지난 세기에 시인, 정치인, 왕족이 이곳의 스테인드 글라스 천공광 아래 모여 에스프레소와 진기한 요리를 들며 세계의 문제를 논의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곳에서 아마존의 과일로 만든 바쿠리 소르베에 반했다고 한다. 지금은 누구나 느긋하게 이곳의 요리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Rua Gonçalves Dias 32;confeitariacolombo.com.br/siteen슈거로프(Sugarloaf) 코르코바도 산의 거대한 그리스도상 때문에 위축돼 보이긴 하지만 보타포구 만에서 우뚝 솟은 이 돔 모양의 화강암 바위산은 관광객들에게 떠밀리지 않고 멋진 경관과 리우 최고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산 아래에선 자연 그대로의 우림과 파도가 부숴지는 바다 사이에 난 산책로가 유혹한다. 소르베테 브라실에서 망고와 생강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하자.bondinho.com.br라파(Lapa) 리우의 고풍스러운 동네로 삼바와 구슬픈 음악 쇼리뉴의 요람이다. 최근에는 선구적인 사업가들이 떠오르는 뮤지션들을 동원해 그 전통을 부활시켰다. 루아 도 라브라디우에 있는 리우 세나리움은 3층짜리 박물관을 최신 유행의 나이트클럽으로 개조한 곳이다. 몸이 들썩인다면 댄스홀 에스투단티나를 찾아가 보라. 생음악에 맞춰 빙그르르 돌고 미끄러지는 춤을 즐길 수 있다.Praça Tiradentes 79;estudantinamusical.com.br산타 테레사 호텔(Hotel Santa Teresa) 산타 테레사는 과거 도시 쇠락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다시 활짝 피어났다. 이 언덕 위 동네의 보석은 산타 테레사 호텔이다. 교양 있고 세련됐으며 비싼 이 호텔은 최고의 프랑스식 브라질 요리를 자랑한다. 검은 열대 견목과 구운 벽돌로 지어져 예전 식민지 커피농장을 떠올리게 한다.Rua Almirante Alexandrino 660;santa-teresa-hotel.com시립 극장(Theatro Municipal) 파리 오페라 극장의 축소판으로 도심의 스모그와 콘크리트 숲을 내려다 본다. 리우 최고의 클래식 음악과 발레 공연장이다. 리우의 엘리트들이 청동, 대리석, 금박을 수입해 지었다. 거대한 둥근 스테인드 글라스 천장은 리우의 뜨거운 햇볕을 차단한다.Praça Marechal Floriano, Centro;www.theatromunicipal.rj.gov.br훼이조아다(Feijoada)검은콩에 소시지, 훈제고기, 돼지고기, 향료 등을 넣어 끓인 스튜로 브라질의 대표 요리다. 미국에선 훼이조아다가 일반적인 라틴 요리와 ‘솔푸드(soul food, 흑인 전통요리)’의 중간에 위치한다. 그러나 브라질에선 국민요리로 리우의 모든 고급식당의 기본을 이룬다. 티아 수리카 식당이 그중 최고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 삼바 생음악과 함께 음식을 제공한다.Rua Álvaro Alvim 33/37;rivalpetrobras.com.br/tia_surica.html상벤투 수도원(Mosteiro de Sao Bento) 1590년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이 과나바라 만이 내려다 보이는 절벽 위에 지은 수도원이다. 브라질의 식민지 시대 수도원 중 가장 인상 깊은 곳 중 하나다. 겉은 고풍스럽고 소박해 보이지만 내부는 금박과 프레스코 벽화를 이용한 화려한 바로크 장식으로 돼 있다. 일요일 미사에선 그레고리오 성가를 감상할 수 있다.Rua Dom Gerardo, 68, Centro; osb.org.br이파네마 해변(Ipanema)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한 유명한 보사노바 노래 ‘이파네마의 처녀’의 주인공은 지금은 할머니가 됐다. 하지만 그 다음의 이파네마 처녀 또는 총각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이 끊이지 않는다. 리우 시민들이 좋아하는 스포츠가 이곳에서 ‘사람구경하기’다. 아르포아도르와 포스투9 사이에 파라솔을 세워라.시티우 부르레 마르크스(Sitio Burle Marx) 브라질의 유명한 조경건축가 로베르투 부를레 마르크스가 지은 정원이다. 극락조, 거대한 만다카루 선인장, 이국적인 꽃이 가득하다. 브라질 최대의 식물원 중 하나로 3500종이 재배된다. 식물학자들이 즐겨 찾지만 관광객도 합류할 수 있다.Estrada Burle Marx 2019;sitioburlemarx.blogspot.com비라(Bira) 난초를 실컷 구경한 뒤 서쪽으로 향하면 목걸이 모양인 리우의 대서양 해변이 좁은 반도로 이어지며 나른한 어촌 마을들이 나타난다. 그곳에 있는 비라는 리우의 최고 파워런치(실세들의 점심)로 유명한 식당이다. 브라질의 부자들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우림 속의 넓은 데크에 앉아 카이피리냐(브라질 칵테일)와 모케카스(해물 스튜)를 즐기며 주말을 느긋하게 보낸다.Estrada da Vendinha, 68-A런던 BRUCE PALLING존 손 경 박물관(Sir John Soane’s Museum) 19세기 건축가 존 손 경이 국가에 기증한 박물관이다. 홀본의 킹스웨이 뒤쪽 링컨스 인 필드 근처에 있다. 자신이 직접 지은 건물을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귀중한 소장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개조했다. 입장료는 없으며 매달 첫 화요일 저녁에는 촛불을 밝히고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인다.13 Lincoln’s Inn Fields; soane.org햄스테드 히스(Hampstead Heath) 런던 시가지가 가장 잘 내려다 보이는 넓고 숲이 우거진 공원이다. 수 세기 동안 예술가와 작가만이 아니라 시민들도 산책하러 즐겨 찾았다. 공원 안의 햄스테드 연못은 연중 내내 강인한 사람들이 수영을 즐긴다. 공원 한가운데 위치한 켄우드는 런던에서 가장 웅장한 별장 건물로 렘브란트 자화상을 비롯한 많은 미술품을 전시한다.룰스 레스토랑(Rules Restaurant)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중 하나로 금박 액자의 그림, 지붕 랜턴, 대리석상 등 빅토리아 시대의 우아한 장식을 그대로 보존했다. 사슴, 토끼, 뇌조, 도요, 쇠오리 등 제철 사냥감 요리로 유명하다. 잉글랜드 북부에 있는 농장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사용한다. 블랙 푸딩(소시지의 일종)을 곁들인 야생 토끼 요리, 사슴고기 스튜, 토스트에 얹은 메추라기 구이 같은 전통 요리를 즐겨 보자.35 Maiden Lane; rules.co.uk헤이우드힐 서점(Heywood Hill Bookshop)메이페어에 있는 이 작은 서점은 세계 곳곳의 여유 많은 사람들에게 문학과 논픽션 책을 제공한다. 유명한 소설가 낸시 미트포드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이곳에서 일했고 영국 귀족들과 덴마크 여왕이 이 서점에서 책을 구입했다. 이곳의 직원은 뛰어난 문학 지식으로 유명하다.10 Curzon Street; heywoodhill.com와핑 프로젝트(The Wapping Project) 이스트엔드의 템스 강 부근에 있는 이 옛 유압 펌프 시설은 19세기 런던 중심부의 수력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켰다가 30여 년 전 폐쇄됐다. 이제 이 공간은 첨단 미술관과 식당으로 활용된다. 사용되지 않는 유압 펌프 기계는 터빈실에 있다. 구내에 서점도 있다.thewappingproject.com레드처치 스트리트(Redchurch Street in Shoreditch) 쇼어디치는 런던의 유행 첨단 지역으로 변신 중이다. 레드처치 스트리트의 가게들은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경향을 띤다. 라디오 런던 미장원 겸 미술관, 영화도 상영하는 오빈 앤 윌스 옷가게 등. 첨단 칵테일 바 라운지러버도 유명하다. 런던에서 가장 유행에 민감한 회원 전용 클럽 쇼어디치 하우스가 모퉁이를 돌면 바로 나온다.코톨드 미술관(The Courtauld Gallery) 영국 최고인 코톨드 미술연구소의 일부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규모 미술관으로 꼽힌다. 브뤼헐, 크라나흐부터 반 고흐, 세잔까지 다양한 작품을 소장한다. 왕립미술원이 피카딜리로 옮기기 전에 위치했던 곳으로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단으로 이어진다.Somerset House, The Strand;courtauld.ac.uk/gallery/index.shtml포토벨로 로드(Portobello Road in Notting Hill) 노팅힐의 포토벨로 로드는 매주 토요일이 되면 활기를 띤다. 시민과 관광객 수천 명이 나와 과일과 채소, 중고품 옷, 골동품 등 눈에 띄는 모든 것을 산다. 약 2㎞ 길이인 이 도로에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됐고 가장 안락한 영화관 일렉트릭 시네마도 있다(주문 제작한 발판 달린 가죽 의자를 자랑한다).베리 브러더스 앤 러드(Berry Bros. & Rudd Wine Merchants) 17세기 말 세워진 와인 판매업체로 창업 장소인 세인트 제임스 궁 맞은편의 건물에서 계속 영업해 왔다. 사이먼 베리가 회장이다. 고급 와인 전통의 기둥이지만 전통 깊은 와인 판매점 중 온라인 판매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도쿄, 상하이, 홍콩에 지점을 갖고 있다.3 St. James’s Street; bbr.com웨스트민스터 대성당(Westminster Abbey) 이곳에서는 성가가 1000년 이상 울려 퍼졌다. 대중도 매일 열리는 합창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곳의 합창단은 소년 30명과 성인 12명으로 구성되며 지난해의 윌리엄 왕자 결혼식 같은 행사에도 참여한다. 거의 모든 영국 왕이 이곳에서 대관식을 거행했고 또 이곳에 묻혔다.Parliament Square; westminster-abbey.org/music/choral-services파리 TRACY MCNICOLL룩상부르 정원(Jardin du Luxembourg) 장난감 배를 빌려 막대기로 저어 연못의 분수대 주변을 도는 사람, 유유자적하게 헤엄치는 오리, 조랑말 타기, 양봉 학교, 페탕크(철구슬 치기 놀이), 체스 두는 사람들, 키스하는 연인들, 아이스크림 노점상, 인형극장, 연주대, 잔디밭을 차지한 소풍객 등. 인간 만사를 그린 장 자크 상페의 삽화가 현실로 나타난 듯한 곳이다.6th arrondissement; senat.fr/visite/jardin오랑제리 미술관(Musée de l’Orangerie) 클로드 모네의 거대한 ‘수련’ 연작(높이 2m, 길이 100m)이 두 개의 흰 타원형 방에서 자연광의 변화를 따라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6년의 개조 작업을 마치고 2006년 다시 문을 연 뒤로 미술관을 찾지 않았다면 자연광에 애착을 가진 이 거장의 작품을 이처럼 실감나게 감상하진 못했을 것이다.Jardin des Tuileries, 1st arrondissement; www.musee-orangerie.fr라 클로세리 데 릴라(La Closerie des Lilas) 유명하고 아름답지만 아늑하고 친근한 오래된 카페 겸 식당이다. 졸라, 세잔,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등이 이곳을 즐겨 찾고 여기서 작품을 쓰기도 했다. 지금도 정치인과 문학인들이 많이 찾는다. 테라스와 몽파르나스로를 분리하는 생울타리가 무례한 관광객들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식당차 분위기가 나는 브라세리에서 그 유명한 스테이크 타르타르를 맛보자.171 Boulevard du Montparnasse,6th arrondissement; closeriedeslilas.fr몽파르나스 타워(Tour Montparnasse) 에펠탑을 올라가서 파리를 구경하려 해도 에펠탑밖에 보이지 않는다. 좀 더 현대적인 몽파르나스 타워의 전망이 훨씬 낫다. 이 마천루 꼭대기에서는 센 강 좌안의 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33 Avenue du Maine, 15th arrondissement; tourmontparnasse56.com앙팡 루즈(Marché des Enfants Rouges) ‘붉은 아이들의 시장’이라는 뜻이다. 16세기 그곳에 있었던 고아원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부르주아 보헤미안 풍인 마레 지구 북부의 역동적인 중심지다.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북적대고 수많은 작은 식당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즐길 수 있다.39 Rue de Bretagne, 3rd arrondissement르 그랑 베푸르(Le Grand Véfour)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중 하나이며 세계 최초의 식당 중 하나로 팔레 루아얄 정원의 회랑 아래서 우아하게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붉은 벨벳 의자와 금박 프레스코 벽화로 우아하면서도 퇴폐적인 분위기가 난다. 스타 요리사 기 마르탱은 고추냉이, 유자, 향신료를 적절히 이용해 클래식이 반드시 고루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17 Rue de Beaujolais, 1st arrondissement; grand-vefour.com라 그랑 모스케 드 파리(La Grande Mosqu ée de Paris) 첨탑과 녹색 타일 지붕의 이 이슬람 사원은 1926년부터 파리 식물원(Jardin des Plantes) 맞은 편의 주요한 지형지물이었다. 정원 마당에서 페이스트리나 달콤한 민트차, 또는 과일맛 나는 물담배를 맛보고, 식당에서 양고기찜을 먹어 보자. 하맘(터키식 목욕탕)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피로를 풀자.39 Rue Geoffroy-Saint-Hilaire, 5th arrondissement; la-mosquee.com라 파고드 시네마(La Pagode Cinéma) 이 영화관은 일본식 정원과 파티오 티룸으로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1890년대에 르봉 마르셰 백화점의 주인이 아내에게 선물로 이 탑을 지어주었지만 그녀는 결국 그를 버리고 떠났다. 1931년부터 영화관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212석의 ‘일본관’은 정교한 용과 공작 벽화로 깊은 인상을 준다.57 bis Rue de Babylone, 7th arrondissement; etoile-cinemas.com콩코드 광장의 대관람차(La Grande Roue Place de la Concorde) 최근 샹젤리제에서 가장 긴 줄을 서는 곳은 마크스 앤 스펜서와 아베크롬비 앤 피치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샹젤리제를 좀 더 낭만적으로 보려면 콩코드 광장의 회전 대관람차가 제격이다. 여름이면 인근의 튈러리 정원에 세워지는 다른 관람차도 환상적인 경관을 보여준다.Place de la Concorde, 8th arrondissement생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 온화한 저녁이면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 구븐에서 파리의 북동쪽으로 흐르는 옛 산업 운하를 따라 소풍 나오는 사람이 많다. 연인들은 물에 발을 담그고 여러 명이 모이면 자갈밭에 담요를 깔고 앉는다. 현지의 한 피자 전문점은 야외까지 자전거로 배달한다. 그러나 근처 식당을 찾아가는 것도 재미다.Quai de Valmy and Quai de Jemmapes, 10th arrondissement베이루트 MICHAEL YOUNG알베르고 호텔(The Albergo Hotel) 베이루트에서 가장 유명한 이 부티크 호텔은 아슈라피에 구역의 서쪽 끝 압델 와합 알 잉글리지 로에 있다. 나폴레옹 3세의 접견실부터 고급 객실과 스위트까지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1층에는 베이루트 최고의 이탈리안 식당 알덴테가 있다. 하지만 실외 테이블 이용이 가능한 여름철에는 맨 꼭대기층의 레스토랑-바가 인기다.albergobeirut.com바스타(Basta)바스타는 베이루트에서 가장 오래 된 저소득층 거주 구역이다. 레바논의 부르주아들이 진품 아르데코 가구 등 골동품을 사러 이곳을 자주 찾는다. 싼 가격을 원한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게 낫다. 하지만 서로 적정한 수준으로 흥정이 가능하며 작은 장식품 사이에서 괜찮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블루노트 카페(The Blue Note Café) 레바논에 내전이 기승을 부리던 시절 블루노트는 전쟁을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재즈와 좋은 음식을 제공했다. 이 식당 겸 야간 재즈 클럽은 아름다운 아메리칸대의 베이루트 캠퍼스에서 한 블록 거리에 있다. 연주는 대부분 현지인들이 하며 만족할 만한 레바논 가정요리를 선보인다.Makhoul Street; bluenotecafe.com부르지 하무드(Bourj Hammoud) 베이루트의 서쪽 끝에 위치한 이 저소득층 동네는 1917년의 대학살 후 아르메니아인들이 정착했다. 각 도로도 아르메니아 도시, 마을, 또는 저명한 장소의 이름을 땄다. 저렴한 쇼핑에 적합한 곳이며, 그 부근에 여러 민족이 살기 때문에 레바논 사회의 복잡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배가 고프면 바루지를 찾아가라. 골목길 깊숙이 숨어 있는 작은 아르메니아-레바논 식당은 레바논의 드루즈족 지도자 왈리드 줌블라트가 즐겨 찾는 곳이다.코니시(The Corniche) 야자수가 늘어선 이 베이루트의 해변 도로에서는 새벽 4시에 하루 일상이 시작되는 듯하다. 일요일 아침이면 코니시는 이동하는 사교장으로 변해 베이루트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럴 때면 세이트 조지 호텔에서 아루세트 알바르(아랍어로 ‘바다의 신부’라는 뜻이다) 카페까지 걸어서 오가면 좋다. 다 걸은 다음 손수레에서 직접 짜 주는 오렌지 주스로 목을 축이면 피로가 가신다.사나예 정원(The Sanayeh Garden) 사나예는 서베이루트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겸 정원이다. 오스만 제국 시대인 1907년 만들어졌다. 1983년에는 이곳에서 공개 교수형이 행해졌다. 하지만 보통은 평온하다. 베이루트의 콘크리트 정글 속에 위치한 이 녹지는 시민들과 방문객에게 신선한 휴식처가 된다. 유명한 19세기 건축가 유세프 아프티모스가 술탄 압둘 하미드를 위해 만든 하미디예 분수가 인상적이다.스포츠 클럽(The Sporting Club) 수십 년 전 이곳은 레바논의 위엄 있는 중산층이 즐겨 찾는 해변이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허세나 저속함이 없다. 베이루트 내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해수의 질은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설이 상당히 넓은 수영장 세 곳이 그런 단점을 보완한다. 저녁의 지중해 전경은 고요함 그 자체다.알마나라 알술탄 브라힘(Al Manara Al-Sultan Brahim) 레바논에서 가장 유명한 생선 전문 식당으로 재건된 도심에 몇 년 전 문을 열었다. 레바논의 특유한 생선요리는 붉은 숭어 튀김(현지에서는 ‘술탄 이브라힘’이라고 부른다). 건강에 신경을 쓴다면 농어 구이가 제격이다. 이 식당의 별관 호모스 아카리에 가서 레바논 고유의 강한 술 아라크로 뒷마무리를 하자.Omar Daouq St., Bab Idriss;al-sultanbrahim.com경마장(The Hippodrome) 베이루트의 경마장 역사는 복잡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내전 당시 베이루트가 나눠진 경계선이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전쟁에 찌든 민간인이 아닌 아름다운 아라비아 말들이 소나무에 둘러싸인 그곳을 달린다. 경마장 곁에는 멋진 프랑스 대사관저가 있다. 오스만 제국 시절 카지노였고 1920년에는 레바논 독립이 선언된 곳이다.Abdullah Al Yafi Boulevard;beiruthor seracing.com국립 박물관(The National Museum) 경마장 곁에 위치한 국립 박물관은 수많은 유물을 소장한다. 특히 에시문 유적지에서 발굴된 페니키아 유물이 많다. 내전 당시 큰 유물들은 훼손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로 밀봉됐다. 매력적인 이집트식 건물 자체는 많이 훼손돼 전후 대대적으로 개조됐다.Pierre Gemayel Boulevard;beirutnational museum.com/e-histoire.htm모스크바 OWEN MATTHEWS붉은 광장(Red Square)대다수의 관광 명소는 사진으로 볼 때는 멋지지만 실제로 가보면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붉은 광장은 다르다. 탱크 사단이 지나가도 충분할 정도로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 ‘굼(GUM)’에 위치한 호화로운 카페 보스코에서 붉은 광장을 구경하기가 가장 좋다.산두노브스키 목욕탕(Sandunovsky Baths) 러시아식 사우나는 핀란드식보다 좀 더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즐거움도 크다. 120년 전부터 러시아의 상인들과 귀족들은 거대한 산두노브스키 목욕탕에서 사우나를 즐겨왔다. 제대로 하려면 자작나무 가지로 알몸을 아플 정도로 내려친 다음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맥주와 말린 생선이 기다린다.Neglinnana ul 14, str 3-7; sanduny.ru스트렐카(Strelka) 크렘린 바로 맞은 편의 ‘붉은 10월 초컬릿 공장’은 과거에는 따뜻하고 달콤한 냄새가 나는 증기를 내뿜었지만 지금은 모스크바에서 가장 첨단을 달리는 술집, 클럽, 디자인 스튜디오가 들어섰다. 그중 건축 디자인 학교인 스트렐카에는 실용적인 바가 있으며, 모스크바 최고의 옥상 식당이 붙어 있다. 여름이면 야외 강당에서 무료로 영화가 상영된다.14C5A, Bersenevskaya Embankment; strelkainstitute.com/en마스테르스카야(Masterskaya) 세상 물정에 밝은 모스크바 시민들이 찾아와 혁명을 논하는 곳이다. 19세기에 지은 목욕탕을 술집-식당-극장-예술공간-호텔로 개조했다. 지난 겨울 러시아의 새로운 민주화 운동가들이 이곳에서 반푸틴 시위를 계획했다. 이곳에 머물며 러시아의 시대정신을 맛보고 브로드스키의 작품을 읽거나 아방가르드 연극을 감상하자.Teatralny Proyezd 3 str 3;mstrsk.livejournal.com이즈마일로보(Izmailovo) 모스크바는 보통 규모의 기념품 시장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이즈마일로보는 주말에만 열리는 벼룩 시장이지만 동화 속의 거대도시를 꿈꾼다. 몇 년 전부터 이곳에 목재탑과 첨탑, 성벽, 둥근 지붕이 세워졌다. 털모자, 성상, 사모바르(찻물 끓이는 큰 주전자), 유리 가가린 포스터부터 전차 지휘관의 시계까지 소련식 싸구려 모조품 등이 인기다.Metro Partizanskaya카페 푸시킨(Café Pushkin)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활동했던 혁명 전 모스크바의 진수를 맛보려면 이곳을 찾아야 한다. 높은 책장과 반바지 차림의 웨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이곳은 1999년 만들어진 복제품이다. 하지만 모스크바 최고의 보르시치(쇠고기, 육수, 비트와 계란 설탕 등과 향신료를 첨가하여 만든 수프)와 피로시키(고기로 소를 만들어 넣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빵)를 자랑한다. 푸시킨 광장이 보이며 24시간 영업한다.Tverskoi Bul. 26a; cafe-pushkin.ru볼쇼이 발레(Bolshoi Ballet) 볼쇼이 극장은 6억 달러를 들여 6년의 개조 공사 끝에 지난해 가을 다시 문을 열었다. 19세기의 설계자들이 의도한 그대로 재현했다. 세심하게 복구한 벨벳 좌석, 제국주의 상징인 독수리상, 거대한 샹들리에에 감탄한 다음 최고의 기교를 자랑하는 세계 일류 발레를 즐기자.Teatralnaya Ploshad; bolshoi.ru/en크리샤 미라(Krysha Mira) 모스크바의 거부들과 그들을 좋아하는 여성들과 어울리고 싶다면 이 나이트클럽을 권한다. 러시아 신흥재벌 멋쟁이들을 구경하려면 주말 새벽 2시부터 아침 6시 사이에 가야 한다. 사람구경이 최고다. 고딕풍 탑 사이에 걸터 앉은 옥상 테라스는 동이 트면서 멋진 사람들이 뱀파이어처럼 흩어질 때 떠오르는 해를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다.Kutuzovsky Prospect 12/3; kryshamira.ru윈자보드(Winzavod) 거대하고 으스스한 폐기된 보드카 공장(모스크바의 명소는 탈산업주의 주제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에 자리잡은 윈자보드는 2만㎡ 면적에 여러 개의 영화관, 전시관, 카페를 갖춘 모스크바 최고의 현대예술 공간이다. 현재 일부 전시관에서는 정치시위와 관련된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4th Syromyatnicheskiy Lane, 1, str. 6; winzavod.ru/eng고르키 공원(Gorky Park) 모스크바 강을 따라 고르키 공원으로 가면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분다. 모스크바 강 5㎞를 따라 들어선 고르키 공원은 최근 새로 단장했다. 옛 귀족 저택과 강변 식당이 있고 올 여름 대규모 현대미술 전시관이 들어선다. 여름에는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고 랩톱 환경에 적합한 자리가 많다. 겨울에는 산책로가 범람해 모스크바 시민들은 1983년 영화 ‘고르키 공원’에서처럼 실제로 얼음을 지친다.뭄바이 NARESH FERNANDES월리 요새(Worli Fort) 1711년 영국 해군의 수병인 존 버넬은 이 요새에서 바라본 전망을 이렇게 표현했다. “앞바다에는 배가 항해하고 만과 메이헴 강 입구에서는 어선이 조업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 풍경은 2009년 논란 많은 반드라-월리 시링크 해상 다리가 완공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나 요새를 둘러싼 어촌의 생활 리듬은 옛날 그대로인 듯하다. 어부들이 그물을 수선하고 아내들은 시장에 물고기를 내다팔며, 사원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온다.브리타니아 앤 컴퍼니(Britannia and Company) 20세기 초 뭄바이 시민들은 페르시아에서 이민 온 조로아스터교 신자들이 세운 ‘이란식 카페’에서 차를 즐겼다. 노동자들은 그곳에서 맛있는 케이크와 우유를 탄 인도식 홍차를 먹었다. 브리타니아는 그중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카페 중 하나다. 이란에서 수입한 시큼한 매자로 맛을 낸 풀라오(볶음밥의 일종)가 유명하다. 점심 시간에만 문을 연다.11 Sprott Road, Ballard Estate시우리의 플라밍고(Sewri Flamingos) 지난 몇 십 년 동안 뭄바이에는 특이한 겨울 방문객들이 찾아 들었다. 플라밍고 떼다. 10월부터 3월까지 뭄바이 동부 해변의 혼탁한 시우리 만은 핑크색으로 뒤덮인다. 플라밍고가 비료와 석유화학 공장의 폐수로 오염된 물에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센트럴 레일웨이의 하버 라인을 타고 시우리 역의 동쪽 면으로 내리면 플라밍고 떼를 볼 수 있다.친치포클리 유대인 묘지(Chinchpokli Jewish Cemetery) 19세기 뭄바이에서 상업 활동으로 유명했던 바그다드 출신 유대인들의 묘지다. 이 묘지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입구의 추모비를 보고 놀랄지 모른다. 그중 다수는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숨진 친척과 친구들을 기린다. 인도가 유대인을 박해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증거다. 센트럴 레일웨이의 친치포클리 기차역 부근에 있다.판지라폴(Panjrapole) 옛 불레슈와르 구역의 골목길 깊숙이 자리잡은 판지라폴은 소, 토끼, 거위, 개를 위한 동물병원이다. 1834년 동인도회사가 뭄바이에서 눈에 띄는 모든 개를 사살하기로 결정하자 저명한 상인들이 동물 보호소로 세웠다. 지금은 거대한 애완동물원이다.Panjrapole Lane, CP Tank, Bhuleshwar뭄바데비 사원(Mumbadevi Temple) 뭄바이 수호여신을 모시는 사원이다. 도시 이름도 거기서 유래된 듯하다. 원래는 현재 뭄바이의 가장 분주한 기차역이 자리잡은 곳에 있었지만 19세기 초 도시개발 계획으로 이전했다. 소원이 성취되기를 원한다면 사원 난간에 은화 한 닢을 밀어 넣어라.Mumbadevi Road, near Zaveri Bazaar하버 바(Harbour Bar) 뭄바이의 최고급 호텔 타지 마할에 있는 이곳은 1930년대에 재즈 피아니스트들로 유명했다. 그 후 열기는 약간 식었지만 지금도 뭄바이의 상류층 사람들이 아라비아해를 바라보며 맛있는 칵테일을 마시러 즐겨 찾는 곳이다. 보수적인 가정의 자녀들이 맞선을 보거나 상견례하는 장소로도 애용된다.Taj Mahal Hotel, Colaba; tajhotels.com세인트 토머스 성당(St. Thomas Cathedral) 1718년 완공된 성공회 교회로 옛날에는 뭄바이의 도로표지판 중 다수가 이 교회까지의 거리를 표시했다. 시원한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돼 사가 지역의 야단법석에서 벗어나는 쉼터를 제공한다. 벽에 붙은 대리석판은 ‘백인의 짐(white man’s burden)’을 반추할 기회를 준다. 거기에는 18~19세기 식민지배 하에서 질병이나 분쟁으로 숨진 인도인들의 이름과 사건 내용이 적혀 있다.Horniman Circle, Flora Fountain;stthomascathedral.org닥터 바우 다지 라드 박물관(Dr. Bhau Daji Lad Museum) 원래는 1872년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으로 세워졌다가 개명했다. 주로 인도 서부의 과거 경제적 성과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2층은 식민 지배의 욕구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지방에 거주하는 다양한 부족의 모습(고유한 의상과 터번까지)을 진흙으로 빚은 조상이 가득하다.Jijamata Udyan, Byculla; bdlmuseum.org반강가(Banganga) 반강가는 최소한 7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희한한 사원 단지다. 뭄바이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비싼 구역 한복판의 수조 주위에 세워져 있다. 길일이 되면 순례자들은 수조에 몸을 담그고 하늘을 쳐다본다(인근의 마천루만 눈에 들어오겠지만). 반강가는 미래를 향해 무섭게 내달리는 도시에서도 옛 기억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다.상하이 DUNCAN HEWITT와이탄(外灘)황푸(黃浦)강 서안의 이 유명한 강변 지역은 최근 새단장을 마치고 보행자 친화적인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아르데코(1920~30년대 서유럽과 미국에서 발달한 장식적 디자인) 양식으로 지어진 피스 호텔 8층 레스토랑에서 이 호텔의 유명한 재즈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내려다보는 풍경은 기막히다. 옛 홍콩 상하이 은행 로비의 멋진 프레스코화를 구경한 다음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옛 상하이 클럽)에 다시 문을 연 롱바에도 들러보자.수조우(蘇州)천 주변와이탄 뒤쪽에 있는 록번드 미술관에서는 최첨단 미술 전시회와 강연이 열린다. 거기서 104년의 역사를 지닌 가든 브리지(花園橋)를 건너면 애스터 하우스 호텔이 나온다. 또 1934년 지어진 브로드웨이 맨션스 호텔과 1924년 건축된 인상적인 우체국, 1930년대 영국인 부동산업자 빅터 새순이 지은 임뱅크먼트 빌딩(한때 아시아 최대의 아파트 건물이었다)도 볼거리다.루지아주이(陸家嘴) 금융지구여행작가 잰 모리스는 이 금융지구의 건물들이 세계 현대 건축물 중에서 “가장 보기 흉하다”고 평했지만 이 지역은 신기한 매력이 있다. 진마오(金茂) 타워 56층의 그랜드 하야트 호텔에서 아트리움(건물의 중앙홀) 아래쪽을 내려다보면서 아찔한 쾌감을 느껴 보라. 그리고 바로 옆 세계금융센터(SWFC) 빌딩 100층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 보자. 전망대를 구경한 뒤 몇 층 아래 있는 파크 하야트 호텔로 내려가 이른 저녁을 먹어도 좋겠다. 그런 다음 지상에 있는 상하이 역사박물관으로 내려가면 오리엔털 펄 타워(東方明珠塔)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위위안(豫園) 공원과 구시가지 명(明)조 선비들의 정원이었던 위위안 공원은 매우 아름답다. 공원 밖에 있는 전통 찻집 후신팅(湖心亭) 티하우스도 꼭 가보자. 구불구불한 거리들이 이어진 허난(河南)로 서쪽의 이 지역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여승들만 기거하는 작은 불교사원들과 유교사원이 있는 이곳은 상하이의 진짜 ‘구시가지’다. 웨스트 호스(西馬)가, 우든 브리지(木橋)가 등 뭔가를 연상케 하는 거리 이름도 재미 있다.푸싱(復興) 공원옛 프랑스 조계지역에 있는 이 공원은 활기가 넘친다. 잘 손질된 나무 울타리와 상하이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주변에 난창(南昌)로, 시난(思南)로, 가오란(皐蘭)로 등 상하이에서 가장 걷기 좋은 거리가 있다. 가오란로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 건물은 1920년대의 어둠침침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가까운 곳에 ‘중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쑨이셴(孫逸仙)이 살던 집이 있다.런민(人民)광장이 광장은 예전에 경마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주변의 명소들을 둘러 보면 상하이의 역사를 꿰뚫어볼 수 있다. 상하이 박물관의 고대 유물부터 1930년대에 건축된 파크 호텔, 매우 현대적인 상하이 대극장, 그리고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의 미래지향적인 전시물들까지.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보려면 상하이 미술관 꼭대기에 있는 레스토랑 캐슬린5나 길 건너편에 아르데코 양식으로 복원된 그랜드 시네마의 테라스가 제격이다.M50 예술촌예전에 공장지대였던 모간산(莫干山)로 50번지가 상하이 예술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 디자인 스튜디오와 카페들, 아르데코 양식의 가구점, 서점이 들어섰고 갤러리는 50군데도 넘는다. 상ART/H-스페이스, 이스트링크, OV 갤러리, 스튜디오 루즈, 엡사이트, 아더 갤러리 등이 대표적이다. 길 건너편엔 사진가 출신의 스티븐 해리스가 설립한 멋진 사진 갤러리 M97이 있다.신티안디(新天地) 중국 공산당 창당의 현장은 현재 박물관이 됐다. 그리고 그 주변의 신티안디는 서구적인 낭만이 물씬 풍기는 지역이다. 한 거리에는 1920년대 상하이 고유의 시쿠먼(石庫門) 양식으로 지어진 옛 가옥들을 리모델링한 건물들이 모여 있다. 그곳에서 동쪽으로 두 블럭 정도 가면 둥타이(東台)로에 옛 상태 그대로 보존된 가옥들이 나타난다. 둥타이로에는 골동품 시장이 있는데 상품의 진위여부는 의심스럽지만 늘 재미 있는 곳이다.신화(新華)로 이전에 암허스트가로 불렸으며 한때 상하이 외곽에 융성했던 서구식 시가지 중 보존이 가장 잘된 곳이다. ‘태양의 제국’ ‘크래시’의 작가 J G 발라드가 어린 시절에 살던 집은 레스토랑이 됐다. 또 예전에 콜럼비아 서클로 불리던 211번가의 정원 딸린 집들에선 과거 서양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다.홍커우(虹口)구와 유대인 거주지역두오룬(多倫)로의 구불구불한 보행자 전용도로는 1930년대 문학과 정치 토론을 주도했던 작가들이 모여살던 곳이다. 중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현대작가 루쉰(魯迅)이 살던 샤닌(山陰)로의 가옥은 1936년 그의 사망 당시와 똑같은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거기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 창양(長陽)로에 있는 오헬 모셰 유대교 회당의 유대인 난민 박물관은 나치를 피해 상하이로 도망쳐 온 유대인 3만 명을 기리는 곳이다. 그 유대인들은 1941~45년 일본군에 의해 이 지역에 갇혀 살았다.도쿄 TAKASHI YOKOTA황궁황궁 내 대부분 지역은 일반인이 들어가 볼 수 없지만 동쪽 정원인 히가시교엔(東御苑)은 공원으로 만들어져 대중에 공개된다. 이 공원은 사계절의 변화를 뚜렷이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벚꽃 피는 봄이 가장 아름답다. 하지만 도쿄의 바쁜 일상을 떠나 잠시 쉬기엔 언제나 안성맞춤이다.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황궁 주변을 도는 5km 조깅 코스가 인기다.긴자(銀座)도쿄에서 가장 우아한 지역으로 뉴욕의 5번가에 비견된다. 와코(和光) 백화점의 시계탑은 이 거리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대표한다. 일부 주민(특히 나이 든 세대)은 세계 유명 브랜드 매장들이 긴자의 독특한 분위기를 해친다고 불만을 표한다. 하지만 긴자는 백화점, 양복점, 식당, 바 등 모든 게 최고다.아사쿠사(淺草)시부야(澁谷)가 컴퓨터 신세대를 대표하는 지역이라면 아사쿠사는 그 반대다.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시설 등으로 조잡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지역 전체에 걸쳐 전통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센소지(淺草寺)와 아사쿠사 신사는 대표적인 명소다.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나카미세(仲店) 상점가로 가라. 공예품부터 싸구려 미술품까지 없는 게 없다.긴자 텐더도쿄는 세계의 음식 수도로 통하지만 칵테일로도 유명하다. 도쿄의 바텐더들은 칵테일 셰이킹(혼합방식)을 절묘한 기술로 발전시켰다. 유명 바텐더 가즈오 우예다가 운영하는 긴자 텐더에 가면 최고의 기술을 볼 수 있다. 우예다는 ‘하드 셰이크(hard shake)’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술 속에 미세한 공기방울을 섞는 기술인데 더 부드럽고 균형잡힌 맛을 낸다.추오구 긴자 6-5-15 긴자 노가쿠도 빌딩메이지(明治) 신궁 메이지 신궁은 유행의 거리 하라주쿠(原宿) 바로 옆에 있다. 하지만 신궁을 둘러싸고 있는 고요한 상록수 숲에 들어서면 그곳이 도쿄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신궁 방문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특별 기도 프로그램에 등록하라. 신비스러운 의식에 참여하면서 미래의 행운을 빌 수 있다. 참가비는 다소 비싸지만(60달러) 그만한 가치가 있다.시부야구 요요기가미조노초 1-1데파치카데파치카는 ‘백화점 지하’라는 뜻이다. 도쿄의 거의 모든 백화점이 지하에 거대한 음식 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음식에 열광하는 나라라는 사실을 입증한다고나 할까? 이 식도락가들의 천국에는 온갖 맛있는 음식과 달콤한 디저트를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이케부쿠로(池袋)의 세이부(西武)백화점, 신주쿠(新宿)의 이세탄(伊勢丹) 백화점, 니혼바시(日本橋)의 다카시마야(高島屋) 백화점에 있는 데파치카가 특히 유명하다.임페리얼 호텔이 전설적인 호텔은 친절의 개념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이곳 손님들은 마치 왕족처럼 대접받는다. 황제의 호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125년의 역사를 지닌 이 호텔은 세계 유명인사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 등이 이곳에 투숙했다.치요다구 우치사이와이초 1-1츠키지(築地) 시장세계 최대의 수산시장으로 새벽 5시~6시 30분에 가면 북새통 속에서 대형 참치가 경매되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다. 경매가 끝난 다음엔 초밥으로 아침을 먹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츠키지 시장은 경매뿐 아니라 경매장 밖의 조가이(場外) 시장으로도 유명하다. 다양한 해산물 음식과 일본 최고의 식칼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신주쿠 골든가이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암시장이었던 이곳에 작은 술집들이 들어서면서 지난 50년 동안 작가와 예술가들의 집합소 같은 역할을 해왔다. 다 쓰러져가는 작은 술집 200여 개가 모여 1950년대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최근 나이 든 주인들이 가게 문을 닫으면서 옛 모습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골든가이는 신주쿠의 홍등가에 있기 때문에 숫기 없는 사람들이 찾아가기엔 적절치 않을 듯하다.아키하바라(秋葉原)아키하바라는 오랫동안 전자제품의 메카로 알려져 왔다. 한마디로 그곳에 가면 구하지 못할 전자제품이 없었다. 일본 최대의 전자제품 상점 요도바시 카메라 본점도 이곳에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은 아니메와 망가, 비디오게임 등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오타쿠(특정 분야에 광적 취미를 가진 사람)’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2012.04.17 13:59

26분 소요
[MODERN BLUE BLOOD] 프랑스 아르노 가문

자동차

베르나르 아르노(63) 회장은 프랑스 기업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 최고의 부자다. 410억 달러 재산으로 포브스가 선정한 2012년 억만장자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아르노는 파리에 본사를 둔 프랑스계 다국적 명품 그룹 LVMH와 패션·액세서리 그룹인 크리스찬 디올의 소유주다. 회장 겸 CEO를 맡아 실질적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아르노는 디올의 대주주이고, 디올은 LVMH의 주식 42.36%를 소유하고 있다.LVMH란 이름은 패션·액세서리 업체인 루이뷔통과 명품 샴페인인 모에 샹동, 그리고 코냑 브랜드인 헤네시의 머리글자를 합친 것이다. 이 회사는 1971년 아르노 회장이 모에 샹동사와 헤네시를 합친 회사를 87년 루이뷔통과 다시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LVMH는 이후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거쳐 현재 60여 개의 브랜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재산 410억 달러로 세계 부자 4위LVMH의 명품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회사의 제품 하나만 가져도 가슴이 뿌듯해지는 고가 브랜드가 도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액세서리 브랜드로는 루이뷔통, 지방시, 마크 제이콥스, 겐조, 로에베, 셀린느, 펜디 등이 있다. 하나같이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고급 브랜드다. 향수 브랜드로는 겔랑, 크리스찬 디올, 불가리, 아쿠아 디 파르마 등이 있다. 세계 향수의 역사를 써 온 유명 브랜드 일색이다. 시계와 보석 브랜드도 빠질 수 없다. 세계적 보석 브랜드인 쇼메를 비롯한 위블로·제니스·태그호이어 역시 LVMH 소유다.고급 술 브랜드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모태가 주류기업인 LVMH만의 특징이다. 샴페인 브랜드인 모에 샹동·크뤼그·뵈브 클리코·메르시에, 와인 브랜드인 샤토 디켐, 코냑 브랜드인 헤네시, 위스키 브랜드인 글렌모렌지, 보드카 브랜드인 벨베드르를 포함한다.아르노 회장은 유통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세계적 면세점과 럭셔리 제품 체인인 DFS 갤러리아, 전 세계 17개국에 750개 점포가 있는 화장품 체인점 세포라, 세계 최초의 백화점으로 알려진 파리의 르봉마르셰 등이 LVMH의 유통 라인이다. 이렇듯 LVMH는 브랜드 제품부터 유통까지 수직통합을 이뤘다. 이외에 세계적 패션그룹인 크리스찬 디올 그룹(향수 라인 제외) 역시 아르노 회장 소유다.LVMH는 구찌로 대표되는 프랑스 다국적 명품그룹 PPR, 스위스 명품그룹 리슈몽과 함께 세계 명품 시장을 3등분하고 있다. 디올 그룹은 고용인이 7만 6000명에 이르고 2010년 매출 211억2000만 유로, 영업이익 41억7200만 유로를 기록했다. LVMH는 직원이 8만 3500명이고 2010년 매출 203억2000만 유로, 영업이익 41억6900만 유로를 올렸다. 이 둘을 합친 아르노 제국은 16만 여명을 고용해 매출 414억4000만 유로, 83억4100만 유로의 영업이익을 거둔 셈이다. 명품업계 최대 실적이다. 루이뷔통·모에 샹동 등 명품 브랜드 60여 개기업인 집안 출신인 아르노 회장은 거대 명품제국을 혼자 손으로 세웠다. 청소년기 아르노는 공부 잘하는 수재였다. 1949년 토목회사를 운영하는 장 아르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프랑스 최고의 수재들이 다니는 그랑제콜의 하나인 명문 에콜 폴리테크니크을 졸업했다.프랑스는 엘리트 사회, 이른바 ‘연줄’이 중요하다. 고교 때 우등생들은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카로레아를 마치고 2년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에 진학한다. 나폴레옹이 세운 명문공대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와 국립토목학교, 국립광산학교, 고등사범학교, 파리정치대학 등이 그랑제콜에 해당한다. 그랑제콜 진학 시 재수는 허용되지 않는다.대학 평준화를 지향하는 프랑스에서는 그랑제콜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은 대개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배정받는다. 그랑제콜에 진학한 학생들은 졸업하고 상당수 공직에 진출한다. 대학원 과정인 국립행정학교(ENA)를 마치면 고급관료 진출이 보장된다. 그랑제콜 출신들은 서로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프랑스의 엘리트 층을 형성한다.프랑스 엘리트 교육을 소개한 것은 아르노 회장이 그랑제콜 사회에서 이단아이자 자유인이기 때문이다. 71년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마친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설사 페레사비넬에 입사했다. 74년 이사를 맡은 그는 76년 건설사업을 4000만 프랑에 정리하고 이 회사를 페리넬이라는 이름의 부동산 회사로 바꿨다. 79년 아버지에 이어 회장에 오른 아르노는 페리넬을 바캉스용 숙소를 개발하는 중견 부동산 회사로 키웠다. 레저 수요의 확대라는 시대 흐름을 본 그는 아버지의 건설회사를 밑천으로 재산을 모았다.아르노는 그랑제콜 출신 가운데 드물게 관료의 길을 포기하고 개인 사업을 꾸렸다. 프랑스 엘리트들은 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안정적 국영기업이나 거대기업을 선택해 고용 기업인으로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르노처럼 개인 기업을 운영하며 신규업종에 진출해 자수성가한 사례는 흔치 않다. 여기서 아르노의 배짱과 뚝심을 엿볼 수 있다.그랑제콜 졸업 후 관료 대신 사업아르노의 뚝심은 81년 미국으로 이민 간 데서도 드러난다. 81년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돼 좌파 정책을 펼치자 아르노는 ‘이런 프랑스에선 살 수 없다’며 미국 플로리다로 이민을 간 것이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같은 이름의 부동산 회사를 세우고 콘도를 분양하는 사업을 벌였다.몇 년 뒤 사회당이 현실 자본주의를 인정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돌리자 그제야 귀국한 아르노는 새롭게 명품사업을 시작했다. 명품회사에 들어가 업계 생리를 익히던 그는 집안 재산에 정부 보조금을 더해 부실 섬유업체인 부삭을 인수했다. 정부 보조금은 1만6000개의 일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관계에 진출한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그랑제콜의 위력을 사업에 활용한 것이다. 아르노는 크리스찬 디올을 바탕으로 명품 제국을 확장해 나갔다. 현재 그는 그랑제콜이 낳은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 받는다. 그랑제콜 출신의 어떤 관료보다 막강한 글로벌 파워를 자랑한다.아르노 회장이 성공한 요인으로 명품산업의 미래를 누구보다 먼저 봤다는 점을 꼽는 이가 많다. 그는 시대에 뒤떨어진 경영으로 부실해진 명품업체 디올을 인수해 마케팅을 강조한 새로운 경영기법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르노는 부삭 인수 후 크리스찬 디올과 르봉마르셰 백화점만 빼고 모두 팔아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했다. 디올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85년 디올 회장에 올랐고 87년 LVMH를 세웠다. 그 후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품질이 좋지만 경영 능력 부족으로 부실에 빠진 명품 브랜드를 하나 둘 인수해나갔다. 인수한 명품 업체 대부분은 독립적으로 운영했다. 자질구레한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간섭을 최소화했다. 자율성을 인정하며 독립채산제를 적용한 것이다. 이는 보유 브랜드들 가운데 상호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아르노는 시대의 흐름에 주목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중산층이 두터워지자 이들을 겨냥한 명품시장을 확대했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매력적이고 품위 있는 이미지 광고로 구매자의 욕구를 자극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LVMH의 제품은 누구나 한둘은 갖고 싶어하는 욕망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여성들은 한두 달 치 월급을 모아 명품 가방을 장만했다. 아르노 회장은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 그는 중산층 성장과 소비자의 욕망을 동시에 읽어 명품의 대중화를 선도했다.그는 사업을 개인 취미와 자선사업에 접목했다. 그는 세계적 미술품 수집가로 알려졌다. 자선사업 역시 문화 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르노는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장관의 보좌관을 지낸 장클로드 클라베리를 고문으로 두고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수집활동을 벌였다. 미술 전시회도 개최한다.파리 그랑팔레 미술관에서 앤디 워홀전, 피카소와 여인전을 열었고 조르주 퐁피두 센터에서 알베르토 자코메티전과 이브 클라인전을 열어 감각 있는 미술품 애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루이뷔통 현대미술 재단을 세워 2013년 상설 전시공간 개설을 앞두고 있다. LVMH 재단에서는 미술학도들에 장학금을 제공하며 젊은 음악가들에 악기를 대여해준다.맥킨지 출신 딸 델핀, 2세 경영 준비명품제국을 건설한 아르노 회장은 이제 아르노 집안을 세계적 명품 가문으로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두 번 결혼해 5명의 자녀를 뒀다. 안 드와르팽과 첫 번째 결혼에서 1남 1녀를 얻었다. 딸 델핀(37)은 LVMH의 임원으로 활동하며 2세 경영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프랑스 명문 EDHEC 경영대학원과 영국 명문 런던정경대에서 공부한 델핀은 맥킨지 파리 지사에서 근무했다. 이후 아버지의 제국에 입성해 28세의 나이로 LVMH의 이사를 맡았다. 델핀은 그룹 주식의 7.5%를 소유하고 있다. 2005년 이탈리아 와인 갑부인 알레산드로 간시아와 결혼해 2010년 개인 재산이 39억 달러에 이른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중 한 명이다.아들 안투안(35)은 루이뷔통의 홍보 책임자로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델핀과 안투안 모두 아버지의 날카로운 감각을 빼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둘 가운데 한 명이 아르노 가문의 다음 황제가 될지 남매가 제국을 분할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아르노 회장은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자녀를 교육했다. 그의 아버지는 젊은 감각과 열정, 그리고 능력을 믿었다. 또 새로운 학문을 존중했다. 명문 대학을 나온 아들을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게 하고 전권을 위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아르노가 아버지가 키워온 건설회사를 팔고 부동산 개발회사를 새로 세웠을 때도 아버지는 아들의 결정을 존중했다. 아르노 회장 역시 28세의 델핀을 LVMH의 이사로 일하게 함은 물론, 향수 부문을 이끌게 했다. 그는 프랑스는 물론 세계의 럭셔리 시장을 살피는 딸의 능력을 믿었다. 델핀은 아버지의 기대처럼 회사에 젊은 감각, 열정을 불어넣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아르노 회장의 자녀 교육은 자유방임에 가깝다. 앙투안이 프랑스 여배우, 러시아 모델과 염문을 뿌리고 포커에 빠져 거액을 날렸을 때 아르노는 오히려 아들에게 홍보 일을 맡겼다. 끼를 업무에 활용하라는 무언의 주문이었다. 앙투안은 자연스럽게 일에 몰두하며 복잡한 사생활을 정리했다.둘째 부인 엘렌 메르시에와 사이에 세 아들이 있지만 이들은 아직 어려서 구체적 활동이 없다. 이 세 아들이 더 성장하면 아르노 가문이 풍파를 겪을지 업계는 주목한다. 지금으로선 아르노의 명품제국은 순항 중이다. 세계 최고의 명품그룹으로서 말이다.

2012.04.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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