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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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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 시장 ‘한파’는 언제까지?

부동산 일반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한파’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자산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은 올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동향과 전략을 담은 글로벌 보고서를 통해 서울을 주요 투자처로 꼽기도 했다.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상가(통합)의 시장 임대료 변동을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대비 0.14% 하락했다.상가 규모 등에 따라 나눠보면 중대형 상가(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와 소규모 상가(2층 이하이고 연면적 330㎡ 이하), 집합 상가(집합건축물대장상 건물로 건물 내 호별 개별 소유) 모두 임대가격지수가 0.11%, 0.18%, 0.20%씩 각각 하락했다.전국 평균 임대료는 상가(1층 기준)는 집합 2만7000원/㎡, 중대형 2만6500원/㎡, 소규모 2만700원/㎡이었다. 또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는 13.0%, 소규모 상가는 6.7%, 집합 상가는 10.1%에 달했다. 부동산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심화로 임대가격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그 외 지역간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뚝섬, 용산역 등 핫플레이스 상권을 중심으로 유동 인구와 매출이 늘면서 중대형상가의 임대가격지수가 1.59% 상승했으며, 소규모상가와 집합상가도 각각 2.00%, 1.00% 올랐다.반면 경기(중대형상가 -0.38%, 소규모상가 -0.34%, 집합상가 -0.52%)를 비롯해 그 외 전 지역은 상가 구분 없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종은 집합상가 임대가격지수 하락률이 6.31%에 달했으며 인천, 강원, 전북, 경남은 소규모상가 임대가격지수가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서울-지방 상권의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공실률에도 여실히 반영됐다. 지난해 전국의 오피스 공실률이 8.9%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은 공실률이 5.6% 수준에 그쳤다. 충북(27.7%), 강원(26.0%), 경북(23.0%), 전남(20.9%) 등은 공실률이 20%를 상회했으며 광주(19.9%), 부산(18.1%), 충남(19.3%), 경남(18.0%) 등도 전체 오피스의 5분의 1 가까이가 공실로 나타났다. 전국의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상가가 13.0%로 가장 높았고, 집합상가 10.1%, 소규모 상가 6.7% 수준이었다. 서울은 중대형상가(8.9%), 소규모상가(4.8%), 집합상가(9.1%)의 공실률이 모두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지난해 12월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금액의 경우, 직전월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의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의 총거래액은 1조 54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조 6919억원)보다 58.1%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도 144건으로 전월(164건) 대비 12.2% 감소했다.유형별로 보면 업무용 빌딩 거래 건수는 10건으로 전월과 같았으나 거래액이 1조8507억원에서 6598억원으로 64.3% 줄었다. 상업용 빌딩 거래 건수는 131건으로 전월(150건) 대비 12.7% 감소했으며, 거래액은 8639억원으로 전월(1조 5254억원) 대비 43.4% 감소했다.월별 거래 추이를 보면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 건수는 3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하락하며 조정기에 들어갔다. 거래액의 경우 3월 2조9777억원, 6월 2조8792억원, 9월 3조3654억원, 11월 3조6919억원 등 분기 말에 대형 거래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이런 상황속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시장 안정화 단계는 아니지만, 2024년은 안정적인 임대 및 금리 인하로 거래 회복세를 보였다”며 “2025년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2025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동향과 전략을 다룬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주요 투자처로 꼽기도 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각국 오피스 시장의 회복력을 평가하기 위해 공실률, 임대료, 가격 변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 ‘글로벌 회복성 지수(Global Resilience Score)’를 공개했다.이를 토대로 향후 투자 매력도가 높은 지역과 상대적으로 기회와 위험이 있는 도시를 비교했으며 도시별 회복력과 성장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마이애미, 오슬로는 회복력이 강하고 장기적 안정성을 갖춘 투자처로, 향후 지속적 수익이 기대되는 ‘최상위 티어(Exceptional)’로 평가받았다.마스턴투자운용 R&S(Research&Strategy)본부는 도시별 회복성과 향후 성장성 분석을 결합해 글로벌 도시들을 4개 티어(Tier)로 구분해서 투자 매력도를 평가했다. 도시별 회복성이 높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마이애미, 시드니, 베를린, 파리 등)은 장기적인 투자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에 적합하고, 성장 가능성과 높은 회복력을 갖춘 지역(서울, 밀라노, 댈러스 등)은 보수적인 투자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지효진 마스턴투자운용 R&S본부 글로벌리서치팀 이사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2025년 하반기부터 회복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겸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5.02.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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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파이낸셜그룹, 글로벌부동산 투자 공모 리츠 인가

증권 일반

대신파이낸셜그룹이 글로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 리츠를 선보인다.대신자산신탁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상장 리츠인 '대신글로벌리츠'의 영업인가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2025년 1분기에 상장 전 지분 투자(Pre-IPO)를 거쳐 2분기 중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대신글로벌리츠는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투자 자산의 93%가 일본 도쿄 5구에 소재한 오피스 빌딩과 임대주택이다. 대부분 2020년 이후 준공 완료된 신축급 자산으로 임차 수요가 매우 높다. 일본 부동산은 세계 3~4위 규모의 큰 시장이다. 특히 도쿄의 오피스와 임대주택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자산이다. 높은 거래 유동성과 저금리, 낮은 공실률과 변동성 등이 도쿄 소재 오피스와 임대주택의 장점이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었던 2010년대부터 일본 부동산 관련 업무를 추진해왔다.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투자자산을 직접 발굴하고 현지 금융기관, 부동산 기업, 자산운용사들과 오랜 기간 협업하면서 수십여건 이상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국내 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대신글로벌리츠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보통주에 출자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한다. 초창기 운용은 도쿄 소재의 기초자산에 집중한다. 향후 뉴욕 등 미국 핵심 도시의 부동산시장이 회복 사이클로 접어들면 뉴욕현지법인을 통해 우량자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특정 임차인의 크레딧에 의존하는 다른 해외 리츠와 달리 본 리츠는 유동성이 풍부한 핵심지역에 멀티테넌트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차 투자를 제공할 것"이라며 "대신글로벌리츠에 투자하면 J-리츠에 직접 투자할 때 발생하는 양도세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24.12.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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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규제 속 2025년 재테크 전략은

증권 일반

2025년 국내외 투자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당국의 규제 추이 ▲금리 변동성 등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회복 등 일부 긍정적인 전망에 기대를 걸면서도,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다양한 시장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한다.국내 증시 회복 가능성↑…AI 반도체 수요 증가2024년 한국 증시는 글로벌 강세장에서 소외된 한 해를 보냈다. 주요 요인으로는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우려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며 한국 수출 감소와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그러나 2025년 한국 증시는 회복 가능성이 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연구원)는 ▲미국 금리 인하 ▲중국 경기 부양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국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염 이사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친환경 선박 수요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금투세 폐지 가능성과 기업의 자사주 매입 확대 등도 투자 심리를 개선할 요소”라고 분석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조선, 방산, 바이오 위탁생산 등 미국 우선주의와 관련된 산업이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같은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염 이사는 “한국 증시는 저평가된 상태로, 하방 지지가 단단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투자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은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접근이 권장된다. 미국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며, S&P500 지수는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개별 주식에 투자하려면 기업 실적, 경쟁우위 등을 분석하고, S&P500 시가총액 상위 종목 20개를 중심으로 실적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포트폴리오는 장기적 관점에서 구성해야 하며,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초기 투자 포인트를 검토해 인내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AI와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투자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투자자는 최신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 능력을 키우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갖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국내펀드의 경우 금융 펀드와 방위산업·AI의 미래 발전 가능성 내다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2024년 국내 펀드시장은 총 1052조원 규모로, AI 반도체와 방위산업 펀드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며 “방위산업은 지속적인 전쟁과 평화유지 활동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2025년 한국은 방위산업 수주 규모 세계 2위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반도체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등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가상자산 업계, 규제 완화 기대감에 ‘들썩’가상자산은 트럼프 재선에 따른 변화의 바람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며 주목받았다. 트럼프는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을 약속하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개리 겐슬러의 해임을 공언했고, 이는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SEC의 강력한 규제로 부진했던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과 같은 알트코인 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2025년은 비트코인 반감기와 함께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옵션 출시로 금융기관의 투자가 증가하고, 제도권 금융과의 협력을 통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와 토크나이제이션 같은 분야가 성장할 전망이다. AI와 블록체인의 접점 확대로, AI 테마 가상자산도 주목받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은 ▲규제 완화 ▲기술 발전 ▲AI와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주요 성장 테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금융상품 투자는 변동성을 활용한 금리형 상품 운용 전략이 추천된다. 오건영 신한은행 WM 팀장에 따르면 2025년 금융상품 투자 전략에서 금리 변동성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 구성이 핵심이다. 금리형 상품인 예금과 채권은 금리 고정 특성상 시장 금리 변화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므로 적절한 시점과 기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오건영 팀장은 “2024년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들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지만, 인플레이션, 재정 적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영향으로 시중 금리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며 “2025년에도 이러한 요인들이 금리 하락과 상승 압력을 동시에 작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오 팀장이 꼽은 투자 전략으로는 단기 예금 및 채권을 우선적으로 보유하면서 금리가 상승할 때마다 장기 상품으로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효하다. 또한 3개월·6개월·1년 등 다양한 만기로 예금을 분산 투자하고, 만기 도래 시 금리 상황에 맞춰 상품을 전환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 압박…먹구름 부동산 전망2025년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변동에 따라 양극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2024년 아파트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와 규제 완화로 거래와 가격이 회복됐으나, 2025년에는 대출 규제 강화로 반등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DSR) 적용,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 등으로 대출 여건이 악화되며, 아파트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고가 및 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가 있으나, 중저가 아파트는 거래가 증가하고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될 전망이다. 임대차 시장은 전세보다 월세 선호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2024년 오피스텔 시장은 매매가는 하락했지만 월세 수익률 상승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소형 오피스텔과 우량 입지가 중심이 될 것이며, 정부의 신축 오피스텔 세제 혜택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매매가 하락과 거래량 감소로 인해 시장이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상가 시장은 내수 침체와 온라인 소비 확산으로 임대료와 수익률이 하락하며 공실률이 높다. 과잉 공급과 소비 심리 위축이 원인으로, 일부 탄탄한 상권을 제외하면 회복세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025년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변동에 따라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모두 상반된 흐름을 보이며 양극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2025년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금리 인하 ▲금융 안정 ▲정부 규제 완화로 점진적 활성화가 기대된다. 금리 하락은 사업비 조달과 대출 여건을 개선해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와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여전히 강한 수요로 시장이 활발할 전망이지만, 지방은 인구 감소 등으로 선별적 개발이 예상된다.특히, 1기 신도시의 재정비 사업은 분당 등 용적률이 유리한 지역에서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대지지분이 넓은 저층 주공아파트나 역세권 대규모 단지가 투자 유망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공사비 불안정 ▲추가분담금 증가 ▲참여주체 간 갈등 등은 사업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선철 무궁화신탁 도시재생사업그룹장은 “친환경 설계와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개발 요구가 증가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반영한 건축물의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효과적인 갈등 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민원 사례 및 해결 방안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12.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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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상가는 이대로 사라질까…공실, 해법 찾기 [김현아의 시티라이브]

전문가 칼럼

최근 외곽은 물론 서울 도심에서도 빈상가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1층 대로변 상가조차 임대 전단지가 붙어있는 경우를 본다. 지난 7월 국세청이 발표한 자영업 폐업통계에 의하면 2023년 자영업 폐업 건수는 98만6487건으로, 관련 통계가 수집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 절반 가까이(48.9%)가 수익 악화를 주요 폐업 이유로 꼽았다. 팬데믹 이후 고금리와 높은 물가가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한 결과로 해석된다. 팬데믹과 온라인 쇼핑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상업용 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OECD 국가 중에서 자영업비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그냥 방관만 하고 있기에는 가계경제와 도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563만명에 이른다. 2024년 2분기 기준, 전체근로자중 자영업자 비중은 19.7% 수준이다.경기도 신도시 중 오래된 상가들은 임대료 대비 관리비의 비중이 45~60%에 이르고 있다. 인건비와 공공요금 등이 오르면서 관리비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지만 임대료는 수요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나마 임차인이 들어와 관리비라도 납부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장기공실 상가들은 관리비 체납 때문에 공매나 경매로 넘기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다.문제는 상가의 공실이 늘고, 이런 건물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대규모 상업시설들이 도시의 흉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가 건물 안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상인들도 이곳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들도 상황은 비슷 팬데믹은 전 세계 도시의 상업용 공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 특히 팬데믹 초기에는 공실률 상승과 상권 침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는 시각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는 구조적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대도시의 경우에는 팬데믹 동안 많은 기업들이 원격 근무를 도입했는데, 원격 근무는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결국 사무용 공간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미국 대도시의 오피스 건물 공실률이 2024년 기준 13.8%에 도달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경기가 회복되면 해결될 문제라기보다는,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가 뉴노멀이 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상업공간도 마찬가지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리테일 공간의 공실률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 역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현상으로, 영국의 경우 리테일 상가의 공실률이 14%(2023년), 파리는 약 10%(2022년)로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4년 2분기 기준 13.8%로 전분기보다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의 2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집합상가의 공실율도 10.2%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역시 일시적인 위기가 아닌 구조적인 변화라고들 평가하고 있다. 도시 계획가들이나 지역정치인들은 이제 기존의 상업용 공간을 재편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지역 상권을 다시 활성화 시키려는데 온통 관심을 쏟고 있다.리테일 상권 회복을 위한 주요국의 시도와 효과세금감면 및 규제완화 빈 상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국가와 도시에서는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은 비즈니스 레이트(Business Rates) 제도를 통해 공실 상태의 상업용 건물에 대해 첫 3개월 간 세금 면제를 제공하고, 그 이후에는 공실세를 부과해 소유주가 상가를 장기간 방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공실 상가가 새로운 용도로 변경하고자 할 때 규제를 완화해주고 있다.재생 프로젝트 및 도시 재개발을 통한 용도 전환, 하이브리드 공간 창출 공실 상가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시행해 지역상권을 살리려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과 유사한데 공공시설(주차장 등)에 투자하고, 창업자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면서 빈 공간을 새로운 용도로 계속 채워나가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시카고에서는 공실 상가를 활용해 공공 공간, 녹지와의 연계를 통해 상업 지역을 문화 및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하면서 상권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워싱턴 D.C.는 공실 상가를 공공 주택으로 전환하거나 비영리 단체의 사무실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용도를 전환하는 이런 패턴은 다른 국가, 도시에서도 공통된 현상이다. 복합개발을 통해 상가와 주거 공간을 결합하면서 유동인구를 다시 증가시키려는 것이다.디지털 및 물류 허브로 전환 아마존과 같은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공실 상가를 물류센터로 전환하기도 한다. 상업 지구 내 상가들이 온라인 쇼핑의 물류 허브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용도로 활용되는 사례이다. 빈 상가에 팝업 스토어나 임시 상점을 유치하면서 공간의 임대기간을 유연화, 세분화하는 시도도 있다. 공간의 용도를 임시 또는 단기로 전환함으로써 용도변경을 시도하는 것인데 경직된 용도지역제도에 숨통을 틔워주면서도 무분별한 난개발은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도 빈 상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분양방식으로 판매된 대형 상가들은 다양한 개인소유자들로 구성돼 있어 협력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그러나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부동산 시장의 위기는 주택보다 상업용 부동산이 더 심각하다. 이러다가 도시의 상가는 사라지고 텅빈 빌딩만 남을지도 모른다.

2024.11.02 09:00

4분 소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보육 공간에 탁구대가 있는 이유 [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조직 외부에서 혁신을 수혈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중요성과 효과는 오랜 기간에 걸쳐 입증되었다. 이에 국내 기업·지자체·공공기관·교육기관들은 앞다투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고 있다. 그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을 내부로 유치하여 조직을 혁신할 활동을 기대한다.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 중 하나는 공간이다. 공간은 혁신을 받아들이고 키우는 역할을 수행한다. 조직과 기관은 다양한 이름으로 혁신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은 혁신 공간에 그들의 특징을 반영하여 이름을 붙인다. 이를테면 지식 센터나 보육 센터, 부트 캠프 등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실상 공간 운영 목적이라는 본질은 비슷하다. 스타트업을 보육하고 혁신을 내재화하는 것이다.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보육 공간이 늘어나고 있지만, 창업자와 스타트업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보육 공간들이 과잉 공급되면서 입주 스타트업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모든 보육 공간이 같은 상황은 아니다. 어떤 보육 공간은 입주를 희망하는 스타트업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심사와 경쟁 과정을 통해 선발하기도 한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처럼 스타트업 보육 공간에서도 수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공간 제공자 중심의 스타트업 보육 공간 외면 받아 스타트업 공간은 개방과 연결을 지향한다. 보육 공간은 창업자들에게 사무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들에게 공간은 교류를 증진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매개체이다. 업계에서 스타트업 공간이 사무실이나 오피스(office)가 아니라 보육 공간 혹은 인큐베이터(incubator)로 불리는 이유다.스타트업 보육 공간은 유기적 연결을 통해 성장한다. 연구자들은 지식 파급 효과(knowledge spillover effect)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통해 스타트업 공간이 개방과 연결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지식 파급 효과는 개인이나 집단의 지식이 이웃으로 전이되면서 그들 전체의 발전이 촉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유사 혹은 동종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위치상 가까운 지역으로 모인다. 네트워크 효과는 시장을 선점한 기술이나 제품이 시장 전체로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관련 시장 및 산업의 표준이 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물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인적 관계 확장 과정에도 적용된다. 지식 파급 효과와 네트워크 효과는 스타트업 보육 공간에서 공유를 통한 연대 형성과 선순환 과정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적 토대이다. 같은 관점에서 공실률이 높은 보육 공간의 문제점 역시 해석이 가능하다.보육 공간이 창업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가장 흔한 원인은 이용자가 아닌 제공자 입장에서 계획된 공간 구성이다. 한 유명 금융 기업이 운영하는 보육 공간을 예로 들어보겠다. 해당 공간은 마치 사설 개인 독서실처럼 모든 자리를 칸막이로 분리했다. 해당 금융 회사는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이어서 업계에서 평판은 좋지만, 정작 창업자들은 해당 공간에 입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딱딱한 사무 공간 이상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으니 창업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구획을 나눈 공간 구조는 창업자와 창업 회사 간의 대화를 단절하고, 이로 인해 창업자들 간 교류 기회도 줄어든다. 일부 공간 운영사들은 창업자와 스타트업 유치에만 집중한다. 이는 일시적으로 공실률만 낮추는 단기 해법일 뿐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창업자는 벤처 투자자, 창업 기획자, 경영 조언자 등 여러 행위자들과 어울리며 함께 활동한다. 창업자만 있는 보육 공간에서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교류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기 어렵다. 중장기 관점에서 창업자들이 보육 공간에 길게 머무를 이유가 없다. 이에 반해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타트업 보육 공간에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행위자들이 함께 입주해 있다. 이는 한 공간에서 되도록이면 필요한 모든 가능성을 제공하려는 조치이다.입주 보조금 지원 조건은 공간 운영사들이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이다. 재무적 혜택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 유인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 오히려 성장 단계 스타트업들은 파트너 연결, 채용 기회 등 비금전적 지원이 풍부한 보육 공간을 선호한다. 상당수 지방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공간 입주 유인책으로 보조금 지원을 제공한다. 이는 정주형 스타트업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결코 알맞지 않은 정책이다. 입주 보조금 지원 같은 일회성 정책은 공간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스타트업 공간의 핵심은 ‘이음’ 스타트업 공간의 핵심은 이음이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운영하는 프론트원과 아산나눔재단의 마루는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타트업 공간이다.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많은 창업자들이 지원해 경쟁률이 높다. 보조금처럼 재정 지원은 없지만 공간 내에는 다양한 무형의 혜택이 있다. 이곳에는 창업자들이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행위 집단이 함께 입주해 있다. 공간 입주 선후배들 간의 끈끈한 연결을 후원하는 강력한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공간의 역할은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니라 구성원 간 이음을 통해 가급적이면 필요한 모든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많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사무실에 열린 공간을 만들고 한가운데 탁구대를 두었다. 탁구에 대한 넘치는 열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탁구대는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상징이 되었다. 그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짐작할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 보육 공간 운영자들도 탁구대의 의미를 새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2024.10.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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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게 낙찰 받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자본주의 핵심 중 하나는 긍정적인 채무 그리고 우량한 담보물건을 효율적으로 획득하는 것이다. 피땀 흘려 번 돈(근로소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돈이 나를 위해 일해주는 시스템(자본소득)을 만드는 것이다. 전자의 소득종류만으로는 120세까지 평온히 살아갈 수 없는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우리는 어떠한 혜안으로 자본주의 대한민국을 맞이해야 좋을지 활용 방법을 탐구해보자.자본주의 시스템 효율적으로 다뤄야요즘 들어 각종 매체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주 다룬다. 그 덕분에 일반인들도 대출과 DSR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규제에 대한 학습이 하나둘씩 이뤄진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DSR 이외의 수많은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경매사건을 분별하고 이를 활용하는 부분까지 알아야 자본소득 또는 사업소득을 남들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근린상가는 DSR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들 중 하나이다.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최초 법사가(경매 감정가) 대비 많이 유찰됐다는 점을 활용하여 자본주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다. 위 사건번호들은 모두 다 1층 상가이며, 초역세권에 위치에 있는 사건번호도 있다. 유찰이 많이 된 것들은 다 이유가 있다.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코로나의 영향으로 상권 자체가 파괴된 경우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중요한 것은 법원감정가와 시세는 다르다는 점이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은행 중에서 대출에 긍정적인 곳은 최초법사가에 준하여 탁상감정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아래 문단부터 차근차근 풀어보겠다. 상가 입찰 때 A안부터 D안까지 고려해야매매사업자들이 법원경매를 하는 주된 이유는 시세보다 낮게 낙찰 받고 시세와 낙찰가 사이 어딘가의 금액으로 되팔기 위함이다. 임대사업자들은 월이자보다 더 높은 월세를 세팅하고 효율적인 자본소득을 얻기 위하여 법원경매를 한다. A안 ‘월세’를 맞추는 것, B안 ‘매도’를 하는 것을 풀어서 설명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 일반적인 상가들은 A안과 B안 모두 쉽지 않다. 10억원의 일반적인 상가를 10억원에 매입하니 당연히 쉽지 않은 것이다. 매입가격이 10억 원이면 금융권이 대출을 70% 해줬을 것이니, 매월 은행이자가 대략 300만원 정도 발생한다. A안 월세를 맞추려면 최소 300만원 이상 지불할 의사와 버틸 용기가 있는 임차인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그런 임차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B안 매도를 하려면 월세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A안이 쉽지 않으니 B안을 하려고 해도 급매가 아닌 이상 매각하기가 어렵다. 상가를 담보로 한 선순위 근저당 원금이 7억원이니 10억원에 매입한 상가를 최소 7억원으로 급매하는 소유자들이 나오고 있는 추세다. 공실이니 은행에 매월 납입하는 이자를 버틸 재간이 없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떨어버리는 것이다.법원경매로 취득한 상가는 위와 다른 양상을 가질까? 아니다. A안과 B안 모두 쉽지 않은 상태이다. 그렇게 대문에 C안과 D안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유의미한 출구전략을 설정하라는 의미이다. C안은 금융권의 후순위 대출을 받는 것으로써 실제 사건번호를 보면서 이야기해보자. 2023 타경 61726을 보면 감정가는 9억9500만원인데 비하여 현재 최저가는 1억6723만원이다. 만약 이 사건번호에 따른 상가를 2억원에 낙찰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경락잔금대출은 2억원의 80%가 나올 것이고 이에 대한 월 이자는 5% 금리를 적용하면 대략 67만원이 나온다. 부동산 히스토리 역산할 줄 알아야약 10억원의 최초 법사가를 가지는 초역세권의 1층 상가를 2억원에 낙찰 받고, 월이자 67만원을 낼 재간이 있다면 유의미한 소유권 이전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소유권 이전만이 능사가 아니기에 여기서 더 자본주의를 활용해보자. 본 사건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아래와 같다.불과 2년 전에 농협이라는 금융기관에서 채권최고액 120%로 922,800,000원을 설정해준 담보가치가 우량한 물건이라는 점이 괄목할만한 점이다. 은행은 이자를 원한다. 이자는 대출을 해줌으로써 발생한다. 그렇다면, 담보가치가 우량한 물건을 헐값에 낙찰 받은 최고가매수신고인은 소유권 이전 등기를 통하여 선순위 근저당을 등기부등본에 공시한 뒤에 동일한 은행과 협업하여 후순위 근저당을 일으킬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본 사건에 한하여 답은 이미 2년 전, 정확히 말하면 2022년 5월 2일부터 정해져 있었다. 결론적으로 가능하다.물론, 위 프로세스를 실행하려면 은행에서 원하는 사업자 코드번호로 국세청에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사업소득이 있어야 한다.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줄 수 있는 상대방이 있어야 원활하게 이 절차를 활용할 수 있다.위 사건번호 물건을 낙찰 받았다는 가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새로운 소유자 갑은 선순위 근저당을 기표일에 설정해 놓았다.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갑은 선순위 근저당을 설정한 금융권 대부계로 방문하여 후순위 근저당을 설정하고자 한다. 설정하는 이유는 본인이 하는 사업(임대업 또는 매매업 등)의 디벨롭을 위함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후순위 근저당을 잡아주면서 대출금을 송금 받을 상대방 사업자 계좌와 계약서 그리고 타당한 견적서(또는 세금계산서)를 요구한다. 이 모든 조건들이 합치되면 은행의 대출이 실행된다. 이것이 C안이다.C안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려면 사업가 그리고 자본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평생 범인과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에 반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본주의에 부합하지 않는 가치관과 움직임을 보인다. 월급을 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본소득을 만드는 마중물의 수단으로써 인지하는 것이 이를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 될 것이다.D안은 낙찰 받은 상가에 본인의 사업을 입히는 것이다. 사업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익분기점을 넘지 못해서다. 매출이 크게 오를 수 없는 입장에서 수익분기점을 빠르게 넘기려면 고정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정지출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큰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매월 납입하는 임대료다. 사업에 대한 구조적 이해도 높여야앞서 말했듯 임대인들은 은행 이자를 버터야 하니 은행이자보다는 높게 임대료를 책정해야 할 것이고. 임차인들은 수익분기점을 효율적으로 넘겨야 하니 임대료를 낮게 설정하거나 매출을 높여야 할 것이다. 높은 매출을 위한다면 남들보다 탁월한 사업수완이나 아이템이 있어야 하는데 이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이 부분들의 불일치가 극명하기에 상가의 공실률이 최고치를 찍고 있으며, 특히 1층 상가는 월이자가 상대적으로 높기에 더욱 그러하다.하지만 본인이 저렴하게 낙찰 받은 상가에서 본인이 직접 사업을 하면서 C안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월세보증금 대신 입찰보증금을 넣고, 임대인에게 납입하는 월세 대신 대출해준 은행에 월이자를 납입한다. 훨씬 더 적은 돈을 매월 납입하면서도 평가절하된 상가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본인 사업을 넣는 D안과 후순위 대출을 받는 C안을 적절히 활용하면 자기자본을 최소화 하면서 수익을 효율적으로 발생시키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경매가 아닌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 시작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효율적인 자본구조로 접근하는 것이지만,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혜안이 있어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이제 이론과 실제를 다 들었으니 완료된 사례를 보면서 학습을 해보자. 사건번호 2022 타경 396을 보면 서울 교대역 8번 출구 바로 앞 초역세권 물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사건번호는 1개인데 물건번호가 3개이다. 한 명의 소유자가 3개의 구분상가를 가지고 있던 케이스이다. 실제로 임장을 가보면 이론과 실제가 다름을 볼 수 있는데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3개의 호수가 아니라 1개의 큰 50평의 공유오피스로 쓰고 있었던 곳이었다. 더 일반적이지 않았던 점은 전용부분과 공용부분(복도 등)의 경계 없이 층 하나를 통으로 뚫어놓고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대출이 가능할지에 대한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선순위 명목의 말소기준권리 내역들이 있는 등의 이러한 독특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단독입찰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앞서 말했듯 A안 월세와 B안 매도는 요즘 같은 시기에 잘 이뤄지지 않는다. C안과 D안을 적절히 사용하여 최소비용으로 최고효율을 이끌어내는 자본소득 및 사업소득을 이뤄야 한다. 본 물건은 결과적으로 단독입찰 등으로써 거의 최저가에 낙찰 받고, 이후 대출을 최대화하여 은행에 월 납입하는 이자가 불과 100만원대밖에 되지 않는 효율적인 이자 고정비용을 세팅했다. 그리고 본 장소에 공간대여업 등을 입혀 월 벌어들이는 매출이 은행이자의 무려 수십~수백 배에 달한다. 본 사례가 바로 필자의 서울 강남지점 사무실이다. 강남구 서초구의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하는 상업지역을 단독입찰로 저렴하게 낙찰 받고 대출의 극대화를 이룸으로써 자기자본을 최소화한다. 이것만으로도 획기적인 데 디벨롭을 이뤄 개화시킨 사례가 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글로벌 금융위기 리만브라더스 사태·코로나19 등을 대다수가 위기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부의 이동이 가장 확실하게 많이 이루어지는 시국은 위기가 아니다. 필자는 이 시국들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인지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더 위태로운 상태임을 인지해야 한다. 노동소득도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이지만, 사업소득과 자본소득이 앞에서 이끌어주는 실루엣을 만들어야 120세 시대에서 보다 윤택한 경제활동인구로서 살아갈 수 있다. 전 세계 어디서든 부의 이전은 이루어진다. 부의 이전을 이룬 사람들의 습관과 사고과정을 익히고 실천해야 그들처럼 될 수 있다. 그것을 위한 여러 덕목 중 하나가 위기 속의 기회를 보는 눈 그리고 틀에 박히지 않은 유연한 사고과정이다. 유연한 사고과정에 대한 절실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자본주의 체제의 오너가 될 수 있다. 한정훈 보훈디벨롭 대표는_고려대학교 경영학사, 법행정학사 전공으로 현재 고려대학교 경제인회 상임이사, 대한민국 ROTC 중앙회 부회장(해병대 장교 예비역 대위)을 맡고 있다. 유튜브 '경매의 정석'을 운영하며, 전 세계 사람들이 미국 법원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4.10.12 08:00

7분 소요
금리인하기 서울 프라임 오피스 ‘안전자산’으로 인기 더해질 것

분양

오는 10월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서울 프라임 오피스의 인기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제한된 공급, 강력한 수요, 낮은 공실률 등으로 서울 프라임 오피스 시장을 견고하게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서울 프라임 오피스로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할 때 주식, 코인 등과 같은 위험자산 보다는 금, 달러처럼 안전자산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경향을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 프라임 오피스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프라임 오피스는 일반적으로 주요 도심 내 업무 지역의 역세권에 위치하고, 다양한 인프라를 구비한 연면적 3만3000㎡ 이상의 대형 오피스를 말한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 투자자들이 분양을 통해 프라임 오피스 직접 투자에 나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변동성이 큰 자산보다 안전성이 강한 프라임 오피스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함으로써, 투자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새로 조성하는 프라임 오피스 ‘플라이크 은평도 관심을 받고 있는데 복합시설은 지하 4층~지상 20층, 연면적 7만 5000여㎡ 랜드마크급 규모로 조성된다. 프리미엄 오피스 447실과 섹션 오피스 190실 등 업무시설 637실과 상업시설 119실, 숙박시설 288실로 구성돼 있다. 단지 바로 앞에 있는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을 이용해 종로,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특히, GTX-A 노선이 개통(예정)되면 서울역까지 약 10분, 강남권까지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직주근접성을 갖춘 최적의 업무 환경을 갖췄다.인근에 외곽순환도로 통일로IC가 있어 여의도와 상암DMC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이동도 쉽다. 여기에 은평구 불광동과 종로구 자하문로를 연결하는 은평새길(예정)이 완공되면 CBD(도심업무권역)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예정이다. 최신 기술과 친환경 설계를 반영해 쾌적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며, 입주 기업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상 3층 전체를 고품격 커뮤니티 공간으로 설계했다. 업무시설 커뮤니티와 숙박시설 커뮤니티의 총 면적은 1,900여㎡에 이르며, 입주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업무시설 커뮤니티에는 피트니스, 옥외 조깅 트랙, G.X, 메이커 스페이스, 미디어 스튜디오, 업무시설 라운지, VIP 회의실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플라이크 은평'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홍보관은 사전 예약 후 방문할 수 있다.

2024.09.27 14:09

2분 소요
“바닥 다지는 리츠, 지금이 ‘저점매수’ 기회”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리츠 시장은 현재 바닥을 치고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부동산 관점에서 리츠의 밸류에이션을 보면 여전히 고점 대비 30%가량 빠졌습니다. 즉 지금이 ‘저점 매수’의 적기라고 볼 수 있죠.” 4월 4일 ‘이코노미스트’와 만난 박준우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투자2팀 팀장은 현 리츠 시장에 대한 진단과 향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 전망이 변화하는 시점에 리츠는 타 자산군 대비 가장 빠른 상승 혹은 하락을 보인다. 금리 전망이 하향되는 변곡점에 리츠 주가는 가장 크게 반등한다. 그간 고금리 상황에서 리츠의 장점인 높은 배당수익률은 투자 매력을 잃으면서 배당주로서 역할이 줄었다. 게다가 미국 오피스 공실률, 중국 부동산 디폴트 리스크를 비롯해 주요 2개국인 G2발(發) 경제 우려로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국내나 글로벌 시장으로 봐도 금리 상승기는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리가 언제 하락할 것이냐를 보고 있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는 올해 3번 정도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금리 하락을 예측하는 현재 시점에서는 리츠의 수익률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죠.”금리 정점 인식이 강해졌고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담보대출 금리와 회사채 금리가 하락세라는 점에서 지금이 리츠 투자에 가장 적합한 시점이란 것이다. 금리 인상은 이제 끝…“리츠의 시간 다가왔다”“현재 상장된 리츠마다 배당 시점이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월배당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짤 수도 있습니다. 한국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7.4%로 글로벌 리츠 중 가장 높은데, 이는 고금리에 따른 리스크가 반영된 것입니다. 리츠의 가중 평균 금리는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0.1%포인트(p) 상승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나 올해부터 0.04%p 내외로 상승하며 임대료 인상과 비용 절감으로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어요. 즉, 리츠의 배당컷 리스크는 점차 해소 중이라고 볼 수 있죠.”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선 리츠에 편입된 부동산 가치는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기 어렵다고 말한다. 리츠 주가가 어느 정도 떨어지더라도 리츠 자체 경쟁력이나 상품성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반등 가능하다는 논리다.“상업용 부동산과 상장되어 있는 리츠는 움직임 사이클이 좀 다릅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하락기가 완만하고 좀 길어요. 반면 상장리츠 같은 경우는 경기 침체나 금리가 올라간다 했을 때 굉장히 빠르게 반응하면서 하락 폭도 굉장히 큽니다. 실제 과거 패턴을 봐도, 실물 부동산 가격이 내렸을 때 상장리츠는 올랐고요. 실물 부동산 가격으로만 보고 리츠 투자를 판단해선 안 된다고 보는 이유죠.”또 리츠 가격이 추가로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현재 리츠 가격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극도로 높았던 지난해 말 당시의 최저점에 근접해서다. 서울 주요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2%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대외 변수와 관계없이 오피스 빌딩 수요가 안정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공실률이 이처럼 낮게 유지될 경우 배당이 중단되거나 감액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특히 주가 반등 시기엔 ‘운용의 묘’를 발휘할 수 있는 액티브 ETF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과 비중을 조정한다. 패시브 ETF가 비교지수를 90% 이상 추종한다면 액티브 ETF는 70%까지 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는 담당 펀드 매니저 재량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수수료(총보수)는 비싸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무엇보다 리츠 투자는 향후 2~3년을 내다보고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리츠의 부진한 주가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시장 개화 속에서 찾아온 성장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 반영하는 주식의 특성상 최근 리츠는 바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먼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2~3년 뒤부터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 기간 저평가된 리츠 시장도 점차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4.04.23 09:00

3분 소요
증권사 PF· ELS·CFD 위축 우려...수익성 악화할까

증권 일반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이 위축되면서 불황의 터널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현실화한 가운데, 주가연계증권(ELS),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여파로 추가적인 손실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분기 24개 증권사의 대손비용 규모는 1조2112억원(종합IB 8322억원, 일반증권사 3790억원)으로 전년 동 분기(6355억원) 대비 5757억원 증가했다. 이는 직전 3개 분기 평균(3743억원) 대비로도 크게 확대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부동산 개발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에 따라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대손충당금이란 손실이 날 것을 대비해 미리 적립하는 자금을 말한다.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 채권 금액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기업의 실적 하락 요인이 된다.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 노출 정점 업계에서는 부동산 리스크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며 증권사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증권사) 9개사의 올해 주요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만기 도래액은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증권사 20개사의 경우 총 3조4000억원 규모로 부동산 익스포저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증권사 규모에 따라 리스크 부담이 커지는 요인은 달라질 전망이다. 대형사의 경우 전체 6조9000억원 중 브릿지론(3조2000억원)에 이어 해외부동산(2조8000억원) 관련 익스포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대형사는 향후 5년 내 해외부동관련 익스포저 만기 도래액 중 올해 예정된 규모가 가장 큰 상황이다. 밸류에이션(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발생과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리스크 노출 위험성이 예상된다. 앞서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은 저금리 시기 유럽과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앞 다퉈 투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오피스 공실률이 커졌고, 고금리 장기화까지 이어지며 해외 부동산 리스크는 높아졌다.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주요 도시 상업용부동산 평균 공실률은 19.6%로 197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올 1월 말 미국 상업지구 오피스 가격은 고점 대비 41% 급락했다. 채영서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선임애널리스트는 “2018~2019년 해외 상업용 부동산 취득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다”며 “당시 대출 금리가 1~2%로 낮았는데 현재 리파이낸싱이 이뤄질 경우 대출금리가 2~3배 높아 자산가치 하락 위험에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반면 중소형사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는 5000억원 수준이다. 오히려 국내 사업장의 브릿지론(1조7000억원)과 중·후순위 본 PF 대출(1조2000억원) 익스포저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분양·착공이 지연되면 본 PF 전환율이 떨어지고 만기 연장 사례도 늘어난다. 따라서 지역, 변제순위, LTV(담보인정비율) 수준 등 개별 PF 사업성에 따라 변별력이 부각될 것으로 진단된다.홍콩H지수 사태 여파 역시 증권사 수익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은행의 연이은 ELS 판매중단 등 주요 ELS 판매채널 위축으로 증권사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ELS·CFD 사태 여파로 수익원 감소한기평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기준 홍콩 H지수 기반 ELS의 판매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에 달한다. 판매사별로는 은행이 15조4000억원, 증권사가 3조40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2월 만기 도래액 2조2000억원(은행 1조9000억원, 증권 3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원(은행 1.0조원, 증권 2000억원)으로, 누적 손실률은 53.5%에 달했다. ELS 포함 파생결합증권이 증권사들의 주요 자금조달원이긴 하지만 다행히 최근에는 의존도를 계속 줄여온 상황이다. 지난 2020년 ELS 마진콜 사태 등 주가 불확실성 관련 일련의 사건 영향 때문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H지수 연계 ELS 잔액은 2019년 12월 말 약 30조원에서 2023년 11월 말 약 21조원으로 일정 수준 내로 축소된 상황이다. 한신평은 “조기상환 지연, 녹인(Knock-In) 발생으로 인한 고객 손실, 파생결합증권 시장 위축, 헤지트레이딩 비용 증가 등으로 향후 실적 감소 영향은 존재할 수 있다”면서도 “양적 규모와 장기간에 걸친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헤지 실패 등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로 CFD 수익원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CFD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일정 금액의 증거금을 납부하면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통상 증권사는 CFD 고객에게 신용융자를 빌려줘 이자 수익을 챙겨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관련 규정을 대폭 강화하고 공매도금지 조치까지 겹치면서 CFD잔액은 최근 줄었다. 앞서 CFD는 ‘라덕연 사태’ 이후 시세조종 악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빗발치자 지난해 6월 12일 전면 중단됐다가 9월 1일부터 재개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19일 기준 국내외 CFD 증거금을 포함한 잔고는 1조731억원으로 집계됐다. CFD 계좌를 악용한 라덕연 사태 전인 지난 3월 말 잔고(2조7697억원)와 비교해 61.2%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부동산경기 침체 지속과 ELS, CFD 사태 여파 등으로 수익성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 반등과 부동산경기 회복여부에 따라 올해 수익성 개선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4.04.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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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친 증권사 순위…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빨간불

증권 일반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순위가 뒤바뀌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투자환경 악화가 증권사 실적에 영향을 줬다. 부동산 부문의 투자 손실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했던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순위는 떨어진 반면, 평가손실과 충당금 규모가 작았던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순위가 올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총 4조87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인 2022년(4조8456억원) 보다 0.53% 감소한 수치다. 메리츠증권이 881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냈다. 이어 삼성증권(7411억원)과 NH투자증권(7257억원)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KB증권은 6802억원으로 4위, #한국투자증권은 6647억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증권(5647억원), 미래에셋증권(5110억원), #신한투자증권(2531억원), 대신증권(1840억원)이 뒤를 이었다. 하나증권은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33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증권사는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5개사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증권사는 KB증권이다. 전년 대비 177.6% 증가해 8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신한투자증권도 109.2%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75.5% 줄었다.상위권에서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약진이 돋보였다. 삼성증권은 2022년 4위에서 지난해 2위로, NH투자증권은 5위에서 3위로 순위가 올랐다.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과 충당금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등 일회성 손실이 1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른 경쟁사 대비 작은 규모고, 올해도 충당금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2022년 2위였던 미래에셋증권과 3위였던 키움증권은 5000억원대 충당금을 쌓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자본 대비 해외투자 비중이 40%대로 업계 평균(20%)보다 높다 보니 해외 부동산 관련 우려도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한 ‘1조 클럽’ 증권사가 단 한 곳도 없었다. 2022년 유일한 1조 클럽이었던 메리츠증권 역시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881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23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2645억원 손실로 전년(합산 영업손실 350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2022년 4분기에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부동산 리스크와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증권사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어닝 쇼크가 나타났는데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보다 심각했다.손실의 원인은 이번에도 부동산이었다. 양호한 수익창출력 시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손상차손, 고객미수금 관련 대손비용이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에 따라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를 대거 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손실로 인식했다. 이번 실적 부진의 상당수가 대규모 충당금 반영이 원인이었다.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부실 관련 충당금 부담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 23개사의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은 4조225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조954억원) 대비 101.6%, 2배 이상 급증했다. 부동산 PF 관련 부채 부담도 큰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채무보증 충당부채는 1조6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021억원) 대비 76.46% 급증했다.부동산 PF 대출잔액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5000억원) 대비 3조3000억원(73.3%) 늘어난 수치다. 연체율은 같은 기간 3.35%포인트(p) 증가한 13.73%로 금융업권 중 가장 높다. 연체율이 높은 만큼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조 단위 충당금을 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증권사는 실적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해외부동산 투자 자산 회수지연 및 손실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고금리 장기화와 공실률 급등의 영향으로 미국·유럽 내 상업용 부동산가치가 하락하며 종합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해외부동산펀드에 대한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9월말 해외부동산펀드 투자규모 10조2000억원(종합 IB 9조4000억원, 일반증권사 8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2018~2020년 사이에 투자된 건인 점을 감안할 때 2024년에도 상당규모 펀드의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024.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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