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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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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어려지고 군인 월급 100만원…계묘년, 달라지는 제도는?

산업 일반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 209시간 노동기준, 월 임금이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군인 병장 월급도 100만원까지 오른다. 또 올해부터는 ‘한국식 나이’가 아닌 ‘만 나이’가 도입되며 교차로 우회전 시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하는 규정이 생긴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우리 생활 속 달라지는 제도를 소개한다. ━ 최저임금 월 환산 첫 200만원 돌파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으로 인상된다. 전년보다 약 460원(5%) 오른 금액이다. 월 근로시간 209시간을 적용하면 한달 임금은 201만원 수준이다. 월 환산 임금액이 2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인 월급도 병장은 100만원, 상병은 80만원, 일병은 68만원, 이병은 60만원으로 각각 오른다. ━ 종부세·소득세 부담 완화 올해부터 1가구 2주택자도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0.5~2.7%)로 종합부동산세를 낸다. 또 정부는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을 기존 공시지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했다.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공시지가가 12억원까지 공제된다. 소득세도 조정된다. 올해부터 소득세법상 하위 2개 과세표준 구간이 상향 조정돼 6% 세율이 적용되는 소득세 과표 1200만원 이하 구간은 1400만원 이하로 200만원 상향했다. 15% 세율이 적용되는 1200만∼4600만원 이하 구간은 1400만∼5000만원 이하로 400만원 올랐다. 정부는 과표구간 조정으로 연봉 7800만원 직장인 기준, 1인당 최대 54만원의 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기업들의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인하된다. ━ 만 나이제·부모급여제 도입 올해 6월 28일부터 국내에는 만 나이제가 도입된다. 법령, 계약, 공문서 등에서 사용되는 ‘한국식 나이’(출생한 날부터 한살) 제도를 모두 ‘만 나이’로 통일하는 것이다. 만 나이는 태어난 해를 0살로 하고 나이 계산 시 출생일을 포함하도록 한다. 출생 후 만 1년 이전에는 개월 수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올해 1980년 1월 1일생 A의 한국식 나이는 44살이다. 이를 만 나이로 적용하면 43살이 된다. 만약 A의 생일이 2월 1일이라면 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이는 42살이 된다. 또한 영유아 양육 지원을 위한 ‘부모급여’가 도입된다. 정부는 올해 1월1일부터 만 0세 아동을 양육하는 가구에게 월 70만원, 만 1세 아동에 대해서는 월 35만원을 지급한다. 현재 지급되고 있는 월 30만원 규모의 영아수당은 부모급여 체계로 통합된다. ━ 유통기한제→소비기한제로 변경·일회용품 사용 금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익숙한 개념인 ‘유통기한’ 제도가 ‘소비기한 표시제’로 변경된다. 유통기한 제도는 제조사나 유통사가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유통기한이 지나더라도 보관 방법을 준수하면 섭취가 가능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많았다. 이에 이를 소비기한제로 바꿔 정확한 식품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카페, 식당, 편의점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계도기간도 올해 11월 종료된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는 유상으로 판매하던 비닐봉지가 사라지고 카페와 식당에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사용하는 우산용 비닐도 제공이 중단된다. 지방자치단체에 주민등록을 하고 상주하는 인구 외에도 등록 외국인과 체류 인구를 포함하는 ‘생활인구’ 개념도 도입된다. 또 내년 1월부터 현재 주소지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기부 한도는 연간 500만원이며 10만원 이하는 전액 세액공제, 10만원 초과 시 16.5%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 대학 입학금 제도 폐지·교차로 우회전 차량 일시 정지 2019년부터 고등교육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국공립 대학교부터 단계적으로 대학교 입학금을 폐지해 왔다. 2023년부터는 대학 신입생의 입학금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또한 대학 등록금을 학칙에 따라 2회 이상 분할납부 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을 신설해, 비싼 금액의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과 가정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규정이 변경된다. 다만 대학원 입학금은 지금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올해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려는 차량은 일시 정지한 후 진행해야 한다. 또한 신호등 종류에 우회전 신호등도 추가된다.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지자체의 장이 1년 동안 3건 이상의 우회전 교통사고가 발생한 지역, 대각선 횡단보도가 있는 곳, 보행자와 우회전 차량이 섞이는 경우가 많은 곳 등에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할 수 있다. ━ 저축보험 납입 확대·보험사기 포상액 20억↑ 보험 연금계좌 세제혜택의 경우 세액공제 대상 연금저축보험 납입한도가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퇴직연금 포함시 700만원→900만원) 확대된다. 연금소득 1200만원 초과시에는 종합과세 또는 1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보험사기 제보 활성화를 위해 보험사기 신고 포상금이 최고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된다. 보험금 청구시 보험사기 신고 안내문자를 받게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납품단가가 변동되는 '납품단가연동제'도 시행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상승폭을 약정서에 의무로 기재해야 한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3.01.01 11:31

4분 소요
“일회용품 대체재 찾는 사람들”…다회용품 매출 50% 껑충

유통

최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메프가 지난 9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3달간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다회용품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특히 일회용 비닐봉지를 대체하는 에코백(78%)과 휴대용 장바구니(76%)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플라스틱 빨대 대체재로 떠오른 스테인레스 빨대(34%)와 음료를 저을 수 있는 머들러(22%) 판매도 늘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대나무 칫솔(133%)과 샴푸바(122%), 무라벨 생수(25%)의 매출 증가도 두드러졌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 일회용품 사용이 잦아지면서 이에 문제 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많아진 점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 보고서 내 환경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이후 쓰레기 및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 기간 친환경 행동 변화 수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약 56%가 ‘일회용품 소비 자제’를 꼽으며 전체 항목 중 세 번째로 높은 선택을 받았다. 위메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 제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퍼지며사회용품인 친환경 빨대와 장바구니 판매가 늘었다”라며 "제도적인 이슈가 더해지며 관련 상품의 판매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12.22 09:52

1분 소요
라이나생명, '오아시스마켓과 콜라보' 다회용 보냉백 제작

보험

라이나생명은 오아시스마켓과 함께 나와 지구의 건강을 위한 다회용 보냉백을 제공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라이나생명이 일회용품을 줄이는 건강한 습관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기획한 ESG(환경·사회·조직문화) 프로젝트다. 고객에게 새롭고 친숙하게 다가가 고객과 환경 모두를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다회용 보냉백은 물품 배송을 받을 때는 물론 캠핑이나 피크닉,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어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기후위기를 상징하는 북극곰과 지구와 생명의 소중함을 의미하는 메시지를 넣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고객의 인생과 함께하는 라이나생명은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고객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1.24 09:16

1분 소요
편의점 비닐봉투 사용 금지 ‘한달 앞’...“실효성 없다”vs“환경 생각해야”

유통

“편의점에서 비닐봉투 말고 종이봉투나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라고 하는데 손님들 발길이 끊길까 우려되는게 사실이죠”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서 일회용 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이에 주요 유통 채널인 편의점업계는 일회용 봉투의 편의성과 편의점이라는 판매 채널의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명분만 앞세운 탁상행정이라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당장의 불편함을 앞세워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실효성 없다” vs “일회용품 환경 생각해야” 의견 대립 팽팽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편의점을 포함한 종합소매업의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시행규칙)’을 개정해 공포했으며 11월 24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을 통해 기존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와 165㎡ 이상 슈퍼마켓으로 한정됐던 비닐봉투 사용 금지 범위가 편의점을 포함한 종합소매업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사용 가능한 봉투는 순수한 종이 재질로 만든 종이봉투, 원지 종류·표면처리 방식 등을 명시한 단면 코팅 종이봉투, 다회용 봉투, 종량제 봉투로 제한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매업종에서 1회용 봉투 및 쇼핑백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라는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단계적으로 비닐봉투 발주를 중단하고, 종이봉투와 종량제 봉투 및 다회용(부직포) 장바구니 등을 준비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일회용 봉투 사용 금지로 인한 편의점 점주와 소비자 간 의견 차로 시행 초기 몇달 간은 혼선을 예상한 대처다. 편의점 GS25는 지난 7월부터 해당 내용을 점포에 공지했고, 9월부터 발주를 중단했다. 세븐일레븐도 9월부터 순차적으로 가맹점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CU 역시 8월 1일부터 현재 사용 중인 일회용 봉투의 발주가 단계적으로 제한됨을 알리고 다회용 봉투의 사용을 권장하고 나섰다. CU는 또 11월 개정안 시행에 맞춰 점포의 일회용 봉투의 재고 조절을 위해 모든 점포의 일회용 봉투의 발주를 1배수로 제한한 뒤 이달부터는 아예 발주 자체를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이로써 오는 3분기부터는 편의점에서 일회용 봉투가 점진적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편의점업체들은 일회용 봉투 대신 다회용 쇼핑백과 종이 봉투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점포에서 향후 시행되는 정책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미리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고 있다. 3분기 내로 종량제 봉투도 판매할 예정이며 다회용 쇼핑백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편의점, 소비자 반발에…환경부, 계도기간 검토하나 일각에선 비닐봉지보다 훨씬 비싼 종이봉투, 종량제 봉투의 가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비닐봉투 대신 구매할 수 있는 종이봉투는 100~250원, 부직포 장바구니 등 다회용 봉투 가격은 500원에 달한다. 이에 처음 비닐봉투 가격제 도입 당시 소비자들의 반발이 심했던 것을 감안해 이번 규제가 도입되면 반발이 심할 거란 우려다. 이러한 취지와 달리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더 많다. 편의점은 소비자들이 간단한 간식 제품이나 급하게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들르는 소비자들이 많아 다른 점포보다 일회용 봉투 사용이 더 필요하다. 이에 이번 규제가 일부 점포를 넘어 소비자들에게까지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이번 규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의 발길까지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 규제 시행이 다시 한 번 유예될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매점 차원에서의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정부는 식당, 커피숍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한시적으로 허용했다가 지난 4월 1일 다시 금지했다. 또 지난 6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오는 12월 2일로 연기하고 시행지역도 세종과 제주로 한정하기로 했다.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었던 식당 등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역시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우선은 정부의 정책에 따르기 위해 종이봉투, 종량제 봉투, 다회용 쇼핑백으로 대채제를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용 봉투 사용 금지를 앞두고 올 초부터 다양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가맹점 사전 교육과 대체안을 도입해 새롭게 변화되는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25 17:00

3분 소요
‘편의점 비닐봉지’ 한 달 뒤부터 못 쓴다…11월24일 전면 중단

유통

다음 달부터 편의점 등 소규모 소매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제과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내달 24일 시행된다. 식당, 카페에서는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고 경기장 등에서 일회용 비닐 응원봉 등도 금지된다. 편의점과 제과점에서는 비닐·부직포 등 일회용 봉투·쇼핑백을 구매할 수 없다. 계도 기간 없이 즉시 단속에 나서며 위반 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일회용 봉투를 대체할 대안 찾기에 나섰다. 종이봉투, 재사용 종량제 봉투 판매 등을 권유하는 한편 개인 장바구니 사용도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부직포 다회용 봉투 등도 판매하지만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 하지만 당장 편의점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금지되면 시행 초기 현장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구매가 많은 편의점 소비 특성상 장바구니 지참이 불편한데다 100원~200원 수준의 종이봉투 구매가 부담돼 구매 자체를 자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통, 외식업체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 감축 정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9년 대형마트, 일정 규모 이상의 슈퍼마켓에서의 비닐봉투 사용을 원천 금지됐고 2020년부터는 대형마트 박스포장대에서 제공하던 끈, 테이프 사용도 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선 편의점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불만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비닐봉투 무상제공 금지 시행초기에도 소비자들의 불평, 불만이 이어진 바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일회용 비닐봉시 사용 금지를 두고 손님들에게 본격적으로 안내, 홍보 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 당분간 제도가 자리잡을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17 10:00

2분 소요
동아쏘시오홀딩스, 친환경 프로젝트 발판 삼아 ESG 등급 ‘A’ 차지 [제약·바이오업계 화두 ESG경영④]

바이오

“우리는 사회 정의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우수한 의약품을 생산해 인류의 건강과 복지 향상에 이바지한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1975년 동아제약의 사장으로 취임하며 이같이 밝혔다. 기업은 경영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 투자자, 직원 등 사회 구성원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은 강신호 명예회장의 이 말을 경영 방침으로 삼고,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주축이 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사회적 책임을 체계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2년 전 ‘사회적책임협의회’를 구성했다. 사회적책임협의회는 동아쏘시오그룹의 ESG 경영 방향과 사안을 논의하는 주요 의사결정 기구다. 동아쏘시오그룹의 13개 기업 대표이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의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회사는 이 조직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ESG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체계를 발판 삼아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워하는 ESG 경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우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ESG 통합 등급으로 A등급을 받았다. 환경 부문은 B+등급, 사회 부문은 A+등급, 지배구조 부문은 A등급이다. 계열사인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도 같은 해 ESG 통합 등급으로 각각 A등급을 받았다. ESG 등급은 한국ESG기준원이 국내 주요 상장 기업의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부문을 평가해 기업이 경영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가장 높은 등급은 S등급이며,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등급 등으로 나뉜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중 ESG 통합 등급으로 A등급을 받은 기업은 적다. 지난해 최고 등급인 S등급과 A+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다. 사실상 ESG 등급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조차 준비하지 못해 ESG 경영 환경에 대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등 동아쏘시오그룹의 그룹사는 나란히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중 10곳이 ESG 통합 등급으로 A등급을 받았는데, 이 중 3곳이 한 그룹에 속한 것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에스티팜이 처음부터 뛰어난 ESG 경영 역량을 보유했던 것은 아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20년까지만 해도 C등급에 그쳤던 환경 부문 등급을 B+등급으로 끌어올리며 지난해 처음으로 ESG 통합 등급으로 A등급을 받았다. 탄소 배출량과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한 덕이다. ━ 일회용품 ‘줄이고’ 친환경 포장재 ‘늘리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증한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2년 전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을 실시했다. 직원들은 사내 카페는 물론 사무실에서도 일회용 컵이나 빨대 대신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사용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다회용 컵 사용 생활화하기’와 ‘바른 분리 배출하기’, ‘생활 속 불필요한 포장재 줄이기’, ‘일회용품 거절하기’, ‘제로 웨이스트 실천하기’ 등 5개 주제로 캠페인을 구성했다. 계열사인 동아제약은 제품 포장 용기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19년 구강청결제 ‘가그린’의 용기를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색이 있는 플라스틱은 불순물 때문에 재활용하기 어렵지만, 투명 플라스틱은 의류용 섬유과 부직포를 제작할 때 활용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박카스를 홍보하기 위해 약국에 공급했던 비닐봉지도 2020년부터 재생용지 봉투로 바꿨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비닐봉지를 재생용지 봉투로 바꾸면 제작 비용이 3배가량 더 든다”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동아제약은 건강기능식품에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하고 제품을 포장할 때 비닐 에어캡을 사용하지 않는 등 다양한 친환경 경영을 추진 중이다. 2018년에는 환경부, 한국포장재 재활용사업공제조합과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자발적 협약’도 체결해 179개 제품 중 89.4%인 160개 제품의 포장재와 재질 구조를 개선했다. 동아쏘시오그룹 또한 지난해 환경 보호 활동을 후원하기 위한 기부 프로그램 ‘디스타일 워킹’ 등 환경 보호 캠페인을 추진했다. 이 행사에는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등 동아쏘시오그룹의 임직원 1524명이 참여했으며 기부금 1억원을 모아 환경운동연합에 전달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지속가능경영시스템(ISO26000) 인증을 기준으로 ESG 경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2022.09.29 15:00

3분 소요
[과학기술] 中, 탄소배출 65% 줄일 수 있는 생분해성 PGA 생산 시작

차이나 포커스

(베이징=신화통신) 중국의 한 화학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65% 줄이는 생분해성 화학물질인 폴리글리콜라이드(PGA)를 생산하기 시작했다.최근 중국 과기일보(科技日報) 보도에 따르면 산시(陝西)성에 위치한 국가에너지그룹의 자회사 위린(榆林)화공회사가 지난 19일 연간 5만t의 PGA를 생산할 수 있는 석탄 기반 생산라인을 가동했다.PGA는 토양 및 바닷물에서 미생물에 의해 무해하게 분해될 수 있다. 이에 PGA는 일회용 비닐봉지, 도시락, 빨대 등 음식 포장용 제품 제작에 활용되며 석유·가스 개발을 위한 재료와 수술용 봉합사, 뼈 스캐폴드(지지대) 재료를 생산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석탄 기반 PGA의 생산은 기존 폴리올레핀 플라스틱과 비교해 석탄 소비를 약 50%,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65% 줄일 수 있다. 또 비슷한 생산 비용으로 산업 부가가치를 2~3배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2022.09.22 20:08

1분 소요
일회용품, 이제 그만…“6월부터 일회용컵 보증금 낸다”

유통

오는 6월 10일부터 일회용컵에 대한 보증금제도가 시행된다. 18일 환경부는 탄소중립 및 녹색전환 추진 내용으로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포장판매에 사용하는 일회용컵에 대한 보증금을 부여할 것을 알렸다. 컵보증금제도가 시행되면 커피 등 음료를 일회용컵에 구매하는 소비자가 음료 가격 외에 보증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또 사용한 컵을 매장에 반환하면 보증급을 다시 돌려받게 된다. 이때 보증금은 200~500원 범위에서 결정될 예정이고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가 일회용컵 보증금을 관리한다. 매장으로 회수된 일회용컵은 전문 재활용업체로 보내질 계획이다. 이 제도는 전국에 매장 수 10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가맹본부 또는 휴게음식점영업, 제과점영업 사업자가 대상이다. 시행 매장 수는 현재 기준으로 3만8000여개 매장일 것으로 추정된다. ━ 11월 24일부터 편의점·마트, 비닐봉지 사용금지 11월 24일부터는 3000㎡ 이상의 규모를 지닌 대규모 점포와 165㎡ 이상의 슈퍼마켓, 편의점, 소매업, 제과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된다. 또 커피전문점 등 식품접객업 매장 안에서는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사용할 수 없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포장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이에 일회용품 쓰레기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포장용기 생산량은 2019년 9만2695톤에서 2020년 11만957톤으로 증가했다. 2020년 수치는 국내 첫 배달용기 생산량 10만톤을 뛰어넘는 수치로, 52g 무게의 용기를 기준으로 1년간 21억개의 용기를 생산한다. 니는 하루에 매일 303톤의 일회용 용기가 만들어진 것을 의미한다. 환경부 측은 “2022년을 탄소중립의 이행 원년으로 삼아 이행체계·제도의 마련과 함께 산업·공공·지자체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국민생활 실천 확산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지난 한해 동안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을 통해 탄소중립으로 나아갈 토대를 마련했으며,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탄소중립 이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1.18 15:25

2분 소요
명품백 대신 종이백 든다…MZ세대가 ‘미닝아웃’하는 법

산업 일반

“최근엔 가죽 느낌이 나는, 고급스러운 가방인 척하는 종이가방을 좋아해요.” 래퍼 이영지(19)가 지난 3월 보그 코리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 마이 백(What's in my bag)’을 위해 그가 가져온 가방은 종이백과 편의점 비닐봉지가 전부였다. ‘인 마이 백’이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이나 패셔니스타들이 평소 메고 다니는 가방에 든 소지품을 하나씩 꺼내 소개하는 콘텐트다. 대개는 값비싼 브랜드의 가방을 보여주는 것으로 안에 든 소지품 소개를 시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평소에도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방은 없지만 물건을 가지고 다녀야 하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백이나 비닐봉지를 이용한다는 것. 털털하고, 가식 없는 ‘인싸(인사이더,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 이미지를 종이가방이 대변하는 듯했다. ━ 종이백 들고 다니는 ‘인싸’ 래퍼 최근 길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종이백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서울 신촌역과 홍대입구역 등 대학가에서 만난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편리하니까”라고 답했지만 남다른 의미를 담은 사람도 있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고, ‘미닝아웃(Meaning out, 자신의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표현하는 것)’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신념을 갖고 종이백을 선택했다. 이들은 자신이 사고, 입는 물건이 가치관을 대변한다고 믿는다. 취업준비생 주민정(29)씨도 그 중 하나다. 주씨는 “내가 먹고, 입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마음에 들어 소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특정 브랜드 종이백을 들면 나도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로운 활동에 동참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환경보호를 추구하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백을 들었는데,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환경보호라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느낌도 준다”고 밝혔다. 환경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면서 한동안 에코백 사용이 각광받았다. 쇼핑한 물건을 담기 위해 환경부담금을 내며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는 대신 미리 접어 넣은 에코백을 펼치는 게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환경보호 활동’으로 여겨졌다. 이제는 에코백 넘어 ‘종이백’이 대안으로서 자리잡은 모양새다. 굳이 예쁜 에코백을 또 사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종이가방을 여러 번 사용하는 식으로 환경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박민영(가명·20)씨는 환경적 이유로 종이 가방을 든다. 일회성이 아니라 여러 번 재사용하는 것도 필수다. 종이백은 물건을 사고 받은 경우가 대다수다. 그는 “일부러 산 건 아니지만 받았으니 한 번 쓰고 버리기보단 계속 사용하자는 생각”이라며 “종이백 자체도 환경에 안 좋다고 들었지만 찢어질 때까지 쓰고 버리면 조금이나마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가방은 짐을 넣고, 편리하게 들고 다니기 위한 수단이다. 짐이 많을 땐 가방을 여러 개 챙기기도 한다. 작은 가방을 들고 나가는 길엔 늘어날 짐에 대비해 예비 가방은 필수다. 최근 패션 트렌드 중 하나는 스몰백의 유행이다. 핸드폰 하나 넣기도 버거운 손바닥만 한 가방이 대세다. 스몰백이 인기를 끌다 보니 나머지 소품을 넣을 수 있는 종이백의 필요성이 덩달아 커진 면도 있다. MZ세대들도 종이가방을 들고 다니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편리함을 주된 꼽았다. 홍대 입구에서 만난 대학생 김성현(가명·24)씨는 빈 종이가방 하나만 들고 있었다. 그곳도 상반신을 다 가릴 정도로 큰 가방이었다. 홍대 근처에서 그림을 사러 왔다는 그는 “사려는 그림의 캔버스 크기는 20호(가로 72.7cm, 세로 53cm)로, 웬만한 가방에는 쉽게 넣을 수 없다”며 “평소엔 작은 가방만 들고 다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종이가방을 미리 준비해서 나온다”고 말했다. ━ 스몰백 트렌드에 큰 쇼핑백 필수품으로 자리잡아 패션 소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대학생 김영은(가명·21)씨는 작은 핸드백과 함께 영국의 스파 브랜드인 ‘러쉬’의 종이가방을 손에 쥐고 있었다. 김씨는 집에 있는 여러 개의 종이백 가운데 고심 끝에 이 가방을 선택했다. 그는 “오늘 옷을 전체적으로 올블랙에 맞춰 입었기 때문에 깔끔하고 너무 튀지 않는 디자인의 종이가방이 필요했다”며 “보통 그날 입은 옷의 디자인에 따라 여러 종이백을 번갈아가며 쓴다”라고 말했다. 유난히 파랗고 큰 종이백을 들고 있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강민호(가명·23)씨는 “옷을 사면서 종이백을 받았는데 색이 마음에 들어 평소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큰 종이백을 점원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T.P.O(time·place·occasion)에 문제가 없다면 다양한 디자인의 종이백도 패션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종이백을 들고 다니는 트렌드가 보편화 되자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서는 ‘명품’이 아닌 고가 브랜드의 종이 쇼핑백만 올라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로고가 크게 박힌 가방의 인기가 뜨겁다. 고가 브랜드 종이백의 경우 1만5000~3만원까지 가격이 형성됐다. 명품 종이가방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무인양품(MUJI)의 쇼핑백이 큰 인기를 끌었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고, 로고가 큼지막하게 인쇄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수록 인기도 올라간다. 스타벅스커피나 나이키가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특히 MZ세대가 자주 소비하는 동시에 친숙한 브랜드라는 특징이 있다. ━ 종이백도 ‘에·루·샤’가 대세 대학생 임정빈(22)씨도 또래에게 인기인 스포츠 브랜드의 종이백을 선호한다. 그는 나이키 신발을 사고 받은 큰 종이백을 버리지 않고 뒀다가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재사용하곤 한다. 그는 “나이키는 로고만 봐도 누구나 알 정도로 친숙할 뿐만 아니라 젊은 느낌도 담고 있어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전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취향을 표현하고, 스타벅스 역시 이런 트렌드에 맞춰 포장재 등의 소모품을 포함해 여러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한다”며 “스타벅스는 음료 포장을 위해 일부 사용해오던 비닐 포장재를 다회용백으로 변경하거나 각종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인 PLA소재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펼치고 있는데, (자사 종이백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그만큼 많은 소비자가 친환경 가치에 공감하고 지지해준다는 뜻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김두현·임수빈 인턴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2021.05.23 10:10

4분 소요
‘플라스틱 없는 한 달’ 도전 왜 실패했나

산업 일반

시간과 돈 많이 들고, 일상생활용품 대부분이 플라스틱 제품이라 완전 사용하지 않기는 거의 불가능해 유사 이래 인간은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애썼다. 그 욕구는 모든 인간이 타고난 듯하다. 동물이 자기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본능을 이끄는 것과 똑같은 신경화학적 작용 때문에 인간도 지구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고 믿는 전문가도 있다.어쩌면 인류가 그토록 많은 플라스틱(비닐)을 지구에 남기기로 작정한 듯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플라스틱은 자연분해되기까지 500~1000년이 걸리기 때문에 오래도록 남는다. 따라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거의 모든 플라스틱 조각은 완전 소각으로 사라진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떤 형태로든 여전히 지구상에 존재한다. 그러니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할수록 우리가 이 지구에 흔적을 남기기가 더 쉽다.물론 이 가설을 더 끌고 나갈 수 있지만 거기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인간이 진정으로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면 지구와 그 위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보존해야 마땅하지만 그들을 오히려 큰 위험에 빠뜨리는 수단에 그토록 많이 투자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왜 우리는 그토록 터무니없는 식으로 행동할까? 플라스틱이 지구에 얼마나 해로운지 뻔히 알면서 왜 계속 플라스틱을 사용할까? 그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졌을 때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적어도 나의 플라스틱 사용을 어느 정도라도 정당화할 수 있는 답은 찾을 수 없었다.그래서 ‘플라스틱 없는 7월(Plastic Free July)’ 도전에 관해 듣자마자 곧바로 신청했다. ‘플라스틱 없는 사회 재단(Plastic Free Foundation)’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2011년 호주에서 시작돼 지금은 매년 세계 170여 개국에서 수백만 명이 참가한다. 7월 한 달 동안 쇼핑비닐백과 빨대, 테이크아웃 컵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거부’함으로써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로 생긴 운동이다.그러나 이 도전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처럼 나도 사용 거부 대상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만 국한하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는 내가 거의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실패담을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도전에서 내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을 먼저 밝히지 않는다면 그건 독자에 대한 나의 직무 태만일 것이다. 내가 이 도전에 실패한 원인이 뭘까? 이 글을 쓰는 데 사용하는 키보드가 한 예다. 신용카드, 헤어드라이어, 출퇴근할 때 이용하는 지하철 시스템의 많은 부분 등 내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다른 많은 제품처럼 이 키보드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세계의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제품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오염의 인식 제고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플라스틱 오션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매년 새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양은 3억t 이상이며, 그중 절반은 일회용이고, 90% 이상은 재활용될 가능성이 없다.플라스틱은 주로 우리 주변의 수많은 큰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아주 작은 물건도 우리는 걱정해야 한다. 환경전문 온라인매체 에코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매년 플라스틱(비닐) 봉지 약 5000억 장과 페트 생수병 350억 병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이 도전에 나서기 오래전부터도 나는 비닐봉지부터 생수병, 커피 컵, 그리고 샴푸와 헤어 컨디셔너 병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 도전을 시작한 뒤에야 비로소 현대사회의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사용이 강요되는 현 상황의 문제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특히 늘 다니는 식료품점에 갔을 때 거의 모든 제품을 포장하는 데 비닐이 사용되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자연적인 자체 외피(껍질)로 보호되는 채소와 과일도 거의 전부 비닐로 포장됐다. 비닐로 포장되지 않은 과일과 채소에도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것을 그때야 깨달았다. 외피에 작은 플라스틱 브랜드 라벨이 거의 보이지 않게 찍혀 있었다. 그 채소와 과일을 생산한 곳과 이력이 들어 있는 라벨이다. 즉석식품과 스낵, 음료, 냉동식품의 용기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또 계산대에 가면 비닐 봉투를 사겠느냐고 점원이 묻는다.플라스틱 없이 지내기로 하면서 의도치 않은 얻은 혜택도 있었다. 식단이 상당히 건강하게 바뀌었다. 슈퍼마켓의 스낵 코너에 가면 플라스틱 포장이 가득해 그곳을 피하고 집에서 조리할 때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었다. 채식주의자인 나는 대형 식료품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식품이 많지 않지만 플라스틱을 피하려다 보니 그마저 사는 식품이 절반 이상 줄었다. 따라서 내 저녁 식사 접시에는 가지·브로콜리·토마토 등 주로 포장되지 않은 몇 가지 과일과 채소가 전부였다. 채식주의자의 단백질원으로 주로 사용되는 두부도 포기했다. 내가 가는 식료품점에선 모든 두부 제품의 포장에 조금이라도 플라스틱이 사용되기 때문이었다.식품을 포장하지 않고 벌크로 판매하는 가게가 플라스틱 포장을 사용하는 대형 식료품점의 긍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는 그런 곳이 없어서 나는 시장에서 파는 비포장 식품을 주로 애용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식사를 해결하는 문제에서 플라스틱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집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 것이었다. 도시락을 쌀 시간이 없는 날 우연히 점심거리를 사 먹었지만 거기엔 대다수 일회용 커피 컵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플라스틱 코팅이 들어 있었다. 그 일 이후로는 식사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만이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플라스틱 없이 사는 것을 쉽게 만드는 데는 시간 외에 돈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여유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수제 화장품회사 러시가 판매하는 비누 막대형 샴푸와 컨디셔너, 모이스처라이저부터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대나무 칫솔을 비롯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세척제품까지 비(非) 플라스틱 제품은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제품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친환경 시장은 가격이 비싸다. 왜 그럴까? 일부 친환경 기업가는 그런 제품의 수요가 비교적 크지 않아 일반 제품처럼 가격을 낮추면 사업을 지탱할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러시 같은 친환경 대기업은 자사 제품이 더 비싼 것은 “윤리적인 출처에서 조달하는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자랑했다. “우리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 위한 과잉 포장과 광고, 비싼 마케팅, 대규모 유통·저장 시설에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 러시 고객은 윤리적인 출처(가능한 한 유기농)에서 조달하는 최고 품질의 재료와 수작업으로 정성껏 만드는 제품에 합당한 가격을 치른다.”그 결과 나는 러시의 ‘제이슨 앤 더 아건 오일’ 샴푸 바 약 50g짜리를 10.95달러(약 1만3000원)에 샀다. 그보다 가격이 더 낮은 대안은 아직 찾지 못했다. 목욕·미용 제품의 경우 대부분 플라스틱 없는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제품은 치약과 치실, 데오도란트였다. 일부 치약은 최소한의 플라스틱 포장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도전 기간 한 달이 거의 다 지나서야 100% 플라스틱 없는 치약을 찾을 수 있었다. 벤 앤 애나스 천연치약이었다. 이 제품은 포장에도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치약 제조에도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제품은 일반 치약 브랜드만큼 사용 후 입안이 상쾌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대로 쓸만해서 도전 행사가 끝난 뒤에도 몇 주 동안 계속 사용했다. 지오가닉스도 플라스틱 포장을 사용하지 않는 치약(리필이 가능한 유리병에 넣어 판매한다)과 치실을 제공한다.물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나의 일상생활에서 양치 제품만이 어려움을 준 건 아니었다. 내가 도전에 완전히 실패한 일상생활의 한 측면이 있다. 생리 문제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생리대가 있긴 하다. 예를 들어 ‘디바 컵’이 한 가지 대안이다. 이 제품은 재사용 가능한 실리콘 생리컵으로 한 번에 12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또 뉴욕에 본부를 둔 THINX는 전통적인 생리대 제품의 대안으로 착용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한 속옷을 판매한다. 나는 그런 노력을 높이 사면서도 그 어느 제품도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플라스틱 애플리케이터가 없어 기존 제품보다는 약간 더 친환경적인 탐폰을 선택했다.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 언젠가는 나도 용기를 내어 좀 더 지속가능한 대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위생용품이 전 세계의 플라스틱 문제에 추가로 안기는 부담에 일조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스가 발표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탐폰이 58억 개였다(전 세계 탐폰 판매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마지막으로 플라스틱 없는 생활의 실천에서 나의 욕심만큼 이루지 못한 또 다른 측면은 여행이었다. 안타깝게도 예약된 카리브해 가족여행이 도전 기간인 7월과 맞물렸다. 따라서 나는 항공 여행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현지에 도착해서는 플라스틱 컵에 화려한 색상의 플라스틱 빨대를 꽂아 주는 감미로운 칵테일의 유혹에 시달렸다.그런 유혹에 맞서려고 스테인리스 스틸 머그잔과 스테인리스 스틸 빨대, 대나무 스푼과 포크, 나이프를 여행 가방에 싸 갔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런 광경을 보면서 나는 매일 우리가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또 비행기 안에서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지 않은 기내식과 스낵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나섰다가 비행기가 난기류로 흔들리는 바람에 혼이 나기도 했다. 여행 내내 나처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재사용 가능한 컵이나 도구를 준비해온 여행객의 수를 보고 작은 위안을 얻었다. 이전엔 관심을 쏟지 않아서 몰랐을 수도 있지만 그 수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많아 보였다.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이 도전이 실제로 내게 보여준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거나 좀 더 과장되게 말하자면 플라스틱을 우리 생활에서 완전히 없애는 문제에서 우리가 갈 길이 아직 너무나 멀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지구에 우리의 유산을 남기는 데 진정으로 신경 쓴다면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이 우리의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건강한 지구가 있어야 그런 유산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찬탈 다 실바 뉴스위크 기자※

2019.10.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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