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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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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컨트롤타워’ 미래성장동력 발굴 통한 기업가치 향상

CEO

장세욱 동국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의 ‘전략컨트롤타워’ 지주사 동국홀딩스를 통해 기업가치 향상에 나섰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철강 시너지 사업을 발굴하고 IT, 물류 등 그룹 연관 사업과 신수종 사업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 6월 1일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 1954년 창사 이래 가장 큰 변화를 맞이했다. 열연사업 신설법인 동국제강, 냉연사업 신설법인 동국씨엠이 신규 출범했고, 존속법인 동국홀딩스는 그룹 컨트롤타워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한다.동국제강그룹은 이번 분할로 컨트롤타워와 철강 사업의 전문성이 강화됨에 따라 저평가된 철강 사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분할은 약 8년간의 오랜 사업구조재편 과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음을 의미한다.동국제강그룹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지난 2014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 2015년엔 열연 사업을 영위하던 동국제강과 냉연 사업을 영위하던 유니온스틸 등 철강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야 했다. 동국제강은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약정체결 2년만인 2016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했다. 동국제강은 최근까지도 지속적인 사업구조개편과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 중국 법인 DKSC(Dongkuk Steel China) 지분 정리와 올해 브라질 CSP제철소(CSP) 지분 매각 결정 등 불확실성과 잠재적 위협을 최소화했다. 인적분할 이후 첫 번째 잠정실적 발표도 양호했다. 동국제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305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을 기록했다.장상태 동국제강 명예회장의 차남인 장 부회장은 직원급부터 시작해 경영진으로 올라온 인물이다. 그는 평소 직원들과 소탈하게 지내며, 친근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에 가깝다는 평가다. 장 부회장은 올해 열린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성장 마인드셋’을 핵심 키워드로 임직원들에게 성장 지향적 사고방식을 갖춰나가길 당부했다.

2023.08.28 14:05

2분 소요
원전 기대감↑…두산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 변경 추진

산업 일반

두산중공업이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Doosanenerbility)’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리 체제를 벗어난 두산중공업이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두산에너빌리티라는 사명으로 상표와 도메인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빌리티는 에너지(energy)와 가능성(ability)을 합친 단어다. 회사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사명 변경은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이 이름을 바꾼 것은 22년 만이다. 두산중공업의 모태는 1962년 한라그룹 계열 ‘현대양행’이다. 1980년에는 대우그룹이 현대양행을 인수하고 사명을 ‘한국중공업’으로 바꿨다. 이후 현대양행을 인수한 대우그룹이 사업권을 박탈당하면서 국영화됐다가 2000년 12월, 두산그룹에 인수되며 두산중공업이 됐다. 두산중공업의 사명 변경은 에너지 기업 전환과 성장에 대한 자신감 표현으로 풀이된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최근까지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절치부심했는데, 이런 어려움을 딛고 새로 일어섰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자금난에 허덕이던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으며 채권단 관리를 받아왔다. 계열사인 두산건설의 부실과 적자,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이 맞물려 어려움을 겪던 두산중공업이 존폐 위기에 몰린 것이다. 하지만 혹독한 구조조정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확보로 2년 만에 채권단 관리에서 조기 졸업했다. 지난 2월 27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에 따른 두산중공업 관리 체제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의 2021년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8907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645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136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었다. 향후 강화하는 에너지 사업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해상풍력·수소터빈·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가스터빈·수소·신재생에너지·SMR 등 4대 성장사업의 비중을 올해 36%에서 2025년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스터빈 사업은 국책과제로 개발한 가스터빈이 지난해 최종 시험 검증을 완료하며 올해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2021년 9차 전력수급 계획에 따르면 국내 22GW(약 40여 개의 발전소)가 신규로 2030년까지 발주할 예정이다. 차세대 원전 사업부문에서는 두산중공업이 SMR 주기기 제작과 설비 공급자로 글로벌 SMR 기업인 뉴스케일사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SMR은 원자로 증기발생기·냉각재 펌프·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소형 원전이다. 올해부터 SMR 관련 수주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8000억원 가까운 수주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중장기적으로 수소를 직접 연소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며 2030~2040년대에 수소전환가능 모델 출시 준비 중”이라며 “수소로서 성장 가능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전날보다 10.05%(1900원) 오른 2만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2.03.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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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두산重 채권단 관리체제, 성공적 종료”

은행

두산중공업에 대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체제가 마무리된다. 채권단 측은 이번 관리체제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오는 28일자로 채권단과 두산그룹 간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에 의한 채권단 관리체제를 종료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던 2020년 3월로부터 약 1년 11개월만이다. 채권단은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해 구조조정 마중물 역할을 했고 두산그룹은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노력을 성실히 이행해 짧은 기간에 계열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 등 전통 발전분야의 실적 둔화와 자회사 자금지원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던 중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경색으로 단기채 차환이 막히면서 유동성 부족에 직면했다. 수은은 종합발전사인 두산중공업의 부실이 국가 에너지공급계획 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 산은과 공동으로 2020년 3월과 5월 두 차례의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 앞 자금지원 등 정상화방안에 대해 보고해 범 정부적인 협조를 구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뿐 아니라 대주주인 ㈜두산과 계열주의 책임 있는 역할과 직원들의 고통분담을 포함하는 지속가능한 정상화방안을 추진했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 검토 당시 국내외 채권 금융기관의 수가 많았고 개인 보유 기업어음 등 시장성 차입금 비중이 높아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두산중공업 유동성문제의 골든타임을 넘기지 않도록, 기존 워크아웃 등의 절차 대신 수은·산은 중심의 정상화작업을 추진했다. 채권단과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확실한 재무구조개선 효과를 이끌어내고자 계열사 등 그룹 보유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두산중공업 자본을 확충하는 내용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수립, 2020년 6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자구계획에는 두산그룹 사옥인 두산타워 매각과 두산인프라코어·두산솔루스 등 계열사 매각, 계열주와 ㈜두산의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 두산퓨얼셀 지분 등 보유자산 증여 및 현물출자, 인원 감축과 임금동결 등 임직원의 고통분담까지 포함됐다. 두산그룹은 MOU 기간 중 총 3조1000원의 자산매각과 이번 달 18일 완료된 1조1500억원의 유상증자 등 두산중공업에 총 3조4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등 자구계획 대부분을 성공리에 이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무구조개선과 향후 사업전망에 대한 외부전문기관의 재무진단 결과,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다시 독립경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채권단의 두산중공업 MOU 조기종결 결정에는 재무지표 개선 등 전통적인 기준뿐만 아니라, 국가 기간산업인 에너지 분야의 대표기업으로서의 중요성도 감안됐다는 설명이다, 채권단은 긴급자금 3조원을 수혈한 직후 컨설팅을 통해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미래형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해 왔다. 이번 MOU 종결 검토 시 가스터빈, 차세대원전, 수소,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신사업 전망을 면밀히 점검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두산중공업의 재무건전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신사업 분야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2.27 15:10

2분 소요
두산건설,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팔린다…매각가 4000억원 안팎

건설

두산그룹이 건설 자회사인 두산건설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한다. 이를 통해 두산그룹은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연내 졸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건설 지분 99.99%를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가는 3000억원 후반에서 4000억원 초중반으로 알려졌다. 큐캐피탈 컨소시엄에는 앵커 투자자인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신영증권 PE부문, 유진자산운용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큐캐피탈 파트너스는 국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경영권을 주로 인수하는 운용사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비비큐(BBQ), 노랑통닭부터 영풍제지, 큐로경기CC, 가공목재 수입 유통업체 케이원 등을 인수했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건설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최근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두산건설도 실적 개선세를 보여 인수에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의 투자 성과를 살펴보면 BBQ를 투자한 지 약 2년 만에 내부수익률(IRR) 20%가 넘는 높은 투자회수(엑시트) 성적을 거뒀다. 2019년 1200억원을 투자해 제너시스 비비큐 구주 일부와 제너시스가 발행한 전환사채(EB)를 사들였다. 지난해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코스톤아시아와 함께 7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노랑통닭은 현재 밸류업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2015년 65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영풍제지도 아직 엑시트 이전이다. 지난 2018년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간 큐로경기씨씨도 1510억원에 인수해 올해로 인수 4년 차를 맞고 있다. 큐로경기씨씨는 설비 증설과 대중제 전환 등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작업과 함께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골프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490억원에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가공목재 수입 및 유통회사 케이원, 케이원임산, 케이원목재 세 곳도 인수 2년 차로 엑시트 전 단계다. 코로나19로 수입 목재 공급량은 줄었지만 집꾸미기 열풍에 국내 가구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450억원에 인수한 서울제약도 엑시트 전이다. 이번 두산건설 매각이 이뤄지면 두산그룹은 연내 재무약정 졸업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8월부터 두산그룹에 향후 유동성 위기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두산건설 등 우량 자산을 매각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두산건설 매각계획서를 검토한 뒤 연내 조기 졸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6월 산은 등 채권단과 3년 만기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받았다. 자구계획안을 통해 자산을 줄줄이 매각하고 남은 채무 잔액은 약 5000억원이다. 두산그룹이 연내 3조원의 자금 상환을 마무리하면 1년 6개월 만에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졸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2021.11.14 13:03

2분 소요
[1년 새 뒤바뀐 두 해운사의 얄궂은 운명] “한진의 우량 자산 현대가 인수 추진”

산업 일반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8월 31일 금융시장 대응회의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 말이다. 사실상 한진해운을 현대상선에 흡수합병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양대 국적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운명이 지난 1년 간 얼마나 극적으로 바뀌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마디다. 1년 전만 해도 이런 장면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금융권에선 현대상선의 자금난이 훨씬 심각했고, 한진해운의 경영상태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엔 지금과는 반대로 한진해운의 현대상선 흡수합병 추진설이 돌았을 정도다. 1년 간의 드라마틱한 반전 과정을 돌아본다.지난해 10월 19일, 현대상선은 일본계 금융자본 오릭스PE와의 현대증권 매각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해 6월 자회사인 현대증권 주식 22.56%를 6475억원에 파는 계약을 오릭스와 했다. 해운업 침체로 갈수록 쌓여가는 빚을 갚기 위해서였다.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현대증권 매각 등을 통해 신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었다.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자 시장은 차갑게 돌변했다. 현대상선 주가는 매각 무산 이후 한 달 간 45%나 하락했다. “이대로 가면 현대상선의 부도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 현대증권 매각에 울고 웃고 그 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이 나왔다. 10월 28일자 한국경제신문의 보도였다.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한진해운에 흡수합병을 타진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때 정부와 한진해운 간에 엇박자가 났다. 정부는 “합병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즉각 부인했지만 한진해운은 “정부로부터 합병에 대한 검토 요청을 받았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합병 권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정부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 추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중앙일보는 11월 9일자에서 ‘한진해운·현대상선 강제 합병 추진’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번에도 정부는 “합병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언제든 합병 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봤다.벼랑 끝에 몰린 현대그룹은 결국 현대상선을 채권단에 넘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3월 재무구조 개선을 전제로 한 3개월 간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채권단과 맺었다. 현대그룹 오너인 현정은 회장과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채권단에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현 회장은 대주주 책임 차원에서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그렇다고 현대상선의 회생 가능성이 큰 건 아니었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3개월 동안 현대증권 재매각, 용선료(선박임대 비용) 재조정, 회사채 채무 재조정, 국제 해운동맹 가입 등 네 가지 조건을 갖춰야 채무 원리금 만기를 연장해주겠다고 했다.경영 정상화의 실타래를 풀 수 있었던 건 현대증권 재매각이 흥행한 덕분이다.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가 참여하면서 현대증권의 몸값이 올랐다. 결국 올해 3월 말 실시한 매각 본입찰에서 KB금융지주가 약 1조2000억원을 써내 한국투자금융지주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현대상선에 현금 1조2000억원이 들어오자 시큰둥하던 채권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용선료 재조정 협상이 탄력을 받았다. 5월 18일 해외 선주들이 대면 협상을 위해 내한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직접 협상 파트너로 나서 현대상선에 힘을 실어줬다. 여러 차례의 줄다리기 끝에 6월 10일 3년 6개월 간의 용선료 2조5300억원 중 21% 수준인 5300억원을 조정했다. 이 중 절반은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절반은 2022년 이후 갚기로 했다. 1조8000억원의 회사채 재조정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대상선은 회사채 투자자와 투자금의 50% 이상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마지막 관문은 국제 해운동맹 가입이었다. 해운업은 전 세계 주요 선사가 서로 동맹을 맺어 항로 운영권을 공유한다. 한진해운이 가입한 디얼라이언스의 가입을 타진하는 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미 회원사별 지분이 어느 정도 정해진데다 국내 경쟁사인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의 가입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은 다른 해운동맹을 알아보기로 했다. 과감하게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가 속한 해운동맹 ‘2M’의 문을 두드렸다. 산업은행 부행장이 직접 2주 간 머스크 본사가 있는 덴마크에 머물며 협상한 끝에 가입을 이끌어냈다. ━ 회사의 명운 걸린 사안 놓고 늑장 보고 이렇게 해서 현대상선은 조건부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결국 현대상선은 7월 기존 대 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정은 회장의 감자와 채권단·용선주·사채권자의 출자전환과 일반 공모를 합친 유상증자(1조 4400억원)를 통해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이고, 다른 은행과 용선주·사채권자가 주요 주주인 구조다. 이를 통해 5000%가 넘던 부채비율은 200%대로 낮아졌다.한진해운이 걸어온 길은 현대상선과 정반대다. 애초 자구책만으로도 부족 자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한진해운은 올해 봄이 되면서 급격히 어려워졌다. 해운업황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3월 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비공개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결단을 촉구했다. 부채 5조6000억원을 해결할 특단의 자구책을 내놓지 않으면 현대상선처럼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게 골자였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답을 기다렸다. 그런데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사전 협의 없이 4월 22일 전격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했다.한진해운의 자구책을 기다리던 채권단으로서는 허를 찔린 격이었다. 한진해운과 채권단의 불편한 관계가 본격화된 순간이다. 2015년 11월에 현대상선과의 합병 추진 보도를 놓고 엇박자를 냈던 채권단과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신청을 놓고 또다시 부딪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채권단은 5월 4일 한진해운과 3개월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했다. 현대상선과 거의 같은 조건이었다.설상가상으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한진해운 주식 매각 의혹이 터지면서 대국민 이미지까지 나빠졌다. 최 전 회장은 조양호 회장의 제수씨로, 남편(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작고 후 7년(2007~2014년) 간 한진해운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 전 회장 경영 시절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조양호 회장이 구원투수로 한진해운 경영을 맡았다. 이를 감안하면 한진해운 경영난의 가장 큰 책임은 최 전 회장에게 있다. 그런데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직전 두 자녀와 함께 보유 주식 31억원어치를 전량 매각했다. 그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조사를 거쳐 10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그럼에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예상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일찌감치 국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한데다, 용선료와 회사채 채무조정도 별 문제 없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여름 들어 해외 선주에게 2000억원 이상의 용선료를 체납한 사실이 알려지고, 상반기 4730억원의 적자(당기순손실)를 내면서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채권단은 부족 자금 규모를 6000억~7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올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나서 추가 자금 마련을 요구했지만 조양호 회장과 한진그룹은 “5000억원의 자금만 마련할 수 있다”며 버텼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시한인 8월 4일 자율협약을 9월 4일까지 한 달 연장했지만 회생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자율협약 연장 기간 동안 한진해운과 채권단의 감정 갈등은 더 커졌다. 일례로 채권단은 8월 10일쯤 회생 시나리오를 전달한 후 8월 20일까지 한진해운으로부터 자구안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약속 시한을 3일 앞둔 8월 17일에야 “조양호 회장에게 오늘 보고했다”며 “자구안 제출 일자를 미루겠다”고 알려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회사의 명운이 걸린 사안을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지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오너에게 보고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8월 25일 56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이전 자구안과 달라진 게 없다”며 평가 절하했다. ━ 한진해운, 존속과 청산의 갈림길에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한진해운의 자구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8월 30일 열린 채권단 회의는 30분 만에 만장일치 ‘거부’로 끝났다. 채권단이 최소한 자율협약 종료일인 9월 4일까지는 한진해운에 시간을 더 줄 거라는 시중의 예상을 뒤집는 결정이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주주(한진그룹)와 오너(조양호 회장)의 자구 노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구조조정의 원칙을 지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한진해운은 8월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은 신청 당일 곧바로 자산동결을 한 데 이어 9월 1일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법원의 실사를 거쳐 존속가치가 더 높으면 회생, 청산가치가 더 높으면 청산 절차를 거치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 부재”라며 “한진그룹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채권단과 소통했다면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2016.09.0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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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Market Outlook - 한국 주식시장에도 봄은 오는가

증권 일반

1분기 힘든 한때를 보내고 2분기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기업실적과 미국 경기지표라는 복병이 있다. 일단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2014년의 1라운드가 지나갔다. 지난 1분기에도 주식시장은 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국내 기업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주식시장은 요동쳤다. 이제 2라운드가 시작됐다. 포브스코리아는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국내 주식시장이 꽃샘추위를 겪은 후 뜨거운 여름을 맞이할 수 있을 지 들어봤다.기시감. 지난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을 가만히 보다보면 머릿속에 문득 떠오르는 단어다. 1년 전 1분기와 흐름이 유사해서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새해 첫 장인 1월 2일 30포인트 넘게 상승하며 2000선을 넘어섰지만 이후 하락해 4영업일만에 다시 1900선으로 내려앉았다.올해는 새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무너뜨리듯 1월 2일부터 40포인트 넘게 하락한 이후 지난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대외 악재와 기업의 실적부진이 겹치면서 대형주가 힘을 못쓰자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그렇다. 지난해 주식시장과의 유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2분기 후반인 8월쯤 주식시장은 상승을 모색할 것이다.1분기 주식시장 부진, 8할은 기업실적 탓3월 둘째 주 여의도에서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세터장,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각각 만났다. 이들은 2분기 이후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창목 센터장과 홍성국 센터장은 2분기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준 센터장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2분기가 국내 주식시장에 전환점이 될지는 미국 경기지표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2분기 이후 흐름에 대해서도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세 명의 센터장들이 2분기를 기점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1분기와는 다른 행보를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난 1분기 코스피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은 기업실적이 2분기에는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이창목 센터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선진국 증시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데는 부진한 기업실적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좋지 않았다. 홍성국 센터장은 그 이유를 기업들의 재무구조개선에서 찾았다. 지난해 건설사 분식회계 이슈를 비롯해 STX그룹, 웅진홀딩스, 동양그룹 등의 기업 부실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기업들의 재무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다.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이를 4분기 실적에 대폭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재무구조 문제가 드러났던 동부그룹과 STX, 대한전선, 한진, 금호, 성동조선 등은 금융감독원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김영준 센터장은 다른 시각에서 기업실적 부진을 꼬집었다.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유난히 컸던 것은 어닝쇼크(Earning Shock)를 기록한 기업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지난해 연말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탐방 등을 통해 알게 된 정보를 토대로 기업실적을 하향조정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죠.”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실적과 기업들이 발표한 실제 실적의 괴리율이 10% 이상일 경우를 ‘어닝쇼크’라고 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의 증권사에서 추정치를 제시한 12월 결산법인 81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48곳이 4분기 영업이익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2분기, 주식시장의 전환점 될 듯4월말부터 다시 기업실적 발표시즌이 시작된다. 일단 센터장들은 올 1분기 기업실적이 지난해 4분기 때보다는 나아질테지만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행인 점은 기업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1분기 기업실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이창목 센터장은 2분기 전망에 기업실적 회복과 더불어 올해가 박근혜 정부의 집권 2년차라는 점을 주목했다. 통상 정권이 바뀐 1년차는 기업들이 새로운 정권에 맞춰 CEO를 교체하거나 부실요인을 해결하는 시기라면 2년차에는 정부지원에 힘입어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는 시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 경제민주화 기치를 내세워 기업들을 압박했다. 일부 그룹 총수의 구속 역시 지난해 이뤄진 일이다. 요즘 이 센터장은 설비투자업종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과거 사례를 통해 보면 설비투자가 많이 되면 대체로 주식시장이 좋습니다. 집권 2년차인 올해 설비투자 사이클이 시작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기업의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면 주식시장 상승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지수 상단을 2400포인트로 잡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이다. 이창목 센터장은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지수가 1900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400 포인트는 다소 높은 감이 있어 조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반면 김영준 센터장은 2분기 전환점 여부는 미국 경기지표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실상 우리나라의 대미수출 비중이 12%(지난해 4분기 기준)가 넘는 만큼 주식시장 역시 미국 경기 회복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1월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된 지난 2월 4일이 대표적인 예다.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3으로, 전월 56.5보다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월간 하락폭으로는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장 시작 직후 1900선 밑으로 떨어졌고, 결국 전 영업일보다 33.11포인트나 하락한 1886.8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김 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2분기에 전환점을 맞이 한다고 해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1분기 때보다 변동폭이 줄고 상승하겠지만 지난해와 같은 1900~2100을 오가는 박스권장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덧붙였다. 이에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 역시 지난해 상단인 2170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코스피지수가 2분기를 기점으로 1분기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경우 현재의 코스닥 강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센터장들은 예상했다. 대형주가 주로 상장돼 있는 코스피지수가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대내외 악재에 덜 민감한 중소형주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몰리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유사한 모습이다.지난해 1월부터 5월말까지 중소형주는 대형주대비 최소 15~31%포인트가량 시장수익률이 상회를 했다. 시장에서는 중소형주의 상승세에 대해 신중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센터장들 역시 지금의 중소형주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목 센터장은 “중소형주는 대부분 성장성을 담보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라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중소형주의 옥석가리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기업의 혁신이 주식 상승의 히든카드국내 주식시장이 2분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이미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미국 증시보다 시기적으로 한참 떨어진다. 지난해도 선진국의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지수만 하락세를 보여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동조화는 옛말이라는 게 홍성국 센터장의 얘기다.미국 주식시장이 오른다고 해서 한국 주식시장이나 다른 선진국시장도 좋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과거의 주식시장 전망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이제는 디커플링이 당연한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 제각각 살아갈 방법을 도모하다)이라고 표현했다.“지금은 국가별로 차별화를 보이는 시대입니다. 경제는 맞물려 있으니까 어느 정도 영향은 받을 수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이 오른다고 해서 다른 국가까지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죠. 지금은 각 국가마다 경기 회복 방안을 나름대로 마련해 실시하고, 그중에서 성공한 국가의 주식시장은 오르는 구조입니다.”유럽의 경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미국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선진국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현상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아베노믹스가, 유럽에는 경기회복이라는 주식 상승을 받쳐주는 나름의 모멘텀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역시 경기회복이라는 상승 모멘텀이 확실하다. 센터장들은 이미 미국 주식시장은 추세 상승으로 전환된 지 오래이며, 오히려 지금이 정점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영준 센터장은 “미국이 경기회복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주식시장 상승 또한 올 한해 동안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홍성국 센터장도 미국 주식시장이 추세상승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상승세가 장기로 이어져왔던 만큼 너무 비싸졌다는 평가다. “한때 미국의 위기라는 말도 있었지만, 그 일을 겪으면서 미국은 오히려 강해졌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경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의 힘이 컸지만, 미국 기업도 한몫했습니다.”그는 미국 기업이 위기를 겪어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게 있다고 했다. 바로 혁신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배송료 절감을 위해 대형 상품 제조회사의 창고에서 직접 포장해 배송한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도 혁신의 아이콘이다. 미국 기업의 혁신적인 제품은 곧 미국의 경쟁력이라는게 홍 센터장의 설명이다.“현재의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려면 미국은 다시 한 번 투자자들에게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기업이 또 다른 혁신과 신기술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조정이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주식시장의 상승을 타고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안전 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이동을 의미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이 나타나고 있다. 세 명의 센터장은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이는 아직 주식시장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한 주식시장은 갖고 가야할 재테크 수단이라고 센터장들은 말했다. 따라서 기업 실적 회복이 눈으로 확인되고, 여기에 경기회복이 받쳐주면 국내에서도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일어날 것으로 센터장들은 기대했다.

2014.04.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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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vs 외환은행 왜 정면충돌?

산업 일반

▎44년간의 거래가 사실상 종결될 상황에 처한 현대그룹과 외환은행. #1. 외환은행이 주축인 현대그룹 채권단은 8월 2일 대출 만기 연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대그룹에 신규 공여 여신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만기 여신 회수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13개 채권은행에서 빌린 돈의 만기가 돌아오면 당장 갚아나가야 한다.#2. 현대그룹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관계를 끊기 위해 올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현대그룹은 8월 3일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12월 만기 예정인 외환은행 차입금 350억원을 7월 30일 조기 상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대상선은 6월 28일 외환은행 대출금 400억원을 미리 갚았다.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이 정면충돌했다. 8월 들어 장군 멍군 식으로 공방전을 벌이며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재무구조개선약정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80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게 화근이었다. 외환은행이 주축인 현대그룹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부채비율부터 줄이라고 압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과 은행이 마찰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한진그룹은 산업은행과 소모전을 벌이다 결국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었다.현대그룹은 달랐다. 채권단의 제안을 줄기차게 거부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쟁점은 현대건설 인수 문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으려면 이 중차대한 일을 포기해야 한다.현대그룹은 왜 현대건설 인수에 목을 맬까? 현재 현대그룹의 매출은 현대상선에 치우쳐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상선과 더불어 그룹의 쌍두마차가 될 수 있다. 재계에 떠도는 소문대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 8.3%도 확보하게 된다.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한 적이 있는 KCC와 현대중공업, 그리고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범현대가의 현대상선 지분이 40%를 넘게 된다. 현대그룹이 확보한 현대상선의 지분은 우호지분까지 합쳐도 45%다. 현대그룹으로선 현대건설이 여러모로 꼭 필요한 상황이다.외환은행 입장에서도 물러설 수 없다. 은행 입장에선 기업의 부채가 달갑지 않다. 기업은 성장에 필요하다면 적절한 부채는 필요악으로 여긴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이란 외환위기 이후 부채를 은행과 기업 가운데 어느 쪽이 책임질 것이냐란 신경전에서 파생된 규약이다. 해마다 5월이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요구하는 은행과 이를 거부하려는 기업의 기싸움이 벌어지곤 했다.지금까진 은행이 이겼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의 힘이 더 세진 까닭이다. 현대그룹만큼 버틴 기업은 없었다. 만일 현대그룹의 고집을 꺾지 못한다면 앞으로 은행이 기업에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요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은행과 기업의 사적인 계약인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은행이 지나치게 강요한다는 불만이 있다. 그러나 은행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외환은행은 금융권과 재계의 대리전 성격인 이번 기싸움에서 밀리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은 주채권은행 자격을 놓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대그룹 측에서는 돈을 다 갚았으니 다른 주채권은행을 찾아 새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겠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측은 외화 부채 200억 달러가 남아있고 선박금융 700억원도 있기 때문에 여전히 자신들이 주채권은행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감독 당국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40년 넘게 공생 관계였던 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의 벼랑 끝 대치는 어떻게 결말 날까?

2010.08.09 14:29

2분 소요
현대그룹이 반기 든 진짜 이유

산업 일반

‘고집이 생각보다 세다’. 현대그룹 안팎에서 현정은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현 회장은 한번 밀어붙이겠다고 맘먹으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다.타협도, 절충도 잘 하지 않는다. 한때 현대그룹의 실세였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퇴출시킬 때 그랬고, 북측이 ‘김윤규 복귀’를 볼모로 으름장을 놓을 때도 그랬다.‘불도저’로 불렸던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를 닮았다. 지금이 그런 상황일까. 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갈등이 갈수록 격해진다.채권단은 이미 ‘신규 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태.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거부한 데 따른 제재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됐지만 ‘2009년 실적을 지켜보는’ 조건으로 면제됐다.그러나 현대그룹 전체 자산(금융계열사 제외)의 80%를 차지하는 현대상선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약정 체결 대상에 다시 올랐다. 이를 현대그룹이 수차례 거절하자 갈등이 초래된 것이다.채권단 제재에 “주거래은행 교체” 맞불현대그룹은 ‘멀쩡한 기업을 부실기업으로 전락시켰다’며 강경하게 맞선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재무평가를 공정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선박을 확보할 때 차입이 발생하는 해운업계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까닭도 있다. 현대그룹은 “이참에 주채권은행을 변경해 다시 재무평가를 받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6월 28일엔 외환은행 여신 1600억원 중 400억원을 상환했다. ‘(주거래은행을) 진짜 바꿀 수 있다’는 선전포고다. 금융권의 압박에 현대그룹처럼 대놓고 반발하는 사례는 드물다.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압박에도 반기를 들 수 있는 이유는 뭘까.◇“당분간 버틸 수 있다”=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금 유동성은 1조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금융권 여신 규모는 5000억원 선. 채권단이 여신 회수에 돌입해도 당분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현대그룹은 주력회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하곤 차입금이 거의 없다. 당장 쓸 돈도 많지 않아 채권단의 압박에 시달릴 이유가 없다.현대그룹 관계자는 “올 상반기 실적에서 보듯 회사가 살아나고 있고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채권단의 제재조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된다. 현대상선은 올 1분기 세계 선사 가운데 첫 번째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도 따돌렸다.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1조98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116억원에서 2분기 1536억원으로 12배가 됐다. 실적 개선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 봄바람이 불면서 물동량이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올 2분기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71만8000TEU(6m 규격 크기의 컨테이너)로 전분기보다 17% 늘었다.이에 따라 해운업계의 실적은 빠른 속도로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3분기는 성수기다. 벌써 미주 및 구주 노선에서 성수기 할증운임을 부과하는 등 운임 상승세가 계속된다. 해운업체들이 올 3분기 이후 대규모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고되는 건 이런 이유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요즘 선박과 컨테이너 박스가 100%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호황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3분기, 반전 있다=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 현대그룹은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외환은행이 멀쩡한 기업을 죽인다”는 논리가 입증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을 부실기업으로 몰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관철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말을 이었다.“현대상선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손실률을 기록했다. 올 2분기엔 2008년에 버금가는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엔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이 약정 체결을 강요하는 것은 현대그룹의 이미지와 신용도를 훼손하려는 의도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거부한 현대그룹에 대해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종로구 연지동에 위치한 현대그룹. 하지만 이게 현대그룹이 버티는 이유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의 압박이 장기화되면 제아무리 유동성이 풍부해도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추가 제재 조치로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거나 신규 대출로 갈아타는 기회를 차단하면 현대그룹으로선 위기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그룹의 부채는 2조원대. 현대상선이 한 해 지불해야 하는 이자는 2500억원에 달한다.이런 상황에서 대출금이 끊기면 현대그룹은 그야말로 ‘죽음의 바다’로 직행하는 격이다. 그렇다고 외국에서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내 해운업체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현대건설 M&A가 변수= 현대그룹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강경노선을 걷는 건 현대건설 M&A(인수합병)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면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신규 대출은 사실상 막힌다. 그러면 적어도 3조원 이상이 필요한 인수자금 마련이 어려워진다.현대건설 M&A가 물 건너간다는 얘기다. 그러면 현대건설 M&A를 통해 현대가(家)의 적통을 이으려는 현 회장의 구상에 차질이 생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현대건설 M&A를 오랫동안 준비했다”며 “하지만 채권단의 제재 조치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현대건설 8.3% 지분 누가 쥐나 현대그룹에 부담스러운 건 또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만약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M&A하면 범(凡)현대가의 보유 지분은 38.81%가 된다. 현 회장 쪽 지분율 38.55%보다 많다. 현대그룹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범현대가가 현대건설을 M&A 해도 경영권은 끄떡없을 것”이라며 “7%에 이르는 우호지분이 있기 때문에 혹여 지분 경쟁을 해도 밀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010.07.12 13:44

4분 소요
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산업 일반

“비장한 각오로 대임을 수행하겠다”오너 분쟁 속 선장役 맡은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경영환경이 중차대하고 엄혹한 시점에 그룹회장을 맡게 됐다. 비장한 각오로 대임을 수행하겠다.” 박찬법(64)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달 31일 취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금호아시아나 제5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금호 창립 63년 만에 그룹회장 자리에 오른 최초의 전문경영인이다. ‘영광된 자리지만 험난한 가시밭길’ ‘위기수습 구원투수’. 박 회장 취임을 바라보는 항간의 시각은 대개 이렇다. 박삼구(64)·박찬구(61) 오너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 틈바구니에서 그룹 수장자리에 올랐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나온 말들이다. 그는 입사 40년을 맞은 정통 ‘금호맨’으로 CEO 생활만 올해로 9년째다. 검증 받은 전문경영인이란 말이다. 하지만 ‘오너인 박삼구 명예회장 섭정하에 과연 전문경영인 체제를 성공시킬 것인가’라는 일반의 시선과 박찬구 전 회장 측의 따가운 시선을 함께 감당하게 됐다. 비록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주도권을 행사한 오너 박삼구 명예회장의 각별한 신임과 지원 아래 회장을 맡긴 했지만 갈 길은 험난해 보인다. ■ 추진력과 포용력 겸비한 장수(長壽) CEO = 그는 지난달 31일 취임 이래 무척 단호한 행보를 보여 왔다. 난파 위기에 처한 금호아시아나호(號)를 구하는 일이 급선무이기 때문일까? 평소 ‘추진력이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포용력을 지녔다’는 평을 들어온 그가 이번엔 강한 추진력부터 먼저 보여 주었다. 최근 그가 참석한 공식 행사는 취임식과 기자회견(지난달 31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 ‘쉐라톤 인천 호텔’ 개장식 참여(3일) 등이다. 박 회장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그룹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과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안정적 경영, 실적과 성과 중시, 소통하는 기업문화, 인간과 환경 중심 경영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룹 외부를 겨냥한 주요 발언들도 했다. ▶신속하고 차질 없는 구조조정 진행 ▶박찬구 전 회장의 법적 대응 가능성과 금호석유화학 계열 분리 가능성은 제로(0) ▶그룹 경영은 회장 책임으로, 재무구조 개선약정 이행은 박삼구 명예회장 주관하에 마무리 ▶박찬구 전 회장의 해임 절차에 흠이 없다 등이다. 이 자리에는 그룹 임직원 400여 명과 20여 계열사 사장 전원이 참석해 그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박철완(31) 아시아나항공 부장과 박세창(34) 그룹전략경영본부 상무 등 오너 3세들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그룹에선 박 회장 예우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박삼구 명예회장과 같은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 27층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업무용 승용차도 기존 에쿠스에서 렉서스로 격상했다. 창립 63년 만에 오너 간 분쟁이란 보기 드문 위기를 맞은 금호아시아나호를 그가 어떻게 몰고 갈지 주목된다. 박찬구 전 회장 반격으로 새 국면 맞은 금호아시아나“위법 해임에 법적 조치 vs 이사회 의결 적법”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형 박삼구 명예회장의 공세에 거의 일방적으로 떠밀렸던 박찬구 전 회장이 지난주 나름대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해임 사태 후 거의 일주일간의 침묵 끝에 나온 반응이라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켰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해임은 위법인 만큼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형 박삼구 명예회장이 무리한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그룹이 어려워진 만큼 책임을 지고 완전히 퇴진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이에 대해 박삼구 회장 측은 “해임 절차에 법적 문제는 없다”며 맞받아쳤다. 현재로선 화해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법정에서 형제가 다툴 것인지 ▶금호석유화학 등을 계열 분리할 것인지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 주식을 정리해 아예 딴 살림을 차릴 것인지 ▶어떤 형태로든 타협해 새로운 구도로 갈 것인지 ▶박찬구 전 회장 측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대주주로만 남을 것인지 등의 관점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이런 가운데 최근 금호는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31) 아시아나항공 부장을 그룹전략경영본부로 발령해 눈길을 끌었다. 박 부장은 그룹전략경영본부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사촌형인 박세창(34) 상무와 함께 일하게 됐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갈등에 2남 고 박정구 회장 가문과 3남 박삼구 회장 가문이 공동 대처키로 뜻을 모은 것”이라고 풀이했다.한편, 박찬구 전 회장 측의 법적 대응으로는 지난달 28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무효소송 및 대표이사 해임 무효 가처분 소송 등이 예상된다. 이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박찬법 신임 그룹회장의 금호유화 대표직 수행이 힘들어지고 구조조정도 타격을 입게 된다. 또 박찬구 전 회장이 임시 주총을 소집해 박삼구 명예회장의 경영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관상 회의 소집 2일 전에 통지해야 하는 이사회를 갑자기 소집하고 의안을 모호하게 표현했다면, 대표이사 해임은 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이런 가운데 박찬구 회장 측의 대응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우호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도 않은 채 금호유화 지분 확대→전격 해임→침묵 뒤의 소극적인 의사 표시→잠행 등 일련의 대응은 힘과 설득력이 부족해 승산이 적어 보인다는 분석이다.재계의 한 인사는 그동안 동생 박찬구 전 회장은 형의 대우건설·대한통운 M&A를 반대했고, 형 박삼구 명예회장은 동생의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막았다고 전했다. 이미 상당기간 갈등은 계속됐으며 이번에 폭발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또 금호에서 석유화학이 계열 분리될 가능성은 낮으며, 앞으로 3세인 박세창 상무와 박철완 부장이 그룹을 분할 경영할 것으로 관측했다. 인&아웃 ■ 금호家 3세 박철완 부장 그룹 전략경영본부 전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일자로 박철완(31) 아시아나항공 전략팀 부장을 그룹 전략경영본부 전략기획부문 부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이로써 박 부장은 전략경영본부 경영관리부문 박세창(34) 상무와 한 부서에서 일하게 됐다. 이들은 모두 금호가(家) 3세다. 박 부장은 고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이며, 박 상무는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박 부장은 2003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2년 가까이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하다 2006년 아시아나항공 과장으로 입사, 올해 부장으로 승진했다. ■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 “매각 시기 아니다”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5일 2분기 실적 발표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매각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있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1분기 748억원 적자를 냈던 외환은행은 2분기 2382억원의 순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건설 지분 매각 문제에 대해선 “여건이 되면 지분을 신중하게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임종관 모아텍 대표 등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에 임종관 모아텍 대표(왼쪽)와 문영훈 하이록코리아 대표가 3일 기업은행에 의해 ‘제6회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기업은행 서울 본점 기념관에 이들의 동판 부조가 전시된다. 모아텍 임 대표는 지난 24년간 기술 개발에 매진해 전자제품 내장 핵심 부품인 스테핑 모터 분야 세계 1위 점유율을 올린 공로다. 하이록코리아 문 대표는 정밀 배관용 관이음쇠와 산업용 밸브 기술 개발에 큰 실적을 쌓았다. 인&아웃 ■ 이성택 동부생명 사장 이성택(57) 동부화재 부사장이 동부생명 사장에 선임됐다. 신임 이 사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동부그룹에 입사한 후 건설·화재·증권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기획·마케팅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다. . . ■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초대 원장 이달 말 발족 예정인 지식경제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에 정경원(52) 전 우정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행시 23회로 공직에 발을 디딘 그는 정보통신부 정보정책과장, 정보기반심의관 등을 거쳐 2007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우정사업본부장을 지냈다. . . ■ 김재호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한국법인 대표 세계 2대 임원 헤드 헌팅 및 리더십 자문 업체인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는 3일 한국법인 대표이사에 김재호(45) 금융부문 파트너를 승진 임명했다. 신임 김 대표는 조선일보 뉴욕특파원과 정책·금융·증권팀장을 거쳐 대한투자신탁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했다. ‘한국 화학산업의 대부로 불린 전문경영인’ 성재갑 전 LG석유화학 회장 6일 회사장 국내 화학산업의 대부로 불려온 성재갑 전 LG석유화학 회장이 2일 오후 6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3년 부산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LG화학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에 입사했다. 2005년 LG석유화학 회장으로 퇴임하기까지 42년간 화학 분야에만 몸담았던 전문경영인이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과 한국화학산업협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한국화학산업연합회(KOCIC)가 2007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국제화학산업단체협의회(ICCA) 정회원 자격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89년 LG석유화학 대표이사 재직 시 여수 나프타분해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해 당초 예정의 절반인 1년 6개월 만에 완공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또 전문경영인으로서 1970년대 가공산업 위주였던 국내 화학산업을 석유화학 원료산업으로 바꾸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화학산업의 큰 별이 졌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2000년 ‘한국의 경영자상’(능률협회)을 받았고, 2006년엔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서울대·한국공학한림원)에 선정됐다. 장례식은 LG화학 회사장으로 치러졌다. 6일 발인 후 경남 의령군 궁류면 압곡리 선영에 안장됐다.

2009.08.11 14:18

6분 소요
빚 감당 능력 떨어진 것이 문제

산업 일반

재연될까? 1998년 10월 7일 대기업 1차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는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톱클래스급 대기업이 도산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은 외부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 및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 대기업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었다. 단기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악화돼 단기지급 능력도 낮아졌다. 보고서는 ‘아직까지 심각한 불안상황은 아니지만 앞으로 수익구조가 취약하고 재무건전성이 낮은 기업의 채무 감내 능력이 약화되면서 도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증권가와 관가에는 ‘기업 살생부’가 나돈다. 이른바 ‘주채무 리스트’다.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이 0.1% 이상인 45개 대기업 그룹 중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할 것이라는 11개 그룹명이다.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지만 10대 그룹 중 2곳, 20위권 1곳, 20~45위 기업이 8곳이라는 구체적인 리스트가 돌고 있다. 또 신용공여액이 500억원 이상으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상시 평가를 받는 1422곳 중 기본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400여 곳에 대한 소문도 무성하다. 물론 ‘불합격’이라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금감원 기업재무개선지원단 관계자는 “1차 기본평가에서 세부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곳이 400여 곳이며 6월까지 세부평가가 진행돼도 리스트는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7월 중 워크아웃이나 퇴출이 결정되는 기업이 상당수일 것”이라며 “구조조정 대상은 부실기업이 아니라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까지 포함된다”고 밝혔다.부채 급증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 1년 전, SK의 5년물 채권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95베이스포인트(이하 bp)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10월 말 748bp까지 올랐다. 이때 대부분 국내 대기업의 CDS 프리미엄이 치솟았다. 정부 채권 역시 669bp까지 올랐다. 이후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KT 등이 200대로 내려선 반면, SK는 지난 3월 초까지 600bp대를 유지하다 3월 중순에 들어서며 500bp대로 내려왔고, 4월 29일 CDS프리미엄은 452bp였다. 현대자동차는 같은 날 491bp였다. 현대차의 CDS 프리미엄은 작년 10월 말 한때 875bp까지 올랐다가, SK와 마찬가지로 3월 중순이 돼서야 600bp 밑으로 내려왔다. GS칼텍스 역시 4월 29일 CDS 프리미엄은 413bp로 다른 대기업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치다. 국가나 기업의 부도위험을 사고파는 신용파생상품인 CDS는 부도 위험을 높게 볼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붙는다.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일부 대기업을 여전히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최근에 200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5년 만기 한국물 외화채권 CDS 프리미엄은 지난 4월 29일 276bp였다. 헝가리의 경우도 G20 회의 이후 400bp대로 내려왔다. 크레딧라인 늘려달라는 대기업 늘어나 대기업 쪽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심상치 않다. 올 1분기 잇따라 깜짝실적을 발표하며 경기회복론의 기세에 힘을 보탰던 대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손상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채가 급속히 늘었다는 것이 요즘 거론되는 ‘대기업 자금난’의 핵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 48개 대기업 집단의 부채 총액은 1년 전에 비해 190조원이나 증가했다. 신용경색을 우려한 대기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단기 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 차입금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가 크다. 그동안 재계는 ‘단기 차입금 만기 연장’을 정부와 금융당국에 요구해 왔지만, 여의치 않자 만기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현금 확보용 차입을 대거 늘려왔다. 이 때문에 국내 대기업 부채비율은 119.9%로 전년의 98.4%보다 21.5%포인트나 증가했다. 물론 부채가 늘었다고 대기업이 자금난에 빠졌다고 단정하는 것은 곤란하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재무제표가 공개된 75개사의 지난해 말 현재 이익유보율(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은 2258.8%다. 공정위에 따르면 48개 대기업 집단의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약 6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8% 증가했다. 문제는 대기업이 돈을 빌리는 이유가 설비투자나 기업 인수합병 등 성장 요인이 아니라, 대부분 단기 차입금 상환·운전자금 확보·신용경색 및 수익악화 대비용이라는 데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근까지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2008년 12월~2009년 2월 발행 계획이 신고된 회사채 용도 중 시설투자 자금에 해당되는 것은 10%도 안 된다는 것이 금융투자협회 측 설명이다. 단기 차입금이나 사채로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 향후 경기가 회복된 후가 더욱 걱정스러운 이유다. 이와 함께 시중 금리가 많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기업이 채무를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한은에 따르면 대기업이 갖고 있는 현금으로 단기 차입금과 이자비용을 부담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 보상 비율은 전년의 223.2%에서 지난해 96.3%로 급락했다. 재고가 쌓이고 외상 거래가 늘어나면서 현금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수요 부진 및 제품 단가 하락으로 수익성도 안 좋아졌다. 지난해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8%포인트나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외환관련 손실이 지난해에만 78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5%나 증가한 것이 직격탄이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회계제도까지 변경하며 국내 기업이 자기자본을 크게 늘릴 수 있도록 했지만 대기업 자기자본 비율은 오히려 전년도 대비 5.4%포인트 떨어졌다(한은은 회계제도 변경에 따라 2008년 결산기업의 재평가익은 13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크레딧라인(신용공여한도)을 늘려달라는 대기업 요구가 적진 않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여전히 단기성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단기자금이 너무 많이 흘러다니면 어떤 식으로든 사고가 나는 것은 자본주의 역사가 증명한다. 구조조정도 좋지만, 정부가 다시 한번 살펴볼 대목이다.

2009.05.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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