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20

위기 짙어진 중소형 증권사…대형사와 격차 ’심화‘

증권 일반

지난해 리테일 부문의 호황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을 이룬 대형 증권사들과는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은 주요 사업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며 여전히 저조한 실적 속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오는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증권사 CEO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업계는 높아진 불확실성 속에 대형사 및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한 해였다. 대형사의 경우 리테일 부문의 강세를 기반으로 다각화된 사업 영역을 통해 과거 실적의 상당부분을 회복했으나, 높은 부동산 PF 부담을 가지고 있던 중소형사는 지난해 대손부담이 현실화되며 전반적인 수익창출력이 약화됐다.IB부문 격차 벌어지며 대형‧중소형사간 양극화 심화…CEO 능력 시험대실제로 대형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순수익이 3조9000억원에 달하며 과거 최대 분기 실적인 4조6000원 대비 85% 수준으로 회복했다.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순수익이 1조원 수준으로, 과거 최대 분기 실적 1조8000억원 대비 52%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부동산 PF 사업부문에서 대부분 선순위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대형 증권사와는 달리 중‧후순위에 익스포저가 몰려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손실이 현실화되며 IB 사업부문에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IB부문 대손 비용은 대형사의 경우 약 2000억원에 불과했던 반면, 중소형사는 7000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IB부문 영업순수익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실적 양극화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의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이 모두 지난 2022년 국내 증시 약세 속에 '구원투수' 역할로 선임된 만큼, 지난 2년간의 위험과 기회가 이들에게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된 까닭이다.특히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로는 지난해 신용등급이 한단계씩 강등된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꼽힌다. SK증권은 지난해 6월 기업 신용등급 및 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이 각각 한단계씩 강등됐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11월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이 한단계씩 낮아졌다.높은 부동산 PF 비중 부담 컸던 SK‧다올투자증권 대표 연임 촉각두 증권사의 공통점은 과거 부동산 PF관련 사업을 높은 비중으로 진행해, 이로 인한 충당금 부담이 타 중소형사보다 크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손 부담으로 인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도 어려워지면서, 신용평가사들은 이들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 두 증권사 수장들의 거취 역시 주목되고 있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각자 대표는 회사가 지난 2022년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자 ‘구원투수’ 역할을 부여받으며 2023년 3월 투입됐다. 황 대표는 취임 이후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신설한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수익을 내는 등 성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영업수익 커버리지가 78% 수준으로 저하되며 고정비 부담을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라는 중책을 맡으며 지난 2022년 12월 선임된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도 부동산 PF라는 '늪'을 아직은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두 각자 대표는 취임 이후 SK증권의 약점으로 꼽혔던 높은 고정비 지출 비용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25개 지점을 20개로 통폐합하고, 임직원 및 임원수를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부동산 PF 관련 대손 부담이 지속되며 4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한화투자‧신영‧LS증권 등도 임기만료…연임에 다양한 변수 작용할 듯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023년 한두희 대표가 한화자산운용에서 자리를 옮기며 기대를 모았으나, 실적 개선과 조직개편 성과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는 취임 후 자산관리(WM) 부문을 확대 개편하며 누적 당기순이익을 2023년 3분기 기준 190억 원에서 지난해 330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부동산 PF 분류 기준 강화로 수백억 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실적을 유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토스뱅크 주식 계정 재분류로 발생한 일회성 순이익 442억 원을 제외하면 실적 제고 폭이 크지 않아, 증권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원종석‧황성엽 각자대표가 신영증권은 ‘자산관리(WM) 명가’라는 명성에 걸맞는 실적을 보여주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줘, 무난한 연임이 예상된다. 연임에 실적 외 변수가 예상되는 증권사도 있다. 김원규 LS증권 대표는 지난 2019년 LS증권의 전신인 이베스트증권 대표로 취임해 증권업계 내 순이익 규모를 28위에서 13위로 끌어올리는 등 성과를 톡톡히 증명했다. 2021년에는 16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베스트증권이 지난해 LS그룹에 편입된 것을 감안하면 그룹사 차원에서 ‘새 얼굴’을 앉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LS그룹은 LS마린솔루션(전 KT서브마린) 인수 1년여만에 구본규 LS전선 대표를 신규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이 밖에 나머지 중소형 증권사 CEO들의 경우 아직 임기만료까지 기한이 남아있다. 신명호 BNK증권 대표의 경우 지난 2024년 1월 임기가 시작돼 올해 말까지 대표직을 수행한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성무용 iM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 만료된다. 뤄즈펑 유안타증권 대표,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2025.01.14 08:00

4분 소요
종투사‧초대형IB 진입 사활…어깨 무거워진 증권사 대표들

증권 일반

증권업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및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증권사 수장들의 책임감이 더 커지고 있다.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추가 지정 요건 달성을 위한 수익성 개선, 리스크 관리 등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3번째 연임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종투사 진입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대신증권은 연내 10번째 종투사 자격 획득을 앞두며 대형사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오 대표는 종투사 신청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해 왔다. 대신증권은 2023년 상반기까지 자기자본이 2조1007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4801억원의 계열사 배당으로 자기자본을 늘렸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2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종투사 법적 요건인 3조원을 달성했다. 더불어 초대형 IB 지정 요건을 위해 서울 중구 본사 사옥인 ‘대신343’ 리츠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종투사 자격을 획득했음에도 시장지배력 개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시각은 부담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에 따른 업무 범위 확대와 규제 혜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업계 경쟁 심화로 단기간 내 시장지배력이 제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과 비교해 자기자본 규모도 아직 부족하다. 지난 2024년 9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1000억원인 반면, 9개사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6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사업확장에 따른 위험인수 증가로 재무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자기자본 확충 주요 과제…조직‧체제 정비 대신증권에 이어 11호 종투사 진입을 위해 분주해진 곳은 교보증권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말 종투사 진입을 위해 자산관리 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교보증권은 오는 2029년 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보증권은 2023년 8월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9729억원이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후 IB 부문이 흑자전환 했고, 운용 부문 실적 역시 개선됐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다. 이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교보증권은 현재 박봉권·이석기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2026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랩·신탁 돌려막기 관련 제재를 받은 것이 연임의 변수로 떠오르긴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교보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분위기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5% 늘어난 15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21.67% 급증한 133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이 대표가 경영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종투사 추진을 이끌 주요 인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경영지원 부문을, 박 대표는 자산관리(WM)와 IB 부문을 맡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내부통제 강화↑ 종투사를 넘어 초대형 IB 도전이 새해 주요 과제인 증권사들도 분주하다. 지난해 초 취임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올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4조8222억원으로 신청 요건(자기자본 4조원)을 갖췄다. 앞서 키움증권은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초대형 IB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엄 대표는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3중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 초대형 IB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엄 대표는 올해 키움증권의 전통적인 리테일(소매) 부문 강자 이미지를 벗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엄 대표는 “2025년 키움증권은 벤처 DNA에 기반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AI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도 기술 선도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이외의 금융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등 향후 먹거리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1월 1일자로 투자운용부문 산하에 종합금융팀을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신규 사업을 강화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준비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도 초대형 IB 진출을 위한 체제 정비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종민 기업금융·관리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메리츠증권은 각자 대표 체제를 출범한 뒤 김 사장은 기업금융·관리 부문 대표, 장원재 사장은 S&T 부문 대표로 선임됐다. 메리츠증권은 두 대표를 필두로 올해 채권발행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부문의 강화를 통해 IB 경쟁력 제고에 나설 전망이다. 그간 메리츠증권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한 IB에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이와 함께 내부통제 재정비도 초대형IB 진입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와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정거래를 저질렀다는 의혹 등이 불거진 바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에 선정되려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외에도 ▲재무건전성 확보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 ▲대주주 적격성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초대형 IB 인가 추진을 공식화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약 6조1000억원으로 초대형 IB 지정 조건인 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025.01.14 07:00

4분 소요
신임 수장 맞은 증권사, 성적표 대체로 ‘맑음’

증권 일반

올해 초 새로운 수장을 맞은 국내 증권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고, NH투자‧삼성‧키움증권 등도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수장이 바뀐 주요 7개 증권사가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분기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신임 수장은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며 증권사 중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한투증권은 올해 연결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이 3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6.5% 늘어난 3918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영업수익을 보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8% 늘어난 1106억원을 기록했고, 기업금융(IB) 수익은 115.5% 늘어난 1644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영업체제 재편을 통해 리테일 역량 강화에 힘썼다. 시스템 기반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구축을 지원하는 등 전사 차원의 영업지원 기능을 강화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한 초대 투자은행(IB)그룹장 출신이기도 한 그가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신규 딜 확장에 주력하며 IB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취임 후 그는 IB그룹 임직원을 모두 교체하기도 했다. 한투·삼성증권 ‘리테일 중심’ 영업실적 상위권 업계 2위 성적을 이끈 수장은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다.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61억원으로 2.9%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시장 예상치를 40% 이상 뛰어넘었다.삼성증권은 국내·외 시장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중심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박 대표는 강점으로 꼽히는 자산관리(WM)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패밀리오피스(가문자금관리) 전담 지점인 ‘SNI패밀리오피스센터’를 새롭게 열고 초고액 자산가 잡기에 나섰다. 또 IB부문에서 구조화 금융 중심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에 삼성증권의 1억원 이상 리테일 고객 수는 지난해 4분기 24만8000명에서 올해 1분기 26만명으로 늘었고, 자산도 295조3000억원에서 313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IB 부문 구조화금융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93.5% 증가한 685억원을 기록했다.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455억원으로 직전 분기 1892억원 당기순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전망치를 30%가량 뛰어 넘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7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키움증권 역시 리테일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으며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해외주식 수익도 늘었다. 또 엄 대표는 IB부문에 힘쓰며 지난해 분기 평균보다 2배 이상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주식발행시장(ECM)부문과 구조화, 프로젝트 파이낸싱(PF)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4% 증가한 225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10%가량 웃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IB 본부장이었던 윤 대표는 취임 직후 IB부문 조직개편을 실시해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IB부문 총 수익은 1101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9% 하락했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127.7% 증가했다. KB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했다. 올해 김성현·이홍구 투톱 체제로 시작한 KB증권은 위탁매매 수익 확대와 WM부문에서 핵심 고객 기반의 확대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WM부문 베테랑으로 꼽히는 이홍구 신임 대표는 브로커리지 중심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WM부문의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메리츠증권 국내외 부동산 투자 발목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투자자산 손실 인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혔다. 전문경영인 2기 체제인 김미섭·허선호·이정호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8.4% 급감한 17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 줄어든 2705억원이다.해외법인 선진국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이머징 브로커리지 중심 약진 등 양호한 경상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일부 해외투자자산 평가 손실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 이어 1분기도 충당금 관련 비용 및 투자자산평가손실 규모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PF 명가’ 메리츠증권은 명성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한 1265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2021년 말 기준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를 약 3조4000억원까지 늘리며 IB부문 수익을 532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 PF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본격화할 부동산 PF 시장 구조조정이 증권사 실적 개선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신임 수장들은 부동산 PF 등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원 활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이는 2분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06.12 05:04

4분 소요
‘장수 CEO’는 옛말···자산운용업계, 세대교체 '칼바람'

증권 일반

자산운용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운용사들은 최고경영자(CEO) 교체 주기를 맞아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무형’ 인사를 일제히 수장으로 선임해 경영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11일까지 주요 증권사 4곳의 CEO가 교체됐다. KB·신영·우리·DB자산운용 등이다. 먼저 KB자산운용이 5년 만에 CEO직을 교체하며,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1969년생으로 한성고등학교와 미네소타대 경제학 학사, 템플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1996년부터 삼성생명 채권운용매니저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2002년부터 2014년 3월까지는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을 역임했고 이후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을 거쳐 2016년 12월 KB자산운용에 합류해 글로벌운용본부장(상무)와 연금·유가증권 부문장(전무)을 역임했다. 김영성 신임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시장 전문가로 특히 해외투자와 채권분야에서 상품 다양성을 강화하며 ETF시장 경쟁력 강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신영자산운용도 8년 만에 CEO직을 교체했다. ‘가치투자 1세대’이자, 국내 가치주, 중소형주 투자의 산증인으로 명성이 높은 허남권 대표가 사임하면서 엄준흠 전 신영증권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자리하게 됐다. 엄 신임 대표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수원대학교에서 금융공학 석사를 전공했다. 이후 신영증권의 SP(Structured Products)팀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팀을 이끌다 2011년부터는 파생상품본부장을 맡아 신영증권의 ELS 운용을 진두지휘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신영증권은 대형사인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에 비해 헤지운용 북 규모가 작아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팀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2016년 홍콩 H지수 급락 사태에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신영증권의 파생상품본부 기틀을 닦은 인물로 알려져 있어, 신영자산운용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된다. DB자산운용은 12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2012년부터 DB운용을 이끌어온 오재환 대표가 물러나면서 정경수 LDI 부문 대표가 새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D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LDI 부문을 신설하고, DB손해보험에서 자산운용 부문을 총괄하던 정 대표를 영입했다.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말 DB운용이 그룹 품에 안기면서 감지됐다. DB운용은 최대 주주인 DB금융투자의 지분(55%)에 더해 DB손해보험이 시중 및 지방은행들의 DB운용의 지분(44.67%)을 인수하면서 이후 운용자산(AUM) 42조원의 중대형 운용사로 거듭났다. 우리자산운용도 신임 수장으로 최승재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낙점했다. 최 대표는 1976년생으로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경영학 학사와 금융공학 석사를 취득한 후 2006년 미래에셋증권(舊 대우증권) PI부에서 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2016년 멀티에셋자산운용으로 옮겨 대안투자팀장, 글로벌대체투자본부 상무 등을 거쳐 2021년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풍부한 대체투자 및 글로벌 분야 경력으로 우리자산운용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전통자산과 대체투자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자산운용은 지난 1월 통합법인 출범으로 업계 10위 종합자산운용사로 거듭났다. 이번 운용사의 세대교체 바람은 업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운용업계는 핵심 사업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자 시장점유율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 ETF 순자산 총액이 1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 기세라면 연내 ‘200조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운용사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오기 위해선 실무에서 경험이 풍부한 수장으로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전문성과 의사 결정이 중요해 각자 대표 체제가 많은 게 증권업계의 특징으로, 바뀐 시장 상황에 따라 수장들도 전문성을 갖춘 새 인사가 임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11 18:23

3분 소요
“투자 시장 新먹거리는 ‘AI’”…증권·운용사 CEO, 美CES 참관차 총출동

증권 일반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 방문한다. 금융투자 업계 대표단이 단체로 글로벌 IT 전시회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신성장 부문을 탐방하기 위해 해당 기업분석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소규모로 참석했을 뿐이다. 대표단은 이번 CES 2024와 실리콘밸리 방문을 통해 기술과 미래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 투자 시장의 새로운 기회 발굴에 나서는 한편, 투자 영토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키움증권과 토스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증권·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벤치마킹트립 대표단 15명은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CES 2024 참관과 실리콘밸리 탐방을 통해 자본시장의 신(新)성장동력을 모색하고자 미국을 방문한다. CES 2024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다. 이번 CES 2024에는 국가와 업종, 산업 분야를 초월하는 각국 글로벌 비즈니스 관계자 1만5000명이 참석한다. 행사는 기술을 중심으로 세계적 위기를 돌파하자는 의미를 담은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을 주제로 오는 9일부터 나흘간 개최된다. “미래에 대한 안목 높인다...IT 트렌드 파악 중요”대표단은 올 CES의 핵심 테마인 인공지능(AI)이 자동차, 인프라, 의료, 스마트홈, 교통 등 다양한 산업의 어느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우리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를 중점 점검한다. 금융투자 업계 수장들은 이번 CES에서 AI 기술 적용과 활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AI는 투자·기업분석,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WM) 부문 활용을 넘어 AI 애널리스트까지 등장해 리서치 부문에서도 활약을 보이는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고객이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과 환경(UI)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부회장)는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사업부문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전반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AI를 적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며 “WM은 AI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 수요를 적시에 해소하고 모든 고객이 희망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AI 트레이딩도 중장기적 과제라고 언급했다. 또 금투업계 대표단은 사전에 조율된 VIP 투어를 통해 혁신과 투자 이슈를 선도하는 국내·외 기업들과 심도 깊은 참관 및 토론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CES 주최 측이 올 CES의 키워드를 ‘AI와 한국’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500개 이상의 국내 기업이 참가하고 이 중 143개 기업(전체 수상기업의 46%)이 혁신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의 한류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표단은 코트라, 서울경제진흥원, 창업진흥원, 각급 지자체, 대학 등을 통해 CES에 참가한 600여개의 국내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다채로운 부스를 찾아 K-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확인할 예정이다. CES 참관에 앞서 대표단은 8일과 9일에 실리콘밸리 투자생태계 탐방에 나선다. 먼저 테슬라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자율주행 체험 등 관련 기술의 발전상황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또 초대형 로펌인 ‘쿨리’(Cooley), 벤처투자사인 ‘ACVC 파트너스’(ACVC Partners), 유전자치료제 개발사 ‘젠에딧’(GenEdit)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나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 투자동향과 투자환경, 미국 내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의 규제 현황, 그리고 유전자 치료기술과 의료과학 산업 전망을 점검한다. 아울러 국내에 곧 도입될 증권형 토큰시장 개막에 대비하기 위해 증권형토큰 발행 플랫폼 기업인 ‘업사이드’(Upside) 설립자를 만나 토큰 발행과 매매 관련 시장 현황 및 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참가 CEO들은 CES와 실리콘밸리 탐방으로 혁신 기술 미래를 직접 확인해 지속가능한 투자에 영감을 얻게 될 것”이라며 “나아가 글로벌 기업들과의 교류로 한국 금융의 투자 영토를 넓히고 도전 정신을 고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08 15:29

3분 소요
‘내부통제’ 비상 걸린 증권가…‘63년 토끼띠’ 시대 저문다

증권 일반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저무는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선 토끼띠 수장들의 시대도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올 초 업계에서는 토끼띠 특성상 최고경영자(CEO)들이 특유의 통찰력으로 주변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유독 힘든 한해를 보내며 증권사 수장들의 어깨도 무거웠다. 특히 올해는 주가조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증권가 악재가 잇달으며 ‘내부통제 미비’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실제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증권사 CEO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며 사실상 연임이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내년 3월에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등 주요 증권사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최근 증권사 사장단 세대교체 분위기가 한창인 만큼 이들의 거취도 안심할 수 없다. 대부분 연임으로 보수적인 인사 기조를 유지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최근 인사를 단행한 증권사들은 변화를 택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사고에 연루돼 있는 곳의 수장들은 좌불안석이다. 금융 당국이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펀드 판매사로서의 책임을 물어 11월 29일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박 대표와 정 대표에 대해 각각 ‘직무 정지’(3개월), ‘문책 경고’ 처분을 확정했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경우 ‘주의적 경고’로 결론 났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이후 3∼5년 동안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감독원에서 결정한 제재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돼야 법적 효력이 발생된다. ‘내부통제’ 도마위…중징계 받은 수장들 거취 불분명 이번 중징계 결정은 금감원 제재심 결정이 내려진 지 3년 여만에 나온 당국의 최종 결론이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 2020년 11월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박 대표와 양 부회장에게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또 2021년 3월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서는 정 대표가 문책경고를 받았다. 사모펀드 상품을 심의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 잘못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기가 곧 끝나는 박 대표와 정 대표는 중징계로 인해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박 대표와 정 대표는 1963년생 토끼다. 박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김성현 대표와 각자대표체제로 KB증권을 이끌어 왔다. 정 대표는 기업금융(IB)사업부 담담 임원을 13년간 역임한 후 지난 2018년 3월 NH투자증권 대표직을 맡았다.업계에서는 최장수 토끼띠 수장인 김신 SK증권 사장의 연임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14년 3월 SK증권 CEO에 선임됐다. 2017년과 2020년 모두 연임에 성공했고, 지난해 열린 이사회에서 1년의 임기가 추가됐다. 현업에 오래 머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SK증권을 안정적으로 키워온 게 장수 CEO비결로 꼽힌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 능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SK증권은 신탁 상품 판매 후 채권 돌려막기를 하다가 대규모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자산 평가손실과 환매 연기에 대한 합의금 명목으로 100억원대 자금을 지급했는데, 현행 자본시장법상 위법에 해당한다는 지적을 받은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도 불투명해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사업 관련 금감원의 검사를 받고 있다. 부동산 PF ‘꺾기’ 의혹이 불거지며 최근 조직개편과 함께 관련 임원들이 대거 교체됐다. 투자금융총괄 사장이 자녀가 근무하던 흥국증권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사실도 문제가 됐다. 올해 국내 증권사 중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증권도 변화를 택했다. 63년생 토끼띠인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끝으로 퇴진하다. 삼성증권은 새롭게 회사를 이끌 수장으로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이달 1일 내정했다. 6년간 삼성증권을 이끌어 온 장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증권이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509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다 부동산 PF 등 리스크 관리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하지만 불확실한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이번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인사에서 수장들이 대거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표들도 있다.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은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임기(2년)가 내년 3월까지인데 경영을 안정적으로 잘 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 전환을 추진 중인 만큼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란 전망이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년 임기가 다음 달 말 끝나지만 올해부터 단일 대표를 맡은 만큼 임기가 길지 않았다. 또한 젠투·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관련 사적 화해에 따른 충당부채 적립으로 3분기 적자가 난 것 외에는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2023.12.02 07:17

4분 소요
“최대 40% 감원”…증권가 칼바람에 직원들 ‘좌불안석’ [허지은의 주스통]

증권 일반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받은글) ○○증권 40% 감원 (통보완료), ◇◇증권 1개 본부 축소, △△증권 12월초 감원방안 발표 예정, □□증권 100명 감원…”증권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대적인 감원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증권사들의 연말 인원 감축 계획이 담긴 속칭 ‘찌라시’도 퍼지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가 실적을 견인하던 기업금융(IB) 부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는 칼바람에 직원들은 이직처를 찾기 힘들다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부동산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인사로 7명의 임원이 교체됐는데,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를 이끌며 ‘연봉킹’으로 통하던 김진영 투자금융총괄(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부동산사업부를 기존 7개 본부에서 4개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습니다. 부동산사업부 직위도 대표에서 본부장으로 한 단계 낮아졌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 등으로 구분하던 IB 3본부가 단일 본부 체제로 통폐합됐습니다. 현대차증권과 BNK증권에서도 부동산 PF 관련 부서 규모를 축소하면서 이탈 인원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대부분 증권사는 실적 뒷걸음에 주요 수장들도 대폭 물갈이됐습니다. 부동산PF 우려 속 주가조작 사태까지 터지며 장수 최고경영자(CEO)들도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창립 멤버인 최현만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 고문으로 자리했고,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등도 대표이사 자리를 떠났습니다. 앞서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미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임원 및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이 기간 수백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 61곳의 임직원 수는 3만9056명으로 지난해 말(3만9634명) 대비 578명 줄었습니다. 증권사 직원들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암울한 분위기라고 전합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대대적인 칼바람에 이직처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올해 내내 지속된 고금리와 부동산 PF 우려 등으로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겁니다. 국내 증권사 부동산PF 부문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부서·팀 단위로 채용하는 증권사들이 꽤 있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더 얼어붙은 것 같다. 계약직 직원들은 대부분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통상 증권사 직원들은 1년 단위 연봉 계약직이 많습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9070명으로 이중 계약직원은 1만759명입니다. 증권사 직원 3명 중 1명은 계약직인 셈입니다. 이들은 기본급은 낮은 대신 높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실적이 좋을 땐 고연봉을 받았지만, 지금처럼 실적이 나쁠 땐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PF 등 IB 부문의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28조4000억원, 연체율은 17.28%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3조7494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401억원) 대비 53.7% 급증했습니다. 증권사 고정이하 자산은 고정과 회수의문·추정손실 자산을 묶어 부르는 용어로 통상 부실자산으로 분류됩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IB부문이 증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해왔지만 지금은 고금리에 투자 시장까지 녹록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연봉킹·성과급 잔치 등도 점차 사라질 거란 우려가 팽배하다”고 밝혔습니다.

2023.11.29 17:51

3분 소요
‘레고랜드發 자금경색’ 발등 불 떨어진 정부, ‘50조’ 투입한다

정책이슈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로 자금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정부가 회사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등의 불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로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23일 경제수장들이 긴급하게 소집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1조6000억원 규모의 가용재원을 우선 활용해 10월 24일부터 시공사 보증 PF-ABCP 등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추가 펀드 자금요청(capital call) 작업도 속도를 내 오는 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토록 하고 필요하면 추가조성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회사채 및 CP 매입 프로그램의 매입한도를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2배로 확대한다. PF-ABCP 차환 어려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대해 한국증권금융이 우선 자체재원을 활용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해 지원 규모도 확충하기로 했다. 또 유동성 지원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한은 대출 등의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국채 이외에도 공공기관채, 은행채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금융통화위원회가 신속히 검토할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회의에서 “현재의 시장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 필요시에는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부동산 PF 시장 불안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 보증 ABCP에 대해서는 모든 지자체가 지급보증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예정”이라며 “정상적인 사업 진행을 위한 차환 지원과 본 PF 자금조달 애로 완화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의 사업자 보증지원을 10조원 규모로 확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분양 방지를 위한 규제완화 등 PF시장 전반에 대한 구체적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시장 불안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 및 악성루머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2022.10.23 15:16

2분 소요
KB·신한 계열사별 승자는…허인·진옥동 ‘포스트 회장’ 입지↑

은행

관심을 모았던 리딩금융 싸움은 2년 연속 KB금융지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다만 KB·신한금융지주 모두 ‘4조 클럽’에 가입했다는 점에서 ‘패배자는 없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지주 실적 상승에 기여한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내부 입지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KB금융 부회장으로 내정자된 허인 KB국민은행 전 행장은 ‘리딩뱅크’ 탈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으며 지주 내 입지 상승이 예상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역시 3년간 안정적인 미래 경쟁력을 갈고 닦으며 ‘4조 클럽’ 가입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 입지 공고해진 허인, 경쟁력 갈고 닦은 진옥동 지난 8일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409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4552억원)보다 27.6% 증가했다고 밝혔다. 9일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4조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양사 모두 순이익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심을 모았던 리딩금융 경쟁에서는 KB금융이 약 3900억원의 순익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12.7% 상승한 2조5908억원의 사상 최대 순익을 내며 리딩뱅크 수성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4년간 KB국민은행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허인 KB금융 부회장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행장 자리를 떠난 후 지주 부회장 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부임한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 대표 재임 기간 건전성 성장은 물론, ‘디지털 KB’로 조직을 빠르게 전환시켜 코로나19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허 부회장은 2019년 순익에서 신한은행을 제치며 이후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KB금융이 선두 자리를 지키며 ‘포스트 윤종규’로 불리는 허 부회장의 지주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전년 대비 23.1% 상승한 2조4944억원의 순익을 내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의 순익 경쟁에서는 패배했지만 전년 대비 순익 격차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진 행장 역시 코로나19 속에서도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 전략으로 그룹 전체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단기 실적 경쟁보다 미래 경쟁력 강화에 더 힘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진 행장도 무리한 성과 위주 보다 안정적인 미래 사업 경쟁력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나 네이버 등 빅테크와의 경쟁에 대비해 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단을 만들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조성하면 성과는 따라올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런 측면에서 두 은행간 본격적인 실적 경쟁은 올해가 될 수도 있다.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 꼽히는 진 행장에 거는 기대와 책임은 더 커질 전망이다. ━ KB증권, IB·리테일서 미소…‘라임 충격’ 벗어나는 신한금투 ‘효자 계열사’로 떠오른 증권사 경쟁에서는 KB증권(5940억원)이 신한금융투자(3210억원)와 두배 가까운 순익 차이를 보였다. 김성현, 박정림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KB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에서 김 대표가, 리테일 시장에서는 박 대표가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IB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는 2019년 1월 부임 후 카카오뱅크 등 굵직한 기업들의 주관사를 따내며 IB 수익을 끌어올렸다. 올해 공모주 최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대표 주관사를 맡기도 했고 앞으로 현대오일뱅크, 원스토어, 카카오엔터 등 대형 기업들의 상장 주관도 맡아 IB실적이 더 향상될 예정이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영향력이 굳건하다. WM(자산관리)전문가 박 대표가 2019년 수장에 오른 뒤 KB증권의 리테일 총자산은 2020년 1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 133조원을 기록했다. 박 대표가 투자정보 유료구독서비스 ‘프라임클럽’을 성공적으로 론칭시켰고 간편 모바일거래앱(MTS) ‘마블미니’ 출시로 경쟁력을 더욱 확대한 효과다. 투자명가 회복을 노리는 신한금융투자는 전년 대비 107.3% 오른 3210억원의 순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2020년 ‘라임사태’로 실적이 급감했던 신한금융투자는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의 안정적인 조직 쇄신책이 이어지며 사모펀드 충격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신한금융도 이 대표의 쇄신책을 지지하며 지난해 말 1년 연임을 결정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올해 라임사태 관련 금융소비자와의 법적 리스크, 노조와의 마찰 등의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카드사들의 호실적도 이어졌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각각 29%, 11.3% 오른 4189억원, 6750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 4년간 국민카드 실적을 꾸준히 상승시킨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는 지난해 연말 공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창권 국민카드 대표가 새로 부임한 상태다. ‘베테랑’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비, 비결제 부문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왔고 전체 수익 비중(40%)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카드업계는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DSR)규제에 포함된 데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악재가 여전해 외형 및 수익 성장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이 대표와 임 대표 모두 결제 플랫폼 강화 등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보험 부문에서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2020년 9월) 효과를 봤다. KB금융과 신한금융간 순익 차이가 약 39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푸르덴셜생명의 순익(3360억원)이 리딩뱅크 수성에 큰 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KB손해보험은 전년 대비 84.1% 오른 3020억원의 순익을 냈다. 신한라이프는 전년 대비 65.5% 하락한 3916억원의 순익을 냈다. 희망퇴직으로 약 8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0월 신한금융은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이 보유한 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자산이 총 1000억원 수준의 중소 보험사라 신한금융 실적에 도움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2.10 14:43

4분 소요
희비 갈린 증권계 CEO…증권사 ‘승진’ 자산운용사 ‘교체’

증권 일반

연말 인사시즌을 맞은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주식투자 열풍으로 호황을 누린 증권사 수장들은 승진과 연임 소식이 잇따르지만 자산운용사 수장들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ETF 전문가로 교체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건 KB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4개사 수장이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딛고 올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뤄낸 점이 연임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우선 올해 말 ‘2+1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는 각각 1년 임기를 더 부여받았다. KB증권이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433억원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달성한 덕분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60.5%에 달한다. 특히 자산관리(WM) 부문을 맡은 박정림 대표는 증권업계 유일한 여성 CEO로 금융지주 내 입지가 탄탄하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라임펀드 사태 관련 ‘문책경고’ 중징계(금융권 취업 3~5년 제한)를 통보받아 연임이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금융당국이 CEO 제재 최종 결정을 미루면서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금융계열사 CEO 중 연임 유일 올해 국내 증권사 최초 순이익 ‘1조 클럽’에 입성한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도 1년 연임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정 대표 취임 후 매년 최대 실적 경신 랠리를 이어왔다.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04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86.2% 성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팝펀딩 등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사모펀드에 대해 투자금 전액 보상을 결정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통해 탄탄한 고객 신뢰를 구축한 점이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도 1년 더 임기를 이어간다.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라임펀드 사태 이후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조직·인력 쇄신 등의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6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1% 뛰었다. 내년 금융시장이 낙관적이지 않아 CEO 연임으로 안전성을 추구하려는 금융투자업계 분위기도 이 대표 연임에 영향을 미쳤다. 이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자리를 지키게 됐다. 삼성화재와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CEO들이 물갈이 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 대표는 이번 연임 성공으로 임기가 2024년 3월까지 늘어나게 됐다. 삼성증권의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21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74% 증가했다. 승진한 CEO도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내년 1월 1일자로 미래에셋그룹 회장 직위에 오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현만 신임 회장 승진엔 전문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 가는 역동적인 그룹을 만들겠다는 박현주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 삼성·한투운용, ETF 점유율 확대 위해 대표이사 교체 자산운용업계는 분위기가 증권업계와 반대다. CEO 교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로 간접투자 시장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는 상황이 CEO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순자산총액은 70조6000억원에 달한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의 2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 거래액의 4분의 1이 ETF 거래액인 셈이다. 이에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에 ETF를 처음 전파한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새 수장으로 내정했다. 외부 수혈로 CEO를 영입한 것은 처음이라 ETF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파격적 인사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ETF 시장 내에서 약 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ETF 시장의 양대 강자인 삼성자산운용(약 42% 점유율)과 미래에셋자산운용(약 30%),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KB자산운용(약 9%)에 이은 네 번째 순서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도 최근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드트레이딩(Sales & Trading) 부문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서 신임 대표는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골드만삭스(한국 대표) 등 외국계 금융사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자사의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운용 인프라 확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올 들어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7%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미래에셋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로는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이 선임됐다. 내년 초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통합해 종합 자산운용사로 거듭나는 신한자산운용은 조재민 전 KB자산운용 대표를 전통자산 부문 신임 수장으로 영입했다. 대체자산 부문은 기존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대표가 맡는다. 강민혜 기자

2021.12.22 17:05

3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