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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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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카카오가 풀어야 할 숙제는…’준법’과 ‘신뢰’

IT 일반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가 ‘연간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지난해 카카오에 권고했던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 3대 의제는 모두 이행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카카오의 과제로는 ▲준법시스템 고도화 ▲사회적 신뢰 강화 ▲준법경영 틀 마련이라고 했다. 준신위는 최근 2025년 첫 정기회의를 열고 카카오로부터 3대 의제 권고 개선안에 대한 최종 이행 상황을 보고 받았다. 지난해 2월 준신위는 카카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3대 의제를 수립하고 카카오에 의제별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첫 번째 의제인 ‘책임경영’과 관련해 CA협의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했으며 대규모 투자 등 사회적 영향이 큰 의사결정시 사전·사후 검토 절차를 강화했다. 또 경영진 선임시 외부 검증 절차를 구축하고, 본인의 귀책사유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영진에 대해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두 번째 의제인 ‘윤리적 리더십’ 확립 방안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수반하는 혁신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 ▲공정과 윤리 준수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 임원 윤리강령을 정립, 임원 계약서에 반영하기로 했다. ‘사회적 신뢰회복’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 카카오 기업지배구조헌장 주주보호 정책을 명문화할 예정이다. 이는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막기 위한 방안이다. 또한 카카오는 이날 정기회의에서 기업지배구조헌장에 'IPO시 주주이익 침해 여부 사전 검토 및 주주보호 방안 마련’ 조항을 명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준신위는 정기회의에서 2025년 운영계획도 논의했다. 지난해 카카오의 변화를 위한 준법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준법시스템 고도화 ▲사회적 신뢰 강화 ▲플랫폼 기업 특성을 반영한 준법경영 틀 마련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이날 회의엔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참석해 각 사의 2025년 전망과 준법시스템 개선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소영 위원장은 “2024년 한 해 동안 카카오 협약 계열사 임직원들이 적극 노력해주신 덕분에 권고 개선안이 제대로 마련돼 변화의 밑바탕을 만들 수 있었다”라며 “새해에도 카카오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05 18:20

2분 소요
LG화학·SK케미칼·두산밥캣, 주주가치 훼손 논란…더 이상 재연 없을까

증권 일반

합병이나 물적분할 등으로 인한 주주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으로 떠오른 ‘상법 개정’을 두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 대신 상장사만 적용받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 걸기를 지속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상법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이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사가 충실해야 할 대상을 현행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이 상법 개정의 골자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다섯 가지 주요 내용은 ▲이사회의 직무 충실 범위를 회사에서 주주로 넓히는 ‘이사 충실 의무 확대’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이사 선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지분을 3% 넘게 보유한 주주의 이사 선임 의결권을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회사 운영에 반영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 ▲주주들의 총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가장 중요하다”며 “주주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고 지배경영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상법 개정을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됐다. 특히, 기업 합병이나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피해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며, 이를 막기 위한 취지로 상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물적분할 사례는 소액주주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LG화학의 경우 국민연금 등 일부 주주 반대에도 2020년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 후 상장했다. LG화학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배터리 사업부가 자회사로 분리됨에 따라 LG화학의 기업 가치는 감소했다. LG 화학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났고,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불거졌다. 실제로 2020년 공시 전 LG화학의 주가는 80만원대로 사상 최고를 달성했지만 물적분할 공시직후 주가가 몇 주간 하락했고, 현재 주가는 20만원대를 기록 중 이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소액주주 피해 앞서 2021년에는 SK케미칼의 물적분할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물적분할해 2021년 3월 상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인 SK케미칼 주가는 분할 이후 약세를 보였다. 이후 유틸리티 공급 사업부문을 떼어낸 SK멀티유틸리티까지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SK케미칼의 주가는 급락했다.카카오의 쪼개기 상장도 주주들의 비판을 받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는 2020년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2021년 카카오뱅크(8월), 카카오페이(11월)를 잇달아 상장했다. 이로 인해 모회사 카카오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상장 이후 임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 사건 등으로 신뢰가 떨어지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 8명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처분해 878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먹튀’ 논란이 일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최근 주가 기준으로 한 합병가액 산정방식을 적용해 두산밥캣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에서는 상장회사 간의 합병에 있어 합병가액을 계산할 때 주가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가치·수익가치와 같은 본질가치와 무관하게 합병가액이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이어 “연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두산밥캣이 매출규모가 이 회사의 183분의 1에 불과한데다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주권상장법인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주가를 기준으로 하도록 한 현행법을 최대치까지 악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일반주주 이익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거론됐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핀셋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또는 보호 의무를 ‘대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우리나라의 주식회사에서 일반주주가 투자한 재산이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유형은 비단 합병과 분할 등 자본거래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사익편취행위·통행세 거래와 같은 부당내부거래 ▲자사주 제3자 처분이나 자사주를 이용한 지주회사 전환 ▲주주 이외의 제3자나 일반에 대한 증자나 저가 증권 발행 등 매우 다양하다”고 짚었다. 이어 “게다가 합병 비율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시가 합병을 규정하자 시가에 영향을 주거나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시점을 선택하기도 한다”며 “또 현저히 유리한 조건의 지원행위를 금지하니 현저히 유리하지는 않지만 물량을 많이 지원하는 일감몰아주기가 나오고, 일반회사를 통한 일감몰아주기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니 투자회사를 통한 지원이 나타나는 등 어느 하나를 금지하면 다른 유형이 나타나는 풍선효과와 같은 역사가 반복돼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존에 문제가 된 합병이나 분할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다른 유형의 일반주주 이익침해 사례가 나오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기본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훨씬 중요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 연합회 대표는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일반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상법 이사 충실 의무 개정만이 근본 처방”이라며 “자본시장법 핀셋 개정은 임시 처방 내지 땜질 처방에 불과하고, 금융기관의 불완전 판매와 유사하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2024.12.16 06:30

4분 소요
흔들리는 반도체·이차전지…상장사 셋 중 하나 '어닝 쇼크'

정책이슈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10% 이상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지난 7일까지 연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165곳이다.이 중 102곳(61.82%)은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낮거나 적자 전환, 또는 적자가 확대됐다.특히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10% 이상 하회한 상장사는 57곳으로, 집계 대상 상장사의 34.55%에 달했다.발표 실적과 전망치의 괴리가 가장 큰 상장사는 심텍으로, 증권사들은 이 회사가 3분기 1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 발표된 영업이익은 5억원에 불과해 괴리율이 -95.9%였다.심텍은 반도체 및 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다.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거시 메모리의 한계"라며 "8월 중순 이후로 고객사의 주문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도 주문 강도가 약한 것으로 파악되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영업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1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퓨처엠은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해 괴리율이 -92.7%로 나타났다.이외에도 OCI홀딩스(-77.3%), CJ ENM(-66.2%), 한화오션(-54.8%), HD현대(-50.2%), LG이노텍(-49.4%) 등이 시장의 눈높이에 크게 못 미쳤다.삼성전자(-14.7%), 원익머트리얼즈(-33.7%), 해성디에스(-42.4%) 등 다수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또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는 적자가 확대됐고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전망치를 4.5%, 5.0% 하회하는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두드러졌다.현대차(-7.5%), 기아(-7.4%)도 '어닝쇼크'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 기대를 하회했다.반면 시장 전망을 웃돈 상장사는 63곳(38.18%)으로, 이 중 36곳이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카카오게임즈는 컨센서스(4억원)를 15배 가까이 상회한 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원익IPS(91.3%), 현대리바트(76.5%), 아모레퍼시픽(51.7%), 카페24(50.9%), 유한양행(47.7%) 등이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호실적을 냈다.이들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47조2천353억원으로 전망치인 50조1천445억원을 5.8% 하회했다.이는 3분기 국내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에 그치는 등 부진한 경기와 궤를 같이한다.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생산, 소비, 투자 전 부문에 걸쳐 증가세가 정체 또는 둔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주력업종의 수출수요가 견조하지만 확장적이지 않고 IT 이외 업종으로 수요 회복 확산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국내 증시가 이러한 실적 실망감을 이미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미국 대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빅이벤트'가 마무리되며 경계감이 느슨해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최근의 금리 상승, 달러 강세 흐름에 되돌림이 나타나며 그동안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됐던 국내 증시가 '키맞추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실망감이 컸는데, 단기적인 대응 관점에서 이익 모멘텀이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유틸리티, 조선, 증권, 화장품과 같은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온라인 이코노미스트

2024.11.10 08:55

3분 소요
“카카오, 더 빨리 더 강력하게 쇄신했어야”…‘김범수 구속’ 전 정황들

CEO

카카오가 코너에 몰렸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으로 대변되는 사법 리스크로 창업자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마주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공정자산 규모 기준 재계 서열 15위 카카오그룹의 총수다. 정보기술(IT) 대기업 창업자 중 첫 구속 사례다.카카오가 ‘비상 경영’을 선언한 후 김범수 창업자는 그룹 내 역할을 강화해 왔다. ‘쇄신’이나 ‘경쟁력 강화’ 등 경영 일선에서 책임지는 영역을 넓히던 중 구속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업계 안팎에선 “회사가 흔들릴 조짐이 있을 때 더 빠르고 강력하게 쇄신 작업이 추진됐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묻어난 목소리가 나온다.카카오는 ‘총수 구속’이란 사태를 만든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지기 전부터 다양한 지점에서 구설에 올랐다. 정부·정치권 등 사회 전반에서 ‘문어발 확장’이나 ‘골목상권 침해’ 등의 비판을 받아 왔다.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 경우에도 잦은 서비스 장애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김 창업자가 더욱 일찍 나서 대외 비판을 받는 지점들을 바로잡았으면 구속에 이르지는 않았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김 창업자는 그런데도 경영 재등판 후에도 주요 요직에 도덕적 해이를 보인 인물들을 다시 앉히면서 되레 논란을 키웠다. 그가 경영 일선에 다시 나섰음에도 카카오톡은 지난 5월에만 세 차례 멈춰서기도 했다.‘징조’ 있었으나 구속 피하지 못한 김범수서울남부지방법원은 23일 새벽 김 창업자를 대상으로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창업자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갇힌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이날 구속된 김 창업자를 조사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창업자는 건강상 문제로 응하지 않았다. 김 창업자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첫 조사는 불발됐다. 다만 최대 구속 기간은 20일이다. 검찰은 구속된 김 창업자를 상대로 주가 조작 가담 여부를 조사한 뒤 그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김 창업자 구속 전부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사경은 지난해 8월 김 창업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김 창업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특사경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김 창업자 구속에 앞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재판에 먼저 넘긴 바 있다. 배 전 총괄은 SM엔터 인수를 이끈 인물로 꼽힌다. 김 창업자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일찍이 ‘출국금지’를 받은 상황이기도 하다.카카오는 금융감독원 등이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 범위를 좁혀오자 지난해 10월 ‘최고 비상 경영 단계’ 돌입을 선언했다. 이에 따른 가장 큰 변화로는 김 창업자의 경영 복귀가 꼽힌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22년 3월 스스로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란 직책은 유지했으나 공식적으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김 창업자는 위기가 이어지자 지난해 11월부터 회사 경영에 다시 손을 데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방식을 ‘약탈적 가격’이라고 비유한 때와 일치한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규제 기관의 제재가 전방위로 이뤄지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경영에 재등판하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임하겠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현재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CA협의체 공동의장·경영쇄신위원장 등 3가지 직책을 맡고 있다. 그만큼 그룹 내 역할을 넓혔단 의미다. 김 창업자의 경영 복귀로 카카오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리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김 창업자는 복귀 후 그룹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인 CA협의체의 권한이 강화됐다. 쇄신 작업의 공정성·객관성 담보를 위해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를 독립 기구로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의 임기 종료에 맞춰 차기 대표로 정신아 당시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하는 결단을 내렸다.그러나 실질적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단 지적이 나온다. 도덕적 해이를 보여 회사를 나간 인물들을 다시금 불러왔기 때문이다.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로 다시 선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 CTO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가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됐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기타비상무이사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정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준신위는 이 과정에서 카카오에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했다. 김 창업자는 그런데도 기존 인사를 밀어붙였다. 김 창업자가 “준신위는 인사에 개입하지 말라”는 의중을 내비쳤다는 말이 카카오 내부에서 들리기도 했다.SM엔터 주가 조작 수사, 향방은?검찰은 지난해 2월 인수 주체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SM엔터 주가를 조작했고, 김 창업자가 이에 가담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조종했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검찰은 특히 카카오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총 553회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문제는 카카오가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한 시점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2월 10일부터 28일까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SM엔터 주가는 하이브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12만원을 웃돌았다. 이 가격을 형성하는 데 카카오 측 의도가 작용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본다. 특히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해 2월 28일 시세조종에 가담했단 혐의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검찰은 현재 같은 사안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들을 수사하며 다양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이를 보고 ‘김 창업자가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창업자가 SM엔터 주식 장내 매집과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배 전 총괄 관련 공판기일에 SM엔터 주식 매입을 결정하는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의 회의 기록을 증거로 내놓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이런 증언과 기록을 뒤집고 ‘불법적 행위를 지시·용인한 바 없음’을 증명해야 회사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2024.07.23 19:34

5분 소요
‘국민 밉상’ 네카오에 쏟아진 주주 원성…새겨들은 최수연, 외면한 정신아

CEO

‘혁신 기업’이라고 하면 늘 빠지지 않았다. 이들이 만들어 낸 편의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시대 변화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찬란했던 과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얘기다.네이버·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대표적 수혜기업으로 꼽혔다.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탔다. ‘국민주’로 불릴 정도로 기업 가치 상승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1년 9월 15만원까지 치솟았던 카카오 주가는 4월 초 기준 4만8000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 주가 역시 2021년 9월 45만원을 웃돌았으나, 지금은 18만6000원 대까지 빠졌다.고점 대비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주가는 단순히 코로나19가 풍토병화(엔데믹)된 데 따른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엔 낙폭이 크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개최된 네이버·카카오 주주총회에서 “혁신이 어디 있느냐”란 성토가 나온 까닭이다.실적은 고공행진…주가는 급락먼저 실적 측면에선 양사 모두 주가 하락과는 궤가 다르다. 양사의 온도 차는 있지만, 실적이 좋지 못해 주가가 하락했다고 보기엔 수치가 나쁘지 않다. 네이버의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9조6706억원, 영업이익은 1조488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4% 각각 상승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카카오의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8조1058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5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으나, 매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써냈다. 외연 확장에 성공했단 의미다.이 때문에 사업 역량보다 ‘기업 운영 방식’이나 ‘대외 영향’에서 주가 하락의 원인을 찾는 시각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사 모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만들었다. 스타트업 아이디어·기술 탈취 의혹부터 과도한 수수료 논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더욱이 네이버·카카오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늘 구설에 오르는 태생적 리스크도 지니고 있다.플랫폼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영역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하면 투자 규모 차이가 크다. 네이버가 선전하고 있단 평가가 나오긴 하지만, 기술력 측면에서 글로벌 톱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작이다. 차세대 AI 모델을 아직 공개하지 못한 카카오의 경우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는 여전히 정부 규제가 주요 사업에 영향을 미치며 기존 사업들의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이라며 “AI 기반 서비스 개발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글로벌 빅테크 대비 AI 기술력 확보와 인프라 투자가 늦은 만큼 큰 도전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사업 운영에 대한 태도 역시 주가가 하락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 모두 규제·수사 기관의 제재 이슈가 있지만, 정도는 카카오가 더욱 크다”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식 시장에서 늘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낙폭에는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고점 대비 주가가 절반 정도 하락했지만, 카카오는 3분의 1토막 났다. 양사의 문제 해결 방식 차이가 한몫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대하는 태도 ‘온도 차이’ 극명양사의 ‘주가 하락’에 대한 대응은 올해 주총을 통해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사장)는 주가 하락에 대한 ‘성토’를 정면에서 감내하며 대안 설득에 나섰다. 반면 올해 주총에서 수장으로 공식 선임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주주들과 만나지 않았다.최 대표는 지난 3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개최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표결 후 주주들과 별도의 질의응답(Q&A)을 약 40분간 진행했다. 주주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 셈이다. 올해 3월 취임 3년 차를 맞이한 최 대표를 향해 주주들은 “지식인(iN)을 만들던 초창기 네이버는 혁신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정신이 보이질 않는다. 혁신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 잠식당하고 있는데, 대책을 제대로 못 세우고 있는 것 같다”, “유감스러운 수익률을 보인다. 장기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등 다양한 비판을 쏟아냈다.최 대표는 “주가에 대한 실망이 큰 점을 인지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혁신이 죽은 것 같다는 점이나 안일해 보인다는 지적을 새겨듣고 치열하게 고민한 게 헛되지 않으리라는 걸 보여주는 계기로 삼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성장 동력과 관련해선 “핵심 사업인 광고·커머스는 여전히 성장세가 높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나 기술 수출, 그리고 인수한 커머스 사업(포시마크)에 AI를 녹여서 앞으로 성과가 날 것”이라고 답했다.유튜브 잠식 우려에는 “라이코스 등 검색 서비스 부상이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 시대를 맞이했을 때도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면서 “검색 기술력과 본질을 탐구하는 임직원 노력으로 위기를 잘 헤쳐 나간 것처럼 이번에도 (이런 측면에서)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클립(숏폼)·치지직(스트리밍)은 유튜브와 경쟁 속에서 저희만의 뾰족한 경쟁력에 대해 고민한 전략적인 답”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 대표는 최근 3개월간 대표이사 내정자로 사실상 카카오 경영을 전면에서 이끌어 왔지만, 이번 주총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 대표가 주주 성토를 직접 듣고 “바꿔나가겠다”며 소통에 나선 점과 사뭇 대조된다. 카카오는 지난 3월 28일 제주도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 신임 대표 체제를 공식화했다. 올해 주총은 1년 7개월의 임기를 마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가 진행했다. 카카오의 신임 이사진 모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정 대표는 2023년 12월 대표이사로 내정될 당시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내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대표 선임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회사 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주가 조작 의혹 ▲문어발 확장 지적 ▲카카오 택시 수수료 논란 등 다양한 지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규제·수사 당국의 제재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을 내걸고 현재 위기를 탈피하겠단 취지다. 그러나 정작 주주와의 소통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쇄신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한편, 양사 모두 주총을 전후로 주요 경영진 선임 문제로 논란을 겪었다. 네이버의 경우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고문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이 구설에 올랐다. 국민연금공단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이유로 변 고문의 선임을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네이버 지분 9.3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러나 주총에선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통과됐다. 최 대표는 이와 관련 “국민연금의 의견을 전달받았지만, 엄정한 검증 절차를 거쳤으며 법상 적격성 및 독립성에 이슈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카카오의 경우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본사 CTO로 임명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 CTO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총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가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정 CTO 내정자 외에도 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고, 최근 카카오게임즈 주총을 통해 이 회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도 선임됐다. 정명진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

2024.04.15 07:00

6분 소요
시작부터 ‘삐그덕’…정신아 체제서 ‘카카오 쇄신’ 가능?

CEO

‘코너에 몰린’ 카카오가 공식적으로 리더십을 교체했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조직 쇄신 작업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카카오는 28일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했다. 정 신임 대표는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오른 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는 사내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정 대표는 2023년 12월 대표이사로 내정될 당시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내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그는 대표 선임 직후에도 ‘쇄신’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회사 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직 쇄신’은 정 대표 스스로 대외에 줄곧 강조하고 나선 사안이자, 카카오그룹에서 최근 지속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지난 1월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공식 등판했다. CA협의체는 그룹의 독립기구로 카카오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조직이다. 김 창업자는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임하겠다”고 했다.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주가 조작 의혹 ▲문어발 확장 비판 ▲카카오 택시 수수료 논란 등 다양한 지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규제·수사 당국의 제재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을 내걸고 현재 위기를 탈피하겠단 취지다.정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인적 개선부터 조직 정비는 물론 회사 성장까지 맡은 과제가 산적하다.AI 강화…의사 결정 효율화카카오의 이런 경영 변화는 이번 주총에서도 나타났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사업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하겠다”며 “테크 기업 다운 빠르고 명확한 의사 결정을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단 취지다. 기존 사업·목적별로 파편화돼 있는 기술 역량을 결집, 기술 부채를 해결하고 테크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단 방향성도 제시했다. 카카오는 또 사업 성격에 따른 유연한 조직 구축 및 운영으로 업무 중복과 사일로 현상을 해소할 계획도 내놨다.카카오는 이와 함께 성장 동력 마련 전략으론 ‘AI 기술·서비스 집중 강화’를 꼽았다.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린다. 해당 조직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카카오는 이를 위해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했다. 이 CAIO는 ▲SKT AI사업단장 ▲다음 검색부문장 ▲다이알로이드 창업자 겸 대표 ▲네이버 검색품질랩장 등을 역임했다. 회사는 AI·데이터 전문가로 통하는 이 CAIO의 역량을 통해 AI 기술·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다고 기대했다.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의 건 ▲재무제표 승인 건 ▲정관 일부 변경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등 총 8개 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이에 따라 다수의 사내·외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정 대표와 더불어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대표 ▲차경진 한양대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가 합류했다. 정신아號, 시작부터 ‘쇄신’ 잡음카카오가 리더십까지 교체하며 쇄신에 힘을 주고 있지만,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비판을 받은 인물들이 다시 채택됐기 때문이다.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로 내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총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가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정 CTO 내정자 외에도 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고, 최근 카카오게임즈 주총을 통해 이 회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도 선임됐다. 정명진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연임도 구설에 올라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7일 주총을 열고 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류 대표는 이로써 추가 임기 1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하고, 류 대표는 해임을 권고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권고다. 금감원의 해임 권고에도 연임을 밀어붙인 모습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한편, 이날 카카오 주총에는 정 신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카카오 이사진 모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번 주총은 1년 7개월의 임기를 마친 홍 전 카카오 대표가 진행했다.

2024.03.28 18:09

4분 소요
‘도덕성 해이’ 경영진, 다시 카카오로…‘회전문 인사’ 제동 건 준신위

CEO

카카오가 리더십 교체라는 강수까지 두며 연일 ‘쇄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 변화는 크지 않으리라는 대외 평가가 나온다.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비판을 받은 인물들이 다시 채택됐기 때문이다. 이에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가 인사 개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준신위는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다.카카오 준신위는 신규 경영진 선임 논란과 관련해 카카오에 “개선 방안을 수립하라”는 취지의 권고 내용을 14일 전달했다. 준신위는 구체적으로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했다.이는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내정자를 둘러싸고 최근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는 논란을 반영한 권고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사내 임원간담회를 통해 차기 카카오 CTO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선임했다고 밝혔다.정 CTO 내정자는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총괄과 카카오 플랫폼 기술 총괄을 지낸 인물이다. 2016년부터 2022년 2월까지 카카오뱅크 CTO를 맡았다. 물의를 일으켜 회사를 나간 인물을 다시 영입하자 ‘회전문 인사’란 비판이 제기됐다. 역할까지 되레 커지면서 적설성에 대한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3거래일 만에 스톡옵션 11만7234주 중 10만6000주를 주당 6만2336원에 매도했다. 그가 거둔 시세차익은 66억원에 달한다. 같은 달 한 차례 더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추가로 1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가져갔다. 당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이 스톡옵션 매도로 얻은 차익은 총 9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주요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로 주가가 하락하자, 곧장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이런 인물을 다시 카카오 CTO 내정자로 선임하자, 회사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준신위 측은 “카카오의 새 리더십이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준신위는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 등 세 가지 의제에 대한 이행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시한 지난 2월 20일에 권고하기도 했다. 정 CTO 내정자 외에도 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이름을 올리 상태다. 정명진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 그런데도 카카오는 정명진 사무국장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코인 횡령 논란 중심에 있음에도 정 사무국장의 그룹 내 역할이 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구설에 올라와 있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보고 회사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한 바 있다. 여기엔 류 대표의 해임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런데도 류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포함한 정기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를 발송했다.카카오가 그간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후임으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발탁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 체제에서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후임으로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 선임 등 다양한 인적 변화를 보였지만, 여전히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선 준신위 권고에도 조직 자체는 큰 변화가 없으리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024.03.14 17:50

3분 소요
삼성전자 주주, 1년 새 116만명 떠났다…주가 부진 영향

증권 일반

‘국민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주식 소유자가 1년 새 116만명 급감하며 600만명 밑으로 내려왔다. 글로벌 반도체주 상승에도 주가가 크게 반등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14일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2602개사의 중복 소유자를 제외한 실제 주식 소유자는 1416만명(법인소유자 등 포함)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반면 1인당 평균 소유 종목은 5.98개 종목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1인당 평균 소유주식 수는 814주로 전년보다 4.2% 늘었다. 기존 투자자가 소유한 종목과 주식 수는 모두 늘었지만 지난해 금리 급등과 테마주 열풍, 주가조작사태 등 다사다난했던 시장 환경에서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소유자 구성을 보면 개인 소유자가 1403만명(99.1%), 법인소유자 5만2000개사(0.4%), 외국인소유자 2만9000명(법인)(0.2%) 순이었다. 그러나 평균 소유 종목은 외국인 소유자가 10종목으로 가장 많고, 법인소유자 7.74개 종목, 개인소유자 5.97개 종목 순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별 소유자 수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총 521만640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삼성전자 주주 수는 2022년 말 기준 638만755명에서 18.2% 줄어들어 600만명 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6~7만원대 박스권에서 머문 데다 이차전지 열풍이 거셌던 탓에 개인 투자자의 이탈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유가증권시장에서 주주 수 2위는 #카카오(185만9000명)다. #현대자동차(99만6000명), #네이버(95만4000명), #LG에너지솔루션(86만8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56만명), #에코프로(37만명), #카카오게임즈(26만6000명), #엘앤에프(24만9000명), #포스코DX(23만5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선 이차전지 대표 종목인 에코프로비엠(55만9688명)과 에코프로(36만9522명)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카카오게임즈(26만5547명)였다. 전체 주식 수에서 외국인 주주가 소유한 주식이 절반 이상인 회사는 34개사로 전년보다 1개사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19개사,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14개사였고 나머지 1곳은 코넥스시장 내 기업이었다.유가증권시장에서는 동양생명보험(82.7%), 코스닥시장에서는 한국기업평가(77.3%)의 외국인 소유주식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개인소유자는 40대가 315만명(22.5%)으로 가장 많았고 소유주식 수 기준으로는 50대가 199억주(34.6%)로 가장 많았다.성별로는 남성이 733만명(52.2%), 여성이 670만명(47.8%)으로 비슷했으나 소유주식 수 측면에서는 남성이 412억주(71.6%)로 여성(163억주·28.4%)보다 2.5배 가량 많았다. 거주지·성별·연령대별 개인소유자는 경기도 수원시 거주 40대 남자가 4만3900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소유주식 수 기준으로는 서울 강남구 거주 50대 남자가 12억7000주로 가장 많았다.

2024.03.14 15:19

2분 소요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카카오 김범수도 檢 송치

증권 일반

금융감독원이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다. #카카오 법인에 이어 창업주까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카카오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전 의장을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와 법무법인 변호사 2인 등 총 6인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SM엔터 인수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물로, 변호사들은 김 전 의장에게 법률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장 등은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 상대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격(12만원) 위로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SM엔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아 ‘5%룰’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특사경은 “이들은 ‘고가 매수 주문’과 ‘종가 관여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의 범행은 내외부의 통제를 받지않는 비공식적인 의사 결정 절차로 진행됐다”며 “법무법인 등을 통해 범행 수법이나 은폐 방법을 자문받는 등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같은 혐의로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2곳과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B씨 등 5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의장은 송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추가 수사를 통해 이날 송치가 결정됐다. 한편 이날 카카오 그룹주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일 대비 4.21%(1950원) 오른 4만8300원에 마감했고, #카카오뱅크(3.84%), #카카오페이(5.97%) 등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의 #카카오게임즈(0.79%)도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2023.11.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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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으로 모회사 주가 하락…“배당 등 주주환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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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에 상장된 최대주주 기업의 주가가 자회사 상장 전 올랐다가 상장 이후 하락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기업들의 ‘쪼개기 상장’이 기존 회사 주주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는 만큼 주주들을 위한 보호 방안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모회사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선 배당과 자사주 취득 등 주주환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2 한국거래소와 흥국증권 등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코스피에 신규 상장한 계열사의 최대주주(모회사) 기업 주가 수익률은 상장 전 오르다가 상장 이후 하락했다. 계열사 상장 전에는 기대감이 모회사로 몰리지만 자회사가 상장하고 나면 재료가 소멸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셈이다. 자회사 상장일을 기준으로 6개월 전 모회사 평균 (절대) 주가수익률은 -7.7%, 3개월 전은 -3.1%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3개월은 -12.5%, 6개월 후는 -20.4%, 12개월 후는 30%까지 하락했다. 자회사 상장 이후 ‘모회사 디스카운트’ 이어져 이중 하락폭이 가장 컸던 회사는 카카오다. 특히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 카카오는 -59.8% 하락했다. 카카오는 대표적인 쪼개기 상장으로 논란이 된 회사다. 카카오는 유동성이 폭발하던 시기 카카오게임즈(2020년 9월), 카카오뱅크(2021년 8월), 카카오페이(2021년 11월) 등 연달아 자회사 쪼개기 상장에 나섰다. 이후 카카오 주가는 3년 간 맥을 못 추고 있다. 꾸준히 하락하면서 16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12%(50원) 하락한 4만3150원에 장 마감했다. 카카오가 꾸준히 주력 계열사를 상장시키면서 ‘모회사 디스카운트’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지만 ‘쪼개기 상장’으로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외에도 물적분할로 상장했을 때 모회사의 주가 하락폭이 더욱 컸다. 알짜 자회사를 떼어내서 상장하는 만큼 기존 주주의 가치가 훼손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분할 이후 1년여 만에 IPO를 추진했다. 분할 당시 LG화학의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41%에 달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성장 가능성에 투자했던 주주들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손해를 입었다. 한때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였던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16일 기준 51만3000원으로 반토막 났다. 가장 최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전까지는 기대감에 두산 주가가 올랐지만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후 재료가 소멸되면서 두산 주가는 빠졌다. 두산은 지난 9월 15일 14만9100원까지 올라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 상장 당일 19% 이상 하락하면서 16일 기준 8만3600원으로 내려앉았다. 자회사 상장 이후 43%나 하락한 셈이다. 반면 상장한 자회사들의 주가 흐름은 긍정적이었다. 특히 새로 상장한 당일 주가 수익률은 86%에 달했다. 3개월 이후 85.3%, 6개월 이후 81.9%, 12개월 이후 52.9%로 꾸준히 상승했다. ‘신장개업 효과(신규상장 주식의 초기 주가 강세)’가 반영된 것이다. 또 2019년 이후 신규 상장한 30여개의 기업 중 15개에 달하는 기업이 현재 코스피200에 편입돼 있다. 시가총액과 공모 규모가 큰 만큼 대형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물적분할 과정에서 주주보호 방안 충분해야” ‘쪼개기 상장’ 논란이 커지고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면서 정부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비상장사의 ‘쪼개기 상장’을 제한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었다. 법무부는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를 개선해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의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비상장사가 분할회사 총자산액의 10%를 초과하는 물적분할을 진행할 경우 이를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소액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입기 전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그럼에도 물적분할은 여전히 자본시장의 화두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와 행동주의펀드 KCGI는 DB하이텍의 물적분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DB아이엔씨가 계열사 물적분할과 합병을 통해 막대한 현금이 필요한 지주사 전환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도 자회사 SK온의 중복 상장을 반대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자회사 상장은 대체로 모회사 주가에 도움이 되질 않았다”면서 “투자 수요 분산과 구주매출보다는 신주 모집 형태를 취하면서 모회사 주주의 직접적인 이익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주주들이 물적분할에 적대적인 이유는 핵심 사업의 물적분할, 해당 법인 상장으로 인한 ‘이중 상장 디스카운트’,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에 대한 보상 전무 등으로 꼽힌다. 물적분할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이 아니지만, 물적분할 과정에서 주주보호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따라서 증권업계에서는 모회사가 자회사를 상장시킬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적극적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물적분할을 추진하려는 상장 기업은 주주보호방안을 마련해 일반 주주를 설득하는 등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최 연구원은 “모회사 주가에 도움이 되는 자회사 상장의 키는 ‘구주 매출’, ‘배당 혹은 자사주 취득 재원 확보’ 등이라고 짚었다.

2023.10.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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