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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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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커팅’에 골머리 앓는 이통3사…‘위기 원인’ OTT서 해답 찾았다

IT 일반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예능·영화 등 K-콘텐츠가 세계서 인기다. 이에 따라 국내서도 ‘볼거리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미디어 시장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인터넷(IP)TV·종합유선방송(SO·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가입을 해지하는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은 국내서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콘텐츠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든 것과 사뭇 대조된다.유료방송과 결별한 이들이 ‘콘텐츠 시청’ 자체를 끊어낸 건 아니다. 이들은 유료방송을 해지한 대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같은 비교적 신규 플랫폼 가입을 택하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OTT는 유료방송 대비 시간·공간 제약이 적어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콘텐츠 역시 OTT가 더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오리지널 시리즈’ 등과 같이 특정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 수가 증가하면서 ‘유료방송에서 OTT로’ 이동하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입장에선 이런 변화가 달갑지 않다. 그간 유료방송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시장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IPTV의 경우 KT·LG유플러스가 직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KT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IPTV 시장에 진출했다. SO 역시 LG유플러스의 자회사 LG헬로비전과 SKT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KT는 KT스카이라프를 통해 국내서 유일하게 위성방송 사업을 전개한다. 유료방송 시장의 침체는 이통3사 수익 감소를 의미한다.이통3사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특히 유료방송 가입자가 ‘볼거리 대안’으로 삼은 OTT 서비스를 품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로 줄어든 매출을 OTT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메우겠단 취지다. 자체 OTT 플랫폼이 있음에도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유튜브와 같은 해외 플랫폼과 통신 요금제를 연동하는 식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유료방송 가입자 수 ‘첫 감소’ 기록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평균 유료방송 가입자(단말장치·단자)는 3631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상반기 대비 0.1%(3만7389 가입자) 감소한 수치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줄어든 건 2015년 하반기 조사 이래 처음이다.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57.63%를 차지하는 IPTV의 경우 전 반기 대비 가입자 수 감소는 면했다. 그러나 증가율이 0%대로 고꾸라졌다. IPTV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 기준 2092만5902 가입자로 나타났다. 이는 전 반기 대비 0.54% 증가한 수치다.IPTV 가입자 수는 2016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전 반기 대비 6.3%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증가율은 4%대를 유지했다. 2022년엔 증가율이 1%대로 떨어지더니, 이번 조사에선 역대 처음으로 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24.31%로 IPTV 3사 중 1위인 KT의 경우, 전 반기 대비 3만8576 가입자 감소를 나타내기도 했다. 업계에선 올해 IPTV 가입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역성장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SO 중에선 SK브로드밴드(7314 가입자 증가)를 제외하고 모두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특히 SO 시장 1위 업체인 LG헬로비전은 전 반기 대비 3만9778 가입자를 잃었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점유율도 0.1%포인트(P) 하락한 9.97%로 집계되면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국내 유일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 반기 대비 5만9108만 가입자를 잃으면서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0.15%P 감소한 7.83%로 집계됐다.유료방송 시장의 위축에 따라 이통3사 관련 실적 역시 주춤하고 있다. 이통3사는 IPTV 시장 성장기엔 관련 매출을 사업보고서 등에 별도로 분리해 공개해 왔다. 그러나 IPTV 시장이 정체된 최근에는 인터넷·사물인터넷(IoT) 등과 묶어 발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IPTV 사업자별 현재 실적을 따로 확인하기 어렵다.다만 방송통신위원회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IPTV 3사의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은 총 5조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해당 부문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0.5% 증가한 2조5211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드커팅’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지난해엔 가입자 수가 역성장까진 이르지 않았던 게 실적 하락을 막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IPTV 사업자의 주된 수익원인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액은 이 기간 전년 대비 20% 감소한 4172억원으로 나타났다.IPTV를 제외한 모든 유료방송 부분 모두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O 사업자들의 2023년 방송사업 총매출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1조7335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51.8% 감소한 678억원으로 집계됐다. 1위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의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5625억이다. 영업이익 역시 12.8% 감소한 455억원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SO 사업에서 28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2023년 방송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4920억원이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2.5% 준 442억원에 그쳤다. 위기도 해답도 ‘OTT’이런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를 야기한 건 OTT 서비스의 확대가 꼽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해 6~8월 만 13세 이상 가구원 70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유료방송 가입자의 미디어 소비와 OTT’ 보고서로 정리해 최근 발표했다. 유료방송 미가입자 중 36.8%가 ‘OTT 서비스를 이용해서’를 이유로 꼽았다. 2019년 조사에서 ‘지상파 방송으로 충분하므로’(24.9%)가 가장 높게 나타났던 점과 비교하면 시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국내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에서도 국내 19세 이상 유료방송 이용자 2만545명 중 37%가 “코드커팅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드커팅 고려 주요 이유로 ‘OTT로 충분해서’를 꼽은 응답자가 27%에 달했다. ▲TV를 보는 일이 줄어서(31%) ▲TV에 볼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30%)에 이어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다. 특히 코드커팅 의향률이 가장 높은 30대에선 OTT 이용을 고려 이유로 꼽은 응답자가 36%에 달했다.이통3사는 OTT로 시작된 유료방송 수익 감소에 대응책으로 아이러니하게도 OTT를 들여다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OTT로 유료방송 가입자가 빠져나간다면, OTT를 품으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실제로 SKT는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우주패스 넷플릭스’를 최근 출시했다. 웨이브의 콘텐츠 팩과 결합해 최대 10% 저렴한 가격으로 넷플릭스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웨이브는 SKT가 지상파 3사와 함께 운영하는 OTT다. KT는 요금제에 OTT 이용권 결합을 강화했다. 지난 7월 1일 CJ ENM이 운영하는 OTT ‘티빙’을 비롯해 지니뮤직·밀리의 서재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IPTV 구독 상품 ‘유플레이’(Uplay)를 내놨다. 해외 OTT 오리지널 인기작을 포함해 영화·드라마·애니 등 콘텐츠 7만여 편을 시청할 수 있는 U+tv 구독 상품이다.

2024.07.26 14:00

5분 소요
[단독] CJ·네이버·카카오·SM·JTBC 당했다…유명 제작사 ‘사칭 사기’ 확산

IT 일반

국내 유명 콘텐츠 제작사를 사칭해 금전을 요구하는 식의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 기업을 운영하는 대기업 직원이라고 속여 ‘가짜 이벤트’나 ‘설문조사’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메일·사회관계망서비스(SNS)·카카오톡·문자 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접근, 계좌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특정 사이트 링크 접속을 유도하는 식의 사례도 다수다. 사칭한 기업은 사례별로 다르지만, 접근법·진행 방식과 피해 발생 시점 등이 유사해 특정 집단에서 전방위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22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국내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은 최근 사칭 사기 피해 사례가 다수 접수돼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CJ그룹·네이버·카카오·중앙그룹·SM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 콘텐츠 계열사에 다양한 피해 사례 접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은 피해 사실을 인지한 직후 홈페이지나 공식 SNS 계정 등에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올렸다.본지가 확인한 사칭 사기 사례 접수 기업은 구체적으로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티빙 ▲CJ ENM 스튜디오스 등 CJ그룹 콘텐츠 계열사를 비롯해 ▲스튜디오N(네이버웹툰 자회사) ▲크로스픽쳐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 ▲SLL(옛 JTBC스튜디오·중앙그룹 계열사) ▲키이스트(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등이다. 이들 기업에 첫 피해 사례가 접수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20일 전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콘텐츠 제작사를 사칭한 피싱 사기 행위가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단 방증이다. 관련 기업의 한 직원은 “콘텐츠에 대한 설문조사 후 보상이 없어 공식 채널로 문의가 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며 “이후로도 진행 방식이 미숙하다는 점에 수상함을 느껴 제보가 이뤄지는 식의 다양한 사례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각 기업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종합하면 사기 행위는 제작진이나 임직원으로 위장해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위조한 사원증·회사소개 자료·사업자등록증 등을 제시해 피해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임직원임을 믿게 만든 뒤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보상금을 준다’, ‘프로그램에 섭외를 요청한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속여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일부에선 대체불가토큰(NFT) 거래를 유도하기도 했다.사칭 사기 사례를 제보받은 기업들은 이를 두고 “사전 공지 없이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으며 금전을 대가로 한 설문조사나 방송 섭외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유명세를 이용한 매우 악질적인 수법”이라며 “조금이라도 이상한 지점이 발견되면 즉시 수사 당국이나 해당 기업에 신고를 진행해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주요 계열사 모두에서 사칭 피해 사례가 접수된 CJ ENM은 현재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해 도메인 사칭·피싱 사이트 개설 등을 수시 점검하고 있다. CJ ENM은 해당 사실을 선제적으로 언론 등 대외에 알리는 등 피해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과 공조해 대응 방안도 적극 강구하고 있다”며 “피싱 사이트나 회사를 사칭한 유해사이트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차단을 요청하고 있고, 관련 사례도 지속 공유해 선제 대응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스튜디오N에 사기 행위가 접수된 직후 홈페이지 등에 공지를 올리고 주의를 당부했다”며 “필요할 경우 수사 기관과 적극 협조해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22 17:04

3분 소요
‘토종 1위’ 쿠팡플레이는 어떻게 OTT 시장 ‘메기’가 됐나

IT 일반

생태계 교란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쿠팡플레이’를 두고 부르는 말이다. 오직 콘텐츠만을 두고 승부를 보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쿠팡플레이는 ‘와우 멤버십’의 한 분야로 서비스되고 있기에 붙은 오명이기도 하다.OTT업계의 이런 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쿠팡플레이를 클릭했다. 이용자 수 기준으로 최근 토종 OTT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용자 규모가 곧장 수익으로 연결되는 OTT 시장에서 ‘대체재’ 쿠팡플레이의 진격은 다른 플랫폼의 위축을 의미한다.쿠팡플레이의 가파른 성장세는 시장에 ‘메기 효과’(Catfish Effect·경쟁사의 성장으로 인한 잠재력 상승)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쿠팡플레이가 최근 1년간 스포츠 콘텐츠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티빙·웨이브 등도 해당 분야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티빙이 최근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게 대표적 사례다. ‘프로 야구’ 중계와 같은 콘텐츠를 통해 스포츠 팬의 이탈을 막겠다는 취지다.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 논의도 쿠팡플레이 진격에 등을 떠밀려 시작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덩치가 커진 메기에 먹히지 않으려고 정어리가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물론 쿠팡플레이의 토종 OTT 1위 등극은 온전히 콘텐츠 경쟁력으로만 이룬 성과가 아니다. 쿠팡의 유료 구독 서비스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증가하면, 쿠팡플레이의 이용량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타 OTT 플랫폼과 쿠팡플레이를 완전히 동일 선상에 두고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시장에서 쿠팡플레이 경쟁력을 비교적 박하게 평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가입자 이탈 방파제 ‘쿠플’‘와우 멤버십’의 핵심은 단연 무료 배송·무료 반품·익일 배송(로켓 배송) 서비스다. ▲OTT 쿠팡플레이 시청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할인 ▲여행 전문관 쿠팡트래블 할인 등은 번들(Bundle·묶음) 혜택으로 제공된다. 배송 혜택이 ‘본진’이라면 쿠팡플레이는 ‘곁가지’인 셈이다.배송에 국한되지 않는 혜택은 ‘락인 효과’(Lock-in·유사한 상품 또는 서비스로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를 극대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쿠팡이 2022년 6월 와우 멤버십 가격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약 72% 인상했음에도 가입자 이탈이 크지 않았다. 쿠팡플레이는 당시 가입자 이탈을 막는 가장 ‘두터운 방파제’로 작용했단 평가를 받는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2021년 말 900만명에서 2022년 말 1100만명 수준으로 되레 성장하기도 했다. 와우 멤버십은 현재 국내 다양한 구독 상품 중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서비스로 등극했다.와우 멤버십 확장 비결로는 다양한 혜택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한 차례 인상에도 여전히 다른 OTT 상품보다 저렴하다. 기기 수·화질 등의 제약이 있는 티빙(9500원)·웨이브(7900원)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보다 3000~4500원 정도 싸다. 심지어 티빙이 1분기 내 출시할 예정인 광고형 요금제(AVOD·5500원)보다 우위에 있다. 최근 대다수 국내 OTT 이용 금액이 인상되면서 와우 멤버십에 대한 ‘가성비’ 인식은 소비자 사이에서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찻잔 속 태풍’ 쿠플의 진격쿠팡이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를 벤치마킹해 쿠팡플레이를 정식 서비스로 내놓은 시점은 2020년 12월 24일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OTT 업계 종사자 대다수는 쿠팡플레이가 자사 가입자를 감소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는커녕, 출범 의도인 ‘와우 멤버십 가입자 이탈 방파제’ 구실도 수행하지 못하리라고 봤다. 초기엔 영향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2만명(2021년 1월)으로 출발했다. 당시 OTT 시장은 2019년 9월 출범한 웨이브가 영향력을 키워가던 시기다. 넷플릭스 독주 속에서도 웨이브는 지상파 3사(KBS·SBS·MBC) 콘텐츠를 앞세워 비교적 빠르게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쿠팡플레이가 출범할 때 웨이브는 MAU 4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콘텐츠 명가’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에 JTBC가 합류한 시점도 2020년 10월이다. MAU는 이에 따라 곧장 3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웨이브·티빙의 당시 영향력을 고려하면 쿠팡플레이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듯했다.그러나 쿠팡플레이에 대한 OTT 업계 시선이 바뀌는 데엔 불과 1년도 걸리지 않았다. 2022년 1월 MAU가 368만명을 달성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엔 MAU 482만명을 찍기도 했다. 1년 반 만에 이용자 규모가 9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쿠팡플레이 앞에 ‘생태계 교란종’이란 수식어가 달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를 기점으로 한다. 와우 멤버십의 가격 인상에 따라 MAU가 350만명(2022년 11월)까지 떨어지는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쿠팡플레이는 출범 이후 줄곧 OTT 시장에 영향을 미쳐왔다.토종 OTT 1위 등극 비결은?쿠팡플레이 영향력은 특히 최근 1년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990원 요금제가 완전히 시장에 안착한 2023년 초부터 이용자 규모는 큰 부침 없이 꾸준히 우상향했다. 급기야 2023년 1월엔 MAU 439만명을 기록, 웨이브(401만명)를 누르고 토종 OTT 2위에 등극했다. 티빙은 당시 KT가 운영하던 ‘시즌’을 인수합병(M&A)하며 MAU 500만명을 돌파, 토종 OTT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쿠팡플레이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순위 변동은 ‘시간 문제’란 평가가 나왔다.쿠팡플레이는 실제로 2023년 8월 MAU 563만명을 기록, 티빙(540만명)을 누르고 OTT 1위 자리를 거머쥔다. 2023년 11월 말에 공개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시대’가 크게 흥행하며 같은 해 12월엔 토종 OTT 중 처음으로 MAU 650만명 고지를 넘기도 했다. 8부작인 이 드라마의 최종화가 공개된 주말 시청량은 첫 주 대비 무려 2914% 상승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쿠팡플레이는 이에 따라 와우 멤버십의 방파제를 넘어 성장 동력이 됐단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배송 서비스는 곁가지고, 쿠팡플레이를 보기 위해 와우 멤버십에 가입했다”는 소비자 반응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쿠팡플레이의 성장 비결은 단연 와우 멤버십 확장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쿠팡이 이 과정에서 가입자 증가에 따른 수익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쿠팡플레이를 활용했다는 데에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신뢰도를 얻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쿠팡 생태계’가 돌아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가입자 증가에 따른 콘텐츠 강화가 다시 이용자 확대로 이어지는 핵심에 쿠팡플레이가 있는 셈이다.실제로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 등이 이뤄진 시점과 쿠팡 흑자 전환은 궤를 같이한다.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제고가 흑자 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쿠팡은 이에 따라 쿠팡플레이 콘텐츠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며 2021년 ‘어느 날’ 한 편에 그쳤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안나 ▲유니콘 ▲복학생 ▲판타 G 스팟 ▲미끼 ▲소년시대 등으로 확대됐다. ▲하이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가족계획 등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간판 예능 ‘SNL코리아’는 시즌4까지 꾸준히 인기를 끌기도 했다.쿠팡플레이는 특히 스포츠 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직후인 2022년 7월부터 ‘쿠팡플레이 시리즈’란 이름으로 해외 유명 축구 구단을 국내로 초청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당시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구단 토트넘 홋츠퍼 FC를 초청해 K리그 선수단과 진행한 친선 경기는 아직도 많은 스포츠 팬의 입에 오르는 명경기로 꼽힌다. 쿠팡은 이 경기를 주최하기 위해 100억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그간 ▲세비야 FC ▲맨체스터 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 FC 선수가 한국 땅을 밟았다.이 밖에도 한국 K리그·스페인 라리가·프랑스 리그1·덴마크 수페르리가·잉글랜드 풋볼 리그 챔피언십 등 다양한 축구 경기를 중계해 왔다. 올해에부턴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중계도 이뤄진다. 업계에선 다섯 시즌을 중계하는 대가로 350억원 안팎을 지급한 것으로 추산한다. 또 ▲데이비스 컵(테니스) ▲포뮬러 원(F1·자동차 경주대회) ▲NFL(미식 축구 리그) ▲NHL(북미 하키 리그) 리그 ▲ONE 챔피언십(격투기) 등도 품은 상태다.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축구)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야구)와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에도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 증가에 따른 수익을 콘텐츠 혜택으로 돌려주는 전략이 꾸준하게 가동되고 있단 방증이다.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혜택으로 전달하는 데 있다”며 “만족을 넘어 ‘감동’(Wow)을 드리기 위해 구성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가 이용자 확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쿠팡플레이의 사용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다른 OTT에 비해 사용 시간이 현저히 적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2023년 8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월 사용 시간은 1827만 시간에 그쳤다. 이 기간 티빙은 4536만 시간, 웨이브는 4492만 시간을 각각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1억 시간을 넘겼다.

2024.01.22 08:00

7분 소요
넷플에 밀리고 쿠플에 치인 티빙-웨이브…‘합병 논의’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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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형성된 후 끊임없이 ‘설’(說·소문)로만 제기된 사안이 구체화할 조짐을 보인다. CJ ENM 자회사 ‘티빙’과 SK스퀘어 계열사 ‘콘텐츠웨이브’(웨이브 운영사·이하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궤도에 올랐다. CJ ENM과 SK스퀘어는 티빙-웨이브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OTT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기업별로 손익 계산에 대한 고민도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티빙과 웨이브는 시장에서 ‘토종 OTT 강자’로 불려 왔다.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에도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티빙이 521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웨이브는 이 기간 404만명으로 집계됐다. 외산 플랫폼의 진격에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업 규모를 구축했다.문제는 수익성이다. 국내 콘텐츠 제작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재 이용자 규모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평가다. 실제로 두 기업은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올리지 못했다. 적자 폭이 줄기는커녕 되레 지속해 늘고 있다. 티빙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762억원 ▲2022년 1192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누적으로는 1177억원을 기록했다. 웨이브 역시 ▲2021년 558억원 ▲2022년 1217억원의 연간 적자를 봤다.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797억원이다.시장 상황도 녹록잖다. 국내 OTT 산업은 이미 ‘레드오션’(Red Ocean·경쟁이 치열해 성공을 낙관하기 힘든 시장)으로 전환됐다.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벽은 여전히 견고하고, 최근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신흥 강자로 떠오른 ‘쿠팡플레이’의 존재도 부담이다. 쿠팡플레이의 MAU는 2022년 12월 395만명에서 2023년 12월 665만명으로 늘었다. 1년 사이 무려 270만명이 순증한 셈이다.쿠팡은 월 4990원 유료 구독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쿠팡플레이는 물론 쿠팡이츠(배달앱)·로켓배송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혜택을 강점으로 현재 1100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국내 1위 구독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절실한 티빙·웨이브 입장에서 ‘대체재’ 쿠팡플레이의 진격은 현상 유지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양사의 입지가 위태로워졌다는 의미다.이 때문에 합병을 티빙과 웨이브의 거의 유일한 ‘생존 전략’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넷플릭스를 턱밑으로 좇을 수 있는 토종 OTT 플랫폼을 구축해야만 사업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단 분석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MAU 단순 합산치는 925만명이다. 합병을 이룬다면 두 플랫폼을 함께 사용 중인 가입자 수는 제외되겠지만, MAU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단숨에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등극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업계에선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플랫폼 MAU를 약 750만~850만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용자 규모의 증대뿐 아니라 콘텐츠 수급 채널도 단숨에 확대된다는 점도 합병의 매력점으로 꼽힌다.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기본 조건을 충족할 수 있으리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규모의 경제’ 필요하지만…주주 복잡성 ‘걸림돌’넷플릭스는 국내 OTT 운영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이다. 넷플릭스 한국법인(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2년 기준 연간 매출은 7733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14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2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MAU는 1164만명이다. 해외에서 유의미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 않은 티빙·웨이브가 토종 OTT로서 적자 행보를 끊어내려면, 합병을 이뤄 넷플릭스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속해 제기됐던 이유다.이 같은 시장의 논리대로라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상을 뜯어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두 기업 주주 구성의 복잡성이 대표적이다. 티빙과 웨이브를 차치하더라도 무려 8개 기업이 합병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다.티빙의 1대 주주는 지분 48.85%를 보유한 CJ ENM이다. 재무적 투자자(FI)로 지분을 보유 중인 JCGI의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13.54%)를 제외하더라도 ▲KT스튜디오지니(13.54%) ▲SLL(옛 JTBC스튜디오·12.75%) ▲네이버(10.66%)가 합병 결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웨이브의 경우 40.5%(SK스퀘어아메리카 포함 수치)의 지분을 들고 있는 SK스퀘어가 최대 주주에 올라 있고, 지상파 3사(KBS·MBC·SBS) 각각 19.8%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이들 기업이 단순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합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CJ ENM·SLL·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에, 지상파 3사는 웨이브에 콘텐츠를 주로 공급하며 별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한다면 지분 조정은 물론 각 기업의 역할 분배까지 ‘진통 요소’가 곳곳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OTT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결부돼 있어 단순히 ‘거대 토종 OTT 출범’이란 담론만으로 합병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미온적’ CJ ENM, SK스퀘어 러브콜에 응답한 까닭그간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시장에서 ‘SK스퀘어의 바람’으로 여겨져 왔다. SK스퀘어(당시 SKT)가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프라이빗에쿼티를 대상으로 전환사채(CB) 2000억원을 발행할 때 ‘5년 이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2024년 11월까지 상장이 불발된다면, 투자 원금에 연 복리 3.8%를 더해 돌려줘야 한다. 웨이브는 상장 조건으로 내세운 ‘유료 가입자 500만명, 매출 5000억원’은 물론 BEP도 현재 못 맞추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상환 규모는 웨이브의 생존을 좌우할 정도로 부담이 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SK스퀘어가 이 같은 웨이브의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티빙 합병’을 주목하고 있단 신호는 2023년 초부터 시장에서 지속해 관측됐다. 그러나 CJ ENM은 티빙-웨이브 합병에 미온적 태도를 유지해 왔다. ‘경쟁사’ 웨이브가 CB 상환으로 유동성이 악화하고 이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한다면 시장 주도권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시장에선 그래서 이번 SK스퀘어와 MOU를 체결한 CJ ENM의 입장 전환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CB 상환에 비교적 이목을 집중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웨이브가 지상파 3사와 맺은 계약이 오는 9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본다”며 “지상파 3사를 붙들어 둘 요인이 없다면 웨이브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웨이브를 이탈한 콘텐츠 기업들이 각자의 OTT 플랫폼을 꾸릴 수 있다. 이는 티빙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라며 “이를 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논의를 시작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물론 시즌 합병·요금 인상 등 ‘티빙 자구책’에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현 시장 상황도 합병 논의의 물꼬를 튼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양사가 맺은 MOU 내용이 대외에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다만 합병 기업의 1대 주주로 CJ ENM이, SK스퀘어가 2대 주주로 오르는 큰 방향성만 현재 논의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CJ ENM 관계자는 “MOU가 이제 막 체결된 상태라 구체적 진행 내용을 대외에 공개하긴 어렵다”며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시너지 창출 방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24.0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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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간절한 티빙, KBO 리그 중계권 쥐고 비상할까

IT 일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프로 야구’ 경기 중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티빙은 국내 최대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야구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확보를 노린다.티빙은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날 티빙의 모기업 CJ ENM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세부 협상을 진행하고 계약 규모 및 주요 사항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이번 경쟁 입찰에는 티빙 외에도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LG유플러스·SK텔레콤·아프리카 TV)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가 참여했다. 업계에선 CJ ENM이 이번 중계권을 가져오기 위해 연간 400억원 이상(3년간 총 1200억원)을 입찰금으로 써냈다고 본다. 앞서 지난 2019년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5년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총 1100억원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티빙 측은 이번 중계권 확보에 대해 “KBO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시청 경험을 업그레이드해 디지털 재미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KBO의 흥행과 야구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신개념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용량 트래픽 처리가 가능한 미디어 환경도 조성하고 자사 역량을 총동원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티빙은 이를 위해 ▲구단별 채널 운영 ▲2번의 클릭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시청 환경 구현 ▲멀티뷰 분할 시청 지원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중계 방식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중계 영상의 부가 콘텐츠도 확산할 계획이다.티빙은 스포츠 팬들의 호평을 받는 파티형 관람 기능인 ‘티빙 톡’을 운영하고 있다.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도 강점이다. 야구 중계에 적합한 기능과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티빙의 이번 중계권 확보를 두고 시장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OTT 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최근 OTT 시장 신흥 강자로 부상한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용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며 “국내서 가장 인기를 끄는 스포츠 종목이 ‘야구’임을 고려하면 티빙은 이번 중계권 확보로 가입자 상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티빙은 최근 토종 OTT 1위 자리를 쿠팡플레이에 내준 바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21만명으로 집계됐다. 쿠팡플레이의 이 기간 MAU는 665만명으로 나타났다. KBO 리그 중계권은 적자 상황에서도 1200억원을 베팅, 반전을 이루려는 티빙의 승부처인 셈이다.티빙과 모기업인 CJ ENM은 이미 KBO·MLB, NPB·APBC 등 다양한 야구 경기와 AFC·분데스리가·EURO·메이저 테니스 대회 등 메가 이벤트의 중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 시리즈의 우승을 노렸던 LG트윈스를 1년간 밀착 취재한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워게임’도 선보인 바 있다.티빙 관계자는 “CJ는 골프 산업의 글로벌화를 비롯해 테니스·수영·브레이킹댄스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온 대표적인 기업”이라며 “KBO 및 구단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만족시키고 KBO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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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갑질’에 티빙 응원했는데…웹 결제 중심 ‘가격 인상’

IT 일반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표방하는 티빙이 악수를 뒀다. 이용자 사이에선 “선의의 소비자를 바보로 만들었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달라진 정책에 따른 가격 인상이 ‘사이트(웹) 결제 구독자’에만 집중돼 있어 차별적 요인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티빙은 가격 정책을 전반적으로 변경한다고 31일 밝혔다. 웹 결제와 애플리케이션(앱) 결제 금액이 완전히 같아지도록 제도를 바꾼 게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새로운 가격 정책은 오는 2024년 3월부터 본격 도입된다.회사는 그간 구글·애플에서 떼가는 수수료를 고려, 결제 채널별 이용 금액을 달리 책정했다. 웹·앱 간 소비자 결제 금액이 달랐단 의미다. 이 제도를 손봐 ‘웹 결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기대 수익을 높이겠다는 게 회사 측 의도다.구글·애플 인앱결제 시 통상 30% 안팎의 수수료가 붙는다. 티빙과 같은 앱 기반 콘텐츠 플랫폼 기업 대다수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구글·애플이 부과하는 결제 수수료는 경영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높다. 이 때문에 인앱결제 수수료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식의 가격 정책이 확산했다. 수수료 일부를 가격에 미리 반영,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겠단 취지다. 이들 기업은 앱 결제 가격 인상 당시 “수수료 갑질을 진행하고 있는 구글·애플이 문제”라는 점을 제도 변경의 명분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티빙 역시 마찬가지의 논리로 앱 결제 가격을 높였다.이들 기업은 다만 앱 결제를 거치치 않는 소비자에겐 ‘정상적 가격’을 받아왔다. 웹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앱 결제 가격보다 통상 20~30% 정도 저렴했던 이유다. 웹 가격은 일반적으로 ‘앱 결제액에서 인앱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값’과 비슷하게 책정됐다.업계 관계자는 “앱 마켓을 운영하는 구글·애플의 ‘수수료 갑질’에 반감을 지닌 선의의 소비자가 웹 결제를 주로 이용해 왔다”며 “인앱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에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 ‘합리적 소비’ 측면에서도 웹 결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선 웹·앱 결제를 통한 기대 수익은 같다. 그러나 소비자 이용 가격은 달라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웹 결제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단 설명이다.불문율 깬 티빙에 소비자 “배신감 느낀다”티빙은 콘텐츠업계에서 과도한 수수료에 대응해 도입한 ‘웹·앱 결제 차등 가격’이란 불문율을 깼다. 티빙을 2년간 이용했다는 A씨(36)는 “수수료로 갑질하는 구글·애플에 내 돈이 전달되는 게 싫기도 했고, 국내 콘텐츠 기업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강했다. 번거로워도 웹 결제를 고집한 이유”라며 “이런 소비자 마음을 완전히 무시한 티빙의 새로운 가격 정책에 배신감까지 든다”고 말했다.티빙이 신규로 도입하는 정책은 신규·기존 가입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현재 웹 결제 기준으로 월 구독료가 ▲베이직 7900원 ▲스탠다드 1만9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앱 마켓을 통해 결제하면 월 구독료는 ▲베이직 9000원 ▲스탠다드 1만2500원 ▲프리미엄 1만6000원이다. 웹 구독자라고 하더라도 이제 가격이 인앱결제와 완전히 같아진다. 변경된 가격은 2024년 3월 구독료부터 청구된다.티빙은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구독료 변경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독료 변경에 사전 동의한 가입자를 대상으론 2024년 5월까지 최대 3개월간 기존 요금으로 티빙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신규 가입 조건은 이보다 비싸다. 오는 12월 1일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론 월 구독료가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만3500원 ▲프리미엄 1만7000원으로 인상된다. 이 가격은 웹·앱 모두 동일하다. 인앱결제 수수료에 따른 웹 구독료 할인이 신규·기존 가입자 모두 적용되지 않는 구조다.이 같은 변경을 두고 일각에선 ‘같은 상품의 가격이 달라진 것’이란 지적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 수수료를 고려하면 판매 기업의 수익은 앱·웹 모두 비슷한 수준”이라며 “티빙의 신규 정책은 소비자 입장에선 앱·웹의 가격이 같지만, 회사 입장에선 웹에서 같은 상품을 약 30% 정도 더 비싸게 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가격 인상은 가입자 이탈을 가속하는 대표적 요인이다. 티빙은 이에 대응해 국내 OTT 운영사 중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AVOD)도 출시한다. 이외에도 ▲실시간 라이브(LIVE) 채널 무료 제공 ▲다운로드 기능 도입 ▲프로필·TV앱 확장 ▲라이브러리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광고형 요금제 금액은 5500원으로 설정됐다. 다른 상품과 비교해 저렴하지만, 광고를 시청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실시간 라이브 채널은 올해 12월 1일부터 무료로 제공된다.티빙 관계자는 이번 가격 정책 변화에 따른 소비자 불만에 대해 “이용자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면서도 경영 안정화를 위해 택한 방식”이라며 “웹·앱 결제 가격이 같은 국내외 플랫폼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10.31 16:41

4분 소요
적자 ‘탈출’ 간절한 CJ ENM, 이선균 ‘마약 투약’ 의혹에 울상 된 까닭 [이코노Y]

산업 일반

적자 ‘탈출’이 간절한 CJ ENM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올해 하반기 ‘반전 카드’로 꼽힌 기대작이 배우 이선균씨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연내 개봉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개봉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23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이씨가 주연 배우로 출연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 PROJECT SILENCE·이하 탈출) 제작진은 개봉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날 경찰이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이씨를 형사 입건하면서 사실상 연내 개봉은 물 건너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등 혐의로 입건되면서 내사자(입건 전 조사자)에서 정식 수사 대상자인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180억원 투입했는데…‘공염불’ 된 탈출 계획영화 ‘탈출’의 메인(주요) 투자사는 CJ ENM이다. 업계에선 영화 ‘탈출’의 총제작비가 200억원 수준이고, CJ ENM이 순제작비로 투입한 금액은 약 180억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 ENM이 투자·배급·제작(CJ ENM 스튜디오스) 모두를 맡았다. 영화 ‘탈출’은 이미 모든 촬영이 끝난 작품으로,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영화 ‘탈출’은 적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CJ ENM의 ‘반전 카드’ 중 하나라도 꼽혔다. 개봉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다. 현지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 칸 영화제 비경쟁 초청작으로 처음 상영된 후 약 4분간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개봉 전 상영 계약이 논의된 국가만 140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프라이트 픽처스·해피넷 팬텀 스튜디오 등 해외 유명 배급사들의 관심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영화 ‘잠’도 초청되며 이씨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무대에 두 번 오르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CJ ENM 입장에선 ‘뼈 아픈’ 대목이다. 현재 급격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CJ ENM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9490억원, 영업손실 503억원을 올렸다. 올 2분기에도 매출 1조489억원, 영업손실 304억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손실만 2197억원이다.CJ ENM은 사업 부문을 ▲미디어플랫폼 ▲영화·드라마 ▲음악 ▲커머스로 분류하고 있다. 회사의 적자는 이 중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 티빙 등이 포함되는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부문 사업이 악화하면서 심화했다. 구체적으로 올 2분기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매출 3428억원,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 영화·드라마 부분은 이 기간 매출 2296억원, 영업손실 311억원을 올렸다.영화 ‘탈출’의 불확실성 증대는 그래서 CJ ENM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영화 ‘탈출’의 손익분기점은 400만명 수준인데, 그간 평가를 고려하면 이를 가볍게 넘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드라마 부문의 수익성 개선 최대 카드가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만약 수사 현황에 따라 개봉 자체를 포기한다면 CJ ENM은 순제작비로 투입한 약 180억원을 고스란히 손실 반영해야 한다. CJ ENM의 2023년 3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11월 8일로 예정돼 있다.물론 CJ ENM이 영화 ‘탈출’의 공개 방법을 불확실성이 큰 극장 개봉보다 OTT 직행을 택할 수 있다. 이 경우, 손해를 보진 않겠지만 대규모 수익 역시 포기해야 한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외 평가를 고려하면 영화 ‘탈출’ 극장 개봉은 충분히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 많다”며 “OTT 직행은 CJ ENM 입을 쓰게 만드는 결정일 것”이라고 평했다. 단기차입금 상환일 도래…더 뼈아픈 ‘탈출’CJ ENM의 경영 상황을 고려하면 영화 ‘탈출’의 불확실성 증대는 더 치명적이다. 영화 ‘탈출’은 당초 연내 공개를 염두에 뒀으나, 최근 극장가 위축으로 내년 개봉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현금 유동성 악화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탈출’의 부재가 CJ ENM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CJ ENM은 경영 악화가 시작되자,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올리지 못한 자회사 ‘티빙’과 지난 6월 30일 단기 차입 계약을 체결한다. 운영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당시 600억원을 빌렸는데, 이때 상환 날짜를 오는 12월 29일로 설정했다.콘텐츠업계 관계자는 “600억원을 연말에 갚아야 하는 CJ ENM 입장에선 내년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 역할을 할 영화의 개봉 불투명은 치명적일 것”이라며 “연말 차입금 상환 뒤 떨어진 현금 유동성을 개선할 사업 요인 중 하나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콘텐츠 분야는 트렌드에 맞는 결과물을 제때 내는 게 중요한데, 이는 선제적 투자를 전제로 한다”며 “투자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 CJ ENM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CJ ENM이 자구책으로 마련한 자회사 매각도 연내 매듭이 불투명하다. CJ ENM은 5년간 자회사로 두고 있던 빌리프랩의 지분 모두를 지난 9월 하이브에 넘기기로 결정한 바 있다. 빌리프랩의 지분 51.5%를 넘기는 대가로 1500억원 확보하고, 이를 통해 경영난을 끊어내겠단 취지다.빌리프랩은 아이돌 ‘엔하이픈’의 소속사다.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엔하이픈의 수익성을 고려하면 ‘뼈아픈 매각’이란 평가가 업계 전반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마저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확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기업 결합 심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연내 종결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분 매각에 더해 영화 ‘탈출’의 개봉도 불확실해지면서 내년도 현금 유동성 개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단 분석도 나온다. CJ ENM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2조6583억원을 기록했다.CJ ENM 관계자는 “이씨의 수사 과정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영화 개봉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따른 사업적 피해는 CJ ENM뿐 아니라 콘텐츠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이씨가 주연 배우로 제작된 영화 ‘행복의 나라’ 역시 촬영이 지난해 2월 끝났고,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 제작진은 마약 투약 의혹이 대외에 알려진 후 개봉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씨의 출연을 확정했던 드라마 ‘노웨이아웃’은 두 영화와 비교해 상황이 그나마 낫다. 아직 촬영을 본격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 제작사는 LG유플러스의 콘텐츠 전문 계열사 ‘스튜디오 X+U’다. ‘노웨이아웃’ 제작진은 소속사와 상의 후 이씨의 하차를 결정, 최근 이를 공식화했다.광고계에서도 ‘이씨 지우기’가 한창이다. 맞춤형 영양제 브랜드 셀메드는 이씨가 진행하던 광고와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모두 없앴다. 이씨와 그의 아내 배우 전혜진씨가 같이 등장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아이러브 ZEM’ 광고 영상도 내려갔다.이씨 소속사인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씨 측은 “이 사건에 연루된 인물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왔다”며 인천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알린 바 있다.

2023.10.23 19:57

5분 소요
글로벌 사업은 ‘네이버·카카오’처럼…K-콘텐츠 인기, 매출로 온전히 담았다 [거침없는 K-콘텐츠]①

IT 일반

“콘텐츠 사업은 네이버·카카오처럼.”K-콘텐츠 열풍에 올라탄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 사업서 성과를 내자 업계에서 나오는 평가다. 네이버·카카오가 이끄는 K-웹툰과 K-웹소설 산업은 콘텐츠 인기가 유통 플랫폼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양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 방식을 국내 콘텐츠업계 전반에서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K-콘텐츠가 세계 시장을 강타하고 있지만, 영상·음악 분야는 성과가 기업 매출로 온전히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네이버·카카오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풀어야 한다는 견해다.콘텐츠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가 세계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영화·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의존하는 형태라 국내 사업자의 성장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며 “이와 달리 웹툰·웹소설은 네이버·카카오가 직접 해외에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며 콘텐츠 인기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OSMU로 활용도 높아진 K-웹툰·웹소설, 어떻게 성장했나네이버·카카오가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삼은 웹툰·웹소설은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전략의 확산에 따라 사업적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OSMU는 원작을 재가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전략을 말한다. 성공한 웹툰·웹소설 IP는 이미 검증을 마친 데다, 탄탄한 팬덤도 형성돼 사업적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네이버가 발굴한 웹툰 ‘스위트홈’과 카카오에서 연재된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이하 나혼렙)이 대표적 사례다. 스위트홈은 드라마로 재탄생,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며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웹툰으로 탈바꿈한 나혼렙은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에 따라 세계에 뻗어갔고, 글로벌 누적 조회수가 142억회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나혼렙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일본 에이원픽쳐스 제작)과 게임(나혼렙:어라이즈·넷마블)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K-웹툰과 K-웹소설 IP를 활용해 탄생한 2·3차 창작물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끈 사례는 두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2022년에만 ▶지금 우리 학교는(네이버웹툰) ▶사내맞선(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유미의 세포들 시즌2(네이버웹툰) 등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국내 드라마 19편이 나왔다. 네이버·카카오의 원천 IP 발굴 능력은 하루아침에 쌓아지지 않았다.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이 2003년 2월, 네이버웹툰이 2004년 6월에 각각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을 키워왔다. 웹툰이란 단어도 국내에서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이 웹툰 서비스를 세계 처음으로 대세화한 ‘종주국’으로 평가받는 이유다.양사는 2010년대 중반 시선을 글로벌로 돌렸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다음웹툰은 2016년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다음웹툰은 2014년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때 함께 카카오로 소속을 옮긴 후, 2016년 다음웹툰컴퍼니(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로 분사했다. 카카오는 이후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구 포도트리)와 음반 기획 등의 사업을 진행하던 카카오M을 합병, 지난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소속이 바뀐 다음웹툰은 카카오웹툰으로 전면 개편됐다. 일본 시장의 경우 카카오픽코마가 서비스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플랫폼은 2020년 7월부터 일본 만화 단일 플랫폼 중 거래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9월엔 프랑스에 ‘픽코마 유럽’을 설립하기도 했다.2017년 분사한 네이버웹툰의 경우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지난 2020년 배치되면서 글로벌 확장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시장은 물론 일본(라인디지털프론티어) 등을 총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했고, 현재 K-웹툰에 10개의 언어를 입혀 100개 넘는 국가에 전파하고 있다. 이용자만 8500만명을 넘어섰고, 해외 비중은 80% 수준이다. 특히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인 미국의 2022년 2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50만명에 달한다.현지화 전략도 활발하다. 네이버는 왓패드(미국)·이북이니셔티브재팬(일본)를 인수하며 맞춤형 IP를 수급·유통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품으며 외연을 확장했다. 최고 시청률 26.9%를 기록, 2022년 드라마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 웹소설이 연재된 플랫폼이다. 카카오 역시 그간 인수한 타파스(웹툰)·래디쉬(웹소설)·우시아월드(웹소설) 플랫폼을 미국 법인 타파스엔터테인먼트가 아우르게 했다.양사의 이 같은 글로벌 진출 전략은 플랫폼 실적 상향으로 이어졌다. 네이버의 경우 자사 매출을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사업 부문별로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 부문은 웹툰·제페토·스노우(SNOW) 등의 실적이 포함된다. 네이버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2020년 1분기 553억6500만원에서 지속 우상향해 2022년 3분기엔 3118억6700만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매출(5조9483억3600만원)에서 콘텐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9%로, 전년 동기 대비 4.9%포인트(P) 상승했다.카카오의 경우 자사 매출을 ▶플랫폼 ▶콘텐츠로만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 부문엔 스토리(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픽코마 등)를 비롯해 게임(카카오게임 등)·뮤직(멜론 등)·미디어(카카오TV 등)가 포함된다.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 매출은 2020년 1분기 4265억5200만원에서 지속 성장해 2022년 3분기 8717억62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론 전체 매출(5조3327억1500만원)의 47.4%가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나왔다. 세계 시장, 더 넓고 깊게 공략카카오와 네이버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세계 시장에서의 사업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그룹 내 콘텐츠 사업 생태계를 이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각각 약 6000억원씩 담당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구축한 스토리·미디어·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친 가치사슬(밸류체인)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했단 평가가 나온다. 각 사업의 자체적인 성과는 물론, 영역 간 시너지를 내는 독자적 IP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재원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 투입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 중에서도 특히 스토리 부문을 ‘선봉장’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다양한 사업적 시도로 마련한 약 10만명의 현지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엔터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또 성공적 웹소설 IP를 발굴해 웹툰화하는 ‘노블코믹스’(Novel-Comics)와 독자 유입 전략인 ‘삼다무’(3시간마다 무료) 등 자체적인 사업 모델의 성과도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봤다.네이버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의 외연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및 네이버웹툰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웹툰’ 생태계를 키워냈다. 이제 글로벌 최고 수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그간 이룬 세계 시장 개척 성과를 공유하며 “네이버웹툰은 이 분야 1위 사업자로, 다른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후발 주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3.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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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로 경제 한파 극복하겠다는 정부, 산업 이해도 낮아 [신성장 4.0 전략 동상이몽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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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1.6%.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시장 한파를 예고했다. 특히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의 이유로 2022년 대비 4.5%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이 같은 전망과 함께 경제 활성화 방안도 공개했다. ‘신성장 4.0전략’을 통해 경제 악화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겠단 취지다. 가파른 성장을 보인 콘텐츠·플랫폼 등의 정보기술(IT) 산업을 지원, 불황의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게 핵심 골자다. 그러나 지원 분야에 꼽힌 분야 기업 관계자들은 환영보단 되레 난감하단 입장을 표하고 있다. 줄곧 주장해온 실질적 지원은 정책에 포함하지 않았으면서 ‘성과를 내라’는 식의 부담만 높아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정부가 콘텐츠 산업을 진흥 분야로 꼽았지만, 해당 분야 수출의 약 70%를 담당하는 게임은 언급하지도 않았다. 정부와 업계의 ‘동상이몽’을 분석한다. “뭘 지원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콘텐츠업계 관계자가 최근 범부처로 발표된 ‘2023년 경제정책방향’과 ‘신성장 4.0전략’을 보고 내린 평가다. 지원 정책에서 늘 외면받았던 콘텐츠 분야가 성장 동력의 중심축 중 하나로 꼽혔으나, 되레 실망감만 커졌다고 했다. 또 이번에 담긴 지원 방안 대다수가 이미 나왔던 내용이라 신규로 추진되는 사업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콘텐츠 제작·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전반에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 데에는 맥락이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민간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통해 지원 방향을 마련하고, 규제 역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가 그간 내놓은 정책들로는 실질적 지원이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신성장 전략에 담긴 콘텐츠 산업 육성 방안 역시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콘텐츠제작사 관계자는 “정부가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기업들이 마주한 문제에 대한 고민 없는 상태에서 지원 정책을 마련했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 정부 “콘텐츠가 미래 산업” 윤석열 정부는 그간 콘텐츠 산업 진흥 기조에 맞춰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 공제 대상에 OTT 기업을 추가하는 정책은 2023년부터 시행된다. 또 그간 법적 정의가 없어 각종 지원에서 제외된 OTT를 2022년 5월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정의하며 제도에 안착시키기도 했다. 이번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도 이 같은 기조가 담겼다. 정부는 수출 규모 축소에 대응해 5대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정비, 활성화를 이루겠단 청사진을 그렸다. 해당 분야엔 그간 강세를 보인 반도체·건설 분야와 함께 콘텐츠·디지털·바이오·우주 등이 꼽혔다. 콘텐츠 산업의 위상을 정부가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성장 4.0전략을 통해서도 정부는 “전통적 수출산업 외 콘텐츠·방위 산업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분야를 신규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콘텐츠 분야 수출 규모는 2017년 88억1000만달러(약 11조167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19억2000만(약 15조1026억원)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미 가전(73억달러)·디스플레이 패널(41억달러)보다 비중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오징어게임·기생충·헤어질 결심·브로커 등이 국제 영화제에서 시상하는 등의 성과도 나와 해외 시장 공략이 가속되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 신성장 전략에 ‘한국의 디즈니 육성’ 방안을 포함했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지식재산권(IP) 기업을 육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신설한다. 제작 인프라 영역에서도 IP 융복합 클러스터를 경기도 고양시에 2024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확장현실(XR)·메타버스 등 차세대 콘텐츠 선도 기술 개발도 2023년부터 지원한다. OTT의 해외 시장 공략 지원 방안으론 자체 등급 분류 제도 도입을 꼽았다. 정부는 “세계 최고 기술·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히트(hit)’ 콘텐츠 제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업계 “산업 이해 떨어지는 ‘반쪽’ 지원” 정부가 이 같은 다양한 지원 제도를 내놨으나 콘텐츠 제작·OTT 업계에선 “아쉽다”는 반응이다. 해당 정책들로는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견해에서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제 지원 방안이 꼽힌다. 정부는 일몰 대상이었던 영상 콘텐츠 세액 공제 방안을 3년 연장하면서, 지원 대상에 OTT 기업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세액 공제율은 기존 시행 방안 그대로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로 확정됐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해당 제도의 시행이 확정된 뒤 “세법 개정안에 업계는 깊은 회의감과 실망감을 감출 길이 없다”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보다 공정한 위치에서 해외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도록 현행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높아진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어 글로벌 자본에 대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0%로 세액 공제율을 상향해야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 콘텐츠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은 세액공제율이 20~30% 수준이고, 캐나다는 30~40%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총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규모는 99억원 수준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2021년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약 6000만달러(약 845억원)의 세제 지원을 받았다. OTT 기업 역시 해당 제도를 통해 지원받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세액 공제 지원 범위가 ‘직접 제작비’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세액 공제 대상 제작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출연자·작가·감독 등과 모두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현재 OTT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직접 제작보다 ‘외주 제작 후 공급’ 혹은 ‘투자를 통한 수급’이 대부분이라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OTT 수출 강화 방안으로 내놓은 자체 등급 분류 제도 역시 ‘반쪽’으로 지적된다. 2023년 3월부터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로 지정받은 OTT 업체는 스스로 영상물의 등급을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광고·선전물심의는 여전히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수행하는 구조다. 이수엽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OTT가 해당 제도로 콘텐츠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광고 심의는 영상물의 유통 가능성 및 범위와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수행하는 구조는 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OTT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수출 활성화 방안으로 자체 등급 분류를 꼽았지만, 이를 통한 해외 진출 효과는 매우 한정적”이라며 “되레 부담만 가중됐다”고 했다. ‘한류 테마 투어코스’ 역시 적절성이 부족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토종 OTT 사업자들은 단 한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글로벌 OTT와 국내 시장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가 ‘K컬처 융합 관광’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OTT 플랫폼과 협업해 한류 테마 투어 코스 개발’을 명시하면서 업계에 실망감이 번지는 모양새다. 이 밖에도 IP 기업 육성을 위한 1500억원 규모 펀드 재원 중 정부 출자금이 900억원에 그친다는 점도 ‘실질적 지원’과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파급력을 정부가 인식했다는 점은 과거 규제 일변도에서 바뀐 기조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업계 의견 청취를 통해 산업의 특수성을 조금 더 이해해 실질적 지원 방안이 정책에 반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2022.12.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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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된 구독 서비스, 변화에 목숨 건 기업들

국제 이슈

구독 서비스 기업들 사이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구독형 서비스를 도입했거나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 기업 중 다수가 최근 ▶인수합병(M&A) ▶다른 기업과 협력 ▶신규 기술 도입 ▶기능 고도화 등을 추진했다. 이들 기업은 구독 사업모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다른 서비스로 이전하기 어렵게 되는 현상) 극대화를 변화의 목적으로 삼았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이 이 같은 시장 변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받고 콘텐츠·편의 서비스 따위를 제공하는 구독 사업모델은 등장 초기만 하더라도 진출 기업이 적어 ‘블루오션’으로 꼽혔다. 이 같은 시장에 변화가 나타난 시점은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자로 거듭나기 시작한 2010년대부터다. 구독 서비스에 대한 사업성이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입증되자,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꼭 콘텐츠 분야가 아니더라도 구독모델을 적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OTT업계 관계자는 “2016년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는 2~3년 만에 뚜렷한 성과를 냈고 이를 지켜본 국내 기업들이 구독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콘텐츠업계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독형 사업이 시작됐고, 이는 시장 경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구독모델 기반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치열한 경쟁은 신규 사업 추진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킬러 콘텐츠’나 ‘서비스 매력’을 높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 전환도 이뤄지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는 구독모델의 원조로 여겨지는 넷플릭스에서도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지난 11월 4일 ‘시청 경험 저하’를 이유로 도입을 꺼렸던 기조를 깨고 광고를 포함하는 요금제를 내놨다. 한 시간 시청에 4~5분가량 광고를 포함하는 해당 요금제는 당초 가장 저렴한 상품보다 가격이 4000원 정도 싸다. 구독료를 낮춰 가입자 증가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광고 비용을 신규 매출원으로 삼을 수 있는 전략이다. 경쟁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도 8일(현지시간)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 국내 OTT 곳곳 ‘지각변동’ 국내 플랫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TVING)이 KT의 시즌(seezn)을 흡수합병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M&A는 가장 확실하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티빙의 시즌 인수는 경쟁 플랫폼을 흡수한 경우라 이 같은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는 구조다. 티빙은 지난 1일 시즌과의 흡수합병 절차를 진행한 후 현재 서비스 안정화와 플랫폼 결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티빙은 시즌이 유통하던 콘텐츠 약 700편을 자사 플랫폼에서 순차 공개하고 제작을 앞둔 주요 콘텐츠도 방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KT 요금제와 연동되던 시즌 이용권을 자사 요금제와 결합하는 식으로 가입자 전환 전략도 도입했다. 토종 OTT 1위 자리를 놓고 티빙과 경쟁하던 웨이브도 반격에 나섰다.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와 콘텐츠 공동 제작 계획을 발표하는 동시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카카오 전용 프로그램관을 개설해 당초 카카오TV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로 유통되던 프로그램들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국내 OTT 스타트업 왓챠 역시 변화의 중심에 섰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중 OTT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있던 LG유플러스가 해당 기업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웨이브 설립에 참여하며, KT는 시즌을 운영하면서 통신 요금제와 OTT 구독권을 연계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락인 효과를 노렸다. 시즌이 티빙에 흡수됐지만, 시즌 모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안에 따라 티빙의 3대 주주로 오르면서 향후 양사의 사업적 연계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그간 자체 OTT가 없어 넷플릭스·디즈니+ 등과 자사 통신 요금제를 연계하는 식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LG유플러스가 왓챠를 인수하게 되면 OTT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입자 증가를 노릴 수 있는 동시에 외산 OTT 기업으로 들어가던 비용도 아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IP)TV 기반 키즈 서비스였던 ‘아이들나라’를 최근 OTT로 전환하기도 했다. ━ 신규 서비스 강화하는 기업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도 지난 8월 월 1만9000원에 약 4000개의 클래스를 무제한 수강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 ‘클래스101+’ 출시하며 구독 시장에 뛰어들었다. 클래스의 90% 정도를 무제한 구독 서비스에 포함해 상품 매력도 높였다. 클래스101은 여기에 더해 최근 한국·미국·일본에서 각각 서비스하던 온라인 클래스 구독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하기도 했다. 구독자는 이번 통합으로 세계 약 13만 크리에이터가 제공하는 글로벌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회사는 AI 번역 기능을 추가, 언어의 장벽 없이 클래스를 들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꾸리기도 했다. IT 서비스 기업에서도 구독모델 도입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LG CNS가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고객상담센터 서비스를 출시했고, 삼성SDS는 데이터 수집·저장·관리·활용을 지원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분석 플랫폼 ‘브라이틱스 AI’를 구독형 서비스로 내놨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구독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꾸준한 매출 기대와 예측 가능한 수익성 등 기업 입장에서 누릴 수 있는 구독모델에 대한 사업적 장점이 있어 진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OTT업계 관계자도 “시장이 지속해서 커가고 있어서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경쟁을 이겨내고 가입자 확보에 성공한다면 시장 성장에 맞춰 매출 상승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구조이고, 국내 콘텐츠의 인기를 고려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2022.12.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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