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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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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라인망가가 올해 1분기 일본 전체 앱 마켓 매출 1위에 올랐다. 모바일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라인망가가 1분기 일본 전체 앱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앞서 라인망가는 지난해 5월 카카오픽코마의 디지털 만화·소설 플랫폼 픽코마 매출을 처음 앞서면서 하반기 일본 비게임 앱 매출 1위에 올랐다. 라인망가와 픽코마의 대결에서 라인망가가 승리한 것은 4년 만이었다. 특히 이번 1분기에는 비게임 앱을 넘어, 전체 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며 고속성장을 나타내 주목받고 있다. 보통 일본의 인기 게임 앱 ‘몬스터 스트라이크’ ‘포켓몬 TCG 포켓’ ‘라스트 워: 서바이벌 게임’ 등이 앱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지만, 이번 성적표에서는 라인망가가 이 모든 인기 게임 앱들도 뛰어 넘은 것이다. 라인망가의 지난해 일본 플랫폼 유료 매출은 전년 대비 12.7% 성장한 5억9430만 달러(한화 8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품을 통한 유료 콘텐츠 매출이 급증하면서 크게 늘었다. 또 다른 성장 축인 광고와 IP 사업도 견고하게 성장했다. 라인망가 관련 사업 매출은 지난해 6억4825만 달러를(한화 8836억원) 기록했다. 이 같은 라인망가의 고성장은 한국 웹툰의 인기와 함께 현지 제작사와 작가 발굴로 일본 창작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2월 일본 웹툰 스튜디오를 보유한 주식회사 넘버나인에 투자해 현지 생태계 구축과 작품 발굴에 속도를 냈다. 주식회사 넘버나인의 웹툰 스튜디오는 ‘신혈의 구세주’라는 일본 웹툰으로 현지 웹툰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 일본 만화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곳이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만화 시장은 60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2027년에는 76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디지털 만화 비중은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04.08 18:02

2분 소요
무궁무진한 AI, K콘텐츠와 만난다면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K-콘텐츠는 이제 더 이상 거대한 자본이나 유명 배우의 전유물이 아니다. 작은 제작사를 운영하면서, 콘텐츠 창작 환경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지를 날마다 체감하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이 정도 규모로 해외 영화제에 진출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다르다. 완전히 다른 무대를 맞이 했다. 인공지능(AI)가 창작 방식 전반을 혁신하면서, 실험적이면서도 독창적인 K-콘텐츠를 만들 기회가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기 때문이다.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전체 극장 매출액은 1조2614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65.9% 수준이다. 관객 수도 55.2% 정도로 떨어져, 극장을 중심으로 한 영화 산업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OTT 플랫폼이 빠르게 부상하며 콘텐츠 소비 패턴도 급변하고 있지만, 제작비나 인력 문제는 여전히 녹록지 않다.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성을 짚어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방송·영상 콘텐츠 수출액이 12억 달러(문화체육관광부 통계)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팬데믹 이후 현지화·다양성 요구가 높아지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해외 관객에게 다가갈 것인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 시점에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 대비 낮은 비용과 짧은 제작 기간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할 기회가 확연히 늘고 있다.과거 컴퓨터 그래픽(CG)를 활용하려면 막대한 예산과 전문 인력이 필수였고, 수분 분량의 영상 제작에도 수억원이 소요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등장하고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이제 신인 창작자나 작은 제작사도 실감 나는 영상과 사운드를 비교적 짧은 시간에 구현할 수 있다. 작은 제작사에 속하는 무암(MooAm)처럼 예산이 충분치 않은 팀도 AI를 통해 상상 이상의 시청각적 퀄리티를 확보할 수 있고, 그 결과 대형 스튜디오나 유명 감독만이 주목받던 해외 영화제 무대에 도전할 기회가 늘고 있다.무암(MooAm)은 평균 나이 20대 후반의 크리에이터들로 구성된 작은 제작사다. 화려한 스타 캐스팅이나 수십억 원대 예산 없이도, 우리는 실험적 웹드라마·숏폼 콘텐츠·독립영화를 꾸준히 제작하며 해외 영화제에 문을 두드려 왔다. 특히 최근에는 ‘AI 잔혹동화’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전래동화를 SF 다크스릴러 숏폼 시리즈로 재해석하고 있다.대표적인 예로 ‘AI 잔혹동화-나타샤와 나’가 있다. 해당 작품은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AI로 재구성한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과거라면 CG 후반작업과 세트 구축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필요했을 장면을, AI로 상당 부분 해결해 2주 만에 완성했다. 기존 CG 대비 약 20% 수준의 제작비만으로도 꽤 높은 완성도를 뽑아낸 것이다.이 작품은 ▲한국콘텐츠진흥원 AI 콘텐츠 페스티벌 선정 ▲AI 필름 어워즈 베니스 노미네이트 ▲미국 뉴 웨이브 AI 영화제 파이널리스트 ▲튀르키예 AI 필름 페스티벌 등에 선정되는 등 작은 조직은 엄두 못 냈던 장르와 스케일을 AI가 열어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무암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1인 AI 아티스트나 신진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3~4인 규모의 팀으로도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숏폼과 단편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AI가 촉발한 창작 생태계의 변화는 소규모도 글로벌 무대에 통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는 셈이다.최근 무암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와 함께, 한국 전래동화 26종을 생성형 AI 기술로 재해석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흥부전 ▲장화홍련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효녀심청 등 친숙한 이야기를 현대 감성으로 되살려,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만한 숏폼 시리즈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동아예대 영상제작과가 운영 중인 P³BL(Projects, Problems, Products) 방식 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직접 AI 융합 과정을 체험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거창한 예산이나 많은 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생성형 AI 덕분에 프로세스가 간소화되면서 학생들도 짧은 기간에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처음에는 생성형 AI를 낯설어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단 며칠 만에 상당한 퀄리티를 뽑아내 전래동화를 SF나 판타지로 바꾸고, 한국 현대문학까지 AI로 재구성하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AI는 직관과 경험만 있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일부 학생들은 AI를 기반으로 졸업작품을 만들겠다고 나섰고, 다른 학생들은 소설·시 같은 텍스트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 실험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가라는 기획력까지 요구하는 과정이다.이는 산학 협력의 이상적 모델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이 AI 콘텐츠 기획·제작·마케팅 전 과정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이론적 지식이 아닌 실제 프로젝트 경험으로 AI가 가져다주는 창작 혁신 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무암 같은 소규모 제작사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젊은 감각을 접목해 프로젝트를 한층 발전시킬 수 있다.국내외 여러 기업들도 AI를 적극 도입 중이다. CJ ENM의 단편영화 ‘M호텔’은 6분 31초라는 짧은 분량에 AI 기술을 접목해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녹여냈고, 베니스 국제 AI 영화제·뉴욕·칸 등에서 다양한 상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기존 AI 영상이 비현실적인 그래픽만 남발한다는 인상이 있었다면, ‘M호텔’은 현실감과 캐릭터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역량과 기술 혁신이 조화를 이룬 사례로 볼 수 있다.KT 역시 미디어부문을 신설하고, AI 기반 영화 제작에 나섰다. 일부 후반작업과 로케이션 대체를 AI가 맡아 기존 대비 3분의 1 정도로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신사에서 AI 컴퍼니로 변모를 추진하는 KT가 미디어 산업에 뛰어든다면, 국내 영화·드라마 제작 풍토 전반이 빠르게 변할 공산이 크다.해외에서는 라이온스게이트가 AI 스타트업 런웨이(Runway)와 협력해 특수효과나 배경 일부를 AI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직 기술적 한계가 있지만, 저예산 인디 제작 현장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하다는 반응이 벌써부터 나온다. AI가 몇 분짜리 영상을 자연스럽게 구현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 AI 도입, 모든 것이 장밋빛 일까물론 AI 도입이 가속화되면, 기존 영상 제작 인력의 고용 구조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CG 아티스트나 후반작업 전문가의 역할이 축소·재편될 가능성이 있고, AI 모델을 다루는 새 직종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인 혁신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산업 생태계 전반에 충격파를 줄 수 있다. 대기업 차원의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인력과 AI 운영 인력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무암 같은 소규모 제작사도 어디까지 AI를 쓰고, 어느 지점에서 사람의 창의력을 더할 것인가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이처럼 국내외 기업·창작자·교육 기관이 한꺼번에 AI를 도입하면서, 콘텐츠 제작 밸류체인이 전반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나는 ‘작은 팀·젊은 세대·AI’가 만나면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낳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얼마 전 AI콘텐츠 페스티벌에서 만난 한 신진 AI작가는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작업을 혼자서 만들고 있고, 작가와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수억~수십억 원대 예산과 다수 스태프가 필요한 SF 장르물도, 이제 1인 창작자가 트레일러를 직접 만들어 해외 바이어에게 선보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뜻이다.무암 역시 인도네시아 K박람회와 싱가포르 ATF(Asia TV Forum) 에서 AI 부스를 운영하면서 이런 광경을 직접 지켜봤다. AI로 만든 SF 트레일러를 즉석에서 시연하고, 현장에서 비즈니스 미팅이 잡히는 모습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옛날엔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는 점이, 산업 전반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방증한다.그러나 이 모든 변화가 장밋빛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저작권·윤리·데이터 편향 문제는 단순한 부수적 이슈가 아니라, AI 산업의 존립을 가늠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우선 저작권 측면에서, AI 모델이 학습하는 데이터 상당수가 인터넷에 유통된 텍스트·이미지·영상 자료다. 분명히 원 저작자가 있는 콘텐츠를 무단으로 학습해도 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예술가들은 ‘내 작품을 무단으로 학습했다’며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기업들은 ‘공개 데이터 활용은 공정 사용(fair use) 범위’라며 맞선다. 미드저니나 스태빌리티 AI를 상대로 한 소송이 본격 증거 조사 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 최종 판결에 따라 AI 활용 생태계가 크게 바뀔 수 있어 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윤리적으로도 AI가 사회·문화적 편견을 답습하거나 특정 집단을 배제·왜곡할 우려가 크다. 일례로, 일부 이미지 생성 AI에서 ‘CEO 이미지를 요청’하면 특정 인종·성별만 반복적으로 제시되었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K-콘텐츠에게 결정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작품 자체가 편향된 메시지를 담는다면, 뒤늦게 논란이 커져도 이미 소비자 신뢰를 잃은 뒤이기 때문이다.데이터 편향 문제 역시 심각하다. AI 모델이 특정 언어권·문화권의 데이터에 치우치면, 다른 문화나 시각을 반영하지 못해 어색한 결과를 낳는다. 한국적 정서를 살리려 해도, 정작 AI가 서구권 중심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물이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고, 반대로 해외 시장만 지나치게 노려 한국 고유의 스토리텔링이 희석될 우려도 있다.무암 같은 소규모 제작사나 프리랜서, 신생 AI 크리에이터들은 이 문제에 더욱 취약하다. 대기업조차 저작권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고, 유연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논란이 발생하면 그간 쌓은 신뢰나 명성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창작 과정 전반에서 데이터를 선별하고 윤리·법률 이슈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즘 만나는 창작자나 학생들에게 AI라는 흐름을 주저하지 말고 부딪쳐 보라고 권한다. 무암이 ‘AI 잔혹동화’ 시리즈로 해외 영화제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동아예대 학생들 역시 짧은 기간에 높은 수준의 영상을 만들어냈다. 이를 보며 AI는 직관과 경험만 있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더불어, 한국적 정서를 담은 서사가 글로벌 무대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기회다. 전래동화나 현대문학을 SF·호러·판타지 등으로 변주한 뒤, AI 비주얼과 결합하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장르가 탄생할 수 있다. 실제로 무암이 제작한 단편에 대해 해외 바이어들이 익숙한 소재가 참신하게 재탄생했다고 평가한 것도 그 증거다.소규모 팀이라고 주저할 이유는 없다. 무암은 1인 AI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며, 최대한 가벼운 인력으로도 단기간에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과감히 도전하는 자가 시장을 선점한다는 믿음은 변함이 없다.결국 AI가 가져다줄 창작의 확장성과 효율성은, 지금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저작권·윤리·데이터 편향 문제는 갈수록 날카롭게 대두되고 있고, ‘뉴욕타임스 vs OpenAI’ 사례처럼 대형 분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고 윤리·법률 이슈를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면, AI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CJ ENM·KT·라이온스게이트 같은 대형 회사부터 무암 같은 작은 제작사, 그리고 신인 AI 작가나 1인 창작자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AI를 채택하며 전진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콘텐츠 제작이 자본과 인맥에만 의존하지 않는 시대를 예고한다. 양질의 이야기, 적극적 도전, 그리고 AI라는 촉매제가 제대로 어우러진다면, K-콘텐츠가 지금보다 훨씬 더 넓은 세계로 도약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물론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산업 생태계와 고용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기존 인력의 역할이 축소될 수도 있고, 저작권·윤리 문제로 언제든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책임감 있는 창작자와 제작사가 이를 미리 고민·준비한다면, AI는 오히려 산업 전반을 더 다양하고 역동적인 생태계로 만들어 줄 열쇠가 될 것이다. 필자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더 과감한 시도를 이어갈 준비가 돼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적 정서와 스토리가 AI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전 세계 관객을 만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

2025.02.22 13:01

8분 소요
JMS 고발한 ‘나는 신이다’ PD, 성폭법 위반인가[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지난해 8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조성현 PD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사건은 필자가 이 글을 쓰는 2025년 2월 초까지 수개월이 넘게 검찰에 머물러 있다. 2023년 3월 방영된 <나는 신이다> 다큐멘터리는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시작으로 다양한 죄명의 고소·고발이 현재 진행형이다. 올 1월 9일에는 위 작품이 다룬 인물 중 하나인 JMS 교주 정명석씨에 대한 징역 17년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다큐멘터리의 PD가 명예훼손이나 무고 따위가 아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다니, 어찌된 영문일까.나체 그대로 노출…성폭력처벌법 위반 문제<나는 신이다>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의 이른바 ‘메시아’와 연루된 사건을 추적하는 총 8부작 다큐멘터리다. ▲정명석의 JMS ▲박순자의 오대양 ▲김기순의 아가동산 ▲이재록의 만민중앙교회를 조명했다. 이 중 JMS 측에서 여성 신도들의 나체가 드러난 영상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송출했다는 이유로 조 PD를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경찰은 위 고발이 일리있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문제의 장면은 욕조 장면이다. 옷을 벗은 여성들이 욕조에 앉아 “주님(정명석 총재를 지칭), 피곤하시죠. 우리와 함께 반신욕해요”라 말한다. 이들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자이크돼 있지만 나머지 신체는 그대로 노출돼 있다. 여신도들이 정명석을 위해 자발적으로 알몸을 찍은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고발 다큐로 제작해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성폭력처벌법은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영상물의 촬영·반포·편집 등을 금하고, 나아가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때에는 3년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형으로 처벌한다. 조 PD에 대한 고발이 바로 이것이다. 기계적으로는, 당사자가 본인임을 알아볼 수 있는 나체 영상을 동의 없이 상업 방송에 송출한 것으로서 일단 위 조항에 포섭할 수 있다고 보인다.하지만 <나는 신이다>를 성폭력처벌법이 단속하는 불법촬영물 내지는 음란물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을까? 조 PD는 이 다큐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2023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는데 말이다. 다만 본의 아니게 전 세계에 알몸이 공개되어버린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허락도 없이 알몸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람이 상까지 받으면 더 화가 날 것 같기도 하다.‘구성요건 해당’ 이후 ‘위법성 조각’ 가능할까방송과 다른 법익이 부딪치는 문제는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대중의 알권리와 개인의 사생활의 자유가 충돌하기도 하고, 언론인의 표현의 자유와 질서유지 같은 공공의 이익이 부딪히기도 한다. 비단 방송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간 사회에서 각자의 이익이 부딪히는 일은 비일비재하며, 이 중 심각한 해악을 만들어내는 몇몇만이 모두에게 금지되는 행위로 법전에 기록된다. 그것이 바로 ‘구성요건 해당성’이다. <나는 신이다> 역시 성폭력처벌법의 구성요건에 일응 해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성요건에 해당해도 죄가 성립하지 않는 때가 있다. 이를 ‘위법성 조각사유’라고 한다. 우리 형법은 정당행위, 정당방위, 긴급피난 등을 위법성 조각사유로 정하고 있다. 조 PD는 <나는 신이다>의 공익성을 고려할 때 일부 개인적인 법익의 침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주력해야 한다.경찰은 성폭력처벌법 위반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성 조각사유가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이 어떻게 판단할까? ‘N번방의 조주빈과 같은 혐의로 고발당한 사실이 너무나 수치스럽다’는 조 PD는 과연 처벌을 받게 될까?문화예술 분야를 다루는 변호사인 필자가 수차례 받은 질문이다. 대답은 매번 ‘잘 모르겠다’였다. 이런 답변은 변호사가 매우 꺼리는 일인데, 그럼에도 필자가 모르겠다고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비슷한 쟁점에서 대법관들조차 의견이 팽팽히 갈렸기 때문이다.일단 고발 보도에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된 유사 사례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비슷한 취지의 판례는 있다.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이뤄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사건이다. 방송 기자였던 피고인은 구 국가안전기획부가 사적 대화를 불법 녹음해 만든 도청자료를 입수한 후 이를 자사의 방송에서 공개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불법 녹음 자체를 금지하고 나아가 이를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 역시 동일하게 처벌한다. 기자는 불법으로 녹음을 한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입수된 자료를 대중에 공개해 재판을 받게 됐다. 이때 방어 논리가 바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였다. 보도로 얻어지는 공익이 통신 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이었다.결론적으로 대법원은 기자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발 보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다수의견은 ‘불법 녹음 그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도청자료를 공개한 것도 아니고, 보도 시점도 녹음으로부터 8년이나 떨어져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화 내용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판결에는 대법관 5인의 반대의견이 있다. 이들은 ‘대화 내용이 정치자금 관련 문제로서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있고, 대화가 이뤄진 8년 전과 비교해 현재에도 재계와 정치권의 유착관계를 근절한 장치가 확립됐다고 보기 어려워 여전히 시의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보도에 의하여 얻어지는 이익이 우월하다’고 보았다.법적 허용 기준을 체감하기 어려운 창작자의 딜레마대법원에서도 반대의견이 5인이나 존재할 정도로 판단은 논쟁적이다. 위 판결을 <나는 신이다> 사건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여신도들의 알몸 촬영 사실 그 자체를 고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공개한 것이 아니고, 몸통도 모자이크 처리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점은 경찰 판단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경찰이 <나는 신이다> 측에 면죄부를 주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은 수긍할 만하다. 나아가 공익을 이유로 동의 없는 나체의 공개를 허용할 때 생길 파장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다. 시사 보도와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연계된 공신력 있는 해석이 없는 상황에서, 불송치라는 선례를 만들기엔 부담이 클 수 있다.하지만 한편으로 JMS는 아직도 포교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과거와 비슷한 피해자가 계속 양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로 인해 얻어지는 공익이 더 크다고도 볼 수도 있다. 바로 여기 창작자의 딜레마가 있다. 허용되는 기준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변호사로의 조언은 ‘대법원이 설시하는 정당행위의 요건에 포섭되는지 확인해 볼 것’ 정도이지만, 그나마도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천차만별이라 딱 꼬집어 해법을 미리 제시하기는 어렵다. 이 점에 대해 PD들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설문 조사에서 그들 대다수는 수사와 정치·자본 권력의 고소·고발 및 소송이 제작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말하며, 이로 인한 압박감으로 자기검열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한다.앞서 필자는 조 PD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희망하는 결론은 말할 수 있다. 조 PD가 검찰에서 위법성 조각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좋겠다. 교양 PD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조직과 자본을 앞세운 고소·고발에 덮이지 않으면 좋겠다. 인간의 나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가짜 메시아에 대한 경고를 아무쪼록 수사기관이 곡해 없이 그대로 판단해 주기를 바란다.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2025.02.22 10:00

5분 소요
“아낌없이 지갑 연다”...유통업계, 흥행 보증 카드된 ‘가상 아이돌’

유통

유통업계가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소비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가상 아이돌과 손잡고 있다. 관련 제품을 내놓으면 가상 아이돌 팬들은 서슴지 않고 지갑을 연다.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성공을 발판 삼아 올해 추가 협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가상 아이돌 효과로 웃는 유통가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유통업체는 한정판 제작 또는 마케팅 활동 등 가상 아이돌과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협업으로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가상 아이돌과의 협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곳은 롯데마트·슈퍼다. 이 회사가 지난해 10월 단독으로 판매한 플레이브(PLAVE·소속사 블래스트) 빼빼로 2종(아몬드·크런키)은 점포 오픈 1시간 만에 준비 물량의 90%가 소진됐다. 나머지 물량(10%)도 다음날 완판됐다. 기대 이상의 반응에 롯데마트·슈퍼는 추가 물량 생산까지 결정했다. 추가 생산한 플레이브 빼빼로 물량도 출시 하루 만에 롯데마트·슈퍼 수도권 전역 점포에서 모두 소진됐다.롯데슈퍼·마트는 올해도 가상 아이돌과의 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롯데슈퍼·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해당 상품에 관한 인기가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함에 따라 올해 빼빼로 데이에도 유사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할리스도 가상 아이돌과의 협업으로 긍정적 성과를 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말 나이비스(NAEVIS·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뮤즈로 발탁하고, 홀리데이 시즌 홀케이크 관련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나이비스의 지원사격을 받은 할리스 ‘딸기는 파티 중’은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과 맞물리며 높은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다. 할리스에 따르면 관련 상품의 판매 성장률은 지난 시즌 홀케이크 대비 199% 수준이다.할리스와 나이비스의 협업은 올해도 계속될 예정이다. 할리스 관계자는 “출시 예정인 신규 메뉴, 프로젝트 등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할리스는 고객 여러분의 일상에 다채로운 순간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외에도 메디힐, 두찜 등 다양한 뷰티·식품기업들이 ‘이세계아이돌’, ‘플레이브’와 같은 가상 아이돌과 협업해 성공 사례를 낳았다. 협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포토카드와 캘린더, 한정판 상품 때문이다. 이를 쟁취하기 위해 가상 아이돌 팬들은 오픈런(매장 오픈 전 줄을 서는 행위)까지 불사하는 등 뜨거운 팬심을 보여줬다. 극심한 내수 침체...팬들은 지갑을 연다업계에서는 기업과 가상 아이돌의 협업 이유를 극심한 내수 침체에서 찾는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2% 줄었다. 이는 지난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경기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의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의복·신발 등을 의미하는 준내구제와 화장품·식음료가 포함된 비내구재 관련 지수가 전년 대비 각각 3.7%, 1.4%씩 감소했다.다만 팬덤 소비는 경기불황을 빗겨간다. 최근까지 가상 아이돌과 협업한 기업들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유사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지식재산권(IP)에 애정을 쏟는 소비자들은 관련 상품 구매에 적극 나서는 편이다.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2024 콘텐츠 장르별 이용자 조사 보고서’(조사 대상 전국 만 69세 이하 1만4000명·조사 기간 2023년 6월 ~ 2024년 5월)에 따르면 캐릭터 상품 이용경험은 전년 대비 2.0%포인트(p) 증가한 95.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캐릭터 팬덤 대중화에 따라 관련 상품을 구매한 경험은 전년 대비 5.4%p 증가한 81.5%로 나타났다. 가상 아이돌 팬덤의 관련 상품 소비도 콘진원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신은 플리(플레이브 팬덤명)라고 밝힌 박모씨는 “미니 앨범부터 학생증, 포토카드 등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라며 “포토카드 때문에 빼빼로를 여러 박스 구매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내수 기업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디깅 소비 등과 맞물려 가상 아이돌 협업 제품은 팬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물론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이 소장하고 싶은 가상 아이돌 멤버의 굿즈를 얻기 위해 불필요하게 과다 소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학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상 아이돌에 대한 관심은 사람들이 인형 등을 좋아하는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소비자와의 상호작용과 이미지 관리 등이 잘 이뤄진다면 가상 아이돌은 충분히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25.02.08 09:02

4분 소요
모핀·브레인데크가 CES 혁신상을 받은 이유…한 단계 높은 기술력·공익성 돋보여[이코노 인터뷰]

스타트업

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 창업가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편집자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일(현지 시간)부터 10일까지 열렸던 세계 최대 IT·전자 기술 박람회 ‘CES 2025’는 한국 스타트업의 위상을 알린 행사로 꼽힌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 세계 160여 나라에서 45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900여 개 기업과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CTA가 발표하는 ‘혁신상’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 33개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은 기업은 전 세계 292개였는데, 이 중 129개 한국기업이 수상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된 모핀과 브레인데크도 이름을 각각 올려 주목을 받았다. 두 스타트업이 CES 2025에서 혁신상을 받은 이유는 AI 기술을 가지고 기존 서비스 시장을 혁신했기 때문이다. CES에 직접 참여한 김준모 모핀 대표는 “해외 투자자들과의 미팅 약속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CES에 직접 참여를 하지 않은 정여름 브레인데크 대표는 “미국에서 3월에 에디슨 어워즈가 열리는 데 여기에 참여하려고 한다”면서 “CES랑 에디슨 어워즈를 모두 참여하는 게 부담이라서 에디슨 어워즈를 선택했다”며 웃었다. 로보 어드바이저 불편함 AI로 해결한 ‘퀀트모.AI’모핀은 한국의 AI 핀테크 기업으로 로보 어드바이저라고 할 수 있는 ‘퀀트모.AI’라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로보 어드바이저라는 말을 싫어하는 데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조언을 해준다는 것인데, 퀀트모.AI는 조언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해외에서는 계좌를 만들면 퀀트모.AI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투자 라이선스를 받으면 직접 투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해외주식 오토트레이딩 서비스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로보 어드바이저는 종목에 대해 리포트나 뉴스를 정리하고 투자할 종목이나 매도해야 할 종목을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그럼 증권 계좌 앱을 열고 종목을 매도하거나 매수를 투자자 혹은 사용자가 직접 하는 것이다. 단타 투자를 하는 이들에게 과거 로보 어드바이저는 사용이 불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면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과도 좋다. 2018년 2월 창업 이후 창업초기펀드 및 핀테크혁신펀드 등의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한국의 일부 증권사 주식 투자 앱에는 퀀트모.AI가 적용되어 사용자들에게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에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신한베트남증권과 베트남 시장을 대상으로 AI 오토 트레이딩 솔루션을 테스트해 좋은 성과를 내면서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뷰트레이드증권과 업무협약을 맺어 뷰트레이드증권사를 통해 AI 오토 트레이딩 운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23년까지 기술개발(R&D)에 집중했다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면서 “아직 큰 매출은 아니지만, 올해 수십억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이후 28년 동안 줄곧 금융 관련 해외 기업에서 일한 전문가다. 이후 AI를 활용해 로보 어드바이저의 단점과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창업에 도전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보이셀럽·블링스 솔루션으로 해외 시장 도전정 대표가 창업한 브레인데크는 CES 2025에서 ‘접근성 및 에이지테크’ 부분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브레인데크가 론칭한 ‘블링스’(BLINGs)라는 솔루션은 고령층과 언어 장애인의 어눌한 목소리를 AI 기술로 정상적인 목소리로 변환해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돕게 된다. 음성인식 기술은 그동안 많이 나왔지만 고령층이나 언어 장애인의 목소리를 보통 사람처럼 만드는 기술은 그다지 많지 않다. CES 2025에서 브레인데크가 AI 기술을 이용해 공익적인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정 대표는 “현재 음성인식 기술은 97% 정도까지 인식을 잘하기 때문에 0.1% 인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면서 “하지만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목소리를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서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그런 노력은 별로 없었다. 브레인데크가 그 분야에 도전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웃었다.2019년 10월 브레인데크를 창업한 정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카이스트에서 공학 석사를 따고 아리랑TV에서 25년 이상 PD로 일했다. 중남미 등 해외 한류시장을 개척하는 공연을 많이 진두지휘했고 문화부장관상·대통령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은 해외 전문 PD였다. 정 대표는 “PD로서가 아니라 자연인으로 서 시장을 개척하고 싶어 후에 창업에 도전했다”면서 “브로드캐스팅 콘텐츠의 시대가 지나간다고 느꼈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몰임감을 주는 AI 비즈니스를 고민했다”며 웃었다. 정 대표는 시각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범용적이라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고, 청각은 그 반대라고 여겼다. 초기에는 음악 및 아티스트의 음성분석에 집중했고 이후 음성인식 기술과 AI를 결합한 서비스에 도전했다. 디지털 휴먼의 페르소나 음성생성, 가수 故 서지원의 음성복원 및 음원제작, 그리고 SK 창업주 故 김종현 선대회장의 시계열 음성복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AI를 활용해 음악과 보컬을 매칭하는 서비스 ‘뮤스트’를 론칭하기도 했고 현재는 음성 대화 모델 ‘루시 5.0’을 적용한 음성 생성 플랫폼 ‘보이셀럽’과 이번에 혁신상을 받은 블링스를 주축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보이셀럽은 음성을 기반 텍스트 생성, 개인의 음성기반 다언어 생성, 음악생성, 페르소나 음성대화 등 음성기반 솔루션을 올인원한 플랫폼이다. 고객에 맞춘 특정 세계관과 특정 음색을 기반으로 하는 페르소나 음성대화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예정이다. 글로벌 캐릭터 및 콘텐츠IP를 가진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브레인데크는 감정음성 클로닝 솔루션인 루시5를 론칭한 이후 2024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Mucon 2023’, 두바이의 ‘GITEX 2024’, 싱가폴 'SWITCH 2024' 등에 참여해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나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2021년부터 매년 수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 가능성도 입증하면서 후속 투자 유치 및 미국과 한국의 유명 가수 및 스포츠 스타의 IP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 참여했을 때 20여 곳의 해외 투자사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면서 “장애음성 기술인 블링스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로컬기업과 협력을 하면서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025.01.20 09:00

5분 소요
K-웹툰 연매출 2조원 넘었다...6년 연속 성장세

IT 일반

국내 웹툰(K-웹툰)의 산업 규모가 연간 2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외에서 웹툰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6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웹툰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웹툰산업의 매출액 규모(2023년 기준)는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2조1890억원으로 집계됐다.전체 매출액의 대부분은 플랫폼에서 창출됐다. 플랫폼 업체의 웹툰 매출액은 1조409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웹툰산업 매출액의 약 65%에 해당하는 규모다.지난 2018년 실태 조사가 시작된 이래 국내 웹툰산업은 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웹툰산업 매출은 2017년 3799억원에 불과했지만, 지속 성장세를 보이며 2020년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3년 만인 2023년 연매출 2조원선을 돌파했다.국내 웹툰산업의 성장세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활발한 해외 진출이다. 국내 제작 웹툰은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K-웹툰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해외 국가는 일본(40.3%)으로 나타났다. 이어 ▲북미(19.7%) ▲중화권(15.6%) ▲동남아시아(12.3%) ▲유럽(8.2%) ▲기타(2.3%) ▲남미(1.6%) 순이었다.특히 북미 지역 성장세가 눈에 띈다. K-웹툰의 북미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6.2%포인트(p) 늘었다. 반면 일본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2025.01.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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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부터 한강 노벨상·로제 APT까지...K-콘텐츠의 경제적 가치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K-콘텐츠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2024년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블랙핑크 소속 가수 로제의 노래 ‘아파트’(APT)는 전 세계적인 K-팝 열풍에 힘을 실어줬다.‘K-콘텐츠’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를 의식한 개념이다. 동아시아의 범주에 머무는 한류보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 글로벌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다. K-콘텐츠에서 ‘콘텐츠’는 디지털 콘텐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K-팝·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시리즈·웹툰 등으로 대표된다. 또 스마트 모바일 환경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모바일 환경이 급진전되면서 더욱 K-콘텐츠의 해외 진출과 성과가 커진 것이 사실이다. K-콘텐츠의 달라진 세계적 위상으로 경제적 가치가 더욱 커졌다. 특히 2024년은 어느 때보다 K-콘텐츠가 부각된다.K-콘텐츠의 천문학적인 경제적 가치K-콘텐츠의 성과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쉽게 엿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2024년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글로벌 시청시간 상위 100개 작품 가운데 K-콘텐츠는 15개였다. 전 세계에 학교 폭력의 문제의식을 높인 드라마 ‘더 글로리’는 6억2000만 시청시간으로 3위에 랭크가 됐다. 2023년 상반기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TV 시리즈 가운데 한국 작품의 시청시간 비중은 38.5%에 이르렀다. 영어권을 포함한 전체 TV 시리즈 가운데에서는 14.6%의 비중을 보였다.넷플릭스 측은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의 무려 80% 이상이 K-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지난 3분기 기준 2억8272만명이다. 약 2억명의 가입자가 K-콘텐츠를 보는 셈이다. 이는 아태지역의 성장세가 견인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아태지역 유료 가입자는 228만명 증가했다.넷플릭스 2024년 3분기 순이익은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40.9%나 늘었다. 그 배경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무도실무관’과 예능 ‘흑백요리사’의 글로벌 인기가 있었다. 이미 2023년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K-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확보하기 때문이다.2021년 11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는 3년 동안 40개 이상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였다. 2023년 디즈니+에서 론칭된 상위 15개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9개가 K-콘텐츠였다. 디즈니+ 오리지널 흥행작 60%가 한국 작품이라는 것이다.2025년 디즈니+에서 선보일 아태지역 K-콘텐츠는 무려 10개에 이른다. 이는 전체 디즈니 라인업의 20.8%에 해당한다. 이런 적극적인 결정의 배경과 이유는 한국만의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연기, 완벽한 연출까지 3박자가 어울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대표적인 것이 2023년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 최대 흥행작 ‘무빙’이다. 월트디즈니 측이 “K-콘텐츠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세계적 수준의 제작 역량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디즈니+는 과거의 성과에만 안주하지도 않는다. 범죄물에 집중했던 모습과 달리 사극과 메디컬 스릴러 등을 처음으로 시도한다. 시대극이나 추리극 등 다양한 장르로도 K-콘텐츠의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K-팝 분야의 성과 역시 대단하다. K-팝 시장 규모는 연간 12조7000억원(92억달러)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외 매출이다. 2023년 K-팝 시장의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데이터로 살펴본 K-팝 해외 매출액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3년 K-팝 해외 매출액은 2022년보다 34.3% 증가한 1조2377억원으로 잠정 추계된다. K-팝 시장 해외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사례는 처음이다. 긍정적인 것은 K-팝 주요 시장이었던 아시아 외에도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스트리밍 매출액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이 다변화하는 양상이므로 매우 고무적이다.K-팝 아이돌 팬덤 산업 규모도 상당하다. 국제음반산업협회의 2023 세계 음반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 상위 10개 중 5개가 K-팝이었다. 2023년 IBK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하이브 ▲SM ▲JYP ▲YG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4개사의 코어 팬덤 규모는 약 350만명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K-팝 아이돌 팬덤 산업의 규모를 약 8조원으로 추정한다.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벌어 들이는 저작권료 또한 어마어마하다.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이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징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에서 징수한 음악 저작권료는 약 2억7900만유로(약 4165억원)다. 이는 2022년과 비교해 9.6% 증가한 것이다.한정판 앨범과 콘서트 앨범 등이 K-팝 팬의 수요 증가와 함께 급증했다. 코로나 19 엔데믹으로 공연 사용료 징수 규모도 늘었다. 라이브 공연과 콘서트 투어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2023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거둬들인 공연 사용료는 약 507억원, 2022년과 비교하면 약 22% 늘었다.K-콘텐츠를 논할 때 웹툰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웹툰 기업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까지 한 상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국내 유통 웹툰 수는 9528개다. 2023년 같은 기간(5350개) 대비 78% 늘어난 것이다.다만 유료 결제가 줄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2024년 웹툰 월평균 지출 비용 가운데 5000원 미만이 55.7%로 집계됐다. 지난해 46.4%보다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웹툰에 지출하는 전체 비용이 줄어든다는 얘기다.구체적으로 보면 1000~3000원 미만이 2023년 18.1%에서 23%로 증가했다. 1000원 미만도 2023년 9.1%에서 14.1%로 증가했다. 반면 3000~5000원 미만은 2023년 19.2%에서 18.6%로 줄었다. 이런 수치를 보면 웹툰에 쓰는 지출이 줄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외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를 보면 콘텐츠는 제작 및 유통이 중요하지만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지속해서 활용하는 산업적 모색과 전략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을 알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K-콘텐츠 산업은 매출은 2.4배, 수출은 5.7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콘텐츠 IP 산업 매출 규모는 34조4710억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6년 기준 예상 매출액이 46조9840억원에 이르며, 향후 3년간 36.3%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로 번진 K-콘텐츠...앞으로의 미래는?K-팝을 즐기는 세계 10~30대의 인구학적 특성을 생각하면 8조원의 팬덤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청소년기에 팬덤의 구성원이 되면 상당 기간 록인(lock-in) 효과가 발생하고 점차 경제적 구매력이 상승하면서 코어 팬덤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현재 Z 세대의 특성은 한 팬덤에만 머물지 않고 크로스 팬덤의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에 K-팝이 특정 아이돌그룹에 집중하기보다는 하나의 장르이자 브랜드 가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K-팝 위기론에 대한 대응이 심화할 것이다. K-팝이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이브의 설립자 방시혁 의장은 “K-팝에서 K를 떼야 한다”고 했다. 이는 한국보다는 무국적성을 함의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면서 융합과 조화가 이뤄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그라데이션 K(Gradation K)의 심화를 말할 수도 있다.물론 생각해야 할 화두도 주목받는다. 블룸버그는 “이런 변화 때문에 K-팝이 실제로 무엇인지, 왜 해외에서 열렬한 팬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K-팝이 인기를 끈 것은 매력적인 가사 때문인지, 한국어 가사와 한국 문화의 독특함 때문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변해도 해외 팬들이 K-팝을 원할지 의문”이라고 했다.한국적인 개성과 정체성에서 벗어날 때 지금의 K-팝 위상이 유지되거나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수 있다. 다만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K-팝 해외 시장의 다변화, 신인들의 활약, 꾸준한 해외 진출 노력 등을 고려한다면 해외 매출액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앞으로도 기본적인 원리가 될 것이다.K가 빠진 콘텐츠의 시도는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티빙·웨이브 합병이 임박한 가운데 규모의 경제 즉, 메가 OTT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다. 토종 OTT와 글로벌 OTT를 막론하고 두 가지 축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시즌제나 스핀오프를 통해서 친숙한 콘텐츠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오리지널 시리즈의 도전과 시도는 멈추지 않는 것이다.특히 시즌제를 통해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활발해질 것이다. 갈수록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선택이 이용자들에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 4분기 최고 기대작인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공개도 전에 2025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티브이(TV) 드라마상 후보로 지명됐다. 이는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오징어 게임 모델을 꾀하는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웹툰의 경우는 특히 동남아시아나 일본 지역에서의 선전이 예상된다. 다만 전반적으로 전문 유료 웹툰의 충성도 높은 원작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웹툰의 장점과 드라마의 장점을 절묘하게 메시 업(Mash up)하는 전략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진다. 당연히 노하우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24.12.14 11:00

7분 소요
콘진원, KAIST와 손잡고 K-콘텐츠 산업 이끌 인재 양성한다

산업 일반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가 K-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융복합 인재 양성에 나선다. 콘진원과 KAIST는 ‘아트 앤 테크놀로지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 운영을 위한 협약’을 12일 서울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체결했다. 이번 교육 과정은 뉴콘텐츠아카데미 장기과정 중 2년 차 교육의 하나로 개설됐다. 6개월 동안 데이터·확장현실(XR)·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실습 위주의 교육을 통해 기술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게 된다. 실습 위주의 수업으로 KAIST 교수진 및 연구진 그리고 예술가와 감독 등과 협업해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해외 영화제 및 뮤직비디오 어워드 출품을 목표로 한다. 이번 교육과정에는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이진준 KAIST 아트앤테크놀로지센터장을 포함해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진이 참여한다. 이번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은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진행되고, KAIST 총장 명의의 이수증을 수여한다. 콘진원은 지난해 뉴콘텐츠아카데미를 개원했다. 콘텐츠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장기과정(2년)과 단기과정(6개월)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과정은 1년 차에 직무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2년 차에는 프로젝트 제작 등 역량 강화 교육이 중심이 된다. 유윤옥 콘진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국내 최고 과학기술 교육기관인 KAIST와의 협력을 통해 신기술 융합형 인재의 산실인 뉴콘텐츠아카데미의 교육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뉴콘텐츠아카데미가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속 양성할 수 있도록 협력을 고도화하겠다”라고 밝혔다.

2024.12.13 16:17

2분 소요
‘스토리텔러’ 꿈꿨던 청년이 음악 저작권 해결 플랫폼에 도전한 이유[이코노 인터뷰]

IT 일반

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 창업가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편집자주> 2000년대 후반 한국의 한 초등학생은 미국 아이비리그(미 북동부에 있는 8개 명문 대학을 말함) 투어에 참여했다. 특히 미 예일대 강의실 광경에 압도당했다. 투어 후 미국 유학을 가겠다고 부모에게 이야기했다. 1개월 후 혈혈단신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더군다나 그 초등학생은 ‘영어를 배우려면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같은 곳보다 한국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부모의 권유로 아시아인이 거의 없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중학교에 입학했다. 흔히 말하는 ‘깡촌’이었다. 그 동네에서 유일한 아시아 학생이라는 큰 관심을 받으면서 공부했고, 대학은 도시에서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뉴욕주립대 영화과에 입학했다. 영상에 관심이 많았고 “스토리텔러가 되는 게 꿈”이었기에 선택한 전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수업이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됐을 때 한국에 돌아와야만 했고, 2020년 12월 한국에서 음악 저작권을 해결해 주는 음악 플랫폼 스타트업 스텔라뮤직(Stela Music)을 창업했다. 스토리텔러를 꿈꿨던 그는 이제 스토리텔러가 겪는 음악 저작권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길로 나선 것이다. 한눈에 봐도 아직 대학생처럼 보이는 박영재 대표가 주인공이다. 박 대표는 “대학에 다닐 때 영화제작사에서 인턴으로 PD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광고나 영화에 삽입되는 음악의 저작권을 해결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코로나19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음악 저작권을 해결하는 데 도전하려고 창업했다”며 웃었다. 음악 저작권 관련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공통으로 “음악 저작권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없다”라고 말한다. 음원 하나에 가수와 작곡가 그리고 편곡자와 제작사 등이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음원 하나를 영화나 광고에 사용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법적인 문제가 너무나 많다는 토로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박 대표도 미국 영화제작사에서 인턴 PD로 일할 때 이 같은 어려움을 경험했다. 그는 “저작권은 법적인 분쟁이 많다. 저작권 관련 인사들이 모두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저작권료를 내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며 창업 이유를 밝혔다. 20대 초반의 젊은 창업가는 우선 광고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음악 저작권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다. 2년 정도 준비하면서 스텔라라는 음악 저작권 플랫폼 웹 서비스를 기획했다. 박 대표는 “스텔라라는 서비스를 설명할 때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 혹은 광고 등에 저작권이 해결된 음원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말한다”고 했다. 음악 저작권 3분 만에 해결하는 플랫폼 론칭 준비 음원 사용에 대한 법적인 절차를 마치려면 보통 3개월 정도 소요된다. 음원을 사용하려는 광고나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많은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아트리스트, 에피데믹사운드 같은 해외 서비스들이 5~6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비슷하다. 음원을 데이터베이스화한 후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식이다. 심지어 음악 저작권을 해결하기 힘드니 음악인들이 직접 음악을 만들고 이를 업로드하는 플랫폼을 만든 서비스도 있다. 이 음악이 광고나 영화 등에 사용되면 그 비용을 플랫폼과 나누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우리도 이런 방식의 서비스를 만들 수는 있지만, 단순한 BGM은 인공지능이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시대다”면서 “비즈니스의 지속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스텔라뮤직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우선 광고나 영화 등에 한번 사용된 음원부터 모으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이미 동영상이나 오디오 콘텐츠 등에 사용된 음원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싱크권을 스텔라뮤직이 위임받는 것부터 시작했다”면서 “스텔라뮤직은 음원을 제작사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싱크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관계자를 직접 만나서 설득하고 계약해야 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미국에 지사를 설립한 후에 출장을 많이 다녀왔다”고 웃었다. 그렇게 싱크권부터 접근해서 음악 관련 네트워크를 하나하나씩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외 아티스트 700여명의 곡 저작권을 해결해서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렇게 곡을 모으기 시작했고, 스텔라뮤직은 음악 저작권 문제를 30일이 아닌 3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음원에 대한 전자계약 및 인증서류를 생성하고, 유튜브 및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채널과 연동도 바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특정 음원이 있으면 14일 이내로 권리자의 동의 및 계약 그리고 결제를 완료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박 대표는 “이제 곧 웹 페이지를 오픈하는데 저작권 문제를 이미 해결한 곡이 내년이면 5만곡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글로벌 음반 제작사랑 미팅을 할 예정이고, K-Pop 음원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어렵다고 한 일에 박 대표는 겁 없이 도전했고, 하나하나씩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매출은 적지만 이들의 도전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에 ‘시드팁스’ 기업으로 선정됐고, 한국콘텐츠진흥원 통합 데모데이에서 3위로 입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도약패키지로 선정됐고, IBK기업은행 창공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11월 중순에 6억원의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투자금도 생겼다. 박 대표는 “초기에 인포뱅크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의 도움을 받아서 꾸준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다”면서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니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자신했다. 스텔라뮤직은 이제 8명밖에 되지 않는 조그마한 조직이다. 임직원 평균 나이가 30이 안 될 정도로 젊다는 것도 이들의 에너지를 보여준다. 내년 초에 선보일 음악 저작권 플랫폼의 파급력이 궁금해진다.

2024.1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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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단에서 내려온 언어학자…AI로 언어 장벽 없는 세상 꿈꾼다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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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 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 창업가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 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편집자주>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언어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던 학자는 학생들이 2개 이상의 언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꿈이었다. 비교언어학과 러시아어를 강의하면서 20년 이상을 그렇게 학자로 살아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것을 직접 목격했다.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이 구글이나 네이버 번역기를 쓰는 장면을 목격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필수적으로 해야 할 단어 암기나 언어 학습 대신 번역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는 1년여 동안 도서관에서 10시간 이상 AI에 대한 책을 읽었고 특강을 쫓아다녔다. 2020년 5월 브레인벤쳐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뼛속까지 인문학자가 AI 전문 엔지니어들과 일하는 스타트업 대표로 일하고 있다. 파인튜닝·데이터·딥러닝·API 등의 엔지니어 용어를 쓰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다. 강단에서는 학생들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깨칠 수 있도록 가르쳤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언어 장벽이 사라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김원회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비교언어학자로서 강의하는 것보다 AI 솔루션을 더 잘 만드는 것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브레인벤쳐스는 설립된 지 이제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창업 후 1개월 만에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6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유튜브 AI 번역 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소개로 러시아 아시마노프 뉴럴 네트웍스라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회사와 8개월 동안 자연어처리, 문장의미 분석, 요약기술 등을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러시아에서 유명한 기업이고 8개월 동안 협업하면서 기술과 번역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면서 웃었다. 유튜브 AI 번역부터 자율주행 객체 인식 기술까지 도전2022년부터 웹툰 번역에 도전했다. 이미지와 자연어를 번역하기 위해 브레인벤쳐스의 OCR 인식 기술인 메타포(METAPHOR)을 사용해 웹툰 이미지 속의 단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텍스트화해 번역했다. AI 번역 이후 전문 번역가가 검수하고 식자 AI 번역 기술을 이용해 최대한 웹툰 원본과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며 번역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같은 시기에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을 잡고 차트 투 텍스트(Chart to Text) 기술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한수원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차트 및 그래픽 자료를 텍스트로 정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4월에는 산업부의 지원을 받고 자율주행 객체인식 연구개발(R&D) 2년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같은 해 과기부는 브레인벤쳐스를 포함해 6개 기업을 선정해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사업을 맡기기도 했다. 34억원 규모의 지원 사업이다. 브레인벤쳐스는 그 어렵다는 웹툰 AI 번역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펀길드, 한국의 KT스토리위즈 등의 다양한 웹툰 기업과 손을 잡고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마블, 프랑스의 웹툰 팩토리, 유럽의 테일즈 등의 유명 웹툰 플랫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의 기술력을 이용해 웹툰의 현지화를 대행하고 AI 번역 소프트웨어기반서비스(SaaS)인 툰스페이스(Toonspace)를 구독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브레인벤스는 영어·일어를 중점적으로 번역하고 있고 유럽 쪽 기업들의 의뢰가 많이 오고 있어서 스페인어나 프랑스어 등의 번역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유튜브 AI 번역부터 웹툰 번역 및 OCR 기술 등을 하나의 솔루션에 접목하는 것이다. 멀티 모달 AI 번역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SaaS)인 트랜스페이스(Transpace)다. 김 대표는 “웹툰을 포함해 교육 동영상 및 OTT 프로그램 등 이미지와 동영상 등에 사용할 수 있는 AI 언어 번역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사업의 본질이다”라면서 “이 서비스는 트랜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선을 보이게 된다. 구독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벤쳐스의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신한오픈이노베이션 최우수기업 선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경기도 글로벌진출 사업 선정 등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11월 말 영국 런던에서 제1회 한영 디지털 포럼이 열리는 데 한국에서 6개 기업이 참가하는 데 브레인벤쳐스가 포함됐다”면서 “기관들이 브레인벤쳐스를 인정해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 창업 후 지금까지 프리 A 단계의 투자 유치만 했다. 지금까지 5억7000만원 규모의 투자만 받았지만 16명의 구성원이 일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정부의 R&D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김 대표가 “각종 R&D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에 생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동안 브레인벤쳐스는 R&D에 집중했고, 그 성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 지난해 8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올해는 17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5년에는 5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2~3년 후에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창업 후 미국 지사를 1년 만에 설립했고, 올해 안에 일본 지사도 설립하게 된다. 미국 지사가 미국 진출을 위한 준비였다면 일본 지사 설립 후에는 바로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웹툰 사업을 주로 일본에서 하는데, 지사가 없으면 비즈니스에 한계가 있다. 곧 있으면 브레인벤쳐스 재팬이 설립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뼛속까지 인문학자가 이렇게 AI 시장에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창업 멤버인 이준호 최고기술책임자(CTO) 덕분이다. 창업 1년 전 김 대표는 AI를 배우기 위해 특강을 들었는데 당시 이준호 인공지능연구소 강사가 강연했다고 한다. 그날 강연이 끝난 후 김 대표는 강사에게 “나중에 내가 창업하면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1년 후 그 강사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한 것이다. 김 대표는 “당시 어떻게 이 CTO를 설득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 CTO가 없었다면 브레인벤스의 현재는 없었을 것이다”며 웃었다. 그렇게 인문학자는 한 명의 엔지니어를 만나서 AI 번역 시장에 도전하는 겁 없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있다.

2024.1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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