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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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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조기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부동산 교육[김현아의 시티라이프]

부동산 일반

로버트 풀검(Robert Fulghum)의 그의 저서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1988)를 통해 유치원에서 배운 기본적인 삶의 원칙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치원에서 배우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와 금융 그리고 부동산을 둘러싼 현실이다. 최근 방영된 한 드라마에서는 강남 조기교육 열풍과 조부모까지 나서 손자녀의 학원 라이딩을 돕는 모습을 보여줬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영어라는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을 보며 진짜 어른이 됐을 때 필요한 금융과 경제 교육은 언제 시작되는지 궁금해졌다. 2026년부터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금융과 경제생활’이라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는 의무교육이 아닌 선택과목일 뿐이다. 이미 금융교육을 의무화한 나라들이 있다. 예컨대 캐나다(2004)‧싱가포르(2012)‧영국(2014)‧미국(2018)‧일본(2022)과 비교하면 한국은 많이 늦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금융교육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잡은 부동산 리터러시(Real Estate Literacy)이다.금융교육을 넘어선 부동산 리터러시의 필요성부동산 리터러시는 단순한 금융교육의 일부가 아니라, 개인의 주거 안정성과 자산 형성을 위한 필수적인 교육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단순히 예산관리와 저축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주택금융 신용관리, 임대차 계약 이해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는 금융소비자청(FCAC)이 주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금융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들에게는 ▲주택담보대출 ▲보험 ▲신용 ▲부채 관리 등 부동산과 밀접한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이민자나 저소득층, 노인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금융교육도 제공한다. 매년 11월을 ‘금융교육의 달’로 지정하여 국가 차원에서 국민의 금융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적극적인 행보다.미국도 부동산 리터러시 교육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는 1970년대부터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을 대상으로 재정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런 노력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더욱 체계화됐다, 2010년 도드-프랭크 법(Dodd-Frank Act)에 따라 HUD 내에 주택상담실(Office of Housing Counseling, OHC)이 공식 설치됐다. 이 조직은 주택 상담 서비스를 공식화하고 전국의 HUD 승인 상담 기관을 통해 주택 구매자와 임차인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 ▲신용 관리 ▲계약 이해 ▲주거 유지 방안 등을 교육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주택 상담사를 양성해 교육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도 빼놓지 않고 있다. 상담사들은 ▲주택 구매 과정 ▲재정 관리 ▲임대차 계약 등과 관련된 교육을 수행하며 주택 소유와 임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금융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03년 금융교육위원회(Financial Literacy and Education Commission, FLEC)라는 조직이 구성됐는데 국토안보부‧교육부‧주택도시개발부(HUD) 등 20여 개의 연방 기관이 협력해 국민의 금융 이해를 높이는 데 필요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임차인을 위한 렌터 리터러시의 중요성부동산 리터러시는 단순히 집을 사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임차인(렌터)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미국의 HUD는 ‘세입자 교육 가이드’를 배포하며 임차인을 위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가이드는 임대차 계약서 이해, 주택 유지 보수, 임대인과의 소통 방법 등을 포함하며, 임차인이 주거 불안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한다.특히 미국은 주택을 임차하는 사람의 신용도에 따라 임대 계약이 거부되거나 계약 조건이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거 불안정을 줄이기 위해 임차인의 신용 관리 및 계약 이해 능력을 높이는 교육은 필수적이다. 실제로 몇몇 주에서는 임차인 교육을 이수하면 임대 계약이 보다 원활해지는 경우도 있다. 영국도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세입자를 대상으로 한 재무 교육에서 교육을 받은 가구가 자금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저축을 늘리는 행동 변화를 보였다고 한다.한국에서 부동산 리터러시의 부재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전세사기’ 피해를 들 수 있다. 2023년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은 수많은 청년 세입자들에게 재정적으로 큰 피해를 안겼다. 문제는 단순히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만이 아니다. 전세보증을 담당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또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아직도 전세사기는 들어봤어도 정확히 전세제도가 무엇인지 위험요소는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HUG는 피해 예방을 위해 홈페이지에 ‘안심전세포털’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전세사기의 유형과 대처 방안을 안내하고 있지만, 정보 제공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즉 부동산 리터러시의 강화이다.최근 정책평가연구원이 출시한 ‘나라살림 게임’이 흥미롭다. 사용자가 기획재정부 장관이 돼 예산 편성과 정책의 영향을 직접 체험하는 이 게임은, 재정 건전성 문제를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게 돕는다. 만약 이처럼 게임을 활용한 부동산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교육의 효과는 훨씬 커질 것이다.영어보다 중요한 교육, 지금부터 시작해야우리는 영어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정작 삶의 기반을 다지는 경제와 금융, 부동산 교육은 소홀히 하고 있다. 오늘날처럼 주거비용과 금융 부담이 큰 사회에서, 부동산 리터러시 교육은 생존을 위한 필수 능력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청년층과 임차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노년층의 부동산 리터러시 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다음 편에서는 노년층이 겪는 부동산 리터러시의 문제와 그 해결 방안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다음 편에 계속)

2025.03.29 09:00

4분 소요
웨이브-음저협 400억원대 소송, 무엇이 쟁점일까[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웨이브(Wave)를 상대로 저작물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음저협이 주장하는 청구액은 약 470억원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웨이브 측은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약 5년 전인 2020년 7월 음저협과 OTT측의 저작권료 협상이 결렬된 이후부터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됐다. OTT측은 이듬해 2월 저작권료 인상 징수규정의 개정을 승인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를 상대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3개월 뒤 문체부는 OTT와 음저협 상생협의체를 마련하는 등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갈등은 봉합되지 못하고 같은 해 10월 음저협은 OTT 업체들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시간이 흘러 행정소송 제기로부터 약 3년이 경과한 2024년 1월 문체부의 저작권료 인상 징수규정 개정 승인은 적법절차에 의한 하자 없는 처분으로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행정소송에서 OTT측이 패소한 것이다. 이후 약 1년 뒤인 올 2월 음저협은 OTT 업체 중 하나인 웨이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이르렀다. 음저협-OTT 갈등, 왜 시작됐나 그렇다면 OTT와 음저협은 왜 다투는 것일까. 양 측 갈등의 핵심은 ‘OTT 플랫폼이 서비스하는 영상콘텐츠에 들어간 음악의 사용료를 음저협에게 얼마만큼 줘야 하는지’다. 원칙적으로 저작권자는 자신이 이용하려는 구체적인 형태를 세부적으로 나눠 이를 각각 허락받아야 한다. 예를 들면, 지상파 방송용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기존에 발표된 노래를 이용하고 싶은 드라마 제작자는 해당 노래의 작사가와 작곡가 등에게 먼저 그 노래를 영상 파일에 덧입히는 ‘싱크’ 작업(Synchronization)에 필요한 ‘복제권’을 허락받아야 한다.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권’을 허락받아야 하고, 나아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시보기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를 위한 ‘전송권’도 확보해야 한다. 제작사가 드라마 제작 단계에서 이 모든 권리를 모두 확보하고 그 금액을 계약대금에 반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는 제작사와 방송사가 계약하기 나름이다. 다수의 작곡가와 작사가가 음저협에 자신의 저작권 관리를 맡기고 있으므로 제작사든 방송사든 음저협에 저작권료를 지급한다. 여기까지가 대략 8~9년 전까지의 전형적인 영상콘텐츠 내 음악저작물 이용 형태였다.하지만 2016년 거대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진입한 이후, 국내 자본을 바탕으로 한 토종 OTT가 하나 둘 생겨났다. 이제 많은 이들은 국내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를 각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아닌, 웨이브나 티빙 등 OTT 플랫폼을 통해 시청한다. 이런 상황에서 음저협은 국내 방송사에 방송권과 다시보기 서비스를 위한 전송권까지는 허락했으나, 방송사가 아닌 OTT 플랫폼과 같은 제3자 플랫폼을 통한 전송까지는 허락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OTT 회사들은 드라마 등 영상물 제작 당시 제작사 또는 방송사가 이미 VOD ‘전송’에 대한 이용 허락을 받았으므로 음저협이 똑같은 영상물에 대해 전송서비스 사용료를 또다시 받는 것은 이중징수라고 반박했다. OTT 전송 서비스는 TV방송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다. 과거 기존 음악의 이용 허락 당시에는 OTT 플랫폼에 대한 지식과 경험, 관행 등이 충분히 확립돼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허락범위에 더해 새롭게 등장한 OTT 플랫폼 내에서의 이용까지 포함돼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점을 고려해 OTT 사업자들도 이중징수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어느 정도는 사용료를 지급할 용의가 있다는 취지로 협상에 응해온 것으로 보인다. OTT측 행정소송의 제기와 패소우여곡절 끝에 사용료 지급 그 자체에는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렀다. 문제는 과연 얼마의 돈을 내야 하는가이다. 여기서 OTT 회사와 음저협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생겼다. OTT 플랫폼은 자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미 방송사를 통해 방영됐던 콘텐츠의 제공인 만큼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상 ‘방송물 재전송서비스’ 요율인 0.625%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OTT 내에서의 다시보기 서비스도 ‘방송’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음저협은 OTT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전송’ 서비스이며,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와의 계약 요율인 매출의 2.5%가 이미 국제적 기준이므로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시점에서 문체부가 등장했다. 매출의 몇 퍼센트를 사용료로 부과할 수 있는지는 문체부가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2020년 12월 요율을 1.5%로 결정했다. 이 요율은 매년 증가해 2026년까지 1.9995%로 올리게 돼 있다. 그 후 어떻게 됐을까? OTT 사업자들이 문체부 장관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형식적으로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들었지만 결국 요율이 너무 높아 부담이 늘어난 것에 대한 불만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행정소송은 결국 2024년 1월 OTT 측의 패소로 확정됐다. 문체부의 개정안 승인에 절차상 하자가 없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결국 음저협이 400억원대 민사소송 제기2021년 10월에는 음저협이 ▲왓챠 ▲웨이브 ▲티빙 ▲카카오페이지 등을 저작권법 위반을 이유로 형사 고소를 한 바 있다. 거기에 음악 창작자들 3500명이 탄원서를 내 힘을 보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갔다. 이 형사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음저협은 최근 웨이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지난해 1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음저협 측의 승소가 확정돼, OTT로부터 상향된 요율을 적용해 저작권료를 징수할 수 있는 법적 타당성은 일응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문체부의 요율 인상안 승인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재량권의 일탈·남용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음저협의 실체법적 권리의 존재에 대한 확인도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현재까지의 보도를 종합할 때 이번 민사소송의 피고인 웨이브도 산정 금액의 과다를 주장하고 있을 뿐, 지급의무 그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저작권료를 산출해내기 위한 매출액의 범위 등 필요한 정보가 당사자 간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구체적인 금액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음저협으로서는 인상된 저작권료의 산정을 위하여 OTT 측이 보유한 자료를 민사소송의 문서제출명령 등 절차를 통해 소송에 현출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민사소송에서 당사자는 금액 산정의 기초 금액과 산정방식에 대한 공방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음저협과 OTT가 각각 주장하는 사용료는 큰 차이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입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따라 음저협의 청구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대중문화예술계에서는 이들 사이의 오랜 갈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OTT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이해관계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그 의견 차이는 어떤 식으로 정리되고 있는지 다함께 살펴보자.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분명 지금 이 순간이 한국의 영상·음악 산업 역사의 한 페이지로 정리될 것이라 생각한다.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2025.03.08 10:01

5분 소요
17살인데 불과 27㎏.. 딸 채식시킨 호주 부모 결국

국제 이슈

8살 때부터 시작된 채식으로 만성 영양실조에 걸린 딸을 돌보지 않은 호주의 40대 부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서적·신체적으로 딸의 발달을 도와야 하는 부모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질책했다. 부모의 비상식적인 행태로 어린 딸이 정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난 성장 문제를 겪었다는 소식이 알려져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미국 CNN 등 유수의 해외 매체에 따르면, 호주 퍼스 지방법원은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징역 6년 6개월을, 그의 아내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들 부모는 17살인 딸에게 충분한 음식을 주지 않아 영양실조에 걸리게 만든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이 부모가 딸에게 정서적, 사회적, 기능적 발달을 충분하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부모의 학대는 딸이 영양실조로 입원했을 때 알려졌다. 작은 체구에 비쩍 마른 딸의 상태를 보고 무용 교사들은 부모에게 영양사를 만나야 한다고 강하게 설득했다. 그러나 부모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교사들은 당국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딸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키는 147.5㎝였다. 몸무게는 27.3㎏에 불과했다. 체질량 지수는 12.5로, 정상 범위인 18~25에 못 미쳤다.이 일로 재판에 넘겨진 부모는 변호인을 통해 “딸이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영양이 조금 부족한 것뿐”이라며 “영양실조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딸이 끼니를 스스로 원하는 만큼 차려줬다고도 했다. 딸은 홈스쿨링으로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성장했다. 8살부터 채식 식단을 시작했다. 10대에 접어들었을 무렵 유제품과 달걀조차 먹지 않는 완전한 비건이 됐다.하지만 재판부는 "두 사람(부모)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딸이 심각한 영양실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부모가 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딸이 영양실조로 인해 정상적으로 자라나지 않자, 부모가 출생증명서를 위조해 딸의 나이를 두 살 어리게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이뿐만이 아니었다. 재판부는 딸이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정서 교육을 받았다는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딸은 집에서 '텔레토비' '토마스와 친구들' 같은 영유아 프로그램만을 주로 시청했다. 제 나이에 맞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부모도 딸의 몸을 씻겨주고 코를 풀어주고 어린이 만화를 읽어주는 등 어린아이처럼 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재판부는 해당 부모가 딸을 너무 오랫동안 미성숙한 상태로 유지하려 한 잘못이 있다는 걸 강조했다. 재판부는 “딸을 고립시키고 자라는 것을 막았고, 딸이 마땅히 받아야 할 방식으로 발달하는 것을 막았다”며 “딸을 심각한 위기에 놓이게 만들고도 반성은커녕 책임지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딸은 관리 당국의 보호 아래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딸은 부모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은 판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부모님은 삼시 세끼 만들어주셨다"며 "음식을 얼마나 먹을지는 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전적으로 부모님께 의존하고 있다"며 "부모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사랑하는 분들이다. 부모님이 감옥에 간다면 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19 11:47

3분 소요
‘손과 발’이 증명하는 40년 기술 역사...‘건축 설비 1호 명장’의 품격 [대한민국 명장]

산업 일반

건축물의 혈관과 신경이라 불리는 ‘건축 설비’는 박진관 대한민국 명장이 빚는다. 건축 설비는 건축물의 효용을 높이기 위해 설치된다. 주로 전기·난방·조명·급수·배수에 필요한 시설물 등이 있다. 박 명장의 손길이 닿는 시설물들은 건축물 곳곳에 자리 잡는다. 마치 인체의 혈관, 신경과 닮아있다. 건축 설비가 없는 건축물은 그 가치가 0에 수렴한다. 박 명장은 다양한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건축설비 분야에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박 명장은 이 분야 ▲기능장 ▲기술사 ▲공학박사 ▲건축설비분야 제1호 대한민국 명장 등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국내 최초 인물이다. 이밖에 ▲배관기능사 ▲배관기능장 ▲용접기능사 ▲건축설비 기술사 등 관련 자격증만 10여 개다. 오랜 시간 달려왔다. 쉴 법도 하다. 그럼에도 그는 잠시도 몸을 쉬지 않는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젠 남을 돕는다. 이유는 단 하나. ‘명장이 명장 답기 위해서’다. 박 명장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구슬땀을 흘린다. 건축 현장에서, 그리고 소외된 이들이 있는 곳에서. 손, 발이 부르트도록...40년 걸어온 기술 외길“아이고 먼 길 오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오는 길 힘드셨죠. 이야기 나누기 전에 밥부터 먹고 합시다. 여기가 40년 전통 국밥집 입니다. 보기엔 허름해 보여도 맛도 좋고, 손님들 오면 늘 모시는 곳 입니다. 가시죠”박 명장을 처음 마주한 건 부산에 위치 한 어느 한 국밥집. 으레 취재진을 부산에 초대할 적이면 자주 방문 하는 집이라 소개했다. 짙은 다크서클에 충혈된 눈, 곳곳에 흙먼지가 쌓인 투박한 손. 그가 기자를 맞이한 모습이다. 그 속에서 박 명장이 묵묵히 걸어온 길을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1962년 출생인 그는 어릴적 부터 가난했다. 2남 3녀 중 장남인 박 명장에겐 기술만이 살 길 이었다. 어디든 기술 하나만 있으면 먹고 살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장유중학교, 김해건설공고, 창원기능대학을 거쳐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술을 갈고 닦아왔다. 박 명장이 중학교를 다닐 적, 어머니의 건강히 급격히 악화됐다. 병원비를 낼 돈은 마땅치 않았다. 결국 학업을 포기하려 했다. 어머니의 병원비를 위해서다. 그럼에도 박 명장의 어머니는 아들을 생각했다. 본인의 병원비를 학업에 사용하도록 권했다. 아들은 어머니를, 어머니는 아들을 지극히 아꼈다.불행 중 다행으로 어머니의 건강은 호전됐다. 그럼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그가 향한 곳은 김해건설공고다. 중학교 3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의 한 말씀의 영향이 컸다. ‘이 교실에서 공부한 너희 선배가 네덜란드 국제 기능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너희도 한번 국제 기록을 이뤄봐라.’ 이 한마디가 소년의 가슴을 울렸다. 그는 그렇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꿈을 품고 김해건설공고로 진학했다.김해건설공고에서는 돈 걱정을 잠시나마 덜 할 수 있었다. 가난해 월 회비(수업료)도 내지 못하던 그를 지켜본 선생님이 연구수행 자격을 인정해 준 까닭이다. 당시 연구수행 자격으로 학교를 다닐 경우 월 회비가 면제 됐다. 여기에 더해 특화생 제도 혜택도 받았다. 돈으로 학업에 지장을 받자 힘겨워 하던 박 명장을 딱히 여긴 선생님의 보은이다.시간이 흘러 1980년 8월, 고등학교 시절 건설 현장의 실습생으로 건설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밥은 학교에서 해결했다. 잠은 실습실 뒤 ‘제도판’ 세 개를 겹쳐서 잤다. 아직 어렸던 고등학생 청년은 그곳에서 새우잠을 청하며 고래꿈을 꿨다. 한 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서다. 그만큼 그는 간절했고, 절박했다. 그가 살아온 방식이다.박 명장은 과거를 회상하며 “현장 실습생부터 시작해 배관기능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후 창원기능대학에 입학해 배관을 전공해 배관 기능장을 취득했다”며 “오직 기술 외길만 걸어오던 중, 부산지역 1군 건설업체에 스카웃 돼 그곳에서 또 다시 기술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간절했던 그에게 기술은 솔직했다. 장인 정신으로 갈고 닦은 기술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현장맨’으로 통하던 그가 오롯이 ‘현장’에서 익힌 지식은 그를 2013년 명장 반열에 오르게 했다. 건축 설비 분야로 명장에 임명된 사례는 박 명장이 처음이었다. 박 명장과 나란히 앉아 과거에 대해 대화를 하던 중 잠시 그의 손이 스쳤다. 거칠지만, 단단했던 손이 그가 살아온 길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었다. 가혹한 현실 앞에 흔들리던 젊은 날의 청년이 오직 두 손으로 이뤄낸 담대한 결과물이었다. 아버지의 기일에도, 그는 보육원을 챙겼다2월 4일은 박 명장의 아버지 기일이다. 그는 아버지의 기일에도 보육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추운 겨울 떨고 있을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서다. 평소 봉사활동을 이어오던 보육원의 보일러가 고장난 것이 화근이다. 엄동설한에 차가운 물로 아이들을 씻길 수는 없었다. 새벽 4시, 그는 그렇게 보육원으로 향했다. 박 명장은 “이른 아침 아이들 만큼은 따뜻한 물로 씻기고픈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부산에서 그는 ‘명장’ 보다 ‘봉사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걸맞게 그의 봉사 이력은 화려하다. 그 원천에는 ‘기술’이 있다. 그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을 돕는 일종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봉사를 이어왔다. 주말만 되면 ‘배관기능장’도, ‘공학박사’도 아닌 ‘보일러공’으로 탈바꿈한 그를 마주할 수 있다.박 명장과 봉사활동의 첫 만남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2년 대학 재학 당시 박 명장은 농촌봉사활동을 경험했다. 누군가에겐 하나의 추억으로 그치는 이 경험이 박 명장을 본격적인 봉사의 길로 인도했다. 이후 2009년 그는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보냉가설 봉사단원’에 가입하게 된다. 보냉가설은 ▲보일러 ▲냉동기 ▲가스 ▲(건축)설비의 줄임말로 각각의 첫 글자로 시작하는 업종 기술인들이 모인 비영리 민간단체다.그가 봉사에 이토록 진심인 이유는 단 하나. 그도 힘들어 봤기 때문이다. 본인이 살이 찢어질 듯한 추위를 몸소 겪어 봤으니, 이 같은 경험을 다른이들은 하지 않게끔 돕기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서는 것이다.박 명장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건설 현장에서 먹고 자면서 추위를 숱하게 겪어봤다”며 “추위가 주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이를 누구보도 잘 알기에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들을 돕고자 매주 꼭 봉사활동을 나선다. 이는 나 자신과의 약속일 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와의 약속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박 명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2020년 ‘제 32회 아산상 시상식’에서 자원봉사상을 수상했다. 지난 23년 꾸준하게 이어온 재능기부 활동 및 기초수급세대 기름보일러 교체, 집 수리 봉사활동 등을 인정받은 셈이다.당시 그가 받은 상금은 3000만원. 거액임에도 불구하고 박 명장은 이 상금 마저도 남을 돕는데 사용했다. 상금 전액을 매월 실시하는 기초수급자 보일러 구입 비용으로 기부하기로 한 것. 명장이라는 명성도 좋지만, 이 같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는 그다. 약자에겐 한 없이 부드럽게, 강자에겐 한 없이 엄하게이렇듯 한평생 남을 돕기 위해 살아온 그지만, 정작 스스로를 불같은 사람이라 칭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상,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약자를 지키기 위해 싸워 왔다는 그다. 실제 기자가 그의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본인의 키를 훌쩍 넘을 만한 각종 서류들이 탑을 쌓고 있었다.그의 휴대폰에는 오래된 메시지가 있다. ‘소송건 정말 감사합니다. 베풀어 주신 은혜 너무 고맙습니다.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는 말씀이 맞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말씀을 증명이라도 하듯 직접 도와 주시는 모습에 너무 감동 이었습니다.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약자들을 지켜주세요.’발단은 박 명장과 국내 굴지의 1군 건설사 하도급업체와의 ‘법적 공방’이었다. 10 여년 전 박 명장은 A씨로부터 한통의 문자를 받는다. ‘스테인레스관에 이음시 실리콘을 바르면 부실시공이 아닌가’ 라는 질문이었다. 박 명장의 답은 간단했다. ‘당연히 부실시공이다.’해당 문자를 보낸 A씨는 발주처에 부실 시공이라는 제보를 남겼다. 이에 하도급업체는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던 중 박 명장에게 부실시공을 입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실상 국내 1군 건설사와 개인의 싸움이다. 위험부담이 컸다. 그럼에도 박 명장은 직접 A씨와 현장을 방문했다.스테인레스 배관을 확관해 전기 아크 용접으로 가접을 거친 후, 실리콘으로 시공한 명백한 사실을 확인한 박 명장은 해당 현장을 즉시 사진으로 남겼다. 곧바로 그는 담당 재판부에 부실시공을 입증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약자에겐 한 없이 약했고, 강자에겐 한 없이 엄한 그다.박 명장의 탄원서를 계기로, 담당 재판부는 판결을 연기시켰다. 이후 재판부는 박 명장을 법정에 출석 할 것을 통보했다. 박 명장은 억울한 이를 위해 직접 법정으로 나섰다. 2시간 30분 가량의 PPT 발표가 이어졌다. 부실시공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다.박 명장은 부실시공에 대한 근거를 조목조목 짚어냈지만, 상대 감정인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박 명장이 감정인의 감정보고서가 잘못된 점을 밝혀낸 셈이다. 결국 A씨는 2심에서 무죄를 받고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이와 관련해 박 명장은 “당시 해당 1군 건설사는 직접 A씨를 고발하지 않고, 하도급 업체를 시켜 A씨를 고발했었다”며 “A씨는 1심에서 7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 받은 상황이었는데, 도저히 억울해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못한 비례대표의 꿈...“명장은 명장 다워야”그의 최종 꿈은 ‘안전한 일터’ 만들기다. 이를 위해 그는 국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앞서 22대 총선 당시 박 명장은 국회의원 김해 을 국민의힘 후보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그의 목표는 산업 현장의 전문가로서 직접 근로자 안전을 위한 법안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나였다.당시 그는 “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건설현장 불법 카르텔을 타파하고, 건설현장 부실시공의 근본적 대책 마련과 산업현장 안전사고 방지대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마한다”고 선언했다.아쉽게 총선에서 낙마 했지만, 안전안 일터를 위한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그는 법안을 만들어내는 국회에 여전히 현장 전문가가 부재하고 있는 만큼, 또 다시 국회의 문턱을 직접 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박 명장은 “건설 안전 분야에 전문가가 없다. 저는 현장 기능원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현장에 있었다. 이 시간동안 이론과 현장의 괴리를 절실히 느꼈다”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법은 현장에서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직접 노동자들의 법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명장은 명장 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에서 명장 훈장을 내려준 만큼,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명장의 역할”이라며 “여러 직장에서, 또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명장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존경 받을 만한 행동을 직접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긴 인터뷰를 끝으로 박 명장은 마지막 한 마디를 남겼다. “이런 세상에 내 같은 사람 하나 있어야지 않겠어요.”

2024.09.23 09:00

8분 소요
이재상 하이브 신임 대표 선임…뉴진스 요구엔 “원칙대로 대응”

유통

하이브는 12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재상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고 공시했다.이날 오전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이재상 선임의 건 등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는 ‘기존 대표이사(박지원) 사임에 따른 신규선임’을 사유로 대표이사 교체가 결의됐다.이재상 신임 대표이사는 모니터그룹 전략컨설턴트, 현대자동차 마케팅광고 그룹장, 빅히트엔터테인먼트(하이브의 전신) CIGO(최고혁신성장책임자), 하이브 CSO(최고전략책임자) 등을 지냈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임시주총에서 최근 어도어 이슈와 관련해 “원칙대로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전날 오후 뉴진스 멤버 5명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바란다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에게 요구했다.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4월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이래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시상식 소감으로 애정을 드러내는 등 민 전 대표 측에 서 왔다. 그러나 멤버 전원이 하이브와 방 의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4.09.12 17:57

1분 소요
수시 앞두고 의학계-정부 ‘갈등 첨예’…“대통령 사과” vs “증원 유예 없다”

정책이슈

대한응급의학의사회와 서울대 의대 교수단·전국 시도 의사회장들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멈춰 달라며 7일 대법원에 탄원서를 냈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의료계가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고 했다.양측의 갈등은 오는 9일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을 앞두고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다.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이날 대법원 특별1부·3부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집행정지 탄원서를 제출했다.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방재승 전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서울대병원 교수단은 물론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등 전국 8개 시도의사회 회장단이 탄원인으로 이름을 올렸다.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대법원만이 작금의 의료붕괴와 교육붕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국가기관이므로 즉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려는 조치인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매년 2000명 의대 증원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인용결정을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경기도의사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료계와 대화에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막말·실언을 일삼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 장상윤 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당이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 개혁 문제를 논의하자는 제안에 ‘대통령 사과 먼저’를 들고 나온 셈이다.서울시의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려면 여야 먼저 합의하고, 정부에도 책임 있는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국무조정실은 “2026년 의대 증원 유예 결정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의료 인력 수급 체계는 국민연금처럼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인 수요 추계를 중심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의료계가 과학적·합리적 의견을 제시한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재논의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의료계의 의대 증원 처분 효력 정지 주장과 관련해선 “정부는 의료계가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증원 규모에 이견이 있다면 과학적 근거를 갖춰 합리적 의견을 제시할 경우 이를 존중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구애되지 않고 원점에서 재논의할 수 있음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며 “정부는 과학적 수급 분석을 근거로 필요 최소한도의 규모로 의대 증원을 결정했고, 1년 8개월 이상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했으나 의료계는 증원에 공감하면서도 그 규모에 대해 이제껏 한 번도 의견을 제시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2024.09.07 18:03

2분 소요
대표 ‘출국금지’에 ‘암 투병’ 임원이 연사로…파두 ‘FMS 발표’ 함의

산업 일반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기업 ‘파두’가 웨스턴디지털(WDC)·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와의 협업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3사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전시회에서 나란히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실상 ‘공동 사업 진행’을 대외에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파두는 그간 SK하이닉스와 협업해 메타향 사업을 진행해 왔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Nand Flash·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정보가 계속 저장되는 비휘발성 기억장치)에 파두의 컨트롤러를 붙여 메타가 요구하는 성능의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을 공급해 왔다.3사의 발표를 두고 기존 사업 구조에서 SK하이닉스가 담당한 역할을 웨스턴디지털이 대신하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업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파두가 사업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그간 파두와 기술 협업을 진행하면서 재고 처리나 물품 공급 등에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사업적 위험 부담을 웨스턴디지털과의 협업을 통해 덜어냈다는 시각이다. SK하이닉스로선 최근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메타란 ‘대형 고객사’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뼈아픈 손실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파두 기술력 논란 사실상 종결”파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전시회 ‘2024 FMS’(2024 Future of Memory and Storage)에 참석, 웨스턴디지털·메타와 함께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3사는 ‘인공지능(AI) 혁명을 이끌다’란 주제로 함께 발표를 진행하며 확고한 협력 관계를 대외에 확인 시켜줬다.2024 FMS 기조연설에는 구체적으로 ▲에릭 스패넛 웨스턴디지털 마케팅담당(부사장) ▲로스 스텐포트 메타 스토리지 엔지니어가 올랐다. 파두에선 당초 이지효 파두 각자대표가 기조연설자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출국금지를 풀어주지 않아 불발됐다. 이에 기조연설자론 아누 머시 파두 마케팅 부사장이 대신 나섰다. 아누 머시 부사장은 암 투병 중에도 대체자가 없는 상황이라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표는 앞서 금감원에 ‘FMS 참석을 위해 사흘만이라도 출국금지를 풀어달라’는 취지로 탄원서를 냈다. 금감원 측은 이 대표의 요청을 최종적으로 거부했다. 구체적인 거절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금감원은 파두가 ‘기술성장기업 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당시 제시한 2023년 연간 매출 예측치와 실제 매출 차이가 1000억원 정도 발생한 데 불법적 요인은 없는지 수사하고 있다.대규모 매출 차이가 발생하면서 시장에선 곧장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벌어졌다. 일부에선 파두에 기술력 부재를 의심하는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파두는 이에 줄곧 “반도체 불황에 따른 매출 하락”이라고 해명해 왔다. 매출이 예측치와 다르게 나타난 이유가 기술력 부재가 아닌 ‘시장 상황’ 때문이란 입장이다.실제로 올해 초부터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찍고 개선되자, 파두 사업은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4 FMS에서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 중인 웨스턴디지털과 글로벌 빅테크로 꼽히는 메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은 그간 제기된 ‘기술력 부재’ 논란을 잠재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메타는 3년 연속 파두와 함께 기조연설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가 그간 파두가 공급한 제품에 만족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파두는 기조연설을 통해 플래시 메모리 저장장치의 미래와 이에 따른 SSD 및 컨트롤러 기술 변화에 대해 진단했다. 고성능 고효율 중심의 표준화도 제안했다. ▲AI 시대 맞춤형 차세대 SSD 개발 ▲차세대 SSD 컨트롤러 리더로 자리매김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중심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스템 등 현재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추진 중인 사업 전략도 소개했다.파두는 또 이 자리에서 주력 제품인 SSD 컨트롤러 기술의 변화를 전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차세대 SSD 개발 계획을 소개하고, 5세대(Gen5)와 6세대(Gen6) 컨트롤러에 대한 미래 전략도 소개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메타가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사용할 SSD 제품을 파두-웨스턴디지털 협업을 통해 공급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번 발표에서 기존 협력사인 SK하이닉스가 아닌 웨스턴디지털이 참석했다는 점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메타가 구축 중인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기술적 요구를 SK하이닉스가 충족하지 못했으리라는 식의 소문이다.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제품 공급을 위해 메타에 3세대(Gen3) SSD 제품 인증을 요청한 바 있다. 메타는 당시 SK하이닉스 제품에서 데이터 손실 현상이 지속해 발행하자, 2020년 4월 평가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메타의 SSD 컨트롤러 관련 기술 인증을 획득한 파두가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메타향 사업이 추진된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가 자사 기술 인증을 통과한 파두를 SK하이닉스에 추천하면서 메타향 사업이 이뤄진 구조다. 파두와 SK하이닉스가 협력해 메타에 SSD 제품을 공급한 건 2021년 말부터다. 반도체 불황에 2023년 공급이 중단됐다가 최근 소량의 납품이 이뤄지며 사업이 재개된 것으로 전해진다.메타는 최근 메타는 30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잡았던 올해 AI 관련 투자를 최근 35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에만 최대 55조원을 쏟아부어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단 구상이다. 멈췄던 데이터센터 투자도 다시금 이뤄지고 있는데, 신규로 마련될 시설엔 이번 FMS에서 파두·웨스턴디지털·메타가 언급한 5세대·6세대 SSD 제품이 탑재될 예정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파두는 지난 6월 웨스턴디지털과 기업용 SSD에 사용되는 차세대 기술 ‘FDP’(Flexible Data Placement)의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메타의 데이터센터 확대 전략 발표에 맞춰 웨스턴디지털과의 협업을 공식적으로 대외에 공개한 셈이다. FDP는 세계 빅테크가 모여서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표준을 논의하는 OCP(Open Compute Project)에서 메타가 표준으로 제시한 기술이다. 파두는 지난 2023년 8월 FMS에 참석해 메타와 SSD의 새 관리 방법으로 FDP를 소개하기도 했다. 메타가 파두와 함께 고도화해 온 FDP 기술에 웨스턴디지털이 가세하는 구조다. 이는 메타 데이터센터가 5세대-6세대 SSD를 장착한 형태로 바뀌면서 기존 ‘파두-SK하이닉스’ 구조가 ‘파두-웨스턴디지털’로 전환됐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 정황적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FDP 기술은 실제 고객이 쓰는 양보다 더 많은 데이터가 기록돼 SSD의 수명과 성능에 영향을 주는 문제인 ‘쓰기 증폭’(Write Amplification) 현상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SSD의 쓰기 성능을 최대 2~3배까지 향상하는 동시에 수명을 대폭 늘려줄 수 있어 ‘AI 시대’에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파두는 ‘해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에 6월과 7월 각각 47억원과 68억원 규모의 컨트롤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시장에선 해당 계약이 메타향 사업을 위해 웨스턴디지털에 파두가 초도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체결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미국 매체 아난드테크 등 외신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이미 메타향 SSD뿐 아니라 범용 제품에서도 파두의 컨트롤러를 탑재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6월 5세대 SSD 신규 제품군(PCIe® Gen5 SSD)을 공개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컴퓨팅 집약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5세대 기업용 SSD(eSSD)인 ‘울트라스타 DC SN861 SSD’(Ultrastar DC SN861 SSD) ▲스토리지 집약에 초점을 둔 ‘울트라스타 DC SN655 SSD’(Ultrastar DC SN655 SSD) 64TB eSSD‘ ▲방대한 데이터 스토리지를 위한 32TB ePMR SMR HDD인 ‘울트라스타 DC HC690 울트라SMR HDD’ 등을 공개했다.아난드테크 등 제품을 해체한 결과 ‘울트라스타 DC SN861 SSD’에 파두의 컨트롤러가 탑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웨스턴디지털은 파두의 5세대 SSD 컨트롤러(FC5161 NVMe 2.0 호환)를 기업용 SSD 제품에 장착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동시에 소비 전력을 낮췄다. 또 일부 제품에는 파두와 개발을 공식화한 ‘FDP’ 기술이 이미 접목됐다. 중국 기업도 홀린 기술력파두는 이와 별개로 이번 FMS에 대형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AI 시대를 겨냥한 다양한 차세대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기존의 SSD에서 효율성을 보다 극대화하는 디램리스(DRAMless) 기업용 SSD 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며 “FDP뿐 아니라 ATS(Address Translation Service) 등 차세대 기업용 SSD에 요구되는 혁신 기술도 대거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SSD의 전력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전력관리반도체(PMIC)도 함께 전시해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고 했다.파두는 또 이번 FMS에서 중국 스토리지 솔루션 전문기업 ‘바이윈’(Biwin)과 협력을 공식화하는 양해각서(MOU) 체결식도 진행했다. 파두와 바이윈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한다. 주요 협력 내용은 ▲중국 내 클라우드와 서버·스토리지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용 SSD 개발·마케팅·판매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용 SSD 공동개발 추진 ▲중국 시장을 위한 SSD 제품 양산 ▲테스트 시설 설립 등이다. 바이윈은 최근 세계 임베디드 스토리지 출하량 8위를 기록하며 중국의 대표적인 저장장치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이지효 파두 대표는 “이번 FMS는 파두가 9년간 쌓아온 기술적·영업적 성과를 확인한 자리였다”며 “지금까지는 소수 고객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확인해 왔었다면 올해부터는 제품·고객·시장 모든 면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나타난 시장침체에서 벗어나 기업용 SSD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사업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두는 SSD 컨트롤러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SSD는 다수의 낸드를 병렬로 연결한 제품이다. 낸드는 값이 저렴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열에 취약하단 단점이 있다. 이를 단순히 병렬로 연결한다면 속도는 물론 내구성에서도 문제가 생긴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 반도체가 SSD 컨트롤러다. 다수의 낸드에 병렬적으로 동시 접근해 자료 처리 순서를 정하는 등 모든 기능을 제어해 ‘SSD 두뇌’로 불린다. SSD 경쟁력은 낸드가 아닌 컨트롤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두는 고사양이 요구되는 데이터센터용 SSD 컨트롤러를 설계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파두 외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삼성전자·마벨 정도로 드물다.

2024.08.16 14:58

7분 소요
이두희, 2년간 법적 다툼 마침표...檢 ‘무혐의 처분’ 결론

산업 일반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이하 ‘멋사’) 이사가 2년간의 법적 분쟁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10일 멋사 측은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와 형사4부가 지난 5일 횡령 및 배임을 주장하던 이강민 전 메타콩즈 대표의 고소 건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 결론지었다”고 밝혔다.이두희 이사는 앞서 이강민 전 메타콩즈 대표와의 2년간에 걸친 경영권 분쟁 중 이강민 전 대표·황현기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진들의 ‘성매매’, ‘주주 협박’과 같은 각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이듬해 이강민 전 대표는 메타콩즈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해임돼 경영권을 상실했다.이 과정 중 멋사는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홀더들을 위해 메콩을 정상화하고자 한다”며 메타콩즈를 인수했다.이강민 전 대표는 이에 불복하며 이두희 당시 멋사 대표를 횡령 및 배임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23년 2월과 8월 두 차례 모든 혐의에서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이후 이강민 전 대표 측이 엄벌탄원서 제출하며 거듭 문제를 제기하자 검찰은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했고 상황은 장기화됐다. 긴 다툼 끝에 올해 6월 검찰은 이두희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2년간 진행됐던 법적 다툼은 최종 종료됐다.이두희 이사는 “이름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이강민·황현기 및 일부 언론인의 언론플레이에 휘말렸지만 옳은 결론을 내준 검찰의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2년간 많은 것을 배웠으며 이후 IT기술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한편 서울경찰청 등 다수의 수사기관은 이강민·황현기 등 메타콩즈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성매매·영업방해·명예훼손 건에 대해 수사 중에 있다. 허위 인건비 및 경비를 계상한 혐의에 대해선 세무당국이 이강민에게 행정처분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06.10 14:31

2분 소요
의대교수들 “의대증원 확정은 오보…법원 집행정지 결정 아직 남아있어”

정책이슈

의대교수들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5일 공동성명을 내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대입전형 시행계획) 승인으로 의대 증원이 확정됐다는 보도는 오보"라고 주장했다.이들 단체는 "고등법원의 항고심 3개와 대법원의 재항고심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결정이 아직 남아있다"며 "이 결정들 이후에 2025년도 모집요강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집행정지 인용 결정이 내려진다면 2025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3058명이 돼야 한다"며 "대학의 모집요강 게시 마감 기한으로 여겨지는 5월 31일도 관행일 뿐 법령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대교협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올해 제2차 대입전형위원회를 열어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시작되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의전원 포함) 모집인원은 전년(3058명) 대비 1509명 늘어난 4567명이 된다.앞으로 각 대학이 오는 31일까지 수시 모집요강을 공고하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대교협의 승인으로 내년도 의대증원이 확정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전의교협과 전의비는 "정부가 이미 대학입시 일정 사전예고제 법령을 위반했고 대학의 자율적 학칙 개정 절차도 무시했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각 대학의 모집요강 발표를 법원 결정 이후로 늦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고등법원과 대법원은 오는 30일까지 집행정지에 관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며 "급격한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이 아니라 의료개악임을 헤아려달라"고 촉구했다.

2024.05.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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