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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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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간다

산업 일반

국내 4대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 총수들이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예정이다.이들은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을 대표해 한미 양국 경제 협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1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4~26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으로 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사절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이재용 회장은 최근 미국 방문을 전후로 테슬라, 애플과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연이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증설 계획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한 반도체 후공정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분야에 2028년까지 총 210억달러(29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구광모 회장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 홀랜드와 오하이오, 테네시에 북미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또 미시간주 랜싱과 애리조나에 단독 공장을 건설 중이며, 조지아에서 현대차와 합작공장을, 오하이오에서 혼다와 합작공장을 각각 짓고 있다.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최근 한미 통상 협상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주인공 격이다.마스가 프로젝트는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중 1500억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김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차질 없는 추진 의지와 함께 구체적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경제사절단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FKI)이 실무를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08.14 15:36

2분 소요
“엔비디아 기다리다 테슬라 동아줄”...삼성, 23조원 수주로 ‘막힌 혈’ 뚫었다

산업 일반

삼성전자가 드디어 웃었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경영진이 사과문을 보내던 삼성이 달라진 것이다. 지난 7월 28일 삼성전자가 165억4416만 달러(약 22조76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7월부터 2033년 12월까지다. 이때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계약사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바로 그 주인공은 드러났다.바로 테슬라. 같은 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엑스)를 통해 “삼성 텍사스 신규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삼성에게 의미가 크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이후 첫 대형 계약이자, 삼성 파운드리의 단일 수주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2나노급 최첨단 공정으로, 빅테크 물량을 수주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또 삼성은 2021년부터 투자한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을 이번 계약을 통해 처음 가동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대만의 TSMC에게 빼앗긴 고객사를 다시 되찾았다는 데 주목할 수 있다. 테슬라는 기존에도 삼성의 고객사였다. 삼성은 현재 테슬라 모델3 등에 탑재한 AI4를 제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다음 세대인 AI5 칩은 TSMC 파운드리가 주문을 차지하며 삼성의 입지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미래 사업을 책임질 A16 칩 수주가 삼성에겐 중요했다. 이에 전영현 부회장을 비롯한 DS(반도체)부문 경영진이 총출동해, 테슬라 AI6 수주에 힘쓴 것으로 알려진다. 안정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TSMC를 제치고 A16 수주에 성공한 삼성은 한시름 놓게 됐다. 특히 삼성이 제작할 AI6은 우선적으로 테슬라 차량에 탑재할 자율주행 및 AI용 칩이지만, 앞으로 활용도가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어 사업 확장성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머스크 CEO는 AI6에 대해, 이르면 2027년 테슬라 차량에 적용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AI 데이터센터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AI6의 쓰임새는 단순한 차량용에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만큼 생산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기에 삼성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 머스크 CEO가 삼성과의 계약을 알리며 “165억 달러라는 숫자는 최소 금액에 불과하며, 실제 생산량은 그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이라며 “이 소식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이는 극소수다. 2~3년 이내에 (중요성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 같은 분위기에 삼성은 크게 반응하진 않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의 미래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와카스기 마사히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계약으로 삼성 파운드리 연 매출이 매년 10%씩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테크 대형 수주를 잡아라 이로써 삼성의 DS부문은 고객 중심 기술 개발로 확실한 노선을 정하게 됐다. 특히 파운드리는 팹리스(설계전문기업)가 설계한 칩을 물리적으로 만들어주는 사업으로, 대형 고객사와의 안정적인 계약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 짓기에 삼성의 고객 맞춤 영업 및 설계는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 TSMC는 철저한 대형 기업 장기 계약에 맞춘 사업 구성으로 업계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키워나갔다. 2010년 초반에는 애플의 모바일 칩을 수주하며 급부상했고 그후 10년 뒤인 2020년 초반에는 엔비디아 AI 칩 물량을 계약하며 세계 1위 기업으로 발돋은 했다. 반면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삼성의 입지는 계속해서 낮아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매해 1분기 기준으로 2019년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 점유율이 48.1%였지만 2025년에는 67.6%로 확대됐다. 삼성은 2019년 19.1%에서 7.7%로 쪼그라들었다. 국내에서도 등수가 바뀌었다. 엔비디아 HBM 수주에 성공한 SK하이닉스에게 영업이익 부분에서 역전 당한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SK하이닉스보다 영업이익이 낮았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엔비디아에 HBM3E를 삼성 제품으로 납품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승인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10개월여 만에 주가 7만원대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계약이 쉽사리 진행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 테슬라가 동아줄처럼 등장한 것이다. 단비 같은 소식에 주가도 반등했다. 삼성의 수주 소식이 있던 지난 7월 28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7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9월 4일 이후 처음으로 7만원대 진입으로 10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삼성은 아직 긴장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 관세의 압박이 존재하고, 현재까지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7월 31일 삼성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성전자가 연결 기준 매출 74조5663억원, 영업이익 4조676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은 0.6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2% 감소했다. 부품 사업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비용과 수요 위축 등으로 수익성은 반 토막이 났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실적은 좋지 않지만 앞으로는 개선될 것이다. 삼성은 아무것도 없는 회사가 아니다. 과거의 전략을 선도적으로 다시 펼칠 것”이라며 “테슬라 계약건이 2027년부터 반영될 것이고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반도체 부품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새로운 미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02 08:00

4분 소요
이재용, 한미 관세 협상 '구원 투수' 등판…美 향해 출국

산업 일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막바지에 이른 한미 무역 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해 29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미국 워싱턴 출국길에 올랐다. 이는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12일 만에 공개된 첫 외부 일정이다.이 회장은 미국 방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의 질문에 "안녕하세요"라고만 인사한 뒤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 회장은 미국 상호관세 발효를 불과 사흘 앞두고 우리측 협상 카드로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및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제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미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을 위해 370억달러(약 54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특히 전날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칩 AI6를 생산하기로 했다.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부흥 정책과 투자 유치 전략과 맞아떨어지면서 한미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 파운드리의 내년 실적 회복과 관세 리스크 완화가 기대된다. 삼성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는 한국 반도체 전반에 대한 관세 압박을 완화할 유인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2025.07.29 16:13

1분 소요
트럼프 감세법, 반도체 기업 세액공제 확대...삼성·SK ‘뜻밖의 희소식’

산업 일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상원 문턱을 넘으면서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한 세액공제가 35%로 확대했다. 현지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7월 1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상원에서 OBBBA가 통과되면서 기존 25%로 설정됐던 반도체 시설 세액공제가 35%로 확대됐다. 지난 2022년 제정된 ‘반도체 및 과학법’(이하 반도체법)은 반도체 기업들에 2022년 말 이후 가동 시설과 2026년 말 이전 착공 시설을 대상으로 시설·장비 투자에 대해 25%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이날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세액공제 폭을 25%에서 35%로 확대한 것이다. 법안이 상원에 회부된 이후 상원 공화당이 내놨던 초안에 담긴 30%보다 더 높인 것이다.반도체법 제정 당시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는 반도체 기업들이 세액공제 25%를 통해 향후 10년간 240억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번 법안으로 효과가 더 커지게 됐다. 아울러 반도체법은 시설·장비 투자 대상 세액공제와 더불어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한 직접 보조금(390억달러)과 대출(최대 750억달러) 지원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인텔, TSMC,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보조금 대상으로 확정됐다.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지만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되거나 추진될 예정인 지역에 소속돼 있는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이 법을 유지하면서 공제 폭도 확대하게 됐다.법안은 하원을 통과한 이후 상원에서 수정 가결됨에 따라 다시 하원에서 표결을 거쳐야 한다. 공화당은 2일 법안을 표결에 부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까지 서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세액공제 확대로 인해 현지 투자 기업들의 투자 계획 이행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내년 가동이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시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착공을 준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또 현지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 시설을 토대로 현지에서 1000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디애나 첨단패키징 공장의 총 투자 규모는 38억7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에 달한다.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외에도 TSMC,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생산시설 투자 기업 모두 혜택을 받기 때문에 효과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25.07.03 11:46

2분 소요
향후 3년이 국내 반도체 시장 골든타임인 이유 [스페셜리스트 뷰]

산업 일반

바야흐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의 시대다. 생성형 인공지능인 ‘OpenAI’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등장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함과 동시에, 인간의 삶을 한층 더 안락하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엔비디아 ▲시스템 반도체 제조사 TSMC ▲AI용 메모리인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의 선두 주자인 SK하이닉스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 등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한때 전통의 강자였던 인텔의 몰락과 글로벌 1위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의 부진은 업계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韓 반도체, 반전의 기회는 지금이다삼성전자는 1974년 12월 6일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은 한국 반도체 산업 50주년이었다. 그러나 기념식은 조촐하게 치러졌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를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전영현 부회장은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압도적인 기술력을 회복하고 품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 실적을 보면 SK하이닉스가 23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5조1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엔비디아의 공식 승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적자 상태인 파운드리 산업의 시장 점유율은 8.1%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월 말, 9년 만에 부활한 삼성 임원 교육에서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직접 언급하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을 강조했다. 이는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다.본 글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골든타임이 향후 3년이라는 전제하에, 경영·기술·산업 생태계의 세 가지 관점에서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3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첫째, AI 반도체 기술 수요의 승부처가 향후 3년 안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OpenAI를 비롯한 인프라 기반의 AI 기술 투자의 방향성은 2027년 말에 결정된다. 이러면 엣지 컴퓨팅·온디바이스 AI의 어떤 제품군이 주류로 자리 잡을지 윤곽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시기는 다양한 기술들이 각축을 벌인 끝에 과점 형태로 재편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둘째, 향후 3년이 삼성전자 중심의 파운드리 산업이 좌초할지, 혹은 TSMC와 겨룰만한 기업으로 성장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마지막 반전의 기회일 수 있다.셋째, 현재 메모리 반도체 기준으로 약 2.5년에서 3년 정도의 기술 격차를 보이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추격해 올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가 향후 3년이기 때문이다. 그 격차를 유지하거나 다시 벌려야만 한국의 메모리 주도권이 유지될 수 있다. 반도체 승부수, 세 가지 관점을 보라이처럼 골든타임인 향후 3년 안에 국내 반도체 산업이 승부를 보려면 세 가지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첫 번째 관점은 반도체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 변경이다. 국내 반도체는 1960년대의 미국이나 1970년대의 일본보다 늦어진 약 20년 후에나 관련 사업에 착수했다. 후발주자로서 추격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1974년 1월 26일 삼성에 인수된 한국반도체의 사업은 답보상태였다. 그러다 1983년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도쿄선언’을 통해 사업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이 회장은 일본이 미국에게 이긴 유일한 산업이 반도체임을 알고 있었다. 이에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그룹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이후 용인시 기흥구에 반도체 생산단지 1라인 조기 착공에 돌입했다. 1987년 초 전자산업 수요 감소로 반도체 사업 자체의 위기감이 고조됐던 시기에도 이 회장은 생산단지 3라인 투자를 지시했고 결국 이는 결실을 맺었다. 이와 같은 주문들이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 성공을 이끌었던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이후 10년 만인 1993년, 국내 반도체는 디램(DRAM)분야 세계 1위에 오르며 현재까지 메모리 분야 1등을 지키고 있다. 보통 반도체는 ‘설계’와 ‘생산’,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삼성과 인텔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내부에서 처리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를 표방했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기업 내부에서 모두 운영하는 것은 내부 기술 협력이 가능할 때의 이야기다. 다른 회사들은 쉽지 않은 일인 셈이다.하지만 시간이 흘러 제품군이 PC에서 모바일, 그리고 AI까지 확대되는 시점에서 한 회사가 모든 반도체의 설계와 생산을 장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각 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인텔은 삼성전자와 달리 모바일 부문에서 반도체 사업의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다. 당시 인텔의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에는 문외한인 사람이었다. 결국 CEO의 의사결정 실패로 위기에 몰린 셈이다.종합 반도체 회사에서 설계와 생산을 나누는 방식을 창안한 곳은 TSMC다. 특히 TSMC에는 여러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몰렸다. TSMC가 반도체 설계 특화 회사로 올라선 배경이다. 자연스레 TSMC는 반도체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하지만 몇 가지 사건에서 보듯 설계 분야에 있어 삼성전자의 성과는 요원하다. TSMC와 삼성이 애플 아이폰 생산으로 경쟁하던 지난 2014년, 삼성은 설계 분야의 핵심 기술 기업인 ARM의 기술까지 내재화하려는 전략을 세웠지만, 실패했다. 결국 아이폰 생산 수주를 TSMC에 내어주는 단초를 제공하게 됐다. 또한 삼성전자는 모바일 반도체 설계 기업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설계의 핵심을 알아내고자, 퀄컴의 기술을 삼성 모바일폰 설계에 활용했다. 그리고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핵심 부품인 코어까지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몽구스 프로젝트’를 극비에 운영했지만 2019년 결국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두 번째 관점은 생산에 있어서 ‘삼성전자는 모두의 적, TSMC는 모두의 친구’라는 일갈을 냉정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TSMC는 설계 회사의 기술 보안을 위해 생산 라인을 따로 지정하고, 내부 직원의 정보 유출마저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핵심 기술을 제외하면 고객이 요청하는 정보에 대한 문서가 체계화돼 있고, 고객 대응 조직이 상당히 두터운 편이다.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선단 공정의 첨단 기술 문제나 수율이라는 생산성 문제에 뒤처져 있음에도 내부 기술보안 정책을 기준으로 정보 공개에 서툴거나,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이유로 대응이 늦은 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업의 개념에 대한 성찰이 요구됨을 보여준다.세 번째 관점은 반도체 산업 생산체계에서 상생협력의 기조를 재수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 후발주자로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반도체 생산을 위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를 해외에서 주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었다.국내 대기업들은 주로 수입 대체를 위한 협력사를 양성해 국산화를 달성하는 전략을 썼고 이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특히 일부 산업의 경우 완전 국산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반도체 설계도는 이미지에 불과할 뿐, 반도체는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를 조절해야 할 정도로 극단적인 미세 공정을 통해 만들어 내야 한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방해하기 위해 글로벌 장비사의 수출 금지를 전략으로 세웠듯이, 장비가 없다면 유려한 설계도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만큼 반도체 제조에서 장비업체가 중요하다는 얘기다.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 이후 국내에는 소부장 업체들이 생겨났으며 국산화 비율이 상승했다. 하지만 2023년 산업연구원의 통계를 보면 장비 국산화는 22%, 소재 국산화는 34%에 그친다.또한 반도체 장비 기업은 ‘슈퍼을’의 위치에 있다. 국내 장비회사들은 독자적인 기술력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때로는 글로벌 장비사와 특허소송에 휘말리기도 하며, 장비의 단가를 낮추는 전략적 도구로 오용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결국 전략적 협력을 통해서 글로벌 1등 기업들과 함께 과점의 형태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살아남는다. SK하이닉스는 소재 회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수출 규제 항목이었던 극자외선용 감광액(PR, Photo resist)을 SK머티리얼즈에서 국산화에 성공했고, HBM의 핵심소재 EMC(Epoxy Molding Compound·반도체 방습·발열을 하는 탄소 물질) 관련 일본회사와 독점적 계약을 맺고 경쟁력을 확보했던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또한 대만의 사례도 눈에 띈다. 대만은 산업 정책상 반도체 장비 기업을 양성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회사의 장비 구매 방식을 활용했다. 구매 이후 품질 보증기간이 끝난 뒤 장비 유지보수와 개조개선 회사를 자국 내에서 양성해 ‘장비사 수입대체’ 방식을 피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 인재와 기본기최근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모든 기업이 발 벗고 나서는 상황에서 ‘국내 1등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더 이상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다. 기술로 창업에 성공한 이들이 새로운 세대로 등장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사업의 의사결정 방향이나, 세부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재무 담당자에게 기술인력이 허락을 받는 의사결정 방식은 개편돼야 한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스탭 조직과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기술부서의 의사결정 구조 및 권한 배분 방식도 변경돼야 한다.결국 기술에 대한 면밀한 존중이 필요하다. 또 기술 인력을 중시해야 한다. 故이병철 회장은 1976년 상공회의소 기고문에서 ‘인재 확보와 양성을 못하는 것은 부실 경영만큼 기업인의 범죄’라고 강조했다.수율을 중심으로 하는 반도체 제품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의 ‘현재’가 무너진다. 수율은 투입 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良品)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불량률의 반대어다. 수율은 특히 반도체의 생산성, 수익성 및 업체의 성과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른 산업과 달리 반도체 수율은 특정 연구개발 조건을 바꾼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연구소에 천여개에 달하는 공정 조건을 만들면, 제조센터에서 수많은 장비로 동일한 공정 결과를 구현해야 수율 확보가 가능하다. 말하자면 수천대의 장비가 똑같이 움직일 때만 가능하다는 얘기다.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의 모든 반도체 기업들은 90% 이상 동일한 글로벌 장비를 쓰고 있다. 왜 같은 장비를 쓰는데 수율에서 차이가 있을까?삼성전자는 반도체 핵심 제작 신기술을 먼저 개발하고도,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TSMC 추격에 실패하기도 했다.수율 문제는 단품 중심 경영에서는 이익 창출의 문제겠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비즈니스 기회 창출과 연결되는 핵심 사항이다. 이 문제는 천재급 인재를 데려와도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다. TSMC는 어떻게 수율을 확보한 신규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이는 결국 기술의 기본기를 강조하고 존중했다는 데 있다. 최근 반도체 칩을 이어 붙이는 ‘패키지 공정’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HBM의 성공과 실패에는 패키지 공정 개발을 단시간에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품 개발 중심 기술 임원들의 오판이 작용했다.TSMC가 삼성전자에게서 애플 수주를 빼앗아 올 때도 패키지 공정의 진일보가 있었다. 이후 TSMC는 패키지 공정마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설계 회사들은 고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TSMC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SK하이닉스 또한 상대적으로 전략적 움직임보다는 기술 인재들을 존중했고, 설계와 제품 중심이 아니라, 공정과 장비기술 및 웨이퍼 공정과 패키지 공정의 수평적 위계를 통해서 미세공정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 반도체, 안정된 생태계 확보돼야최근 대기업에서는 시니어 인력들을 ‘뒷방 늙은이’라고 힐난하면서 그들의 숙련을 고임금의 저성과자로 간주하며 쫓아내기 바쁘다. 생태계 확보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모욕을 감내하며 버티고 있다. 대기업은 인력 순환의 정점이 돼 산업 인력 양성소가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들어간 인재들은 대기업이라는 온실에서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천천히 썩어가고 있다.국내에서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기술 유출의 혐의를 받으며 해외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생긴다. 반면 중견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의 절반이 중고신입으로 1년 만에 퇴사하는 등 인력난을 겪는다. 중견기업의 신입 직원들은 1년 전후로 다닌 경력을 없애더라도 취업시즌이 되면 대기업 신입 채용에 눈길을 돌린다. 대기업이 최종 종착지가 돼버린 지금, 산업 생태계 확보 및 중견기업 이하 처우 개선은 국가 차원에서 돌아봐야 하는 문제다. 반도체 산업협회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반도체 인력은 약 30만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양성되는 방식으로는 약 7만7000명 정도가 부족한 실정이다.특히 대기업들은 ‘계약학과’ 방식으로 우수 인력들을 미리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도체 계약학과의 경우 실제 현장과 동떨어진 수업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계약학과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인재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반도체 장비는 정밀한 ‘기계 설계’와 ‘가공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우수 기계공학 전공자들이 필요한 분야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화학 반응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에도 유관된 전공에서 관련 지식체계를 습득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기술인재 양성 대학인 폴리텍 대학은 최근 반도체 전공을 강화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에서도 반도체 학과가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숙련 기술직에 대한 선호도는 낮다. 정부가 인력 양성의 미스매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연한 정책을 펴야 할 때다. 또한 반도체 생태계 안에서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인 기업들에게 두터운 지원이 필요하다. 반도체 수율의 핵심적인 기능은 아주 작은 볼트·너트의 품질에 달려 있다. 체결과 구동의 미묘한 품질 변화가 곧 기술력이다.그렇지만 볼트·너트 등 값싼 소모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매우 영세하다. 국가 단위에서 반도체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 지원은 당연한 과제이지만 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정밀 기계 공업, 소재의 순도에 영향을 미치는 정밀 화학 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회사를 위한 기술 인프라 확보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향후 반도체 미래 3년에 가장 단단한 뿌리며 줄기가 될 것이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산업은 기술 인재의 존중과 중요 기술에 대한 재정의가 시급히 요구된다. 또 생태계 확보를 위한 전 국가적 노력은 몇몇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두텁게 쌓아가야 한다. 한국 반도체의 명운이 걸린 앞으로의 3년을 위해 이제 하루에 한 걸음씩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해야 할 때다.

2025.04.19 10:00

9분 소요
반도체 기업 세액공제율 5%p 높인 ‘K칩스법’ 기재위 통과

산업 일반

국회 기획재정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반도체 기업의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p)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해당 법안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높여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른바 ‘K칩스법’으로도 불린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은 대·중견기업 20%, 중소기업은 30%까지 각각 5%P 높아진다. 지금까지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은 각각 15%, 25% 수준이었다. 신성장·원천기술 및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2029년 말까지 5년 연장하고 반도체 R&D 세액공제는 2031년 말까지 7년 연장하는 법안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에 대한 통합 투자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2029년 말까지 5년 연장하는 법안도 의결됐다. 국가전략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 통합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R&D 장비 등 연구 개발을 위한 시설투자를 포함하고, 국가전략기술에 인공지능(AI)과 미래형 운송수단을 추가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통과했다. 중견·중소기업의 임시투자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2년 연장해 지난해와 올해 투자분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의결됐다.반도체 시설의 투자 세액 공제 대상에 R&D 시설 투자를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당장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에는 R&D 시설 투자 시 공제율이 대기업 1%, 중견기업 5%, 중소기업 10% 수준이었다. 그런데 개정된 칩스법에서는 세액 공제율이 대기업·중견기업 20%, 중소기업 30% 등으로 확대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 기흥 캠퍼스에 20조원을 들여 차세대 R&D단지 NRD-K 등을 짓고 있다. 현행 세액 공제율이 1%에 불과해 세액공제 금액은 2000억원에 그쳤지만, 세액 공제율이 20%로 높아지면 4조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국회에서 K칩스법 논의가 급진전 된 배경에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 검토, 세계 각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우리 기업을 추격하고, 관세율 인상 검토로 무역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수출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반도체에 대한 국내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실제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진행했던 반도체 보조금 지원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1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맞지 않는 조항이 보조금 지급 계약에 포함된 점과 인텔 등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이후 중국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협상 재검토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보조금 지원 염두에 두고 있던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시에서 370억달러(약 53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47억4500만달러의 보조금을 확정받았다. SKC의 유리 기판 자회사 앱솔릭스(7500만달러)와 SK하이닉스(4억5800만달러)도 지급이 결정된 바 있다.

2025.02.18 18:00

3분 소요
이재용의 결단 "파운드리 분사 안 한다" 천명

CEO

최근 종합 반도체 기업(IDM) 인텔의 추락세가 무섭다. 이 때문일까?최근 여러 위기론이 돌고 있는 삼성전자도 인텔과 같은 길을 피하기 위해 '설계·파운드리 사업을 분사, 사업별 경쟁력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많았다. 이런 시장의 전망에 삼성전자는 침묵으로 대응해 왔는데, 7일 이재용 회장이 직접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필리핀을 방문 중인 이 회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동안 사업 부진이 이어지던 삼성의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의 분사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한 셈이다.이 회장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1년에는 추가로 38조 원을 더해 총 171조 원이 투자될 예정이었다.하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이 회장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는 삼성의 프로젝트 진행이 "변화하는 상황과 미국의 기타 여건의 변화로 인해 조금 힘들어졌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 시점을 2026년으로 연기한 상태다.업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결단 어린 발언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본다.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후 귀국할 때 출장 성과를 묻는 말에 이례적으로 “실적으로 보여야죠”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 5월 전영헌 부회장으로 수장을 전격 교체한 후 내부 조직 정비에 나섰고, 연말에는 큰 폭의 인사 개편도 예상된다.과연 삼성전자가 최근의 부진을 씻고 이재용 회장의 의지대로 다시 세계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4.10.07 21:12

2분 소요
현대그린푸드, 美 캐주얼 수제버거 ‘재거스’ 국내 첫선

유통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USAG 험프리스)에 미국 캐주얼 수제버거 브랜드 재거스의 글로벌 1호점을 오픈한다고 30일 밝혔다. 재거스가 미국 이외 국가에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014년 설립된 재거스는 미국 1위 스테이크 전문 브랜드 ‘텍사스 로드하우스(Taxas Roadhouse)’의 창업자 켄트 테일러(Kent Taylor)가 만든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로, 인디애나·켄터키·노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남부와 중동부 주를 중심으로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모든 비프버거에 소고기 패티가 두 장씩 들어가는 등 양이 푸짐한 데다, 신선한 재료를 활용해 모든 메뉴를 주문 즉시 조리해 내어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재거스는 2020년 미국 식품 시장조사기관 ‘테크노믹(Technomic)’이 그 해 가장 주목 받는 식품 브랜드에게 수여하는 ‘핫 콘셉트(Hot Concept)’에 선정됐으며, 미국 인디애나주 대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인디애나폴리스 먼슬리(Indianapolis Monthly)’로부터 ‘최고의 버거’로 소개되기도 했다.이번에 오픈하는 재거스 험프리스점은 165㎡(약 50평, 70석 규모)로, 비프버거와 치킨버거 등 버거 14종과 감자튀김·맥앤치즈·샐러드·쉐이크 등을 비롯한 사이드 메뉴와 음료 22종의 메뉴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크레이지 굿 치즈버거’(한화 기준 약 1만 3,100원), ‘스파이시 크리스피 치킨 샌드위치’(9200원) 등이며, 5300원 가량을 추가하면 감자튀김과 탄산음료가 포함된 세트 메뉴로 제공된다. 또한 현대그린푸드는 채식주의자를 위해 검은콩과 퀴노아를 활용해 패티를 만든 ‘블랙빈 베지 버거’(1만1800원)와 치킨 텐더를 한 번에 최대 100조각까지 주문 가능한 ‘텐더 팩’ 등 재거스의 개성이 담긴 메뉴도 국내에 그대로 선보인다.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더블 패티에 수제 조리 방식임에도 국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유사한 메뉴보다 가격은 1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 조리 인력을 파견해 두 달간 전문 교육을 이수하고, 모든 재료를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사용하는 등 노력을 통해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며 “앞으로도 특색 있는 글로벌 외식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현대그린푸드는 1호 매장인 험프리스점에서 재거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향후 국내 추가적인 매장 오픈도 검토할 예정이다.한편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19년 평택 미국기지에 텍사스 로드하우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바 있으며, 이후 현대백화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총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4.09.30 16:14

2분 소요
해리포터 초판 표지 그림 26억원 낙찰…시리즈 관련 작품 중 최고가

국제 이슈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이 쓴 '해리 포터' 시리즈 1편의 초판 표지 그림 원본이 경매에서 190만 달러(약 26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 소설 시리즈 관련 작품으로는 최고가다.27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삽화 작가 토머스 테일러가 1997년 그린 이 작품이 전날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됐다.낙찰가 190만 달러는 최고 예상가의 3배를 넘는다.낙찰자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7분간 이어진 경매에서는 입찰가가 5만 달러(약 7000만원) 단위로 거듭 뛰어올랐다고 한다.401x282mm 크기인 이 그림에는 짙은 갈색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쓰고 이마에 번개 흉터가 있는 해리 포터가 9¾ 승강장에서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앞에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당시 23세였던 테일러는 출판사에서 '무명작가의 신간 소설' 표지 그림을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았으며 그리는 데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소더비의 칼리카 샌즈는 "이 그림이야말로 해리 포터와 마법 세계를 최초로 시각화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 표지 그림은 시리즈 총 7편 중 4편까지만 출간됐을 때인 2001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 처음 나와 8만5750파운드(약 1억5000만원)에 팔렸다. 23년 만에 가격이 17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앞서 이 시리즈 관련 품목 중 최고 낙찰가는 2021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경매에서 팔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미서명 초판본 42만1000달러(약 5억7000만원)였다.

2024.06.27 22:45

1분 소요
삼성전자, 美서 반도체 보조금 9조원 받는다…역대 3번째 규모

산업 일반

미국 정부가 15일(현지 시간)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투자하는 삼성전자에 반도체법에 의거해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삼성전자의 텍사스 첨단 반도체 공장 투자를 위해 반도체법에 의거,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삼성전자는 이에 맞춰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총 약 450억달러(약 62조3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투자 규모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삼성전자의 첫 번째 텍사스 테일러 공장은 2026년부터 4나노미터 및 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며,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팹 역시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반도체 보조금은 미국 반도체기업인 인텔(85억달러·11조8000억원)과 대만 기업인 TSMC(66억달러·9조1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지원은 첨단 반도체의 공급망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제·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대결이 격화하자 첨단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안보 위험으로 간주해왔다.현재 미국 내에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미국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지원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공급망 유연성을 확보하고 중국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핵심 제조업의 부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고, 특히 국내외 반도체 제조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반도체법을 입법했다.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달 20일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 등 195억달러에 달하는 지원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보조금 66억달러를 포함해 총 116억달러 지원안을 공개했다.

2024.04.15 18:30

2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