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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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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야시장, 프랜차이즈 가맹점 생존율 90% 이상 기록

산업 일반

외식업계 전반에 걸쳐 높은 폐업률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브랜드 ‘족발야시장’은 90% 이상의 가맹점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족발야시장은 본사 ㈜올에프엔비(ALL F&B)의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과 가맹점 중심의 상생 전략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는 점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본사는 철저한 상권 분석과 간편한 조리 시스템, 고도화된 물류 체계를 통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또한 족발과 감자탕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멀티 브랜드 구조도 생존율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점심과 저녁 시간대 수요를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무청감자탕’ 브랜드와의 결합은 시간대별 매출 공백을 줄이고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올에프엔비는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교육부터 매장 오픈 이후의 밀착 관리, 가맹점주와의 지속적인 소통, 위기 대응 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실제로 많은 가맹점이 코로나19와 고물가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올에프엔비 관계자는 “앞으로도 창업자 중심의 운영 체계와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 모델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04.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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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카나치킨, 수익성 중심의 안심 창업… ‘돈 되는 상권, 준비된 점주’와 함께

산업 일반

양념치킨의 명가 멕시카나가 자사의 메가히트 제품인 ‘치필링’이 성공적인 이슈 몰이와 동반한 판매량 신장을 통하여 소비자들 뿐만이 아닌 예비 창업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으면서 창업 문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증대에 초점을 맞춘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창업 정책을 전개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멕시카나치킨은 기존의 외식 창업시장의 이른바 ‘점주, 점포 모셔오기’로 표현되는 창업 모객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선하여, 올해부터는 ‘돈 되는 상권’, ‘준비된 점주’를 중시하는 수익성 중심의 창업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멕시카나의 이러한 창업 정책은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낮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증가한 전체 자영업 시장의 창업률 대비, 이어지는 수익성 감소와 폐업 등으로 인한 예비 창업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장 내 생존률을 높여 안정적인 장기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멕시카나는 악화를 거듭하는 이러한 시장 상황의 면밀한 분석을 통하여 전면 개편된 창업 정책을 금년도 중점 추진사항으로 결정하고 활발히 전개해 나아가고 있다.한편 멕시카나 치킨은 개편된 창업 정책과 병행하여 초기 창업 비용 및 홍보 비용 지원은 물론 오픈 이후에도 체계적인 매장 운영 컨설팅을 통하여 안정적인 가맹점 운영을 서포트해 오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시장의 트렌드에 부응하는 다양한 제품군 운영과 마케팅 전개로 가맹점 매출액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오고 있다.멕시카나는 이러한 호조를 이어가기 위하여 지난 달 신규 출시된 ‘마늘간장치킨’을 시작으로 베스트셀러 제품인 ‘치필링’의 새로운 라인업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올 한해 6~7가지의 획기적인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새로운 TV광고를 통하여 신제품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멕시카나 관계자는 “무분별한 창업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와 잦은 폐업률로 인하여 최근 자영업 시장의 장기 생존률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예비 창업자 분들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외식업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갖추어진 예비 창업자 분들께 보다 나은 입지의 상권을 제공하여 창업이 이루어 지는 것이 장기 생존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으로 창업 정책을 대폭 개선하였다. 앞으로도 저희 멕시카나는 가맹점의 시장점유율 증가보다는 수익성 증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언제나 최고의 사업 파트너로서 최선의 역할을 다 할 준비가 되어있다. 신규 창업, 업종 전환을 고민하고 계신 모든 예비 창업자 분들의 많은 문의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2025.02.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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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비어, 다 어디 갔나”…초저가 이자카야, 지속 가능성은?

유통

최근 외식업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초저가 이자카야가 단기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격 경쟁 이면에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유사 브랜드의 난립과 과거 스몰비어의 실패 사례를 고려할 때, 초저가 이자카야의 미래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생마차’ ‘쏘시지요’ ‘다다하다’ 등 초저가 이자카야 업체들은 대표 메뉴인 닭날개튀김을 개당 약 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업체는 닭날개를 한 조각이 아닌 반으로 나누어 제공하면서도 메뉴판에는 이를 제대로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예컨대 뭉뚱그려 ‘닭날개튀김’이라고 표시하거나, 일본의 닭날개 튀김 요리인 ‘테바사키’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테바사키는 ‘테바나카’(몸통에 가까운 부분)와 ‘치프’(tip·날개 끝)를 통칭하는 단어다. 다시 말해 온전한 닭날개 전체가 나와야 테바사키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다수 초저가 이자카야에서는 테바나카 부분만 떼어서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적으로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테바사키 프랜차이즈인 ‘세카이노야마짱’(世界の山ちゃん)의 테바사키가 개당 110엔(약 10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초저카 이자카야들의 900원짜리 닭날개튀김의 가격은 2배가량 비싼 셈이다. 여기에 최소 주문 수량을 대개 10개로 정해놨기 때문에 실제 소비 금액이 예상보다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1900원 생맥주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생맥주 한 잔의 용량은 500㎖로 인식되지만, 초저가 이자카야에서는 300~350㎖로 줄여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얼핏 보기에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용량 대비 가격으로 환산하면 일반적인 술집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신기루처럼 사라진 스몰비어 신드롬 재현?생마차와 같은 선두 브랜드의 성공 이후 단기간에 수많은 ‘미투(Me-too) 브랜드’들이 범람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유사한 가격 정책과 콘셉트를 내세운 초저가 이자카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과열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일례로 생마차는 2023년 8월 론칭했는데, 이를 따라 지난해 1월 탄생한 미투 브랜드인 쏘시지요는 현재 오히려 생마차의 점포 수를 앞지른 상황이다. 초저가 이자카야 열풍은 과거 외식업계를 강타했던 스몰비어 유행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11년 ‘봉구비어’를 시작으로 스몰비어는 저렴한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제공하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봉구비어의 히트 이후 ‘봉쥬비어’ ‘춘자싸롱’ ‘영희비어’ ‘상구비어’ ‘용구비어’ ‘춘자비어’ 등이 연이어 나타났다. 그러나 이내 급격히 늘어난 매장 수와 품질 저하로 인해 짧은 시간 내에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 같은 스몰비어의 역사는 초저가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희석시키고 시장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스몰비어와 유사하게 초저가 이자카야 역시 가성비를 강조하지만, 이로 인해 제품 품질과 서비스 수준이 뒷전으로 밀릴 위험성이 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가격만으로 매장을 선택하는 데 한계를 느낄 경우, 초저가 이자카야의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점주 희생 위의 성장 ‘주의’소상공인들의 관점에서 ‘진짜’ 문제는 초저가 이자카야 본사의 수익 극대화의 이면에는 점주들의 과도한 부담이 자리한다는 점이다. 매각을 목표로 한 초기 전략과 운영 방식이 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 초저가 이자카야의 경우 사모펀드(PEF)에 매각된 사례는 없으나 머지않아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프랜차이즈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매각 기획형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브랜드 매각을 위해 초기 직영점 매출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시장에 정통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강남이나 홍대 같은 좋은 입지에 직영점을 열고 마케팅에 집중해 매출을 끌어올린다. 생마차 등 초저가 이지카야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이런 방식은 직영점의 실질적인 수익성을 희생하며, 가맹점 모집을 위한 미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가맹점이 확장되면 본사는 물류비를 통해 수익을 챙긴다. 본사는 가맹점에 원가보다 비싸게 물품을 공급하며, 이 차익으로 돈을 번다. 이런 구조는 점주들에게 과도한 비용 부담을 전가하며, 실제로는 매출이 높아도 수익은 거의 없는 상황을 빈번히 발생시킨다. 특히 PEF가 매입한 후에는 물류비 상승이 더욱 심화돼 점주들의 어려움은 가중된다.결국 브랜드 매각이 완료되면 본사는 운영에서 손을 떼거나 법인을 청산해 책임을 회피한다. 이 관계자는 “매각 후 점주들은 지원 없이 운영을 이어가야 해, 이는 가맹점의 폐업률 증가와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초저가 이자카야도 이런 흐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창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25.01.18 09:01

4분 소요

산업 일반

지난해 높아진 금리로 인한 외식 물가 부담과 주머니 사정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폐업한 사업자가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발표한 '최근 폐업 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98만6000명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89만5000명), 2021년(88만5000명)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84만4000명), 2009년(84만1000명)보다도 많았다.폐업률은 9.0%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전년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연도별 폐업률은 2016년 11.7%, 2017년 11.2%, 2018년 10.5%, 2019년 10.3%, 2020년 9.4%, 2021년 8.8%, 2022년 8.2%로 조사됐다.업종별로는 소매업(27만7000명), 기타 서비스업(21만8000명), 음식업(15만8000명) 등의 순으로 폐업자 수가 많았다. 폐업률은 음식업(16.2%), 소매업(15.9%) 등 소상공인이 많은 업종이 높게 나타났다.경총은 "음식업 등에서 폐업률이 높은 것은 진입장벽이 낮아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고, 최저임금 미만율(전체 노동자 중 최저임금을 못 받는 노동자 비율)이 37.3%에 달할 정도로 비용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폐업한 사업자 중 사업 부진을 이유로 문을 닫은 비중은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이유를 묻는 말에 사업 부진을 택한 비율은 48.9%로 가장 많았고, 이는 2010년(50.2%)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지난해 폐업한 개인사업자 중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은 49.2%였고, 법인사업자 중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은 44.6%로 나타났다. 특히 폐업한 간이사업자 중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이 55.3%로 높았다.연령별로는 30세 미만(19.8%), 30대(13.6%) 사업자의 지난해 폐업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음식점을 운영하는 20대 A씨는 "인건비 부담으로 한참 바쁜 피크타임에만 직원을 쓰고 싶어도 구해지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풀타임 직원들만 고용하고 있다"며 "직원들보다 월 수익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른 가게에서 알바를 하는 것이 더 낫다"라고 밝혔다.

2024.12.26 15:13

2분 소요
치킨집 사장의 절규...“배달업, 이대로 가면 공멸”[이코노 인터뷰]

유통

2010년 국내 배달플랫폼(배달앱)이 처음 등장한 이후 클릭 몇 번으로 음식 주문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이런 편의성은 매월 수천만명이 배달앱을 이용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배달 서비스는 플랫폼과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가 만족한 서비스인 듯 보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배달앱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꾸준히 오르며 소상공인들은 “살려달라”고 호소한다. 업주들은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및 배달비 전가 등의 횡포를 견디며 오늘도 억지로 배달앱 주문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러다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며 절망감을 토로한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상생협의체 출범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섰지만 상황을 해결할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일까. 과연 배달앱과 소상공인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해법은 존재하는 것일까. “배달 플랫폼들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수수료율 인상) 정말 이해를 못 하겠어요. 얘네들도 이러면 입점업체들이 다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알텐데.. 왜 이렇게까지 고혈을 짜내는 건지...”지난달 국내 배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민1플러스의 중개수수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올리면서 소상공인들의 울분이 더욱 거세졌다. 배민1플러스는 소비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내는 ‘배민 클럽’에 가입하면 무료 배달해 주는 서비스의 상품 이름이다. 업계 2~3위권인 쿠팡이츠나 요기요의 무료배달 서비스 상품의 중개수수율도 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사실상 업체들이 무료 배달 실시 후 소비자에게 구독료를 받으면서도 배달 비용은 모두 점주에게 전가한 셈이다. “이대로 가다간 배달앱도 소상공인들도, 배달 대행업체들도 모두 망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이야기다. ‘이코노미스트’는 황지웅 푸라닭 점주협의회 회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배달 플랫폼 이용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들어봤다. 황 회장은 푸라닭 4년, 페리카나 17년 등 치킨 프랜차이즈 운영 경력만 21년에 달하는 베테랑 점주다. Q.현재 어떤 배달앱에 입점해 있나.-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대형 3사에 모두 입점해 있다. 입점 안 하면 장사가 안 된다. Q.배달앱이 얼마나 가져가나. -주문 금액의 20~30%는 배달앱이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 2만원짜리 주문이 들어오면 수수료가 5000~6000원 정도 나가는 셈이다. 원가 1만원을 제하면 사실상 4000~5000원이 남는다. 여기서 인건비, 임대료, 세금 등을 떼면 남는 게 없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본사로부터 필수 품목들을 구매해야 해서 이 비용이 더 나간다. Q.이번 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해 본사 차원에서 지원책이 있나.-대형 프랜차이즈업체들도 모두 눈치만 보고 있다. 이럴 때 정말 본사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들은 그들의 이익만 중요할 뿐이다. 올 3월에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회사 회장들이 만나서 대책을 논의했다고 들었는데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Q.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 점주들이 배달 가격 이원화(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올리는 것)를 원하는 것 같다.-교촌치킨이나 BBQ 같은 큰 회사들이 나서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가격 이원화를 처음 시작한 업체에게 소비자 불만이 모두 쏠릴 수 있으니 눈치만 보는 거다. 당연히 점주들은 스스로 가격을 올리고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는 특수성이 있어 특정 지점들만 올리기가 사실상 어렵다. 본사에서 ‘공식적으로 가격 이원화를 하겠습니다’라고 해주는 것과 안 해주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큰 차이다. Q.가격 이원화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역시 수익 확대인가. -그런 부분도 있지만 길게 보면 소비자들의 배달앱 선택권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무슨 얘기냐면, 중개수수료율이 2%대인 중소형 배달앱에 입점하면 업체들은 당연히 가격 이원화를 실시해도 배달 메뉴 가격을 올리지 않을 거다.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처럼 수수료율이 높은 배달앱의 메뉴 가격만 높이는 거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배달앱을 선호하지 않겠나. 하지만 지금 시점에 수수료율이 낮은 ‘땡겨요’나 ‘hy의 상생 배달앱 노크(Knowk)’, 지자체앱들이 더 열심히 마케팅을 해서 소비자들을 유치해야 하는데 별로 의지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 Q.배달앱들이 수수료율을 앞으로도 올릴 것으로 보나.-이번에 올려서 당분간 안 오르겠지라고 안심하기 어렵다. 배달플랫폼들의 개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수수료 인상률도 더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조만간 또 올릴 지 누가 알겠나. 또 배달앱들은 광고 상품으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배민의 경우 ‘우리가게클릭’이나 ‘깃발’(울트라콜) 같은 상단 노출 광고 상품이 있다. 이런 노출형 광고 상품들을 계속 내서 돈을 벌려 할거다.Q.또 어떤 부분이 부당하다고 느끼나.-배달앱들이 자기 마음대로 정책을 결정하고 우리한테 고지하는 식이다. 적어도 협의 정도는 하고 제도를 시행해야 하지 않나. 이번 배민 클럽 같은 무료 구독모델도 마찬가지다. 무료로 배달하면 배달료 부담은 100% 점주들이 진다. 여기서 소비자들은 구독료를 낸다. 그러면 배달앱만 배달료 부담에서 쏙 빠지는 셈이다. 우리는 결국 배달료를 메뉴 가격에 적용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배달 플랫폼 구조에서 ‘진정한 무료 배달’은 불가능하다. 소비자들도 이런 부분을 알아야 한다.Q.정부에 요청할 부분은 어떤 것인가.-배민의 경우 광고 상품 계약서를 임의로 변경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많으면 1년에 100번도 넘게 바꾼다. 이런 부분도 협의체를 만들어 배달앱들이 점주협의체와 협의 후 진행하게 하도록 법제화가 돼야 한다. Q.현재의 상황이 너무 답답할 것 같다.-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든다. 배달앱이 생긴 초기, 배달앱 관계자들은 점주들을 찾아와 플랫폼에 입점하면 돈을 많이 번다며 달콤한 말들을 쏟아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너무 어렵다. 교촌치킨만 해도 폐업률이 0%였다. 그런데 올해부터 폐업률이 늘기 시작했다. 결국 배달앱 때문이다. 배달앱은 싫지만 탈점하면 장사가 안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Q.배달앱들이 왜 이렇게까지 수수료율을 올렸다고 보나.-업계 1위 배민은 대주주가 외국계이지 않나. ‘한국 시장에서 결국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가 목표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계속 가면 입점업체들은 다 망하거나 배달앱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러면 배달앱들도 힘들어진다. 판매자가 없는 플랫폼은 의미가 없지 않나. 최근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이 활성화되면 그때는 배달앱 플랫폼이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걸 지금 배달앱들이 예상하고 이렇게 입점업체들 고혈을 짜내는 건지도 모르겠다.

2024.09.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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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원두 수확량…커피산업,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전문가 칼럼

이렇게 된 이상 카페나 차려보자고 말하는 수많은 이들의 꿈은 현실이 됐다. 2023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프랜차이즈(가맹점) 조사 결과’에서 2022년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가 치킨전문점 수를 추월해 조사 항목 중 3순위에 도달했다. 이는 통계청이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래 처음이다. ‘직장인으로 살아남거나, 치킨집 사장님이 되거나’의 역사는 서서히 저물고 바야흐로 카페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증명했다. 카페나 차려보자는 꿈은 코로나 시대를 지나 집에서도 구현되고 있다. 커피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카페인을 충전하기 위한 필수요소에서 ‘취향의 음료’로 변했다. 여기에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자 하는 집콕 트렌드 흐름을 타고 홈카페가 인기다.치킨집 추월한 카페, 집으로 들어간 카페통계청 품목별 수출입 실적을 살펴보면 ‘커피·차를 끓이는 기기’ 수입 중량과 금액은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각각 40%, 80%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커피 박람회에서는 가정용 하이엔드 에스프레소머신과 그라인더가 주력 신상품으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2023년도에는 수치가 하락세지만 국내 머신 업체들의 성장세나 커피 원두 전문 판매 플랫폼의 매출 증가세를 보면 여전히 홈카페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페가 집 안팎으로 온 국민에게 퍼져나가는 모습은 국내 커피산업의 거대한 흐름을 보여준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믹스커피 제품 등을 포함하는 조제커피 시장은 8500억원에서 780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시장 비중도 33%에서 24%로 내려앉았다. 반면 원두 커피 등을 의미하는 볶은 커피 시장은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고 시장 비중도 21%에서 33%로 커졌다.사무실에서 사랑받던 믹스커피의 자리는 아메리카노로 대체됐고, 설탕과 프림의 양으로 취향을 따지던 사람들은 롱블랙과 라떼, 카푸치노를 마시게 됐다. 카페 산업이 성장한 이면에는 보다 건강함을 지향하면서도 출처가 분명한 먹거리를 찾는, 또 자신의 취향을 찾으려는 소비자의 꾸준한 성장이 한 몫한 셈이다.하지만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커피산업의 앞날은 불안하기만 하다. 커피전문점 개업이 증가함과 동시에 폐업 영업장 수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세통계 포털 집계 결과를 보면 2023년 11월 기준 국내 커피·음료점업 점포 수는 10만개(9만6584개)에 육박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 폐업 집계에 의하면 2023년에만 1만2000여 개의 카페가 폐업했다. 커피전문점은 외식 분야에서도 손에 꼽히는 노동집약적 업종이다. 통계청 ‘프랜차이즈(가맹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의 종사자 1인당 매출액은 5000여 만원으로 조사 대상 업종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비슷한 점포 수를 가진 치킨전문점이 종업원 1인당 1억2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커피전문점의 높은 폐업률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건비 등 고정비는 지속 상승하고 있고 하루만 지나도 수십 개의 경쟁 업체들이 생겨난다. 소비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매일 다른 카페를 찾아 떠난다. 이에 커피전문점 창업은 자영업자들의 꿈이자 희망이었지만 점차 지옥으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커피산업 주목할 새 키워드 스페셜티커피·홈카페 그럼에도 커피산업의 성장은 시대의 거대한 흐름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 통계에 의하면 국내 커피 시장은 2023년 기준 129억 달러(17조1776억원)에 육박하며, 2028년에는 159억 달러(21조1724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글로벌로 눈을 돌리면 커피 시장규모는 2023년 4526억 달러(약 603조원)에서 2028년 5343억 달러(711조원)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 성장 그래프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국내와 비슷하게 ‘스페셜티커피’와 ‘홈카페’를 주목하면 된다.스페셜티커피라는 단어는 1970년 커피수입업자 에르나 크누첸(Erna Knutsen)이 ‘티앤커피 트레이드 저널’(Tea&Coffee Trade Journal)에 자신이 직거래하는 커피 품질을 강조하기 위해 처음 사용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스페셜티커피라는 개념이 확장되기에 그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다.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이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00년대 전후다. 70년대에는 인스턴트 커피를 기반으로 한 커피 소비에서 벗어나 갓 볶은 커피로 내린 에스프레소 음료가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스타벅스와 같은 에스프레소 기반의 음료를 파는 카페들은 인스턴트 제품이 커피의 대중화를 이끌던 ‘커피 제1의 물결’ 시대의 바통을 이어받아 ‘제2의 물결’을 이끌었다. 커피는 원두를 볶은 후 국가 단위의 원산지 라벨만 달아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소비자들의 취향은 더욱 다양해졌다. 건강하고 안심한 먹거리를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원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커피 산지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어 커피를 구매하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스페셜티 커피가 새로운 파도인 ‘제3의 물결’을 일으켰다.스페셜티커피 개념이 탄생한지 20년이 지나 시장은 성장을 거듭했다. 다시 20년이 지난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 스페셜티커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미국커피협회(National Coffee Association)의 2023년도 데이터 기반 트렌드 조사(2023 National Coffee Data Trends Specialty Coffee Breakout Report)에 따르면 18세 이상 미국 소비자 중 52%가 ‘바로 지난주에 스페셜티커피를 소비했다’고 답변했다. 29세에서 39세 사이로 범위를 좁히면 수치는 62%로 올라간다. 한 번이라도 스페셜티커피의 투명한 정보와 전문성이 담보하는 품질을 경험하면, 더 낮은 품질의 커피를 좀처럼 찾기 힘들어진다. 이처럼 제3의 물결이 확산되자, 전문가들은 너도나도 ‘제4의 물결’에 대해 예측하기 시작했다. 아직 그 정의가 불분명한 제4의 물결에 대해 전문가들의 분석은 제각각이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선택에는 분명한 기조가 있다. 거래의 투명성과 품질 검증은 물론, 과정에서의 윤리성을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다국적 생두 트레이딩 플랫폼 알그라노(Algrano)는 자신들의 설문에 참여한 로스터 중 절반이 소비자들의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하거나 투명한 커피’를 찾는 요청이 생두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더 많은 비용을 다이렉트 트레이드(직거래)에 투자하고 지속가능성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전 세계 소비자들은 코로나를 거치며 더 안전하고 명확한 먹거리를 요구하고 있다. 가령 2023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아누가(ANUGA)식품 박람회는 ‘클린라벨’과 ‘지속가능성’을 핵심 키워드로 뽑았다. 식품 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는 커피 시장도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클린라벨을 요구 받고 있다. 이렇게 스페셜티커피 완성 키워드인 추적가능성과 전문성은 시대의 부름을 받고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커피 소비자들의 성장과 세계적인 전염병의 유행은 동시에 홈카페 시장 발전을 이끌었다. 비영리 환경단체인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와 국제 시민단체 솔리다리다드(Solidaridard)의 의뢰로 에토스 에그리컬쳐(Ethos Agriculture)가 발간한 ‘리포트 커피 바로미터’(Coffee Barometer)에 따르면 2020년까지 미국 소비자의 40%가 캡슐 커피 머신과 같은 싱글-컵 브루잉 시스템(Single-Cup System)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리포트에서는 유럽 커피연합의 통계를 인용해 유럽연합(EU27)에서 커피 팟(Coffee Pods) 시장이 전체 커피산업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매 매출의 40%를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성장하는 홈카페 시장에 호응해 기업들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월드커피포털(World Coffee Portal)은 2020년 네스프레소가 캡슐 커피 수요를 맞추기 위해 1억7000만 달러(2263억원)를 투자해 10개의 캡슐 커피 생산라인을 증설했으며, JDE 피츠(JDE Peet’s) 또한 캡슐 커피 생산을 60% 가까이 확대하며 홈카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제조 업체 드롱기(De’Longhi)도 2021년 상반기에만 순이익이 300% 넘게 증가했다는 발표 내용도 덧붙였다. SNS에는 전문적인 커피 지식을 동반한 콘텐츠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페셜티커피 업계의 유명인사이자 2007년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인 제임스 호프먼(James Hoffmann), 오닉스 커피의 대표이자 커피 업계를 대표하는 ‘긱’(Geek·특정분야에 열정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인 랜스 핸드릭(Lance Hendrick)의 유튜브 채널은 홈카페 열풍에 힘입어 각각 구독자 200만명과 20만명을 넘어섰다.지나치게 빠른 홈카페 시장의 성장이 거품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일견 존재한다.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기록하던 업체들의 성장이 2023년 들어 주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피 머신의 평균 수명을 생각하면, 잠시 주춤한 성장세에 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앞다퉈 ‘좋은 커피에 대한 경험’을 언급한다. 한 번이라도 좋은 커피에 입을 댄 사람들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명언은 스페셜티커피와 홈카페 시장의 성장을 든든히 떠받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커피 생산의 암울한 미래, 그리고 희망 이처럼 커피 소비국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생산국에서 전해 오는 소식은 그리 밝지 만은 않다. 전문가들은 올해 예측된 엘리뇨로 인해 브라질과 베트남, 인도 등 주요 로부스타(Robusta·세계 커피 생산량 30~40% 차지) 산지의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로부스타 거래 가격은 역사적인 고점에 다다르고 있으며, 가용량은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라비카 커피의 수확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나 엘니뇨의 영향으로 생산량 예측치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콜롬비아는 엘리뇨의 영향으로 주요 산지인 안티오키아(Antioquia)와 우일라(Huila)지역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으며, 카우카(Cauca) 지역은 가뭄과 산불로 국가 재난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미국 농림청(USDA)도 아라비카의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량 역시 그만큼 늘 것으로 보고 있어 올해 말 세계 커피 재고는 12년 새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피 선물 거래 시장의 가격 책정은 산지의 생산 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네덜란드의 컨설턴트 뉴포어사이트(NewForesight)는 볶은 커피의 평균 가격이 1982년부터 2018년까지 98% 상승했으나, 선물 거래 시장의 가격은 27%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세계적으로 아라비카(Arabica·세계 커피 생산량 60~70% 차지) 커피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도 산지에서 날아온 소식은 농가들이 겪는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스타리카는 불규칙한 강수량과 수확 인력의 부족, 생산비용의 상승으로 평균 이하 품질 제품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온두라스도 수확 인력이 부족해 커피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커피 산지에는 비단 경제적, 환경적 이슈뿐 아니라 정치적 요소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불안해진 중동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홍해 항로 때문에 국제 물류 이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유럽, 동아프리카-유럽, 동아프리카-미국 노선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국내에 배송될 아프리카 지역의 커피 선적과 이송도 난항을 겪고 있는데, 에티오피아 커피의 수출 창구인 지부티(Djibouti) 항구의 선적이 적체 되면서 업체들은 기민하게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론 단기간에 전파되는 짤막한 커피 산지의 뉴스가 전체적인 커피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언제까지나 수십 년 전과 같은 가격으로 커피를 구매할 수 있을지, 커피 나무들이 지속적인 환경 오염에도 똑같은 결실을 맺어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커피 농가의 위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커피 바로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1000만개가 넘는 농가 중 95% 이상이 5헥타르(ha) 이하의 농장에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그 중 84%는 2ha 미만인데, 낮은 판매 가격에도 경제적 대안이 없어 커피를 재배해 온 곳들이 상당수다. 스톡홀름 환경연구소(SEI)는 최근 기후분석을 통해 전 세계 아라비카 커피 생산이 잠정적으로 45.2%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에 이르러서는 상당한 비율의 아라비카 커피 생산지가 더 이상 커피 재배가 불가능한 환경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세계 커피 산지에서는 정치적, 경제적, 환경적 이유로 커피 생산이 불가능해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브라질의 미나스 제라이스의 일부 지역과 에티오피아 하라 지역이 커피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강제적·자발적 노력커피 소비국이나 선진국들은 이러한 커피 생산의 위기를 초래한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들의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정책적 대응은 지나치게 자국 중심적인 기준을 내세워 비판받기도 한다. 다만 이들 국가들의 지속적인 입법 강화는 우리가 직면한 커피 생산 위기에 일말의 도움이 되기도 한다. 커피 바로미터는 북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유럽의 국가들이 기업들에게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입법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의 ▲EU삼림파괴금지법(EUDR, EU Regulation on Deforestation)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 The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등이 꼽힌다. 이 정책들은 2024년부터 점진적으로 일선 기업들에 적용될 예정이다. 커피 바로미터는 유럽 내에서 운영되는 커피 업체들은 물론, 제한 항목을 유럽 내로 수입하는 사업자의 경우에도 이 정책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의 커피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회사들이 강제적으로 가치사슬에서의 책임감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국가 차원에서의 행정적인 규제 외에도 개별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꾸준히 이뤄져 왔다. 가령, 영국의 ▲오존(Ozone) ▲미국의 스텀타운(Stumptown) ▲덴마크의 커피 콜렉티브(Coffee Collective) 등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은 비콥(B Corp)인증을 받으며 지속가능한 커피 산업에 기여하고 있다. 비콥인증은 정부나 비영리 단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빈곤, 건강 등 각종 지역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존엄성을 보장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한 기업들에 주어지는 인증이다. 이들 업체들을 포함해 ▲하트커피 로스터스(Heart Coffee Roasters) ▲올림피아커피(Olympia Coffee) ▲카운터 컬쳐 커피(Counter Culture Coffee) 등 유수의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지속가능성 리포트(Transparency Report)를 발표하고 있다. 단기적이고 일회적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네슬레와 스타벅스, 라바짜 등의 기업들도 꾸준히 생물 다양성, 수자원 보호, 생태계 보전 등에 대한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커피 산업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속가능한 커피 생산에 대해 각자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은 또다시 물결을 타고 국내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카페 수가 10만 개에 육박하며, 커피 가맹사업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호황을 이루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지속가능성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환경 문제를 다루는 업체들 상당수가 일회용품 규제 등의 정책에만 소극적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내세운 일부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은 매년 커피 산지를 찾아 그곳의 상황을 전달하고 지속가능한 커피 농업에 대해 어떤 의무감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에 생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정책적 후원 없이 소비자에게 지속가능한 커피에 대한 고민을 깊이있게 전달하기는 어렵다.커피 산지가 마주한 생산의 위기는 커피산업과 관련한 모든 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장기적인 커피 생산량 감소는 이제 더 이상 예측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커피산업의 가치사슬에서 커피 생산자가 일방적으로 희생을 당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똑똑해진 소비자가 거부하기 시작할 것이다. 정책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진보하되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커피 농가가 더 큰 위기를 맞기 전, 더 많은 이들이 커피 산지가 마주한 위기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남과 함께, 그 커피를 만드는 이들 또한 함께 기쁨을 누리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2024.03.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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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60세 넘어가면 소득 격차 더 커진다”

은행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빠른 가운데, 가계의 소득불평등도는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은퇴 이후부터 근로와 사업소득에서 격차가 커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4일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와 소득불평등’ 자료를 내놓고 60세 이상 고령층부터 집단 내 소득불평등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런 현상이 경제주체들 간에 상이한 교육수준 등 소득수준을 좌우할 수 있는 생애 초기 조건들이 연령 증가에 따라 그 영향이 누적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 되고 있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고령화에 따라 동일 출생연도집단 내 가구간 불평등도가 상승하는 연령효과(age effect)가 40세 중반 들어 낮아지지만 은퇴시기가 도래되는 50대 후반부터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특히 가계의 주 수입원인 근로소득을 보면 60대 이상의 경우 법정 은퇴연령 도래로 노동시장에서 퇴장한 가구와 잔류 가구간 근로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고령층일수록 사업 및 임대소득의 기여도도 확대되면서 양극화를 키우고 있다. 사업소득은 고령층의 경우 무수익·영세업자 비중이 크고 창업대비 폐업률도 높아 사업 성과의 가구간 격차가 컸다. 임대소득 또한 축적된 보유자산의 격차로 인해 고령층 내 소득양극화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2010년 이후를 기준으로 사업 및 임대소득이 각 연령별 불평등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대 이전 연령층의 경우엔 11% 수준인 반면, 60~69세의 경우 31%, 7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39%로 높아졌다. 한은은 “향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질 경우 우리 경제 전반의 소득양극화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집단 내 소득불평등도가 높은 고령층의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은은 고령층 내 소득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은퇴 후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및 일자리 연계 인프라 확충 등의 제도적 지원을 제시했다. 또 임금과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구조 개편 필요성도 내놨다.

2023.06.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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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94%…스타트업 살리는 ‘AC 1호 상장사’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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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76개 기업에 투자해, 누적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창출했다. 투자사의 94.7%는 5년 이상 생존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투자사 중 폐업률(회수 실패율)은 7%에 불과하다. 국내 액셀러레이터(AC) 기업 중 최대 포트폴리오 보유기업이자, AC 1호 상장에 도전하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얘기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카이스트 물리학 박사 출신이다. 직접 창업해 엑시트(Exit)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후배 창업가를 돕기 위해 액셀러레이터 업계에 뛰어들었다. 후배들에겐 ‘공대형’으로 불릴 정도로 ‘딥테크(Deeptech)’ 스타트업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업계 1호 상장 레이스를 완주해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굵직한 벤처캐피털(VC)이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올 때에도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 개발한 솔루션을 통해 심사역 개인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과 효율성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한 결과다. 극초기 스타트업 집중육성 프로그램 ‘동창’과 ‘블루패밀리케어’ 등 차별화된 솔루션도 제공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오는 2월 16~17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달 22~23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총 170만주를 모집하며 희망 공모가는 8500~1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에서 청약을 접수받는다. 이용관 대표를 만나 AC 1호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과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어려운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 배경이 뭔가. AC업계 최초 상장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산업이 처음으로 인정받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상장사는 여러 검증 과정을 거쳐야만 상장 관문을 넘을 수 있지 않나. 초기 투자라는게 신뢰나 브랜딩이 매우 중요하다. 창업자들은 사회 경험이 없기 때문에 브랜딩을 중요시 생각하고, 투자처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AC 1호 상장사가 됨으로써 투자하는 프로세스부터 여러 가지 기준들이나 절차들이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상황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상장으로 얻게 되는 무형자산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이력이 특이하다. 카이스트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후배 창업가들 사이에서 ‘공대형’으로도 불리고 계시다. 금융투자업계에 뛰어든 계기가 있나.물리 박사과정 때 실험 조교를 하면서 해외 수입 실험 기자재가 너무 자주 고장나던 게 첫 창업의 시작이었다. 교수님한테 ‘수입하지 말고 이런걸 만드는 사업을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하자 교수님이 창업을 권유하셨다. 그렇게 학생 때 창업을 했고, 운이 좋게 매각에도 성공하고 M&A(인수합병)하며 여기까지 왔다. 후배 창업가들을 보면서 기술은 좋은데 회사는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을 공통적으로 봤다. 기술로 창업을 하면 처음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제 경험과 사례를 기반으로 더 빠르게 성공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액셀러레이터(AC)업이라는게 생소하다.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액셀러레이터는 벤처캐피털(VC)보다 이전 단계의 투자를 집행하는 극초기 투자자를 의미한다. 창업을 하게 되면 초기 1~2년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 투자를 받느냐에 따라 전체 성장동력이 정해진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투자자가 보기엔 뚜렷한 성과도 없는 그때가 가장 관심없는 시기다. 시장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거다. AC는 시장의 이러한 간극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2005년 미국의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라는 회사가 등장해 액셀러레이터 계의 시조새 같은 존재가 됐는데, 이 회사의 전략을 일부 차용해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다. 현재까지 270곳이 넘는 딥테크 기업에 투자를 집행해왔다. 2014년 설립 이후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데,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성공한 비결이 뭔가. 우선 스타트업 발굴을 공모 방식으로 바꿨다. 기존엔 1대1 미팅으로 스타트업을 찾아다녔는데, 투자를 원하는 스타트업들이 신청을 하면 여러 전문가들과 심사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 둘째로 투자를 했으면 지원을 해야하는데, 1대1로 하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클래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강사를 초빙하고, 선배 창업가도 부르고, 스타트업끼리 창업 경험도 공유하는 장을 만들었다. 세 번째로는 데모데이를 열기 시작했다. 클래스를 확장한 형태가 데모데이인데, 개별 미팅의 고비용 구조를 공모, 클래스, 데모데이로 비용 효율적으로 풀어냈다. 여기서 좋은 투자 모델이 생겼고 초기 투자와 후속 투자 매칭이 모두 쉬워졌다. 투자 결정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주관적인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진 흑자를 냈지만 정형화된 시스템이 있어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 같은데. 투자 결정에 있어서 심사역의 전문성은 당연히 중요하다. 보통의 투자 회사는 심사역이 전체 조직의 70%, 나머지 관리 조직이 30%를 차지한다. 블루포인트는 심사역이 40%, 미들과 백오피스가 60%다. 심사역이 자기 포트폴리오를 열심히 만들지만, 심사역도 한계가 있다. 산업이나 기술은 잘 이해하지만 법률, 재무, 인사, 마케팅, 홍보적인 부분은 잘 모를 수밖에 없다. 그런걸 관리조직에서 지원해주면서 심사역 개인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왔다. 블루포인트만의 차별화된 시스템이 있는건가?자체 솔루션 ‘래티스(Lattice)’에 힘을 쏟고 있다. 래티스는 원자들이 격자무늬로 배열된 구조로, 쉽게 말해 모두가 연결돼있다는 뜻이다. 스타트업이 재무 정보를 올리면 래티스를 통해서 확인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위험 징후를 포착해 회사 측에 알려줄 수 있다. 투자자에 스타트업을 소개할 때도 목적 사항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맞춰서 줄 수 있다. 필터링이 된 자료를 자동으로 찾아주기 때문에 비용과 효율성 면에서 좋다. 또 투자를 집행한 스타트업에겐 ‘블루패밀리케어’를 통해 운영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투자금 회수가 안 되는 경우도 있나?있을 수 있다. 보통 투자 회사는 전체 투자사의 30% 정도를 회수 실패 대상으로 본다. 그만큼 모험 자본의 산업적 의미 자체가 위험을 감내하고 투자를 집행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은 100개 중에 10개만 성공해도 되는 구조다. 사실 한두개만 성공해도 나머지 모두를 회수하고도 남는다. 블루포인트가 투자한 회사 중 폐업한 회사 비율은 7%다. 통상적인 수준이 30%기 때문에 아주 비정상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또 블루포인트는 극초기 투자자로서 후속 투자가 발생할 때마다 부분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마일스톤 회수’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회수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다. 자회사로 디프런트도어즈, 시작점 등 2곳이 있다. 공모자금도 여기 사용될 예정인가. 공모자금은 스타트업 투자와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컴퍼니빌딩에 활용할 예정이다. 디프런트도어즈는 1호 컴퍼니빌딩 프로젝트다. 저출산과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육아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작년 3월 블루포인트가 직접 창업한 회사다. ‘아이들을 위한 스타벅스’라는 콘셉트로 지난해 마포에 1호점을 개점했다. 올해는 서울 내에 2~3곳을 추가 개점할 예정인데, 여기에 공모자금 일부를 쓸 예정이다. 시작점은 카이스트 쪽문에 조성한 스타트업 창업가를 위한 공간이다. 전국 주요 대학 근처에 시작점을 확대 운영해 창업활동 공간 임대, 식음료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낼 계획이다.

2023.02.08 07:00

5분 소요
1인메뉴·스마트오븐·로봇팔…레드오션 피자 시장을 파랗게 만들다

CEO

“몇 년 만에 연매출 수백억 신화”, “고졸이 대박집 사장이 되기까지”, “유명 대기업에 수백억 투자받은 비결”, “스타트업,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 창업 관련 기사를 수놓는 미디어의 헤드라인이다. 가시밭길을 밟아온 창업가의 역경 드라마를 소개하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식이다. 스타트업의 숱한 곡절을 생생하게 목격한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전 디캠프 센터장)는 창업 시장이 일률적으로만 묘사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창업가의 성공에 손뼉만 치고 끝낼 게 아니라, 그들의 혁신 비법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하자.” 가 ‘김홍일의 혁신우혁신’을 연재하는 이유다. 창업 요람의 리더 역할을 하던 VC 대표가 스타트업 CEO를 만나 진중한 질문부터 가볍고 짓궂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새 성장 동력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라서다. 열한번째 시간, ‘1인 피자’란 콘셉트로 식음료 시장을 혁신 중인 임재원 고피자 대표를 만났다. 성공한 창업가 중엔 블루오션 전략을 꾀한 이가 많다.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박수갈채를 받는다. 신선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새 시장을 개척하곤 금세 부자 반열에 오른다. 이런 창업가의 관점에서 ‘한국 외식업’은 파란 면을 찾기 힘든 레드오션으로 보일 게 뻔하다. 그 어떤 시장보다 경쟁자가 빽빽하게 있기 때문이다. 영세사업자 중 폐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외식업이고 창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도 외식업이다.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식당이 포화했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이 새빨간 바다를 항해하는 창업가 중 하나다. 싱가폴 경영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경영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의 이력만 보면 남들이 가지 않는 블루오션만 쫓을 것 같은데, 치킨과 더불어 자영업의 대명사로 꼽힐 만큼 경쟁사가 많은 피자를 아이템으로 삼았다. 그런데도 고피자는 좌초는커녕 순항하고 있다. 2020년 중소기벤처기업부가 선정한 40개 아기유니콘 기업 중 유일하게 요식업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6년 푸드트럭 한 대로 출발한 고피자는 국내 매장 수 110개를 돌파했고, 연간 거래액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싱가폴과 홍콩, 인도에도 매장을 낸 글로벌 기업이다. 임재원 대표와 고피자가 내세우는 콘셉트는 ‘1인 피자’다. 여럿이서 먹는 음식인 피자를 혼자 먹기 알맞은 크기로 제공하는데, 이 과정에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 ‘고븐’이란 자체 개발한 스마트오븐으로 피자를 수 분 만에 구워낼 수 있다. 지난해엔 피자 조리를 돕는 로봇팔 ‘고봇플러스’를 개발해 일부 매장에 시범 적용했다. 로봇이 피자를 자르고, 소스를 뿌리고 화덕 위로 옮긴다. 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임재원 대표를 고봇플러스가 개발된 고양시의 작은 창고에서 만났다. 피자를 만드는 신통방통한 로봇 팔이 바쁘게 움직이는 사이, 김홍일 대표가 입을 뗐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김홍일 대표) : 한집 건너 한집이 식당입니다. 진짜 치열하잖아요. 어쩌다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 겁니까. 임재원 고피자 대표(임재원 대표) : 제가 피자를 너무 좋아했어요. 그런데 피자는 각 잡고 먹어야 하는 음식이잖아요. 창업하기 전엔 직장인이었는데,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듯 간단히 피자를 먹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제가 해보기로 했죠. 김홍일 대표 : 집에서 작은 피자를 만들면 될 일입니다. 한국에 매장을 110여개, 해외에도 매장을 냈군요. 임재원 대표 : 피자를 손쉽게 먹고 싶은 사람이 저만 있는 건 아니었을 테니까요. 여럿이서 피자를 먹을 때도 불만은 항상 있었습니다. 사람은 여럿인데 제품은 1~2개를 시켜야 하니 내가 먹고 싶은 맛을 고르는 게 어려웠죠. 그래서 손바닥만 한 크기, 타원형 형태의 혼자 먹기 딱 좋은 고피자를 시장에 선보이게 됐습니다. ━ 디캠프 데모데이서 2회 우승하고 사업성 인정받아 김홍일 대표 : 외식업으로 투자업계 주목을 받긴 어려웠을 텐데요. 너도나도 혁신 창업을 자처하고 있으니까요. 임재원 대표 ; 골목엔 흔한 게 피자가게지만 VC업계에선 아니었습니다. 고피자를 냉정하게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죠. 다행히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창업경진대회인 디데이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고, 사업성을 증명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죠. 김홍일 대표 : 외식업 중에서도 프랜차이즈는 더 이미지가 안 좋습니다. 임재원 대표 :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또 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모델인 것도 사실이거든요. 외식 프랜차이즈는 창업 희망자에게 현명한 선택지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통해 부족한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 브랜드의 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장점만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랜차이즈 본사의 교육과 통제가 ‘갑질’로 변하는 게 사회 문제가 됐다. 일부 부도덕한 가맹본부는 오너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유통 물류 마진을 챙기거나 식자재를 비싸게 팔고 광고비를 떠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본부 오너가 부도덕한 행위를 벌여 브랜드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추락하기도 했다. 본사에 제대로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근에 매장을 내는 보복 출점 행위도 적발됐다.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 자영업자의 몫이었다. 이후엔 업계 전체가 자정능력을 발휘하면서 관련 이슈가 줄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꼬리표가 따라붙는 건 사실이다. 이런 이미지와 무관하게 프랜차이즈 식당이 난립해 주요 상권에 개성이 사라졌다며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임재원 대표가 말했다. “저는 나쁜 본사가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법인이 성격을 가질 순 없잖아요. 결국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외형은 커질 대로 커지는데 이에 걸맞은 경영과 제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거죠. 저는 고피자가 나쁜 본사가 되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방지하려고 합니다.” 김홍일 대표 : 고피자도 지금보다 몸집이 더 커지면 성장통처럼 논란을 겪지 않을까요. 임재원 대표 : 과잉출점의 기준이 무엇인지 상당히 꼼꼼히 분석했어요. 전국에 1000개 매장을 세우는 게 최대더라고요. 그 이상 수를 늘리면 카니발리제이션, 제살깎아먹기가 되죠. 국내엔 그 이상 매장을 내진 않을 겁니다. 김홍일 대표 : 기업은 계속 성장해야 하는데, 한계가 일찌감치 정해졌군요. 임재원 대표 : 그래서 진지하게 글로벌 시장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홍일 대표 : 내로라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해외 공략에 성공한 사례가 손에 꼽습니다. 이들은 재벌기업으로 불릴 만큼 막대한 자본과 컨설팅 능력을 갖추고 있었는데도 실패했습니다. 임재원 대표 : 케이스 스터디도 했는데요. 그중엔 조급하게 사업을 확장한 기업이 많더라고요. 해외에 법인부터 만들고, 사무실을 내고, 화려한 경력의 법인장을 앉혀서 미디어에 크게 홍보하는 식이죠. 고피자는 작은 스타트업이니 조급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대단한 숫자는 아니지만 성과를 조금씩 내고 있습니다. 마케팅 예산을 쏟거나 화려한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미진 못했지만요. 김홍일 대표 : 현재 싱가폴, 홍콩, 인도에 매장을 냈다고요. 임재원 대표 : 전체 고피자 매장 중 싱가폴 매장의 매출은 최상위권에 속합니다.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죠. 인도의 경우 팬데믹 변수로 성장이 더뎠는데, 요샌 심상치 않습니다. 곧 싱가폴 매장의 매출을 뛰어넘을 것 같아요. 김홍일 대표 :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나요. 임재원 대표 : 일단 피자는 전 세계가 먹는 음식이잖아요. 레시피를 교육하거나 설명하는 시간을 현저히 줄였죠. 매장 대표도 현지 사람을 선정했습니다. 디테일한 요소에서 현지화할 수 있게 권한을 줬죠. 거기다 요샌 한류 덕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 피자 조리 과정 기술로 혁신한 푸드테크 김홍일 대표 : 1인 피자는 특별한 아이템이고, 해외에 진출해 성과를 낸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래도 이런 과업만으로 아기 유니콘에 선정되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임재원 대표 : 고피자의 또다른 본질은 푸드테크 기업입니다. 회사 직원 중 빅데이터나 AI 전문가가 많죠. 제품을 혁신하는 과정에 첨단기술을 접목했고 조리 과정부터 손봤습니다. 재료 값과 견줘보면 피자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은데, 피자를 만드는 일이 의외로 손이 많이 필요합니다. 도우를 펴내고 토핑은 얹고 피자가 구워지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죠. 고피자는 속도전을 지향하는 만큼 반조리된 도우와 자체개발한 스마트오븐을 점주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홍일 대표 : 임 대표 뒤에 있는 로봇을 보니 푸드테크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이 역시 직접 개발했다고요. 임재원 대표 : 신기한 구경거리로 만든 게 아닙니다. 실제로 피자 커팅이나 소스를 뿌려주는 번거로운 과정을 대신합니다. 점주와 직원 업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매장 정리나 재료 손질, 설거지 등 다른 업무에 몰두할 수 있죠. 김홍일 대표 : 혁신은 방법이 참 다양합니다. 세상이 전혀 없는 것을 만드는 걸 수도 있고, 있는 걸 새롭게 개선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임 대표에겐 피자 시장이 블루오션이었던 셈이네요. 임재원 대표 : 블루오션을 찾는 건 어렵고, 어렵게 찾아도 경쟁자가 쫓아와 금세 레드오션이 됩니다. 경쟁이 치열하단 이유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전세계 누구나 간편하고 빠르게 지갑사정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피자를 만들겠단 고피자의 방향과 가치는 확고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매장 수를 늘리고 성장했으니까요. ━ 기자가 본 임재원 대표 임재원 대표를 처음 본 건 브라운관에서였다.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로봇 피자를 파는 대표로 출연해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이미 다수의 미디어 인터뷰를 거친 스타 창업가였다. 그의 스타성은 차분하고 정돈된 말투와 말끔한 태도에서도 감지됐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풀어낼 땐 눈을 번뜩였다. 고피자의 가맹구조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만든 탄탄한 시스템 같았다. 미디어에서 이미 수차례 언급한 임 대표의 꿈은 더 매력적이었다. 임재원 대표의 꿈은 ‘피자업계의 맥도날드’가 되는 거다. “비전이 크죠. 그래도 이런 목표가 있어서 힘을 냅니다. 목표까지 닿으려면 할 게 잔뜩 남아있으니까요. 내가 원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삶을 살 때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합니다.” 그렇게 업무에 시달리다가 쉴 땐 뭘 하냐고 물었다.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운동이나 독서, 등산 같은 게 취미일 줄 알았는데 답변은 의외였다. “집에서 TV를 봅니다. 그냥 쉴 땐 아무것도 안 하는 걸 좋아해요.”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MBTI 테스트로 따지면 외향(E)적인 특성을 있을 것 같았는데, 고개를 갸웃했다. 임 대표가 덧붙여 설명했다. “저 사실 SNS도 안합니다. 저를 드러내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인터뷰도, TV 출연도 제 개인적으론 곤혹스러운 일이었죠. 다만 제 안에 두 개의 자아가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임재원과 고피자의 대표 임재원이요. 고피자의 대표로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저는 그야말로 뭐든지 할 겁니다. 만약 제가 불편하다고 그걸 안한다면 CEO로서 직무유기 아닐까요.” 대표로서 뭐든지 해내겠단 각오가 참 흥미로웠다. 만약 임 대표가 꿈을 실행한다면, 한국의 외식업체가 세계를 주름잡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고피자를 위해 무엇이든 해낼 임 대표가 ‘피자업계 맥도날드’란 비전을 달성했단 소식을 알려오는 날이 기다려졌다. 관련기사모빌리티 혁신 핸들 잡고 협업 페달 밟은 세 명의 CEO를 만나다[김홍일의 혁신우혁신] 내 건강 챙기는 영양제, 왜 아무렇게나 먹나요[김홍일의 혁신우혁신] 김재현 대표 “오늘회가 식탁 위 행복을 배송합니다”[김홍일 혁신우혁신] 아날로그 스타 강사 김미경이 딥테크 CEO가 된 이유[김홍일의 혁신우혁신] 피보팅의 귀재, 파란 머리카락의 CEO가 만든 ‘한국판 줌’[김홍일의 혁신우혁신] 김동호 KCD 대표 ‘골목 비명에 귀 기울여 유니콘 만든 창업가’[김홍일의 혁신우혁신] 진짜 펫팸족이 만든 진짜 펫테크 기업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2.0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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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한파 직격탄 맞은 '청년', 경제적 고통  최고…3040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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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과 실업률 상승으로 청년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2015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2.2를 기록했다.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에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더하는 등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산출한다. 한경연에 따르면 연령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청년층(15∼29세)이 27.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0대는 18.8, 50대 14, 30대는 13.6이었다. 40대가 11.5를 기록하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고통지수가 20을 넘은 연령대는 청년층이 유일했다. 연령대별로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청년층이 30~40대보다 2배 더 많은 셈이다. 청년층이 경제적 고통을 가장 크게 느낀 원인 중 하나는 고용 한파다. 취업은 쉽지 않고, 어렵게 직장을 갖더라도 높은 실업률에 떨어야 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25.4% 수준이었다. 30대는 11.7%, 40대는 9.8%로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의 절반을 밑돌았다. 창업을 선택한 청년들의 사정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2020년 기준 20.1%로 전체 평균(12.3%)을 크게 웃돌았다. 2015년(19.8%)보다 0.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다른 모든 연령대 개인 사업자의 폐업률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는 가장 빠르게 늘고 있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세 이하 청년층의 자산대비 부채 비율은 2020년 기준 32.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2015년에는 16.8%로 60세 이상(13.4%)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이 반전된 것은 2017년이다. 청년층은 이때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24.2%로 1위를 차지한 이후 매년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연은 청년층의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년층 부채는 2015년 기준 1491만 원에서 2020년 3479만 원으로 연평균 18.5% 증가하는 동안. 자산은 8864만 원에서 1억720만 원으로 연평균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자산이 많은 40대 이상의 경우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빠르게 자산이 불어나면서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 현실 체감 못 하는 정부, 홍남기 “취업자 수 99.9% 회복” 정부가 판단하는 고용 상황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페이스북에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취업자 수는 코로나 발생 이전 고점(2020년 2월) 대비 99.9%”라고 글을 올렸다. 취업자 수가 회복된 것에만 주목한 것이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취업자 수는 2747만2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양’이 아닌 고용의 ‘질’을 따져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2020년 2월(계절 조정)과 지난해 기준으로 연령대별 취업자를 비교하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33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이라고 볼 수 있는 30~40대 취업자는 감소했다. 30대는 26만9000명, 40대는 15만8000명 줄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12만2000명 감소했다. 정부가 세금을 풀어 만든 일자리 사업(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26만9000명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취업난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1.11.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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