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41

한국 시장 점령한 중국 게임들…“중국 게임사들 한국 따라잡은 지 오래”

IT 일반

중국 게임사들의 기술력과 기획력이 최근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국내 게임산업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산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국산 게임은 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중국 온라인게임 점유율 70%를 차지할 정도로 콘텐츠 수급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위메이드의 ‘미르2’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중국에서 ‘국민게임’ 대우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시장 흐름이 온라인에서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한국 게임은 오히려 중국에 위협받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게임들이 국내 시장 진출을 가속화면서 국내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10년 전과 비교해 상황 역전약 10년 전 국산 게임은 중국 게임과 비교해 기술적으로나 게임성으로나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더 이상 국산 게임이 중국 게임보다 낫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가 선보인 멀티플랫폼 게임 ‘원신’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원신의 경우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표절했다는 의혹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 높은 게임성으로 흥행에 성공한 경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을 따라잡은지 오래”라며 “그동안 미르나 던파 같은 지식재산권(IP) 파워로 먹고 살았는데, 최근 출시되는 중국 게임들을 보면 오히려 한국보다 뛰어난 IP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국산 모바일게임이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 편중된 것과 비교해 중국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골고루 개발되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신규 IP 개발에 소홀한 것과 달리 중국은 일본, 미국 등 IP 강국들의 인기 IP를 비싼 가격에 들여와 이를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게임에 대해 기존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근에도 ‘라스트워’, ‘버섯커 키우기’ 등 중국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휩쓸고 있다. 특히 중국 게임들의 주요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매출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GAME의 ‘중국산 모바일 게임’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기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중국 퍼스트펀이 개발한 ‘라스트 워’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기준으로 구글플레이 매출 1, 3, 5위는 모두 중국 게임이 차지했다. 센추리게임즈의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3위, 조이 나이스 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가 5위였다. 반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늘 1위를 수성해 오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구글플레이에서 2위,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3위에 자리했다.평점·앱 사용률 등 주요 지표 역시 중국산 게임이 국산 게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기준 라스트 워는 구글플레이에서 평점 4.5점을 기록했으며 버섯커 키우기 역시 4.2점을 기록하며 리니지M(3.8점) 등을 제쳤다. 앱 사용률 역시 라스트워(82%), 버섯커 키우기(79%), 리니지M(68%) 순으로 집계됐다. 30일 후 평균 삭제율(1~3월 신규 설치 기준)의 경우 라스트워는 53%를 기록한했지만, 리니지M은 70%에 달했다. 매출 TOP20 게임 내 중국산 거래액 비중 30% 넘어매출 TOP20 게임 내 중국산 게임 비율 역시 무섭게 커지고 있다.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의 통합 게임 매출 TOP20 내 중국산 게임 거래액 비율은 2023년 20%대 정도였으나 올해부터 빠르게 상승, 지난 2월과 3월에는 매출 TOP20 게임 내 중국산 거래액 비중이 각각 34%, 32%가 될 정도로 성장했다.특히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산 게임들의 경우 간단하고 짧은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중국산 캐주얼 게임들의 경우, RPG에 편중된 국산 게임과 달리 과금이 크지 않고 플레이가 단순하다는 점에서 신규 유저 유입이 국산 게임에 비해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방치형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주류 장르로 자리 잡지는 못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게임 다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을 모방한 ‘리니지라이크’ 게임으로는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국내 게임사가 출시한 신작 IP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게임이 몇 개나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리니지라이크 장르 게임들이 쏟아지면서 이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나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같은 독창적인 게임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이 나와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의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선보인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데이브는 블루홀을 탐험하며 해양 생물을 사냥하는 어드벤처 요소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이 결합한 게임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가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P의 거짓은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울라이크 장르의 싱글 플레이 액션 RPG다. 사실적인 그래픽 기반의 세밀한 인물·배경 묘사와 이탈리아 고전 ‘피노키오’를 잔혹동화로 각색한 독특한 세계관, 그리고 뛰어난 액션성 등이 특징이다. P의 거짓은 국내 게임사 최초 ‘게임스컴 2022’ 3관왕·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대한민국 게임대상 6관왕 등 굵직한 성과를 기록했다.

2024.05.25 08:00

4분 소요
제품명도 ‘한글’…일본 ‘불닭볶음면’ 베끼기 논란

유통

삼양식품이 출시한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미국과 유럽,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한 기업이 이를 모방한 상품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일본어판은 이를 두고 ‘줄곧 한국 기업에 모방당해온 일본 기업의 복수 차원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일본이 한국을 표절했다?…닛신 U.F.O 신제품이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너무 닮았다며 한국 누리꾼들 대소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한국 라면업계가 호황을 누리는 중 닛신식품의 신제품 ‘닛신 야키소바 UFO 진한 한국식 매콤달콤 카르보’가 한국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닮아 화제”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선 ‘일본 라면의 원조가 삼양식품의 볶음면을 베꼈다’는 보도가 있다”며 “‘한국에 줄곧 모방 당한 일본이 이번에는 한국을 모방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모방 당한 일본이 복수?’라는 표현으로 그간 수차례 제기된 한국 기업의 표절 논란을 거론했다. ‘뉴스위크’는 농심의 스낵 ‘새우깡’(1971년 출시)은 일본 칼비의 ‘갓파에비센’(1964년 출시)을 모방했다고 지적했다. 롯데제과의 ‘빼빼로’(1983년 출시)는 일본 에자키글리코의 ‘포키’(1983년 출시)를 모방했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오리온의 ‘초코송이’는 메이지의 ‘기노코(버섯)의 산’을, 해태제과의 ‘칼로리 밸런스’는 오쓰카제약의 ‘칼로리 메이트’를, 남양유업의 ‘17차’는 아사히음료의 ‘16차’를 모방한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설명했다.‘뉴스위크’는 “이제는 (한국이)모방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며 “닛신 볶음면 표절 논란은 아시아 소프트파워의 중심축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한국 대학교수의 말도 소개했다.한편 닛신은 ‘닛신 야키소바 U.F.O 진한 한국식 매콤달콤 까르보’ 봉지라면, 컵라면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삼양식품 까르보불닭볶음면과 마찬가지로 연한 핑크색을 다지인에 활용했다. 패키지 전면 중앙부에는 ‘볶음면’이란 한글도 새겼다. 패키지 하단 왼쪽에는 노란색이 들어간 캐릭터 이미지, 오른쪽에는 조리된 제품 이미지를 넣은 점도 비슷하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색상과 한글 표기 등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3.04.29 09:44

2분 소요
‘곰표’ 뗀 대표밀맥주, 곰 대신 호랑이로 디자인 바꿨다

항공

세븐브로이맥주가 상표권 계약 종료로 ‘곰표밀맥주’의 이름을 ‘대표밀맥주’로 변경하면서 새롭게 제작된 디자인을 공개했다. 11일 세븐브로이맥주에 따르면 제품명에 ‘곰표’를 쓰지않는 만큼 패키지에 곰 대신 호랑이 캐릭터를 적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곰표 디자인의 녹색과 달리 노란색을 강조했다. 또 곰을 대신해 캐릭터화된 호랑이가 맥주잔을 잡고서 맥주를 마시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세븐브로이맥주 측은 “곰표밀맥주의 상표권 계약이 지난달 31일자로 종료됐다”며 “곰표밀맥주는 수제맥주의 맛과 매력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수제맥주 시장을 확대한 상징적인 상품으로 최대한 지속 생산할 수 있기를 원했으나 브랜드의 결정에 따라 할 수 없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과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대표밀맥주’로 지속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며 “뉴트로 형태의 기존 제품을 재해석해 세븐브로이맥주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앞서 세븐브로이맥주는 제품명을 대표밀맥주로 변경하면서도 디자인에는 기존 곰표밀맥주와 같은 곰 캐릭터를 활용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한제분의 곰 캐릭터인 ‘표곰이’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대한제분이 다른 제조사와 두번째 곰표밀맥주 제품을 선보이기로 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세븐브로이맥주 측은 “법무법인과 변리사를 통해 상표권과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대한 검토를 받아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은 바 있으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을 변경해 생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23.04.11 20:33

1분 소요
10만→1만원 ‘아이유 운동화’의 몰락…토종 신발 브랜드 ‘스베누’ [망했어요]

유통

한때 10~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20대 청년 성공신화를 썼던 국내 토종 신발 브랜드 ‘스베누’.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어느 변두리 보세 신발 가게와 온라인 일부에서 1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팔리며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2010년대 초, 10~20대 인기 운동화…갑자기 몰락 왜?‘스베누’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 BJ로 이름을 알린 황효진 대표이사가 2012년 온라인몰 ‘신발팜’을 개설하며 시작됐다. 황효진 대표는 2013년부터 자신의 방송에서 ‘신발팜’ 투자자들을 모집해 투자자들에게 2%의 이익금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고 이렇게 확보한 투자금을 통해 2013년 10월 첫 스베누 신발 모델을 런칭했다. 특히 ‘스베누’는 당시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10~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알록달록한 색상 등을 조합시켜 운동화를 제작하고 판매했다. 당시 스베누의 제품은 페이스북의 주 이용자였던 10~20대를 중심으로 ‘커플 운동화’, ‘유행 운동화’의 대명사로 불리며,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베누’는 스타트업 답지않게 출시 초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도 주목 받았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가수 아이유와 아이돌 그룹 AOA,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 클로이 모레츠를 전속 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는 등 광폭적인 마케팅 행보를 통해 10~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품질·디자인 논란…과도한 마케팅 비용 '외형 부풀리기' 지적 하지만 이러한 인기와 달리 스베누의 신발은 지속적으로 품질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대표적인 운동화 브랜드인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10만원대 내외의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었음에도 여러 스포츠 브랜드의 디자인을 짜깁기한듯한 디자인과, 제품 품질은 이들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SNS상에는 ‘스베누의 운동화는 심한 물빠짐, 이염 현상으로 세탁이 불가능하다’는 글까지 확산되며 소비자 신뢰도 하락까지 이어졌다. 당시 ‘비 오는 날 스베누를 절대 신고나가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베누’의 제품 디자인은 ‘예쁘고 세련된’에서 ‘비싼 짝퉁 신발’로 브랜드 이미지는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품질 문제는 ‘스베누’ 경영진의 부족한 경영능력이 발단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황효진 대표는 ‘스베누’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출액을 조작하고 자신의 사치를 위해 회사 자본을 활용하는 등 부도덕한 경영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표는 억대 슈퍼카 여러 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포스팅하며 억대 몸값의 모델을 기용하면서도, 하청업체들에게는 원자재와 제작 비용 약 300억원을 지불하지 않아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단기간에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마진을 부풀리고 마케팅 비용에만 한 해 100억원이 넘는 돈을 쓰는 등 외형확대에만 치중한 것이 발단이 됐다는 게 업계 측 분석이다. ‘스베누’는 2016년 초 임원진을 대거 교체한 뒤 디자인과 품질을 개선한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히며 재도약의 기회를 다시 한번 노렸다. 하지만 신뢰도 하락과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스베누는 결국 2016년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스베누’는 애초에 착실한 창업 기획과 자본마련으로 탄생한 브랜드가 아닌 인터넷 방송인의 벼락 성공으로부터 시작된 브랜드”라며 “당시 SNS을 통해 인기를 얻었지만 SNS를 통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있어 소비의 만족도는 결국 제품의 품질 문제로 결정된다”며 “아무리 유명한 모델을 쓰고 입소문을 타더라도 결국 제품 품질이 떨어지면 결국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2023.03.12 08:00

3분 소요
챗GPT, 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저작권 등 문제 수면 위로

IT 일반

“은행 계좌 없이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려면?”, “복리(複利)란 무엇인가요?”미국의 주요 테크 매체 중 하나인 C넷의 ‘머니’ 섹션에 실린 기사들이다. 이슈가 되는 사안을 보도하는 ‘뉴스’는 아니고,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자주 찾아보는 사안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설명하는 정보성 콘텐츠에 가깝다. 인터넷에는 이처럼 자주 검색되는 키워드들을 겨냥한 콘텐츠들이 많이 있다. 똑똑한 AI 인턴 기자 고용한 언론사하지만 이들 기사는 C넷의 여타 기사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 쓴 기사라는 것이다. C넷은 지난해 11월부터 머니 섹션에 들어가는 개념이나 용어 설명 기사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AI가 쓰게 한 후 편집자가 확인해 발간하는 실험을 ‘조용히’ 실시했다. C넷이 쓴 AI가 요즘 화제인 챗GPT는 아니다. AI가 기사를 썼다는 사실을 기사에는 밝히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75개의 기사가 나왔다. 그러다 1월 들어 C넷은 AI가 쓴 기사들의 바이라인을 ‘C넷 머니’로 변경했다. AI가 쓰고 편집자가 교정했다는 내용을 기사에 명시했다. AI가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은 기사를 쓰고, 나아가 심도 깊은 분석 기사를 쓸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AI가 기사를 썼다고 밝힌 것은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확인했기 때문인지, 기사 작성 과정의 불투명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기 때문인지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 일이 알려진 후 역풍은 있었다. 내부 직원조차도 기사 작성 AI가 어느 기사에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거의 알지 못했다. 어떤 기사가 사람이 쓴 것인지, AI가 쓴 것인지도 알지 못 했다. 편집국장은 회사를 떠나면서 남긴 작별 이메일에서 회사의 AI 활용 행태를 비판했다. 이런 불투명성에 더해 AI가 작성한 기사가 부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거나 다른 글을 표절한 부분이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C넷 논란이 있고 얼마 후 또 다른 주요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가 비슷한 AI 활용 계획을 밝혔음에도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 오히려 스마트한 행보라는 식의 평가를 받았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버즈피드는 리스트 형식 기사나 퀴즈 같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주목받아 상장까지 한 디지털 매체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 변화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챗GPT 같은 생성 AI를 활용해 퀴즈나 독자 맞춤형 로맨스 소설을 만드는 등의 AI 중심 콘텐츠 전략을 새로 제시했다. C넷이나 버즈피드에서 일어난 일은 현재 챗GPT 같은 초거대 모델에 기반한 생성 AI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 논란의 지점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훌륭한 결과물을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이 결과물의 신뢰도와 저작권, 윤리와 사회적 파장 등의 문제에 대해 뚜렷한 정답을 제시하기 어렵다. AI는 아주 훌륭한 창작 보조자가 될 수 있다. AI는 이제 프로야구 경기 결과나 주가 등락 등 단순 보도 기사를 넘어 여러 자료를 종합한 정보나 오락 콘텐츠까지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챗GPT는 몇 가지 입력 데이터와 정보를 바탕으로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위한 밑바탕 자료 제시나 생일 파티 준비를 위한 할 일 목록 작성, 프로그램 코드 작성, 대략의 구상만 있는 소설에 대한 초안 쓰기 등을 할 수 있다. 이는 지식 노동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인 아이디어 구체화와 초안 작성 과정을 극적으로 줄여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생성 AI 응용 서비스 스타트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세영 대표는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언어 기반 인터페이스를 가진 생성 AI 덕분에 이제 인간은 기계에 모호한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라며 “개념만 상상하면 기계가 구체화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극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적은 비용 그럴듯한 결과, 흐릿해지는 신뢰어떤 면에선 창작 보조 도구가 아니라, 창작의 주도자라 해도 손색없는 수준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해 보이지만 창작 주체로서 인정하기 어려운 여러 문제가 있다는 점이 고민에 빠뜨린다. C넷의 AI 작성 기사들 중 절반 정도에서 잘못된 내용이 발견되어 새로 수정해야 했다. 챗GPT는 많은 경우 ‘그럴듯한 헛소리’를 당당히 내뱉는다. 필자가 챗GPT에 방탄소년단의 군대 문제에 대해 질문했더니, 일부 멤버는 이미 제대했다는 답을 내놓았다. 지금도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 카카오톡 단톡방, 네이버 지식인 등에 나도는 근거 불명의 정보들이 인터넷 공간을 혼탁하게 한다. 조만간 AI가 만들어낸 진짜 같은 엉터리 정보들도 이 대열에 합류할지 모를 일이다.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는 AI가 여러 결과를 함께 보여주는 지금의 검색을 대체하리라는 예상이 현실이 되면, AI의 신뢰도는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AI를 잘 활용하고, AI가 만든 내용을 잘 검증하면 되겠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미 AI를 논문 공저자로 내세운 논문이 등장하기 시작한 과학계에서도 입장은 미묘하게 갈린다. 학술지 <네이처>나 <셀> 등은 챗GPT 같은 생성 AI를 논문 저자로 인정하지는 않되 도구로 쓸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이언스>는 챗GPT가 만든 텍스트나 이미지 등도 넣어선 안 된다며 강경하다. 디자인에 쓰이는 스톡 이미지 분야에서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포용하는 셔터스톡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게티이미지의 정책이 갈린다. 저작권도 문제다. 스톡 이미지 사이트에 사진과 일러스트를 제공하는 작가들은 이미지 생성 AI가 무단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가져다 학습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적은 비용으로 끝없이 만들어져 쏟아지는 그럴듯한 콘텐츠 속에서 자칫 신뢰도, 투명성도 모두 흐릿해져 아무것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불안의 시대를 살게 될 수도 있다.

2023.02.06 11:00

4분 소요
중국 게임 ‘원신’이 보여준 ‘욕 안먹는 과금’ 가능성 [서대문 오락실]

IT 일반

과거 중국은 게임 산업 분야에 있어 한국을 부러워했습니다. ‘던전앤파이터’, ‘미르’ 등 지금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을 국내 게임사들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세가 역전됐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중국 게임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중국 게임이 바로 ‘호요버스’에서 만든 멀티플랫폼 RPG ‘원신’입니다. 원신은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총 7개의 지역으로 이뤄진 ‘티바트’ 대륙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3D 카툰 렌더링을 기반으로 아름답고 수준 높은 그래픽이 일품이며, 마치 중세도시와 동양 지역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물에서 헤엄을 치거나 벽을 타고 나무에 달린 열매를 채집하는 등 유저들이 원하는 모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신에는 총 7가지 원소가 있습니다. 바람·물·얼음·불·전기·풀·바위 등 각 원소는 상호작용을 합니다. 가령 전기와 물 속성을 결합하면 감전 효과가, 물과 불 속성을 결합하면 증발 효과가 나타나는 방식입니다. 유저들은 스킬과 주변 환경을 이용해 시너지도 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음 원소 캐릭터인 ‘케이아’를 활용해 물을 얼려 없던 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원신은 중국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PC, 모바일, 콘솔을 모두 아우르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특히 출시와 동시에 멀티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한 점도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특히 원신은 출시 당시 일본 게임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표절했다는 의혹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 높은 게임성으로 결국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모바일앱 및 시장 분석 업체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원신은 2020년 9월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모바일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울러 2022년 5월에는 모바일 누적 매출 3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센서타워는 “원신이 6개월마다 평균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바일게임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신은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열린 오프라인 행사 ‘원신 2022 여름축제’에는 3만명이 넘는 유저들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11월 열린 ‘지스타 2022’에서도 원신 부스는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당시 제2전시관에 부스를 차렸던 한 게임사 관계자는 “메인 전시관인 제1전시관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얼마나 올까 걱정했는데,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며 “원신 부스를 보러 제2전시관으로 관람객들이 끊임 없이 밀려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호요버스가 손잡고 선보인 갤럭시Z 폴드4·버즈2 프로 원신 에디션은 판매 개시 14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원신이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게임업계에서는 원신을 두고 ‘대중성’과 ‘매출’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게임이라고 평가합니다. 보통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소위 ‘뽑기’라고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모델(BM)이 필요합니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MMORPG에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 이를 통해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매출과 비례해 유저들에게 ‘욕을 먹는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소위 ‘리니지라이크’라고 불리는 게임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습니다. 해당 게임들의 특징은 강해지기 위해서 많은 과금을 해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과금 없이는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콘텐츠도 많은 상황입니다. 특히 과금을 통한 강화 시스템의 경우 유저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물론 원신 역시 과금 수준이 다른 게임과 비교해 결코 낮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원신의 BM은 5성 캐릭터 수집으로 요약됩니다. 보통 하나의 5성 캐릭터를 뽑기 위해서는 80~90뽑기, 즉 현금 20만~25만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5성 캐릭터가 나오더라도 그 자체적으로 50% 확률이 적용돼 원하지 않는 다른 5성 캐릭터가 나올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다음 5성 캐릭터는 원하는 캐릭터가 100%로 나오게 됩니다. 즉 이론상 100%로 원하는 5성 캐릭터를 뽑기 위해서는 현금 40만~50만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른 모바일게임과 비교해 ‘괜찮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5성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같은 5성 캐릭터를 다시 뽑아야만 합니다. 강화는 총 6단계로 최종 단계까지 강화하기 위해서는 같은 캐릭터를 6번 더 뽑아야 합니다. 즉 5성 캐릭터를 총 7번 뽑는 셈이죠. 이를 계산해보면 50% 확률로 매번 원하는 5성 캐릭터를 뽑았다고 가정해도 최소 현금 140만원 가량을 질러야만 최종 단계로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확률상 현금 200만원 이상을 써야 최종 단계 강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번 50% 확률을 뚫을 순 없으니까요. 특히 원신의 5성 캐릭터들은 특정 기간 동안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해당 기간을 놓치면 언제 또 같은 5성 캐릭터가 나올 지 알 수 없습니다. 이에 유저들은 필요한 5성 캐릭터가 나올시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들여 캐릭터 뽑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이런 원신의 고과금에 대해 욕을 하는 유저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5성 캐릭터가 없어도 ‘나선 비경’ 등을 제외하곤 전체 콘텐츠 및 스토리를 즐기는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재화를 꾸준히 모아서 5성 캐릭터를 뽑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다른 모바일게임의 경우 과금 없이는 성장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원신은 애초에 다른 유저와 경쟁을 하는 게임이 아니기에 성장 제한보다는 해당 캐릭터에 대한 애정, 스스로의 만족에 과금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6단계 강화 역시 각 강화 단계에 따른 효과가 존재해 유저 스스로 강화를 지속할 수도 멈출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아이템 강화의 경우, 엄청난 과금을 하고도 강화에 실패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경우가 많은 반면, 원신은 확정적으로 캐릭터를 뽑게 해주고 강화를 성공시켜 주기에 실패에 따른 스트레스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은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려야만 가능합니다. 캐릭터의 매력도가 떨어지면 유저들이 해당 캐릭터를 뽑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발사 호요버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 캐릭터에 대한 서사 및 콘텐츠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꾸준히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문가들은 원신의 성공을 바라보며, 국내 게임사들도 느끼는바가 있어야한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높은 기술력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유저 스스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지금처럼 억지로 과금을 유도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어느순간부터 높은 과금에 대한 유저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현재의 BM 구조는 단기간 매출을 올리는데는 효과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게임의 수명을 갉아먹게 된다. 이제는 새로운 BM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2022.12.31 11:46

5분 소요
3만명 모인 ‘원신’ 여름축제…계속되는 흥행 비결은?

IT 일반

“과거 중국 게임은 한국 게임을 베끼기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력이나 기획력 측면에서 중국 게임이 한국 게임을 앞서고 있다.” 국내 대형게임사에 근무 중인 한 개발자의 말이다.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중국 게임이 있다. 바로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에서 만든 ‘원신’이다. 원신은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총 7개의 지역으로 이뤄진 ‘티바트’ 대륙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3D 카툰 렌더링을 기반으로 아름답고 수준 높은 그래픽이 일품이며, 마치 중세도시와 동양 지역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물에서 헤엄을 치거나 벽을 타고 나무에 달린 열매를 채집하는 등 유저들이 원하는 모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신에는 총 7가지 원소가 있다. 바람·물·얼음·불·전기·풀·바위 등 각 원소는 상호작용을 한다. 가령 전기와 물 속성을 결합하면 감전 효과가, 물과 불 속성을 결합하면 증발 효과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유저들은 스킬과 주변 환경을 이용해 시너지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얼음 원소 캐릭터인 케이아를 활용해 물을 얼려 없던 길을 만들 수 있다. 원신은 중국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PC, 모바일, 콘솔을 모두 아우르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특히 출시와 동시에 멀티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한 점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원신은 출시 당시 일본 게임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표절했다는 의혹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 높은 게임성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모바일앱 및 시장 분석 업체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원신은 2020년 9월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모바일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모바일 누적 매출 3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타워는 “원신이 6개월마다 평균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바일게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원신은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호요버스는 최근 원신의 오프라인 행사 ‘원신 2022 여름축제’를 서울 반포 한강공원 인근에 위치한 ‘세빛섬’에서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했다. 원신 2022 여름축제는 기념품샵, 푸드트럭, 미니 게임, 2차 창작 부스, 코스프레 퍼레이드 등 원신의 플레이어는 물론 평소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는 원신 콘텐츠를 활용해 단독으로 운영되는 국내 최대 규모 이벤트로, 행사장 일대에 약 3만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원신의 엄청난 흥행은 국내 게임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는 유저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국산 게임들이 오히려 신뢰를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들은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위 ‘리니지라이크’로 분류되는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최근까지도 비슷한 게임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원신에도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접근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다.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더 강해지기 위해 뽑기를 하는 느낌이라면, 원신은 캐릭터가 가지는 매력도가 높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뽑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로 원신의 경우 큰 과금 없이도 엔드콘텐츠 까지 즐기는데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의 경우 과금 없이는 엔드콘텐츠인 공성전 등을 즐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원신의 성공을 바라보며, 국내 게임사들도 느끼는바가 있어야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높은 기술력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유저 스스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억지로 과금을 유도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어느순간부터 높은 과금에 대한 유저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현재의 BM 구조는 단기간 매출을 올리는데는 효과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게임의 수명을 갉아먹게 된다. 이제는 새로운 BM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2022.08.07 10:00

3분 소요
“베레모부터 페트병 재활용까지”…태극전사, 역대 올림픽 패션

산업 일반

“황대헌 선수가 입은 패딩 주세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의 활약과 함께 선수단복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림픽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인 만큼 출전국들은 국가명, 국기, 상징색 등을 디자인에 적용해 자국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선수단복과 유니폼 제작에 공을 들인다. 이렇게 전 세계 스포츠 패션의 자존심을 겨루는 대회이기도 하다는 의미에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패션 올림픽’이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이번 2022 베이징동계 올림픽 단복은 한반도의 태백산맥과 태극기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과 친환경성이 돋보인다. 그렇다면 과거 올림픽 단복은 어땠을까. 그동안 대한민국은 매 올림픽마다 한국 고유의 미와 색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선수단복을 선보여왔다. ━ 40년대부터 시작된 단복 역사…하이힐·중절모부터 황금색 정장까지 1960년대에 들어서는 올림픽 단복이 정장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변화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는 ‘하이힐’과 ‘베레모’가 등장했다. 당시 남자 선수들은 상·하의 같은 톤의 정장에 넥타이를 맸고, 여자 선수들은 흰색 셔츠와 스커트 차림에 베레모를 쓰고 하이힐을 신어 여성스러움을 뽐냈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는 남자 선수들이 모두 밝은색의 ‘중절모’를 쓰고 신사다움을 강조했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황금색 상·하의로 디자인된 ‘단색 정장’이 제작됐다. 한국이 올림픽에 참가한 이래로 금메달이 한 번도 나오지 않자 금메달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당시 김택수 대한체육회장이 색상 변경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 ‘남색 재킷’ ‘흰색 바지’ 트레이드 마크로…유니폼은 캐주얼하게 1980년대부터는 푸른색 상의와 흰색 하의를 다시 입기 시작해 2000년대까지 이 기조가 유지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유니폼이 크게 발전했던 때이기도 하다. 이전의 유니폼은 주로 단색으로 밋밋한 디자인이었지만, 서울올림픽은 한국 역사상 첫 번째 올림픽이었던 만큼 흰색과 청색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문양을 넣어 전 세계에 한국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청색과 적색, 흰색으로 유니폼이 제작됐고 단복으로 중절모가 다시 등장했다. 2000년대부터는 유니폼도 캐주얼하게 변화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반팔과 반바지, 모자 달린 티셔츠 등으로 유니폼을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더운 현지 날씨를 고려해 기능성 소재가 사용됐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고온 건조한 현지 날씨에 맞춰 마 소재가 활용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영광 재현 1948’이란 콘셉트로 과거 1948년 런던올림픽 때와 비슷하게 ‘태극’과 ‘단청’을 모티브로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단복을 선보였다. 이때 중절모가 다시 등장했고, 당시 대한민국 선수단복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베스트 유니폼’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 각국 정체성 보여주는 ‘선수단복’…표절 시비에 휘말리기도 2016년 리우올림픽 때부터는 노스페이스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공식 단복을 책임지며 2018년 평창올림픽, 2021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 베이징올림픽까지 4회 연속 역대 최장수 파트너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이 입고 나온 단복에는 친환경 소재가 활용돼 특별함을 더한다. 누리꾼들은 “선수 단복 올림픽이 있다면 친환경 트렌드를 단복에 녹여낸 한국이 금메달”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선수단복이 매번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다. 때때로 오해와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선보인 선수단의 트레이닝복은 디자인 표절 의혹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다. 당시 제품 디자인은 국산 스포츠의류 회사인 훼르자가 담당했는데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인 르꼬끄스포르티브는 해당 디자인이 프랑스 국기의 3가지 색상을 활용해 자사가 이미 출시한 제품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르꼬끄를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던 일본계 회사 한국데상트는 공문을 보내 “디자인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선수단복은 그 자체로 각국의 문화와 이미지를 상징해 전 세계에 자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관심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단순한 디자인과 기능의 진화뿐 아니라 애국적 요소가 가미돼 있고 심지어 국가 간 알력 관계가 녹아있기도 해 유니폼의 세계는 보이는 것보다 더 무궁무진한 것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2.19 15:53

3분 소요
[체험기] 액션 RPG ‘원신’의 이유 있는 장기 흥행

IT 일반

중국 미호요에서 만든 오픈월드 액션 RPG ‘원신’이 장기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원신은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꾸준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높은 게임성과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원신은 다양한 캐릭터들의 개별 스토리를 지닌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총 7개의 지역으로 이뤄진 ‘티바트’ 대륙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3D 카툰 렌더링을 기반으로 아름답고 수준 높은 그래픽이 일품이며, 마치 중세도시와 동양 지역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물에서 헤엄을 치거나 벽을 타고 나무에 달린 열매를 채집하는 등 유저들이 원하는 모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인 스토리와 별개로 개성을 지닌 30여 종 캐릭터들의 개별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으며, 서브스토리를 통해 비행 시험, 요리, 과일채집 등 미니 게임도 즐길 수 있다. 게임모드는 총 3가지로 싱글모드·다인모드·미니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싱글모드에서 유저들은 메인 스토리와 서브 스토리를 통해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으며, 다인모드에서는 자신의 친구를 초대해 높은 레벨의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 ━ 파스텔풍의 그래픽 게임 강점 원신에는 총 7가지 원소가 있다. 특히 바람·물·얼음·불·전기·풀·바위 등 각 원소는 상호작용을 한다. 가령 전기와 물 속성을 결합하면 감전 효과가, 물과 불 속성을 결합하면 증발 효과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유저들은 스킬과 주변 환경을 이용해 시너지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얼음 원소 캐릭터인 케이아를 활용해 물을 얼려 없던 길을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원신은 유저들의 특성과 선호 환경에 따라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멀티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한다. 모바일, PC, PS 등 서로 다른 플랫폼의 유저들과도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다. 특히 모바일과 PC의 경우 계정 연동을 할 수 있다. 원신의 그래픽은 파스텔풍으로 동화 같은 그래픽을 자랑한다. 게임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다. PC 버전을 접해본 결과, 마치 잘 만든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전개 과정과 전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며, 전투 시스템 역시 논타겟 방식으로 호쾌한 전투가 가능했다. 화려한 스킬과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투 방식이 이색적이다. 특히 속성에 따라 공격 효과가 달라져 다양한 재미를 더했으며 나무로 만든 적들의 방패를 불속성 공격으로 태워버리는 등 변칙적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티바트 대륙 7개 지역 중 아직 2개 지역만 공개된 상태라는 점에서, 향후 콘텐트 부족에 대한 걱정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원신은 중국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PC, 모바일, 콘솔을 모두 아우르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특히 출시와 동시에 멀티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한 점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원신은 출시 당시 일본 게임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표절했다는 의혹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 높은 게임성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모바일에서 원신을 즐기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PC에서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조작하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지만 논타겟 플레이 방식 특성상 스마트폰으로 전투를 진행하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특히 원신의 경우 기존 모바일게임들과 달리 자동전투를 완전히 배제했다. 100% 수동으로 게임이 진행되다 보니 작은 모바일화면으로 퀘스트나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울러 모바일 환경의 경우 장소에 따라 인터넷 환경이 시시각각 변해 게임 끊김이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메인 퀘스트나 전투는 PC로 플레이하고 단순 반복 퀘스트나 캐릭터 이동 등은 모바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원신에도 해결해야 할 여러 개선 사항이 존재한다. 우선 업데이트 주기가 다른 게임과 비교해 느린 편에 속한다. 아울러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높은 사양의 기기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마저도 발열과 빠른 배터리 소모 등으로 인해 제대로 게임을 즐기기 쉽지 않다.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이야기 전개나 파스텔풍 그래픽 역시 유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소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거나,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을 즐겨왔던 유저라면 원신을 적극 추천한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2021.06.18 16:15

3분 소요
“완벽한 배팡”… ‘쿠팡이츠’ 따라쟁이 된 ‘배달의민족’

유통

‘배달 공룡’ 배달의민족(배민)에 때 아닌 ‘베끼기 꼬리표’가 붙었다. 배민이 최근 내놓은 ‘배민1’ 서비스가 주인공. 경쟁업체인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치타 배달) 서비스와 운영방식을 똑같이 표절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완벽한 배팡’ ‘쿠팡 따라쟁이’라는 별칭까지 생겨나고 있다. ━ 후발주자 따라가는 ‘배달 앱’ 선두주자 지난 8일 출시된 배민1은 배달 기사가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배민과 계약한 전업 라이더 혹은 배민커넥트(일반인 아르바이트 기사)가 배달 주문 한 건을 고객에게 곧바로 배달한다. 배민1 서비스는 이날 송파지역 첫 도입을 시작으로 서울,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문제는 해당 서비스가 업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주 사업모델을 베꼈다는 지적이다. 단건 배달은 쿠팡이츠가 지난 2019년 서비스 출범 초기부터 고집스럽게 고수해 온 모델이다. 배민은 그동안 라이더가 2~5건의 주문을 배차받아 동선에 따라 묶음 배달하는 ‘배민 라이더스’를 운영해왔다.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에 음식이 식어서 오거나 다른 집 음식과 바뀌는 사고도 종종 발생했다. 배민 라이더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쌓여가는 사이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로 신뢰를 쌓아가며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사용자 수가 10배 이상 뛰었다. 최근에는 송파‧강남권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자, 업계 선두주자인 배민이 동일한 서비스를 내놓고 오히려 쿠팡 운영 방식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송파‧강남권에서는 이미 쿠팡이츠가 배민 점유율을 따라잡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시장을 장악해 온 배민 입장에서는 베끼기를 해서라도 정면 대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 다음 베끼기는 ‘실시간 배달원 위치 파악’? 업계에선 배민1과 쿠팡이츠의 운영구조가 중개이용료(배민 12%, 쿠팡이츠 15%)를 제외하곤 모두 동일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문 건 당 카드수수료와 결제망 이용료(3%), 주문 건 당 배달비는 물론 프로모션 기간 도입한 중개이용료 1000원과 배달요금 5000원까지 모두 똑같다. 이뿐 아니다. 배민 측이 배민1 출시를 앞두고 적용한 배민 커넥트 앱 역시 쿠팡이츠의 배달파트너 서비스를 그대로 베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민은 ‘지역별 배달현황 및 배달료 알림 기능’ 서비스를 지난 4월 15일 커넥트 앱에 도입했다. 그동안은 그날그날 시세표를 앱 공지를 통해 알리는 방식이었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라이더들이 앱 지도 화면에서 현재 어느 지역의 배차확률이 높은지, 현재 시간대에 배달이 많이 발생하는 주문 밀집 지역은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다. 지역별로 받을 수 있는 예상 배달료도 최소~최대치로 표시해준다. 이는 쿠팡이츠의 배달 파트너 앱에서 초기부터 제공하고 있는 단독 기능으로 라이더들 사이에서 효율성을 높이 평가받던 서비스다. 배민 커넥트 외 대표적인 배달 대행 앱에서도 이 같은 기능을 개발해 도입한 곳은 없었다. 배민 커넥트는 쿠팡이츠의 주요 기능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지도상에 지역별 주문현황을 보여주며 ‘많음’ ‘보통’으로 주문 상태를 표시해주거나, 지도상 배달이 몰리는 지역을 빨간색~붉은색으로 표기해주는 세부적인 기능까지 모두 똑같이 적용했다. 라이더들 사이에선 배민의 추후 업데이트 기능이 무엇인지 유추해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쿠팡엔 있지만 배민엔 없는 기능 위주로 따져보면 맞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배민 주문 앱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서울 전역에 맞춤 배달 예상시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역시 쿠팡이츠에 적용되던 기능. 쿠팡이츠는 모든 주문에 대해 배달 예상시간과 배달 중인 배달 라이더의 실시간 위치 정보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일부 소비자들과 라이더들은 배민 주문앱의 다음 업데이트엔 고객이 라이더 위치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라이더는 “쿠팡이츠에서 추가 업데이트한 서비스를 일주일 뒤, 혹은 한 달 뒤 배민 측에서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며 “출혈경쟁이 심해질수록 개발자 영역인 앱 베끼기도 대범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상생 외치더니”… 배달 비용 수수료 높여 배민의 단건 배달 서비스 도입을 두고 일각에선 약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배민은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콘셉트로 성장하면서 수수료 정책에 특히 민감한 기업이다. 지난해 깃발꽂기가 문제 되면서 주문 건 당 수수료 5.8%를 부과하는 ‘오픈 서비스’를 계획했지만 점주들 반발에 밀려 정책을 전면 백지화한 바 있다. 배민의 수익구조는 여전히 광고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배민은 한 달 고정지출비를 내는 울트라콜이나 비공개 입찰로 진행되는 슈퍼리스트, 여기에 외부 결제 수수료 정도를 챙긴다. 배민1 도입은 쿠팡이츠에 대한 견제와 동시에 약한 수익구조를 플랫폼 수수료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 수수료를 가장 크게 지적하던 배민이 결국 동일한 서비스와 수수료 정책을 편 것은 그동안의 수익에 대한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라며 “프로모션 이벤트를 크게 하고 있지만 이후엔 제대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전략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물론 배달앱이란 게 서로 모방하며 새로운 것을 더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번엔 운영방식과 수수료율, 개발자들이 개발한 앱 기능까지 똑같은 데다, 배민이 갖는 상징성(혁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흐름을 바꾼 쿠팡이, 배달 시장에서도 단건 배달로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며 “배민은 ‘번쩍 배달’이라는 어설픈 단건 배달이 실패하자 뒤늦게 배민1을 대응책으로 내놨는데, 이미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는 타이틀이 흔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민 측은 ‘단건 배달’이라는 트렌드에 편승한 것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 구조만 놓고 보면 (쿠팡이츠의 베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업에 대한 경험과 경쟁력이 많기 때문에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배민1은 중개 배달과 자체배달을 하는 2가지 모델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라며 “단건 배달은 배달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장점이 있고 이 비용이 부담된다면 배민라이더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06.14 05:55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