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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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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부사장, 만성적자 하림산업 구원투수 될까

유통

흔들리는 기업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수장 교체다. 국내 한 기업은 최근 6년간 5명의 수장을 신규 선임했다. 현재 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식품 사업 부문 대표를 별도로 선임하며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하림산업의 얘기다. 이 회사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종합식품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계속된 대표 교체…1년 버티기 힘들다하림산업은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12년 설립된 식품 전문 기업이다. 하림산업은 2019년과 2023년에 각각 하림식품, HS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속적으로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현재는 부동산 개발 사업과 함께 식품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하림산업 식품 제조업의 핵심 브랜드로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고가 라인 ‘더(THE)미식’이 있다.하림산업의 특이점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가 잦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기만 대표는 건재했지만, 식품 사업 부문 대표가 임기 1년 내외로 교체됐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총 5명의 인사가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하림산업을 거쳐 간 대표는 이강수(선임일 2019년 12월)·윤석춘(2021년 1월)·허준 직무대행(2022년 1월)·민동기(2023년 2월) 등이다.현재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올가홀푸드 대표 출신인 강병규 부사장이 맡고 있다. 아직 공시가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강 부사장이 김기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하림산업 관계자는 신규 선임된 강병규 대표에 대해 “식품 부문 부사장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선임 배경이나 업무 개시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하림산업의 잦은 대표 교체 이유는 회사 실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2017~2023년)를 살펴보면 회사 매출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림산업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6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사실상 하림산업은 자체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다. 운영 자금도 없어 그룹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쓰는 실정이다. 하림지주가 지난 한 해 하림산업에 출자한 금액은 총 1300억원이다. 하림지주는 올해 1월에도 300억원의 자금을 하림산업에 수혈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은 지난달(10월) 하림산업에게 시설투자자금 명목으로 280억원을 분할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NS홈쇼핑은 지난달 1차로 180억원을 하림산업에게 빌려줬다. 나머지 100억원은 내년 1월에 대여한다는 것이 NS홈쇼핑의 계획이다. 흑자 전환 DNA, 위기의 하림에도 적용될까문제는 이 같은 자금 수혈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하림산업이 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식품 부문 사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림산업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하림그룹 및 계열사의 사옥과 공장 건설 공사 등 대부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다.김홍국 회장도 식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 10월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용가리 치킨 25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미식’ 브랜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투자를 지속해 라인도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새로 부임한 강병규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하림산업 내부에서도 강 부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까르푸, 올가홀푸드, CJ올리브영 등을 거친 유통 전문가이기 때문이다.특히 강 부사장이 올가홀푸드에서 이룬 성과는 만성 적자로 허덕이는 하림산업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강 부사장은 최근까지 대표로 있던 올가홀푸드의 경영 실적 흑자 전환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는 2018년부터 올가홀푸드를 맡아 이듬해(2019년)부터 손실을 줄여갔다. 대표 취임 3년차인 2020년에는 매출 771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강 부사장 체제의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신규 브랜드 등 제품 라인업 확장으로 HMR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하림산업은 지난해에만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등 2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HMR 라인업 확장에 집중해 왔다.하림산업 관계자는 “HMR 사업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제품 라인업을 계속해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11.17 10:02

3분 소요
벌써 4년차…하림 프리미엄 ‘더미식’ 자리 못 잡는 이유

유통

하림그룹 식품계열사 하림산업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로 이 시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론칭 4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하림산업 측은 '여전히 출시 초반이고 투자하는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영업 적자가 1000억원에 달하고 있어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심 차게 출사표 던졌지만지난 2021년 10월 하림산업은 종합식품기업을 선언하면서 가정간편식 브랜드 'The미식'을 론칭했다.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조리법을 내세운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더미식은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펼쳐왔다. 광고 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발탁,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더미식에서 처음 출시된 장인라면은 당시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양념 채소를 20시간 이상 끓여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이듬해인 2022년엔 더 미식 즉석밥과 유니자장면을, 지난해에는 만두 9종과 비빔면을 내놓는 등 상품군을 넓혔다.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더미식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브랜드를 키우는 데 열의를 보였다. 초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장인라면은 출시 두 달 만에 500만봉이 판매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후 하림산업은 더미식에 이어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잇달아 선보였다.하림은 더미식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공장 증설과 제품 확장 등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분위기다. 김 회장은 장인라면을 출시하면서 더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키우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현재 하림산업은 해마다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하림산업은 2019년 매출 36억원에서 2022년 461억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48억원에서 868억원으로 적자가 불어났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096억원으로 더 증가했다. 시장 안착 가능할까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조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MR 시장은 2022년에 5조원을 돌파(5조8500억원)했다. 작년에는 시장이 더욱 커져 6조5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HMR 제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의 비율도 2012년 13.2%에서 2020년에는 4가구 중 1가구가 넘는 26.4%로 집계됐다.HMR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식품업계에서는 차별화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중 더미식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낮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더미식 즉석밥은 210g 기준 2300원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 가격 (210g 1850원)보다 450원이나 비싸다. 고기교자 만두는 700g 기준 1만1000원이다. 비비고 왕교자 만두가 1.05kg에 1만1530원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또 가격이 비싼 반면 맛이나 품질이 월등하지 않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즉석밥의 경우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오뚜기의 오뚜기밥이 전체 시장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해 틈새를 파고들기에 맛이나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향 평준화된 HMR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외식, 배달 음식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프리미엄을 표방한 더미식은 대표 상품도 부재하며 그만큼의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식품전문 기업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이나 가성비 높은 상품을 출시하는 게 아니라면 시장에 끼어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물가 시대에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부담 요소로 시장 안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림의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하림산업은 지난 7월 689억원을 투입해 전북 익산 공장과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라면 생산시설에 403억원을, 물류센터 증설에 286억원을 집행했다. 김 회장 또한 지난 10월 서울 성수동 용가리 치킨 25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더미식의 라면과 즉석밥 매출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고정 소비 고객이 생기면서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하림산업 관계자는 “더미식은 론칭 4년 차로 아직 투자하고, 성장하는 초기 단계”라며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가며 내수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11.17 08:01

3분 소요
HMM 잔여영구채 쥔 산업은행…‘책임론’ 나오는 이유는

증권 일반

HMM의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이 선정되면서 산업은행은 HMM 매각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7년 만에 최대주주 자리는 하림에 내어주게 됐지만, 산업은행과 HMM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는 건 아니다. 아직 1조6800억원에 달하는 영구채가 남아있어서다. 산은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단계적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HMM과 하림그룹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산업은행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산은이 HMM 지분 매각으로 자기자본 확충 등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얻은 반면, 인수 측인 팬오션은 조단위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을 추진해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해지면서다. 산은이 HMM 매각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털어내기 위해 하림그룹의 무리한 인수 계획을 눈감아줬다는 지적이다. 잔여 영구채 3억3600만주…2025년 지분 32.8%하림그룹 컨소시엄(하림-JKL파트너스)은 인수 주체인 팬오션을 통해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를 인수한다. 인수 금액은 6조4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하림그룹 측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2024년 상반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HMM의 전신은 옛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상선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업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고, 2016년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이 관리에 나서면서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경영난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2조68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 가운데 1조원 규모 영구채(2억주)는 주식으로 전환해 하림 측에 매각하지만, 나머지 1조6800억원 규모(3억3600만주)는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문제는 산은이 잔여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인수 측인 하림그룹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2024년 5월부터 2025년까지 5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경우 산은 측의 지분은 현재 0%에서 2024년 5월 2.8%, 6월 8.0%, 10월 21.8%, 2025년 4월 32.8%까지 늘어나게 된다. 같은 기간 인수 측 지분율은 57.9→56.2→53.2→45.3→38.9%로 줄어든다. 잔여 영구채 전환이 완료되는 2025년 4월 산은과 하림 측의 지분율 격차는 6.1%포인트로 줄어든다. 하림 입장에선 2대 주주 산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 하림의 HMM 인수를 두고 ‘승자의 저주’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인수자의 경영권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림그룹이 산은에 잔여 영구채의 주식 전환 3년 유예를 요청했다는 사실은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HMM 노조 “산은, 투자금 회수 위한 졸속매각”산업은행은 HMM 지분 매각으로 건전성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의 2023년 3분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HMM 주가가 하락하면서 13.66%로 떨어졌다. BIS 비율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HMM 매각가에서 장부가를 제외한 만큼 산은의 자기자본이 확충돼 BIS비율 개선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HMM 주가 변동으로 인한 BIS 비율 악화 우려도 덜어낼 수 있다. 아직 매각가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하림 측이 제시한 HMM 인수금액은 6조4000억원 수준이다. 산은과 해진공 보유 지분에 대한 가격이므로, 산은 지분 29.2%에 대한 매각가는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2년 산은 감사보고서상 HMM 장부가는 1조9745억원인 만큼 향후 산은은 차액인 1조2200억원 가량의 자기자본 확충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BIS 비율은 0.4~1%포인트 가량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역시 BIS 비율 개선을 위해 HMM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2023년 6월 기자간담회에서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이면 산은의 BIS비율에 0.07%포인트 만큼 영향을 준다. 13%대로 떨어진 BIS 비율 등 산은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려면 HMM 매각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은이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HMM 노조는 2023년 12월 22일 성명서를 내고 HMM 인수와 관련해 주식매매계약의 조건으로 어떠한 협의가 있었는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외국 선사들이 적자로 돌아섰고, 해운업에서 치킨게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이 전반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게 산업은행 본연의 목적인데, 정작 해운업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산업은행이 HMM 매각을 투자금 회수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운송선박 공급 과잉으로 치킨게임은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지금의 다운사이클을 HMM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 경쟁력은 있는지 가늠하는 게 우선일 텐데, 산업은행의 이번 결정은 돈 될 때 팔아서 투자금을 회수겠다는 ‘졸속 매각’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023.12.30 11:29

4분 소요
HMM 품을 돈 마련하려면…팬오션 유상증자에 쏠린 눈

증권 일반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본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자금 조달력’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보유자금이 많지 않은 하림이 HMM의 인수금액을 감당하기 위해 팬오션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자금 조달력 우려 일파만파…답은 팬오션?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6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HMM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계열사 등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초기부터 하림의 자금 조달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림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인수자금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관련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자 최근 김홍국 하림회장은 직접 나서서 “자금 우려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HMM 인수와 관련해 한 매체를 통해 “이중삼중으로 자금준비를 하지 않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HMM의 몸값은 6조4000억원으로, 하림 측은 전체 인수금액 중 2조원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하림은 신한·우리·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총 3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대출 확약서를 받은 상태다. 2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4조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자금 중 상당 부분은 HMM 인수 주체인 팬오션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림그룹은 HMM 경영권 지분의 57.9%에 대한 인수 주체로 팬오션을 내세워 인수대금을 팬오션 유상증자와 인수금융, 선박 유동화 등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3조원 수준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하고 이외에도 양재 물류단지 등 금융기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 분양 수입 3조8000억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처럼 하림그룹이 최대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팬오션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팬오션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향후 매도인인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해양진흥공사와 본건 거래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진행 예정이나 본 공시 시점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본건 거래 계약 체결을 전제로 당사의 유상증자 추진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하림 참여 여력 부족·팬오션은 신용등급 하락 우려2023년 3분기 기준 하림지주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662억원으로 팬오션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해도 참여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3조원가량을 팬오션 유상증자로 조달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림 측은 유상증자 금액으로만 1조6400억원가량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팬오션의 상황도 여유롭진 않다. 팬오션은 2023년 9월말 별도 기준 4600억원에 불과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2조4000억원, 단기성차입금 6000억원으로 차입을 확대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한신평)과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 신용평가사들은 HMM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팬오션에 대해 인수자금 조달에 따른 재무부담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실질적인 재무 부담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인수 금액과 자금조달의 방안, 주주 간 계약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주주 간 계약상으로 팬오션이 HMM의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팬오션 자체의 재무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기평도 “고가치 선박에 대부분 선박금융이 설정돼 있는 등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유상증자가 주요 자금 조달 방안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도 팬오션의 유상증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팬오션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의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하향 제시하면서 “HMM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영구채 발행 및 유상증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규모 증자 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또한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은 54.7%인데 별도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이 610억원에 불과해 증자 시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HMM의 8조원 수준의 순현금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딜의 성공 여부, 인수 가격, 조달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의 상승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림의 무리한 인수에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을 중심으로 HMM의 현금성 자산을 노리고 인수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HMM의 10조원에 달하는 유보금을 하림그룹이 유용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떠오른 것이다. 이에 하림측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사실처럼 유포되고 있다”며 “HMM이 보유한 현금 자산은 현재진행형인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게 그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2023.12.30 10:29

4분 소요
하림, HMM 인수해 팬오션과 합병? 규모의 경제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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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지면서 초대형 국적선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종적으로 인수에 성공할 경우 팬오션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HMM 인수전이 하림의 승리로 판가름 났다.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하림그룹을 선정했다. 하림그룹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에 대한 인수 희망가로 6조4000억원의 입찰금액을 써내 최종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새우 삼킨 고래’…글로벌 국적선사 5위 겨냥HMM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림그룹은 재계 순위 27위에서 13위로 올라선다. 자산총액 25조8000억원인 HMM을 인수해 17조원인 하림그룹의 자산규모가 42조8000억원까지 불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 전반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림그룹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내년 초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인수 과정에서 하림의 자금력 문제 등이 불거졌음에도 HMM 인수를 단행한 건 팬오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이 지난 2015년에 인수한 벌크선사다. 표준화된 형태의 화물들을 운반하는 컨테이너선과 달리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적재할 수 있는 화물전용선을 말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하림그룹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고루 갖춘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하림그룹 지주사 하림지주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 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의 MSC와도 견줄 만한 국적선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HMM은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에서 점유율이 3% 수준으로 8위에 안착해 있다. 1위인 MSC와 2위인 머스크의 점유율을 합산한 30%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림은 HMM의 규모를 키워 글로벌 5위 컨테이너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하림그룹은 그간 벌크선 사업을 영위하면서 해운업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비록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은 없지만 정성 평가에서도 해운업 운영 경험 등에서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익 창출력 확대는 긍정적…내년도 업황 등 고려해야일각에서는 하림그룹이 최종 인수에 성공한 뒤 HMM과 팬오션을 합병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국제 해운 네트워크를 공유해 영업망을 확대하고 연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회사는 추후 HMM과 팬오션의 합병이나 사업구조의 인위적인 조정이 있을 거란 추측에 대해서 일축했다.하림은 “하림그룹은 기본적으로 계열사간의 독립 경영과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는 경영원칙을 갖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하림그룹의 계열사가 된 많은 회사들이 사료부문(천하제일사료·선진·팜스코), 닭고기 부문(하림·올품·한강식품), 돼지고기 부문(선진포크·하이포크)에서 이전 회사명, 브랜드, 제품 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팬오션과 HMM이 시너지를 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하림그룹의 신용도 영향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고 팬오션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을 인수한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은 사업 측면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제고와 수익 창출력 확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비우호적인 컨테이너 업황 전망을 감안하면 사업다각화 효과가 발현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도 해운업황의 악화가 예상되는 것도 문제다. 올들어 팬오션 실적은 운임지수 하락 및 물동량 둔화 등 업황 악화로 위축됐다. 2024년도 벌크선 업계 시황도 2023년도에 비해 더욱 부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도 팬오션의 영업이익이 올해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석도 나왔다. KB증권은 2024년 팬오션의 영업이익은 3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31.8% 하회하고, KB증권의 기존 전망을 23.8% 밑도는 수치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2023년만큼 중국이 철광석과 석탄의 수입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 벌크선 시황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2023년 연중 악화된 컨테이너선 시황이 2024년 온기에 걸쳐 영업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23.12.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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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HMM 유보금, 해운불황에 대응…배당도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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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인수한 #HMM의 유보금을 해운 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추후 HMM을 #팬오션과 합병하거나 인위적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26일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의혹이나 부당한 추측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선 하림그룹은 HMM의 유보금은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림은 “글로벌 해운사에 비해 선대 규모 및 보유 현금이 월등히 적은 HMM은 불황에 대비하며 경쟁력을 키우는데 보유 현금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게 하림그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하림이 HMM 인수 후 배당금을 통해 이익의 상당수를 가져갈 거란 의혹에 대해서도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HMM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배당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하림그룹은 과거 팬오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M&A 이후 5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후 HMM과 팬오션의 합병이나 사업구조의 인위적인 조정이 있을 거란 추측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하림은 “하림그룹은 기본적으로 계열사간의 독립 경영과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는 경영원칙을 갖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하림그룹의 계열사가 된 많은 회사들이 사료부문(천하제일사료·선진·팜스코), 닭고기 부문(하림·올품·한강식품), 돼지고기 부문(선진포크·하이포크)에서 이전 회사명, 브랜드, 제품 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영구채 전환 유예를 통해 추가 배당금을 받을 의도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구채 전환과 관련한 의견을 충분히 마크업(제시)했으며, 향후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도 논의할 예정이라는 방침이다. 하림은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 해소를 통한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일정 기간 영구채 전환 유예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는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2.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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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 우선협상자에 하림 유력?…이번주 윤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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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던 HMM(011200)의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번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사실상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의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진 가운데 자금 조달 측면에서 좀 더 유리한 하림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라고 점쳐지고 있다. 이들 기업이 끝까지 매각전을 완주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번주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하림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전해진다. 하림이 동원그룹보다 미세하게 높은 금액을 희망가로 제출했다는 게 그 이유다. 정확한 예정가격이나 후보들이 써 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각대상인 HMM 지분 3억9879억만주(57.9%)에 대한 가격은 6조1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으로 예측된다. 동원그룹이 6조3000억원을, 하림이 6조4000억원을 제시했다는 업계의 후문이다. 이번 인수전의 승부를 가릴 핵심은 자금조달 여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정성평가 항목 중 자기자본비율 등 자금조달 구조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HMM 인수전의 후보자로 꼽힌 두 회사 모두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으로는 HMM의 몸값을 감당할 수 없어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각 사는 계열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인수금융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동원이 자금 동원력 차원에서 조금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원그룹은 미국 법인 스타키스트 전환사채를 통해 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인데다 서울 서초구 사옥 매각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지 않고 자회사 중심으로 자금 마련에 나선 것도 산업은행의 평가 기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반면 하림은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가격적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림그룹은 8년 전 팬오션 인수 당시 공동인수자로 참여했던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자금을 수혈 받는 한편 우호 세력인 호반그룹과도 힘을 합칠 예정이다. 팬오션이 발행하는 영구채를 호반그룹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해운시장 침체기에 따라 당분간은 인수 시너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의 사이클 상 10~20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데 재정건전성이 바탕이 되어야 다운사이클을 버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매각에 대한 의지가 강한 상태지만 양 사 모두 자금 조달 측면에서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고 당초 매각 측의 희망가가 7조원 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023.12.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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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무성한 HMM 인수전…‘승자의 저주’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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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011200) 인수전이 동원과 하림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승자의 저주’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조를 웃도는 몸값을 감당하기 위해 무리하게 자금동원을 해야 하고 다가오는 해운시장 침체기에 따라 당분간은 인수 시너지를 얻기 힘들 거란 예측이다.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HMM 본입찰에 참여한 동원그룹과 하림·JKL 컨소시엄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리고 연내 주식매매계약까지 마친다는 방침이다. 입찰 과정에서 동원그룹과 하림은 모두 6조원이 넘는 금액을 적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도 6조원 초반대를 매각 예정가격으로 정하며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아닌 자금 조달 계획과 경영계획 등이 주요 평가 항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HMM인수전의 인수후보자로 비교적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등장하지 않아 시장의 우려를 샀었다. 동원과 하림 모두 보유 현금성 자산만으로는 HMM을 인수할 수 없어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금동원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됐던 LX그룹도 인수를 포기하면서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는 격’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림과 동원그룹은 자체적으로 3조원 정도의 자금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금액의 경우 차입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발생할 수 박에 없다. 동원그룹은 동원산업의 자회사 동원로엑스를 앞세워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 자산 유동화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하림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을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꾸렸다. 현재 인수 후보들과 대주단이 협의한 선순위 대출 금리는 8%대로, 업계에서는 인수기업이 3조원을 5년 만기로 빌릴 시 매달 대략 200억원대의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HMM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0조원을 웃돈다는 점을 감안해도 다가올 해운업황 침체기에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잠시 특수를 누린 해운업체들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해운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10~2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는 특징이 있다. 해운업의 다운사이클을 버티려면 재정건전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HMM도 지난 2011~2019년까지 약 10년간 적자 상태를 면치못했으며 결손금도 4조원에 달할 정도였다. 최종 인수기업이 얻는 시너지 효과보다 손해가 클 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HMM 인수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HMM 내부에서도 유찰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몸값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자금력이 충분하고 해운산업에 전문성이 있는 기업이 인수하기를 바란다는 해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본입찰 이후에도 유찰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은행의 매각 의지가 높은 상황”이라며 “두 기업의 자금조달계획과 향후 사업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12.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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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 자신있다” 후보들 ‘장담’에도 반복되는 유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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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된 대형 딜들이 모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3일 진행되는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였던 LX그룹의 불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황 부진에 HMM 인수 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3일 진행된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삼성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달 하림과 동원, LX그룹 등 3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했다. 이들은 지난달 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약 2달여간 실사를 진행했다.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한다는 방침이다.본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HMM 매각은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다. 숏리스트에 오른 3사 가운데 LX그룹이 HMM 본입찰에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LX그룹의 경우 그룹내 현금성 자산이 가장 앞서는데다 LG, GS그룹의 참전 가능성도 나오면서 자금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던 곳이다. LX인터내셔널은 “기존대로 HMM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본입찰 전까지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앞서 LX그룹은 HMM 인수를 위한 자문사로 삼덕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내부적으로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채비에 나섰다. LX그룹은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4000억원으로 후보군 중 가장 앞서고 있는데다, 유상증자 등 가용 방법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HMM 인수를 통해 물류 계열사인 LX판토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해운업 불황이 HMM 인수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올해 1000포인트(p)를 오가다가 지난 9월 2046p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600선을 맴돌고 있다. HMM처럼 컨테이너선 업체는 경기 영향을 더 심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LX그룹 역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과 해운업황 부진 등을 감안해 최종 인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HMM 매각 가격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으로 평가된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 중인 영구채를 주식으로 추가 전환할 경우 매각 가격은 최대 10조원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 산은 측은 앞서 지난달 1조원 가량의 HMM 영구채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앞으로 2~3조원 어치 영구채를 순차적으로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인수 측의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림·동원, HMM 인수에 ‘진심’불참 가능성이 제기된 LX그룹을 제외하면 하림과 동원은 HMM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자금 동원, 계열사 지분 매각은 물론 각 기업 총수들이 공식석상에서 직접 인수전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보이는 중이다. 하림과 동원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각각 1조6000억원, 6300억원 정도로 나머지 자금 마련이 관건이다. 우선 하림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자금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국민·우리은행과 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과 함께 대주단 구성도 마쳤다. 지난달 하림그룹 산하 팬오션은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팔아 1628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조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 출시 만큼이나 HMM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자금 조달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뒀다”고 자신했다. 일각에선 김 회장과 동향 출신인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자금 지원에 나설 거란 분석도 나온다. 하림과 호반은 과거에도 수차례 공동 사업 안건을 논의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호반건설의 올해 4월 기준 현금성 자산은 5600억원에 달한다. 동원그룹에게도 HMM 인수는 ‘꿈’과 같다. 김재철 동원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며 “우리는 바다에서 이룬 회사다. HMM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명예회장이 HMM 인수와 관련한 의견을 밝힌 건 당시가 처음이다. 동원그룹은 미국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는 아직 미정이지만, 5000억~60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타키스트는 미국 참치캔 시장 1위 업체로, 2008년 동원그룹이 약 50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만약 LX그룹이 본입찰을 포기할 경우 HMM 매각이 최종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3사가 경쟁적으로 높은 몸값을 써내야했던 상황에서 2파전이 될 경우 몸값은 더 낮아질 수 있어서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HMM 매각)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림, 동원은 HMM 인수에 진심이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실행하고 있다”면서도 “충분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존재한다. 유찰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인수전 전개에 따라 주가 변동도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11.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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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건 다 판다”…HMM 인수후보들 자금마련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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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들이 실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은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전량 매도해 1600억원 규모 현금을 마련했고, 동원그룹과 LX그룹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그룹사 차원의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은 하림, 동원, LX그룹 등 인수 후보 3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6일부터 두 달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했다. 매각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은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실사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경영진과 실무진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음달 있을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주식 3억9879만156주(지분 38.9%)다. 여기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 중인 2조7000억원 규모 영구채 중 1조원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한 물량(2억주)가 포함됐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 대금이 최소 5조원에 달하고 있어 각 인수 후보별로 자금 마련을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인 모습이다. 우선 하림그룹 산하 팬오션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5.8%(390만3973주)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가는 주당 4만1710원으로, 총 1628억원 규모다. 팬오션 측이 밝힌 처분 목적은 ‘투자수익 확보’지만, 7조원이 넘는 HMM 인수자금 마련에 도움이 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팬오션은 지난해 5월 1억1100만원을 투자해 한진칼 지분을 최초 매입했다. 같은해 12월 호반건설이 보유한 333만890주(4.96%)를 1259억원에 추가 취득하며 지분을 5.8%로 확대하기도 했다. 당시 팬오션이 밝힌 지분 매입 목적은 ‘단순투자’였다. 1년 5개월만에 이뤄진 지분 매매로 팬오션은 약 368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하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신한·국민·우리은행과 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과 함께 대주단 구성을 마친 상태다. 하림이 확보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말 기준 1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번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조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김재철 명예회장이 직접 HMM 인수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의지를 천명했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며 “우리는 바다에서 이룬 회사다. HMM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김 명예회장이 HMM 인수와 관련한 의견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그만큼 HMM 인수에 진심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은 서초구 양재동 소재 동원F&B 빌딩 등 사옥 매각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탄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전환사채(EB) 등의 발행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LX그룹은 HMM 인수를 위한 자문사로 삼덕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내부적으로 TF를 꾸렸다. TF엔 HMM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물류 계열사 LX판토스 구성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LX그룹은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4000억원으로 후보군 중 가장 앞서고 있는데다, 유상증자 등 가용 방법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HMM 매각이 최종 유찰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후보들이 현금 끌어모으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인수 가격으로 거론되는 5~7조원에는 턱없이 부족해서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산은이 보유한 HMM 지분 39%의 가치는 약 6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매각 측이 적격 후보가 없다고 판단하면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한편 HMM 매각을 위한 실사 작업은 오는 11월초 종료될 예정이다. 실사가 마무리된 후 11월 중순께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10.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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