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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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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없어서 난리라는데”...유통업계, 키즈 상품 봇물 터진다

유통

유통업계가 키즈(어린이 전용)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키즈 관련 산업의 성장 전망은 오히려 밝은 상황이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유통사들은 키즈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출산으로 가정마다 자녀가 귀해지면서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복수의 성인이 소비하는 ‘텐포켓’ 현상이 심화하는 점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글로벌 금융데이터 서비스기업 피치북(PitchBook)은 국내 키즈 산업 규모가 2012년 210억달러(약 30조8000억원)에서 2025년 437.6억달러(약 64조1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다. CU는 지난 26일 업계 최초로 ‘키즈 전용 스낵’을 론칭했다. 우선 ‘밀크쿠키’와 ‘치즈밀크쿠키’ 총 2종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다음 달에는 CU의 키즈 상품 제품군이 대폭 늘어난다. CU가 내달 출시를 준비 중인 제품은 ▲인절미 쌀과자 ▲구운 감자 쌀과자 ▲쿠키앤다이노 ▲쿠키앤중장비 ▲멀티비타민젤리 등이다.경쟁사들도 키즈 산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키즈 스낵 출시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만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향후 제품 개발 및 기획 시 참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식품 업계에서는 하림산업이 키즈 전용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하며 키즈 수요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팝업스토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핑크컬러면’을 적용한 신제품 ‘핑크퐁당라면’도 출시했다.백화점 업계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부터 6월 말까지 강남점에서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키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해당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처음이다.패션 업계에서는 안다르가 이달 들어 키즈 전용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다. 안다르 측은 “아이들의 특성상 다양한 운동과 일상에서 편안게 착용할 수 있는 애슬레저 스타일의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국내외 브랜드 중 아이들을 위한 전문 애슬레저 제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론칭 배경을 설명했다.업계 관계자는 “골드키즈를 향한 친인척 지원 급증 등으로 키즈 산업은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단기 매출이 급증하지 않는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들이 관심 같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8 06:01

2분 소요
大배우 이정재로 부족해...하림, 더미식 오징어라면 ‘벌써 할인?’

유통

오징어게임으로 유명한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내세운 하림 ‘더미식 오징어라면’이 일부 유통채널에서 정상가 대비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달 초 출시된 신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프로모션이다.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통해 인지도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마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는 하림산업의 더미식 오징어라면이 정상가 8800원(130g·4봉) 대비 15% 할인된 748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프로모션은 신제품 출시 8일 만인 지난 13일 시작됐으며, 이달 말까지 지속된다.하림산업 측은 현재 자체 쇼핑몰에서도 더미식 오징어라면을 할인 판매 중이다. 현재 정상가 대비 10% 할인된 792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림산업 측은 할인 프로모션 관련 “채널별 프로모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더미식 오징어라면’은 하림산업이 지난 5일 공식 출시한 신제품이다.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를 지향하는 더미식의 첫 번째 해물라면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2021년 하림산업은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며 더미식 장인라면을 통해 본격적인 라면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이후 비빔면·메밀비빔면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하림산업 내부에서는 더미식 오징어라면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경쟁 모델과 차별화되는 품질을 갖춘 만큼 충분히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윤아인 하림산업 브랜드매니저는 지난 5일 더미식 신제품 론칭 행사에서 “(더미식 오징어라면은) 타사 제품과 다르게 한식에 가까운 오징어 국으로 개발했다”며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국물의 풍미를 끌어올릴 수 있게 좀 더 얇고 쫄깃한 면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해물류 라면 시장 전체 규모가 490억원 수준인데,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해 2위로 안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계속된 적자로 허덕이는 하림산업 입장에서는 더미식 브랜드 내 라면 제품의 시장 안착이 중요하다. 유로모니터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2조6000억원 전후로 형성된다. 농심의 신라면이 연간 5000억원 수준(2023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라면 시장을 압도하고 있지만, 매출 하위권 제품들은 매년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치열하다.이런 시장에서 프리미엄 라면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하림산업은 조금씩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하림산업의 면 사업 매출은 지난 2022년 약 87억원에서 2023년 약 119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에는 면 관련 매출이 194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약 84억원) 대비 130% 개선된 실적이다.업계 관계자는 “고객 인지도 상승을 위해 신제품 출시에 맞춰 종종 할인이나 사은품 증정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농심이 최근 선보인 신제품인 신라면 툼바도 출시 후 할인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더미식 오징어라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맛이 맵고 진하나 비싸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등의 부정적 의견과 “다른 라면보다 인스턴트 느낌이 덜해 좋다” “오징어짬뽕의 상위 버전 같다” 등의 긍정적 의견이 나온다.

2024.12.27 06:00

3분 소요
강병규 부사장, 만성적자 하림산업 구원투수 될까

유통

흔들리는 기업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수장 교체다. 국내 한 기업은 최근 6년간 5명의 수장을 신규 선임했다. 현재 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식품 사업 부문 대표를 별도로 선임하며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하림산업의 얘기다. 이 회사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종합식품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계속된 대표 교체…1년 버티기 힘들다하림산업은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12년 설립된 식품 전문 기업이다. 하림산업은 2019년과 2023년에 각각 하림식품, HS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속적으로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현재는 부동산 개발 사업과 함께 식품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하림산업 식품 제조업의 핵심 브랜드로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고가 라인 ‘더(THE)미식’이 있다.하림산업의 특이점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가 잦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기만 대표는 건재했지만, 식품 사업 부문 대표가 임기 1년 내외로 교체됐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총 5명의 인사가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하림산업을 거쳐 간 대표는 이강수(선임일 2019년 12월)·윤석춘(2021년 1월)·허준 직무대행(2022년 1월)·민동기(2023년 2월) 등이다.현재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올가홀푸드 대표 출신인 강병규 부사장이 맡고 있다. 아직 공시가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강 부사장이 김기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하림산업 관계자는 신규 선임된 강병규 대표에 대해 “식품 부문 부사장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선임 배경이나 업무 개시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하림산업의 잦은 대표 교체 이유는 회사 실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2017~2023년)를 살펴보면 회사 매출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림산업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6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사실상 하림산업은 자체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다. 운영 자금도 없어 그룹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쓰는 실정이다. 하림지주가 지난 한 해 하림산업에 출자한 금액은 총 1300억원이다. 하림지주는 올해 1월에도 300억원의 자금을 하림산업에 수혈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은 지난달(10월) 하림산업에게 시설투자자금 명목으로 280억원을 분할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NS홈쇼핑은 지난달 1차로 180억원을 하림산업에게 빌려줬다. 나머지 100억원은 내년 1월에 대여한다는 것이 NS홈쇼핑의 계획이다. 흑자 전환 DNA, 위기의 하림에도 적용될까문제는 이 같은 자금 수혈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하림산업이 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식품 부문 사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림산업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하림그룹 및 계열사의 사옥과 공장 건설 공사 등 대부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다.김홍국 회장도 식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 10월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용가리 치킨 25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미식’ 브랜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투자를 지속해 라인도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새로 부임한 강병규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하림산업 내부에서도 강 부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까르푸, 올가홀푸드, CJ올리브영 등을 거친 유통 전문가이기 때문이다.특히 강 부사장이 올가홀푸드에서 이룬 성과는 만성 적자로 허덕이는 하림산업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강 부사장은 최근까지 대표로 있던 올가홀푸드의 경영 실적 흑자 전환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는 2018년부터 올가홀푸드를 맡아 이듬해(2019년)부터 손실을 줄여갔다. 대표 취임 3년차인 2020년에는 매출 771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강 부사장 체제의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신규 브랜드 등 제품 라인업 확장으로 HMR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하림산업은 지난해에만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등 2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HMR 라인업 확장에 집중해 왔다.하림산업 관계자는 “HMR 사업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제품 라인업을 계속해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11.17 10:02

3분 소요
“소비자가 판단할 것”…하림 ‘이정재 라면’ 성적표는

유통

하림산업이 야심 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더(THE)미식’ 라면이 시장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출시간담회 때 직접 라면 삶기 시연을 보였을 정도로 라면 사업은 김 회장이 엄청난 애착을 보인 사업이다. 또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진행했다. 하지만 들인 공 대비 성과가 미진하다. 더미식 라면은 판매 초기부터 일반 라면 대비 가격대가 1000원에서 1500원가량 높아 고가 전략이 결국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었다. 또한 업계에서는 하림이 국내 라면시장 공략의 맥을 애초에 잘못 짚었다고 지적한다. 힘 빠진 기세…점유율 1% ‘굴욕’하림산업은 2021년 10월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의 첫 제품 ‘장인라면’을 내놨다. 봉지당 가격은 2200원이다.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이 950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출시 당시 하림 측은 장인라면에 대해 자연재료를 그대로 사용했고 면 반죽 시에도 닭 육수를 넣었다고 했다. 야채 스프도 다른 일반 라면보다 1.5배 더 넣었다고 강조했다. 원가가 높다보니 자연스레 가격도 높게 책정됐다는 얘기다. 초기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장인라면은 출시 초기 두 달 만에 500만개를 팔아치웠다. 이정재를 앞세운 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예능프로 제품간접광고(PPL) 등 출시 초반부터 마케팅에 힘을 주며 초기 반등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지주의 식품 사업군에서 라면군 매출액은 2022년 134억원, 지난해 208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라면군 매출은 72억원에 그쳤다. 전분기(48억원)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장인라면의 봉지당 가격이 다른 라면의 2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매출이다. 이런 기세라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라면사업이 오히려 역성장 중인 셈이다. 라면시장 전체로 봐도 점유율은 1%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라면시장 총 매출액은 2조3898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하림산업이 라면시장 공략법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가격 조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라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른 상품보다 가격 저항이 심한 품목 중 하나다. 농심이 몇년 전 출시한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 블랙’도 출시 초기 높은 가격대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만큼 국내 라면시장에서 고가 전략은 구사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국내 라면 판매는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이 주요 경로다. 특히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나 SSM에서는 라면을 4~5개씩 묶는 패키지 형태로 판매한다. 장인라면의 4개입 가격은 7000~8000원 수준이다. 일반 라면 5개입 가격이 4000~50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농심의 신라면 블랙의 4개입 가격도 5000~6000원 수준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를 방문한 소비자들은 카트에 여러 상품을 담다 보니 총비용을 줄이기 위해 습관적으로 가격대가 조금이라도 낮은 저렴한 상품을 바구니에 담는 편”이라며 “라면은 판매대에서 4~5개입 상품의 가격이 모두 보이는 만큼 가격 비교도 쉽다. 다른 라면을 두고 장인라면을 바구니에 담기 위해서는 가격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부분을 소비자들이 찾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라면 상품의 경우 주요 판매처에서 가격 비교가 쉬운 만큼 높은 가격을 책정할수록 판매에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히트작 넘기엔 부족, 가격 조정 나설까하지만 하림이 라면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미 김홍국 회장은 더미식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더미식의 다른 간편식 가격도 다른 제품들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김홍국 회장은 2022년 더미식 즉석밥을 출시하면서 “제품 가격은 올라가겠지만 지불 용의는 소비자의 판단 영역”이라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우수한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상품을 원하는 수요층이 분명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처럼 더미식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선언한 만큼 향후 가격대 조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점도 하림의 라면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판매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2020~2023년)간 판매량 순위인 톱(Top)10 라면은 약간의 순위 변동만 있을 뿐 똑같은 제품들이 차지했다. Top10 라면 중 빨간국물 베이스의 봉지라면은 ▲신라면 ▲진라면 ▲안성탕면 ▲삼양라면 등으로 모두 수십년간 사랑받은 히트작들이다. 장인라면이 이들 라면들을 제치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은 국내를 불문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입맛이 매우 보수적인 편이라 새 제품이 시장에서 자리잡기란 쉽지 않다”며 “하림산업이 라면 제조 설비 등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당장 가격 조정에 나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7 09:01

4분 소요
벌써 4년차…하림 프리미엄 ‘더미식’ 자리 못 잡는 이유

유통

하림그룹 식품계열사 하림산업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로 이 시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론칭 4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하림산업 측은 '여전히 출시 초반이고 투자하는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영업 적자가 1000억원에 달하고 있어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심 차게 출사표 던졌지만지난 2021년 10월 하림산업은 종합식품기업을 선언하면서 가정간편식 브랜드 'The미식'을 론칭했다.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조리법을 내세운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더미식은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펼쳐왔다. 광고 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발탁,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더미식에서 처음 출시된 장인라면은 당시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양념 채소를 20시간 이상 끓여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이듬해인 2022년엔 더 미식 즉석밥과 유니자장면을, 지난해에는 만두 9종과 비빔면을 내놓는 등 상품군을 넓혔다.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더미식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브랜드를 키우는 데 열의를 보였다. 초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장인라면은 출시 두 달 만에 500만봉이 판매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후 하림산업은 더미식에 이어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잇달아 선보였다.하림은 더미식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공장 증설과 제품 확장 등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분위기다. 김 회장은 장인라면을 출시하면서 더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키우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현재 하림산업은 해마다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하림산업은 2019년 매출 36억원에서 2022년 461억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48억원에서 868억원으로 적자가 불어났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096억원으로 더 증가했다. 시장 안착 가능할까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조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MR 시장은 2022년에 5조원을 돌파(5조8500억원)했다. 작년에는 시장이 더욱 커져 6조5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HMR 제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의 비율도 2012년 13.2%에서 2020년에는 4가구 중 1가구가 넘는 26.4%로 집계됐다.HMR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식품업계에서는 차별화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중 더미식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낮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더미식 즉석밥은 210g 기준 2300원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 가격 (210g 1850원)보다 450원이나 비싸다. 고기교자 만두는 700g 기준 1만1000원이다. 비비고 왕교자 만두가 1.05kg에 1만1530원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또 가격이 비싼 반면 맛이나 품질이 월등하지 않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즉석밥의 경우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오뚜기의 오뚜기밥이 전체 시장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해 틈새를 파고들기에 맛이나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향 평준화된 HMR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외식, 배달 음식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프리미엄을 표방한 더미식은 대표 상품도 부재하며 그만큼의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식품전문 기업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이나 가성비 높은 상품을 출시하는 게 아니라면 시장에 끼어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물가 시대에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부담 요소로 시장 안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림의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하림산업은 지난 7월 689억원을 투입해 전북 익산 공장과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라면 생산시설에 403억원을, 물류센터 증설에 286억원을 집행했다. 김 회장 또한 지난 10월 서울 성수동 용가리 치킨 25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더미식의 라면과 즉석밥 매출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고정 소비 고객이 생기면서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하림산업 관계자는 “더미식은 론칭 4년 차로 아직 투자하고, 성장하는 초기 단계”라며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가며 내수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11.17 08:01

3분 소요
계속되는 적자에도  HMR 도전 멈추지 않는 까닭 [‘하림’ 김홍국의 뚝심] ②

산업 일반

‘종합식품기업’을 향한 하림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중견 닭고기 전문업체를 넘어 자신의 철학을 반영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으면서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어 과연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이 빛을 발할지 눈길이 쏠린다. ‘가족의 힘’으로 식품 사업 이끌어김 회장은 맨손으로 국내 축산업계 1위 업체를 일군 자수성가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그를 식품 사업으로 이끈 것은 ‘가족의 힘’이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로 농장주가 되는 꿈을 꿨다. 이후 닭과 돼지를 번갈아 사고팔면서 18세 때 자본금 4000만원으로 양계장을 차린다. 1978년 황등농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농업 사업에 나서게 됐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1982년 돼지와 닭 가격이 폭락하면서 빚더미에 앉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언스트&영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이 열린 모나코에서 김 회장은 “돌이켜보면 항상 위기는 기회였고 1%의 가능성만 있으면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주변의 반대가 있더라도 오너는 뚝심 있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항상 외로운 자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HMR 시장에 뛰어든 것 역시 ‘가족’이 배경이 됐다. 그는 “네 아이, 다둥이 아빠다. 어느 아빠나 그렇듯 제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럽다. 하지만 면을 먹으면 볼이 빨개지는 증상이 나타났던 넷째 아이와 라면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라며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자연 식재료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튼튼해지고 볼이 빨개지지 않게 음식을 만드는 나트륨 등 인공감미료(MSG)가 아닌 진짜 재료로, 제대로 된 맛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 잡을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막내딸을 위해 2021년 10월 첨가물이 없는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에 이어 지난해 5월 즉석밥, 올해 튀김 전문 ‘멜팅피스’, ‘더미식 냉동만두’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제품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어린이식도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마음에 ‘푸디버디’ 브랜드도 10월에 론칭했다. 엇갈리는 시장 반응…누적된 적자가 발목다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하림의 끊임없는 프리미엄 HMR 시장 도전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업계는 이 같은 사업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엔에스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하림산업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해 3월 주주 간 주식교환 방식으로 엔에스쇼핑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10월 엔에스쇼핑을 엔에스지주와 엔에스쇼핑으로 인적분할했다. 이후 엔에스지주와 합병하면서 하림산업, 글라이드를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까지 경영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어왔던 만큼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실제 하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461억원으로 전년(217억원) 대비 112.7%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89억원에서 868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638억원에서 1165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이어졌다. 2016년 116억원에서 2017년 104억원으로 주춤한 뒤 ▲2018년 119억원 ▲2019년 148억원 ▲2020년 294억원 ▲2021년 589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해에는 8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김 회장의 야심작인 ‘더미식’이 론칭한 2021년은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되기도 했다. 더미식은 고품질 식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간편식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라면·즉석밥·짜장·냉동 볶음밥·냉동만두 등을 연이어 출시한 데 이어 ‘더미식 장인라면’은 유명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해 홍보에 나섰다. 출시 직후 두 달여간 500만봉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은 1% 내외로 알려져 있다. HMR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하고 있지만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들하다는 평가다. 제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하림산업은 신선하고 고품질 재료로 만들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국물이 들어간 제품에는 자연 재료를 깊게 우려냈다는 문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에 해당 제품의 가격을 경쟁사 제품보다 1.5배까지 높게 책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제품 개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직접 홍보에 나설 정도로 HMR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하림산업이 출시한 가정간편식 제품 가운데 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제품은 아직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프리미엄 전략이 통할지 모르겠다”라며 “좋은 품질과 맛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가격 정책이 시 장 점유율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2023.11.10 08:00

4분 소요
다음 먹거리는 ‘어린이 식품’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 위해 만들어” [‘하림’ 김홍국의 뚝심] ①

산업 일반

“미식가 엄마와 딸 바보 아빠가 생각하고, 전문가가 영양 설계하고 셰프가 만든 믿을 수 있는 어린이식 브랜드를 선보입니다. 부모의 사랑으로 만든 ‘진짜 맛’을 정성스럽게 담아 아이들에게 맛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습니다.”생활양식의 변화로 많은 부모들이 직접 조리하지 않은 아이 식사를 준비하지만, 편리하면서도 가정식과 같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찾기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더(The)미식’과 올해 튀김 전문 ‘멜팅피스’로 간편식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는 하림이 이번에는 유아 대상 가정 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건강식’ 중심인 다른 어린이식 브랜드와 달리 라면·핫도그·치킨너겟 등 아이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전면에 내세우며 어린이 입맛을 사로잡는 동시에, 건강까지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하림은 11월 1일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영유아식과 유사한 고품질 식재료의 성인식에 뒤지지 않는 맛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스마트한 엄마 아빠와 어린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차원이 다른 퀄리티의 ‘어린이식’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어린이‘입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 잡는다어린이식과 유아식은 영양에만 초점을 맞춰 ‘맛은 없을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어린이들의 입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브랜드로 어린이식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푸디버디의 주 타깃은 4~8세의 어린이들이다. 특히 더미식 장인 라면으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인 김홍국 하림 회장은 이번 어린이 HMR 브랜드 론칭 행사에도 직접 나서 어린이 전용 라면을 소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출시 후 시장에서 혹평 받은 더미식 장인 라면에 이어 이번 ‘어린이 라면’이 이번엔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김 회장은 “라면을 먹고 싶어도 먹으면 탈이 나는 막내 아이를 보면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나트륨 걱정이나 인공조미료 없이 자연의 재료로 만든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푸디버디의 연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잡았다. 이 중 라면 제품군이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인 1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아이에게 라면을 먹이는 것을 꺼리는데, 아이가 먹어도 좋은 라면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푸디버디의 모든 제품은 하림의 식품 철학에 따라 가장 신선한 자연 식재료로 제대로 만들어졌다. 또한 ‘미식가 엄마와 딸 바보 아빠가 생각하고, 전문가가 영양 설계하고, 셰프가 만든 믿을 수 있는 어린이식 브랜드’를 목표로 브랜드매니저(BM), 셰프와 연구개발(R&D) 연구원, 영양 전문가 등 엄마 아빠 직원들이 오랜 시간 고민하며 직접 기획, 연구 개발한 특별한 조리법이 적용됐다. 푸디버디 제품은 고기와 사골, 향신 채소 등을 풍부하게 넣어 각 자연 재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풍미와 향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MSG를 첨가하지 않고 나트륨은 성인식 대비 20% 이상 줄였지만 차원이 다른 맛을 구현해 아이들의 입맛의 가치를 높였다. 특히 푸디버디 라면은 기존 라면의 나트륨 수치(1640mg)보다 훨씬 낮은 수준(빨강라면 1080mg·하양라면 1050mg)이지만 좋은 재료로 제대로 끓여냈다. 국물요리도 성인 나트륨 권장량 대비 7.8%~16.5% 수준이지만 풍부한 자연 재료로 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골드키즈 시대 도래…어린이 HMR 시장 ‘성장’최근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림이 어린이 전용 제품들에 집중하는 이유는 어린이 전용 식품시장 자체가 성장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분유 시장은 축소했지만 한 자녀 가정 증가로 소수의 자녀를 공주나 왕자처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현상이 심화하면서 어린이 전용 프리미엄 HMR에 대한 수요는 커졌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생활양식의 변화로 어린이 전용 HMR이 필요하나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은 어린이식 브랜드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6000억원으로 50여 개의 브랜드가 경쟁 중이다. 규모는 상당하지만 뚜렷한 강자가 없는 셈이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해 영유아식 소매 시장 규모는 5800억원으로 저출생 영향을 받아 성장이 정체됐으나 최근 3년간 연평균 14% 가까이 확장세를 보이며 2025년에는 6143억원까지 몸집을 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이에 너도나도 어린이식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8월 초록마을은 친환경·유기농 원료 중심의 영유아식 전문 브랜드 ‘초록베베’를 론칭하기도 했다. 하림 역시 이번 어린이식 시장 개척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연구 개발 등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한편, 어린이식 제품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근 하림에 터진 ‘생닭 벌레 논란’ 이슈는 푸디버디 론칭 초기 당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어린이식의 특성상 위생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공장발 오염 이슈가 나오면서 위생관리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북 정읍에 위치한 하림 생산공장에 납품한 ‘하림 동물복지 통닭’에서 벌레가 대량 나온 것과 관련해 정읍시와 방역업체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은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과(科) 유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고 조치를 받았다.김 회장은 이날 “친환경 농장은 소독약을 쓰지 못해 벌레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 앞으로 위생관리 등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기계가 닭의 모이 주머니를 빼내는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이물질이 발생한 제품이 소비자에게까지 나가게 된 점에 대해 잘못되고 죄송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육부터 생산·포장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023.11.10 07:00

4분 소요
자산규모 앞서는 하림…부동산 매각설 솔솔

산업 일반

HMM 인수 본입찰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하림그룹‧LX그룹‧동원그룹 등 국내 기업 3사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하림은 HMM 숏리스트에 오른 기업 가운데 자산총액이 가장 커 눈길을 끈다. 다만 몸값이 최소 5조원에 HMM을 품기엔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턱없이 부족해 추가적으로 자산유동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M&A로 성장한 하림…외형면에서 강점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HMM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하림·LX·동원은 가상데이터룸(VDR) 방식을 통해 HMM의 재무 상태와 사업 내용을 공유받는 등 본격 실사에 돌입했다. 실사 기간은 약 2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재계순위가 가장 높은 하림은 외형면에서 타 회사들에 비해 강점이 있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하림의 공정자산총액은 17조원으로 재계순위 27위다. LX그룹은 자산총액 11조원으로 44위, 동원그룹은9조원으로 54위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를 위해 오랜 파트너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2015년 팬오션을 함께 인수하며 우군이 된 바 있다. 최종적으로 불발됐지만 2021년에 이스타항공 인수에 함께 나선 인연도 있다. 하림은 2000년대 들어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5년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물류사업을 확대하며 신성장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할 경우 팬오션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팬오션은 철강·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대용량으로 실어 나르는 벌크선의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약 85%가 벌크선 부문에서 나왔다. 이에 반해 HMM은 매출의 84%가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발생한다. 이에 하림이 HMM을 인수하면 컨테이너선을 확보해 해운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몸값 5조 HMM 사려면 ‘부동산매각’ 불가피?재계 순위 19위인 HMM을 인수하면, 하림그룹이 단숨에 재계 순위 상위권을 넘볼 수 있다. 하지만 HMM의 매각가격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8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하림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인수 후보자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LX그룹은 계열사를 동원하면 약 2조5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동원산업은 6000억원 가량이다. 현금 동원력에서 LX그룹보다 뒤처지는 하림이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림산업이 보유한 양재동 부지 등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8500억원으로, 이를 유동화하면 추가로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게다가 HMM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자체 자금에 더해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림은 과거 팬오션을 인수할 때도 자금력이 부족했지만 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인수 대금 상당 부분을 차입한 이력이 있다. 이후 종속 기업을 매각하고 지주사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빚을 갚는 방식을 택했다. 하림은 HMM 인수를 위해 팬오션 때와 마찬가지로 대주단을 확보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컨소시엄을 꾸린 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등 대형은행과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를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끌어들였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HMM의 M&A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으로, (현금마련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돈줄’된 팬오션 처럼…투자 뒷전 우려일각에선 HMM이 ‘제2의 팬오션’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 후 팬오션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등 ‘돈줄’로 사용해왔다. 또한 팬오션은 적자 계열사 하림USA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을 떠안기도 했다. 하림이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 HMM을 인수해도, 기업을 위한 투자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인수금융 금리는 6~8% 정도다. 부족한 현금 약 3조~4조원을 연 8%대 금리로 조달할 경우 1년에 갚아야 할 이자만 3000억~4000억원에 달한다.결국 HMM 인수과정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HMM이 보유한 14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흡수하기 위해 배당금을 높이거나 자산 이전에 열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이자 납부에 급급해 신규 투자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산업은행은 올해 안에 HMM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숏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이 ‘HMM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산업은행은 자금조달 계획, 인수 후 경영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절차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23.09.15 11:02

4분 소요
‘이정재 밥·라면’ 굴욕에도 ‘프리미엄’ 고집…하림의 ‘중꺾마’ [브랜도피아]

산업 일반

“이제 ‘창렬하다’ 대신 ‘하림하다’라고 써야겠어요.”‘The미식’(더미식) 브랜드로 ‘프리미엄’ 전략을 밀고 있는 하림이 최근 비빔면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 출시한 ‘더미식 비빔면’ 가격은 편의점 판매가 기준 봉지당 1500원, ‘더미식 메밀비빔면’은 1700원으로 타사 제품보다 많게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앞서 선보였던 장인라면과 즉석밥도 높은 가격으로 한 자릿수 시장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하림의 프리미엄 고집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김홍국 회장 딸 김주영 상무, 하림푸드 사내이사 사임…“더미식과 관계없어” 더미식 시리즈는 하림이 출시한 식품 브랜드로, 2021년 10월 15일 ‘더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더미식 브랜드는 하림산업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녀 김주영 상무이사가 해당 브랜드를 주도해 총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김 상무가 최근 하림푸드 사내이사 자리에서 돌연 사임하면서 더미식 브랜드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림지주 측은 “더미식 성과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펫푸드와 식품사업 등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임한 것”이라며 “김 상무는 더미식 브랜드 비전을 제시하고 마케팅 지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해왔고, 앞으로도 동일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김 상무의 사임이 더미식 실패 책임론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그동안 더미식 시리즈로 출시된 제품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더미식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장인라면이 처음 출시됐을 땐 배우 이정재가 브랜드 모델을 맡아 ‘이정재 라면’으로 주목받았지만, 편의점 기준 봉지당 2200원이란 높은 가격과 그에 비해 평범한 맛으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기준 업계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불과했다. 이후 하림산업은 더미식 브랜드로 즉석밥 시장까지 진출하며 ‘The미식밥’을 선보였다. 하지만 더미식밥도 장인라면과 마찬가지로 경쟁사 제품들보다 높은 가격에 ‘네거티브 마케팅’ 논란까지 더해지며 5%의 점유율이란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더미식밥은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았다’는 식의 마케팅 포인트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림은 2021년 3월 이미 한 차례 즉석밥 ‘순밥(순수한 밥)’을 출시했지만 당시에도 ‘집에서 밥을 지을 때도 첨가제를 넣나요?’라는 홍보문구를 사용해 경쟁업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기존 즉석밥에는 들어가서는 안 될 첨가물이 들어있고, 하림 제품엔 들어있지 않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에 순밥은 결국 단종됐다.‘더미식 유니자장면’도 출시해 짜장라면 시장에도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해당 제품 가격은 1인분 기준 약 4000원으로, 진짜장·짜왕 등 경쟁사 프리미엄 제품과 비교해 두 배 비싸게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경쟁사보다 2~3배 비싼 가격에 소비자 외면, 적자까지…“아직은 투자할 때” 그동안 출시한 더미식 시리즈가 시장에서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데도 하림의 프리미엄 고집은 계속되고 있다. 하림은 지난 4월 코리안 스트릿푸드 전문 브랜드 ‘멜팅피스’를 론칭했다. 멜팅피스는 튀김, 핫도그 등 한국인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들로 구성돼 있다. 이 역시도 프리미엄 전략으로 모둠 튀김 1봉지에 1만원으로 가격이 형성됐다.지난 3월엔 3800원짜리 컵라면 ‘챔라면’을 출시했다. 챔라면은 라면에 하림이 제조·판매하는 닭가슴살 통조림 햄 ‘챔’을 더한 것이 특징으로, 시중 컵라면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약 2~3배 높다. 온라인상에선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후기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챔라면의 홍보 사진과 실제 사진을 함께 올리며 “장인라면 실패에도 또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제 창렬하다 대신 하림하다고 써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하림산업은 지난해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7% 증가했지만, 868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적자를 떠안았다. 적자 규모는 2021년보다 279억원 이상 커졌다. 업계에선 하림의 프리미엄 정책이 적자를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지만, 하림 측은 ‘높은 품질을 고려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자사 제품은 첨가물 없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면이 건면이며, 국물 같은 경우에도 20시간을 우린 것을 사용하는 등 내부적으론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좋은 재료로 재구매율을 높이자는 전략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회사의 적자 규모가 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더미식 브랜드는 출시된 지 만 2년도 안 돼 아직 시작 단계이고,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며 “브랜드 홍보를 위해 소비자 체험 및 시식 마케팅을 활발히 했고 그 결과 재구매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어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시장 안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2023.06.22 07:00

4분 소요
NS쇼핑, 3분기 85억원 영업손실 ‘적자전환’…“송출수수료 인상 탓”

유통

NS홈쇼핑을 운영하는 NS쇼핑이 올해 3분기 적자전환했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과 자회사 실적 부진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NS쇼핑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1억원) 보다 116억원 줄어든 규모다. 매출액은 1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1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NS쇼핑 측은 “연결 기준으로 보면 자회사 하림산업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치며 적자를 기록했다”며 “개별로 보면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분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1.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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