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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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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내세우는 지배구조 개선…“산업 경쟁력 약화시킬 것”

증권 일반

최근 사모펀드(PEF)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와 이데일리가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57.5%는 사모펀드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이라는 응답(21.9%)보다 세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또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합병이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국민 10명 중 6명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9%에 그쳤다.사모펀드들이 기업에 대한 인수 과정에서 내세우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등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무려 61.1%에 달했다. 신뢰한다는 답변은 18.6%에 그쳐 기업인수 과정에서 사모펀드들이 내세우고 있는 명분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상 약한 고리를 파고들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일부 사례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크게 주목받았던 고려아연 사례를 비롯해 한진칼과 한국앤컴퍼니, 금호석유화학 등 곳곳에서 사모펀드의 개입으로 갈등이 격화하면서 우려의 시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주요 주주 간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거나 경영권 승계 등 잠재적 갈등 요인이 있는 경우 언제든지 사모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최근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고려아연 사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강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합병(M&A)를 진행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단기차익 실현 등을 추구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장기적인 성장성 훼손될 것에 공감하는 의견이 60%(60.5%)를 넘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2.5%에 불과했다. 해외매각·기술·핵심인력 유출 우려 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중국 등 해외로 매각하거나 기술과 핵심인력이 유출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4.8%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2.8%로 나타났다. 이런 여론이 지속하는 것은 사모펀드가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고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는 인수한 기업의 몸값을 올려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기업의 미래 성장성보다는 단기 실적 확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에서 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과도한 비용 절감 등의 논란이 매번 불거지는 이유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 시도는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인수 시도라는 점에서 사모펀드 MBK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가 할 수 있는 순기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자본을 활용한 구조조정에서 사모펀드는 유동성 공급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경우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 등을 통해 강제적인 구조조정 절차를 밟는 것보다 사모펀드를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게 더 낫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순기능을 통해 한국 주식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받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모펀드가 스스로 투명성 제고와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시장 감시 기능 및 관리 감독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공적자금 투입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모펀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당하다”며 “다만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덩치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론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4.12.24 14:35

3분 소요
‘위기를 기회로’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아시아나 인수로 경영 능력도 인정받아

산업 일반

2016년 당시 총괄부사장으로 일할 때 보여준 과감한 선택이 2020년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풍비박산이 난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던 원동력이다. 팬데믹 시기 항공업계도 여객 수는 급전직하했다. 각 국가는 여행제한 및 봉쇄정책을 실시했다. 여행업계는 파산과 구조조정, 무급휴직 등으로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시 전 세계에서 수천 대의 항공기는 멈췄고 공항은 거의 비어 있는 비상 상태였다. 2020년 4월 여객량은 전년도 대비 -93.7%를 기록했다. 민간항공업계는 사느냐 죽느냐는 상황. 이때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전략을 대한항공이 직접 보여줬다. 2020년 3월 “빈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경영자가 채택한 것. 화물 전용 여객기와 좌석장탈 여객기 등을 적극 활용했고 대형 화물기단의 가동률을 높이며 항공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는 회사의 전략에 당시 총괄부사장이 은 화물사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화물기단의 축소 폭을 줄이자고 설득했던 것이 빛을 발했다. 글로벌 항공사 중 팬데믹 기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 올해의 항공사상(Airline of the Year), 2022년 올해의 화물항공사상(Cargo Operator of the Year Award)에 이어 2023년 올해의 항공업계 리더십(Excellence in Leadership)을 받았다. 2016년 한 사람의 선택으로 유지한 23대의 대형 화물기단이 팬데믹 시절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무기가 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은 8년 전 선택 덕분이다. 그 선택을 한 주인공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리더로 선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다. 12월 11일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한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1억3157만주(63.9%)의 신주를 인수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2020년부터 시작된 4년간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한국은 이로써 단일 국적 항공사 체제로 전환됐다. 그 중심에 조 대표가 있다. 한국의 3세 경영인으로서 세계적인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 우군으로 끌어들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십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서도 보여줬다. 2020년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팬데믹과 겹쳐 막대한 부채로 허덕이고 있었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합병 논의를 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인수 제안을 했다. 당시 조 회장은 누나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 중이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 3자연합이 한진칼 지분 46.7%까지 확보하면서 당시 37.7%의 지분을 가진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하고 산업은행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팬데믹 위기를 화물 항공으로 이겨낸 후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한국 항공산업의 구조를 개편하면서 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정상화 ▲일자리 유지·확대 ▲한국의 산업 및 물류 경쟁력 제고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의 의미도 있다. 대한항공 측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많이 고민했으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한국의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메가 캐리어의 탄생은 노선망이나 항공기, 공급 규모 등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평가가 많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후 해외기업결합의 승인을 받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소통 경영과 유연한 조직문화로 나타났다.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 별도기준 매출 13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2배가 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대한항공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던 것은 유상증자부터 유휴자산 매각까지 회사의 자구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금 반납 및 휴업에 동참한 임직원들 희생도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노사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던 것은 조 회장이 2017년 1월 대한항공 대표에 취임하면서 대화와 소통을 한진그룹 조직문화에 이식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 대표는 취임 당시 “대한항공 대표 사원이라는 자세로 솔선수범하겠다”면서 “직원들과 소통을 많이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사내 익명게시판,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장에서 임직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소통경영을 실천했다. 2019년 7월부터 사내 업무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솔루션인 ‘G 스위트’로 전환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했다. 지난 9월부터 국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개인이 선호하는 근무 패턴에 맞게 점심시간을 갖는 ‘점심시간 자율 선택제’를 실시하고 있고, 개인 상황에 따른 유연근무제 등으로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회사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러한 소통 리더십을 기반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기존 권위적인 기업 문화를 줄이고 자율적인 업무를 볼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1976년 1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인하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으로 그룹에 합류한 후 경영기획,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이후 진에어 대표이사(2016년 4월)를 거쳐 2019년 4월 대한항공 회장에 취임하면서 한진그룹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2024.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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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1년 새 3.2조원 벌었다…그룹 총수 40명 주식재산 변화는?

CEO

10조원. 한국 40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최근 1년 사이 불어난 규모다. 주식자산이 가장 많은 그룹 총수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꼽혔다.한국CXO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1월 2일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 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상장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진행됐다. 우선주도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이들이 현재 보유한 주식 가치(1월 2일 기준)는 2023년 1월 2일과 비교해 약 10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개 그룹 총수의 지난해 1월 초 기준 주식평가액은 48조7885억원이는데, 올해 초엔 58조786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사이 20.5%가 증가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40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은 ▲2023년 3월 말 54조4611억원 ▲2023년 6월 말 53조9133억원) ▲2023년 9월 말 53조1852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조사 대상 총수 중 절반 이상이 주식평가액이 1년 사이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15조원의 주식재산을 보유하며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2023년 1월(11조5969억원)과 비교해 28.2% 증가한 14조867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이에 따라 1년 사이 증가액(3조2704억원)이 가장 큰 총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1년 사이 희비가 엇갈린 총수로는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과 김익래 다우키움 전 회장 등이 꼽혔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년 사이 500%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김 전 회장은 60% 이상 감소했다. 이 전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1월 2일까지만 하더라도 5358억원에 그쳤으나, 올해 1월 2일에는 3조1995억원으로 나타나며 497%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은 올해 초 기준으로 에코프로 주식 501만4894주를 보유 중이다.김 전 회장은 작년 1월 초 3543억원에서 올해 1월 초에는 1391억원으로 1년 새 주식재산이 60.7% 감소했다. 지난해 1월 2일 3만2650원이던 다우데이타의 보통주 1주당 주식 가치가 올해 1월 2일에는 1만3880원으로 57.5% 하락한 영향이다.최근 1년 새 40개 그룹 총수 중 25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했고, 15명은 주식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원태 한진 회장의 주식재산은 최근 1년 새 1385억원에서 3024억원으로 증가했다.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작년 9월 말 기준 4만2000원대 수준에서 올해 초에는 7만8000원대로 상승했다.이우현 OCI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1월 초 939억원 수준에서 1364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사이 4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준기 DB 창업 회장(39.4%)과 이순형 세아 회장(37.8%)도 최근 1년 새 주식평가액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은 이 기간 3532억원에서 4925억원으로, 이 회장의 경우 1401억원에서 1931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 밖에도 ▲이해진 네이버 GIO 26.7%(1조1002억원→1조3945억원) ▲정몽규 HDC 회장 23.4%(1576억원→1945억원) ▲조현준 효성 21.4%(6943억원→8426억원) 등이 1년 사이 주식 재산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홍석조 BGF 회장(3845억원→2912억원, 24.3% 하락)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3553억원→2823억원, 20.5%) ▲이명희 신세계 회장(4779억원→3804억원, 20.4%) ▲이호진 태광 전 회장(2746억원→2292억원, 16.6%) 등은 주식재산이 1년 사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창수 GS 회장(14.2%) ▲신동빈 롯데 회장(14.1%)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1.7%)도 최근 1년 새 주식재산이 10% 넘게 감소한 총수 그룹에 속했다.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특히 1년 새 주식재산이 2조4362억원에서 2조1506억원으로 감소했다. 2800억원 이상이 하락하며 이번 4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큰 액수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40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3명이 입성했다. 작년 연초 12명 대비 1명이 늘었다. 1위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외에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조9475억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6조1186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377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3조1995억원) ▲최태원 SK 회장(2조3442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1506억원) ▲구광모 LG 회장(2조1282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조3967억원) ▲이해진 네이버 GIO(1조3945억원)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3153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2023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1995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주식재산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따라 지난해 12월 15일 기준으로 평가해 조사가 진행됐다.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올해 초 기준 주식재산이 5조원이 넘는 주요 주주 중에서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8조2298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8698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조1619억원) 등이 꼽혔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 증감 여부에 따라 일반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2024년 올해도 초반 3개월보다 2~3분기 주식시장이 어떤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게 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01.03 15:08

4분 소요
본입찰 D-1…HMM 인수 최종 승자 누가 될까

증권 일반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림과 동원 등 인수 후보들은 이달 초 실사 작업을 끝내고 최종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HMM 인수의 최대 관건으로 꼽히는 산업은행의 매각 예정가격이 지분 가치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유찰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오는 23일 HMM 지분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주식 약 3억9879만주(57.9%)다.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에 오른 하림과 동원이 완주 의사를 피력한 가운데 LX그룹은 사실상 인수전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HMM 인수전이 2파전 양상을 띠면서 유찰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본입찰에서 하림과 동원이 제시할 가격이 채권단인 산은과 해진공이 원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날 기준 HMM 시가총액은 11조177억원으로 매각 추진이 본격화된 3개월 전보다 41% 넘게 뛰었다. 최근 국내증시의 공매도 금지로 주가 상승세에도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산은 측이 제시할 예정가에 따라 이번 매각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매각 측은 매각 예정가격을 미리 정해 밀봉한 뒤 개찰 장소 또는 가격협상장소에 둬야 한다. 인수 후보자들이 사전에 예정가를 알 수 없는 구조다. 이후 후보들이 제출한 입찰서의 입찰 금액과 매각 예정가격을 비교해 낙찰자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만약 입찰 금액이 예정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절대평가로 유찰될 수 있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한 지분가치는 6조4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산은의 예정가격은 8조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HMM 주가가 튀어오르면서 당초 시장에서 전망하던 5조~6조원보다 예상 몸값이 크게 뛰었다. 부실 매각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산은 측이 지분 가치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붙일 경우 예정가는 더 오를 수 있다. 다만 하림과 동원 측은 본입찰 완주를 목표로 자금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대형 은행과 증권사들을 대주단으로 확보했다. 자기자본 3조원에 대주단을 통한 3조5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등을 더해 총 6조5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김홍국 하림 회장과 동향인 김상열 회장의 호반건설이 우군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등장했다. 호반은 지난달 하림 자회사 팬오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하림에 1600억원 규모 자금을 쥐어준 바 있다. 동원은 미국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는 아직 미정이지만, 5000억~60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동원은 최근 동원팜스의 부천공장 부지를 CJ대한통운에 매각하면서 현금 68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추가 자금 마련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이 대규모 인수금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은은 연내 매각을 희망하고 있고 하림과 동원 역시 HMM 인수에 진심인 모습”이라면서도 “산은이 예정가격을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최종 유찰 가능성이 열려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11.22 18:09

2분 소요
“HMM 인수 자신있다” 후보들 ‘장담’에도 반복되는 유찰설

증권 일반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된 대형 딜들이 모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3일 진행되는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였던 LX그룹의 불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황 부진에 HMM 인수 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3일 진행된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삼성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달 하림과 동원, LX그룹 등 3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했다. 이들은 지난달 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약 2달여간 실사를 진행했다.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한다는 방침이다.본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HMM 매각은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다. 숏리스트에 오른 3사 가운데 LX그룹이 HMM 본입찰에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LX그룹의 경우 그룹내 현금성 자산이 가장 앞서는데다 LG, GS그룹의 참전 가능성도 나오면서 자금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던 곳이다. LX인터내셔널은 “기존대로 HMM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본입찰 전까지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앞서 LX그룹은 HMM 인수를 위한 자문사로 삼덕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내부적으로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채비에 나섰다. LX그룹은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4000억원으로 후보군 중 가장 앞서고 있는데다, 유상증자 등 가용 방법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HMM 인수를 통해 물류 계열사인 LX판토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해운업 불황이 HMM 인수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올해 1000포인트(p)를 오가다가 지난 9월 2046p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600선을 맴돌고 있다. HMM처럼 컨테이너선 업체는 경기 영향을 더 심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LX그룹 역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과 해운업황 부진 등을 감안해 최종 인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HMM 매각 가격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으로 평가된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 중인 영구채를 주식으로 추가 전환할 경우 매각 가격은 최대 10조원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 산은 측은 앞서 지난달 1조원 가량의 HMM 영구채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앞으로 2~3조원 어치 영구채를 순차적으로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인수 측의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림·동원, HMM 인수에 ‘진심’불참 가능성이 제기된 LX그룹을 제외하면 하림과 동원은 HMM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자금 동원, 계열사 지분 매각은 물론 각 기업 총수들이 공식석상에서 직접 인수전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보이는 중이다. 하림과 동원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각각 1조6000억원, 6300억원 정도로 나머지 자금 마련이 관건이다. 우선 하림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자금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국민·우리은행과 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과 함께 대주단 구성도 마쳤다. 지난달 하림그룹 산하 팬오션은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팔아 1628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조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 출시 만큼이나 HMM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자금 조달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뒀다”고 자신했다. 일각에선 김 회장과 동향 출신인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자금 지원에 나설 거란 분석도 나온다. 하림과 호반은 과거에도 수차례 공동 사업 안건을 논의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호반건설의 올해 4월 기준 현금성 자산은 5600억원에 달한다. 동원그룹에게도 HMM 인수는 ‘꿈’과 같다. 김재철 동원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며 “우리는 바다에서 이룬 회사다. HMM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명예회장이 HMM 인수와 관련한 의견을 밝힌 건 당시가 처음이다. 동원그룹은 미국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는 아직 미정이지만, 5000억~60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타키스트는 미국 참치캔 시장 1위 업체로, 2008년 동원그룹이 약 50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만약 LX그룹이 본입찰을 포기할 경우 HMM 매각이 최종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3사가 경쟁적으로 높은 몸값을 써내야했던 상황에서 2파전이 될 경우 몸값은 더 낮아질 수 있어서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HMM 매각)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림, 동원은 HMM 인수에 진심이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실행하고 있다”면서도 “충분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존재한다. 유찰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인수전 전개에 따라 주가 변동도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11.19 13:00

4분 소요
“돈 되는 건 다 판다”…HMM 인수후보들 자금마련 ‘총력’

증권 일반

#HMM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들이 실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은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전량 매도해 1600억원 규모 현금을 마련했고, 동원그룹과 LX그룹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그룹사 차원의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은 하림, 동원, LX그룹 등 인수 후보 3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6일부터 두 달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했다. 매각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은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실사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경영진과 실무진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음달 있을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주식 3억9879만156주(지분 38.9%)다. 여기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 중인 2조7000억원 규모 영구채 중 1조원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한 물량(2억주)가 포함됐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 대금이 최소 5조원에 달하고 있어 각 인수 후보별로 자금 마련을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인 모습이다. 우선 하림그룹 산하 팬오션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5.8%(390만3973주)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가는 주당 4만1710원으로, 총 1628억원 규모다. 팬오션 측이 밝힌 처분 목적은 ‘투자수익 확보’지만, 7조원이 넘는 HMM 인수자금 마련에 도움이 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팬오션은 지난해 5월 1억1100만원을 투자해 한진칼 지분을 최초 매입했다. 같은해 12월 호반건설이 보유한 333만890주(4.96%)를 1259억원에 추가 취득하며 지분을 5.8%로 확대하기도 했다. 당시 팬오션이 밝힌 지분 매입 목적은 ‘단순투자’였다. 1년 5개월만에 이뤄진 지분 매매로 팬오션은 약 368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하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신한·국민·우리은행과 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과 함께 대주단 구성을 마친 상태다. 하림이 확보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말 기준 1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번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조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김재철 명예회장이 직접 HMM 인수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의지를 천명했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며 “우리는 바다에서 이룬 회사다. HMM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김 명예회장이 HMM 인수와 관련한 의견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그만큼 HMM 인수에 진심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은 서초구 양재동 소재 동원F&B 빌딩 등 사옥 매각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탄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전환사채(EB) 등의 발행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LX그룹은 HMM 인수를 위한 자문사로 삼덕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내부적으로 TF를 꾸렸다. TF엔 HMM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물류 계열사 LX판토스 구성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LX그룹은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4000억원으로 후보군 중 가장 앞서고 있는데다, 유상증자 등 가용 방법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HMM 매각이 최종 유찰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후보들이 현금 끌어모으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인수 가격으로 거론되는 5~7조원에는 턱없이 부족해서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산은이 보유한 HMM 지분 39%의 가치는 약 6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매각 측이 적격 후보가 없다고 판단하면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한편 HMM 매각을 위한 실사 작업은 오는 11월초 종료될 예정이다. 실사가 마무리된 후 11월 중순께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10.18 17:30

3분 소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지연…한진칼 잇단 부동산 매각 연관성은

산업 일반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이 잇따라 유형자산 매각에 나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 상환을 위한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다른 시각도 제기된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이후 추가 자금 투입을 위한 대비 차원이라는 시각과 함께 기업결합 실패 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준비라는 해석도 나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한진칼은 미국 자회사인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이 보유한 호텔 부동산과 관련 자산 일체(현금·현금성 자산 제외)를 오는 15일 1465억8600만원에 매각한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거래 상대방은 미국 AHI-CLG 유한책임회사(LLC)다.하와이 와이키키해변에 위치한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은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은 이번 자산 매각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총 1억2100만달러(약 1612억원)를 보유하게 됐다.올 들어 한진그룹의 자산 매각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달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KAL 빌딩’과 대지 중 일부를 자회사 대한항공에 약 2642억원에 매각했다. 이외에도 현재 제주칼(KAL)호텔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해 8월 종속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한 제주KAL호텔을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에 매각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매각 규모는 950억원으로 정해졌다. 이후 매각에 실패했고 현재 다시 매물로 나온 상태다. 표면적으로는 유형자산 매각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진칼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은 43.2%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채무상환에 대한 부담은 늘어난 상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년 내 만기 도래 채무가 1040억원에 달한다. 9월과 11월 각각 230억원, 28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며 내년 3월에는 530억원 공모 회사채의 만기도 도래한다.단기 차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서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떨어졌다. 한진칼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42%로 적정선에 못 미친다. 유동비율이 100~200%는 보통 수준으로 100% 미만이면 재무위기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한진칼은 이번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479억원이다. 한진칼은 지난 7월 만기도래한 3000억원 규모 채권 중 남은 1150억원에 대한 상환을 완료했다. 따라서 1300억원 수준으로 현금성 자산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진칼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기존 3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약 한 달 만에 유형자산 처분으로 약 4108억원을 확보하는 등 잇단 자금조달 행보에 다른 뜻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자산을 처분해 마련한 금액(4108억원)이 당장 도래하는 채무액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대비…조원태 경영권 방어 시각도 이러한 행보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합병 이후 악화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정상화에 투입할 자금 마련을 위해서라는 시각이다. 양사는 올해 초 영국 시장경쟁청(CMA)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국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문제는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 지연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부담이 어느 때보다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1741%달한다. 높은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빌린 단기차입금 2조5000억원 중 7000억원과 영구채 1800억원을 상환했지만 차입금 의존도는 50%를 상회하며 재무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 나온 추측과 달리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은 한진칼의 유형자산 처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가 통과되면 대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유상증자 이후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50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잇단 유형자산 매각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은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양사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조 회장이 구축한 지배구조 변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조 회장의 한진칼 개인지분은 5.78%,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19.79%에 그쳐 공고한 지배력을 갖췄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시각이다. 다행인 것은 현재 우호세력인 델타항공의 보유지분 14.90%가 조 회장의 지배력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10.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역시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조 회장의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는 외부세력이란 불안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한진칼에는 호반건설 11.60%, 팬오션 5.75% LX판토스 3.83%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외적으로 ‘단순투자목적’을 내세웠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최근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가 미국, 유럽 등 해외 규제당국의 견제로 지연되면서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실패로 산업은행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이 시장에 풀린다면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조 회장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한진칼이 유동성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진칼 측은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매각 작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산업은행과 약정한 사항을 이행하는 차원의 성격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2020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는 대가로 자구책 마련을 요구받았다. 당시 조 회장은 비주력자산을 매각을 추진하면서 와이키키 리조트를 포함해 국내에 있는 왕산레저개발과 미국 LA 소재 호텔(HIC) 등을 시장에 내놓았다.한진그룹 관계자는 “단기 차입금 같은 것들이 있어서 정리할 것은 처분하면서 유동성 확보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09.15 08:50

4분 소요
한미약품 승계 9부능선 넘었나 했는데..라데팡스 불확실성 재점등

증권 일반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손잡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의 펀드 자금 조달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앵커 LP(최대 출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난 6월 출자 결정을 내렸으나 아직까지 최종 출자를 망설이고 있어서다. 라데팡스 측은 신규 LP를 찾아 펀딩 마무리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2000억원에 달하는 출자 부담에 투자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국내 주요 LP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펀드 출자 의향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라데팡스는 지난 3월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최대주주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라데팡스는 총 32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 지분 매수를 계획했는데, 이중 61%를 출자할 예정이던 새마을금고가 최근 입장을 바꾸면서다. 앞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6월 투자심의·자금집행위원회를 열고 라데팡스가 추진 중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투자 딜에 참여하기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7월부터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에서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 등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현재 새마을금고는 뱅크런 관련 범정부 위기대응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라데팡스 측에 최종 출자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투심위 당시 새마을금고는 출자 승인은 했지만 별도의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하지 않아 법적구속력은 없는 상태다. 앵커 LP인 새마을금고가 최종 출자를 망설이면서 함께 투자를 검토하던 국내 캐피탈사와 증권사들의 출자도 불확실해졌다. 앞서 새마을금고의 출자 승인 당시 KDB캐피탈, IBK캐피탈, 신한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등이 출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결과적으로 앵커 LP의 선출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펀드 조성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문제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송 회장과 임종윤·임주현·임종훈 사장 등 삼 남매는 지난 2020년 8월 고(故) 임성기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은 바 있다. 이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5년 동안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데, 이중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당장 내년 3월에 내야 하는 상속세만 각각 327억원, 167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은 딜 클로징 시간을 최대한 늦춰 새마을금고의 출자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새로운 LP를 확보해 펀드 조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2000억원 규모 투자금 부담, 설립 2년차로 비교적 신생 운용사인 라데팡스의 지분 투자 포트폴리오가 전무하다는 점 등이 신규 LP 찾기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데팡스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으로 존재감을 알린 강성부펀드(KCGI)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낸 김남규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운용사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법무실 수석변호사를 지냈고, 컨설팅업체 아콜레이드 등에도 근무했다. 라데팡스는 그동안 아워홈 등 기업 오너일가의 자문업을 주력으로 삼아오다 지난해 위탁운용(GP) 자격을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라데팡스의 첫 번째 투자처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자금조달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500억원 짜리 펀드를 설정해서 들어올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새마을금고의 앵커 출자가 취소된다면 대체자를 찾지 못해 딜이 아예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새마을금고중앙회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박차훈 중앙회 회장의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하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지난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3일 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금품수수 혐의가 소명됐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6월 3000억원대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금을 유치해주는 대가로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ST리더스PE)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 최모 부사장과 출자를 해준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최모 팀장을 구속 기소했다.

2023.08.08 06:30

3분 소요
성사돼도 무산돼도…대한항공·아시아나 미래는 가시밭길

산업 일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양사 결합에 대한 긍정과 부정 평가가 뒤섞이고 있다. 한편에선 “해외 기업 결합 심사 문턱을 넘기 위해 우리 항공 자산을 포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른 한편에선 “기업 결합이 실패로 끝나면 독자 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한 아시아나항공이 공적 자금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심지어 “양사 결합이 무산되면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우려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무엇을 포기하든 양사 결합을 완수할 것”이란 입장이다. 결합 성사 이후… 장거리 노선 경쟁력 하락?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해외 기업 결합 심사를 최종 마무리하면 장거리 노선에 대한 시장 지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과 중국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을 위해 해당 국가 노선의 슬롯 반납을 약속했고, 유럽연합과 미국 경쟁 당국의 결합 심사 과정에서 더 많은 슬롯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슬롯은 공항이 항공사에 배정하는 항공기 출발‧도착 시간을 말한다. 사실상 노선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라 항공사의 주요 자산으로 꼽힌다. 박상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한항공은 해외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하려면 아시아나항공과 운항하는 유럽·호주·미주 노선의 운항 횟수를 주 183회에서 69회까지 감축해야 한다. 독과점 우려가 있는 노선의 점유율을 50%로 낮추려면 주 운항 횟수의 약 38%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양사가 주 12회 운항하는 인천~파리 노선 점유율은 60% 정도인데,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해 주 3회 운항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미주 노선의 경우 주 44회의 항공편을 다른 항공사로 이전해야 해외 기업 결합 심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해외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하려면 장거리 노선 경쟁력 약화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결합을 위해 해외 경쟁 당국이 요구하는 독과점 해소 방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양사의 점유율이 높은 노선에 대한 슬롯을 다른 항공사에 넘겨야 하는데, 결합 이후 장거리 노선 경쟁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사히 양사 결합이 완료된 이후에는 ‘양사 결합을 위해 국내 항공 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포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양사 결합에 따른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대한항공의 결합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을 이끄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갖고 양사 결합에 대해 “무엇을 포기하든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현재 여기(양사 결합)에 100%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결합을 위해 포기하는 것보다 이득이 더 크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우리는 좋은 해법을 갖고 있고, 이를 통해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경쟁 당국이 요구하는 독과점 해소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결합 무산 이후…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재연?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무산으로 끝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실적 개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은 2조5770억원에 달한다. 1년 이내 갚아야 할 차입금이 2조원을 넘는다는 얘기다.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증권사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1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신영증권은 5월 26일 보고서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하위 저비용항공사 지원 등의 정리 작업이 필요하다”며 “영업 경쟁 약화에 따른 수익성 제고 기대감도 접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사 결합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당장 재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에 수조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긴 어렵기 때문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결합 무산의 여진은 대한항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무산 이후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 지분 10.58%(1분기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양사 결합이 무산되면, 이후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한진칼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지분 싸움이 복잡해진다. 1분기 말 기준 한진칼 주요 주주의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측이 19.79%, 델타항공 14.90%, 호반건설 측 11.60%, 팬오션 5.85%, 국민연금공단 5.06% 등이다. 대한항공과 긴밀한 협력 관계인 델타항공은 조원태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류되지만, 다른 주요 주주들의 심중은 알 수 없는 상태다. “KDB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23.06.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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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무산 갈림길’…대한항공‧아시아나에 쏠린 눈

산업 일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미국 법무부가 양사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종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양사 결합이 최종 무산되면, 항공 산업 재편이 무기한 연장되는 등 대혼란이 벌어질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성사시킨 KDB산업은행 입장에선 그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 대규모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재매각에 나서야 하는데,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승인과 무산 사이 2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해외 기업 결합 심사와 관련해 “최종 승인” 전망과 “최종 불허” 의견이 뒤섞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한항공이 국내외 기업 결합 심사 통과를 위해 독과점 우려가 있는 노선에 대한 슬롯(공항이 항공사에 배정하는 항공기 출발‧도착 시간)을 과감히 시장에 내놓으면서 심사 문턱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면서도 “최근 EU와 미국의 기업 결합 심사 과정에서 양사 결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흘러나오면서 인수 무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와 관련해 “양사 결합으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유럽과 한국 사이 모든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 위축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일부에선 “미국 법무부가 양사 결합 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대한항공에 전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 대한항공 측은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고 반박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12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미국 법무부 차관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면담에는 조원태 회장뿐만 아니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심사 중인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을 이끄는 조 회장을 만난 것인데, 항공업계에선 “미국 법무부가 조 회장 측에 독과점 해소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조원태 회장이 미국 법무부 측과 만난 만큼 양측의 협의가 다소 진전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는데, 미국 법무부가 양사 결합을 저지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현재로선 배제하기 어렵다.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 소속이자 조인트벤처까지 설립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주 노선에서 사실상 하나의 항공사로 인식된다. 델타항공은 1분기 말 기준 한진칼(한진그룹 지주사) 지분 14.90%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델타항공과 경쟁사인 유나이티드항공과 같은 항공 동맹체(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탈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델타항공을 제외한 다른 미국 항공사들의 경쟁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이날 보고서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현재 가장 큰 관건은 미국이라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은 태평양 노선에서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영업하고 있어 미국 내 항공사들이 직접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 중에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애틀은 조인트벤처 포함 점유율이 100%”라고 분석했다.

2023.05.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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