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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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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CDMO 사업 확장…‘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바이오

셀트리온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십수여 개의 바이오의약품을 직접 개발해 시장에 출시한 경험으로 통합 CDMO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신임 대표는 이혁재 셀트리온 경영지원부문장(수석부사장)이다. 이 신임 대표는 셀트리온의 지분 100%인 CDMO 기업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이끈다.셀트리온그룹은 17일 CDMO 기업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법인 설립을 마쳤다고 같은날 밝혔다. 신규 법인은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 임상 등 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과 임상시험수탁(CRO) 사업을 추진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신규 법인 출범 간담회를 열고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CDO, CRO를 모두 할 수 있는 회사는 흔치 않다”며 “많은 고객과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은 CDMO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올해 9월 투자를 결정했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에 초기 자본금으로 100억원을 투입했고 총 3조원의 자금을 쏟을 계획이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현재 셀트리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50% 이상 유지하는 형태로 외부 자금 조달도 고려하고 있다. 자금으로는 국내 부지에 10만ℓ의 생산공장을 착공한다. 이 생산공장은 시장 수요를 고려해 향후 20만ℓ로 확장한다.생산공장이 완공되기 전에는 CDO와 CRO 사업을 내년 추진한다. 이들 사업을 통해 2027년 1000억원, 2029년 5000억, 2030년 1조원, 2031년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서 회장은 “그동안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기술 개발 및 사업 추진 요청을 지속해서 받았다”며 “생산공장이 필요한 CMO 외 CDO와 CRO 서비스를 먼저 추진해 셀트리온그룹의 신약 개발 경험을 서비스하겠다”고 했다.생산공장은 모두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을 만족하는 공간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은 일찍이 CMO 사업을 추진해 사업 운영과 설비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적합한 설비를 도입해 항체의약품 외 다양한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 기반 의약품을 생산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항체-약물 중합체(ADC)는 내년 중 추가 논의를 통해 CDMO 사업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 백신 등도 마찬가지”라고 했다.CDMO 경쟁 격화…“통합 서비스 흔치 않다” 셀트리온그룹은 2002년 의약품 CMO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CMO 기업과 달리 규모가 크진 않다. 셀트리온그룹은 CMO 사업이 아닌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했다. 그동안 전 세계 의약품 CDMO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국내외 대형 CDMO는 생산공장을 빠르게 확장하며 공격적인 수주에 나섰다. CDMO 사업은 기업 간 신뢰도가 중요해 몇몇 기업이 시장의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다.이는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서 회장도 “항체의약품 CMO 사업은 경쟁이 치열하다”면서도 “CDMO 사업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CMO와 CDO, CRO를 통합 제공하는 만큼 의약품을 직접 개발한 셀트리온그룹의 경험이 고객에 신뢰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당장 착공할 10만ℓ의 생산공장은 셀트리온 자체 물량을 소화하는 규모라고도 서 회장은 덧붙였다.서 회장은 “10만ℓ까지는 셀트리온이 필요한 생산능력(캐파)”이라며 “CDMO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외부 수주 수요에 따라 생산공장을 20만ℓ로 확장하기 위해 착공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필요치 않은 과잉 투자는 하지 않는다”라며 “CDMO 사업을 추진한다고 기존에 추진한 신약 개발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셀트리온그룹은 연구개발(R&D) 담당 기관을 미국과 유럽, 인도로 확장한다.

2024.12.1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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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내년 ADC 사업 추진…수주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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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약물 중합체(ADC)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올해 12월 말 완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ADC 치료제를 개발할 바이오 기업을 상대로 위탁개발(CDO)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에 허가된 ADC 치료제를 위탁생산(CMO)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의약품 CDMO 수주를 확대하고 있어, 이런 성과를 ADC 영역으로도 이어갈지 이목이 쏠린다.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2월 말 인천 송도에 짓고 있는 ADC 전용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다. ADC 공장은 4층 건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1바이오캠퍼스, 제2바이오캠퍼스와 인접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공장에 생산 설비를 설치하고 밸리데이션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DC CDMO 사업을 추진한다.ADC 공장은 ADC 치료제를 생산하는 두 개의 라인으로 조성했다. 라인 한 곳에는 ADC 치료제를 더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일회용(싱글 유즈)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를 설치했다. 이곳에 들인 바이오리액터의 크기는 500ℓ다. 다른 라인은 기업의 요청에 맞춰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ADC 치료제를 생산할 땐 안전성이 중요한데, 폭발성이 높거나 부식성이 강한 물질은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가 제조에 적합해서다.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ADC 공장에서 라인 하나당 최대 100배치(batch)를 생산할 수 있으며, 두 개 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생산 규모는 200배치 수준”이라며 “상업 생산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연간 15배치 정도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배치는 바이오의약품을 1회분 생산하는 단위다. 이어 정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사업의 배치 성공률이 98% 이상”이라며 “ADC 치료제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겠다”라고 했다.항체에 페이로드·링커 더한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사업으로 ADC CDMO를 선택한 이유는 ADC도 ‘항체’를 활용한 바이오의약품이라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중에서도 단일항체(mAb)와 이중항체(bsAb)를 비롯한 항체의약품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다국적 제약사와 수주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유럽 소재 기업과의 수주 계약을 통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수주 금액 5조원을 돌파했다.ADC 치료제 시장이 유망한 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눈길을 끌었다. 시장조사분석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세계 ADC 치료제 시장의 규모가 2028년 300억 달러(약 4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내는 항체와 치료제의 역할을 하는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붙인 형태다. 정상세포도 공격하는 암 치료제와 달리 ADC 치료제는 암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문제는 수주다. ADC 치료제는 개발과 생산 공정에서 고려할 요소가 많아 기업이 ADC 치료제 제조 경험이 많고 각국 규제 요건을 만족할 수 있는 CDMO 업체를 선정할 공산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속하게 ADC CDMO 사업에 대한 수주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경쟁사도 늘고 있다. ADC CDMO 사업을 추진해온 스위스의 론자, 중국의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제조 시설을 확대하며 ADC CDMO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에 이어 ADC CDMO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선 좋은 페이로드와 링커를 확보하기가 중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고려해 ADC 개발 기술과 공정 개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페이로드와 링커를 자사의 항체에 결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링커로 항체와 페이로드를 결합(컨쥬게이션)하는 기술 시험은 물론 새로운 표적과 페이로드, 링커 조합을 찾는 공동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2024.11.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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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쓰레기통? 알고보니 ‘아바타’…엑소좀의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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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이를 새로운 치료 접근 방법(Novel Therapeutic Modality·신규 모달리티)이라고 한다. 신규 모달리티를 활용한 의약품은 가능성과 위험성을 모두 지닌다. 동시에, 신규 모달리티는 시장에 출시된 약물이 많지 않아 국내 기업이 치고 나갈 빈틈이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다시 주목받는 지금, 살펴볼 만한 신규 모달리티와 이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을 소개한다. 우리 몸의 세포에는 ‘생체 정보’를 담고 있는 여러 물질이 포함돼 있다. 잘 알려진 것이 ▲디옥시리보핵산(DNA) ▲리보핵산(RNA) ▲단백질 등이다. 세포는 아니지만 이런 물질을 지닌 또 다른 구성 요소가 있다. ‘세포의 쓰레기통’으로 알려진 ‘엑소좀’(Exosome) 이야기다. 세포의 ‘쓰레기통’에서 ‘아바타’로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인지질 이중층 구조의 세포 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를 말한다. 세포에서 만들어진 ▲단백질 ▲지질 ▲핵산 ▲대사 물질 등 다양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 크기는 30~200nm(나노미터)로 매우 작다. 세포의 구성 요소가 똑같이 담긴 작은 ‘아바타’인 셈이다. 엑소좀은 당초 세포가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모아둔 쓰레기통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엑소좀이 세포가 배출한 ▲DNA ▲RNA ▲단백질을 다른 세포로 이동시킨다는 점이 발견되면서 연구자들은 엑소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엑소좀은 질환 세포, 가령 암세포에서 많이 만들어진다. 암세포의 엑소좀을 찾아내면 암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엑소좀은 혈액과 소변, 침, 뇌척수액, 모유 등 우리 몸의 체액에 분포한다.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 등을 통해 암세포의 엑소좀을 발견하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셈이다.엑소좀은 새로운 약물전달체계(Drug Delivery System·DDS)로도 주목받고 있다. 엑소좀은 세포의 통신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치료 부위에 약물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엑소좀은 세포막의 구조와 같은 인지질 이중층 형태라 구조가 안정적이기도 하다. 신체 유래 세포이기 때문에 거부 반응이 적은 것도 강점이다.또, DNA와 RNA 등 내부 물질로 인해 자신이 만들어진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회귀한다고 알려져 있다. 심장세포에서 만들어진 엑소좀은 심장으로, 간세포에서 만들어진 엑소좀은 간으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엑소좀의 이런 회귀(Homing) 본능도 신약 개발 기업이 주목하는 엑소좀의 특징이다.최철희 엑소좀산업협의회 회장은 “엑소좀에는 일종의 우편번호(zipcode)가 적혀있다”라며 “엑소좀 내 여러 물질로 인해 해당 엑소좀이 어떤 세포에서 만들어진 엑소좀인지에 따라 우편번호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편번호가 적힌 엑소좀에 치료용 단백질을 결합하거나, 우편번호를 바꾸는 작업 등을 통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잠재성’ 못지않은 ‘불확실성’엑소좀은 암 진단과 신약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잠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미래 시장의 규모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DBMR 리서치는 세계 엑소좀 시장이 2021년 117억7400만달러(약 14조원)에서 2026년 316억9200만달러(약 38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지만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의 상당수가 초기 단계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엑소좀 치료제 개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아직 시장에 출시된 엑소좀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엑소좀 치료제가 ‘약’이 될 수 있을지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는 뜻이다.특히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초기 단계의 임상을 진행하는 국내외 여러 엑소좀 치료제 개발 기업이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엑소좀 치료제 개발의 선두 주자로 알려진 미국의 코디악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기업의 재무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파산 절차를 밟아 시장에 충격을 줬다.엑소좀 치료제는 아직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약물이 없어, 신약 개발로 인해 발생할 여러 위험을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기업의 부담이다. 코디악바이오사이언스는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맥주사(IV)를 통해 엑소좀 치료제를 환자에게 전신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호주에서 임상을 마친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도 임상 참여자에게 엑소좀 치료제를 전신 투여한 임상을 세계 최초로 진행했다.엑소좀 치료제 개발 기업에 붙는 ‘최초’의 꼬리표는 생산공정에도 붙는다. 치료제를 생산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려면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여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해당 종류의 치료제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엑소좀 치료제는 허가 문턱을 넘은 치료제가 없어 이런 지침이 명확하지 않다.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한 국내 기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지침을 함께 만드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브렉소젠의 김수 대표는 “엑소좀은 어떤 세포로부터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특성도, 성격도 모두 다르다”며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은 개념증명(PoC)을 거쳐 의약품 규격으로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할 때, 어떤 엑소좀을 어떻게 개발했는지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규제기관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다른 기업 관계자는 “통상 신약을 개발할 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여러 연구개발(R&D) 전략을 수립하는데, 엑소좀 치료제는 세포치료제, 항체의약품 등 여러 분야의 기술 일부가 접목된 영역이라 (R&D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엑소좀 치료제는 화학합성의약품, 항체의약품의 기준으로 봤을 때 공정이 복잡하고 단가가 비싸다. 품질관리(QC) 기준도 다르다”며 “이런 부분을 기업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또 다른 엑소좀 치료제 기업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기업 상당수가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엑소좀 치료제 기업들이) 임상을 빠르게 진행하지 못한 원인”이라며 “자원이 제한돼 있다 보니 임상 진행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더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엑소좀 치료제 기업이) 규제기관에 약물의 안전성, 유효성을 분명하게 증명할 기준들을 가지고 있으면 (엑소좀 치료제 개발의 지침은)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전했다.

2024.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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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고 넓게...제약·바이오 공장 증설에 몸집 키우는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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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과 롯데그룹, SK그룹 등 제약·바이오 기업을 보유한 국내 그룹이 인천 송도에 터를 잡고 대규모의 의약품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 기업이 추진하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생산역량(CAPA·캐파)이 중요한 만큼 공장 규모를 넓히는 데 자금을 쏟는 모습이다.인천 송도 역시 주요 그룹을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주요 산업집적단지(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둥지를 튼 제약·바이오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과 싸토리우스, 독일 머크 등의 다국적 기업으로 다양하다.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천 송도에 신축하는 글로벌 R&PD 센터(Global 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Center) 건립 현장에서 상량식을 진행했다. 상량식은 목조 건물의 마룻대(상량)를 올리며 새로운 건물에 재난이 없도록 비는 행사다. 오늘날에는 골조 공사의 마무리를 알리고 남은 공사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진행한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인천 송도에 3257억원의 자금을 쏟아 3만413.8㎡의 부지를 마련했다.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질환에 대응하기 위한 R&PD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까지 R&PD 센터를 완성해 경기 성남의 본사와 연구소를 이곳으로 이전한다.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세계를 연결할 혁신적 연구개발(R&D) 허브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긴 시간 준비한 송도 시대가 한층 가까워졌음을 느낀다"며 "송도 입주와 함께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SK바이오사이언스의 행보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4월 공장을 가동한다는 목표로 인천 송도에 5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5공장은 18만ℓ 규모의 항체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이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8만4000ℓ 규모의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 7, 8공장도 증설할 계획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고객사의 신규 계약과 기존 계약 물량이 늘고 있어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6월 기자들과 만나 "수주가 확대돼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20대 제약사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4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 인천 송도에 의약품 생산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20만2300㎡ 부지에 각각 12만ℓ 규모의 세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1공장은 2027년, 2공장은 2028년, 3공장은 2030년에 가동한다는 목표다. 공장의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전문 인력도 송도에 파견할 계획이다.주요 기업이 잇따라 거처를 옮기며 인천 송도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핵심 클러스터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은 올해 기준 86만ℓ로, 2027년 116만ℓ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터를 잡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인천 송도로 거처를 옮긴 덕이다.이들 기업에 앞서 인천 송도를 개척한 셀트리온의 힘도 크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창업 당시 허허벌판인 인천 송도에 5만ℓ 규모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GE 헬스케어, 싸토리우스 등 의약품을 개발·생산·유통하는 수십개 기업이 인천 송도로 모여 이 지역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거점으로 만들었다.인천 송도는 제약·바이오산업의 핵심 클러스터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인천이 대전, 강원, 전남, 경북 등과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점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이들 지역에는 2040년까지 민간 기업이 36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바이오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인천시는 바이오산업 혁신을 이끄는, 바이오 강국 도약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24.09.20 16:12

3분 소요
“세계 1등 아니면 국산화 어렵다”…‘배지’ 새 길 여는 엑셀세라퓨틱스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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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유전자치료제(CGT)는 기업이 항체약물중합체(ADC) 못지않게 탐내는 분야다. 희귀질환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돼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CGT의 하나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SK팜테코도 프랑스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해 CGT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확보했다. CGT CDMO 시장이 열리기 전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러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CGT CDMO 시장의 규모는 2026년 101억1350만 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점쳐질 만큼 유망하다.문제는 국내 CGT 개발 기업이 해외 기업의 세포배양배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포배양배지는 CGT를 비롯한 바이오의약품의 제조·생산에 필요한 세포를 만드는 주요 소재다. 세포가 증식할 수 있는 영양물질이 포함돼 있어 ‘세포 밥’으로도 불린다. 기업이 세포배양배지를 해외 기업에 의존한다면, 의약품 공급망이 문제가 됐을 때 치료제를 제때 생산하기 어려워진다. CGT 개발 기업뿐 아니라, CGT를 위탁개발(CDO)하거나, 위탁생산(CMO)하는 CDMO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시장에 국내 기업이 뛰어들어 선진 제품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엑셀세라퓨틱스 이야기다.엑셀세라퓨틱스는 화학조성배지 형태의 CGT 세포배양배지인 ‘셀커’를 개발한 기업이다. 2015년 법인을 설립해 다국적 기업의 텃밭인 CGT 세포배양배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셀커는 혈청배지(우태아혈청(FBS)배지)와 무혈청배지, 무이종배지 등 기존 세포배양배지와 비교해 안전성과 경제성이 높다. 현재 CGT 개발 기업은 혈청배지와 무혈청배지를 주로 사용한다.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 론자 등 해외 기업이 이들 제품의 상당수를 공급한다. 세포배양배지는 CGT를 제조·생산하는 주요 소재이기 때문에, 의약품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기업이 CGT 개발에 필요한 세포배양배지를 확보할 울타리가 필요하다. 이의일 엑셀세라퓨틱스 대표가 처음부터 세포배양배지에 관심을 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건강 사회 건설’이 창업 정신인 한국야쿠르트(hy)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헬스케어 사업을 출범시키며 CGT를 포함한 첨단재생의료로 관심사를 넓혔다. 세포배양배지 사업에 제대로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은 2015년 엑셀세라퓨틱스를 설립하면서다. 국내 기업·기관이 CGT의 제조 기반 기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상업화의 걸림돌(bottleneck)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엑셀세라퓨틱스는 법인 설립 3년여 만에 셀커를 개발, 세포를 대량 배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엑셀세라퓨틱스는 셀커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근거로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24~25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오는 3~4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1억2400만원, 영업손실은 87억600만원이다. 매출은 올해 35억원, 2025년 82억원, 2026년 118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셀커의 매출이 지난해부터 오르고 있어서다. 세포배양배지는 선택 이후 변경하기 쉽지 않아, 특정 기업의 제품을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계속 사용한다. 초기 단계에서 제품의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매출이 확대되는 구조라는 뜻이다.이 대표는 제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시험 작업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단계는 물론, 임상 단계의 여러 기업이 셀커를 세포배양배지로 채택하면서다. 최근에는 한 신약 개발 기업이 미국 등에서 진행하는 다국적 임상 3상에서 셀커를 세포배양배지로 사용키로 했다. 그는 “엑셀세라퓨틱스가 한 해 납품하는 세포배양배지의 매출 규모가 300억~400억원 수준”이라며 “세포배양배지는 제품을 쉽게 바꿀 수 없어서 임상에서 셀커를 사용한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사실상 수천억원의 수주 계약으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자신했다. 또, “엑셀세라퓨틱스의 목표는 이런 고객을 수십 곳으로 늘리는 것”이라며 “세포배양배지의 특징을 안다면 이해되는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매출을 키우는 데 쏟는다. 수출을 확대해 매출을 일으킬 창구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수출 총판 계약을 확장해 현재 10여 개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셀커를 수출할 국가는 30~40곳 정도인데, 산술적으로 30억원씩 공급한다 해도 수출 규모가 900억원 수준”이라며 “미국, 중국처럼 시장이 큰 국가는 물론, 아시아 지역 내 국가도 CGT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의약품 공정(CMC)에 투자를 많이 하는 국내 기업도 초기 단계에서 배지 부문 하나에 5억~10억을 쓴다”며 “그동안 쌓은 셀커의 레퍼런스로 해외 시장의 주요 기업·기관을 공략해 3~4곳의 고객사를 우선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CGT 시장이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기 직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세포배양배지 제조 사업은 CGT 시장의 성장세에 달려있어서다. 실제 항체의약품 등에 사용되는 화학조성배지 제품은 항체의약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1990년대부터 시장에 자리잡았다. 혈청배지와 무혈청배지 등 기존에 쓰이던 배지 제품을 대체한 것도 이때부터다. 현재는 항체의약품의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화학조성배지가 활용된다. 이 대표는 “크고 작은 기업을 포함해 올해 50여 곳, 내년 300여 곳, 5년 내 1000여 곳으로 고객사를 늘릴 것”이라며 “이들 기업·기관이 프로젝트를 스케일업하면 엑셀세라퓨틱스의 매출도 계단식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했다.핵심은 기업이나 기관이 CGT를 개발하며 화학조성배지를 사용할 수요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CGT 세포배양배지 시장의 패러다임도 화학조성배지로 전환되고 있어서다. 엑셀세라퓨틱스의 셀커는 재조합단백질과 화학조성물을 활용해서 바이러스 감염과 면역원성의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생산성도 좋다. 이 대표는 “화학조성배지는 기존 배지보다 가격이 2~3배 높지만, 수배에서 수십 배 정도 생산성이 높다”며 “세포 단위당 단가가 낮다는 뜻”이라고 했다. 또, “CGT 제조 원가에서 세포배양배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두 번째 정도”라며 “동물유래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화학조성배지를 적용하면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동물 유래 세포를 사용하지 않아 혈청배지와 무혈청배지 등 다른 배지의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이 대표는 "혈청배지는 동물유래물질을 활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과 면역원성의 문제가, 사람의 혈액을 활용한 무이종배지는 공급과 생산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스케일업을 앞둔 CGT 개발 기업이 세포배양배지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상업화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뜻이다. 특히 혈청배지는 8개월 정도 자란 소의 태아에서 500ml의 혈청을 얻기 때문에, 축산 농가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 아니다. 사람의 혈청도 변화에 민감하고 대량으로 공급받기 어려워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2024.06.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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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속도 내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25년 5공장 배양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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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의약품을 생산할 때는 반드시 바이오리액터(세포배양기)가 필요하다. 바이오리액터는 효소나 미생물, 세포 등으로 생물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밖에서도 발생하도록 만든 것이다.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장에는 이미 1만5000리터 규모의 바이오리액터가 여럿 설치돼 있다. 생산 용량이 큰 탓에 바이오리액터를 미리 세운 뒤 건물의 골격을 만들어야 해서다.17일 오전 찾은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장에는 이미 공장의 뼈대가 세워져 있었다. 높이 10m, 너비 12m 규격의 콘크리트 사이로 바이오리액터를 감싼 흰 천이 보였다. 배형우 삼성바이오로직스 그룹장은 “골조 기둥 사이로 보이는 흰색 물체가 배양기”라며 “1만5000리터 배양기는 건물을 다 짓고 나서 넣을 수 없어, 이렇게 설치한 뒤 골조 기둥을 올린다”고 했다. 또한 “현재 바닥 공사와 골조 공사 등을 모두 포함하면 10월 기준 전체 공사의 32%가량 마친 상태”라고 했다.‘쿠키컷’으로 공사 기간 단축…건설 경험 녹여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5년 4월 공장을 가동한다는 목표로 5공장을 건설 중이다. 5공장은 18만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지난 4월 준공에 들어간 만큼 2년 내 공장을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고객사의 신규 계약과 기존 계약 물량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같은 규모의 3공장을 3년여에 걸쳐 완공한 바 있다. 이보다 건설 일정을 1년가량 앞당기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건설 기간을 줄이기 위해 ‘쿠키컷’(Cookie-Cut)이라는 건설 방식을 선택했다. 쿠키컷은 정해진 규격만 사용해 건물을 짓는 방법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대량 생산을 하려는 공장을 짓기도 효율적이다. 건물의 구조와 기능이 같아 생산시설을 표준 형태로 운영할 수 있어 인력 배치나 직무 교육에 유리하다. 밸리데이션 방식도 통합할 수 있어 생산시설을 구축할 때 검증 절차나 문서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유지·보수를 하기도 쉽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6공장과 7공장, 8공장도 5공장과 같은 형태로 설계 배치할 계획이다. 공장들 사이에는 연결 다리(스파인 브릿지)를 만들어 물류 이동도 자동화한다. 1공장부터 4공장까지 있는 제1바이오캠퍼스에서는 사람이 직접 시료 등을 운반해야 한다. 배양기를 작동하거나 화학물질의 주입량을 입력할 때도 항목을 하나하나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5공장부터 8공장까지 포함된 제2바이오캠퍼스는 운영체계를 통합하고 중앙화해 공장 제어와 관리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단일 공정 작업과 화학물질 주입 자동화로 업무 효율이 기존보다 각각 20%, 5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EPCV센터 부사장은 “제1바이오캠퍼스 내 공장들을 세울 때는 회사의 시기적 특징과 필요에 따라 공장의 설계를 달리 구축했다”면서도 “4공장부터는 회사가 쌓아온 기술을 표준했고, 제2바이오캠퍼스 내 공장들은 3층 구성과 동일 레이아웃 등 거의 같은 형태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5공장을 완공한 뒤에는 오는 2027년 6공장을, 오는 2032년 7공장과 8공장, 이를 지원할 유틸리티 시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도 “수급과 경영 상황에 따라 일정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ADC 생산 설비는 별도 부지 검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여러 차례 생산 의지를 밝힌 항체-약물 중합체(ADC)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노 부사장은 “제2바이오캠퍼스는 항체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부지”라며 “다른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을 기반으로 한 약물을 제2바이오캠퍼스에서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어 “특히 ADC는 독소 분자(페이로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항체의약품 생산 설비가 있는 곳과 인접해 배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유휴 부지가 있는 만큼 별도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 중이며, 다른 모달리티 기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항체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은 최근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약품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이를 대체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3.10.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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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세계 10위 꿈”…롯데바이오로직스 ‘수주 성과’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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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세계적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M&A)을 제시했다. CDMO 사업을 추진하려면 공장을 짓고 상업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5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미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나 공장을 사들여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부터 지난해 말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고, 이곳에서 근무하던 인력 90% 이상을 승계하며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관련한 BMS의 전문성을 흡수했다. 롯데바이로직스가 이 공장을 인수하는 데 쏟은 자금은 2200억원. 시러큐스 공장은 비록 3만5000ℓ 규모의 항체의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공장을 인수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경험과 전문 인력을 단번에 확보하게 됐다.시러큐스 공장 인수…생산 시설 매출 확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시러큐스 공장에서 생산하던 수주 물량을 이양받은 것도 큰 수확이다. CDMO 사업에 막 뛰어든 기업은 곧바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워 매출을 올릴 수 없는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면서 생산 시설과 매출 모두를 확보하게 됐다. 시러큐스 공장에서는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여보이’, 신장이식 면역억제제 ‘뉴로직스’와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엠플리시티’ 등을 생산해 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BMS와 협의해 2억2000만 달러(약 2822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앞으로 3년 동안 생산하기로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에 따르면 BMS의 바이오의약품 수주 물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롯데바이오로직스가 CDMO 사업에 진출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매출을 올린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 회사가 CDMO 사업을 지속해서 끌어가기 위해선 새로운 수주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2030년까지 연간 매출 1조5000억원과 영업이익률 30%, 기업 가치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이원직 대표의 포부를 이루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초기부터 공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섰다. 법인 출범 전부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참석을 결정했고, 이후 열린 세계제약산업전시회(CPhI)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연달아 걸음했다. 수주전 전면에 나선 건 이원직 대표와 마이클 하우슬레이던 미국 법인장을 비롯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임원들이었다. 이들은 북미와 유럽 등에서 열린 투자 행사와 박람회를 찾아 ‘롯데바이오로직스’라는 브랜드를 직접 홍보했다. 법인 출범과 동시에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확정했기 때문에, 위탁생산(CMO) 수주 물량을 소화할 생산 설비는 갖춘 상황이었다. 시러큐스 공장이 오랜 기간 항체의약품을 생산해 온 공장이라는 점도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수주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데 강점이 됐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를 본격적인 수주 성과를 낼 한해로 보고 있다. 늦어도 내년에는 BMS 외 다른 기업과 수주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주 활동에 시동을 걸기 위해 조직도 새롭게 정비했다. 글로벌 사업개발(BD) 부문을 신설하고, 김경은 부사장을 올해 3월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O)로 선임했다. 김경은 부사장은 차바이오텍에서 연구개발(R&D) 총괄을, 종근당에서 바이오개발담당 이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합작사인 아키젠 바이오텍에서 상무 등을 거쳤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바이오USA 행사장에 설치한 부스에도 국내외 여러 제약사 관계자가 찾아와 수주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 중소형 기업들과 30여 건의 사전 미팅을 잡았는데, 바이오USA 현장에서 바로 성사된 미팅도 수십 건에 달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인천 송도에 건설할 국내 공장과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증설 시기를 묻는 기업들이 많았다. 신생 기업으로는 큰 관심을 받아 고무적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직접 성사한 수주 없어…CDO 역량 한계도 숙제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우선 글로벌 제약사의 수주를 받기 위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올린 사업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글로벌 제약사인 BMS의 역량을 이전받았지만, 이 회사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이름으로 현재까지 직접 성사한 수주 계약이 없다는 건 아쉬운 지점이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과정의 품질 관리가 중요한 만큼 CDMO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많은 기업이나 기존에 계약을 추진했던 업체에 수주 문의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첫 수주 계약을 체결해 회사가 보유한 CMO 역량을 발휘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찾았던 것처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사업 외형을 키울 ‘기회’를 노리기도 쉽지 않다. 폭발적으로 감염자 수를 늘렸던 유행병은 현재 사그라들었고, 다른 감염병이 유행할지는 미지수다.위탁개발(CDO) 역량이 부족한 점도 숙제다. CDO는 CMO와 달리 기업의 R&D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중심으로 도전하는 항체-약물 중합체(ADC)는 기술 개발의 복잡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룹 내 제약 바이오 분야 계열사를 통해 의약품 개발을 경험했다. 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0여 년 전 롯데제약을 철수하며, 사실상 이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외 신약 개발 기업과 협력해 이 문제를 타개할 계획이다. 최근 스위스의 세포주 개발 기업 엑셀진과 CDO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ADC 분야에선 페이로드에서 강점을 보인 국내 기업 피노바이오와 손잡았다. CDO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M&A도 검토하고 있다.

2023.06.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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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NA’ 심나…롯데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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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한 지 1년을 겨우 넘긴 신생 기업이다. 그러나 목표는 작지 않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5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을 예고하며 10년 뒤 이 회사를 세계 10위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자금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해 국내 부지에 36만ℓ 규모의 의약품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부터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22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 공장에선 현재 항체의약품만 생산하고 있으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수천억원을 투입해 이 공장을 항체-약물 중합체(ADC) 전문 생산 시설로 탈바꿈할 계획이다.CDMO 후발주자…삼바 성장 전략 흡수롯데바이오로직스가 CDMO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건 이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만큼 선도 기업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의 론자,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 미국의 캐털런트 등 글로벌 CDMO 기업은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해도 업력이 십수년 이상 뒤처져 있다. 생산 규모와 기술력에서도 이들 기업을 당장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만 62만ℓ 규모의 의약품 생산 설비를 구축했고 7조원을 더 투자해 이와 비슷한 규모의 생산 시설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일본의 후지필름다이오신스도 CDMO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선도 기업들과 함께 주요 CDMO 기업으로 꼽히려면 이들 기업을 앞지르거나 최소한 비등한 수준의 CDMO 역량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모델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10여 년 동안 4개 공장을 준공한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자금 투입을 통한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실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해외 공장을 인수하고 국내 생산 공장을 신설해 2030년까지 국내외 4개 공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올해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정답을 알고 가는 만큼 세계 순위권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비를 빠르게 확장해 매출을 키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전략을 따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생산에만 집중하는 이른바 ‘퓨어 CDMO’ 전략도 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 퓨어 CDMO 전략은 치료제를 직접 개발하지 않고 다른 기업이 의뢰한 의약품만 개발·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기업들은 CDMO 서비스를 이용할 때 연구개발(R&D)과 관련한 정보를 CDMO 기업에 상당 부분 넘긴다. 중요한 정보를 노출하게 되는 만큼, 신약 등을 개발하는 CDMO 기업엔 수주를 맞기지 않을 공산이 크다.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DMO 사업 특성상 기밀 유지가 중요하다”며 “퓨어 CDMO는 CDO와 CMO 사업에만 집중해 기술 유출 우려를 최대한 줄이자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기술력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쌓아갈 계획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 이전과 공동 연구 등을 포괄하는 R&D 체계다. 공동 개발과 임상 등을 통해 R&D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신약 개발을 경험하고 임상 역량을 쌓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공장 부지에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건물을 세워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 기업에 실험실을 제공하고 임상·상업화·생산을 지원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마이클 하우슬레이든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법인장은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에서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소형 기업들이 아이디어 단계의 신약 개발 기술을 상업화 단계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지원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기여하겠다”고 했다.관건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런 전략으로 수주 성과를 낼 수 있느냐다. 업계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행보를 “과감한 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 기업이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CDMO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틀을 이제야 닦고 있는 데다, 법인 출범 이후 수주와 관련한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어서다. 기존 CDMO 기업들과 사업 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점도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상황을 뒤집을 열쇠는 이 회사가 BMS로부터 인수한 시러큐스 공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방향은 대체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시러큐스 공장에 소속된 직원 90% 이상을 흡수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향후 이 공장을 중심으로 미국 내 기업들과 직접 소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 생산 시설을 구축한 만큼, 향후 미국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3.06.2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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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 1년 성적표…‘진짜 성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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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온 만큼 ‘젊은 피’를 수혈해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바이오 계열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도 40대 중반의 임원을 첫 대표로 맞았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해 6월 법인 출범과 함께 이 회사의 조타를 잡았다.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왔다. 기업 홍보와 대규모 투자를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만큼 성장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회계성 이슈를 제외한 이익 규모나 수익 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시러큐스 공장 인수 지휘…CDMO 사업 적임자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미국 UC버클리대에서 분자세포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현지 바이오 기업과 미국 보건복지부(HHS)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 직장을 옮긴 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역량을 본격적으로 쌓았다. BMS라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으로 자리를 옮겼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 후 수년 동안 CDMO 사업을 맡았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에서 삼성그룹의 미래 사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출범 과정에 참여했다. 롯데그룹으로 자리를 옮겨선 이런 과정을 그대로 반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롯데지주 신성장2팀의 상무로 2021년 이직한 후 본격적으로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밑그림을 그렸다. 이후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과 동시에 대표가 돼 CDMO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작과 성장을 경험한 이 대표의 이력이 신 회장의 이목을 끌었을 것이란 평가다. 이 대표는 CDMO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도 수년 내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믿고 맡길 적임자였던 셈이다. 이 대표가 몸담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제 2011년 위탁생산(CMO) 사업을 시작해, 10년이 지난 현재 생산 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CDMO 기업이 됐다.이 대표를 영입한 건 이번 신사업만큼은 제대로 추진하겠다는 신 회장의 승부수로도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특유의 순혈주의로 유명한데, BM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롯데그룹 밖에서 십수년을 일한 이 대표에게 미래 사업을 맡길 만큼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서 성과를 올리는 데 간절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10여 년 전 롯데제약을 출범시키며 제약 사업에 도전했지만, 높은 진입장벽을 넘지 못해 ‘철수’라는 쓴맛을 봤다. 그룹 차원의 관심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3조70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항체의약품 원료와 완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전체 생산 규모는 36만ℓ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첫 공장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공장은 총 3개로 각각 12만ℓ의 항체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기지도 마련했다. 신 회장이 법인 출범 전 직접 시찰했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이 대상이다. 시러큐스 공장은 BMS가 오랜 기간 운영해온 의약품 생산공장이다. 시러큐스 공장 인수에 이 대표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삼성그룹에 합류하기 전 BMS에서 근무하며 CDMO 사업과 관련한 역량을 키웠다. 당시 이 대표가 몸담은 지부가 이 시러큐스 공장이다. 이 대표는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 역량은 물론 인력 구성과 지리적 요건 등 다양한 강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을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 인수와 함께 직원 450여 명을 모두 승계하기로 했다. 시러큐스 공장의 기존 인력 중 90% 이상에 해당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BMS를 거친 마이클 하우슬레이던 박사를 미국 법인장으로 선임하는 등, BMS 출신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모습이다.롯데그룹은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확정하며 사실상 바이오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말 인수 작업을 마쳤고, 인수 규모는 2200억원 정도다. 60여 개 국가에서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받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공장에선 현재 항체의약품 원료만 생산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7000만 달러(약 900억원)를 투입해 시러큐스 공장에 완제의약품 생산 설비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롯데’ 이름 알린 한해…흑자에도 갈길 멀어이 대표는 시러큐스 공장 인수에 힘입어 ‘깜짝 흑자’도 달성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매출과 분기순이익은 각각 207억원, 32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시러큐스 공장 인수 작업을 마치면서, 시러큐스 공장의 매출을 그대로 흡수한 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시러큐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만5000ℓ이며, 현재 공장 전체를 가동하고 있다.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해외 생산시설과 매출을 모두 확보한 셈이다.그러나 이번 실적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순수한 성과로 보긴 어렵다.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이 실적에 반영되며 분기순손익이 일시적으로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염가매수차익은 기업이나 공장을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할 때 발생하는 이익을 뜻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BMS와 2억2000만 달러(약 2380억원) 규모의 계약도 체결하면서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롯데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영업손익도 적자일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64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출범 초기인 만큼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 상당한 비용이 계속 빠져나갈 전망이다.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해 법인을 출범한 만큼 회사가 당장 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러큐스 공장 인수로 올해 1분기 이익을 낸 건 다음 분기부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올해보다는 내년과 내후년을 준비하고 있다”며 “20년 이상의 경험이 축적된 시러큐스 공장이 이름만 롯데바이오로직스로 바뀌었을 뿐이라, 이 공장의 역량을 무기 삼아 성과 확대에 집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3.06.20 06:00

4분 소요
셀트리온, 바스젠바이오와 공동 R&D 계약 체결…바이오 빅데이터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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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바이오 빅데이터 기업인 바스젠바이오와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 기업은 공동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유전체 분석 역량을 확보하고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개발하기 위해 5년 동안 10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셀트리온은 바스젠바이오와 지분 투자 계약도 체결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바스젠바이오는 2021년 시리즈A 투자를 통해 6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셀트리온은 이번 계약을 통해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으로 R&D 역량을 확장하게 된다. 바스젠바이오와 함께 유전체 바이오마커를 개발해 특정 의약품을 사용했을 때 치료 효과가 가장 높을 환자군을 정의하고 질환의 표적을 발굴할 계획이다. 후보물질 스크리닝은 물론 임상 디자인에도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바이오마커는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물질을 이용해 몸속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다. 바이오마커가 질환 진단과 약물의 치료 반응을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정밀의료를 실현할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제약 기업들도 바이오마커와 관련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바스젠바이오는 2018년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빅데이터 기업이다. 시간에 따른 질병 위험도 변화를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 솔루션 ‘TLBM’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약물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DEEPCT’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16만명의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확보한 기업이기도 하다.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스젠바이오의 데이터 활용 역량을 통해 정밀의료로 변화하는 의약품 시장의 패러다임에 대비해 나가겠다”며 “셀트리온의 항체의약품 개발 및 판매 경험에 바스젠바이오의 AI 바이오 빅데이터 기술이 더해지면 신약 개발을 위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했다.

2023.05.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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