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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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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공사 선정도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심화

경제일반

서울에서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 등 인기 지역 아파트값만 오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극명하다.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2일 개최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대림가락 재건축사업은 867가구, 4544억원 규모지만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관련 법에 따라 2차례 이상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강남권 다른 정비사업장도 상황이 비슷하다.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는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 공고를 냈다. 1차 입찰 때는 롯데건설만 제안서를 제출해 유찰됐다.송파구에선 지난해 잠실우성4차(DL이앤씨), 가락삼익맨숀(현대건설), 삼환가락(GS건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이미지 확대헬로 아카이브 구매하기한남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 총회한남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 총회한강변 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서초구 신반포2차는 두 차례 유찰 이후 지난해 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가까운 '알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데다 총공사비가 1조310억원에 달하는 신반포4차의 경우 삼성물산의 단독 참여에 따른 수의계약이 유력하다.용산구 한강변에 위치한 산호아파트도 네 차례 유찰 끝에 작년 말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 수주 경쟁은 탈락한 회사가 그간 투입한 금액을 모두 날리게 되는 치킨 게임"이라며 "지금처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사업성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득실을 따진 뒤 '안 되겠다' 싶으면 건설사끼리 웬만하면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을 겪는 정비사업장도 속출하고 있다.서초구 삼호가든5차는 지난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한 곳이 없어 유찰되자, 공사비를 올려 다시 시공사 찾기에 나섰다.서울시 신통기획 1호 사업장인 중구 신당10구역 재개발 사업은 비교적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데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공사비가 급격히 올라 원가 부담이 커진 건설사들이 아무리 주요 지역에 있어도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참여를 꺼리고 있어서다.DL이앤씨는 서울 핵심지역과 광역시 정비사업만 수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총 공사비 1조7천억원 규모 한남 5구역 시공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한남 4구역 재개발사업 이후 경쟁이 예상되는 정비사업장은 압구정, 성수, 여의도 등 누가 봐도 입지가 뛰어난 곳이다.연내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압구정 2구역에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리턴 매치'를 예고하고 있다.다음 달에는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2860가구를 새로 짓는 이 재건축사업 공사비 규모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업계에서는 그간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던 삼성물산이 공격적으로 일감 확보에 나서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지난달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가 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한남 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누른 데 이어 이달 대림가락 재건축을 수주했고, 송파구 한양3차, 강서구 방화6구역 수주도 눈앞에 두고 있다.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관련 수주 물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3조4000억원에서 대폭 올린 5조원으로 설정했다.삼성물산은 지난해 안양종합운동장 동측 재개발(8331억원), 용산구 남영2구역 재개발(6619억원) 등 정비사업 3조6398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2025.02.24 08:03

3분 소요
'편의점 수입 맥주' 또 오른다...'4캔 1만3000원' 시대 열어

정책이슈

편의점에서 4개 번들로 구매하던 수입 맥주들의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 맥주업체들이 주요 수입 맥주들의 가격을 약 8% 인상함에 따라 다음달부터 소매점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 중인 인기 수입 맥주 스텔라·호가든·산토리·구스아일랜드·엘파 6종의 수입 맥주 가격을 약 8%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버드와이저·호가든·스텔라·산토리·구스아일랜드 등 500㎖ 캔의 가격은 기존 400원 오른 4900원, 호가든·스텔라·버드와이저 330㎖ 캔은 100원 오른 3600원, 버드와이저와 스텔라 740㎖ 캔은 400원 오른 5400원이 될 예정이다.이에 따라 편의점 판매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11월부터 500㎖ 4캔에 1만2000원 행사를 1만3000원으로 조정한다. CU와 GS25도 이에 맞춰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수입 주류가 급격히 다변화하면서 수입 맥주 시장의 양적 성장이 정체됐다"며 "원자재와 물류 등 제반 비용이 오른 상황에서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주류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오비맥주는 지난해 10월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이유로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다만 카스 캔 500㎖ 가격은 유지했다.오비맥주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가격 인상에 카스 제품은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2024.10.22 09:59

1분 소요
‘90년 한우물’ 맥주회사의 소주 시장 도전...성공할까

유통

국내 맥주회사의 시초이자 시장 1위 기업인 오비맥주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신세계엘앤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다. 주류업계는 오비맥주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90여 년간 맥주 판매만 고집해 온 오비맥주가 깜짝 인수한 제주소주로 어떤 그림을 그릴지 관심이 쏠린다.90년 맥주 외길 오비의 변심오비맥주는 9월 11일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류업계는 오비맥주의 소주사업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0여 년간 맥주전문회사의 길을 걸어온 오비맥주가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오비맥주의 시초는 1933년 세워진 소화기린맥주다. 당시 귀한 술이었던 맥주는 번화가에만 소량으로 유통됐다. 소화기린맥주는 해방 이후 일본이 한국에서 철수하자 1948년 동양맥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52년에는 정식 민간기업으로 출범했다. 1960년대 생맥주 시판, 홉 재배 등으로 맥주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던 동양맥주는 1995년 오비맥주로 사명을 한 번 더 변경했다. 글로벌 2위 맥주 기업인 인터브루사와 합작 등으로 해외 투자도 유치했다. 현재는 버드와이저·코로나·스텔라 아르투아·호가든 등 5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소유하고 있다.오비맥주는 90년 넘게 축적한 양조·포장·제반기술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여왔다. 현재 오비맥주의 맥주 수출량은 전체 70%에 달한다. 전 세계 30여 개 국가에 카스 등 20여 종의 맥주를 수출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소주를 인수해 글로벌 수출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게 오비맥주의 생각이다. 최근 K-컬쳐, K-푸드 등 K-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오비맥주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는 동시에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주류산업을 보면 최근 맥주 수출은 하향세, 소주 수출은 상승세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기준 맥주 수출량은 6만8753톤으로 전년 동기(7만1832톤) 대비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주 수출량은 4만3999톤으로 전년 동기(4만2651톤) 대비 3.2% 증가했다.오비맥주 입장에서는 맥주 단일 주종으로만 지속성장을 도모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실제 대표 제품인 카스가 국내 맥주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한 상황임에도 회사의 경영 실적은 줄고 있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500억원, 23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6%, 35.1%씩 감소한 수치다. 내수 공략 ‘시기상조’ 해외 역량 강화 집중주류업계는 당장 오비맥주가 국내 소주시장에 힘주기 어렵다고 본다. 내수시장은 이미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상위 사업자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소주시장 점유율은 59.8%다. 점유율 18%로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와의 격차가 큰 편이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 77.8%에 달한다. 여기에 점유율 8%로 시장 3위인 무학을 더하면 3사가 80% 넘는 점유율을 갖는 시장 구조다.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신세계와 달리 90년 맥주사업을 통해 구축한 전국 영업망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의 실패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실한 ‘영업망’을 오비맥주는 갖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인지도’를 무시할 수 없고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일례로 오비맥주가 지난 2021년 새로 만든 브랜드 ‘한맥’은 이병헌, 수지 등 유명배우를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과 제품 리뉴얼에도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aT의 지난해 통계 기준으로 한맥은 가정용 주류시장에서 상위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내수시장에서 제주소주의 인지도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신세계그룹이 인수했을 당시 정용진 회장 주도 하에 올레소주를 리뉴얼한 ‘푸른밤’을 내놨지만 결국 단종됐다. 현재 제주소주는 소주 위탁생산(ODM)과 과일소주 수출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제주소주가 신세계L&B로 흡수합병된 이후 사실상 내수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오비맥주도 당장은 내수시장 진출에 대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수출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점을 명확히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제주소주 활용 계획에 대해 “내수용 제품 제조를 하지 않고 수출용 제품 제조만 하는 공장을 산 것이라 수출 중심으로 봐달라”며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유흥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카스와 제주소주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는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제주소주가)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 진출을 점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09.28 08:02

4분 소요
“맥주 진짜 맛있게 마시는 법”…오비가 알려주는 ‘맥주 A to Z’ [가봤어요]

유통

“맥주를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요? ‘알고 마시는’ 맥주가 가장 맛있는 법이죠.”맥주는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주류 중 하나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국인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5일이다.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은 맥주(42.2%)였다. ‘국민 술’로 통하는 소주(25.4%)보다 맥주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이런 맥주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을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연장선상에서 맥주 전문회사인 오비맥주는 맥주 전문 교육 프로그램인 ‘비어마스터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비어마스터클래스는 맥주의 기원 및 역사, 양조법, 종류별 음용법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비맥주는 해당 클래스를 통해 맥주에 대한 상식을 다양한 이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전 세계 맥주 종류 2만개…푸드 페어링 방법은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남산와이너리에서 열린 비어마스터클래스는 약 한 시간 반 정도로 진행됐다. 이날 진행한 강의 주제는 ‘맥주와 푸드 페어링’으로 맥주를 직접 시음하며 어울리는 음식과 곁들여 먹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맥주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냐”는 오비맥주 이예승 맥주문화교육팀장의 질문으로 교육은 시작됐다. 이 팀장은 아이스 브레이킹 차원에서 가벼운 퀴즈를 중간중간 내면서 집중도를 높였다. 답을 맞춘 사람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증정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재료부터 설명했다.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4대 기본 재료는 맥아, 홉(hop), 효소, 물이다. 맥아는 보리에 물을 부어 싹이 트게 한 다음에 말린 것을, 홉은 덩굴 식물의 꽃이다. 맥아는 맥주의 색·풍미·거품을 결정한다. ‘홉’이란 재료를 소개할 땐 모두들 생소한 반응이었다. 이 팀장은 “맥아즙을 살균하는 과정에서 이 홉을 첨가해 맥주에 쓴맛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흔히 맥주를 마실 때 느끼는 쌉싸름한 맛이 바로 이 홉 때문이라는 얘기다. 효모는 당을 분해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물은 맥주의 90~95%를 차지한다. 맥주 양조에 맞는 물이 따로 있고, 맥주마다 쓰이는 물도 다르다고 설명했다.맥주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바로 에일(Ale)과 라거(Lager)다. 에일은 상면발효로 색이 진하면서 탄산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과일향이나 꽃향기와 같은 특유의 향을 풍겨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라거는 하면발효로 청량하게 마시는 맥주다. 에일과는 달리 탄산이 세고 깔끔하고 가벼운 바디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라거가 에일보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편이다.맥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맥주를 시음했다. 오비맥주는 레페 브룬(Leffe Brune), 트리펠 카르멜리엣(Tripel Karmeliet), H&M 밀구름 위트에일, 호가든(Hoegaarden), 구스아일랜드 312, 구스아일랜드 IPA(India Pale Ale),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총 7종류의 맥주를 준비했다. 이 팀장은 “전세계에 약 2만개의 맥주의 종류가 있다”며 “소스가 음식의 맛을 살리듯, 음식과 잘 맞는 맥주가 있다”고 말했다. 푸드 페어링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먼저 ‘강대강’. 강한 향·맛의 음식은 강한 향의 맥주와 잘 어울린다. 그다음은 ‘반대’로 음식의 맛을 잘 잡아주는 맥주와 어울려야 한다. 마지막은 ‘상호보완’으로 음식의 맛을 고조시킬 수 있는 맥주와의 매칭이다. 이 팀장은 맥주 종류에 따라 초콜릿 르뱅 쿠키부터 포르투갈식 바지락찜, 빠따따 브라바스, 피리피리치킨, 바칼라우크로켓, 버섯리조또 등 여러 가지 음식 조합을 추천했다. 각각의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를 곁들이자 맥주별 고유의 개성과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클래스 막바지에는 국산 맥주가 싱겁고 밍밍하다는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벨기에산 밀맥주 ‘호가든’이 대표적인 예다. 오비맥주가 호가든의 수입과 생산을 맡고 있는데, 이 맥주는 고수와 오렌지필 등으로 독특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그러나 국내 일부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호가든이 벨기에산 호가든과 맛이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국내 생산 호가든을 ‘오가든’이라고 칭한다. 이 팀장은 “호가든은 전 세계 곳곳의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1년에 한 번씩 벨기에 본사 공장에서 전 세계 호가든을 모아 평가한다”며 “각 나라의 호가든 가운데 항상 벨기에 생산 호가든과 가장 맛이 일치하는 호가든이 한국 생산 호가든이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교육 프로그램인 ‘비어 마스터 클래스’는 맥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오비맥주의 전략의 일환이다. 2013년 미국 ‘시서론’ 초청 교육을 시작으로 맥주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시서론은 미국의 맥주전문가 자격증 제도로, 와인 소믈리에처럼 맥주 자체의 맛을 평가하고 궁합이 맞는 음식을 추천해준다. 오비맥주 맥주문화교육팀은 앞으로도 식문화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셉트를 준비해 비어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3.08.27 16:08

4분 소요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 권위는 비우고 소통으로 채우다 [C-스위트]

유통

빌 ‘空’ 찰 ‘滿’...권위는 비우고 소통으로 채우다 “대표님 방이 어디라고요?” “벤님, 오늘은 창가 끝 쪽으로 자리 잡으셨네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동아시아 총괄 대표 자리를 찾아 그를 만났다. 청바지에 청남방 일명 ‘청청패션’인 그가 기자를 맞은 곳은 방이 아닌, 그날의 일일 좌석이었다. 그의 책상 위는 단조로웠다. 노트북, 서류, 형광펜, 물컵 그리고 논알콜 카스 맥주 한 캔. 사무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직원들의 책상도 마찬가지. 잡다한 물건이 놓인 책상이 없다. 베르하르트 대표는 “퇴근 시간이면 자리에 있는 모든 물건을 치우고 가야 한다”며 “저를 포함한 직원 모두 퇴근할 때 노트북과 펜은 가방에 넣고 물컵은 사물함에 넣고 간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자율좌석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사무실 풍경이다. 오비맥주의 수장, 베르하르트 대표 역시 집무실이 따로 없다. 그는 매일 직원들과 함께 열린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찾아 근무한다. 그래서인지 여느 기업 대표와는 아침 출근 모습도 다르다. 퇴근 이후 그날 지정한 자리 정보가 모두 삭제되기 때문에 매일 아침 그날 하루 동안 일할 자리를 사무실 입구에 위치한 키오스크나 임직원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베르하르트 대표에게 주어진 개인 공간은 작은 사물함 한 칸이 전부다. 자율좌석제를 실시하면서 오비맥주는 각 임직원에게 자신의 짐을 넣어둘 수 있는 사물함을 제공했는데, 베르하르트 대표 역시 이 한 칸을 배정받았다. 베르하르트 대표는 “제 사물함은 왼쪽 가장 위 칸”이라며 “제가 좀 키가 크지 않냐”며 웃어 보였다. 남유럽 지역 총괄사장, 남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온 베르하르트 대표는 한국 특유의 위계질서,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직장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자율좌석제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모든 직원이 동등한 공간에서 일하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베르하르트 대표는 “경영진이 포용적이고 격식 없는 환경을 추구해야 직원들이 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질문하면서 과감하게 반대 의견도 낼 수 있다고 본다”며 “더욱 활발한 소통과 협업이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 베르하르트 대표는 한국 직원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식 이름도 지었다. 벤이라는 영문 이름 소리를 따서 성은 ‘배’(裵)로 정하고 이름은 물 ‘하’(河), 높을 ‘준’(峻)을 써 배하준이다. 직원끼리 직급을 생략하고 서로의 닉네임(별명)을 불러주는 일명 ‘님 체제’를 펼치는 오비맥주 사무실에서 베르하르트 대표는 ‘벤님’ ‘하준님’으로 불린다. 사무실 곳곳에 있는 각 회의실에도 오비맥주의 제품명이 각각 이름으로 붙여졌다. 카스 회의실, 한맥 회의실, 버드와이저 회의실, 호가든 회의실 등 다양하다. 딱딱한 분위기를 없애고, 어느 팀이나 자유롭게 이동하며 회의를 운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누구의 자리인지 알 수 없는 빈 책상이 베르하르트 대표의 이름으로 채워지고, 이곳에서 그의 하루 동안의 근무가 시작된다. 그는 출근 후, 매일 같이 말한다. “I am here.(나 여기 있어요)”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 오비맥주 동아시아 총괄 대표는_1977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벨기에 루벤 가톨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1년 AB인베브에 입사한 그는 벨기에 담당 영업 관리자를 거쳐, 룩셈브루크 담당 영업 임원으로 근무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지역을 담당하는 남유럽 지역 총괄 사장을,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남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 2020년부터 현재의 동아시아 총괄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한국 이름은 배하준으로, 이름에는 물 하(河), 높을 준(峻)을 써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듯 바다처럼 무한한 가능성으로 이끄는 리더십’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2023.04.24 07:00

3분 소요
“국내 주류는 눈치 봐도 수입맥주는 오른다”...4캔에 1만2000원 시대

유통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가 4월부터 1만20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국내 주류 가격은 정부의주류기업 실태조사 실시 등으로 연이은 동결이 선언됐지만, 수입맥주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OB맥주는 CU, GS25,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500mL) 판매가를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다. OB맥주가 유통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아르투아, 호가든 등 인기 제품들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이에 소비자가 가격이 오른 맥주만 4캔을 구입하면 할인 가격도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오른다.앞서 편의점 수입맥주 가격 인상은 2021년 12월 하이네켄코리아가 수입맥주 가격을 4캔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예고된 가격 오름세에 수입맥주를 미리 사두는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3월 첫째주부터 셋째주 수입맥주 매출 비중이 평균 3%이었지만 수입맥주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진 3월 넷째주부터는 매출 비중이 12.2%까지 껑충 뛰었다. 반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국산맥주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이 5.4% 늘어난 데 그쳤다.한편 하이트진로는 편의점과 마트 채널이 아닌 식당과 술집과 같은 유흥용 채널의 수입맥주 출고가를 지난 2월 올린바 있다. 2월부터 출고가는 평균 15.9% 인상했고, 인상 제품은 하이트진로가 취급하는 크로넨버그1664블랑을 비롯해 써머스비, 파올라너, 기린 이치방시보리, 싱하 등으로 5종이 포함됐다.

2023.03.29 18:58

1분 소요
[얼마예요] 술값 인상 여파 편의점까지…‘맥주 4캔=1만1000원’ 시대 저무나

유통

올 들어 수입맥주와 막걸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맥주·탁주에 적용하는 종량세 물가연동제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업계는 원자재 값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막걸리 가격은 한병 당 2000원을 웃돌고 있고, 맥주 4캔 ‘1만1000원’ 묶음 제품 가격 역시 ‘1만20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부터 버드와이저와 스텔라, 호가든, 코로나 등 수입맥주 전 제품 출고가를 평균 9.1% 인상하기로 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도 지난달부터 업소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 5종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인상률은 평균 15.9%였다. 수입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코리아 역시 지난달 10일부터 유럽에서 생산하는 하이네켄,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업장용 출고가를 평균 9.5% 인상했다. 이번 인상 대상에는 업소용뿐 아니라 마트·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제품이 포함된다. 일각에서는 수입맥주 가격 인상에 따른 묶음 가격 인상 역시 시간 문제라고 보고있다. 주류회사의 출고가도 오르는 만큼 맥주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 매출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보리·알루미늄 등 맥주 원재료와 부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도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소다. 다만 편의점 업계는 아직까지 묶음 가격 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CU 관계자는 “제조사 요청에 따라 할인율이 조정되는 형태”라며 “아직까지 관련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도 편의점들은 자체 할인 행사를 통해 추가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기도 하다.정부 역시 경고에 나서며 가격 인상을 억누르고 있는 만큼 맥주업체들이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식품업계가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해달라”며 또다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가격 인상 폭이 큰 일부 맥주 제품 한해서 ‘묶음 판매’에서 제외되는 방식으로 조정이 있을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또 수입 맥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게 될 경우 행사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원자재 값은 물론 물류비 등 안 오른 게 없기 때문에 소비 심리에 크게 자극되지 않는 선에서 가격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한편 서민술로 불리는 막걸리는 한병 당 2000원을 웃돌고 있다. 편의점에 들어가는 우리술의 톡생막걸리(750㎖) 가격이 1950원에서 2300원으로, 가평잣생막걸리(750㎖) 가격이 1850원에서 2300원으로 오른다. 지평주조는 지난해 자사 대표 제품 ‘지평 생막걸리 쌀막걸리’(지평 쌀먹걸리) 750㎖ 제품은 1900원에서 2300원으로, 1.7ℓ 제품은 3000원에서 3600원으로 올랐다. 이보다 앞서 2021년 서울장수가 ‘장수 생막걸리’ 출고가를 120원 인상하면서 편의점 기준 판매가는 평균 1600원으로 올랐다. 배상면주가도 같은해 ‘느린마을막걸리’ 판매 가격을 2900원에서 3400원으로 500원 올렸다. 국순당 역시 ‘국순당막걸리 쌀막걸리’(750㎖) 공급가를 1040원에서 1300원으로 인상했다.

2023.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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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 좀 그만 올려”…‘하이네켄’부터 ‘스텔라·호가든’ 등 수입맥주 쭉쭉 오른다

산업 일반

지난달 수입 맥주업계 1위 ‘하이네켄’이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수입맥주 도미노 인상이 시작됐다. 다행히 국산 맥주 가격은 당분간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부터 수입·유통하는 맥주의 출고가를 평균 9.1% 인상한다. 가격 조정 대상에는 ‘버드와이저’와 ‘스텔라아르투아’, ‘호가든’, ‘코로나’ 등이 포함된다. 앞서 하이네켄코리아도 지난 2월 유럽에서 생산되는 하이네켄,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업장용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9.5% 올렸다. 이어 하이트진로도 지난달부터 업소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 5종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인상률은 평균 15.9%다. 인상 대상은 ‘크로넨버그1664블랑’, ‘써머스비’, ‘파울라너’, ‘기린’, ‘싱하’ 등이었다.오비맥주 측은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상승 등 각종 비용 압박으로 이달 말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단 입장이다. 다만 카스 등 국산 브랜드 맥주 가격은 당분간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오비맥주를 비롯한 주류업체들은 4월 맥주 세금 인상 전후로 가격 인상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고물가 현상으로 인해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가격을 당분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은 지난해보다 리터(ℓ) 당 30.5원 오른 885.7원이 된다. 리터 당 20.8원 올랐던 지난해보다 더 큰 인상 폭이다.

2023.03.1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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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브랜드 평판 '1위'

부동산 일반

현대건설이 지난 2015년 론칭한 하이엔드 주거브랜드 디에이치(THE H)가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로 경쟁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관이 올해 2월부터 매월 실시하는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8개월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수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최근 한 달 동안(8월30일~9월30일)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7개를 대상으로 브랜드 평판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대건설의 디에이치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디에이치는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줄곧 1위를 유지 중인 데다, 1위와 2위 이하의 격차가 상당해 주목된다. 이달 기준 디에이치는 브랜드 평판 지수 176만4071를 기록했는데, 이는 2위를 차지한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59만3233)의 세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어 ▶DL이앤씨 아크로(58만4752) ▶호반건설 써밋(55만3699) ▶롯데건설 르엘(44만1215) ▶두산건설 위브더제니스(43만5684) ▶두산중공업 트리마제(30만6643) 등과 비교하면 그 우위가 더욱 뚜렷하다. 디에이치는 브랜드 평판 지수를 이루는 ▶참여지수 ▶미디어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 등 네 가지 항목 모두에서 7개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디에이치는 매월 브랜드 평판 지수를 높이며 타 브랜드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디에이치의 9월 기준 브랜드 평판 지수는 지난 8월(157만2354) 대비 12.19% 올랐고, 7월(144만5007) 대비 22.08%, 6월(134만7598)보다는 30.90% 상승했다. 5월(122만6949)과 4월(115만876) 대비해서는 각각 43.77%, 53.28% 높다. 데이터로 증명된 디에이치의 브랜드 파워는 현장에서도 체감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디에이치는 론칭 시점부터 현재까지 대어로 꼽히는 유력지 정비사업장에 수없이 깃발을 꽂았다. 현재까지 준공 및 입주가 완료된 단지는 총 4곳으로 ‘호텔 같은 아파트’를 표방하며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부터 독특하고 아름다운 외관으로 주목된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반포삼호가든3차 재건축)’, 등이 대표적이다. 론칭 이후 꾸준하게 준공 실적을 이어가는 디에이치가 강남의 주요 사업지에서 준공 단지를 통해 기존의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른 주거문화의 실체를 증명하고, 입주민들로부터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이번 브랜드 평판 조사의 결과로 분석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는 업계에서 선구자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기존에는 호텔에서나 누릴 수 있었던 프리미엄 서비스를 주거공간에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전에 없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 공들인 덕택“이라면서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누릴 수는 없는 주거공간에 집중해온 디에이치의 정신은 남다름에 가치를 두는 하이엔드 주거 수요자들에게 크나큰 어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9월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손꼽히는 우동3구역에 ‘디에이치 아센테르’로 수주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연이어 울산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중구 B-04구역에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제안하며, 랜드마크 사업지의 수주 행진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0.0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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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부는 ‘하이엔드’ 열풍…시공사도 '긴장'

부동산 일반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시공사 선정을 가르는 주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프리미엄 단지에서도 설계부터 시공까지 하이엔드 브랜드가 가진 차별적 요소를 꼼꼼히 따지는 분위기다. 이는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단순 대형 시공사 브랜드로는 획일적인 주거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특별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집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비사업 곳곳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새 시공사를 뽑은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조합은 컨소시엄 금지와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보유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로만 제안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수주 과정에서 조합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요구하는 일은 암암리에 성행돼 왔지만, 이제 입찰 조건부터 하이엔드 브랜드를 명시화하는 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지가 ▶5000세대 규모 ▶공사비 약 1조8000억원의 사업성 ▶광주 내 중심지 입지 등을 갖춘 사업지다보니 이런 조건을 내거는 것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시 시공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하면 도입할 것을 약속 받은 곳도 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 단지는 최근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이 선보인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가 도입된 1호 사업장이 됐다. 지난 2000년도 시공사 입찰 당시에는 포스코 건설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었다. 그래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는 ‘신반포 크레센도(가칭)’을 받아들여 시공 계약을 맺은 바 있다. ━ 정비사업지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 높아져 최근 한 사업지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유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졌다. 실제 서울 노량진3구역 재개발 단지에서는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면서 단독입찰 조건을 내걸지 않고,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진행하려 했다는 이유로 조합장을 포함한 조합임원 해임총회를 결정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무늬만 프리미엄' 단지도 많아 조만간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는 수주 제안 때부터 초호화 설계가 진행돼야 한다”며 “간판만 바꿔 달고 준공된 단지들은 설계 반영이 안됐을 뿐만 아니라 공사비 자체가 낮아 외관부터 커뮤니티, 마감재까지 다 수준이 낮아 당연히 차이가 날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이엔드 브랜드 사이에서도 시공사들의 저력과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사들도 고급화·희소성에 대한 수요자 눈높이에 발맞춰 하이엔드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략 수립과 이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보면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엄격한 기준에 의해 심사를 거친 곳에만 선별적으로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다. 지역별로 ▶가장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곳이어야 하며 ▶시공품질관점 ▶서비스관점 ▶사후관리와 고객관리관점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가 들어간 단지는 최초·최대·유일의 아이템이 3개 이상 적용돼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입주한 ‘디에이치 라클라스(삼호가든3차)’는 강남에서도 처음 유선형 외관을 적용했다.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강의 물결을 상징하는 곡선과 직선이 어우러진 입면 디자인으로 도시를 대표하는 풍경을 만들어 냈다는 후문이다. 이 단지의 주출입문주 '디에이치 게이트 32-8'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가운데 하나인 'iF DESIGN AWARD 2022'에서 본상을 받기도 했다. ━ 건설사 '고급화·희소성' 살려 차별화 경쟁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장 먼저 도입한 DL이앤씨도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있다. DL이앤씨는 전 세계 최고급 주거환경 트렌드를 분석하고, 실 거주자들의 요구와 개선점을 반영해 혁신적인 평면설계를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공간의 재구성에 초점을 둬 공간활용성과 수납공간을 더 넓히고, 세대 구성원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기술, 품질, 서비스, 디자인 등 모든 요소에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니즈를 반영한 최상의 주거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실제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는 혁신평면 외에도 다양한 특화기술과 시스템을 적용한다. 우선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를 저감을 위해 조경식재와 미세먼지 신호등, 세대 내 스마트 공기제어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한 기존 차음재(3cm) 보다 2배 두꺼운 차음재(6cm)와 욕실 층상배관 공법을 적용해 층간소음 저감에도 힘썼다. 이들 외에도 현재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건설사는 대우건설(써밋), 롯데건설(르엘) 등이 있다. 포스코건설(오티에르)과 SK에코플랜트(드파인)는 올해 들어 새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삼성물산(래미안)과 GS건설(자이)만 여전히 단일 브랜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이처럼 성행하는 것은 차별화된 설계와 편의시설이 곧 아파트 집값으로 이어기 때문”이라며 “이름에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다 같은 하이엔드가 아니기 때문에 수요자들도 시공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 원칙을 제대로 세우고 적용했는지, 착공 막판에 간판을 바꿔 달지는 않았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08.3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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