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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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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블록딜에 주주는 울분…‘내부자거래 사전공시’ 대안될까

증권 일반

“잘 나가던 주가가 갑자기 왜 이래…대주주는 이미 팔고 떠났다는데요.”주가가 급등하는 틈을 타 진행된 상장사 대주주의 갑작스러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인한 손실 피해가 개인투자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의 시행으로 내부자의 지분 변동 정보가 일반 투자자에게 적기에 제공돼 예상치 못한 대규모 주식 매각 등으로 인한 시장 충격이 최소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블록딜은 규모와 할인율, 지분 매각 의도 등에 따라 강도는 다르지만 통상 주가에 악재로 인식된다.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어서다. 또 대주주의 지분 매도는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고점’ 신호로 해석돼 부정적 요인으로 해석된다. 실제 2차 전지의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는 2대 주주인 블루런벤처스(BRV)의 블록딜 소식이 있을 때마다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14일 에코프로머티 주가는 전장보다 약 16% 급락했다. BRV가 6월 13일 장 마감 이후 블록딜 방식으로 에코프로머티 보통주 210만 주를 매각해서다. 총 2509억원 규모다. 5월 21일에도 BRV가 2000억원대 블록딜에 나서자 에코프로머티 주가는 12%대 내리며 마감했다. BRV는 2017년 에코프로머티 설립 당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2개 펀드를 통해 에코프로머티의 지분 24.43%를 보유해 왔다. HD현대중공업의 주가도 최대주주인 HD한국조선해양의 블록딜 방식 처분에 급락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5월 17일 개장 전 HD현대중공업 주식 266만3000주(3496억5190만원)를 1주당 13만1300원에 처분했다. 전일 종가(14만500원)보다 6.5% 낮은 가격에 처분하면서, 당시 HD현대중공업 주가가 7% 급락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지난 3월에는 화천기계가 최대주주 매도 소식에 사흘 동안 30%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화천기계는 ‘조국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대주주 매각 소식에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외에 알테오젠과 엔켐, DS단석, 마녀공장 등 다수의 기업들이 블록딜에 나섰다.특히 올 들어 대형 상장사를 비롯해 상장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주주의 블록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5월에는 삼성가 세 모녀의 블록딜을 포함해 지분 4조8226억원이 처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블록딜 규모는 6870억원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주요주주는 대부분 상속·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매도했다. 일반 투자자 보호·불공정거래 예방 기대 이는 지난 7월 24일 시행된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앞서 지분을 미리 처분하려는 수요가 상반기에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임원이나 지분율 10% 이상인 주요주주가 발행 주식 수 1%, 50억원 이상을 거래할 때 가격·수량·기간을 최소 30일 전까지 공시해야 하는 제도다. 소유 상황 변동일 기준 5영업일 이내에 사후 공시했던 것이 ‘사전 공시’로 바뀌는 것이다. 사전 공시 의무를 위반한 기업에는 최대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는 일반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해 시행됐다. 앞서 2021년 말 상장 한 달 만에 주요 경영진이 주식을 팔아치워 일명 ‘먹튀’ 논란을 불러온 카카오페이 사태 이후 제도 보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까지 포함됐다. 당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해 임원 8명이 회사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900억원을 챙겼다.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는 열흘 동안 10%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시행으로 내부자의 대규모 주식거래 관련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이 제고돼 불공정거래 예방·투자자 보호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 온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시행으로 대주주의 예상치 못한 블록딜로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일시적인 수급 요인으로 주가가 단기 급등했을 때 대주주가 고점에 물량을 터는 경우도 자주 보는데, 이럴 때도 결국 고점에 물량을 받는 개인이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간혹 내부 정보를 알고 대주주나 경영진이 미리 주식을 파는 경우도 있는데(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불공정 거래) 이런 경우도 상당 부분 차단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내부자가 주식을 매도하겠다는 사전 공시와 이미 매도했다는 사후 공시 모두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시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본질적으로 주가 하락을 막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시행이 그래도 훨씬 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본다”며 “사전 공시를 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그 정보를 실제로 매각이 이루어지기 전에 알게 되는 거라서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거기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사전적으로 얻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미 매각이 다 이루어진 이후에 가격이 도대체 왜 떨어지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내다가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렇게 된 사실을 알게 되는 것과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024.09.23 07:00

4분 소요
정치테마주 열풍에 회장님은 웃고 개미들은 ‘가슴앓이’

증권 일반

제22대 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 테마주’ 열풍에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가 고공행진에 개미들이 몰린 사이, 대주주들은 지분 정리에 나서며 급락한 주가 역풍이 고스란히 개미들의 몫이 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천기계는 전일 대비 6.6% 내린 5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화천기계는 이달 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3% 가까이 떨어졌다. 화천기계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관련주다. 화천기계는 지난 2021년까지 감사를 맡았던 남모 씨가 조 대표의 로스쿨 동문으로 알려지며 조국 테마주가 됐다. 조국 대표는 과거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저와 제 가족은 화천기계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유념하십시오”라며 선을 그었다. 조국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최근까지 큰 오름세를 보였다. 2월 초 3만원 대였던 주가는 최근까지 170% 넘게 상승하며 9만원 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락세에 개미들은 당황하고 있다. 화천기계는 지난달 27일에는 하루만에 23.69%나 급락했다. 오너 일가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도에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기존 대주주였던 권영열 회장 3형제가 보유지분 전량 매도했기 때문이다. 화천기계는 지난달 26일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달 19일과 20일 보유하고 있던 50만8540주를 전부 장내 매도했다. 화천기계 부회장 자리에 있는 동생 권영두·권영호 씨도 20일과 21일에 각각 보유 중인 31만 3690주, 5만4130주 전량을 장내매도로 처분했다. 권 회장 일가 세 사람이 처분한 지분 총합은 3.98%로, 약 71억원의 주식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주주 일가의 보유 지분 전량 매도로 화천기계의 최대주주는 화천기공과 서암기계공업으로 변경됐다. 양사는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으로 추가적인 지분취득 없이 최대주주가 된 셈이다. 정치 테마주에 몰린 개미…대주주 지분 매각 ‘고점 신호’ 정치 테마주에 묶인 화천기계 주가의 고공행진으로 대주주 일가는 큰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정작 개미들은 주가 하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통상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 ‘고점 신호’로 여겨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변동성이 큰 정치 테마주에 개미들이 몰린 사이, 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후 하락세를 이어 온 기업은 또 있다. 대상그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고등학교 동창 이정재와의 연관됐다는 이유로 ‘한동훈 테마주’로 지목됐다. 앞서 현대고등학교 동창인 한 장관과 이정재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의 한 갈빗집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정재의 오랜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대상홀딩스와 우선주가 폭등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10월20일 장 중 7040원을 기록한 #대상홀딩스우 주가는 지난해 12월 19일 장 중 6만5300원까지 올라 최대 827.6% 상승했다.하지만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아버지인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대상그룹 관련주들의 주가가 고점에 올랐던 지난해 12월 대상홀딩스우 2만8688주를 주당 4만6515원에, #대상우 4만3032주를 주당 1만9147원에 장내 매도했다. 임 명예회장은 이번 지분 매도로 총 21억5800만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임 명예회장의 지분 매도 공시 후 주가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대상홀딩스우는 이달 4일 종가 기준 1만733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고점 이후 270% 넘게 하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급적이면 테마주 보다는 펀더멘탈이 확실한 그런 기업들을 대상으로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며 “여유 자금 내에서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024.04.04 18:34

3분 소요
발톱 드러낸 슈퍼개미 “상장사 경영권 분쟁에 개미도 혼란”

증권 일반

상장사 경영권 분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회사 지분을 꾸준히 늘린 이른바 ‘슈퍼개미’들이 2대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주식 보유 목적을 바꾸며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행동주의 펀드처럼 상장사에 주주환원책을 요구하며 소액주주들에게 환영을 받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측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적극 대응하면서 고의 상장폐지 의혹이 제기되는 곳이 나오는 등 소액주주들의 투자에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이날 기준 김 대표의 지분은 7.07%에 달하며, 부인 최순자씨와 법인 순수에셋은 각각 6.40%, 0.87%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 대표와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더하면 14.34%에 달한다. 1대 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의 지분율 25.20%과는 약 11%포인트 차이가 난다.김 대표는 이날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호에 대해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주식 보유목적은 경영참여와 일반투자, 단순투자 등으로 분류하는데 경영참여의 경우 이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수 있고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 측이 지명한 이사로 이사회 구성원을 교체하려는 시도 등이 유력한 주주행동으로 거론된다. 김 대표 측이 주식 보유목적을 변경하자 시장에서는 적대적 M&A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김 대표 측은 지난 4월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장내에서 주식을 집중 매수하기 시작,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지난 7월엔 김 대표가 이 회장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그는 이를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 김 대표 행보에 증권가에선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 역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된다. 이병철 회장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사장 시절인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다올투자증권의 전신인 KTB투자증권의 지분 5.81%를 매입했다. 당시 이 회장은 “우호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중장기 회사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KTB투자증권의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당시 KTB투자증권의 회장인 권성문 회장과 1년여간 경영권 분쟁을 지속했다. 2018년 초 권 회장이 이 회장에게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된 바 있다. 키오스크 전문기업인 씨아이테크도 2대 주주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다. 회사 측은 적대적 M&A 세력에 대해 단호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최근 김대영 씨아이테크 대표이사는 회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근래 불순한 목적을 갖는 특정 세력이 회사에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각종 음해성 소문과 악의적인 기사, 수차례 소송을 제기해 회사 본연의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씨아이테크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더는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 이들 적대적 세력들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앞서 씨아이테크는 이학영 헌터하우스 대표 등이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해 경영권 분쟁 소송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씨이아이테크 2대 주주로 지난 6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이 대표는 개인 지분 5.74%를 비롯해 특수관계인 헌터하우스 지분 5.66% 등 총 11.38%를 보유하고 있다. 씨아이테크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인 지분율은 18.68%다. 헌터하우스는 지난해 11월 씨아이테크 9회차 전환사채(CB) 30억원 규모를 매수한 재무적 투자자(FI)다. ‘적대적 M&A’ vs ‘주주가치 제고’…개미 손실 우려도 이 대표는 일부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6월 9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서를 접수 시켰다. 이 대표와 소액주는 씨아이테크의 보수적인 기업설명회(IR) 활동과 저평가된 주가 등에 직간접적인 경영 참여로 변화를 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 소집 청구 배경과 관련 이 대표는 “씨아이테크 자회사 ㈜협진이 재상장 하는 대형 호재가 있었음에도 회사는 이와 관련한 IR은 커녕 기사 한 줄 내보내지 않았다”라며 “지속되는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호재를 외면한 회사에 대해 한 주주로써 그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최대 주주와 2대 주주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기업이 상폐 위기까지 몰렸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곳도 있다. 만호제강 최대 주주인 김상환 대표와 2대 주주인 엠케이에셋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자, 김 대표 측이 방어를 위해 의도적으로 상폐 위기를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만호제강은 지난달 25일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으로부터 2022년 사업연도(2022년 7월 1일~2023년 6월 30일)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다.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이틀 전이었다.감사 의견 거절의 배경은 만호제강의 분식회계 의혹이다. 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은 만호제강이 이미 폐업한 거래처를 대상으로 매출을 인식했다가 취소했고, 거래처에 출고되지 않고 회사가 보관 중인 재고자산에 대해 수익을 인식한 사례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측이 2대 주주의 지분을 무력화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상장폐지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사측이 선임한 외부감사인의 감사 하에서는 적정의견을 받았던 재무제표가 올해 지정감사인에 의해 의견거절을 받고 거래정지 중이기 때문이다. 지정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의 의견서에 따르면 수년간 회계분식의 정황이 포착됐고 회사는 그에 합당한 소명자료나 근거 제출에 소홀히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엠케이에셋은 이른바 슈퍼개미로 알려진 개인투자자 배만조씨가 소유한 투자 전문 법인으로 다른 상장사에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엠케이에셋은 2021년부터 만호제강 지분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엠케이에셋은 지난 8월 추가로 만호제강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분율을 추월한 상황이다. 만호제강에 대한 엠케이에셋의 지분율은 8월 말 기준 19.87%다. 최대주주인 김상환 만호제강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19.32%보다 0.55%포인트 높다. 앞서 엠케이에셋은 지난 7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 뒤 회사에 기업가치 제고 서한을 발송하고, 이사·감사 교체를 요구했다. 소액 주주들도 가세해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며 회사 측을 압박해 왔다. 엠케이에셋은 사측의 일방적인 주총 강행과 의결권 제한에 반발하며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경영권 분쟁으로 가속화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기간 거래 정지나 상장폐지가 현실화되면 소액주주들의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슈퍼개미들의 행동주의 방식의 경영참여 움직임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면서도 일반 투자자들의 무조건 적인 추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 지난해 화천기계 경영권 분쟁을 주도한 김성진씨는 주가 급등 뒤 보유 지분을 대량 매도해 추종 매수한 소액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상장기업의 경우 경영진이 다수의 지분을 가진 주주들의 이익을 등한시하는 사례가 많아 주주이익 실현의 측면에서 행동주의 방식의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다만 일부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세력의 경우 경영권을 취득하기 위해 규정을 악용해 허위 소송이나 고소를 해 거래정지나 상장폐지를 압박하거나, 지분보유 목적을 허위 신고해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해 소액주주들의 주의를 요한다”고 당부했다. 김민기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보통 경영 참여형으로 바꾸게 되면 뭔가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거니까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는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다만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하는 거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판단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3.10.15 08:00

6분 소요
이번엔 래몽래인…주총 앞두고 코스닥 경영권 분쟁 ‘활활’

증권 일반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한 코스닥 상장사 래몽래인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장초반 강세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 피소 사실을 공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17일 코스닥 시장에서 오전 9시 52분 현재 래몽래인은 전일 대비 18.04%(3950원) 오른 2만5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2만4550원에 출발한 주가는 장중 20% 넘게 올라 2만63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래몽래인 주가는 전날 초기 투자자인 P&I문화창조투자조합, P&I문화기술투자조합이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처분 소송은 회사 측에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를 요청하기 위한 소송으로 통상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 집단행동을 앞두고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경영권 분쟁은 주가엔 상승 재료로 작용한다. 경영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경영권을 뺏으려는 세력 사이 매수 움직임이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2020년 한진칼, 2022년 화천기계 등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경영권 분쟁 사실을 공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지분 6.57%를 취득한 3대 주주로 올라서며 주가가 요동쳤다. 코로나 진단키트 기업인 휴마시스도 지난 4일 주주 구 모씨가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경영권분쟁소송’에 피소됐다고 공시했다. 오스코텍 역시 최대주주 3명이 모인 ‘주주연대’ 측으로부터 장부 등 열람허용 가처분 소송에 피소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12월 9일~1월 9일) 경영권분쟁 피소 사실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아이큐어, 파나진, 에이피티씨, 디엔에이링크, 지더블유바이텍, 멜파스, ES큐브, 에이티세미콘, 더코디, 이노시스, 지니티웰니스 등 14곳에 달한다.

2023.01.17 10:02

2분 소요
화천기계, ‘경영권 분쟁’ 이슈로 장 초반 14%대 상승 [증시이슈]

증권 일반

화천기계가 ‘경영권 분쟁’의 영향으로 7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오전 9시 7분 현재 화천기계는 전 거래일 대비 14.39% 상승한 80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린 화천기계는 7거래일 만에 약 175% 가량 폭등한 상태다. 화천기계가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슈퍼개미와의 경영권 분쟁 소식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은 당사자끼리 지분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통상 호재로 여겨진다. 김성진 보아스에셋 대표는 앞서 지난 7월 화천기계 지분 10% 이상을 매수한 뒤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 화천기계 감사와 등기임원 7인 전원을 해임하고 본인과 보아스에셋 임원들을 이 자리에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승인해달라는 내용이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화천기계가 보유한 이익잉여금 1034억원 가운데 693억원(1주당 3500원)을 배당하는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를 허가해달라는 소송을 추가 제기했다. 이에 따라 화천기계의 임시주총은 오는 11월 23일 개최될 예정이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10.12 09:26

1분 소요
하락장 속에서 화천기계·양지사 등 7곳 상한가 친 이유

증권 일반

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도세로 휘청이고 있지만 한편에선 상한가도 속출하고 있다. 증시의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뚜렷한 호재가 없는 테마주에 단타성 투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증시에선 총 7개 종목이 상한가를 달성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지만,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등 부정적인 시장환경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날 상한가 마감종목은 코스피에선 덕성우와 화천기계 등 2곳, 코스닥에선 엘엠에스, 양지사, YTN, 썸에이지, 이스트아시아홀딩스 등 5곳이다. 문제는 이들 종목이 대부분 뚜렷한 호재가 없이 단순한 ‘테마’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이다. 이날 상한가를 달성한 7개 종목 가운데 공시를 낸 곳은 화천기계와 이스트아시아홀딩스 등 2곳뿐이다. 주가에 반영된 공시마저도 ‘호재’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15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식총수를 늘리는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통상 악재로 분류된다. 다만 화천기계의 공시는 호재로 볼 수 있는 경영권 분쟁 관련 임시주주총회 소집이다.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양지사는 ‘슈퍼개미’ 1명이 급등세의 배경이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김 모씨는 지난 7월 18일부터 나흘간 83만9188주(5.25%)에 달하는 주식을 매수했다, 양지사는 김 씨의 매수로 유통 가능주식이 5.02%만 남게 되면서 ‘품절주’로 등극한 모습이다. 품절주가 됐지만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양지사는 지난해 2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덕성우는 이봉근 대표이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난 대선 때부터 ‘윤석열 테마주’로 엮인 종목이다. 이번엔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한가를 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대통령과 덕성과의 관계는 뚜렷하게 밝혀진 내용이 없고, 대통령이 친인척 또는 지인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YTN도 매각과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노조가 매각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최대주주인 한전KDN도 지분 매각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단순 ‘지라시’ 하나로 상한가를 친 셈이다. 썸에이지는 뚜렷한 호재 없이 주가가 뛴 종목이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에 불과하고 유통주식수도 1억3924만주(반기 보고서 기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통상 이상 급등 종목들은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한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실한 재무구조와 실적 탓에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실제로 20일 상한가 종목 가운데 엘엠에스(-4.06%), 양지사(-12.95%), 썸에이지(-15.75%), 이스트아시아홀딩스(-7.83%) 등 4개 종목이 하루 만에 급락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뚜렷한 이유가 없거나 풍문에 급등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아 작전세력에 휘둘리기 쉽다”며 “막연한 단타보다는 기대수익률을 정해놓고 신중히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 침체기에 등장하는 이상 급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09.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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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기계, ‘경영권 분쟁’에 초강세…장 초반 또 상한가 [증시이슈]

증권 일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화천기계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천기계는 21일 오전 9시 4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9.90% 급등한 682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화천기계는 앞서 지난 19일과 20일에도 상한가로 마감하면서 이날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됐다. 최근 전해진 슈퍼개미와의 경영권 분쟁 소식은 급등세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경영권 분쟁은 당사자끼리 지분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통상 호재로 여겨진다. 김성진 보아스에셋 대표는 앞서 지난 7월 화천기계 지분 10% 이상을 사들인 뒤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 화천기계 감사와 등기임원 7인 전원을 해임하고 본인과 보아스에셋 임원들을 이 자리에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승인해달라는 내용이다. 또 지난 18일에는 화천기계가 보유한 이익잉여금 1034억원 가운데 693억원(1주당 3500원)을 배당하는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허가해달라는 소송을 추가 제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에 힘이 실렸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09.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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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휘말린 화천기계, 장 초반 20%대 급등 [증시이슈]

증권 일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화천기계가 장 초반 20% 이상 급등하고 있다. ‘슈퍼개미’의 대규모 배당금 지급 요구 관련 공시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오전 9시 23분 현재 화천기계는 전 거래일 대비 20.90% 오른 37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슈퍼개미’로 알려진 김성진 보아스에셋 대표는 앞서 지난 7월 화천기계 지분 10% 이상을 사들인 뒤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 화천기계 감사와 등기임원 7인 전원을 해임하고 본인과 보아스에셋 임원들을 이 자리에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승인해 달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전날에는 화천기계가 보유한 이익잉여금 1034억원 가운데 693억원(1주당 3500원)을 배당하는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허가해달라는 소송을 추가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09.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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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

CEO

에프앤가이드(FNGUIDE)는 주식과 채권, 펀드에 대한 성과평과와 분석, 기업의 재무, 가치평가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금융정보업체다. 김군호 대표는 애널리스트 1세대 투자전략 전문가로 손꼽힌다. 김군호(55) 에프앤가이드 대표는 두 달 전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회사 12명의 대리급과 독서모임을 갖고 있다. 한 권의 책을 12명이 돌아가면서 한 챕터씩 맡아 읽고 요약해 발표한다. 발표 후 나머지 사람들이 의견을 나눈다. 김 대표는 “자본시장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의 업무 특성상 자본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변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지난 1986년 고려증권(1997년 폐업)에 입사하면서 금융투자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고려증권을 거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을 지냈다. 그가 업계에서 활동한 10여 년 동안 국내외 금융데이터의 정확한 분석과 예측으로 당시 투자자들에게 많은 신뢰를 얻었다.에프앤가이드 설립도 우연한 기회였다. 삼성증권에 근무하던 중 외환위기를 겪으며 개인 투자자들이 정보 부족으로 많은 돈을 잃는 것을 봤다. 그러던 중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한번 내보라는 회사의 권유가 있었다. 그는 투자자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에프앤 가이드 모델을 제안했다. 회사에서도 당시 미국에서 시작된 정보기술(IT) 붐이 일면서 국내에서도 IT와 증권업을 접목한 사업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지난 2000년 7월 삼성그룹 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인 ‘e삼성’의 계열사로 자본금 60억원에 설립됐다. 에프앤가이드는 ‘금융(financial)과 안내인(guide)’의 약자다. 당시 팀장이었던 그는 대표 자리로 올랐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천만 건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 설립 5년 만에 흑자로 전환 출발은 좋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원하는 수요는 있었지만 유료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다.적자가 이어지고 2000년 초반 이후 IT 붐이 꺼지면서 삼성그룹이 자본금을 회수하겠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막막했다. 그때 찾아간 곳이 현재 최대 주주인 화천 기계다. IT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을 때 알게 된 권영렬 화천기계 회장에게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 분야가 생소했던 만큼 권 회장은 고심을 했다. 권 회장은 김 대표가 지분을 사면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덕분에 지금의 에프앤가이드를 계속 이끌 수 있었다. 현재 화천기계와 화천기공, 계열사 임원들이 69%를, 김 대표가 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큰 위기를 겪었지만 이듬해 흑자로 돌아섰다. 유료 정보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난 5년간 축적한 금융 데이터 덕분이었다. 금융데이터가 쌓일 수록 고객들은 늘어났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증권사와 운용사, 연기금이 주요 고객이다. 그는 “증권과 자산운용사, 연기금 고객이 전체 고객의 45%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며 “갈수록 은행이나 학교, 정부(연구)기관 등의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매출 95억원에 13억의 순익을 냈다. 올해는 112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에프앤가이드는 국내 대표 금융정보업체지만 김 대표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다. 해외 금융상품과 기업 투자 정보까지 제공해 글로벌 데이터 유통그룹이 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자본축적이 된 한국 투자자들이 외국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세계 상장 기업들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글로벌 금융 데이터·컨텐트 서비스 기업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과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조만간 체결할 계획이다. 그는 “계약 후 아시아는 물론 미국 주요 국가로 데이터 제공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 대표가 회사만큼이나 공들이는 게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코넥스 활성화다. 그는 중소기업 전용시장인 코넥스 회장을 2년째 맡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문을 연 코넥스는 벤처·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창업→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가 코넥스를 이끈 지난 2년 간 코스피·코스닥에 이어 제 3의 주식시장으로 안착했다. 그는 “코넥스 상장기업 중 10% 정도인 16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갔다”며 “코넥스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코넥스에 상장하겠다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넥스 시장에는 에프엔가이드도 상장되어 있다. 내년 하반기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계획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출범 당시 4689억 원이었던 코넥스 시가총액은 올해 7월 14일 현재 5조1253억원으로 늘었다. 상장기업 수는 100개 증가했다. 현재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 수는 123개다. 출범 초기 일 평균 6만 주와 4억원 수준이었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현재 각각 20만~30만 주, 30억~40억원으로 늘었다. 짧은 시간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김 회장의 노력이 컸다. 그는 “협회장의 일은 코넥스 기업들과 관계당국 간 소통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통로역할”이라며 “거래소도 처음 여는 시장이기 때문에 협회의 의견을 많이 피력했다”고 말했다.그중에 하나가 투자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본 예탁금 규제를 낮춰달라는 것이었다.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거래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그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거래 예탁금을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고, 연 3000만원 한도 내에서는 예탁금 없이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를 도입했다. 투자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올 들어 코넥스시장의 시가 총액은 1조원이 늘었다.그러나 여전히 코스피·코스닥에 비해 코넥스는 여전히 거래가 적다. 때문에 아직까지 코넥스 공모펀드는 ‘0’개다. 펀드를 만드는 자산운용사들은 공모펀드를 만들려면 주식 분산을 위해 대주주 물량을 풀거나 신주발행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코넥스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와는 달리 분기·반기별 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다. 김 대표는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모펀드가 출시되어야 한다”며 “코넥스는 주식 유동성이 코스피나 코스닥보다 적은 만큼 펀드 환매제한 기간의 조건을 걸고 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

2016.07.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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