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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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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탄 장전 K-바이오...

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분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새로운 사업 동력을 찾기 위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M&A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한국 증시가 올해 하반기에 저점을 극복하면 이후 M&A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지주사 차원에서 대규모 M&A를 추진하겠다"라고 했다.SK바이오사이언스와 루닛 등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의 다른 기업도 지난해 잇달아 해외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을 내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4000억원 규모로 독일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아이디티(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쌓은 현금을 M&A에 쏟았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같은 해 2600억원 규모의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지분 인수를 마쳤다.국내 제약 기업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료기기 기업을 활발하게 M&A를 하는 추세다. 동화약품은 의료기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3차원(3D) 프린팅 의료기기 개발 기업 메디쎄이를 인수했다. 대원제약은 극동에이치팜을 인수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했고, 이후 에스디생명공학을 사들여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미용기기 개발 기업 위드닉스를 인수해 미용기기 사업에 진출했다.이처럼 몇몇 기업이 규모 있는 M&A 소식을 발표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M&A 대상을 한정하면 아직 국내 M&A 시장은 규모가 작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추진한 M&A는 48건으로, 이 중 34건은 1000억원 미만이다. 거래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운 계약 5건을 제외하면, 43건의 거래 중 79%가 소규모 거래인 셈이다.특히 이들 기업의 M&A는 흡수합병 거래를 선호하는 해외 기업의 M&A 추세와 달리, 지분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목적의 지분 인수 거래가 대다수였다. 흡수합병은 A회사가 B회사의 모든 자산, 부채, 권리를 승계하고, B회사는 법적으로 소멸하는 형태다. 실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M&A 48건 중 88%인 42건은 지분 인수, 8%인 4건은 흡수합병, 4%인 2건은 사업부 인수 형태였다. 신설합병을 추진한 사례는 없었다.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규모 거래를 성사할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대규모 거래, 이른바 '메가 딜'(Mega-Deal)로 분류되려면 M&A 규모가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상위 제약 기업의 연간 매출 규모는 1~3조원에 그친다. 국내 기업의 M&A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 규모의 성장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국내 M&A 시장이 확대되면 제약·바이오 벤처의 자금 순환과 성장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제약·바이오 벤처는 자본 회수, 이른바 엑싯(Exit)의 방법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과 구주 매각, M&A, 장외주식시장 거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주로 상장을 엑싯 방법으로 사용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 M&A가 활성화돼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M&A 전략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2025.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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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본부장 칼바람 속에…미래에셋증권은 ‘유임’

증권 일반

최근 ‘IPO 빅3’ 증권사들의 본부장들이 대거 교체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의 성주완 전무는 자리를 지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파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것이 유임 배경으로 분석된다.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최근 인사를 통해 IPO 본부장들을 교체했다. 최신호 한국투자증권 IPO본부장은 지난 2020년부터 약 5년간, 김중곤 NH투자증권 IPO본부장은 지난 2019년부터 약 6년간 각 사의 IPO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세대교체 흐름 속에 물러나게 됐다. 반면 2020년 12월부터 미래에셋증권 IPO 본부장으로 재직 중인 성주완 전무는 빅3 증권사 본부장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그를 상무에서 전무로 진급시킨 데 이어 올해도 유임하며 리더십을 재차 인정했다.성 전무는 본부장 취임 후 IPO 조직을 개편하며 젊은 리더십을 강화하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다양한 기업들의 딜을 주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높였다.성 전무는 본부장 취임 후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등 굵직한 딜을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도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2021년과 2023년에는 리그테이블 1위를 기록하며 ‘IPO 명가’의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총 10건의 IPO를 주관하며 지난해(15건) 보다는 건수 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반기 단 3건의 IPO 딜을 성사시키며 6위에 랭크됐으나,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최종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IPO 순위를 결정지었던 '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과 시프트업을 주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일전기와 전진로봇건설 등 이른바 중형급 ‘알짜 IPO’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주관 경쟁력을 뽐냈다. 특히 산일전기 딜로는 약 5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확보해, 올해 단일 딜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수익을 챙겼다. 이를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208억원)에 이은 2위(171억원)를 마크했다. 다만 최근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던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국내 IPO 상장이 무산된 점은 성 전무의 내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토스는 케이뱅크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난조를 보이자 돌연 미국 상장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내년 상위권 진입이 유력했던 미래에셋증권은 IPO 주관 순위에서 도전적인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이와 함께 KB증권의 약진도 미래에셋증권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지난해 선임된 유승창 ECM본부장의 리더십 아래 올해 IPO 리그테이블 순위에서 깜짝 1위를 기록했다. 이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내년 IPO 시장 역시 ‘NH‧미래‧한투’로 형성됐던 기존 3강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올해 IPO사업부에서 내부적으로 정했던 목표 이상으로 성과를 낸 만큼, 성 전무의 연임은 당연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수익성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주완 전무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대신증권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07년 미래에셋증권의 전신인 대우증권에 입사해 약 20년동안 IPO 실무경험을 쌓았다. 2020년 미래에셋증권 IPO본부장으로 발탁된 후 2023년 전무로 승진했다.

2024.12.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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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케미칼·두산밥캣, 주주가치 훼손 논란…더 이상 재연 없을까

증권 일반

합병이나 물적분할 등으로 인한 주주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으로 떠오른 ‘상법 개정’을 두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 대신 상장사만 적용받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 걸기를 지속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상법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이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사가 충실해야 할 대상을 현행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이 상법 개정의 골자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다섯 가지 주요 내용은 ▲이사회의 직무 충실 범위를 회사에서 주주로 넓히는 ‘이사 충실 의무 확대’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이사 선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지분을 3% 넘게 보유한 주주의 이사 선임 의결권을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회사 운영에 반영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 ▲주주들의 총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가장 중요하다”며 “주주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고 지배경영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상법 개정을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됐다. 특히, 기업 합병이나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피해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며, 이를 막기 위한 취지로 상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물적분할 사례는 소액주주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LG화학의 경우 국민연금 등 일부 주주 반대에도 2020년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 후 상장했다. LG화학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배터리 사업부가 자회사로 분리됨에 따라 LG화학의 기업 가치는 감소했다. LG 화학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났고,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불거졌다. 실제로 2020년 공시 전 LG화학의 주가는 80만원대로 사상 최고를 달성했지만 물적분할 공시직후 주가가 몇 주간 하락했고, 현재 주가는 20만원대를 기록 중 이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소액주주 피해 앞서 2021년에는 SK케미칼의 물적분할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물적분할해 2021년 3월 상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인 SK케미칼 주가는 분할 이후 약세를 보였다. 이후 유틸리티 공급 사업부문을 떼어낸 SK멀티유틸리티까지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SK케미칼의 주가는 급락했다.카카오의 쪼개기 상장도 주주들의 비판을 받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는 2020년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2021년 카카오뱅크(8월), 카카오페이(11월)를 잇달아 상장했다. 이로 인해 모회사 카카오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상장 이후 임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 사건 등으로 신뢰가 떨어지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 8명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처분해 878억원의 차익을 남기며 ‘먹튀’ 논란이 일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최근 주가 기준으로 한 합병가액 산정방식을 적용해 두산밥캣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에서는 상장회사 간의 합병에 있어 합병가액을 계산할 때 주가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가치·수익가치와 같은 본질가치와 무관하게 합병가액이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이어 “연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두산밥캣이 매출규모가 이 회사의 183분의 1에 불과한데다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주권상장법인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주가를 기준으로 하도록 한 현행법을 최대치까지 악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일반주주 이익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거론됐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핀셋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또는 보호 의무를 ‘대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우리나라의 주식회사에서 일반주주가 투자한 재산이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유형은 비단 합병과 분할 등 자본거래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사익편취행위·통행세 거래와 같은 부당내부거래 ▲자사주 제3자 처분이나 자사주를 이용한 지주회사 전환 ▲주주 이외의 제3자나 일반에 대한 증자나 저가 증권 발행 등 매우 다양하다”고 짚었다. 이어 “게다가 합병 비율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시가 합병을 규정하자 시가에 영향을 주거나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시점을 선택하기도 한다”며 “또 현저히 유리한 조건의 지원행위를 금지하니 현저히 유리하지는 않지만 물량을 많이 지원하는 일감몰아주기가 나오고, 일반회사를 통한 일감몰아주기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니 투자회사를 통한 지원이 나타나는 등 어느 하나를 금지하면 다른 유형이 나타나는 풍선효과와 같은 역사가 반복돼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존에 문제가 된 합병이나 분할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다른 유형의 일반주주 이익침해 사례가 나오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기본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훨씬 중요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 연합회 대표는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일반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상법 이사 충실 의무 개정만이 근본 처방”이라며 “자본시장법 핀셋 개정은 임시 처방 내지 땜질 처방에 불과하고, 금융기관의 불완전 판매와 유사하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2024.12.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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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진 바이오 상장 문턱…그래도 IPO 전망은 ‘맑음’

바이오

경기 침체와 파두 사태 등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경직됐지만, 몇몇 바이오 기업은 예정대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승인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도 기술력과 사업성을 앞세워 시장의 호응을 얻으려는 기업들이다.파두 사태 불구, 증시 입성 수요↑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한국거래소(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온코크로스와 셀비온·토모큐브·다원메닥스·쓰리빌리언·파인메딕스·온코닉테라퓨틱스·넥셀 등이다. 이 중 온코크로스는 올해 1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대다수의 다른 기업은 올해 4월 이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거래소 등이 국내 상장 기업들에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알려진 만큼, 상황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뒤 상장 절차를 밟자는 판단에서다.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모습이다. 파두 사태로 기업들의 상장 문턱은 높아졌지만, 국내 증시에 입성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높아서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시장·코넥스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의 수는 5월 22일 기준, 스팩·리츠를 제외하고 22곳이다. 국내 증시에 신규상장한 기업의 수는 매년 1월부터 5월까지 같은 기준으로 2023년 27곳, 2022년 25곳, 2021년 38곳, 2020년 10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시장에 자금이 돈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20여 곳의 기업이 새롭게 증시에 입성했다. 바이오 기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국내 바이오 기업은 스팩·리츠를 제외하고 5월 22일을 기준으로 오상헬스케어와 아이엠비디엑스, 디앤디파마텍 등으로 3곳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국내 바이오 기업도 매년 1월부터 5월까지 같은 기준으로 2023년 4곳, 2022년 3곳, 2021년 9곳, 2020년 3곳이 상장했다. 다만 당장 적자를 내는 기업도 많다. 특히 많은 기업이 상장 문턱을 밟은 2021년에 상장했던 상당수의 바이오 기업들은 적자 상태다. 라이프시맨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 한 해 각각 96억원,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네오이뮨텍도 같은 기간 4260만 달러(약 58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진시스템의 2023년 한 해 영업손실도 95억원이다.기업의 대다수가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거래소가 상장 기준을 깐깐하게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오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의 한 관계자는 “파두의 뻥튀기 상장 사태 이후 평가가 매우 타이트해졌다”며 “당초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1세대 바이오 기업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은 물론, 사업에서도 좋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실적·전망 좋은 기업엔 자금 몰려다만 올해 국내 IPO 시장 전망이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에는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어서다.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상장하려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파두 사태의 개선방안도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거래소는 상장 도전 기업의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상장예비심사 과정의 개선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금감원도 IPO 주관업무와 관련한 작업반을 꾸려 파두 사태와 같은 뻥튀기 상장을 방지하도록 하는 개선방안을 최근 내놨다. IPO 주관업무에 대한 내부통제와 기업실사, 공모가액 산정, 영업 관행, 증권신고서 작성 등과 관련한 개선방안이다.올해 상장한 기업들이 호실적을 냈다는 점도 흥행 전망의 요인으로 꼽힌다. 오상헬스케어는 올해 초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9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넘긴 2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후 진행된 일반청약에서 212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5조26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 관련 매출 비중이 높았던 기업이지만, 지난 한 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오상헬스케어는 생화학과 분자, 면역 등 체외진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회사다.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전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당뇨·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해 국내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GLP-1 계열의 의약품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4월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3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2181곳이 참여했고, 경쟁률은 849대 1을 기록했다. 일반청약 경쟁률도 1544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증거금은 7조원에 달한다.

2024.06.01 11:00

3분 소요
“330명, 내 등에 업혔다 생각하고 일합니다” [CEO의 방]

바이오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집결지로 알려진 판교는 바이오산업의 허브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1600여 개의 기업 중 14%가량이 바이오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 휴온스, 차바이오텍 등 주요 기업은 일찍부터 판교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바이오협회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도 오스코텍과 고바이오랩, 이수앱지스 등 수많은 바이오 기업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기업들이 한곳에 모인 만큼 판교테크노밸리와 코리아바이오파크 인근은 항상 북적인다. 하지만 유독 한갓진 곳도 있다. 서쪽으론 강을, 동쪽으론 공원을 등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야기다. 다른 기업과 달리 판교의 안쪽에 있어 찾는 사람이 적고, 그만큼 조용하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만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도 이 연구소의 입지가 “배산임수”라며 웃었다. 터가 좋다는 뜻이다.그런 덕인지 에이비엘바이오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 입주한 뒤 다사다난한 사건을 겪으면서도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기업 상장도, 기술 이전도 모두 이 건물에서 일궜다. 대다수의 물질은 임상 단계에 진입했고, 새로운 파트너를 만날 일만 남았다. 그동안 창업 당시 20명 남짓했던 직원의 수는 110여 명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입사 후 결혼한 직원도, 자녀를 낳은 직원도 늘었다”며 “110명의 직원과 가족까지, 모두 330명이 내 등에 업혔다고 생각하며 일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집무실에도 가족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맞은편 책장 한편엔 두 아들의 졸업사진이, 집무실 책상 옆 벽엔 이 대표의 부인이 직접 그린 소묘가 걸려있다. 이 대표는 “집사람이 프로그래머인데, 소묘를 즐겨 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 곳곳에 걸린 작품도 (집사람이) 직접 구해 프레임에 넣은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묘 그림 맞은편 벽에는 고(故) 김환기 화백의 그림 ‘날으는 두마리 새’가 걸려있다. 이 대표는 “이 작품도 부인이 고른 것”이라며 “저는 사이언스밖에 모른다”고 했다. “사이언스밖에 모른다”는 말을 증명하듯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를 2016년 창업한 뒤 여러 성과를 냈다. 이중항체 역량을 다져 프랑스의 빅파마인 사노피에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고, 다른 후보물질도 기술이전 성과를 내며 창업 이후 수년간 기술이전으로만 매출을 올렸다.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확대하는 사업 구조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드물다. 사노피와 체결한 기술이전 규모도 1조원가량으로, 계약금만 900억원 정도다. 이 대표는 올해도 여러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파트너를 찾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로운 성과를 위해 움직일 계획인 만큼, 오래 머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떠난다. 새로운 사옥은 서울 강남구에 마련했고, 내년 상반기 중 이전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판교 곳곳에 사무실과 연구소가 흩어져있다. 이 대표는 조직을 한곳에 모으고, 설비와 시설을 확충해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외부 업체에 의존해 온 공정개발과 품질관리(CMC) 기능도 내재화해 사업 효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최근 내부에 중개연구 부서도 신설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기 위해 R&D와 연구 성과 등에 지속해서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이상훈 대표는_서울 출생. 여의도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학·석사를 취득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스탠포드대와 하버드대 의과대학(의대)에서 각각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제넨틱, 엑셀리시스, 카이론(노바티스) 등에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파멥신을 창업해 기업 운영 경험을 쌓았다.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 총괄을 거쳐 현재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2024.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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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경쟁률은 왜 낮죠?”…허수청약 사라진 수요예측 신풍경 [허지은의 주스통]

증권 일반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올해 하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정도의 경쟁률은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흥행 참패’로 여겨지던 수준입니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의 허수성 청약이 금지되면서 경쟁률의 거품이 빠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으론 수요예측 경쟁률보다 참여기관 수(청약 건수) 등 다른 지표로 흥행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2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수요예측엔 국내외 기관 투자자 1920곳이 참여했는데, 이중 1540곳이 희망 공모가 밴드(2만1000~2만6000원) 상단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냈고, 최종 공모가는 2만60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수요예측 결과는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흥행 가늠자로 통했습니다. 청약에 앞서 진행되는 수요예측에서 더 많은 기관이 참여할수록, 더 높은 가격을 써낼수록 흥행 가능성이 높은 걸로 통했습니다. 특히 수요예측 경쟁률은 통상 1000대1을 넘어야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보다 낮은 100단위 경쟁률의 경우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었죠. 그동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대어들의 수요예측에선 1000대1 이상의 경쟁률은 허다했습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1883대1), 카카오뱅크(1733대1), SK바이오사이언스(1275대1), 에스디바이오센서(1144대1) 등이 대표적입니다. 같은해 상장한 크래프톤이 수요예측에서 243대1의 경쟁률을 받아들었을 때, 시장 안팎에선 ‘IPO 대어가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국내 증시 최대 흥행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이 무려 2023대1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몰렸는데요. ‘경(京)’은 1조원의 1만배로,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작년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이 1조6652억달러(약 2185조원)였음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환상 속의 숫자’인 셈이죠. 하지만 그동안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가 적어낸 금액은 그들의 실제 납입 능력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일반 청약과 달리 기관 투자자들은 수요예측에 참여할 때 증거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종 배정받은 수량의 대금만 납입하면 되는 거였죠. 때문에 기관들은 수요예측에서 최대한 많은 물량과 높은 가격을 써내는 게 관례였습니다. 1주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서 실제 납입 능력과 무관하게 무리한 베팅에 나선 건데요. 실제 지난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 당시 순자산이 1억원밖에 되지 않은 기관이 9조5000억원을 제시하는 극단적인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IPO에서 허수성 청약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7월부터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경우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주금납입능력, 즉 실제로 투자금을 납입할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로 한 겁니다.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은 각 기관 투자자의 운용자산(AUM) 등을 고려해 납입능력을 서면으로 확인할 의무가 생겼습니다.실제 허수성 청약이 금지된 7월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191대1), 빅텐츠(731대1), 인스웨이브시스템즈(672대1), 아이엠티(753대1), 레뷰코퍼레이션(643대1), 밀리의서재(619대1), 한싹(840대1) 등은 모두 1000대1 미만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6월 신고서를 낸 9개 기업 중 파두(362대1)와 넥스틸(235대1)을 제외한 7개 기업이 모두 100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달라진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아닌 참여 기관 수를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간 경쟁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 수요예측 신청수량이 실제 주금납입능력 증명 탓에 현실화된 반면, 참여 기관 수는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인스웨이브시스템즈(1872곳), 아이엠티(1821곳), 밀리의서재(1915곳), 한싹(1879곳) 등은 모두 1800~1900곳의 기관이 참여했는데, 이는 제도 개편 이전에도 흔히 등장하던 숫자입니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비슷한 수의 기관 투자자가 수요예측에 참여했습니다. 또 두산로보틱스 공모금액과 수요예측 참여주식수를 공모가(2만6000원)로 환산할 경우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약 63조원입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최대 규모 딜입니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아이엠티가 12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밀리의서재(16조원), 한싹(10조7000억원) 등도 10조원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어의 명성’은 지켜낸 것으로 보입니다.

2023.09.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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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는 지금도 활황…‘랜드마크 딜’로 4조원 시장 공략”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IPO 시장은 지금 충분히 활황이다. 제로 금리로 유동성이 폭발했던 시기보다는 공급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IPO 시장 평균 규모를 4조원이라고 본다면 우량 딜들과 함께 하반기 시장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투자자들은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급’ 딜에 목말라 있다. IPO 시장이 중소형주 위주로 활기가 도는 만큼 대형 딜이 분위기를 살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18년 동안 ECM(주식발행시장) 분야에 몸담아온 김중곤 NH투자증권 ECM 본부 대표는 하반기 IPO 기대감에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시장 상황에 맞춰 합리적인 기대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역대급으로 시장이 뜨거웠던 2021년과 2022년엔 공모 규모가 각각 20조원, 16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IPO 연간 공모 금액은 3조7000억~4조1000억원 수준으로 기대된다. 활황기를 제외한 IPO 시장의 연평균 공모 금액이 4조원 임을 감안하면 투자자들도 시장 상황에 맞춰 올바른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증권사가 조 단위 딜을 몇 개씩 주관하던 시장 상황이 지금과는 달라졌지만 올해 중소형주 위주로 시장이 돌아간 만큼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다. 하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등 대형 IPO가 기다리고 있어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랜드마크 딜 주관의 비결은 ‘인력’과 ‘평판’ NH투자증권은 그간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 등 굵직한 딜을 맡아온 ‘IB 명가’다. 그 바탕에는 김중곤 대표가 있었다. 그는 2019년부터 본부장을 맡아 IB1사업부와 ECM본부를 이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조 단위’ 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국내 첫 반도체 설계(팹리스)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파두가 그 주인공이다. 파두는 상장 전부터 흥행 기대감을 불러모았지만 기관 투자 수요 예측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굵직한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파두에 투자한 것이 큰 의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파두는 공모가를 최상단에 결정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아부다비 투자청, 말레이시아 국민 연금 등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했고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거의 빠짐없이 참여했다”면서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중요한데 파두가 공모가를 넘어선 만큼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꾸준히 ‘랜드마크 딜’로 꼽히는 딜을 주관해 왔다. 김 대표는 시장에 각인될 만한 딜을 주관하는 비결로 주저없이 ‘인력’과 ‘평판’을 꼽았다. 그는 “NH투자증권 ECM 본부엔 다른 증권사에 비해 경험이 탄탄한 시니어들 다수 포진해 있고 이들의 이직률도 낮다”면서 “클럽딜이나 글로벌 딜 등 규모가 큰 딜을 수행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이 만들어 낸 성공 경험이 차별점이다. 특히 2010년부터 꾸준히 해외 세일즈 전문 인력을 육성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NH투자증권이 딜을 주관하는 개수가 많은 하우스(증권사)는 아니다”면서 “하나의 딜을 성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가 쌓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증시 침체로 NH투자증권이 맡았던 딜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다. 지난해 유가증권 상장 심사를 승인받았던 회사 11개 중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은 기업은 8개였다. 8개 중 7개 기업이 시장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김 대표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투자자들 반응 속에서의 의사 결정이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결과론적으로 상장에 성공해서 좋은 결과를 낸 딜들도 있지만 지난해처럼 결국 시장 상황을 극복하지 못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스펙트럼 넓어지는 IPO 시장 앞으로 IPO 시장에 등장할 기업의 업종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비교 그룹을 선정해 공모가를 결정하기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미다. 과거엔 주로 반도체, IT 기업들이 주로 상장했지만 ‘업계 1호’ 상장 기업이 생겨나면서 적절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증권사의 역량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알맞게 평가받기 위한 방법으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꼽았다. 그는 “최근 스팩 합병을 결정한 삼프로TV는 언론사인지 유튜브 채널인지 비교 그룹을 선정하기 어려웠다”면서 “스팩 합병엔 주식 가치 평가 보고서가 들어가는데 이를 통해 기업의 절대적 가치를 평가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공모가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랜드마크 딜’을 바탕으로 중소형 우량 기업을 연 20개씩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효율적인 딜을 위해 부서당 12명이던 인력도 15명~17명까지 늘려 운영해 오고 있다. 김 대표는 “SK에코플랜트와 시프트업 등 기대감이 큰 딜을 맡아 잘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우량딜을 연간 20건 이상 완료하면서 안정적인 시장 포지션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3.08.18 11:30

4분 소요
올해 IPO 손가락 빤 KB·NH證, 하반기 명성 되찾나

증권 일반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주관실적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엔 이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사 모두 향후 예정된 대어급 기업공개(IPO) 대부분에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라 흥행여부에 따라 실적 대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단 한건의 실적도 내지 못했다. KB증권은 작년 8곳(공모총액 13조4479억원)의 IPO를 주관하며 업계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역대급 공모주 'LG에너지솔루션'을 단독 주관하며, 이 1건으로 연간 실적을 한방에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으로 지난해 KB증권의 공모총액의 94.8%에 달했다.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 IPO로만 수수료 196억원을 챙겼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하반기에 반전을 이루어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로봇과 2차전지 산업 등 신사업 분야 상장 주관으로 내실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 1분기 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휴맥스모빌리티의 IPO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올해 연내 상장을 노리는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1위 협동로봇 제조업체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대어(大魚)로 꼽힌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두 곳으로 KB증권은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함께 공동주관사로 참여한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예상 시가총액을 2조~3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매출성장과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거 기업가치인 4000억원보다 높게 상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S전선의 자회사인 2차전지 제조업체 LS머트리얼즈의 기업가치도 약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KB증권과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LS머트리얼즈는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시장에서 대형 제품 부분 세계 1위다. LG CNS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KB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순이익 기준 기업가치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장 주관사 선정 당시 보다 기업가치가 3분 1수준으로 줄었지만 하반기 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흥행 비교군이 될 경쟁사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해 상장 일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다만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디지털전환(DX)와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 확장으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조 단위 딜의 인수 수수료의 경우 기본 수수료율로 0.7~0.8%를 책정하고 공모 흥행 여부와 기여도에 따라 0.2~0.3%의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조 단위 이하의 경우 그 이상의 요율이 책정되기도 한다. KB증권 대형주뿐만 아니라 에스와이스틸텍, 에코아이, 세니젠, 한싹, 피노바이오 등 중소형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해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앞서 KB증권은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IPO역량 강화에 나선바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IPO 업무를 담당하는 주식발행시장(ECM) 3·4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올해 1월 유승창 리서치센터장을 ECM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IPO 성과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반기 대어급 예정대로 상장하면 반전 가능성↑ 'IPO 명가'로 꼽히던 NH투자증권도 올 1분기까지 지아이이노베이션 1곳을 주관하며 부진했다. 이마저도 하나증권, 삼성증권과 공동으로 IPO를 주관한 탓에 확보한 수수료 수익은 한정됐었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이 시장상황을 이유로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주관 순위 2위에서 지난해 7위로 밀려난 상태다. 그간 NH투자증권이 SK바이오팜,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IPO 딜을 성사하며 IPO 명가로 이름을 높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도 하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파두와 SK에코플랜트의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고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동 주관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파두는 2015년 설립된 시스템반도체 업체로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올 2월 약 12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유치에서 약 1조 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일각에서는 파두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약 10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주축 사업을 건설에서 친환경·에너지로 바꿔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똑같은 실적을 내더라도 상장시 어떤 업종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설업종이 아닌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인정받고 상장하면 수십배의 PER이 적용되고 기업가치가 몇 배로 커질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SK에코플랜트는 올해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오는 8~9월 무렵 상장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6652억원의 매출과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94%, 140% 증가한 수치다. 다만 매출이 대부분 핵심계열사 에코프로비엠에 원료로 납품하는 내부매출이라는 점은 발목을 잡는다. 또한 모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이동채 전 회장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등의 심사가 상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관심사는 하반기 대어뿐만이 아니다. 회사는 올해 빅딜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최종적으로 15개 이상 다수의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중소형 주인 전기차용 알루미늄 부품업체 알멕은 최근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잇단 흥행기록을 세웠다. NH투자증권은 알멕의 단독 대표주관을 맡았다. 이번 IPO 흥행으로 NH투자증권은 업계 평균 대비 2배 수준의 요율을 적용한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다. 상장 주관사로서 알멕의 주식 2만주를 공모가(5만원)에 확보해 놓은 상태라 추가 수익도 기대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대어급 기업들이 일정대로 무사히 상장한다면 주관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IPO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는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이 나올 수는 있다”고 말했다.

2023.06.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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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IPO ‘자금 블랙홀’ 누가 될까…대어급 기업 출격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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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GI서울보증보험 등 조(兆) 단위 기업이 등장하면서다. 코스피 상장이 중요한 만큼 대어급 기업들은 기업 가치와 상장 시기를 두고 ‘눈치 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신규 상장한 기업은 지난해 12월 22일 상장한 바이오노트 이후로 한 건도 없다. IPO 시장이 조 단위 몸값의 대어급 기업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상반기까지 중소형주 위주로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된 반면 ‘자금 블랙홀’이라고 불릴 만한 대어급 기업 상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몸값이 큰 기업이 시장에 입성할 만큼 증시 상황이 회복되지 않은 모양새다. 실제 IPO 활황기로 꼽혔던 2021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조 단위 기업만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HD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등 7곳이었다.그러나 얼어붙었던 지난해 IPO 시장보다 올해는 일부 회복된 모습이다. 기관 수요 예측이 흥행하면서 투자 심리도 돌아오는 모양새다. 지난달 모니터랩(1715:1) 트루엔(1689:1), 기가비스(1670:1) 등 3개 기업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 단위 몸값을 기대하고 있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넥스틸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한국거래소에 각각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예심 청구를 마치고 올해 가장 빨리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넥스틸이다. 한국거래소는 통상 45 영업일 안에 예비 심사 승인 여부를 알린다. 이후 기업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관 설명회(IR), 수요 예측, 청약, 주금 납입 등 상장 절차를 밟는다.당초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올해 코스피 상장 1호 기업으로 거론됐지만 이동채 에코프로 그룹 회장의 구속이 발목을 잡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최대 주주는 에코프로(지분율 52.78%)로 에코프로의 최대 주주는 이 회장(18.84%)이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11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구속됐다. 대주주 경영 투명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확한 소명 요구 등으로 상장 일정이 밀릴 것으로 보인다.이에 넥스틸이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넥스틸은 지난 2021년 하나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를 밟아왔다. 넥스틸은 1990년 설립된 철강 제조기업이다. 원유나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유정관, 송유관 등 강관을 재가공하고 유통하는 기업이다. 현재 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로봇 열풍 탄 두산로보틱스 하반기 IPO 기대주” 6월부터 예심 청구를 목표로 속도를 내는 기업들도 여럿이다. 13년 만의 공기업 상장으로 주목받은 SGI서울보증보험은 오는 6월 상장 예비 심사를 마치고 하반기 공모를 계획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SK에코플랜트, LG CNS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줄줄이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이 7년 만에 상장하는 두산로보틱스에 관심이 쏠린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이 지분 90.9%를 보유한 국내 1위 협동로봇 기업이다. 두산로보틱스 상장으로 두산 주가 상승에도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3월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도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두산로보틱스는 2021년 12월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약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이외에도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 파두는 지난 3월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 데이터 플랫폼 기업 IGA(아이지에이)웍스 등도 하반기 상장을 노리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조 단위 기업 중 흥행에 성공할 기업이 누가 될지도 관건이다. IPO가 증시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꾸준히 주목받을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하반기 IPO 중 자금이 몰릴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두산로보틱스”라면서 “로봇 열풍은 물론 두산로보틱스 매출이 레인보우로보틱스보다 높은데, 레인보우로보틱스 시총은 2조원대다. 두산로보틱스가 이를 고려해 더 높은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대표는 “공기업 보험사인 SGI서울보증보험은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른다기보다 배당주 성격이 강해 중소형 기관 투자자까지 사로잡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IPO 기대감은 높지만 상장 일정을 구체화한 기업은 아직 없는 상태다. 예비 심사 승인부터 상장 절차가 많이 남은 만큼 10월이 지나야 정확한 일정이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는 “상장 일정이라는 게 밀릴 수도 있고 거래소 등과 논의할 것도 많아 확정하기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기업들은 가장 알맞은 시장 상황에 맞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대어급 기업을 향한 시장의 관망세도 이어지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은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만한 대어급 및 중견기업의 IPO 추진이 재개될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증시 불안 우려감과 여유 자금 조달 확보에 어려움을 보이면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짚었다.

2023.06.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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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큐라티스, 오버행·백신 성장성 우려에 IPO 완주할까 [공모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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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상장 재수생인 큐라티스가 IPO(기업공개)를 순조롭게 완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기술특례상장을 선택한 큐라티스가 적자 기업인 데다 금융당국의 심사가 깐깐해져서다. 큐라티스 핵심 파이프라인인 결핵 백신의 사업성 입증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상장 일정을 한 차례 미뤘다. 금융감독원이 기업 가치 증명을 추가적으로 요구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큐라티스는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당초 큐라티스는 지난 4월 25~26일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밀려 오는 5월 18~19일 기관 수요예측과28~29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큐라티스의 총 공모주식수는 350만주로 전량 신주모집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6500~8000원이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280억원을 조달해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에 투자할 계획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1746억~2150억원이다.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 공동으로 대표주관회사를 맡았다.큐라티스는 면역 백신 개발 전문 회사다. CMO(위탁생산)·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둘 다 담당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성인·청소년용 결핵 백신 ‘QTP101’과 차세대 mRNA(메신저 리보핵산)인 repRNA(자가증폭 mRNA) 코로나19 백신 ‘QTP104’ 등이다.이번 상장은 특히 큐라티스에게 중요할 전망이다. 벌써 두 번째 도전이어서다. 큐라티스는 지난 2020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진 철회했다. 당시 기술성 평가는 ‘A, A'로 통과했지만 결핵 백신 ‘QTP101’이 임상 초기 단계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업계에선 바이오 기업 고평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깐깐한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그간 큐라티스가 얼마나 기업 가치를 키웠는지가 주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큐라티스는 공모가 희망 밴드와 신주 발행 규모를 포함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은 유지했다. 2020년 당시보다 사업을 확장해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QTP101’은 국내 성인용 임상 2a상, 청소년용 임상 1상을 마무리했다.증권신고서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GBP510)과 큐라티스의 코로나19 백신(QTP104)에 대한 차별점 △최근3년간 CDMO 수주 및 매출현황 △구체적인 자본잠식 상태 등 내용을 추가했다. 기업가치 키웠지만 적자 상태다만 적자 기업인 점은 걸림돌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2022년 말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251억3100만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큐라티스 영업손실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연구 개발, 공장 건설, 인건비 등 투자 비용이 상당해서다. 지난 2019년 94억원, 2020년 132억원, 2021년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따라서 결핵 백신 시장의 성장성과 임상 성공 여부가 주효하다. 큐라티스는 조달하는 공모 자금의 86%에 달하는 약 195억원을결핵 백신 ‘QTP101’ 임상에 사용할 예정이다. 충북 오송바이오플랜트도 국내 신약 개발 기업에게 CMO를 제공하면서 매출처로 떠올랐다. 큐라티스도 적자 기업인 점을 인지하고 있다. 큐라티스는 증권신고서에서 “백신 개발 비용이 계속 들지만 백신 개발 관련 직접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며 “지속적인 임상 시험 비용으로 인한 자금 유출로 일정 규모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손실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상장 직후 유통 물량도 40%가 넘어 상장 당일 주가 하락 우려도 있다. 큐라티스 보통주 기준 상장예정주식수(2687만6911주) 중 약 42.77%에 해당하는 1149만5047주는 상장 당일 시장에 매도 가능한 물량이다. 다만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보다 바이오 투심이 꺾인 지금을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어려울 때 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공모 과정에서 어려울지 몰라도 상장했을 때 주가가 탄탄할 수있다”면서 “바이오 고평가가 사라진 지금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2023.04.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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