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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지붕은 건물을 숨쉬게 한다

녹색 지붕은 건물을 숨쉬게 한다

건축가 윌리엄 맥도너는 늘 주변에서 녹색건축의 기술을 얻는다. 예일대 건축과에 들어가기 전 요르단의 한 재개발 공사에 참여해 베두인족이 기상 피해를 막기 위해 천막에 자연 소재를 활용하는 기발한 방법을 배웠다. 그의 최고 야심작인 포드자동차 단지 재개발 공사(미시간주 디어본)에는 “숨쉬는 지붕”이 있다. 빗물을 정수하고 천연 에어컨 기능을 하는 4만4500㎡의 식물이 특징이다. 뉴스위크의 파리드 자카리아 국제판 편집장이 그를 만났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 얼마나 중요한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이 방대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저렴한 방법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우리의 에너지 소비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양은 약 40%며, 앞으로 오랫동안 기존 건물들이 주요 인프라로 남을 것이다. 따라서 건물이야말로 에너지 절약을 도모할 최적의 장소라 하겠다. 비용절약적인 에너지 절감 전략을 쓰면 25~50%를 아낄 수 있다.

주요 기술은 무엇인가? 상당수는 상식 수준이다. 우선 사람의 존재 유무를 감지하는 무선 지능제어기를 이용해 불필요한 냉난방과 조명을 중단시키고자 한다. 단열 능력이 뛰어난 창문도 나오기 시작했다. 문틈 마개와 단열재 등 집의 밀폐가 매우 효과적이다.

포드 같은 기업들의 사옥으로 매우 혁명적인 녹색 건물을 만들었는데 포춘 500대 기업들에만 가능한 일인가? 우리의 고객들에겐 상업적 현실이 있다. 예컨대 포드 공장의 경우 그 녹색 지붕 덕택에 빗물 관리비 수백만 달러가 절약된다. 실용성이 매우 높다. 다른 방법으로 빗물을 관리하려면 4800만 달러어치의 콘크리트 배수관과 화학처리 플랜트가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1300만 달러에 해냈다. 그리고 서식지를 만들었다. 지붕을 얹은 지 닷새 뒤 쌍띠물떼새가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갭(Gap)의 기업 캠퍼스도 마찬가지다. 거기도 녹색 지붕을 얹었는데 덕분에 상공을 나는 비행기 소음이 완전 차단됐다. 이런 것들이 실제 상업적 문제에 대한 실용적 해법이다.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교외 단독주택은 도심지보다 비효율적이다. 미래에는 인구밀도가 더 높은 공간이 필요할까? 두 가지가 예상된다. 모두의 입맛에 맞는 떡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리라는 점과, 모든 사람이 단독 주택에서 살려는 성향이 아마도 바뀌리라는 점이다. 더 많은 접촉과 편의를 원하는 젊은이와 노인들이 도시로 몰려들게 될 것이다. 반면 자식을 두어 명 기르다 보면 아이들이 놀 잔디밭이 있는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고 그런 단독주택만 제공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앞으로는 인구밀도가 높은 공간이 환영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2년 저서에서 ‘요람에서 요람까지(Cradle to Cradle)’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무슨 뜻인가? 독일 화학자 미카엘 브라운가르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공정이다. 우리는 사물을 자연의 일부(생물학적 영양소)나 기술의 일부(기술적 영양소) 둘 중 하나로 생각한다. 그 두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서 직물이나 옷처럼 토양으로 돌아가게 설계된 것은 안전하게 토양으로 돌아가 그것을 복구시키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동차와 컴퓨터는 [같은 물질을 되풀이해서 사용하는] 과학기술의 밀폐 사이클로 돌아가도록 설계돼야 한다.

낭비되는 게 없어야 한다는 개념인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다른 질문도 던진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동력을 공급 받는가? 역 물류(reverse logistics)가 가능한가, 다시 말해 토양이나 산업으로 되돌릴 길이 있는가? 물은 깨끗한가? 우리가 ‘요람에서 요람까지’ 인증을 내준 첫 제품은 스위스 스틸케이스사의 직물이다. 그 공장에서 나오는 물은 들어가는 물(스위스 국민의 식수)만큼이나 깨끗하다. 공장의 폐수가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다면 우리는 다음 단계의 산업혁명에 들어선 셈이다. 인간의 생산물을 겁낼 필요가 없어진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옮겨갈 필요성이 있다면서 태양열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태양열은 고루 내려 쬐고 지구상의 거의 모든 곳에서 구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차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난 우리의 고속도로 체제를 생각한다. 그것은 대단한 업적이지만 대단한 기회이기도 하다. 전체 고속도로를 따라 태양열 집열판을 깔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도 태양열로 굴릴 수 있다. 암트랙(미국철도공사)의 철로 상공에 태양열 집열기를 설치하면 된다. 인프라나 동력이나 배급망이 이미 다 돼 있다. 성사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지미 카터가 백악관 시절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깔았는데 레이건이 나중에 걷어버렸다. 당신 같으면 다시 깔텐가? 그건 그냥 상징이자 신호였다고 본다. 그렇게 한다면 좋은 일이라 하겠다. 유서 깊은 건물의 현대화를 고집할 땐 다소 융통성이 필요하다. 어느 대학 학장이 전화를 한 적이 있다. 매우 아름다운 건물을 보수할 생각이라며 상담을 요청했다. 천장이 높고 창문도 큰데 알루미늄 창문으로 바꾸고 천장 높이도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도록 3~4.5m 낮추려고 했다. 건물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바꾸는 데 예상비용이 500만 달러나 든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 줬다. “하지 마세요. 건물만 망칩니다! 기금 100만 달러를 조성해 미네소타 서부의 한 가족농장에 1메가와트짜리 풍력발전소를 세우세요. 그 농부는 거기서 절약되는 돈으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융자금을 갚도록 하고, 당신은 1메가와트 전력을 생산하는 겁니다. 건물에 필요한 전력 이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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