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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et Management] 박스권 장세에선 ELS·DLS 주목

[Asset Management] 박스권 장세에선 ELS·DLS 주목

최근 한 시중은행이 프라이빗 뱅커(PB) 200명을 대상으로 ‘2012년 유망 투자자산’을 묻자 응답자의 29%가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를 꼽았다. ‘주가가 박스권에서 계속 오르내려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하고, 글로벌 경제는 아직 안갯속을 벗어나지 않아서다. 다소 나아진 경제지표와 돈의 힘 등에 힘입어 국내외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피 지수도 2000선 돌파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계속 오르기보다는 코스피 지수 1800~2200의 박스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ELS·DLS 발행 급증이에 따라 투자자의 눈높이도 꽤 낮아졌다.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는 주가가 올라야만 수익이 나지만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주가가 일정 선 이하로 폭락하지 않으면 은행 금리보다는 나은 수익을 내도록 설계했다. 소심한 듯 실속 있게 ‘베팅’하는 투자상품인 것이다. ELS와 구조가 비슷한 파생결합증권(DLS)도 인기다. DLS는 ELS와 마찬가지로 자산 가격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된다. 다만 대상이 되는 자산이 금과 같은 원자재, 금리, 신용, 통화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 발행되는 상품 중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은 만기가 수개월로 짧은 게 일반적이다.

이에 비해 통화나 원자재가 기초자산이면 상대적으로 만기가 길다. 발행자는 원자재 가격 선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발행하고, 관련 파생상품과 기초자산, 실물 등을 다양하게 보유해 위험을 헤지한다. 넓은 뜻으로는 ELS와 DLS를 통칭해 DLS로 부르기도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ELS가 35조원, DLS는 13조원 발행됐다. 각각 전년 대비 40%, 73%나 늘어났다. 이런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DLS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DLS 발행액이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DLS 발행 규모는 2009년 2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10조원을 최초로 돌파했다.

ELS의 기초자산이 주가지수에 국한된데 비해 DLS는 금리, 환율, 실물(원자재), 신용 등으로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자산별 발행실적을 보면 CD금리의 일정구간 지속 여부를 달성조건으로 하는 DLS가 9조9748억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으며, 각종 지수(국제유가, 원자재, KOSPI200 등)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14%를 차지했다.

금리가 낮은데다 주식시장도 오르내림이 많아 ELS와 DLS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예컨대 지난해 8월은 ELS의 무덤이었다. 2100을 웃돌던 코스피 지수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의 불똥으로 단숨에 1700으로 내려앉으면서 문제가 터졌다.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일명 ‘녹인 배리어’ 구간에 들어간 ELS가 속출했다. 하이닉스·LG전자·삼성전기·LG디스플레이·현대증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였다. 원금을 보장하거나 ‘시중금리+알파’를 제시하는 애초 취지가 무색했다. DLS도 마찬가지다. DLS의 기초자산인 금리, 환율, 원자재 등이 폭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DLS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률을 높이려면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DLS는 금리, 환율, 원자재, 신용위험 등 개인 투자자가 투자하기 어려운 다양한 자산에 손쉽게 접근하는 상품이다. 예컨대 원자재는 전통적인 투자수단인 주식·채권과 상관관계가 거의 없어 주식이나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짤 때 유리하다.

특히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에도 대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상품 가격은 다르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가격이 오르게 마련이다. DLS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산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개인이 접근하기 힘든 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것도 DLS의 매력이다. 금, 원유, 농산물 등의 원자재는 물론 환율이나 금리, 신용위험 등에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게 마련이지만 DLS에 투자하면 간단하다.

최근에는 월지급식 ELS·DLS가 나와 인기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의 ELS 상품은 조기 상환도 되지만 만기가 돼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월지급식 ELS 상품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매월 일정한 금액을 받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매월 현금이 필요한 투자자나 매월 받은 수익을 재투자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금과 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월 지급식 DLS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DLS 289회 상품은 런던의 금·은 가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매월 평가일에 최초 기준가 대비 50%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매월 수익을 지급한다. 5년 만기이며 3개월마다 조기상환 할 수도 있다. 노 녹인 구조로 5년 동안 녹인 배리어인 50% 이하로 하락한 적이 있어도 5년 후 만기 평가일에 50%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매월 지급된 수익과 함께 원금을 지급한다.



월 지급식 상품 인기ELS 투자 때 포인트는 기초자산(주식 또는 주가지수)의 전망이 좋은지 나쁜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을 결정하는 방식과 최소 또는 최장 투자기간과 조기상환 주기, 중도상환 방법을 확인하고 ELS를 발행하는 금융회사의 신용도와 원금보장(손실) 조건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특히 원금보장형 ELS 상품을 만기 이전에 중도상환을 하면 원금보장형이라도 원금이 보장이 되지 않는다. 연 9~10% 대의 기대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원금보장형보다 안정성이 강화된 저 녹인 또는 노 녹인 지수형 ELS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DLS 투자 때 유의할 점은 ELS 투자 때와 거의 비슷하다. 기초자산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 다만 DLS의 기초자산은 주가나 주가지수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금리, 환율, 상품, 신용위험 등이어서 개인 투자자가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관련 정보 역시 적게 마련이다. 가격 변동도 많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과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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