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의 ‘앳 식스’ 등 ‘아트 호텔’들은 소장 가치 높은 작품 전시로 차별화 노려 ‘앳 식스’ 호텔 로비의 계단에 전시된 하우메 플렌사의 조각품 ‘속삭이는 바다’. / 사진제공·ANDY LIFFNER줄무늬 대리석으로 된 커다란 조각상이 계단 중앙에 턱 하니 자리잡고 있다. 돌 계단의 각진 선이 길쭉한 여자 두상의 곡선으로 이어진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미술가 하우메 플렌사의 작품이다. 그는 조각이나 설치 작품이 그 부피감과 에너지로 공간을 가득 채우도록 만드는 데 늘 관심을 쏟아 왔다. 하지만 ‘속삭이는 바다’라는 제목의 이 작품이 채워야 할 공간은 화랑이나 광장이 아니라 호텔 로비다. 이 작품이 뿜어내는 에너지의 일부는 미술과 호텔의 관계를 재정의한다.
아트 호텔의 존재는 새삼스럽지 않다. 약 10년 전부터 몇몇 고급 호텔들이 본격적인 미술작품들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로비에 존 싱어 사전트의 풍경화 같은 뻔한 그림의 복제품이나 걸어놓는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어번 호텔은 이집트와 파푸아뉴기니의 작품을, 호주 호바트의 헨리 존스 호텔은 타스메이니아의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하지만 얼마 전 스웨덴 스톡홀름의 브런크에버스토크 광장에 새로 문을 연 앳 식스 호텔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올라푸르 엘리아손, 솔 레위트, 크리스티나 마투슈 등 이 호텔의 공공 공간과 객실에 전시된 미술품은 모두 소장 가치가 매우 높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지난 2007년 노르딕 초이스 호텔 그룹의 소유주 페테르 스토르달렌이 수네 노르드 그렌(영국의 발틱 현대미술 센터와 노르웨이 국립 미술관의 관장을 지냈다)을 큐레이터로 고용했다. 노르드그렌은 “앳 식스 호텔이 유명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에 초점을 맞춘 것은 사업 전략 차원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유기농 조식 제공과 마찬가지로 호텔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타시타 딘의 그라비어 사진 속 으스스한 황무지와 나란히 자리잡은 프론트 데스크는 통곡물 뮤즐리(시리얼의 일종)보다는 차별화 효과가 확실히 뛰어난 듯하다.
이 호텔의 개조 공사를 맡은 런던의 유니버설 디자인 스튜디오는 브루털리즘(노출 콘크리트나 철제 블록 등 가공하지 않은 재료를 특징으로 한다) 양식으로 지어진 원래 건축물의 딱딱한 선을 부드럽게 다듬었다. 특별한 질감을 살린 돌과 목재, 수공예 가죽, 그리고 현지 디자이너들에게 주문 제작한 램프 등 기타 집기들을 이용했다. “그동안 호텔에 전시되는 미술품에 대한 평판은 좋지 않았다”고 스토르달렌은 말했다. “소파와 어울리는 싸구려 그림 등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우리는 호텔의 미술품이 주변 환경에 섞여 들기보다는 투숙객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주기 바란다.”
- 리사 어벤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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