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맥짚기] 지금은 4차 대세상승장 … 좀 더 간다
[증시 맥짚기] 지금은 4차 대세상승장 … 좀 더 간다
경제 전 부문에 걸쳐 완연한 회복세 … 주가 패턴 선진국형으로 전환 중 1975년에 종합주가지수가 처음 발표됐다. 이후 42년 5개월이 흘렀는데, 해당 기간 동안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한 기간은 얼마나 될까. 겨우 5년 10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36년 7개월은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하거나 또는 떨어졌다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주가가 고점을 경신하면서 오르는 이른바 대세 상승이 전체의 15%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에서는 드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 된다. 대세 상승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를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경제와 산업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인데, 첫 번째 상승기인 70년대 중반은 중동 특수에 의한 건설업 호황이 원인이었다. 86~88년 사이 종합주가지수가 150에서 1000까지 오른 두 번째 상승은 한국의 핵심 산업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넘어오는 과정이었다. 중화학공업에 대한 투자는 70년대 시작됐지만, 중복 투자와 낮은 기술력으로 80년대 중반까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다. 3저 호황을 계기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화학공업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2003~07년이다.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수익구조가 좋아진 게 상승 원인이었다.
이번에도 시간이 지나면 전체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가 만들어지겠지만, 아직 그 단계까지 발전하진 못한 것 같다. 일관된 상승 논리가 있느냐 없느냐는 향후 주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논리가 없을 경우 주식시장은 2500선을 넘지 못하고 새로운 박스권을 만드는 데 그칠 것이다. 일시적인 경기 회복과 한 단계 높아진 기업 이익을 반영하는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논리가 만들어진다면 2500선 근방에서 한번 조정을 거쳐 지속적인 상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세 번의 경우 같이 경제의 근본적 변화에 의해 주식시장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어느 쪽으로 발전할지 단정짓지 못하겠다.
큰 그림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지만 단기적인 상승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제 변수 회복과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4분기보다 1.1% 늘어났다. 전년동기보다는 2.9% 증가했는데, 3%대 성장이 눈 앞에 왔다. 수출의 역할이 컸다. 5월 국내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4% 늘었다. 아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진 못했지만 상황이 계속 나아지고 있다. 반도체와 대아세안 수출액이 이미 사상 최고액을 넘어섰다.
글로벌 교역 확대가 국내 수출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3월에 전세계 수입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8%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의 91% 수준인데, 앞으로 선진국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최고 수입액 경신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부문의 회복도 눈에 띈다. 가계 소비심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개선되고 있고,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안정을 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3월에 국내 경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중에 경기가 재차 둔화하는 일은 없을 걸로 전망된다. 과거 경기 사이클을 보면 한번 회복이 시작되면 최소 1년 이상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분간 경기 회복이 주가 상승의 버팀목 역할을 할 걸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이 1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둠에 따라 연간 실적 전망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매출액 전망치가 1743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2.6%와 42.7% 늘었다. 부담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46조3000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2분기가 실적이 좋지 않았던 때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이익 증가로 주가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과거 종합주가지수와 주가이익배율(PER)의 관계를 보면, 이익이 증가한 후 PER이 뒤따라 오르는 게 대부분이었다. 올 들어 주가가 20% 가까이 상승했음에도, PER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익 증가율이 주가 상승률을 압도하기 때문인데, 앞으로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주가도 올라 저평가가 차차 해소되는 상황 말이다.
주가가 석 달 가까이 상승한 후유증으로 조정국면이 올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단기 급등으로 인한 부담이 큰 상태인 건 맞지만, 당장 조정에 들어가기보다 좀 더 오른 후 조정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2500선이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이 될 것 같은데, 이 선은 박스권 상단 2150에 수년간 주가가 머물렀던 지수 폭 350을 더한 지점이다. 지금은 과거 모아놓았던 에너지가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떤 인위적인 요인으로도 상승을 막기 힘들다.
낙폭 과대 대형주가 주도주 역할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순이익 전망치가 42.1% 증가했다. 과거 상승기에도 주도주가 다른 주식보다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올라간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 2003~07년 사이 주도주였던 중국 관련주의 경우 초반 6개월 이익 전망치가 14.1% 증가했다. 2009~11년 주도주였던 자동차와 화학주는 4.2%, 2014~15년의 내수주도 12.4% 상향 조정됐다. 낙폭 과대 대형주의 이익 전망이 유난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1분기 실적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높은 이익 전망은 시간이 가면서 하향 조정되겠지만, 조정 폭이 50%에 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증가율이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 걱정할 게 없다.
빠른 이익 증가는 주도주에 대한 평가를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다. 낙폭 과대 대형주의 PER이 8.1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과거 주도주에 비해 낮은데, 중국 관련주의 경우 PER 최고치가 15.3배였고 자동차· 화학은 10배, 내수주는 가장 높아 32.1배 수준이었다.
빠른 이익 증가와 낮은 PER을 감안할 때 낙폭 과대 대형주는 주가가 크게 조정에 들어갈 때까지 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걸로 보인다. 주가가 주춤할 때마다 중소형주와 코스닥 비중을 높이라는 추천이 이어지고 있지만 좋은 전략이 아니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기존 주도주와 성격이 전혀 다른 주식으로 매수가 옮겨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주가 상승을 계기로 종합주가지수 움직임이 선진국과 같은 형태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된다. 1980~90년대 미국이나 유럽의 주식시장은 한번에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작은 폭이지만 꾸준히 올랐는데 주가가 이익을 반영해 움직인 덕분이다. 반면 한국 시장은 급등과 정체를 반복하면서 계단식으로 움직이는 이머징 마켓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였다. 거시변수나 산업구조가 개선되는 동안에는 주가가 급등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장기간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앞으로 상승 요인이 달라지는 만큼 한국 증시도 상승 속도는 느리지만 지속 기간이 긴 형태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선진국 시장은 이머징 마켓보다 예측 가능성이 큰 특징이 있다. 지금은 지난 6년간 쌓였던 이익이 한꺼번에 시장에 반영하는 상황이어서 주가가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어떤 단계가 되면 시장이 급등락이 없는 안정적인 형태로 바뀔 것이다. 주가의 형태가 바뀌면 자산 선택도 달라진다. 수익에 대한 예측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식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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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를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경제와 산업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인데, 첫 번째 상승기인 70년대 중반은 중동 특수에 의한 건설업 호황이 원인이었다. 86~88년 사이 종합주가지수가 150에서 1000까지 오른 두 번째 상승은 한국의 핵심 산업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넘어오는 과정이었다. 중화학공업에 대한 투자는 70년대 시작됐지만, 중복 투자와 낮은 기술력으로 80년대 중반까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다. 3저 호황을 계기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화학공업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2003~07년이다.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수익구조가 좋아진 게 상승 원인이었다.
이번에도 시간이 지나면 전체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가 만들어지겠지만, 아직 그 단계까지 발전하진 못한 것 같다. 일관된 상승 논리가 있느냐 없느냐는 향후 주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논리가 없을 경우 주식시장은 2500선을 넘지 못하고 새로운 박스권을 만드는 데 그칠 것이다. 일시적인 경기 회복과 한 단계 높아진 기업 이익을 반영하는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논리가 만들어진다면 2500선 근방에서 한번 조정을 거쳐 지속적인 상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세 번의 경우 같이 경제의 근본적 변화에 의해 주식시장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어느 쪽으로 발전할지 단정짓지 못하겠다.
큰 그림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지만 단기적인 상승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제 변수 회복과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을 뛰어 넘는 경기회복세
글로벌 교역 확대가 국내 수출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3월에 전세계 수입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8%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의 91% 수준인데, 앞으로 선진국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최고 수입액 경신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부문의 회복도 눈에 띈다. 가계 소비심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개선되고 있고,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안정을 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3월에 국내 경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중에 경기가 재차 둔화하는 일은 없을 걸로 전망된다. 과거 경기 사이클을 보면 한번 회복이 시작되면 최소 1년 이상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분간 경기 회복이 주가 상승의 버팀목 역할을 할 걸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이 1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둠에 따라 연간 실적 전망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매출액 전망치가 1743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2.6%와 42.7% 늘었다. 부담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46조3000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2분기가 실적이 좋지 않았던 때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이익 증가로 주가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과거 종합주가지수와 주가이익배율(PER)의 관계를 보면, 이익이 증가한 후 PER이 뒤따라 오르는 게 대부분이었다. 올 들어 주가가 20% 가까이 상승했음에도, PER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익 증가율이 주가 상승률을 압도하기 때문인데, 앞으로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주가도 올라 저평가가 차차 해소되는 상황 말이다.
주가가 석 달 가까이 상승한 후유증으로 조정국면이 올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단기 급등으로 인한 부담이 큰 상태인 건 맞지만, 당장 조정에 들어가기보다 좀 더 오른 후 조정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2500선이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이 될 것 같은데, 이 선은 박스권 상단 2150에 수년간 주가가 머물렀던 지수 폭 350을 더한 지점이다. 지금은 과거 모아놓았던 에너지가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떤 인위적인 요인으로도 상승을 막기 힘들다.
낙폭 과대 대형주가 주도주 역할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순이익 전망치가 42.1% 증가했다. 과거 상승기에도 주도주가 다른 주식보다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올라간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 2003~07년 사이 주도주였던 중국 관련주의 경우 초반 6개월 이익 전망치가 14.1% 증가했다. 2009~11년 주도주였던 자동차와 화학주는 4.2%, 2014~15년의 내수주도 12.4% 상향 조정됐다. 낙폭 과대 대형주의 이익 전망이 유난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1분기 실적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높은 이익 전망은 시간이 가면서 하향 조정되겠지만, 조정 폭이 50%에 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증가율이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 걱정할 게 없다.
빠른 이익 증가는 주도주에 대한 평가를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다. 낙폭 과대 대형주의 PER이 8.1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과거 주도주에 비해 낮은데, 중국 관련주의 경우 PER 최고치가 15.3배였고 자동차· 화학은 10배, 내수주는 가장 높아 32.1배 수준이었다.
빠른 이익 증가와 낮은 PER을 감안할 때 낙폭 과대 대형주는 주가가 크게 조정에 들어갈 때까지 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걸로 보인다. 주가가 주춤할 때마다 중소형주와 코스닥 비중을 높이라는 추천이 이어지고 있지만 좋은 전략이 아니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기존 주도주와 성격이 전혀 다른 주식으로 매수가 옮겨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주의 장세주도 이어질 듯
선진국 시장은 이머징 마켓보다 예측 가능성이 큰 특징이 있다. 지금은 지난 6년간 쌓였던 이익이 한꺼번에 시장에 반영하는 상황이어서 주가가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어떤 단계가 되면 시장이 급등락이 없는 안정적인 형태로 바뀔 것이다. 주가의 형태가 바뀌면 자산 선택도 달라진다. 수익에 대한 예측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식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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