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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섭 미래에셋 WM본부장 “작년과 시장 달라, 분산투자 필요”

[자산관리 명가 ①] 미래에셋증권
연금 투자도 수익률이 중요…성장성 높은 산업 ETF 찾아야

 
 
한섭 미래에셋증권 WM마케팅본부 본부장이 20일 오후 서울시 을지로 미래에셋 본사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시킨 ‘머니무브’ 현상이 올해도 지속할 전망이다. 머니무브란 시중에 풍부한 유동자금이 수익률을 쫓아 예금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투자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한섭 미래에셋증권 WM마케팅본부 본부장은 지난 20일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전한 자금운용보다는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며 ‘연금자산’을 기반으로 한 ‘해외 분산투자’를 강조했다.
 
연금과 해외투자는 미래에셋증권 WM사업을 지탱하는 2가지 축이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연금자산 20조원과 해외주식자산 20조원을 동반 달성했다. 특히 해외주식자산 성장세는 2017년 1월 1조원 달성 이후 4년 만에 20배나 성장할 정도로 두드러졌다. 또한 이 기간 고객의 해외주식 투자 수익금도 5조원에 달한다.
 
한 본부장은 “지난해 주식시장은 투자 수익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투자 체력을 파악하고, 투자 목표를 명확히 정한 뒤에 투자에 나서되 가급적 상장지수펀드(ETF)나 타겟데이트펀드(TDF)를 통해 위험을 줄이면서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WM사업본부 명칭이 WM마케팅본부로 바뀌고, WM영업부문에서 분리되어 WM총괄 직할로 편제됐다.
 
편제와 명칭을 변경한 것 모두 ‘마케팅 강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것. 부서 명칭이 WM사업본부였던 지난해까지는 핵심성과지표(KPI), 인센티브와 지점평가 등 제도를 정비하는 데 힘을 쏟았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 이후 양사가 가지고 있는 제도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3년에 걸쳐서 제도를 통합하는 데 매진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정비가 됐다. 그래서 올해부턴 제도보다는 상품마케팅, 글로벌주식마케팅 등 WM마케팅에 힘을 더 쏟겠다는 목표로 부서 명칭을 변경했다. 
 
미래에셋증권 WM사업 방향과 차별점은?
 
지난해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머니무브 현상, 저금리 상황의 지속 등으로 안정적인 자금운용보다는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도 흐름에 발맞춰갈 수 있도록 WM사업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2017년부터 미래에셋증권 WM의 2개축은 연금과 해외주식 투자였다. 우선 연금은 대다수의 고객이 투자를 위해 가지고 올 수 있는 자산의 형태다. 앞으로 연금 형태의 투자자산은 더 커질 것이다. 해외주식은 수익률 때문에 중요하다. 투자를 하려는 건 저금리 상황에서 돈을 벌고 싶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때 포트폴리오에 필수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해외 주식이다. 국내 주식만 담은 포트폴리오에 해외 주식을 넣게 되면, 전체적으로 투자 안정성과 수익률 상승 가능성이 올라간다. 글로벌 1등 혁신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과 안전성 측면에서 유효한 투자방법이라 생각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처럼 2개축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고, 그 결과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해외주식자산 20조원, 연금자산 20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지속성은 미래에셋증권 WM이 가진 타사와의 차별점이다. 어떤 사업 방향을 수년 간 지속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자금인 연금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연금 투자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투자의 핵심은 좋은 수익률을 내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1년, 3년, 5년, 7년 수익률에서 모두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고객이 처음 퇴직연금에 가입할 때 투자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연봉이 3600만원이면 퇴직금이 300만원정도 되는데, 그 정도 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짜는 것을 귀찮아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그런 고객들에게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고, S&P500 지수상승률+α(알파) 정도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TDF 등을 권한다. 물론 퇴직연금 투자는 수익률뿐 아니라 안전성도 중요하다. 특히 목돈을 갖고 투자하는 분들에겐 투자 안전성이 중요하므로 분산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 드린다. 반면 20~30대 직장인들은 목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투자금이 적은 사람은 고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포트폴리오도 좀 더 공격적으로 짜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그들도 자금을 모아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적립식 투자를 고민해야 하므로 시간 분산 효과가 있는 적립식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 등을 권하고 있다.
 
한섭 미래에셋증권 WM마케팅본부 본부장이 20일 오후 서울시 을지로 미래에셋 본사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 한 본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투자 전략은?
 
고객에게 포트폴리오의 30% 이상은 해외 투자를 하도록 권유한다. 투자처는 특히 혁신기업 쪽을, 투자 형태는 ETF나 TDF, 랩 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권한다. 장기투자의 경우 시장이 커지는 쪽 기업에 투자하는 게 높은 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 때문에 클라우딩 컴퓨터, 게임, 원격 의료 등 장기적으로 성장할 산업을 고른다. 또 그 안에서 한 기업에 투자하기보단 여러 개 회사에 나눠서 투자하도록 ETF 등을 활용한다.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10개 산업 섹터 ETF를 골라서 투자한다고 생각해보자. ETF는 각각 10~15개 종목을 담고 있다. 15개 종목을 담은 ETF 10개에 투자하면 총 150종목에 분산 투자하게 된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투자했을 경우 150개 종목 중 5개 종목만 크게 성장해도, 일반적인 정기예금 금리나 시장지수 상승률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선발주자인데, WM사업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미래에셋은 2017년 빅데이터 기반 투자정보 제공 서비스인 엠클럽(m.club)을 출시, 3년 넘게 운영해왔다. 증권사 중 가장 빨리 마이데이터 사업인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마이데이터와 WM의 연계도 결국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 증권사는 플랫폼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주식중개 수수료를 받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고객 주소, 인적사항, 주식거래 데이터 정도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보다 많은 데이터를 분석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더 다양하고 정교해질 것이다. 
 
하반기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조언을 한다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매출이 증가하는 산업과 감소하는 산업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투자 수익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시장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벗어나는 시점이다. 그동안 언택트 기업 등 일부 분야로 제한되었던 소비가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지난해 매출이 급증했던 기업의 실적은 올해 떨어질 거고, 반대로 매출이 부진했던 기업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좋아질 거다. 즉 올해는 지난해만큼 높은 수익률을 낼만한 투자처가 명확히 가려지진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 체력을 파악하고, 투자 목표를 명확히 정한 뒤에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테이퍼링 이슈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다. 물론 시장 상황을 보고 자금 회수 속도를 조절할 테니까 갑자기 주식이 폭락하는 등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현금을 20~30% 정도 보유하면서 나머지 자산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또 스스로 공부를 해서 포트폴리오를 짜고 투자에 나설 분들은 다이렉트 비대면 계좌를 활용하되, 그게 아니라면 가급적 ETF나 TDF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분산투자 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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