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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가장 어려웠어요”…모두가 알아야 할 ‘팀장 리더십’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저자 백종화 그로플 대표
실무는 프로지만 팀 관리는 어려운 ‘초보 팀장’ 가이드 담아

 
 
지난 15일 서울 서소문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백종화 그로플 대표가 저서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를 소개했다. [정준희 인턴기자]
 
최근 서점가에는 팀장 리더십을 주제로 한 책이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리콘밸리 팀장이 일하는 방식을 다룬 [팀장의 탄생]이나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아마존의 팀장 수업]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리더십이 필요한 주체는 주로 CEO나 사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조직의 목표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우선인 MZ세대가 구성원으로 합류하며 이들을 현장에서 관리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팀장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간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의 저자 백종화 그로플 대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두루 거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리더십 코칭을 하는 인사(HR) 전문가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백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 만큼 회사가 성장하는 방식도 달라졌다”며 “정답이 없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코치형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을 기획한 계기는.
“16년 간 대기업에서 인사를 담당하며 리더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다. 대기업에선 주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 그런데 내부에선 핵심인재인 이들도 외부로 나가면 막상 경쟁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가 아닌 조직만을 위한 리더였던 것이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나서 그걸 깨달았다. 이미 많은 것이 갖춰진 대기업과는 달리 스타트업에선 직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리더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르다. 그런 시각에서 요즘 팀장들이 어떻게 일해야 다른 직원들은 물론 회사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싶었다.”
 
조직에서 팀장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과거에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따라 팀장이 일종의 메신저 역할만 하면 됐다. 그런데 이제는 경쟁업체가 늘고, 고객의 요구도 다양해졌다. 경영진의 독단적인 판단만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을 따라잡기 어려워진 것이다. 예컨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를 잡으려면 밀레니얼 세대인 직원이 일해야 한다. 이들의 가치관과 패러다임을 경영진이 따라가기 힘들다. 그렇다면 경영진이 아닌 팀원들에게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 팀장은 이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돕는 역할을 한다. 팀장이 팀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명운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오랜 직장생활을 거쳐 현재 회사 대표인데, 그중 가장 어려웠던 직책은.
“입사 4년 만에 처음으로 맡은 팀장직이 가장 어려웠다. 팀원일 땐 내 일만 잘하면 됐는데 팀장이 되니 다양한 팀원의 요구를 맞춰야 했다. 일에 열정적인데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친구도 있는 반면 일머리는 좋은데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설득하길 바라는 팀원도 있었다. 팀원에게 피드백을 하기가 두려워 ‘착한 팀장 콤플렉스’에 빠지기도 했다. 팀원의 보고서를 보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내가 야근을 하더라도 직접 개선해 상부에 보고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 팀원이 고마워하긴 커녕 오히려 스스로 발전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팀장직이 어려운 이유는.
“돌이켜보면 리더십 이전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팀원의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그 사람에게 맞는 리더십을 펼칠 수 있다. 리더십 코칭을 할 때 팀장들에게 여러 개의 ‘부캐’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곤 한다. 한 회사 직원이라도 개개인이 모두 다른 사람이란 걸 인정하는 것부터가 리더십의 시작이다. 또 내가 그 사람보다 직급이 높다고 해서 내 말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때론 팀원의 시도가 못마땅하더라도 기다리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세대 차이도 힘든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30~40대가 팀장을 맡는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은 조직을 중심으로 리더의 경험을 쌓은 임원진과 조직보다 개인의 삶이 중요한 밀레니얼 세대 팀원 사이에 ‘낀 세대’다. 양쪽을 다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지난 15일 서울 서소문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백종화 그로플 대표가 저서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를 소개했다. [정준희 인턴기자]
 
모든 팀원을 만족시키는 게 가능할까.
“팀원에게 맞추는 것도 한계는 있다. 팀원이 안 바뀌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피드백을 줘도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꼰대 팀원’도 존재한다. 이런 사람이 팀내에 한 명이라도 있으면 팀 전체의 에너지나 성과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때론 전체를 위해 이런 팀원을 내보내는 과감한 의사결정도 팀장에겐 필요하다. 다만 이런 사태로 가기 전에 이 책을 가이드라인 삼아 팀원 행동이 개선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권한다.”
 
팀장 리더십은 팀장 직급에만 해당될까.
“그렇지 않다. ‘팀장’이라는 직급이 갖는 상징성일 뿐 결국 같이 일하는 조직원을 둔 리더가 알면 좋을 일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대리에겐 과장이, 과장에겐 차장이, 차장에겐 부장이 ‘팀장’인 셈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밀접하게 부딪히는 한 단계 위 리더가 팀원을 어떻게 독려하고, 성장시키는지에 따라 결국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직급이 높을 수록 본인이 팀원일 때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아본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스스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철학에서 말하는 ‘조하리의 창’ 이론에 따라 내가 아는 나에서 벗어나, 내가 모르는 혹은 남이 모르는 나의 모습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인의 성장에만 관심있는 ‘B급 팀장’을 둔 팀원은 어떻게 해야하나.
“모든 팀장이 팀원의 역량을 파악해 성장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건 아니다. ‘B급 팀장’의 존재는 팀원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그럼에도 나에게 주어진 과업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 팀장이 마음에 안들어서 일 못해’라는 마음으로 본인 업무를 소홀히 하면 결국 나에 대한 평가도 좋을 수 없다. 어느 조직이든 자신이 맡은 일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에게 ‘리더의 자격’을 주진 않는다. 회사 생활도 결국 ‘개인의 성장’이 목표라고 했을 때, B급 팀장에게 굴복하지 말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인내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오늘도 힘들 이 시대 팀장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 책도 정답은 아니다. 다만 리더십이 조직원을 관리하고, 지시를 내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모두의 성장을 도모하는 일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구성원이 왜 피드백이 필요한지 알고, 이해해야 한다. 팀장이 아무리 좋은 피드백을 해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시대 아니냐. 회사 입장에서도 과거처럼 한평생 함께 일할 직원을 찾지 말고, 단 몇 년을 일하더라도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구성원을 대하고, 설사 이들이 이직하더라도 ‘내 편’으로 남을 사람을 키운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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