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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통했다’ 위기 속 HDC현산, 관양현대 재건축 수주 조건 보니​…

‘2조 사업추진비’로 우위, 조합원 이주비 문제 해소
광주 붕괴사고에도 도시정비사업서 저력 보여

 
 
관양현대아파트 입구에 걸린 HDC현대산업개발 반대 현수막. [연합뉴스]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현장 붕괴사고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며 저력을 입증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부실공사 논란 속에서도 파격조건을 내세우는 등 전력을 다하면서 같은 1군 건설사인 롯데건설을 상대로 결국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총회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롯데건설을 109표 차로 누르고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전투표 포함 총 926명이 참여한 이번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현대산업개발은 55%인 509명, 롯데건설은 43.2%인 400명의 표를 받았다.    
 
압도적인 표차는 아니지만 이번 승리가 현대산업개발에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최근 광주 붕괴사고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심화하면서 주력인 주택도급사업에 막대한 영향이 예상되서다.  
 
관양현대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국도시개발이 시공한 단지로 오랫동안 거주한 조합원들 사이에 ‘현대’ 브랜드 선호도가 높았다. 붕괴사고 전까지는 현대산업개발의 압도적인 승리가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광주 붕괴사고 후 일부 조합원들이 단지 내에 현대산업개발 수주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거는 등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롯데건설도 단지 주변에 자사 홍보관을 세우고 ‘롯데캐슬’ 보다 상위인 ‘시그니처 캐슬’ 브랜드와 특화설계를 제안하는 등 전력을 다한 상황이었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SPC(특수목적법인)를 통해 2조원 사업추진비를 조달하겠다는 제안을 내세우면서 분위기를 되돌렸다.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재건축 조합원들의 영원한 숙제인 이주비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었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사업비는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통상 사업추진비에는 조합원 이사비나 아파트와 상가 세입자 보증금으로 쓰일 수 있는 이주비 및 사업추진에 따른 각종 금융비용 등이 포함된다. 정부가 부동산안정화대책을 통해 재건축 이주비에도 담보인정비율(LTV, 담보가치 대비 대출비율) 규제를 적용하면서 사업추진비 지원은 시공사 선정에 있어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조원 조달을 통해 각 세대에 LTV 200% 수준에 가까운 이주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안양 아파트 시세(3.3㎡당 4800만원) 분양가를 100% 반영 및 관리처분 총회 전 시공사 재신임 절차 등 파격적인 공약을 제안한 끝에 현대산업개발은 총 공사비 4240억원, 지상 32층 1305가구 규모 관양현대재건축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시공권 수주는 위기에 빠진 현대산업개발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관양현대아파트는 1985년 준공 이후부터 인접한 평촌신도시 입주 전까지 중대형 타입 위주의 민영 브랜드 아파트로서 안양 대표 아파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당, 일산 등 다른 1기신도시와 마찬가지로 평촌신도시에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아 새로운 시공권 확보에 교두보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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